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8건
-
-
주식·채권 이어 광물도 토큰화…우라늄까지 블록체인에 담는다
[경제일보] 주식과 채권을 넘어 금·구리·니켈·코발트·우라늄 같은 실물자산도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산업체와 기술기업들이 금속의 소유권을 디지털 토큰으로 쪼개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토큰화 대상은 이미 채굴된 금속에 그치지 않는다. 일부 기업은 아직 땅속에 묻혀 있는 광물까지 토큰화해 광산 개발자금을 조달하려 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 열기를 금속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광산업체에는 새로운 자금조달 통로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른바 실물자산 토큰화, 즉 RWA(real-world assets) 시장이 광물 분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토큰화된 금속 상품은 투자자가 실물을 직접 보관하지 않고도 해당 금속의 소유권이나 가격 움직임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광산업체와 기술기업들은 금과 구리, 우라늄을 비롯한 각종 금속과 연계된 가상화폐 토큰을 개발하고 있다. FT는 금속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가상화폐 투자 수요와 광물 투자 수요를 결합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프로젝트는 기존 상품거래보다 손쉽게 실물 금속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홍보되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에게는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실물자산 시장에 진입하는 통로로, 광산 개발기업에는 신규 자금조달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다. ◆금 ETF와 다른 ‘디지털 금’…수요는 아직 제한적 금속 토큰화 흐름은 주식과 채권에 이어 실물자산까지 블록체인으로 옮기려는 금융시장 변화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월가가 블록체인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가운데, 영국도 런던의 금 거래 중심지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디지털 금 관련 규제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다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일부 전문가는 비전문 투자자에게 토큰화 구조와 광산업의 복잡성이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온라인 금 거래 플랫폼 불리온볼트의 리서치 책임자 애드리언 애시는 FT에 “토큰화된 금의 흐름은 실제 수요라기보다 토큰화된 금 상품을 출시하려는 움직임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수십 개의 금 연계 토큰이 등장했다가 사라졌다며 시장 수요가 충분한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투자자들은 금을 실물로 보유하지 않고도 금 가격에 투자할 수 있다. 대표적인 수단이 금 상장지수펀드(ETF)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금 ETF의 전체 시장가치는 약 5300억달러에 달했고, 이들 ETF는 4000톤이 넘는 금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토큰화된 금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ETF 투자가 금 가격에 노출되는 방식일 뿐 금 자체의 소유권을 갖는 것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현재 가장 큰 금 연계 가상화폐 토큰으로는 테더의 ‘테더 골드’와 팍소스의 ‘팍스 골드’가 꼽힌다. 두 상품은 토큰 1개가 금 1트로이온스, 약 31.1g을 나타내도록 설계됐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실물 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하지만 규모는 여전히 금 ETF와 비교하기 어렵다. FT에 따르면 테더 골드의 시장가치는 약 27억달러, 팍스 골드는 약 19억달러 수준이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의 규제·컴플라이언스 책임자 케이틀린 바넷은 FT에 “금에 투자하는 사람은 전통적인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고, 자신이 잘 아는 전통적 방법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 투자자가 굳이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야 할 유인이 아직 크지 않다는 의미다. ◆구리·니켈·코발트·우라늄도 토큰화 대상 기업들은 금뿐 아니라 수요가 강하고 가격이 상승하는 다른 금속도 토큰화하고 있다. 배터리 핵심 광물인 코발트와 니켈, 원자력발전 연료인 우라늄 등이 대표적이다. FT에 따르면 금속 거래 플랫폼 메탈스닷아이오(Metals.io)는 우라늄·니켈·코발트 토큰을 발행했다. 일정 조건과 관련 인허가를 충족한 보유자는 실물 금속으로 교환할 수 있다. 다만 우라늄은 고도로 규제되는 품목인 만큼 실제로 토큰을 실물 우라늄으로 인도받은 구매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Metals.io를 구축한 소프트웨어 기업 트릴리테크의 대체자산 부문 책임자 벤 엘비지는 FT에 “선물거래에 따르는 비용과 복잡성 없이 상품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며 금속 토큰이 투자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코발트와 우라늄 거래는 전통적으로 쌍방 간 장기계약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니켈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지만, LME 거래 방식은 일반 개인투자자에게 친숙한 구조는 아니다. 금속 토큰화 기업들은 바로 이 틈을 파고들고 있다. 엘비지는 금속 토큰 수요가 크게 두 부류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가상화폐에 익숙한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실물자산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 한다. 다른 하나는 기관투자자들이다. 다만 실제 거래 규모는 아직 작다. Metals.io의 누적 거래액은 2024년 12월 이후 약 2400만달러, 토큰 보유자는 약 90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땅속 광물’까지 토큰화…광산 개발자금 조달 시도 보다 급진적인 시도도 나오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미 채굴된 금속이 아니라 아직 땅속에 있는 광물까지 토큰화하려 한다. 브라질 마투그로수의 모리아 금광 등 일부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나스닥 상장 금광기업 블루 골드는 금을 “광산에서 당신의 가상화폐 지갑까지” 직접 전달한다는 개념을 내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수천 개의 토큰을 발행했다고 앤드루 캐번 최고경영자 겸 회장이 밝혔다. 