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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아파트 매각 뒤 확산하는 '집주인 대출'
[경제일보]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아파트 매물에는 최근 ‘매도인 대출 가능’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매수인이 은행에서 잔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집주인이 매매대금 일부를 빌려주고 해당 주택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강남구 자곡동과 개포동에서도 집주인이 수억원을 빌려줄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건 매물이 나왔다. 경기 광교신도시와 남양주시 다산동, 부산 해운대의 고가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확인됐다. 은행 대신 매도인이 주택 구입 자금 일부를 제공하는 셀러 파이낸싱이 공개적인 매매 조건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거래 방식이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매각 과정이 공개된 이후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전용면적 164㎡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도했다. 이틀 뒤 매수인 2명에게 소유권이 이전됐고 같은 날 이 대통령 부부를 근저당권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17억77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매수인이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기 전에 소유권을 넘겨받고 이 대통령 부부는 미지급 대금 채권을 근저당권으로 확보한 거래다. 청와대는 매수인이 기존 주택을 처분해 오는 10월까지 남은 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등기부에 적힌 17억7700만원은 실제 미지급 잔금이 아니라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이다. 정확한 잔금 규모와 상환 조건은 매매계약과 근저당 설정 약정이 공개되지 않아 확인되지 않았다. 매도인이 매수자에게 잔금 일부를 빌려주고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거래는 현행법상 허용된다. 매매대금의 지급 시기를 늦추거나 미지급 대금을 담보하는 것만으로 위법한 거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거래는 정부가 고가주택에 대한 금융권 대출을 강하게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주택가격에 따라 차등 적용하고 있다. 현재 15억원 이하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제한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과 차주의 소득을 적용하면 실제 대출액은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 29억원에 매각된 이 대통령의 아파트를 금융기관 대출로 매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최대 2억원이다. 반면 매도인이 직접 잔금 지급을 유예하거나 돈을 빌려주면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대출 한도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받지 않는다. 정부의 금융권 대출 규제와 개인 간 금전거래가 서로 다른 규율을 받으면서 제도적 간극이 드러난 셈이다. 거래 자체의 적법성과 별개로 현행 대출 규제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의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셀러 파이낸싱은 이번에 처음 등장한 거래 방식은 아니다. 2019년 12·16 부동산 대책으로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됐을 때도 서울 강남권 고가주택 거래에서 활용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234㎡가 165억원에 거래될 때도 매도인이 거액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당시에는 초고가주택을 거래하는 일부 자산가 사이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에 가까웠다. 최근에는 ‘집주인 대출’이나 ‘매도인 대출 가능’이라는 문구가 아파트 매물 광고에 직접 등장하고 있다. 일부 고가주택 거래에서 활용되던 방식이 보다 넓은 시장에 알려지고 있다는 의미다. 대통령의 아파트 매각 사례가 공개된 시점과 유사 매물의 등장 시기가 맞물린 점도 주목된다. 다만 실제 거래 증가가 대통령 사례에서 비롯됐다고 단정하려면 매물 등록 시점과 거래 건수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매도인 금융이 확산할 경우 가계부채 관리의 사각지대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회사는 대출 과정에서 차주의 소득과 기존 채무, 신용도와 담보가치를 심사하고 대출 규모를 금융당국의 관리 체계에 반영한다. 개인 간 대출은 이 같은 심사와 통계에서 벗어나 있다. 금융권 대출이 감소하더라도 주택 매입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적 채무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매도인도 채권 회수 위험을 부담한다. 매수인이 돈을 갚지 않으면 근저당권을 실행해 경매 절차를 밟아야 하고 선순위 담보권이나 임차보증금이 있거나 집값이 하락하면 미지급 대금을 모두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 세금 문제도 검토 대상이다. 매도인이 적정 이자를 받지 않거나 계약서상 이자 약정만 두고 실제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매수자가 얻은 경제적 이익에 대해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 특히 부모와 자녀 등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매매대금 대부분을 장기간 무이자로 유예하거나 실제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회 증여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거래 형식보다 원금과 이자의 실제 지급이 과세 판단의 기준이 된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매수인에게 오는 10월까지 이자를 받지 않기로 했으며 세금 문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무이자 잔금 유예에 따른 과세 문제도 이번 거래의 쟁점 가운데 하나로 남았다. 정부는 사인 간 금전대차가 금융권 대출 규제의 적용 대상이 아니며 거래 자체도 불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법률상으로는 개인 간 계약이지만 시장에서 활용 사례가 늘어날 경우 현행 대출 규제와의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개인 간 차입금과 미지급 매매대금의 신고 기준을 보완하고 자금조달계획서에 매도인 금융의 규모와 금리, 만기와 상환 조건을 구체적으로 적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특수관계인 거래와 반복적인 매도인 금융에 대한 검증 기준도 함께 논의할 수 있다. 대통령의 아파트 매각은 셀러 파이낸싱이라는 거래 방식이 시장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정부가 고가주택 대출 규제를 유지하려면 금융권 밖에서 이뤄지는 개인 간 주택금융을 현행 제도 안에서 어떻게 관리할지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2026-07-29 09:23:02
매도 시한 늘어나나…서울 아파트 매물 이틀 새 1500건 증가
[경제일보] 정부가 양도세 중과 유예 혜택을 위한 매도 기한 연장 의사를 내비치자 서울 아파트 매물 흐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감소세를 보이던 매물 규모가 이틀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다주택자 매도 움직임이 다시 나타나는 모습이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7010건으로 집계됐다. 국무회의에서 양도세 중과 배제 시한을 허가 신청 기준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언급한 지난 6일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1509건 늘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말까지 증가 흐름을 이어왔다.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풀리면서 3월 21일에는 8만건을 넘어섰다. 이후 4월 들어 감소세로 전환되며 매물 규모가 빠르게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감소 배경에는 거래 일정 문제가 작용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가계약 이후 실제 허가까지 최소 2주가량이 소요된다. 오는 5월 9일로 예정된 양도세 유예 종료 시점까지 거래를 마무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일부 다주택자가 매도를 미루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움직임을 보였다. 매물 축소 흐름은 정책 변수 등장 이후 방향을 바꿨다. 정부가 허가 신청 기준으로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거래 가능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매도 시점을 놓쳤던 다주택자들이 다시 시장에 매물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전체 매물 규모도 빠르게 회복됐다. 지역별로는 다주택자 보유 비중이 높은 곳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잠재 매물이 많은 지역일수록 정책 변화에 대한 반응 속도가 빨랐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변화를 ‘대기 물량의 재출회’로 해석하고 있다. 기한 압박으로 일시적으로 시장에서 빠졌던 매물들이 다시 등장한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정책 신호가 매도 심리를 자극한 점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거래 기한이 확보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매도 의사를 유지하던 다주택자들이 다시 시장에 참여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매물 증가가 장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존재한다. 이미 연초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이어지면서 상당수 매물이 시장에 출회된 상태라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추가로 나올 수 있는 물량이 제한적일 경우 매물 증가세가 일시적 반등에 그칠 수도 있다. 정책 변수에 따른 단기 반응과 구조적인 공급 변화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시장은 정책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계에 들어선 모습이다. 다주택자 매도 움직임과 매물 흐름 변화가 이어지면서 단기적으로는 거래 환경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26-04-08 14: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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