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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산업 난제' 풀 인재 모았다…최적화 대회에 55개국 958팀
[경제일보] LG CNS가 제조·물류 현장의 복잡한 문제를 수학으로 해결할 글로벌 인재 확보에 나섰다. 인공지능(AI)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한다면 수학적 최적화는 여러 제약을 반영해 실제 작업 순서와 자원 배분 방법을 결정한다. 올해 경연대회에는 세계 55개국에서 958개팀이 참여했다. LG CNS는 대한산업공학회와 공동 개최한 ‘최적화 그랜드 챌린지 2026’을 마치고 시상식을 열었다고 20일 밝혔다. 회사 측이 국내 유일이라고 소개한 수학적 최적화 경연대회로 2024년 시작해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수학적 최적화는 한정된 인력과 설비, 시간, 공간 안에서 비용을 줄이거나 생산성을 높이는 해법을 찾는 기술이다. 공장 생산계획부터 물류차량 배차, 항공기 운항, 로봇 이동경로, 금융상품 구성까지 활용 범위가 넓다. 생성형 AI가 결과물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최적화 기술은 복잡한 조건 아래서 실행 가능한 계획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올해 대회에는 958개팀 1448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343개팀 676명과 비교해 참가팀은 약 2.8배, 참가자는 2.1배로 늘었다. 미국·영국·중국·일본·독일·인도 등 55개국에서 카네기멜런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스탠퍼드대, 도쿄대와 서울대·KAIST·POSTECH 소속 참가자들이 도전했다. 액센추어·IBM·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기업의 현직 전문가도 참가했다. 이번 과제는 조선소의 ‘블록 배치 최적화’였다. 초대형 선박은 수백개의 구조물 조각인 블록을 따로 제작한 뒤 조립한다. 참가자들은 크기와 형태가 서로 다른 블록을 제한된 작업장 안에서 어느 위치와 방향에, 언제 배치할지를 정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단순히 빈 공간에 블록을 많이 넣는 문제가 아니다. 선행 작업이 끝나야 다음 공정으로 옮길 수 있고, 블록을 이동할 통로와 장비 운용도 고려해야 한다. 잘못 배치하면 블록을 다시 옮기느라 작업시간과 비용이 늘고 후속 공정까지 밀릴 수 있다. 현장의 납기와 공간 활용도를 함께 다루는 산업형 문제인 셈이다. 참가팀이 알고리즘을 제출하면 채점 시스템이 성능을 계산해 실시간 순위를 공개했다. 예선과 본선을 통과한 상위 6개팀은 국내에서 열린 결선에서 알고리즘과 문제 해결 방식을 발표했다. 대상은 일본 참가팀이 차지했다. LG CNS는 20개 수상팀에 총 2억원의 상금을 지급하고 성적에 따라 채용 연계형 인턴십 또는 입사 지원 시 서류전형 면제 기회를 제공한다. 상위 10개팀의 알고리즘은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대회에서 나온 해법을 학계와 산업계가 연구·개선할 수 있도록 하고 최적화 기술 생태계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LG CNS는 수학적 최적화를 조선·방산·철강·물류·운송·제조·금융·통신·교통·항공 등 200건 이상의 산업 과제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철강사의 자재 적재와 크레인 운영 일정, 공항 안내·순찰 로봇의 이동 및 충전 경로, 조선사의 선박 도장 작업계획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대형 제조사에는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의 생산 속도 차이로 쌓이던 재고를 줄이는 데 관련 기술을 활용했다. 생산계획을 다시 짜 창고를 거치는 재고를 57% 줄이고 수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 CNS는 석·박사급 인력 50여명으로 구성된 최적화컨설팅담당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박상균 LG CNS 엔트루 부문장 전무는 “한정된 자원으로 최고의 효율을 끌어내는 일은 복잡하고 어렵지만 수학적 최적화로 풀어낼 수 있다”며 “대회를 키워 전 세계 인재들과 최적화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회의 참가국과 참가팀이 크게 늘면서 글로벌 인재 발굴 무대로서 외형은 갖췄다. 앞으로의 성과는 공개된 알고리즘이 연구에 머물지 않고 조선·물류·제조 현장의 비용과 작업시간을 줄이는 해법으로 이어지는지, 대회 참가 인재가 실제 채용과 사업 확대에 얼마나 연결되는지에 달렸다.
