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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서울 25개 자치구에 매입임대 2만 가구…청년·신혼부부 87.5% 배정
[경제일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향후 3년간 서울 25개 자치구에 매입임대주택 2만여 가구를 공급한다.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제도 개선 이후 수도권 신축매입 약정 체결 물량이 크게 늘고, 관련 업무 인력도 확충하면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LH에 따르면 서울 전역에서 향후 3년간 매입임대주택 총 2만528 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연평균 약 6800 가구 규모다. 유형별로는 청년 1만4558 가구(70.9%), 신혼부부 3398 가구(16.6%), 기타 2572 가구(12.5%)다. 청년과 신혼부부 물량을 합하면 1만7956 가구로 전체의 87.5%에 달한다. 자치구별 공급 물량은 동대문구가 1920 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구로구 1900 가구, 강동구 1861 가구, 강서구 1638 가구 순이다. LH는 서울 25개 자치구에 물량을 분산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 도심 내 실수요층의 주거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매입임대주택은 LH가 민간 사업자가 새로 지은 주택을 준공 후 매입하거나 기존 주택을 사들여 청년·신혼부부 등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하는 공공주택이다. 신규 택지 조성이나 대규모 아파트 건설과 달리 도심 내 기존 주택과 민간 신축주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빠른 공급 수단으로 꼽힌다. 신축매입 방식은 착공 이후 입주까지 통상 1~2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공급 확대를 위해 민간 사업자의 참여 여건도 개선하고 있다. 지난 7월 민간 사업자의 초기 사업비 지원을 강화하고 공사 진행률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하는 제도 개선을 시행했다. 민간 사업자가 사업 초기에 부담해야 하는 자금 부담을 줄이고, 주택 건설 과정에서 공사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해 신축매입 사업 참여를 유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제도 개선 이후 사업 추진 단계별 물량도 증가했다. 지난 8월 이후 수도권의 월평균 신축매입 약정 접수 물량은 개선 전인 지난 4~7월보다 63% 늘었다. 서류심사 통과 물량은 49%, 심의 통과 물량은 162% 증가했으며, 약정 체결 물량은 482% 확대됐다. 서울 지역의 약정 체결 물량도 334% 늘었다. LH는 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인력도 확충했다. 수도권 신축매입 실무 인력은 연초 199명에서 282명으로 83명 늘었다. 내달까지 비정규직 62명을 우선 채용해 현장에 배치하고, 향후 업무량에 따라 추가 인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매입임대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류 심사와 사업성 검토, 약정 체결 등 관련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해 공급 지연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LH는 지난 5월 발표된 주택공급대책에 따라 2026~2027년 수도권 신축매입주택 6만2000 가구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도권에서 4만4000 가구, 서울에서 1만1000 가구의 신축매입 약정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약정 물량 가운데 수도권 4만 가구, 서울 1만 가구 이상을 연내 착공하고 내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한다. 현재 LH가 관리하는 매입임대주택은 전국 20만7000 가구다. 이 가운데 수도권이 11만3000 가구, 서울이 3만4000 가구다. 기존 관리 물량에 신규 공급을 더해 도심 내 임대주택 공급 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약정 단계에서 늘어난 물량을 실제 착공과 준공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매입임대주택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서울 청년 매입임대주택 경쟁률은 지난 2020년 44대 1에서 지난해 130대 1로 약 3배 상승했다.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 경쟁률 역시 같은 기간 0.9대 1에서 6.7대 1로 7배 이상 높아졌다.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와 도심 접근성이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청년 매입임대주택의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40~50% 수준이며, 보증금은 100만~2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된다. 일부 주택에는 가전과 가구 등 빌트인 시설도 갖춰져 있다.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종로구 연지동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종로5가역에서 도보로 약 7분 거리에 있으며, 지난해 6월 입주자 모집 당시 경쟁률은 40대 1을 기록했다. 해당 주택의 보증금은 100만~200만원, 월 임대료는 40만~60만원 수준이다. LH가 제시한 서울 오피스텔 평균 시세인 보증금 1000만원, 월세 80만~100만원보다 낮다.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은 입주자의 소득과 자산 기준에 따라 유형이 나뉜다. Ⅰ유형은 시세의 30~40% 수준, Ⅱ유형은 시세의 70~80% 수준으로 임대료가 책정된다. 