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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G GT 55·43부터 GLE·G 63까지…서킷·오프로드 넘나든 주행 기술
[경제일보] "직선에서는 마음껏 가속하고, 코너에서는 차의 움직임을 느껴보세요." 가속페달을 밟자 AMG GT 55의 속도가 빠르게 올라갔다. 직선 구간에서 속도를 끌어올린 뒤 코너 진입을 앞두고 제동하고, 다시 방향을 틀어 가속페달을 밟았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와 GT 43을 같은 코스에서 차례로 주행하자 두 모델은 엔진 출력뿐 아니라 구동 방식에 따라 가속과 코너를 통과하는 과정에서도 서로 다른 주행 특성을 보였다. 먼저 AMG GT 55 4MATIC+에 탑승해 AMG 스피드웨이 주행을 시작했다. 4.0ℓ V8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한 GT 55는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 토크 71.4kgf·m를 발휘한다. AMG 퍼포먼스 4MATIC+ 사륜 구동 시스템과 최대 2.5도까지 작동하는 후륜 조향 시스템도 적용됐다. 직선 구간에서는 강한 가속 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다. 가속페달을 밟자 V8 엔진의 출력이 빠르게 올라갔고, 코너에 진입하기 전에는 속도를 낮추며 제동했다. 이어 방향을 전환한 뒤 다시 가속페달을 밟자 차량은 코너를 빠져나갔다. 코너를 통과하는 과정에서는 사륜 구동 시스템과 후륜 조향 시스템의 움직임도 경험할 수 있었다. AMG 퍼포먼스 4MATIC+는 주행 상황에 따라 앞뒤 구동력을 배분하고, 후륜 조향 시스템은 뒷바퀴의 방향을 조절해 차량의 방향 전환을 보조한다. 강한 출력을 내는 엔진과 이를 노면에 전달하는 구동 시스템이 함께 작동하면서 코너 진입과 탈출 과정이 이어졌다. 다음으로 경험한 차량은 AMG GT 43이다. 지난 7월 국내 출시된 GT 43은 2.0ℓ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21마력, 최대 토크 51kgf·m를 낸다. GT 55와 달리 후륜 구동 방식을 적용했으며 AMG 스피드시프트 MCT 9단 변속기와 전자식 배기가스 터보차저가 적용됐다. 같은 코스를 주행하자 GT 55와는 다른 특성이 드러났다. GT 55가 4.0ℓ V8 엔진과 사륜 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강한 가속 성능과 구동력을 전달했다면 GT 43은 후륜 구동을 기반으로 코너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다른 주행 감각을 전달했다. 같은 코스와 비슷한 주행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엔진과 구동 방식의 차이가 차량 움직임에 반영됐다. GT 43 역시 후륜 조향 시스템을 적용했다. 코너에 진입해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뒷바퀴의 조향이 앞바퀴의 움직임을 보조했고, 코너를 빠져나오면서 다시 가속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두 모델 모두 후륜 조향 시스템을 갖췄지만 GT 55는 사륜 구동, GT 43은 후륜 구동이라는 차이가 있어 같은 코스에서도 서로 다른 특성을 경험할 수 있었다. 서킷 주행을 마친 뒤에는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로 이동해 오프로드 코스를 경험했다. 자연 지형을 활용한 코스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비롯해 바위, 모래, 자갈, 범피 구간 등이 마련됐다. 일반 도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노면을 차례로 통과하면서 준대형 SUV 메르세데스-벤츠 GLE에 적용된 4MATIC 사륜 구동 시스템과 주행 보조 기능이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봤다. GLE로 주행한 바위 구간에서는 약 30도의 경사로를 오르내리며 차량의 접근각과 이탈각, 차체 움직임을 살폈다. 경사가 급한 구간에서는 운전석에서 바라보는 시야도 달라졌고, 서라운드 카메라를 활용해 차량 주변 상황을 파악했다. 내리막에서는 내리막길 주행 보조 기능을 활용해 속도를 제어하면서 경사로를 내려갔다. 주행 모드에 따라서도 GLE의 움직임에 차이가 나타났다. 노면 상태와 주행 환경에 맞춰 모드를 변경하면서 엔진과 변속기, 4MATIC 사륜 구동 시스템의 작동 방식이 달라지는 과정도 경험했다. 범피 구간에서는 노면 높이가 계속 달라지는 상황에서 차량이 움직였다. 바퀴가 각각 다른 높이의 노면을 통과하면서 서스펜션이 움직였고, 4MATIC 시스템은 노면 상황에 맞춰 구동력을 배분했다. 차체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각 바퀴의 접지력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의 작동을 체감할 수 있었다. 모래 구간에서는 바퀴가 헛도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때 휠 슬립 제어와 4MATIC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구동력을 노면에 전달했다. 