2026-09-20 14: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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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핵심공장, 유해폐기물 관리 '구멍'…美환경당국 18개 항목 지적
[경제일보] 현대자동차의 미국 핵심 생산거점인 앨라배마공장이 유해폐기물 관리 문제로 현지 환경당국의 제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앨라배마 환경관리국(ADEM)은 현대차 미국생산법인(Hyundai Motor Manufacturing Alabama·HMMA)에 대해 유해폐기물의 처리·보관·표시·출입통제 등 18개 항목에서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1만6760달러의 민사제재를 포함한 합의명령을 추진 중이다. 다만 현대차 측은 위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일부 폐기물은 사후 분석 결과 실제로는 유해폐기물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지적사항을 현장점검 당일 또는 곧바로 시정했고, 올해 2월까지 모든 사안을 개선했다고 ADEM에 밝혔다. 4일 본지가 ADEM이 공개한 15쪽 분량의 Proposed Consent Order(합의명령 초안)를 확인한 결과, 당국은 지난해 9월 23일 현대차 앨라배마 몽고메리공장에 대한 규정준수평가검사(CEI)를 실시했다. 공장의 미국 환경보호청(EPA) 식별번호는 ALR000025486이다. 조사 결과 ADEM은 모두 18개 항목을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9일 현대차에 위반통지서(NOV)를 발송했고, 현대차는 2월 18일 시정조치 내용을 담은 답변서를 제출했다. ADEM은 지난 8월 5일 합의명령안을 공개하고 30일간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페인트공장부터 엔진공장까지…폐기물 보관·표시·비상대응 지적 ADEM이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폐기물 처리 경로다. 당국은 F005 오염 개인보호장비(PPE)와 걸레·필터 등이 유해폐기물을 받을 수 있도록 지정되지 않은 폐기물 집하센터로 보내졌다고 판단했다. 공장 집하센터와 엔진공장 2동에 있던 전자폐기물에 대해서도 유해폐기물 여부를 정확하게 판정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생산 현장 관리에서도 여러 문제가 지적됐다. 수성 페인트 혼합실에서는 유해폐기물을 담은 5갤런 용기 4개가 닫히지 않은 상태였고, 일부 용기에는 ‘Hazardous Waste’ 등의 필수 표시가 없었다. 솔벤트 페인트 혼합실에서는 55갤런 드럼 1개가 열린 상태로 발견됐다. 인화성 유해폐기물이 보관된 집하센터에는 ‘금연’ 표지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ADEM은 밝혔다. 폐기물 저장구역의 물리적 관리 문제도 포함됐다. 솔벤트 페인트 혼합실과 폐기물 집하센터의 일부 콘크리트 바닥에는 균열이나 틈이 있어 유출물을 충분히 차단할 수 있는 불침투성 바닥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당국은 판단했다. 수성 페인트 혼합실과 일반조립공장의 중정비 구역에서는 허가받지 않은 사람의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고, 일부 중앙집적구역 입구에는 ‘위험-관계자 외 출입금지’ 경고표지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폐램프·폐배터리·폐에어로졸 캔 관리도 지적 대상이었다. ADEM은 폐램프 상자가 열려 있었고 배터리와 에어로졸 캔 일부에는 규정에 따른 폐기물 표시가 없었다고 밝혔다. 각각의 폐기물이 얼마나 오랫동안 보관됐는지를 입증하는 관리기록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엔진공장 2동에서는 폐유가 담긴 5갤런 용기가 열린 상태였고, 폐수처리장 외부에 설치된 1만갤런 폐유 저장탱크와 엔진공장의 55갤런 드럼 등에 ‘Used Oil’ 표시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는 내용도 합의명령 초안에 포함됐다. 문서관리도 빠지지 않았다. 