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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비자 동맹…스테이블코인 이어 AI 결제까지 노린다
[경제일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글로벌 결제기업 비자와 손잡고 스테이블코인의 결제·송금 등 실사용 영역 확대에 나선다. 디지털자산 거래를 중개하는 거래소 사업을 넘어 기존 금융·결제 인프라와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나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결제망과 디지털자산 기술을 결합해 두나무의 사업 영역을 금융·결제 분야로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8일 두나무는 비자와 스테이블코인 및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금융·결제 시장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비자 글로벌 마켓 서포트 센터에서 협력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번 협력은 두나무가 보유한 디지털자산 관련 기술과 비자의 글로벌 결제·자금 이동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을 중점으로 진행된다. 양사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와 글로벌 송금, 결제·정산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가능성을 검토하고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자산과 기존 금융 인프라를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다만 당장 특정 서비스가 출시되는 것은 아니다. 양사는 현재 다양한 사업 기회를 검토하는 단계로, 구체적인 서비스 형태와 대상 국가, 출시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향후 관련 법규와 규제 요건, 기술적·상업적 검토를 거쳐 단계적으로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두나무가 비자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활용에 나서는 것은 디지털자산의 실제 사용처를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현재 디지털자산 시장은 거래와 투자 목적의 이용 비중이 높은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와 송금에 활용할 경우 기존 금융시장과 디지털자산 시장의 접점을 넓힐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나 특정 자산 등에 가치를 연동하도록 설계된 디지털자산으로, 일반적인 가상자산보다 가격 변동성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이에 국경 간 송금이나 결제·정산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역시 발행 구조와 준비자산, 상환 체계 등에 따라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어 실제 금융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안정성과 함께 규제 체계가 중요하다. 두나무는 업비트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디지털자산 거래·보관·이전 노하우를 이번 협력의 기반으로 활용한다. 블록체인 인프라와 보안, 이상거래 탐지, 자금세탁방지(AML) 등 거래소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역량을 비자의 결제·송금 네트워크와 결합해 디지털자산이 실제 금융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범위를 결제와 송금에만 한정하지 않고 오픈 스탠다드인 OUSD를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도 검토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자산을 기존 금융 시스템과 연결하는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AI와 스테이블코인을 결합한 차세대 결제 영역도 협력 대상이다. 양사는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탐색하고 구매와 결제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틱 커머스'를 비롯해 AI 결제에 필요한 기술과 인프라, 관련 생태계 발전 방향 등을 검토한다. AI 에이전트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실제 구매와 결제까지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할 경우 결제 주체와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두나무와 비자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AI 기반 금융·결제와 디지털자산의 결합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찾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협력은 디지털자산과 기존 금융망을 연결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업비트라는 국내 대표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며 확보한 기술·운영 역량과 비자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가 결합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의 실사용 영역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AI와 스테이블코인, 토큰화의 확산은 금융과 커머스의 작동 방식을 변화시킬 핵심적인 흐름"이라며 "글로벌 결제 분야를 선도해 온 비자와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자산과 기존 금융을 연결하고,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글로벌 금융 경험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8-28 08: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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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과세 5개월 앞두고 '2년 유예' 청원…주식과 다른 과세체계 논란