일반적인 포장도로와 달리 타이어가 쉽게 미끄러질 수 있는 환경에서 구동 시스템이 개입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했다. 물을 통과하는 구간도 마련됐다. 최대 0.8m 깊이의 수심을 통과하면서 차체 하부와 타이어가 물에 잠기는 상황을 경험했다. GLE 오프로드 코스는 단순히 경사로를 오르는 데 그치지 않고 바위와 모래, 물 등 서로 다른 노면을 연속해서 통과하도록 구성됐다. 이후에는 메르세데스-AMG G 63을 이용해 G클래스 전용 오프로드 코스를 주행했다. GLE 코스보다 험준한 지형으로 구성된 이 코스에는 약 30도의 경사를 비롯해 록 트위스트, 록 크롤, 머글, 머드, 범피, 측경사 등 다양한 구간이 이어졌다. 같은 오프로드 주행이라도 GLE와는 다른 차체 구조와 구동 특성을 보다 극단적인 환경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코스였다. 특히 바위 구간인 록 트위스트와 록 크롤에서는 차축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이 이어졌다. 한쪽 바퀴가 높은 바위에 올라가고 다른 쪽 바퀴가 낮은 위치에 놓이는 상황에서 G 63의 서스펜션이 크게 움직였다. 이 과정에서 AMG 4MATIC+ 시스템이 각 바퀴에 필요한 구동력을 배분하면서 차량이 장애물을 통과했다. 측경사 구간에서는 G 63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경사면을 이동했다. 평지와 달리 차체가 크게 기울어진 상황에서 차량의 움직임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진흙 구간에서는 노면의 접지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주행 모드와 AMG 4MATIC+ 시스템에 따라 차량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범피 구간에서는 차체가 반복적으로 상하로 움직였고, 머드 구간에서는 타이어가 노면을 파고드는 상황이 이어졌다. 각각의 구간마다 노면 상태가 달랐지만 G 63은 AMG 4MATIC+ 시스템과 주행 보조 기능을 활용해 코스를 통과했다. AMG 스피드웨이는 2018년 6월 경기도 용인에 문을 연 4.3㎞ 길이의 서킷으로 16개 코너를 갖추고 있다. 2018년 11월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시작했으며 2024년 AMG 익스피리언스로 프로그램을 개편했다. 현재 AMG 디스커버, AMG 퍼포먼스, AMG 어드밴스드, AMG 나이트 서킷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AMG 스피드웨이 인근에 약 2만6000㎡ 규모로 조성됐다. SUV 드라이빙과 G 드라이빙, SUV+G 드라이빙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고객도 오프로드 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2026-09-30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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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로 오른 증시, 반도체 때문에 무너졌다
[경제일보] 코스피가 하루 만에 10% 넘게 폭락했다. 지난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84% 내린 6023.66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낙폭은 11.3%까지 커졌고 시장 전체의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4% 넘게 떨어졌다. 외국인은 약 5조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4조원가량을 받아냈다. 거래 종목 917개 가운데 오른 종목은 36개에 불과했다. 직접적인 충격은 글로벌 반도체주 매도세였다. 중국 메모리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성공적인 증시 상장과 중국의 노광장비 기술 진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인공지능 투자 과열과 반도체 수요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의문도 매도세를 부추겼다. 그러나 이번 폭락을 중국 반도체 기업이나 외국인 매도, 공매도 세력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외부 충격이 거셌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충격을 코스피 전체의 붕괴로 키운 것은 한국 증시의 편중된 구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두 종목이 흔들리면 업종과 실적이 다른 수백 개 기업까지 함께 추락하는 구조다. 한국 증시는 반도체 호황을 타고 빠르게 올랐다. 코스피는 지난 6월 9114.55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반도체주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불과 한 달여 만에 고점 대비 34% 밀렸다. 7월 하락률만 29%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0월의 월간 하락 폭까지 넘어섰다. 