페인트공장 폐기물 업무를 맡는 일부 직책의 직무기술서에 유해폐기물 관련 책임이 충분히 기재돼 있지 않았고, 비상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과 요약 안내서를 경찰·소방서·병원 등 지역 긴급대응기관에 전달했다는 자료도 당국 조사 당시 제시하지 못했다. ADEM은 제재 수준을 산정하면서 이번 사안들을 “non-technical and easily avoidable”, 즉 “전문적인 기술상의 문제가 아니라 비교적 쉽게 예방할 수 있었던” 사안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관리 수준이 적용되는 환경규제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현대차 “전부 시정…폐기물 업체 교체·전담직원 신설” 현대차의 반론도 합의명령 초안에 상세하게 담겼다. HMMA는 ADEM의 주장을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명시했다. 동시에 합의명령 조건을 따르고 최종 확정될 경우 민사제재금을 납부하는 데 동의했다. 현대차 측에 따르면 18개 지적사항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해 9월 23~24일 ADEM 현장검사 과정에서 즉각 수정됐다. 나머지 폐기물 판정과 직무기술서, 비상대응 문서 관련 문제 역시 올해 2월 16일까지 개선을 완료했다는 설명이다. 외부 폐기물 관리업체도 교체했다. 기존 제3자 폐기물관리업체가 담당하던 업무 가운데 일부가 지적된 만큼 새로운 전문업체로 변경하고, 공장 내부에도 고형폐기물 규정준수를 전담하는 폐기물 전문직을 새로 채용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특히 ADEM이 지적한 일부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을 내놨다. 당국이 승인되지 않은 시설로 보냈다고 판단한 폐기물 가운데 일부는 당초 유해폐기물로 분류돼 있었지만, 현장점검 이후 독립 시험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실제로는 비유해폐기물이었다는 것이 현대차 측 주장이다. 회사는 폐기물을 보수적으로 과잉 분류했을 뿐 실제 유해폐기물을 무허가 시설로 보낸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ADEM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현재까지 알려진 환경 피해는 없고, 당국 기록상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에 유사한 위반 전력도 없다고 명시했다. 위반으로 현대차가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ADEM은 규정준수 책임 자체를 별도로 판단해 1만6760달러의 민사제재를 제안했다. 합의명령이 최종 발효되면 HMMA는 발효일부터 45일 이내 제재금을 납부하고 앨라배마주 유해폐기물 관련 규정을 계속 준수해야 한다. 최종 승인은 현재 진행 중인 공고·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앨라배마공장은 현대차가 미국에 세운 첫 완성차 생산공장이다. 현재 투싼·싼타페·싼타페 하이브리드·싼타크루즈 등을 생산하고 약 42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공식 자료상 최대 생산능력은 연간 39만9500대 수준이다. 현대차는 최근 북미 현지생산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2030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추가로 50만대 늘리고 현지 부품조달 비율도 기존 목표 60%에서 80%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차종의 앨라배마공장 생산계획도 공개했다. 생산 현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미국 사업장을 둘러싼 환경·안전 규정 준수 역시 그룹의 현지 경쟁력을 평가하는 또 다른 잣대가 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앨라배마공장이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합의명령 초안에서도 HMMA는 이 인증과 오랜 환경규정 준수 이력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제재액 자체보다 완성차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폐기물을 현장 단계에서 얼마나 촘촘하게 관리했느냐에 있다”며 “ADEM이 지적한 사안에는 거대한 환경사고가 아니라 용기 뚜껑, 라벨, 경고표지, 저장구역 출입통제와 같은 기본적인 현장 관리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생산 확대를 핵심 성장전략으로 내건 현대차에는 첨단 생산설비만큼 현지 환경규제의 ‘기본’을 얼마나 빈틈없이 지키느냐가 또 하나의 숙제로 남게 됐다”고 덧붙였다.
