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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맛에 새로움 더했다…롯데웰푸드·CJ푸드빌, 가을 디저트 입맛 공략
[경제일보] 식품·베이커리업계가 익숙한 재료를 새로운 형태의 디저트로 재해석하며 가을 간식 수요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기존 제품에 전문 디저트 브랜드의 감성을 접목해 고급화를 꾀하는가 하면 호박·흑임자·고구마 등 친숙한 가을 식재료를 크림빵과 퀴니아망, 생도넛 등으로 변주하는 방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프리미엄 수플레 치즈케이크 브랜드 '치플레(CHEFFLÉ)'와 협업한 시즌 한정 신제품을 선보인다. '프리미엄 가나', '프리미엄 몽쉘', '프리미엄 카스타드', '빈츠 프리미어' 등 기존 프리미엄 제품군에 치플레의 디저트 전문성을 더해 익숙한 과자를 새로운 디저트로 재구성했다. 이번 협업의 중심에는 '치즈'가 있다. 크림치즈와 까망베르, 체다치즈 등 종류별로 다른 풍미를 초콜릿과 케이크에 접목해 제품마다 차별화된 맛을 구현했다. 여기에 정해진 수량만 판매하는 수플레 치즈케이크로 알려진 치플레의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기존 제품의 프리미엄 성격을 한층 강화했다. '프리미엄 가나'는 치즈와 초콜릿의 조합을 여러 형태로 풀어냈다. '치즈&유자 쉘'은 치즈에 유자 시럽과 초콜릿을 더했고, '치즈&티라미수 볼'은 쿠키볼에 커피와 크림치즈를 조합해 티라미수의 풍미를 구현했다. '크림치즈 랑드샤'는 크림치즈와 체다치즈를 함께 활용해 고소함을 강조했다. 케이크 제품군에도 치즈의 풍미를 각각 다르게 적용했다. '프리미엄 몽쉘'은 치즈 케이크에 카라멜 필링과 까망베르 치즈 크림, 체다 치즈 맛 스위트를 더했으며 '프리미엄 카스타드'는 라즈베리 잼과 치즈 크림을 조합했다. 오는 11월에는 황치즈를 활용한 '빈츠' 협업 제품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맛뿐 아니라 패키지에도 협업 브랜드의 이미지를 반영했다. 치플레의 시그니처 컬러인 하늘색과 로고, 리본 디자인을 적용해 선물용 수요까지 겨냥했으며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치플레 굿즈를 포함한 기획세트도 한정 판매한다. 전문 디저트 브랜드와의 협업을 제품 구성부터 패키지까지 연결해 시즌 상품의 희소성과 고급감을 동시에 높인 것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롯데웰푸드의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에 치플레만의 디저트 감성을 더해 새로운 맛과 즐거움을 선보이는 특별한 시도"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맛과 품질을 갖춘 프리미엄 디저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가 전문점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꾀했다면 CJ푸드빌은 제철 식재료의 친숙한 맛을 새로운 베이커리 형태로 풀어냈다. 뚜레쥬르는 호박과 흑임자, 고구마 등 가을을 대표하는 재료를 활용한 간식빵 신제품 5종을 선보이며 계절 수요 공략에 나섰다. 제품 개발의 초점은 익숙한 재료를 기존과 다른 형태와 식감으로 경험하도록 하는 데 맞췄다. 호박과 고구마를 단순 앙금이나 토핑으로 활용하는 대신 크림빵과 생도넛으로 재구성하고, 흑임자도 퀴니아망과 바게트에 접목해 전통적인 풍미와 서구식 베이커리를 결합했다. '사르르 호박 카스테라 크림빵'은 호박 인절미에서 착안해 부드러운 빵에 카스테라 가루를 입히고 호박크림과 호박고지를 채웠다. 익숙한 호박 인절미의 맛을 크림빵 형태로 바꾸면서 전통 간식의 풍미를 베이커리로 확장한 제품이다. 흑임자는 서로 다른 식감을 지닌 제품 두 종에 활용했다. '흑임자 퀴니아망'은 바삭하게 구운 패스트리에 흑임자를 더해 깨 송편과 유사한 고소한 맛을 구현했으며, '흑임자 가나슈 바게트'는 바삭한 바게트에 흑임자 가나슈를 채워 고소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살렸다. 고구마 역시 간식빵으로 변주했다. '꿀맛 고구마 생도넛'은 빵 안에 고구마 앙금을 채우고 조청 시럽을 더해 가을철 대표 간식인 고구마의 단맛을 도넛 형태로 구현했다. 익숙한 제철 재료를 소비자가 보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디저트로 바꾼 셈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호박, 흑임자, 고구마 등 가을을 대표하는 친숙한 맛을 뚜레쥬르만의 스타일로 색다르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2026-10-15 10: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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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물가 2.9%로 다시 2%대…유가·가공식품·IT기기 '불씨' 여전
[경제일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를 기록하며 다시 2%대로 내려왔다. 지난해 휴대전화 요금 감면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농산물 가격이 안정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석유류와 가공식품, 컴퓨터·휴대전화 등 내구재 가격은 오히려 상승폭을 키워 물가 불안이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3(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3.1%, 6월 3.2%까지 높아졌다가 7월 2.8%로 낮아졌고 8월 3.1%로 반등한 뒤 9월 다시 2%대로 내려왔다. 표면적인 상승률 하락에는 통신비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SK텔레콤의 한시적인 휴대전화 요금 감면으로 비교 대상이 낮아지면서 올해 8월 물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뛰어 보였던 효과가 9월에는 사라졌다. 국가데이터처는 해당 영향을 제외하면 8월 물가 상승률이 약 2.5%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9월 2.9%를 단순히 전월보다 물가 압력이 낮아진 것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서비스 가격의 오름폭은 둔화됐다. 공공서비스 상승률이 8월 6.5%에서 9월 1.5%로 크게 낮아지면서 전체 서비스 물가도 2.7%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개인서비스는 3.5% 올랐고 이 가운데 외식은 2.5%, 외식 이외 개인서비스는 4.3%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는 13.4%, 해외단체여행비는 19.3% 올랐다. 반면 상품 쪽에서는 상승 압력이 커졌다. 공업제품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라 전체 물가를 1.38%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석유류가 14.8%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률을 0.56%포인트 높였다. 