[경제일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2년 더 미뤄달라는 국민청원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과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장 인프라와 투자자 보호 제도가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부터 부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과 비교해 개인 투자자의 세 부담 구조가 지나치게 다른 것 아니냐는 ‘과세 형평성’ 논쟁도 다시 불붙고 있다. 27일 국회 전자청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시작된 ‘코인과세 2년 유예에 관한 청원’은 닷새 만에 동의자 1만명을 넘어섰다. 9월 20일까지 5만명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청원인은 가상자산 과세 첫 신고 시점이 2028년 5월로 총선 직후인 만큼 정치적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며 2028년까지 유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이미 두 차례 시행이 미뤄졌다. 국회는 2024년 12월 소득세법을 개정해 시행 시점을 2027년 1월 1일 이후 양도·대여분으로 2년 연기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서 필요경비를 뺀 금액 가운데 연 25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20%의 세율이 적용되며 다음 해 5월 신고한다. 지방소득세까지 고려하면 실질 세 부담은 22% 수준이다. 따라서 현재의 논쟁은 ‘과세할 것이냐’보다 ‘지금 시행할 준비가 됐느냐’에 가깝다. 국세청은 이미 가상자산 거래자료 제출을 위한 서식과 세원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있고, 과세 기준과 취득가액 산정 방식도 법령에 담았다. 즉 정부가 아무런 준비 없이 과세를 추진하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투자자가 여러 거래소와 개인지갑, 해외 플랫폼을 오가는 현실에서 거래내역을 정확하게 통산하고 취득가격을 입증하는 문제는 여전히 제도 운용의 핵심 과제로 남는다. ◆ 시장도 ‘폭발적 호황’과는 거리 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보면 과세를 서둘러야 할 정도로 시장이 일방적인 호황 국면에 있는 것도 아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의 2025년 하반기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87조2000억원으로 상반기보다 8% 감소했고, 일평균 거래규모도 5조4000억원으로 15% 줄었다. 거래가능 이용자 계정은 1113만개로 3% 늘었지만 100만원 미만을 보유한 계정이 826만개에 달했다. 거래소 영업손익도 6178억원에서 3807억원으로 38% 감소했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 수요도 변수다. 타이거리서치와 체이널리시스는 국내 투자자로 추정되는 지갑을 분석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로 이동한 가상자산 규모가 약 7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에만 약 168조원이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는 온체인에서 식별 가능한 경로를 대상으로 한 추정치여서 국내 투자자 전체의 실제 자금 이동을 의미하는 공식 통계는 아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해외 이동이 국내에서 투자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제한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시장이 현물거래 중심에 머무는 동안 해외에서는 파생상품과 스테이블코인, 예측시장 등으로 활용 영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과세가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만 추가적인 비용과 행정 부담을 키울 경우 일부 수요가 해외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왜 코인만 먼저?”…주식과 과세 형평성 논쟁 가장 민감한 쟁점은 주식과의 형평성이다. 현재 국내 상장주식은 소액주주가 장내에서 거래해 얻은 양도차익에는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주식은 대주주가 과세 대상이며, 2026년 기준 상장주식 대주주 요건은 종목별 보유액 50억원 이상 또는 일정 지분율 이상이다. 반면 가상자산은 투자 규모와 관계없이 연간 소득 250만원을 넘으면 과세하는 구조다. 물론 두 자산의 법적·경제적 성격이 다르고 국내 주식 거래에는 증권거래세 등 별도의 과세체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만으로 ‘불공정하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투자자가 동일하게 자본이득을 얻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가상자산에만 상대적으로 낮은 과세 문턱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정책적 질문은 피하기 어렵다. 과세 유예론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세금을 걷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 보호, 해외거래 추적, 취득가액 검증, 손익 산정 등 제도를 먼저 보완한 뒤 과세하자는 주장이다. 특히 현행 제도는 연간 손익을 통산하지만 가상자산의 복잡한 거래 구조를 고려한 세부적인 납세 편의와 해외거래 대응이 실제 시행 과정에서 얼마나 원활하게 작동할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하다. 한편 정부가 선택해야 할 것은 ‘과세를 하느냐 마느냐’보다 ‘왜 지금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이다. 이미 법률상 시행시점이 정해져 있고 국세청의 준비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유예 주장 역시 충분한 근거가 필요하다. 반대로 시장 규모와 투자자 행태가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제도의 허점을 그대로 둔 채 시행부터 서두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내년 시행까지 남은 기간 동안 정부가 거래자료 확보와 해외거래 대응, 투자자 보호 장치를 얼마나 촘촘하게 보완하느냐가 관건이다.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자산으로 자리 잡으려면 과세의 속도보다 과세체계의 완성도가 먼저 증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26-08-27 08: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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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AI' 독립시키는 카카오…복합기업 할인·의사결정 비효율 정면돌파