자격 요건을 충족하면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공급한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은 2가구 모집에 128명이 신청해 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H는 올해 청년 매입임대주택 5522 가구와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 5171 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청년 유형의 약 68%, 신혼·신생아 유형의 약 58%가 수도권에 배정된다. 서울에 계획된 2만528 가구 공급과 함께 수도권 전반에서도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한 물량 확보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이성훈 LH 사장은 "정부의 주거안정플랜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수도권과 서울에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층이 체감할 수 있는 매입임대주택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2026-10-11 15: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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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2000조, 금리 올리면서 빚 늘리는 정책 끝내야
[경제일보] 가계부채가 결국 20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5조9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컸다. 가계대출은 1891조3000억원으로 24조9000억원 증가했고, 판매신용도 128조5000억원으로 9000억원 늘었다. 2000조원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증가 속도다. 가계부채가 줄기는커녕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은 금리와 부동산, 금융정책 사이에 엇박자가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물가를 잡겠다며 기준금리를 올리고 다른 쪽에서는 주택시장과 실수요자를 지원한다며 금융을 풀 경우 정책 효과는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인상했다.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서다. 여기에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금융안정 위험도 여전히 크다고 봤다. 그러나 금리가 올라가는데도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면 통화정책만으로 부채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계부채의 위험은 단순히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대출이 늘면 금리 상승의 충격도 커진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많이 가진 가계와 소득이 불안정한 자영업자, 다중채무자에게 기준금리 인상은 곧바로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한국은행도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취약차주 비중 상승과 일부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를 위험요인으로 지적했다.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상당 부분을 원리금 상환에 쓰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소비 감소는 자영업자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내수 부진을 키운다. 가계부채는 부동산 문제가 아니라 성장과 소비, 자영업과 금융안정을 동시에 압박하는 구조적 문제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최근 주택·금융지원 정책은 더욱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지원을 강화하고,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금융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공급 프로젝트에 필요한 금융지원을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내놓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서 주택공급 금융지원 확대와 함께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당초 1.5%에서 3% 수준으로 높였다. 확대된 대출 여력을 주택공급과 청년·실수요자 지원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려 대출 수요를 억제하는 시점에 가계부채 총량 증가 허용폭을 두 배로 넓힌 것은 시장에 엇갈린 신호를 줄 소지가 있다. 정책 목적이 다르더라도 통화·금융정책의 방향이 충돌하지 않도록 세밀한 조율이 필요하다.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향은 맞다. 서울과 수도권의 공급 부족이 장기간 이어지면 집값 불안과 대출 증가가 다시 반복될 수 있다. 정상적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일시적인 자금경색 때문에 멈추지 않도록 금융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공급 금융과 주택 구입 금융은 구분해야 한다. 실제 주택 공급을 늘리는 PF와 건설자금은 필요한 곳에 투입하되, 가계의 주택 매수 여력을 무차별적으로 키우는 지원은 신중해야 한다. 저금리·고한도 대출이 실수요자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하게 확대되면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매수 수요부터 자극할 수 있다. 실수요자 보호라는 명분도 정교하게 적용해야 한다. 생애 최초 구입자나 신혼부부, 청년의 주거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소득과 상환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대출 한도를 확대하는 방식이라면 결국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은 빚을 지게 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집을 살 기회를 주는 것과 빚을 낼 기회를 늘리는 것은 같은 정책이 아니다. 