2026-09-04 1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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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사이 두 명 숨진 조선소, '안전'은 왜 늘 사고 뒤에 오는가
[경제일보] 사람이 죽었다. 엿새 뒤 또 한 사람이 같은 유형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장소는 달랐지만 회사는 같았고, 둘 다 협력업체 노동자였으며, 사망 원인도 ‘끼임’이었다. 지난달 18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던 LNG 운반선 내부에서 작업하던 우즈베키스탄 국적 협력업체 노동자가 산업용 승강기와 상부 구조물 사이에 끼여 숨졌다. 또 지난달 24일에는 군산조선소 패널공장 조립라인에서 협력업체 노동자가 작업장비와 철제 구조물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불과 엿새 간격이었다. 올해 HD현대중공업 울산·군산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망자는 3명이고 모두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고용노동부가 결국 칼을 빼 들었다. 18일부터 울산·군산조선소와 본사, 초고위험 사업장으로 지정된 공장 등에 감독관과 산업안전보건공단 전문가 62명을 투입했다. 명칭은 ‘고강도 감독’이지만 사실상 특별감독에 준하는 규모다. 끼임뿐 아니라 추락·충돌·화재·폭발·질식 위험까지 들여다보고, 사고 뒤 회사가 약속한 개선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했는지도 확인한다. 노동부 장관은 동일 유형의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것은 안전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방증이라며 ‘무관용 원칙’을 밝혔다. 감독은 필요하다. 법을 어겼다면 책임도 물어야 한다.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있는데 아무 일 없었던 듯 넘어가는 것은 더 나쁜 일이다. 다만 여기서 질문 하나는 남는다. “왜 우리의 산업안전은 사람이 숨진 뒤에야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가.” HD현대중공업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연이은 사고 직후인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전 사업장의 생산을 멈추는 ‘안전 셧다운’을 실시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하고 위험성 평가와 고위험 공정을 다시 점검했으며, 위험요인이 해소될 때까지 해당 공정을 재가동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안전문화를 뿌리부터 바꾸는 전환점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노동부 감독이 확인해야 할 것은 그 약속의 문구가 아니다. 셧다운 때 찾아낸 위험이 실제로 없어졌는지, 다시 생산이 시작된 뒤 안전의 우선순위가 그대로 유지됐는지다. 공장을 며칠 멈추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더 어려운 것은 공장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뒤에도 생산보다 안전을 앞세우는 것이다. 납기가 급해지고 작업량이 늘어나도 위험하면 세울 수 있어야 한다. 공정이 늦어져도 방호장치를 먼저 설치해야 한다. 안전을 이유로 작업을 멈춘 노동자나 협력업체가 눈치를 보지 않아야 한다. 안전문화라는 말의 진짜 시험은 셧다운 기간이 아니라 정상조업 기간에 치러진다. 특히 이번 사고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올해 사망자 3명이 모두 협력업체 노동자였다는 사실이다. 이것만으로 개별 사고의 책임 소재를 단정할 수는 없다. 사고 원인과 법적 책임은 조사로 가려야 한다. 그럼에도 구조적 질문은 피할 수 없다. 조선소는 하나의 거대한 작업장이지만 그 안에서는 원청과 수많은 협력업체 노동자가 함께 일한다. 작업 지시와 공정, 설비, 공간은 서로 얽혀 있는데 고용주는 다르다. 위험정보가 원청에서 협력업체로, 협력업체 관리자에서 현장 노동자까지 한 치의 누락 없이 전달되지 않으면 안전의 틈이 생긴다. 법도 이미 이를 전제로 하고 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협력업체 노동자가 일할 경우 도급인이 이들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보건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작업시기와 내용, 안전조치 확인과 안전교육 지원 역시 도급인의 책무에 포함된다. 따라서 원청의 책임은 ‘협력업체가 교육했는가’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같은 야드에서 같은 설비와 구조물을 이용해 같은 배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소속 회사가 달라도 하나의 안전체계 안에 있어야 한다. 이주노동자가 늘어난 현장이라면 교육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안전수칙을 한국어 문서 한 장으로 전달하고 서명을 받는 방식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작업자의 언어로 위험을 이해시키고, 실제 장비를 놓고 위험구간과 비상정지 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교육을 받았다는 서류보다 위험을 알아봤다는 현장의 증거가 중요하다. ‘끼임’ 같은 사고는 더욱 그렇다. 위험한 기계와 구조물 사이에 사람이 들어가야 하는 공정이라면 작업자에게 조심하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사람이 위험구역에 접근하면 장비가 자동으로 멈추는 인터록, 접근감지 센서, 방호장치, 원격조작과 자동화 설비를 확대해야 한다. 안전보건공단 역시 위험설비의 물리적 방호와 보호장치를 사고 예방의 기본 원칙으로 제시한다. 사람의 주의력은 완벽할 수 없다. 