[경제일보] 카카오가 AI 사업과 투자·자회사 관리 기능을 분리하는 인적분할을 단행한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 사업에 집중하는 '카카오AI'와 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주요 자회사를 관리하고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는 '카카오X'로 회사를 나눠 사업별 전문성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카카오는 '카카오 인적분할 설명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해 인적분할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설명회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11월 23일을 주주확정일로 정한 뒤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 승인을 받는다. 오는 12월 31일을 신주 배정 기준일로 하고 내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하며 이후 내년 1월 27일 카카오X와 카카오AI의 변경상장 및 재상장이 이뤄질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번 분할의 핵심 배경으로 카카오가 그동안 받아온 '복합기업 할인' 해소를 꼽았다. 카카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외 증권사들이 평가한 카카오의 주요 자산 합산 가치는 약 34조2000억원이지만 최근 3개월 기준 카카오 시가총액은 약 16조8000억원에 그쳤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이날 인적분할 설명회를 통해 "현저한 복합기업 할인을 해소하고자 한다"며 "국내외 증권사가 평가하는 카카오 개별 사업 부문들의 모든 합산은 34조20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최근까지의 카카오 3개월 신규 시총은 16조8000억원으로 비교해 보면 50% 이상 절하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제시한 또 다른 이유는 AI 사업의 독립적인 가치 평가다. 현재 카카오가 B2C IT 서비스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AI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 명확한 성장 전략과 수익 모델을 제시하면 AI 기업에 적용되는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의사결정 구조의 비효율도 분할 배경으로 제시했다. 카카오는 최근 5년간 이사회 의사결정 가운데 약 85%인 23건이 카카오 본체의 기업가치 제고보다 자회사 지원이나 경영 현안과 관련된 안건이었다고 밝혔다. 최근 1년간 내부 투자심의기구에서 다룬 32건의 안건 중에서도 약 84%가 자회사 관련 안건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 내정자는 "최근 2~3년간 카카오 경영자원의 상당 부분이 자회사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관리하느라 쓰였다"며 "이번 분할을 통해 복합기업 할인을 명시적으로 해소하고, 카카오가 자랑하던 성장 속도를 복원하고, 사업별 전문화된 의사결정으로 자원을 배분해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 카카오AI, 카카오톡 기반 'B2C AI'에 집중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AI 기술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카카오가 보유한 5000만 이용자의 일상과 관계·맥락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이전틱 AI 서비스를 구축하고 광고·커머스와 결합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AI의 가장 큰 경쟁력은 5000만 이용자에게 안정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한 풀스택 AI 역량"이라며 "인프라부터 모델, 플랫폼, 서비스까지 AI 전 레이어를 최적화하면서 카카오톡 내 새로운 에이전틱 AI 경험을 만들어 나가는 동시에 광고와 커머스에서 이미 AI가 단단하게 구축되어 있는 다양한 도구로 전반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온디바이스 우선'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이용자 요청의 절반가량을 자체 경량 AI 모델을 통해 기기에서 처리하고 복잡한 요청은 서버 AI 모델과 전문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AI 컨덕터를 통해 요청의 복잡도와 난이도를 판단하고 최적의 AI 모델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서버 추론 비용을 최대 90%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추론 비용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를 피하고 5000만 이용자를 대상으로 AI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비용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카카오AI는 AI 에이전트가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광고·검색·상품 구매·외부 서비스 이용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목표로 기업 전략을 설계하고 있다. 광고에서는 이용자의 의도를 분석해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하고 구매까지 연결하는 '에이전틱 광고'를 선보인다. 검색 광고 시장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카카오AI는 오는 2030년까지 AI 매출 1조원 이상, 전체 매출 6조원 이상,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약 20%,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조원 이상, 영업이익률은 30%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5%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오는 2030년에는 하루 200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AI를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 내정자는 "현재 카카오톡에서 능동적 이용자 3000만명에서 80%를 잡더라도 2000만명"이라며 "AI가 실질적으로 적용될 경우 DAU 2000만명은 가능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 카카오X, 금융·콘텐츠·모빌리티 중심 투자회사로 카카오X는 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주요 자회사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역할을 맡는다. 카카오X 산하 주요 사업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 등 테크핀, 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픽코마 등 콘텐츠, 카카오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등 3대 축으로 구성된다. 