가계부채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방향을 맞추는 일이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며 수요를 억제하는데 정부가 재정과 금융으로 주택 수요를 크게 늘린다면 한쪽은 브레이크를 밟고 다른 쪽은 가속페달을 밟는 셈이다. 결국 더 높은 금리와 더 많은 부채라는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 아래 공급 확대, 대출 규제, 세제 정책이 같은 방향을 가야 한다. 공급은 장기적으로 충분히 늘리되 단기적인 투기 수요와 과도한 레버리지는 누르는 것이 먼저다.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주택가격 상승을 전제로 과도하게 빚을 내는 구조는 줄여 나가야 한다. 취약차주 지원도 전면적인 채무 탕감이나 이자 보전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 상환 의지가 있고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차주에게는 만기 조정과 장기·고정금리 전환, 재기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반면 상환능력을 넘어선 신규 대출까지 정책적으로 늘려주는 것은 문제를 미래로 미루는 데 불과하다. 가계부채 문제의 근본에는 부동산에 지나치게 집중된 한국 가계의 자산구조도 있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강할수록 가계는 미래 소득을 앞당겨 대출을 받고 주택을 산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다시 대출이 늘고 그 유동성이 집값을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고리를 끊으려면 주택 공급만으로는 부족하다. 금융자산을 통한 장기적인 자산 형성 기회를 넓히고,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며, 주거 이동이 자산투자와 동일시되는 구조도 함께 손봐야 한다. 가계부채 2000조원 돌파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문제가 아니다. 저금리와 부동산 상승 기대, 대출 확대와 정책의 반복적인 완화·규제가 오랜 기간 쌓인 결과다. 어느 한 정부나 한국은행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도 없다. 하지만 지금부터의 선택은 다를 수 있다. 통화정책과 금융정책, 주택정책이 서로 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구조부터 끝내야 한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면 정부도 불필요한 수요 자극부터 걷어내야 한다. 주택 공급 금융은 확대하되 가계부채를 다시 끌어올릴 정책대출은 선별해야 한다. 가계부채는 한번 커지면 금리를 내릴 때도, 올릴 때도 경제정책의 발목을 잡는다. 금리를 올리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금리를 낮추면 다시 부동산과 대출을 자극할 수 있다. 2000조원의 부채는 한국경제가 움직일 수 있는 정책 공간을 그만큼 좁히고 있다는 의미다. 이제 필요한 것은 ‘대출을 조이느냐 푸느냐’의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공급에 필요한 돈은 풀되 투기와 과도한 레버리지는 막아야 한다. 취약차주는 정밀하게 가려 보호하는 금융정책이 요구된다. 가계부채 2000조원은 숫자가 아니라 경고다. 금리는 올리면서 빚은 더 늘어나는 정책 조합이 계속된다면 그 비용은 결국 국민이 떠안는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정책 방향부터 맞춰야 한다. 가계부채를 관리하면서 주택 공급과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정교한 균형이 지금 한국경제에 가장 필요한 과제다.
2026-08-20 10: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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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빌라 비중 12.9%…공급 줄고 수요도 달라졌다
[경제일보] 서울 빌라 시장에서 신축 주택 비중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올해 1~7월 서울에서 거래된 연립·다세대주택 2만4651건 가운데 준공 5년 이내 주택은 3191건으로 12.9%를 차지했다. 2021년 같은 기간에는 전체 거래 3만8055건 중 31.2%가 준공 5년 이내 주택이었다. 전체 빌라 거래보다 신축 거래 감소 폭이 훨씬 컸다. 같은 기간 서울 연립·다세대 전체 거래는 35.2% 줄었지만 준공 5년 이내 주택 거래는 73.2% 감소했다. 최근 빌라 거래가 일부 회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수요 부진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올해 1~4월 서울 빌라 거래량은 1만413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9% 증가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과 대출 부담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연립·다세대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규 공급은 크게 줄었다. 서울 연립·다세대 착공 물량은 2021년 2만3751가구에서 지난해 4597가구로 80.6% 감소했다. 거래시장보다 주택을 새로 짓는 시장의 위축이 더 두드러진 셈이다. 지역별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강동구의 신축급 빌라 거래 비중은 2021년 51.4%에서 올해 17.5%로 낮아졌다. 영등포구는 47.5%에서 13.0%, 구로구는 41.0%에서 6.8%, 송파구는 38.6%에서 8.4%로 줄었다. ◆ 거래보다 더 많이 줄어든 착공 신축 빌라 감소의 배경에는 2022년 이후 이어진 전세사기 여파가 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잇따르면서 빌라 임대차 시장에 대한 경계가 커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 가입 기준도 강화됐다. 기존 빌라 사업은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건축비와 금융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이 적지 않았다. 