피로할 수도 있고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할 수도 있다. 좋은 안전시스템은 노동자가 실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시스템이 아니라, 실수해도 죽지 않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작업중지권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의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 합리적 이유가 있는 작업중지에 대해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법에 권리가 있다고 현장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작업은 위험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납기가 늦어진다는 압박이나 동료에게 부담을 준다는 눈치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면 작업중지권은 종이 위의 권리에 머문다. 특히 원청보다 협상력이 약한 협력업체와 그 소속 노동자가 실제로 작업을 세울 수 있는지를 감독 당국이 살펴야 한다. 생산일정 자체에도 안전의 비용을 넣어야 한다. 기업 경영에서 납기와 생산성은 중요하다. 글로벌 조선업 경쟁에서 일정이 밀리면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안전조치를 생산 일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순서가 뒤집힌다. 안전에 필요한 시간까지 포함해 생산계획을 짜야 한다. 점검시간, 작업중지 가능성, 설비 보수와 교육에 필요한 시간을 처음부터 일정에 넣지 않고 최대 생산량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면 안전은 결국 생산과 경쟁하게 된다. 그 경쟁에서 현장의 노동자가 패해서는 안 된다. 정부도 사고 때마다 감독인력을 대거 보내고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반복 사고 사업장은 감독이 끝난 뒤가 더 중요하다. 이번에 노동부가 일회성 감독에 그치지 않고 재감독을 통해 개선사항 이행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감독의 목표가 위반사항 몇 건을 찾아내는 데 머물지 않고 위험한 공정을 실제로 바꾸는 데까지 가야 한다. ‘좌전’ 양공 11년에는 ‘거안사위 사즉유비 유비무환(居安思危 思則有備 有備無患)’이라는 말이 나온다. ‘편안할 때 위험을 생각하고, 위험을 생각하면 대비하며, 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의미다. 산업안전만큼 이 오래된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영역도 드물다. 사람이 죽은 다음 공장을 멈추는 것은 대비가 아니다. 장례가 끝난 뒤 특별교육을 하는 것도 예방이라 부르기 어렵다. 위험을 발견하기 전에 사고가 먼저 발견한다면 안전관리체계가 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없다. HD현대중공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을 만드는 기업이다. 기술과 생산능력, 수주 경쟁력에서 한국 조선업을 대표한다. 그렇다면 안전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요구받는 것이 당연하다. 배 한 척을 약속한 날짜에 인도하는 능력만 경쟁력이 아니다. 그 배를 만드는 사람이 퇴근시간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하는 능력도 기업의 경쟁력이다. 이번 감독은 엄정해야 한다. 법 위반이 확인되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또 하나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원청과 협력업체의 안전체계를 하나로 묶고, 작업중지권을 실제 권리로 만들며, 위험설비에는 사람의 주의보다 기술적 방호를 먼저 세워야 한다. 생산계획에도 안전을 위한 시간을 비용이 아니라 필수 공정으로 넣어야 한다. 사고 뒤의 ‘무관용’보다 더 필요한 것은 사고 전의 ‘무타협’이다. 안전 앞에서는 납기와 생산량도 한발 물러서야 한다. 그 원칙이 현장의 일상이 될 때 특별감독도, 안전 셧다운도 필요 없는 조선소에 가까워질 수 있다. 중대재해를 끝내는 출발점은 더 무거운 처벌만이 아니다. 사람이 죽기 전에 공장을 멈출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2026-08-1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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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상선 순항 이어 FLNG로 수익성 키운다
[경제일보] 삼성중공업이 올해 상선 부문 수주 목표를 조기에 넘긴 데 이어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추가 수주에 나선다. 상선과 해양플랜트 모두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면서 기존 FLNG 건조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후속 프로젝트에 적용해 생산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달 초 원유운반선 2척을 추가 수주하며 올해 상선 부문 수주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회사가 밝힌 상선 부문 누적 수주는 34척, 58억 달러로 연간 목표인 57억 달러를 넘어섰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7월 초 기준 상선 30척과 FLNG 2기 등 총 98억 달러를 수주했다. 당시 상선 부문은 54억 달러로 목표 57억 달러의 95%를 채웠고, 해양 부문은 FLNG 2기, 44억 달러로 목표 82억 달러의 54%를 달성했다. 상선 목표를 넘어선 만큼 추가 물량을 쫓기보다 선가와 수익성을 따져 수주할 수 있는 여력도 커졌다. 다만 상선 목표 달성이 곧바로 하반기 사업의 무게중심을 해양플랜트로 완전히 옮긴다는 의미는 아니다. 