테크핀에서는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 콘텐츠에서는 팬덤과 IP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사업 확대, 모빌리티에서는 로보택시와 로봇 물류 등 피지컬 AI 영역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카카오X 산하 사업의 매출도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약 13% 성장해 지난해 5조6000억원 대비 2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는 인적분할 이후 두 법인은 독립적인 경영 체계를 갖추지만 카카오톡과 자회사 간 사업 협력까지 끊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 내정자는 "양사의 사업 목적이 다른 만큼 기본적으로는 독립적인 경영이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카카오 플랫폼과 자회사 간 유기적 협업은 과거와 동일하게 진행되며 그룹 안에서 달라질 것은 없다는 점은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특히 카카오X를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대표 내정자는 "분할 이후 카카오X를 지주사로 전환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기존 CA협의체와 같은 공동 조직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선언했다. 카카오 창업자의 역할과 지분율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인적분할 특성상 분할 전후 주주의 지분율은 동일하게 유지되며 창업자와 K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역시 같은 비율로 배분된다. 카카오 본사 임직원은 대부분 카카오AI로 이동한다. 사업 단위별 인력 재배치가 이뤄지더라도 근로조건은 포괄 승계되며, 기존 스톡옵션도 분할 비율에 따라 나뉜다. 카카오는 분할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낮추기 위해 주주환원 정책도 함께 제시했다.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수익의 30%를 우선 주주에게 배당하고, 특별한 투자수익이 발생할 경우 해당 수익의 30%를 특별배당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나머지 70%는 재투자해 추가적인 성장과 주주환원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매각과 관련해 발생하는 세후 수익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약 3000억원을 분할과 연계해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AI 역시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한다. 잉여현금흐름의 20~35%를 주주환원에 배정하고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한다. 오는 2027년부터는 잉여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할 경우 주주환원 규모를 30%에서 최대 40%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이나 계열사 합병·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특별히 고려하고 있는 안은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향후 신규 투자나 사업 재편 과정에서는 자본시장 규제와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주주가치 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양사 간 거래와 비용 정산도 독립경영 원칙에 따라 시장가격에 부합하는 조건으로 진행한다. 브랜드와 데이터, 인프라 등을 공유할 경우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분할 이후 양 법인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AI 사업의 성장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기존 핵심 자산의 가치도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분할 자체가 기업가치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 만큼, 카카오AI가 제시한 AI 이용자와 매출 목표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고 카카오X가 자회사 가치와 투자 성과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분할 이후 기업가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 내정자는 "이번 분할은 카카오의 미래 성장 전략과 AI 시대에 적합한 사업 구조를 검토한 결과"라며 "카카오X는 미래 가치를 키우는 투자 전문 회사로, 카카오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가보지 않는 길'을 가는 도전, 즉 각 사업에 있어서 '0 to 1'을 해냈던 경험들을 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 내정자는 "모바일 시대의 카카오는 대화와 연결로 사람들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어왔다"며 "카카오AI는 이번 인적분할을 계기로 자회사 관리라는 비중 있는 역할을 분리하면서 핵심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명확한 사업구조가 갖춰졌다"고 말했다.
2026-08-21 16: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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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이용자 피드백 2354건 반영…거래소 넘어 금융 플랫폼 확장
[경제일보] 바이낸스가 가상자산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데서 나아가 결제와 카드, 월렛 등 실생활 금융 영역으로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거래 과정의 불편을 줄이는 동시에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거래소를 넘어 자산 보관과 결제까지 연결하는 금융 플랫폼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11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올해 상반기 이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총 198건의 서비스 및 기능 개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전 세계 이용자들로부터 2354건의 피드백을 접수했고 이를 바탕으로 P2P, 바이낸스 챗, 바이낸스 월렛, 계정 관리, 서비스 내비게이션 등 47개 세부 영역에서 기능을 개선했다. 