경유는 20.0%, 등유는 19.5%, 휘발유는 11.8%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정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통해 국제유가 상승분의 국내 전가를 일부 제한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최고가격제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약 0.6%포인트 낮춘 것으로 추정했다. 이 조치가 없었다면 상승률이 3.5%에 달했을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이는 정책 효과를 반영한 정부 추정치다. 가공식품 가격도 다시 꿈틀거렸다. 가공식품 물가는 2.1% 올라 8월 1.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빵과 즉석식품, 냉동식품 등의 출고가 인상이 순차적으로 소비자가격에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추석 할인행사가 실제 판매가격 상승을 일부 누그러뜨렸지만 원가 인상 압력 자체는 남아 있는 셈이다. 전자제품 가격 상승은 더욱 가팔랐다. 컴퓨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7.4%, 휴대전화기는 8.3% 뛰었다. 반도체·전자부품 가격 상승과 신제품 출시 등이 영향을 미쳤다. 내구재 가격 상승이 가공식품과 함께 근원물가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국가데이터처의 설명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전월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2.8% 올라 8월 3.4%보다 0.6%포인트 낮아졌다.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도 3.1%에서 2.7%로 내려왔다. 다만 두 지표 모두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 농축수산물은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보다 0.3% 하락했고 농산물은 4.0% 떨어졌다. 추석을 앞둔 과일 출하 증가와 정부 할인 지원 등이 영향을 줬다. 신선식품지수도 3.3% 하락했다. 반면 축산물은 3.7%, 수산물은 4.5% 상승했다. 국산 쇠고기와 수입 쇠고기는 각각 6.6%, 7.2% 올랐고 고등어 8.6%, 갈치 12.9% 등 일부 먹거리 가격은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산출하는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는 낮았지만 석유류와 축·수산물, 여행·보험 등 일부 생활밀착형 품목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체감 부담은 쉽게 낮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향후 물가의 최대 변수는 국제유가와 원가 상승의 파급 정도가 될 전망이다. 유가가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석유류뿐 아니라 운송비와 항공료, 제조원가를 거쳐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가공식품과 전자제품 가격의 추가 상승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한국은행 역시 물가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해 현재 3.00%로 운용하고 있다.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면서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해 추가 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9월 물가는 ‘2%대 복귀’와 ‘상방 압력 지속’이 동시에 나타난 지표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통신비 기저효과와 농산물 가격 안정으로 전체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석유류와 공업제품, 가공식품 가격의 오름세는 오히려 강해졌다”며 “연말 물가가 안정 흐름을 이어갈지는 국제유가와 환율, 기업들의 원가 전가 속도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6-10-02 10: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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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보다 '공간', 매장보다 '경험'…백화점, 브랜드 쇼룸으로 진화
[경제일보] 백화점 내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이었다면 최근에는 브랜드의 철학과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하는 '브랜드 쇼룸'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브랜드들은 팝업스토어와 리뉴얼 매장, 체험형 공간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며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디 애퍼처와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베이커스의 베이커리 브랜드 밀도, 한샘은 최근 백화점을 중심으로 브랜드 경험을 강화한 오프라인 공간을 잇달아 선보였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 정체성과 감성을 전달하는 공간으로 매장을 재구성하는 전략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브랜드 디 애퍼처는 다음 달 9일까지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올가을 신상품을 가장 먼저 공개한다. 2023년 론칭한 디 애퍼처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브랜드 팬덤을 확보한 뒤 핵심 상권인 더현대 서울에서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했다. 팝업 공간도 단순 판매장이 아닌 브랜드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1950~1960년대 문화적 맥락을 담은 빈티지 가구와 오브제를 활용해 브랜드 철학을 시각적으로 구현했으며, 미니멀리즘을 재해석한 가을 컬렉션을 공간 연출과 함께 선보이며 브랜드 세계관을 전달하도록 구성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는 브랜드의 세계관을 구현하고 신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라며 "온라인에서 전달하기 어려운 브랜드 정체성과 감성을 고객들이 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이번 팝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공간은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오감으로 전달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브랜드의 세계관을 공간 경험으로 구현하면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팬덤을 형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커리 브랜드 밀도도 백화점을 브랜드 경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밀도는 최근 롯데백화점 평촌점에 신규 매장을 열고 대표 식빵 제품과 다양한 베이커리 메뉴를 선보였다. 