상선의 추가 수주 가능성을 열어둔 채 해양플랜트에서도 수익성이 확보되는 프로젝트를 선별적으로 확보한다는 게 회사의 기조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상선 부문 목표 초과 달성 이후에도 추가 수주를 위한 영업활동은 지속하고 있다”며 “해양플랜트와 상선 모두 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생산계획에 따라 공정 일정을 조율해 운영하고 있어 FLNG와 고부가 상선의 병행 건조에 따른 문제는 없다”고 했다.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2307억원, 영업이익 32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4%, 영업이익은 58.7%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6조1330억원, 영업이익은 5981억원이다. 고선가 선박의 매출 반영과 해양플랜트 생산 확대가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상선이 안정적인 일감을 쌓는 역할을 한다면 FLNG는 삼성중공업의 고부가 해양사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핵심 분야다. FLNG는 바다 위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해 액화하고 저장·하역까지 할 수 있는 대형 해양설비다. 일반 상선보다 계약 규모가 크고 선체뿐 아니라 액화설비와 저장탱크, 발전·제어설비 등이 함께 들어가 설계와 건조 난도가 높다. 삼성중공업이 주목하는 것은 앞선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건조 경험을 후속 프로젝트에 반복 적용하는 것이다. 지난 1월에는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ENI가 발주한 코랄 노르트 FLNG를 거제조선소에서 진수했다. 길이 432m, 너비 66m, 진수 중량 약 12만3000톤 규모로, 삼성중공업이 2021년 인도한 코랄 술 FLNG에 이어 건조하는 초대형 FLNG다. 코랄 술에서 확보한 경험은 코랄 노르트의 실제 생산 과정에도 활용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코랄 술 건조 과정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블록 공정을 비롯한 전 분야에 ‘레슨런드(Lessons Learned)’를 적용하고 있다. 앞선 프로젝트에서 확인한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후속 건조 과정에 반영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식이다. FLNG는 프로젝트마다 가스전과 발주처 요구 조건이 달라 일반 상선처럼 동일한 설계를 그대로 반복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유사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설계·생산 경험을 축적하면 공정 효율을 높이고 원가 변동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대형 FLNG 수주가 이어질수록 단순한 건조 실적보다 반복 생산을 통해 얼마나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수익성의 핵심이 되는 셈이다. 특히 거제조선소에서 FLNG와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을 동시에 건조하는 상황에서는 생산 일정과 인력, 주요 공정의 효율적인 배분이 중요하다. FLNG는 일반 상선보다 설계와 건조 과정이 복잡해 일정 지연이나 기자재 조달 차질이 발생할 경우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수주 확대와 함께 생산 효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시장 여건은 우호적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LNG 수출 확대에 따라 신규 액화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FLNG 발주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연간 FLNG 신조 수주 목표 2기를 유지하면서 목표를 넘어서는 추가 프로젝트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LNG 수출 증가 전망에 따라 프로젝트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FLNG 수주를 위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했다. 이어 “연간 FLNG 신조 수주 목표 2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수주를 위해 다수 프로젝트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대형 해양플랜트는 발주처의 최종투자결정(FID)과 금융 조달, 에너지 가격, 인허가 등에 따라 계약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결국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단순한 수주 규모보다 수익성이다. 상선 목표를 조기에 채운 삼성중공업은 상선과 해양 모두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면서 FLNG에서는 축적된 건조 경험을 후속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있다. 고부가 FLNG 수주를 늘리는 동시에 반복 건조를 통해 생산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향후 해양사업 수익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2026-08-10 11: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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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멈춘 날, AI 반도체의 두 번째 승부가 시작됐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10.84% 무너졌다. 