보증 가입 기준이 강화되고 전세가격이 낮아지면서 과거와 같은 사업 방식은 어려워졌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도 신규 사업의 부담을 키웠다. 빌라를 바라보는 수요자의 판단 기준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아파트보다 낮은 가격과 도심 접근성이 주요 선택 기준이었다면 전세사기 이후에는 보증금 반환 가능성과 주택가격, 향후 매각 가능성 등을 함께 따지는 경우가 늘었다. 국토연구원은 비아파트가 가격과 입지 측면에서 청년층 등의 주거 수요를 흡수하고 있지만 주택 관리와 자산가치, 거래 유동성 등에 대한 우려가 매입 수요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아파트와 비아파트 거주 가구의 경제적 격차도 적지 않다. 국토연구원 분석에서 아파트 거주 가구의 소득은 비아파트 거주 가구보다 1.8배, 자산은 2.2배 많았다. 비아파트 공급 감소를 단순히 한 주택 유형의 시장 위축만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 정부, 2030년까지 수도권 13만호 착공 추진 정부도 비아파트 공급 감소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13만호 착공을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수도권 비아파트 착공은 2021년 6만2552가구에서 지난해 1만3747가구로 약 78% 감소했다. 아파트와 비교해 사업 기간이 짧은 비아파트 공급을 회복해 수도권 주택 부족을 보완하겠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건축과 금융 규제도 일부 완화한다. 다가구주택의 층수 제한을 3개 층에서 4개 층으로 완화하고 다세대·다가구 건설자금 대출 한도를 가구당 7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높인다. 신축 비아파트를 매입하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도 완화된다. 지역에 따라 최대 6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민간 사업자의 자금 조달 여건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청년층의 비아파트 구입을 지원하는 금융상품도 도입한다. 정부는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하는 청년에게 LTV를 최대 80%까지 적용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내놓기로 했다. 공급자에게는 건설자금을 지원하고 수요자에게는 매입 자금 조달을 돕는 방식이다. 감소한 비아파트 공급과 거래를 동시에 회복시키려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 공급 늘어도 수요 회복은 별도 문제 다만 금융과 건축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신축 빌라 공급과 거래가 동시에 회복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전세사기 이후 시장의 신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새 빌라를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과 실제 매수·임차 수요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가격과 보증금 안전성, 건물 관리, 향후 거래 가능성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공사비 상승도 변수다. 자재비와 인건비가 오른 상황에서는 새로 공급되는 비아파트의 분양가와 임대료가 과거보다 높아질 수 있다. 공급 물량이 늘더라도 수요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대를 벗어나면 거래 활성화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13만호 역시 준공이나 입주가 아닌 착공 기준이다. 사업자가 토지를 확보하고 인허가를 거쳐 실제 공사를 시작한 뒤 준공과 입주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계획된 물량이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비아파트 공급 정책에서는 세입자 보호 문제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급 확대를 위해 보증 기준이나 금융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할 경우 전세사기 방지 대책과 충돌할 수 있다. 반대로 규제가 지나치게 강하면 신규 공급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이 공급 확대와 임대차 안전장치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주택 관리와 하자보수, 시세 정보 제공 등 비아파트의 주거 품질과 거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도 과제로 꼽힌다. 서울 빌라 시장에서는 최근 거래가 일부 살아나는 가운데 신축 주택 비중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수요가 완전히 사라졌다기보다 공급과 수요의 조건이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비아파트 13만호 공급정책의 효과도 착공 물량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실제 준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물량, 분양·임대가격, 전세보증 안전성, 매수·임차 수요가 함께 움직이는지를 살펴야 한다. 신축 빌라 공급 감소가 일시적인 조정인지 비아파트 시장의 장기적인 변화인지는 이 과정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2026-08-20 07: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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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또 푼다는 정부…서리풀 2만호도 입주는 2031년