매장은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티장 베이커리에서 영감을 받은 공간으로 꾸몄으며 고객이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굽는 과정을 보고 갓 구운 빵의 풍미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성수동에서 시작한 브랜드 정체성을 백화점 고객에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밀도는 다음 달 말 롯데몰 김포공항점에도 신규 매장을 열며 수도권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밀도 관계자는 "이번 평촌점은 기존 매장을 확장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진출하지 않았던 상권에 새롭게 문을 연 매장으로, 고객 접점을 넓혀 더 많은 소비자가 브랜드와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오프라인 공간은 제품의 맛과 브랜드 가치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접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굽는 과정을 통해 갓 구운 빵의 풍미와 최적의 맛을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했다"며 "고객들이 일상 속에서 제품 본연의 가치와 브랜드가 추구하는 베이킹 철학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한샘은 부산 롯데백화점 동래점 매장을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체험형 공간으로 리뉴얼했다. 기존 매장을 단순 가구 판매장이 아니라 거실과 침실, 주방 등을 실제 생활 공간처럼 구현한 쇼룸 형태로 바꾸고 고객이 직접 제품을 비교·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웰컴존과 인스퍼레이션존 등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조성해 연령대와 가족 구성에 맞는 주거 공간을 제안하고, 갤러리형 전시 방식을 적용해 상품 체험과 공간 설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한샘 관계자는 "롯데 동래점은 백화점 환경과 상권, 고객 특성에 맞춰 라이프스타일과 공간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상징적인 매장"이라며 "가구를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고객이 다양한 인테리어 솔루션을 직접 체험하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발견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오프라인 공간에 공을 들이는 것은 온라인 쇼핑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경험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상품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가 추구하는 디자인과 가치, 라이프스타일까지 공간을 통해 전달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이 판매 자체보다 브랜드 경험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과 쇼핑몰 역시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팝업스토어와 체험형 쇼룸을 확대하며 소비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2026-07-31 17: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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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는 웃는데 장바구니는 운다… 체감물가부터 잡아야 민생이 산다
[경제일보] 정부는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전체 물가상승률만 놓고 보면 한국은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숫자만 보면 물가 관리가 성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국민이 시장과 마트에서 느끼는 현실은 전혀 다르다. 통계는 안정이라 말하지만, 장바구니는 연일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국민이 매일 사 먹는 우유와 빵, 육류를 비롯한 식음료 가격은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는 조사 결과는 이러한 괴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부가 말하는 지표물가와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 사이에 깊은 골이 존재하는 것이다. 경제에서 물가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국민의 삶을 직접 규정하는 생활의 척도다. 아무리 전체 물가가 안정됐다고 발표해도 식탁에 오르는 기본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 국민은 물가가 안정됐다고 느끼지 않는다. 하루 세끼를 해결해야 하는 서민에게는 국제유가보다 계란값이 중요하고,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우유와 빵값이 더 절실하다. 물가정책의 성패는 통계청의 그래프가 아니라 국민의 장바구니에서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정부는 잊어서는 안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공급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 식품산업과 유통 구조 전반에 누적된 구조적 모순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생산자는 제값을 받지 못한다고 호소하지만 소비자는 지나치게 비싼 값을 지불한다. 그 사이에는 복잡한 유통 단계와 높은 물류비, 비효율적인 거래 구조, 과도한 마진이 자리하고 있다. 