개장 6분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곧이어 서킷브레이커가 시장을 멈춰 세웠다. 지수는 6023.66까지 밀렸고 외국인은 약 5조원어치를 팔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하자 한국 증시 전체가 흔들렸다. 이날 사태를 중국 메모리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상장 충격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편리하지만 정확하지 않다. 중국의 메모리 산업 육성, 노광장비 자립 가능성,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부담, 국내 증시의 과도한 반도체 집중과 레버리지가 동시에 반응한 결과다. 해외에서 시작된 작은 균열이 국내 수급 구조를 만나 거대한 충격으로 확대됐다. CXMT는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466% 뛰었다. 기업가치는 약 3조3000억위안까지 치솟았고 86억달러를 조달했다. 세계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7∼9% 수준이지만 자금과 내수시장, 정부 지원을 한꺼번에 확보했다는 점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CXMT가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사업을 위협한다고 보는 것도 성급하다. 기업공개 투자계획의 중심은 기존 D램 생산라인과 공정 개선이다. HBM은 기술과 수율, 고객 인증에서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있다. 중국의 공격은 가장 높은 산봉우리보다 넓은 평지에서 먼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DDR5와 LPDDR5X 같은 범용·모바일 D램을 중국 PC와 스마트폰, 서버 기업에 공급하며 시장을 잠식하는 방식이다. 중국산 제품이 내수시장을 차지하면 한국 기업은 범용 D램의 물량과 가격에서 압박을 받는다. HBM에서 번 돈을 범용 제품의 가격 하락이 갉아먹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중국산 이머전 DUV 노광장비 생산 보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올해 생산계획으로 알려진 물량은 5대에 불과하다. 해상도와 처리 속도, 수율, 안정적인 유지보수 능력도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장비 한 대를 만드는 것과 반도체 공장에서 연중 가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러나 중국 산업을 평가할 때 현재의 완성도만 보는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산업도 처음에는 품질과 수율에서 조롱받았다. 중국의 경쟁력은 출발점보다 개선 속도, 거대한 내수시장과 장기간의 자본 투입에서 나왔다. DUV 장비 5대가 당장 ASML을 대체하지는 못해도 5년 뒤 공급망의 일부를 바꿀 가능성은 남는다. 알파벳의 실적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알파벳은 2분기 매출 1198억달러를 기록했고 클라우드 매출은 82% 증가했다. AI가 돈을 벌지 못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시장을 긴장시킨 것은 매출이 아니라 투자비였다. 알파벳은 연간 설비투자 전망을 1950억∼2050억달러로 높였다. 데이터센터와 서버에 막대한 자금을 쏟으면서 분기 잉여현금흐름은 약 59억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AI 산업이 소프트웨어의 외양을 쓰고 있지만 실상은 발전소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이 결합된 자본집약 산업이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앞으로 시장이 요구할 답은 GPU를 몇 장 확보했느냐가 아니다. 그 GPU가 얼마나 가동됐고 고객이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했으며 투자한 자본이 언제 현금으로 돌아오는지를 묻게 될 것이다. AI 경쟁은 기술 성능에 이어 자본 효율성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 증시는 이런 변화에 유난히 취약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데다 레버리지 ETF와 신용거래가 상승 속도를 더욱 높였다. 오를 때는 효율적인 구조였지만 방향이 바뀌자 외국인 매도, ETF 헤지, 반대매매가 서로를 자극했다. 기업의 본질가치가 하루 만에 10% 이상 사라졌다기보다 수급의 체력이 먼저 무너진 것이다. 이번 폭락을 AI 반도체 시대의 종말로 규정할 이유는 없다. 빅테크의 투자는 여전히 확대되고 있고 HBM 수요와 데이터센터 건설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모든 AI 투자가 성공하고 모든 반도체 기업이 같은 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믿음은 수정될 때가 됐다. 확인해야 할 숫자도 달라졌다. 빅테크의 설비투자 계획뿐 아니라 AI 서비스 매출과 현금흐름, HBM 주문과 가격, CXMT의 실제 생산량과 수율, 중국산 장비의 고객사 투입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 피보나치나 엘리엇 파동이 제시하는 가격대는 시장 심리를 설명할 수는 있어도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지 못한다. 코스피가 멈춘 날 드러난 것은 AI 황금기의 붕괴가 아니다. 공급 부족과 기대만으로 주가가 오르던 첫 번째 장이 끝나고, 기술과 자본, 생산성으로 승자를 가리는 두 번째 장이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한국 기업에 필요한 것은 중국의 추격을 과장하는 공포도, HBM 우위를 영원한 성벽처럼 믿는 낙관도 아니다. 앞선 기술을 다음 기술로 연결하고, 벌어들인 현금을 연구개발과 생산성 향상에 다시 투입해야 한다. 시장이 멈춘 시간은 짧았다. 산업의 시계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다.