[경제일보]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수도권에 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자곡동, 송파구 방이동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추가 해제가 결정된 단계는 아니다. 국토부도 장관 발언 뒤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 방안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주무부처 장관이 그린벨트 해제를 직접 공급 수단으로 언급하면서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추가 공급대책에 서울의 그린벨트가 포함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2024년 발표한 서리풀, 입주는 2031년 정부가 새 그린벨트를 풀어도 당장 공급되는 주택은 없다.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인 서리풀지구 일정을 보면 신규 택지가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알 수 있다. 정부는 2024년 11월 서초구 원지·신원·염곡·내곡동과 우면동 일대를 서리풀지구로 선정하고 2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1만8000호 규모의 서리풀1지구는 올해 2월, 2000호 규모의 서리풀2지구는 지난 6월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다. 후보지 발표 이후 지구 지정까지 1년 넘게 걸렸다. 입주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서리풀1지구는 2029년 첫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리풀2지구는 2027년 지구계획 승인과 2028년 착공·분양을 거쳐 2031년 입주를 목표로 잡고 있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돼도 후보지 발표에서 주민 입주까지 6~7년이 걸린다. 새 후보지가 선정되면 지구 지정과 토지 보상, 교통대책 마련, 지구계획 승인, 착공 등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주민 반발이나 보상 협의가 길어질 경우 일정은 더 늦어질 수 있다. 그린벨트를 풀어도 당장의 공급 부족을 메우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세입자는 몇 년 뒤보다 지금이 급하다 서울 전월세 시장은 이미 불안하다.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전세보다 월세를 택하는 임대차 거래도 늘고 있다. 정부의 8·3 세제개편안이 실거주에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짜이면서 집주인이 임대주택을 매도하거나 직접 거주하는 쪽을 택할 경우 전월세 매물이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전월세 시장 움직임을 8·3 세제개편의 영향으로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관련 법 개정도 남아 있다. 그러나 지금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에게 올해 새로 발표될 택지의 주택은 선택지가 될 수 없다. 정부가 중장기 공급을 늘리는 것과 별도로 당장의 전월세 불안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공급 숫자는 계속 늘었는데 정부가 수도권 공급계획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7 대책에서는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호 착공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1월에는 용산과 과천 등 도심 공공부지와 유휴부지를 활용해 6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서도 수도권 대규모 공급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새 대책에서는 전체 공급 규모와 함께 실제 신규 물량이 얼마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 처음 확보한 물량과 이미 발표한 사업의 속도를 높여 다시 포함한 물량을 구분하지 않으면 정부 발표 숫자와 시장이 체감하는 신규 공급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후보지와 전체 물량만 공개해서는 공급계획의 실효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각 사업의 지구 지정과 착공, 분양, 입주 목표 시점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미 발표한 공급 사업이 현재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도 같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그린벨트,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정부와 서울시는 공급 방식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정부는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리풀지구가 서울의 마지막 그린벨트 해제여야 한다며 추가 해제에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과 영등포·구로·금천 등 준공업지역의 고밀개발을 통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신규 택지를, 서울시는 기존 도심의 정비사업을 앞세우고 있다. 신규 택지는 대규모 물량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입주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재건축·재개발 역시 조합 갈등과 사업성, 인허가 등이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시장에서는 어느 방식으로 몇 호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는지보다 실제 착공과 입주가 언제 이뤄지는지를 볼 수밖에 없다.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신규 택지 확보는 미래의 공급 부족에 대비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미래에 지어질 주택을 지금 시장에 나오는 공급 물량처럼 계산할 수는 없다. 공급 물량은 발표하는 날 숫자로 잡히지만 세입자가 그 집에 들어가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린다. 이번 추가 공급대책이 또 하나의 ‘몇만호’ 발표에 그칠지, 실제 공급 일정을 앞당길지는 착공·분양·입주 계획을 보면 알 수 있다.