생산자도 웃지 못하고 소비자도 울상인 기형적인 시장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우유 가격만 보더라도 낙농 원유 가격 인상은 소비자가격에 즉각 반영되지만 원가가 하락할 때는 가격 인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빵 역시 국제 밀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소비자가격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았다. 육류도 사료 가격이 안정되고 국제 곡물가격이 떨어졌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격은 오를 때는 빠르고 내릴 때는 느린 이른바 '로켓 인상·깃털 인하'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시장의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설명하기에는 지나치게 비합리적인 구조다. 정부의 대응도 미흡하다. 농축산물 할인쿠폰을 지급하거나 일시적으로 수입을 확대하는 대책은 단기 처방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명절이나 특정 시기에 할인행사를 확대하는 방식은 잠시 체감물가를 낮출 수는 있지만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결국 할인행사가 끝나면 소비자는 다시 높은 가격을 감당해야 한다. 물가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가리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다. 이제는 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무엇보다 생산에서 소비까지 이어지는 유통 구조를 전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중간 유통 단계의 비효율을 줄이고, 물류 시스템을 현대화하며, 가격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독과점적 시장 구조가 존재하는 분야는 공정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원가가 하락하면 소비자가격에도 신속히 반영되는 합리적인 가격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책무다. 동시에 국내 농축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병행해야 한다. 생산비 절감과 스마트 농업 확대, 물류 혁신, 계약재배 활성화 등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해외 공급망 변화에 지나치게 흔들리는 구조를 개선하고 식량안보 차원의 장기 전략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식품산업을 단순한 소비재 산업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민생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 산업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물가정책 역시 소비자물가지수 중심에서 생활밀착형 체감물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민이 자주 구매하는 식료품과 생필품의 가격 흐름을 정책의 핵심 지표로 삼고, 생활물가 안정 성과를 정부 정책의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물가 안정은 절반의 성공도 아니다. 경제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삶을 위해 존재한다. 통계가 아무리 안정적이라도 국민이 장을 보며 한숨을 쉬고, 식탁 앞에서 부담을 느낀다면 그것은 결코 성공한 물가정책이라 할 수 없다. 정부가 진정 민생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화려한 통계가 아니라 장바구니를 가볍게 만드는 실질적인 대책이다. 국민은 더 이상 지표 속의 안정이 아니라 식탁 위의 안정을 원하고 있다. 민생경제의 출발점은 바로 체감물가를 잡는 데 있으며, 그 책임은 결국 정부와 시장 모두에게 있다.
2026-07-10 14: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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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노위 3기 비정규직위원회 발족…특수고용 법·제도 논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28일 서울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3기 비정규직위원회를 발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위원회는 비정규직 및 권리 밖 노동자의 권리 보장과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한 사회적 대화를 추진하고자 구성된 경사노위 내 의제별 위원회다. 2기 활동이 지난 2022년 10월 종료된 후 약 3년 반 만에 3기가 출범했다. 정찬호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공동의장이 3기 비정규직위원회 준비 위원장을 맡았다. 이 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전태일재단,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노동공제연합 풀빵, 경기도노동단체연대회의 등 현장 단체가 참여했다. 위원회는 노동공제회 활성화 방안, 지역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사회복지 증대, 취약 노동자 고용보험 적용 확대, 특수고용 관련 법·제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연구자 발표, 현장 사례 검토, 이해관계자 공론화 과정 등을 통해 정책 및 제도개선 과제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경사노위는 비정규직위원회 논의 결과가 정책과 제도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회, 정부, 현장과 협의할 방침이다. 정찬호 준비 위원장은 "현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뿐 아니라 기존 제도와 조직의 경계 밖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권리 밖 노동자의 목소리까지 사회적 대화 속에 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사노위는 최근 인공지능(AI)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노사상생 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AI 확산에 따라 산업현장과 노동시장 전반에서 나타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위원회는 AI 도입·활용 과정에서 제기되는 현장의 쟁점을 공유하고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의 대응방안과 지원체계 구축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2026-05-28 10: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