이번 개선은 거래 기능 자체보다 이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간 거래 수수료나 상장 종목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이용 과정에서 얼마나 안정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P2P 서비스에서는 거래 안전성과 분쟁 처리 절차를 손봤다. 결제 과정에 추가적인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판매자가 부당하거나 악의적인 부정적 리뷰에 대해 검토 또는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이의 제기 기능을 도입했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채팅과 메시징 기능도 개선 대상에 포함됐다. 메시지 전송 안정성과 알림 기능을 보완하고 고객 지원 채팅에서 이미지 전송을 지원하는 등 총 9건의 기능을 추가했다. 월렛과 계정 이용 과정의 불편도 개선했다. 바이낸스 월렛에서는 RWUSD 상환 방식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편했으며, 계정 및 고객확인(KYC) 과정에서 발생하는 로딩과 멈춤 현상, 서비스 내비게이션 오류, 앱 업데이트 이후 페이지 로딩 문제 등을 보완했다. 바이낸스는 바이낸스 페이와 바이낸스 카드 등 실생활 금융 서비스를 더하며 플랫폼의 역할 자체를 확대하고 있다. 바이낸스 페이는 현재 6개국의 QR코드 기반 국가 결제 시스템과 연동돼 있으며 올해 3분기에는 이를 10개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가상자산을 거래소 안에서 거래하는 것을 넘어 실제 오프라인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접점을 늘리는 것이다. 바이낸스 카드도 현재 36개국에서 이용할 수 있다. 거래소에 보관된 디지털 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연결하면서 가상자산의 활용처를 일상적인 소비 영역으로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 서비스 범위도 가상자산 거래에 한정하지 않고 있다. 바이낸스는 스테이블코인과 전통 금융상품, 주식, 결제, 카드, 법정화폐 입출금, 저축 및 리워드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각각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이용자가 다양한 금융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방식이다. 특히 서비스 영역이 넓어질수록 보안과 컴플라이언스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단순 거래 플랫폼과 달리 결제와 카드, 법정화폐 입출금 등 금융 기능을 함께 제공하려면 자산 보호와 이상거래 대응, 법집행기관 협조 등 다양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이낸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 법집행기관으로부터 접수한 요청에 대응한 건수는 31만3653건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3만6235건의 요청을 처리했다. 바이낸스의 지원을 통해 법집행기관이 올해 상반기 회수하거나 동결한 자금은 4000만 달러(약 570억원)를 넘어섰으며 누적 규모는 10억2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바이낸스는 컴플라이언스를 단순한 규제 준수 절차가 아니라 이용자의 자산과 거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보고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낸스가 추진하는 방향은 '거래소의 고도화'와 '금융 플랫폼으로의 확장'이 맞물린 형태로 분석된다.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빠르게 반영해 거래 경험을 개선하는 동시에 거래 이후의 자산 관리와 결제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혀 플랫폼 안에서 이용자가 수행하는 금융 활동을 늘리는 전략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경쟁 구도 역시 거래량과 상장 종목 중심에서 이용자 경험과 금융 서비스, 보안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이 투자자산을 넘어 결제와 금융 서비스 영역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수록 거래소가 제공해야 할 서비스의 범위도 확대될 전망이다. 바이낸스 관계자는 "플랫폼의 경쟁력은 단순한 거래 규모를 넘어 이용자가 얼마나 안심하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강력한 컴플라이언스와 보안 체계를 토대로 이용자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해 실질적인 편의성과 신뢰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11 14: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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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2Q 영업익 579억원 전년 比 164.1% ↑…역대 최대 분기 실적 달성
[경제일보] NHN이 게임과 결제, 기술 등 핵심 사업 전반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AI GPU 사업 확대와 NHN KCP의 결제 사업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으며, 하반기에도 AI 인프라와 게임, 결제 등 주요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11일 NHN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7579억원, 영업이익 5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6049억원 대비 25.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219억원 대비 164.1%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최대치다. 이번 실적은 그동안 추진해 온 경영 효율화와 비용 통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핵심 사업의 성장세가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기술 부문을 중심으로 게임과 결제 등 주요 사업에서 매출 성장이 이어지면서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NHN의 2분기 실적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사업은 기술 부문이다. 기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1045억원 대비 52.9%, 전 분기 대비 27.1% 증가한 1598억원을 기록했다. NHN클라우드의 AI GPU 사업 확대가 본격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엔비디아 B200 기반 서비스형 GPU 공급이 본격화된 서울 양평 리전에서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NHN클라우드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3% 증가했다. 