2026-08-13 07: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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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토위서 부동산 책임 공방…"吳 시장 탓"vs"李 정부 탓"
여야는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열고 부동산 문제를 두고 서로 "오세훈 서울시장 탓", "이재명 정부 탓"이라며 책임 공방을 벌였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각 정부 집권 1년 차에 수도권 주택 매매가 누적 변동률을 보면 현 정부 들어 상승률이 제일 높다"고 포문을 열었다. 강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통령 후보자가 세금으로 집값 안정화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임기 1년 만에 뒤집어 버렸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 국민이 우리 정부를 믿고 따라가야 하겠다고 누가 생각하겠나"라고 따졌다. 엄태영 의원은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을 두고 시중에 회자하는 말이 있다. 사자니 취득세, 팔자니 양도세, 살자니 종부세, 보유하자니 보유세, 주자니 증여세, 죽자니 상속세, 안 사자니 전월세값 급등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자 국민을 옥죄는 가렴주구다, 또 집값 잡겠다고 집 가진 국민 잡는다는 성토가 들끓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서울 주거 전월세난 심각하다. 어디부터 시작됐나 추적했는데 오세훈 시장 전임 4년간 주택공급을 착공 기준으로 확인해 보니 10년 평균에 비해 58%밖에 안 된다"고 역공에 나섰다. 김 의원은 "비아파트 공급도 10년 평균에 비해 32%밖에 안 된다. 주거난, 전월세난의 원인이 오세훈 시장 전임 4년 동안 이미 제공이 돼 있었다"고 목소리를 냈다. 안태준 의원은 "정부가 공급 대책만 발표하고 정작 집은 짓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지 않나. 실제 정부가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총 136.9만 호 연평균 27.4만 호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도 수도권에 26.8만 호, 서울에 6.6만 호 착공이 목표"라며 "최근 3년 대비해 높은 수준인데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국토위에선 세제 개편안 관련해 정부의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이 대통령이 해소를 주문한 '결혼 페널티'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또 최근 논란이 된 '폐버스 청년주택' 아이디어를 겨냥해서는 "국민 염장 지르는 검토할 가치도 없는 제안"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국토위 소속으로 해당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가 철회한 황희 민주당 의원은 회의에 불출석했다.
2026-08-11 17: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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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제, 상식으로 돌아가자
[경제일보] 부동산 세제는 국민의 삶과 가장 밀접하면서도 가장 복잡한 제도다. 집은 거주 공간인 동시에 가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세금이 조금만 바뀌어도 매매와 보유, 증여와 상속 계획이 흔들린다. 그만큼 부동산 세제는 신중하고 일관되게 설계돼야 한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세제개편안은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의 보유 부담을 높이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손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투기성 보유에는 더 큰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주택을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니라 시세 차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위에 적정한 세 부담을 지우겠다는 방향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세제는 선의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세 부담이 커졌을 때 시장에 매물이 늘어날지, 오히려 거래가 잠길지 살펴야 한다. 고가 주택 보유자가 세금을 임대료에 전가할 가능성도 따져야 한다. 장기보유 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거주하지 못한 고령자나 장기 임대사업자, 지방 근무자 등이 과도한 부담을 지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정책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다. 정부는 세제를 발표하는 데서 끝낼 것이 아니라 거래량과 매물, 임대료, 지역별 가격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면 신속히 보완해야 한다.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오랫동안 집값에 따라 세율과 규제를 바꾸는 일을 반복해 왔다. 집값이 오르면 보유세와 양도세를 높이고 대출을 조였다. 거래가 얼어붙으면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풀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취득세의 기준이 달라졌고 공제 방식도 수차례 손질됐다. 그 결과 세법은 전문가조차 해석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해졌다. 국민은 집을 사거나 팔 때마다 세무 상담부터 받아야 했다. 같은 주택을 보유해도 취득 시기와 지역, 보유 기간, 거주 여부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졌다. 부동산 세제가 조세 원칙보다 정책 목적에 따라 누더기처럼 덧붙여졌기 때문이다. 시장에 가장 나쁜 것은 높은 세금만이 아니다. 앞으로 세금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다. 세율이 다소 높더라도 기준이 명확하고 장기간 유지된다면 국민은 자산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반대로 정부가 집값 움직임에 따라 세금을 수시로 바꾸면 거래자는 결정을 미루고 시장은 얼어붙는다. 