2026-07-29 07: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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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건 조선 데이터에 네이버 AI 심는다"…HD현대, 지능형 조선소 승부수
[경제일보] 네이버클라우드가 HD한국조선해양의 2억건이 넘는 조선·해양 데이터를 활용할 전용 인공지능(AI)·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범용 AI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선박 설계와 생산, 로봇 제어까지 연결하는 ‘조선 특화 AI 운영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클라우드와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세종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서 피지컬 AI 기반 조선 사업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협력 분야는 △조선 특화 AI·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데이터센터와 통합 전력 인프라 구축 △차세대 선박 플랫폼 및 조선업 AI 전환(AX) △피지컬 AI·로봇 기술 활용 △디지털 인재 양성 등이다. ◆ 설계도면 지키면서 GPU 활용…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이번 협력의 출발점은 조선업의 특수성이다. 선박 한 척을 건조하려면 방대한 설계도면과 자재·공정·품질 데이터가 오간다. 선종과 발주처에 따라 설계가 달라지는 주문형 산업이어서 축적된 데이터는 원가와 납기,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자산이다. 외부 퍼블릭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그대로 올리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GPU 자원을 최적화하고, HD한국조선해양이 데이터와 접근권한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양사는 공동 ‘센터 오브 엑설런스(CoE)’도 구성한다. 외부 사업자에게 시스템 운영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대신 HD한국조선해양 내부에 AI·클라우드 설계와 운영 역량을 축적하기 위한 조직이다. 조선 현장의 업무 지식과 네이버의 AI 기술을 결합해 실제 적용 사례를 발굴하는 역할도 맡는다. 네이버클라우드가 파트너로 선정된 배경에는 기존 협력 경험이 있다. 양사는 2024년부터 HD현대의 클라우드 전환과 하이퍼클로바X 활용, 해양 디지털 서비스 사업화를 추진해 왔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자체 데이터센터와 GPU 인프라, 대규모언어모델(LLM), 디지털트윈·로봇 기술을 함께 보유한 점도 조선업 AX를 추진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했다. ◆ 2030년 자율운영 조선소로…생산성 경쟁 대응 HD현대는 2030년까지 설계와 생산, 물류를 데이터로 연결하는 미래형 조선소 ‘FOS(Future of Shipyard)’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AI가 인력과 자재, 설비, 공정을 분석해 최적의 생산계획을 제시하는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30% 높이고 선박 건조 기간을 30% 단축한다는 목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선박 데이터 기반 플랫폼과 실시간 데이터 처리·제어 구조를 공동 설계한다. AI 비전으로 용접 상태나 작업 위험을 인식하고 로봇 운영 플랫폼을 이용해 비정형 작업을 자동화하는 활용 모델도 발굴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HD한국조선해양이 기존에 추진해 온 팔란티어 기반 데이터 플랫폼, 지멘스와의 설계·생산 통합 시스템을 대체하기보다 이를 AI·클라우드와 연결하는 성격이 강하다.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묶고 현장에서 실행할 AI의 연산 기반을 네이버클라우드가 담당하는 구조다. 관건은 2억건의 데이터를 얼마나 정제하고 표준화하느냐다. 데이터가 많더라도 설계 형식과 공정 기준이 제각각이면 AI 학습과 로봇 제어에 곧바로 활용하기 어렵다. 업무협약 단계인 만큼 투자 규모와 구축 일정, 첫 적용 조선소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향후 개념검증을 실제 생산성 개선과 공급 계약으로 연결해야 이번 협력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조선 산업에 특화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다른 산업으로도 확산할 수 있는 AI 혁신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2억건 이상의 조선·해양 데이터베이스에 네이버의 AI 기술을 더해 조선업 특화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지능형 스마트 조선소를 완성해 미래 선박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7-20 11: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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