일본 기술법인 NHN테코러스도 AWS 리세일 사업 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0% 늘었다. NHN은 하반기에도 AI 인프라 사업 확대에 나선다. NHN은 서울 양평 리전에서 현재 자체 운영 중인 물량의 잔여분을 대상으로 신규 장기계약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추가적인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빠르게 늘어나는 GPU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까지 최소 3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추가 확보하고 기존 리전에는 B300 이상의 최신 GPU 자산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AI GPU 사업을 기술 부문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결제 사업은 성장세와 함께 NHN의 매출을 견인했다. 결제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3094억원 대비 27.3%, 전 분기 대비 11.1% 증가한 3940억원을 기록했다. NHN KCP는 신규 대형 가맹점 유입에 힘입어 거래대금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이에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7.5% 늘어나며 국내 PG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NHN은 결제 사업의 다음 성장동력으로 스테이블코인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NHN KCP는 지난달 금융기관과 기술 파트너를 대상으로 데모데이를 열고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아발란체와 공동 개발한 메인넷을 기반으로 실제 결제와 가맹점 정산 절차를 시연했다. 페이코 앱에 디지털 월렛을 결합해 실제 결제 환경을 구현하고 시스템 속도와 안정성을 확인한 만큼, 향후 기존 가맹점 네트워크와 결제 운영 역량을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인프라와 관련 모델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게임 부문도 성장세를 보였다. 2분기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1149억원 대비 21.5%, 전 분기 대비 9.3% 증가한 1396억원을 기록했다. 웹보드게임은 규제 환경 변화와 '한게임 로얄홀덤'의 오프라인 대회 HPT 흥행에 힘입어 전체 웹보드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일본 모바일 게임 사업도 성장세를 보였다. '#콤파스'가 '체인소맨'과 협업하며 전 분기 대비 매출이 105% 증가했고, 일본 모바일 게임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다. NHN은 하반기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신작 개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NHN 게임사업부문과 일본 NHN플레이아트가 공동 개발 중인 신작 '환상세계의 푸치포용'은 올겨울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NHN플레이아트는 내달 도쿄게임쇼에 참가해 해당 신작을 비롯한 주요 신작과 라이브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타 사업 부문은 2분기 매출 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3.8% 증가했다. NHN링크는 공연 매출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NHN은 핵심 사업의 성장세가 본격화된 만큼 하반기에는 이를 바탕으로 수익 창출 기반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AI GPU 사업을 중심으로 기술 부문의 외형을 확대하는 동시에 결제와 게임 사업에서도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해 사업 전반의 성장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NHN은 올해를 경영효율화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동시에 핵심 사업의 성장 기반이 강화되는 시기로 보고 있다. 상반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신작 출시, 스테이블코인 사업 등 신규 사업 성과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우진 NHN 대표는 "지난 몇 년간 진행해 온 경영 효율화 및 비용 통제의 성과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고, 올해는 그 기반 위에서 주요 사업의 성과가 본격화되는 시기"라며 "이번 2분기 실적은 그 성과가 이익으로 확인된 첫 분기이며, 이를 성장 국면의 출발점으로 삼아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11 08: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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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비트코인이 아니라 블록체인을 원한다"…토큰화가 바꾸는 금융 배관
[경제일보] 한때 가상화폐 투기의 기반 기술로 여겨졌던 블록체인이 세계 금융산업의 새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월가의 대형 은행과 증권거래소,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금과 예금, 채권, 펀드, 주식 등 전통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할 수 있는 디지털 토큰으로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월가가 블록체인 사랑하기를 배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은 블록체인이 거래 비용을 낮추고 결제 시간을 줄이며, 개인과 기관투자자가 하루 24시간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 시장도 2025년 초 40억달러 미만에서 최근 160억달러 이상으로 커졌다고 FT는 전했다. 월가의 관심은 가상화폐 자체보다 ‘토큰화(Tokenisation)’에 쏠려 있다. 토큰화는 현금, 예금, 채권, 주식, 펀드, 원자재, 부동산 등 실물·금융자산의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표현해 거래하는 방식이다. 기존 금융시장이 은행, 예탁결제기관, 청산소, 거래소, 수탁기관 등 여러 중개기관을 거쳐 움직였다면 토큰화 금융은 거래와 결제, 권리 이전, 이자·배당 지급을 하나의 디지털 장부와 스마트계약으로 자동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패했던 블록체인 거래소, 10년 뒤 다시 주류로 금융권의 블록체인 실험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FT는 2016년 호주증권거래소가 기존 거래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소프트웨어 설계와 대규모 거래 처리 문제 등이 겹치며 결국 프로젝트가 중단됐다고 짚었다. 