부동산은 공급과 수요, 금리와 유동성, 교통과 교육, 일자리와 지역 선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시장이다. 세금 하나로 가격을 잡을 수 있다는 접근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불안은 원하는 지역에 양질의 주택이 부족하고, 일자리와 교육·문화 인프라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보유세를 올린다고 선호 지역의 주택이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양도세를 높인다고 수도권 집중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세 부담이 과도하면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증여를 선택해 거래 가능한 주택이 줄 수 있다. 세금으로 수요를 억누르는 동안 공급 대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가격 불안은 다시 나타날 수밖에 없다. 특히 보유세와 거래세의 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 한국은 취득세와 양도세 등 거래 과정의 세 부담이 무거운 편이다. 여기에 보유세까지 급격히 높아지면 집을 보유하기도 어렵고 처분하기도 어려운 구조가 된다. 시장의 이동성이 떨어지고 매물이 잠기면 실수요자의 선택지는 오히려 줄어든다. 보유에 적정한 부담을 지우는 대신 정상적인 거래를 가로막는 세금은 낮추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투기성 단기 거래에는 무거운 책임을 묻되 장기 보유자가 주거와 생애 계획에 따라 집을 옮기는 과정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 세금은 시장을 봉쇄하는 장벽이 아니라 자원의 효율적인 이동을 돕는 장치가 돼야 한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보호 원칙도 분명해야 한다. 소득이 없는 고령자가 오랫동안 거주한 집의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세금을 내게 하는 것은 조세 정의와 거리가 있다. 과세 이연이나 납부 유예, 고령·장기보유 공제 등 현실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 다주택자라고 모두 투기 세력으로 보는 시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임대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장기 임대인과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 수요는 구분해야 한다. 주택 수만으로 선악을 나누는 과세는 시장 현실을 왜곡하고 임대 공급을 줄일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은 세제 중심에서 종합 처방으로 전환돼야 한다. 도심 재건축과 재개발을 합리적으로 촉진하고, 역세권과 산업 거점에 양질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인허가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착공과 준공, 실제 입주까지 이어지는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 교통망과 학교, 의료와 돌봄 시설도 주택 공급과 함께 구축해야 한다. 수도권 주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방에 건물만 짓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대학, 문화와 의료가 함께 있는 생활권을 만들어야 한다. 부동산 문제는 결국 국토와 산업, 교육 정책의 문제이기도 하다. 금융정책도 실수요와 투기를 구분해야 한다. 갭투자와 과도한 차입은 엄격히 관리하되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 최초 구입자의 내 집 마련 기회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 소득과 상환 능력에 따른 대출 원칙을 지키면서도 획일적인 규제로 실수요자를 시장 밖으로 밀어내지 말아야 한다. 좋은 세금은 많이 걷는 세금이 아니다. 국민이 이해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세금이다. 과세 기준은 단순하고 명확해야 하고 비슷한 경제적 능력에는 비슷한 세 부담이 적용돼야 한다. 제도를 바꿀 때는 충분한 예고 기간을 두고 기존 보유자의 신뢰도 보호해야 한다. 부동산 세제를 정치적 메시지로 활용해서도 안 된다. 집을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 다주택자와 무주택자를 편 가르는 방식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 조세는 특정 계층을 응징하는 수단이 아니다. 부담 능력에 따라 공공서비스 비용을 공정하게 나누고 시장의 왜곡을 줄이는 제도다. <논어>에는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라는 ‘정자정야(政者正也)’가 나온다. 부동산 정책도 시장을 억지로 끌어내리거나 떠받치는 데 목적을 두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고 실수요자가 안정적으로 거주하며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도록 만드는 것이 정치와 정책의 역할이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집값 등락만으로 평가돼서는 안 된다. 국민이 세제를 신뢰할 수 있게 했는지, 실수요자가 안정적으로 집을 마련할 수 있게 했는지, 공급과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시장을 만들었는지가 더 중요한 성적표다. 부동산 정책의 목표는 집값을 인위적으로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안정적으로 거주하고 필요한 사람이 합리적인 가격에 집을 사고팔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세금도 이 원칙 위에서 설계돼야 한다. 세금은 집값을 잡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시장을 바로 세우기 위한 수단이다. 부동산도 세금도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기본과 원칙, 상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예측 가능한 세제와 충분한 공급, 실수요 중심의 금융정책이 함께 갈 때 국민의 주거 안정과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도 가능하다.
2026-08-07 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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