상승할 때는 반도체가 시장 전체를 끌어올렸지만 하락할 때도 같은 종목들이 지수 전체를 끌어내린 것이다. 특정 산업의 경쟁력이 증시를 이끄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미국 증시도 대형 기술기업의 영향력이 크다. 문제는 반도체를 제외하고 시장을 떠받칠 만한 두 번째, 세 번째 성장축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자동차와 바이오, 조선, 방산, 콘텐츠, 금융 등 경쟁력 있는 산업이 존재하지만 기업가치와 주주 신뢰를 높여 장기자금을 끌어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외국인 수급 의존도도 낮춰야 한다. 외국인이 대규모로 매도하면 이를 받아줄 국내 장기투자 기반이 취약하다. 개인투자자는 시장이 급락할 때 저가 매수에 나서지만 단기 손실을 감당할 능력이 제한적이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공모펀드 등 장기자금은 경직된 운용규정과 낮은 주식 비중, 투자자 불신에 묶여 있다. 외국인 자금이 빠질 때마다 환율과 주가가 동시에 흔들리는 천수답 구조가 반복되는 이유다. 장기투자자가 부족한 것은 단순히 자금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지배구조와 주주환원, 회계 투명성에 대한 불신도 장기투자를 가로막는다. 실적이 좋아도 지배주주의 결정에 따라 합병과 분할, 자사주 처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면 투자자는 장기 보유보다 단기 차익을 택하게 된다. 증시 안정은 매매 규제를 강화하는 것보다 기업이 주주의 신뢰를 얻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최근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변동성을 키웠는지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필요할 경우 개인투자자의 투자 한도를 제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정 대형주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은 상승장에서 수익을 키우지만 하락장에서는 매도 압력을 증폭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시장이 급락할 때마다 공매도를 금지하거나 가격 제한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공매도 불법행위와 시세조종은 엄벌해야 하지만 정상적인 가격 발견 기능까지 막으면 외국인 투자자의 불신과 시장 왜곡을 키울 수 있다. 서킷브레이커도 공포를 진정시키는 안전장치이지 주가 하락 자체를 막는 수단은 아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이라는 명분으로 주가 수준을 떠받치려 하기보다 구조적 취약성을 바로잡아야 한다. 우선 반도체 이외의 성장기업이 증시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산업정책과 자본시장 정책을 연결해야 한다. 성장기업의 상장을 활성화하되 부실기업의 우회 상장과 과도한 공모가 책정은 엄격히 걸러내야 한다. 퇴직연금과 연기금 등 장기자금이 국내 우량기업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주주환원 확대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자사주 제도 개선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기업의 장기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 시장이 신뢰를 얻지 못한 채 세제 혜택만 확대한다고 장기투자가 늘지는 않는다. 기업들도 반도체 호황이 영원할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연구개발과 인재,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주주와 시장에 기술 격차와 투자 성과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중국 기업의 부상을 단순한 저가 공세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생산능력과 기술 자립 속도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대비해야 한다. <서경>의 ‘거안사위(居安思危)’는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라는 뜻이다. 한국 증시는 반도체가 사상 최고치를 끌어올릴 때 편중의 위험을 충분히 살피지 않았다. 이제 시장이 무너진 뒤 투기세력과 공매도만 탓한다면 같은 충격은 다시 반복될 것이다. 반도체는 한국경제와 증시의 강력한 엔진이다. 그러나 하나의 엔진에만 의존하는 시장은 그 엔진이 멈추는 순간 전체가 흔들린다. 코스피 10% 폭락이 보여준 것은 반도체 산업의 실패가 아니라 반도체밖에 믿을 것이 부족한 증시의 취약성이다. 시장을 살리는 길은 주가를 임시로 떠받치는 데 있지 않다. 산업을 다변화하고 장기자금을 키우며 기업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다.
2026-07-29 10:3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