당시에는 스마트계약, 확장성, 금융규제, 기관투자가 활용 경험이 모두 미성숙한 단계였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면서 환경은 달라졌다.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화폐 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자산 수탁, 온체인 결제 등을 거치며 성숙했고, 금융당국도 제도권 금융 인프라로서 분산원장기술(DLT)을 다루기 시작했다. 기업 경영진 입장에서도 규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관련 투자를 결정하기 쉬워졌다. 미국 증권시장 청산·결제 인프라를 담당하는 DTCC도 움직이고 있다. DTCC는 올해 5월 토큰화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2026년 7월 제한적 실거래를 거쳐 10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TCC는 미국 주식과 채권 거래의 청산·결제를 맡는 핵심 기관으로, 금융권에서는 DTCC의 참여를 토큰화가 실험 단계를 넘어 시장 인프라 단계로 이동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은행의 경쟁자는 은행만이 아니다 전통 금융회사가 토큰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경쟁 압박도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와 핀테크 플랫폼은 이미 24시간 거래, 즉시 결제,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젊은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은 가상화폐를 넘어 주식, 채권, 원자재, 사모신용 등 기존 금융상품까지 토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나스닥도 토큰화 주식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나스닥은 올해 3월 토큰화가 “항상 열려 있는 금융 생태계”의 이점을 열 수 있다며, 발행회사를 중심에 둔 주식 토큰 설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나스닥은 이 구상이 규제된 기존 주식시장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투명한 시장 구조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도 변화의 압박을 인정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주주 서한에서 스테이블코인, 스마트계약, 토큰화 플랫폼을 새로운 경쟁자로 거론하며 자체 블록체인 기술 확대 필요성을 밝혔다. 비트코인을 강하게 비판해 온 월가 대표 은행가마저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는 외면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토큰화된 돈부터 커진다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는 ‘토큰화된 돈’이다. 대표적으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이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유로 등 법정통화 가치에 1대1로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자산이다. 토큰화 금융시장에서는 법정통화와 블록체인 자산을 이어주는 결제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은행권도 토큰화 예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웰스파고가 올가을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토큰화 예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토큰화 예금은 기존 은행 예금을 블록체인에서 이전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 것으로,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에 대응하면서도 예금 기반 결제 질서를 유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이 함께 쓰는 토큰화 결제 인프라를 실험하고 있다. BIS의 ‘프로젝트 아고라(Project Agorá)’는 토큰화된 중앙은행 준비금과 상업은행 예금을 결합해 도매 국제결제를 더 빠르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공공·민간 공동 프로젝트다. BIS는 이 프로젝트가 기존 자금세탁방지, 결제완결성, 개인정보보호 규칙을 준수하면서도 국제결제의 비효율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효율성 뒤에 새 리스크도 토큰화 지지자들은 거래비용 절감과 결제시간 단축, 담보 활용 효율화, 24시간 거래를 장점으로 든다. 예를 들어 국채를 토큰화해 환매조건부채권, 즉 레포(Repo) 거래의 담보로 활용하면 담보가 묶이는 시간을 줄이고 자금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 스마트계약을 활용하면 이자나 배당, 권리 행사도 자동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국제기구는 속도가 곧 안정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IMF는 지난달 발표한 토큰화 관련 보고서에서 토큰화가 금융시장 구조와 리스크 관리, 금융안정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금융은 속도, 집중, 분절화 문제를 통해 금융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으며, 자동 실행과 연속 결제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금 유출을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스크는 여러 갈래다. 첫째는 자동화 리스크다. 스마트계약이 조건 충족 시 즉시 실행되면 평상시에는 효율적이지만, 위기 때는 인간의 재량적 개입이 사라질 수 있다. 마진콜과 담보 청산이 자동으로 이어질 경우 시장 충격이 더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는 인프라 리스크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특정 금융기관이 직접 통제하지 않는 네트워크다. 해킹, 코드 결함, 검증인 구조, 네트워크 장애가 금융시장 인프라의 위험으로 전이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은행은 공개형 블록체인보다 내부 통제가 가능한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선호하고 있다. 셋째는 상호운용성 문제다. 각 은행과 플랫폼이 서로 다른 토큰화 예금과 자산 네트워크를 만들면 유동성은 커지기보다 쪼개질 수 있다. JP모건 토큰이 다른 은행 시스템에서 곧바로 결제되지 않는다면, 토큰화는 하나의 통합 시장이 아니라 여러 개의 닫힌 시장을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식 토큰’은 진짜 주식인가 투자자 보호 문제도 남아 있다. 로빈후드는 지난해 유럽 이용자를 대상으로 오픈AI와 스페이스X 관련 주식 토큰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오픈AI는 해당 토큰이 자사의 실제 지분이 아니며, 회사와 제휴한 상품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도 오픈AI가 로빈후드의 주식 토큰과 파트너십을 맺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사례는 토큰화 금융의 핵심 쟁점을 보여준다. 투자자가 토큰을 보유했을 때 실제 주주권을 갖는지, 배당과 의결권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발행회사가 이를 승인했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나라 법과 감독당국이 관할하는지 명확하지 않으면 투자자 혼란이 커질 수 있다. 결국 월가가 원하는 것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금융시장의 ‘배관’을 새로 까는 블록체인이다. 토큰화는 낡은 결제·청산 구조를 바꾸고 금융상품의 유통 방식을 혁신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은 속도만으로 움직이는 산업이 아니다. 신뢰, 규제, 결제 안정성, 투자자 보호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한 금융시장 전문가는 “토큰화는 금융산업의 인터넷화에 가까운 변화지만, 모든 자산을 24시간 거래하게 만든다고 시장이 자동으로 더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융당국은 혁신을 막기보다 토큰의 권리 구조, 결제 자산, 플랫폼 책임, 위기 시 중단 장치까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8-09 08: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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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두나무와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판 짠다
[경제일보] 삼성SDS가 두나무 지분 투자를 디지털자산 인프라 사업 진출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공식화했다. 스테이블코인 인프라와 가상자산 기반 금융 시스템통합(SI), 인공지능(AI) 기반 결제를 협력 축으로 제시했다. 거래소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대신 금융권과 가상자산업계를 잇는 인프라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30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두나무 지분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디지털 자산 인프라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며 "두나무의 블록체인 운영 노하우와 IT서비스, AI, 클라우드, 보안 역량을 결합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2분기 실적은 매출 3조7178억원, 영업이익 23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0.7% 늘었다. 투자는 지난 5월 이뤄졌다. 삼성증권과 삼성SDS, 삼성카드는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하던 두나무 지분 4%, 139만주를 6128억원에 사들였다. 삼성증권이 2%, 삼성SDS와 삼성카드가 각각 1%를 확보했다. 삼성SDS 몫은 1532억원이다.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면서 카카오가 투자금 회수에 나선 물량을 삼성이 받은 구조다. 삼성SDS는 이미 관련 사업 이력을 쌓아 왔다. 지난 5월 한국예탁결제원의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해 발행량과 유통량을 대조하는 총량관리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2027년 2월 완료가 목표다. 국내 금융기관과는 스테이블코인 유통 실증도 진행했다. 권한 관리와 온·오프라인 결제, 발행 모형, 다른 스테이블코인과의 교환, 소각까지 생애주기 전 구간을 시나리오별로 검증했다. 사업 모델의 방향은 인프라 공급이다. 이지환 삼성SDS 금융컨설팅팀장(상무)은 지난 13일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증권사와 디지털자산사 사이의 연결은 분명히 존재해야 하고 거기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증권사가 가상자산을 취급하려면 가상자산사업자와 연결해야 하고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라는 논리다. 통합 전자지갑과 암호키 관리, 부채증명(PoL), AI 에이전트 간 결제 규격인 x402가 삼성SDS가 꼽는 무기다. 삼성 3사는 협의체를 꾸려 두나무와 공동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 삼성카드는 통합앱 모니모에서의 디지털자산 결제를 검토하는 구도다. 삼성SDS는 이 가운데 시스템을 짓고 운영하는 자리를 맡는다. 시너지의 무게는 양쪽이 다르다. 두나무는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현물 거래량의 3분의 2가량을 처리한 업비트를 운영하며 실거래 데이터와 지갑 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 삼성SDS는 이를 제도권 금융 시스템에 접속시킬 SI와 보안, 클라우드를 댄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인가제로 도입되면 발행과 준비자산 관리, 유통, 결제, 자금세탁방지를 묶은 컨소시엄이 필요해지는데 두 회사의 조합은 그 구도에서 한 자리를 노릴 수 있는 구성이다. 삼성SDS는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초기에는 가상자산 거래와 개인 결제에서 나오지만, 규모가 큰 시장은 기업 간 결제와 무역·외환거래에서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제도다. 정부와 여당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연내 처리를 목표로 내걸었으나 법안은 아직 발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9월까지 발의되지 않으면 연내 통과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협력의 속도도 제도 일정에 묶여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아직 계약이나 합작법인 등 확정된 사항이 없다"며 "법제화도 연내 가능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라 아직은 검토와 논의 단계"라고 말했다. 두 회사가 함께 내놓을 상품이나 서비스도 정해지지 않았다.
2026-07-30 17: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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