다만 블루 골드는 현재 새로운 장기 광산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 기존의 유일한 광산과 관련해 가나 정부가 2024년 광산개발 허가를 취소하면서 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광산 토큰화가 단순한 디지털 금융상품이 아니라 실제 광산 개발 리스크와 맞물려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나스닥 상장기업 데이터볼트 AI도 구리와 안티몬 등을 아직 채굴 전 상태에서 토큰화해 광산 개발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안티몬은 미사일, 배터리, 난연제 등에 사용되는 전략 광물이다. 나다니엘 브래들리 데이터볼트 AI 최고경영자는 FT에 이를 “선물 거래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기존 광산업체와 협력해 자금이 필요한 광산 개발 프로젝트에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투자자는 토큰을 거래할 수도 있고, 광물이 실제로 채굴된 뒤 실물 금속으로 교환할 때까지 보유할 수도 있다. 브래들리 CEO는 전통 상품거래에 필요한 막대한 서류작업을 “토큰이 소프트웨어로 압축한다”고 주장했다. ◆복잡한 광산업 구조…개인투자자 이해 쉽지 않아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모델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광산개발은 지질 조사, 인허가, 환경규제, 지역사회 협의, 생산비, 품질, 운송, 판매계약 등 수많은 변수가 얽힌 산업이다. 일반 투자자가 토큰 하나만 보고 광산 프로젝트의 실제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금협회의 글로벌 시장구조·혁신 책임자 마이크 오스윈은 FT에 “개인투자자들이 금 가치사슬의 일부를 자금조달하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세계금협회도 디지털 금을 개발하고 있지만, 올해 1분기 실시하려던 시범사업을 3분기로 연기했다. 산업용 금속의 대체 가능성도 문제로 꼽힌다. 금은 일정한 순도와 형태를 갖추면 상대적으로 서로 대체하기 쉽다. 그러나 구리, 니켈, 코발트 등 산업용 금속은 최종 수요자가 원하는 순도, 품질, 생산지, 원산지 조건이 다를 수 있다. 같은 금속이라도 실제 시장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엘비지는 향후 시장 수요가 온체인으로 이동하면 금속의 사양과 품질에 따라 Metals.io에서 서로 다른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이는 금속 토큰 시장이 커질수록 가격 산정과 공시, 품질 검증 체계가 더 중요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호운용성도 과제…거래 플랫폼 제각각 거래 접근성과 유통성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구리, 알루미늄, 니켈 같은 주요 금속은 이미 LME나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의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새롭게 등장한 금속 토큰은 거래 플랫폼이 제각각이다. 블루 골드의 토큰은 현재 제3자 거래소가 아니라 자사 앱에서만 거래된다. 데이터볼트는 토큰 출시 이후 핀테크 기업 퍼페추얼스닷컴이 운영하는 업사이드온리 플랫폼에서 거래를 시작할 계획이다. Metals.io의 우라늄 토큰은 크라켄, 게이트, 쿠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된다. 체이널리시스의 바넷은 금속 토큰화 시장의 주요 과제로 상호운용성을 꼽았다. 특정 자산을 특정 거래소나 플랫폼에서만 살 수 있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장기적으로는 모든 자산이 블록체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블록체인이 자산의 소유권과 거래 기록을 남기는 데 적합한 기술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속 토큰화는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 광산개발 금융이 만나는 새로운 실험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시장 규모는 아직 작고, 투자자 보호 장치와 실물 인도 구조, 품질 검증, 거래 플랫폼의 신뢰성도 검증 단계에 있다. 금속 토큰화가 새로운 원자재 투자 통로가 될지, 한때 등장했다 사라진 금 연계 토큰의 전철을 밟을지는 실제 수요와 규제 체계, 광산 프로젝트의 성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6-08-15 06:00:00
-
반도체값 뛰자 7월 수출물가 49.1%↑…교역조건도 24.7% 개선
[경제일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제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물가가 1년 전보다 50% 가까이 뛰었다. 반면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으로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떨어졌다. 수출가격 상승폭이 수입가격을 크게 웃돌면서 교역조건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6년 7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보다 1.0%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49.1% 올랐다. 같은 기간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0%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보다는 18.7%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화 가치가 전월보다 강세를 나타냈음에도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수출품 가격 상승세가 환율 하락 영향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1497.43원으로 6월 1527.30원보다 2.0%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8.9% 높은 수준이다. 수출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였다. 이 품목의 수출물가는 6월보다 4.8% 상승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122.3% 뛰었다. 세부 품목에서는 D램의 상승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D램 수출가격은 전월 대비 6.6%, 전년 동월 대비 270.3% 급등했다. 컴퓨터기억장치 역시 한 달 전보다 17.6% 올랐고 플래시메모리는 1년 전보다 248.1%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도 전월 대비 4.8% 올랐다. 나프타가 6.2%, 경유가 11.2% 각각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나프타는 76.2%, 경유는 71.3%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일부 품목은 가격이 내렸다. 농림수산품 수출물가는 전월보다 1.7% 하락했고, 공산품 가운데 화학제품은 3.8%, 1차금속제품은 3.9% 떨어졌다. 운송장비도 1.9%, 전기장비는 1.2% 하락했다. 화학제품 가운데 폴리프로필렌수지는 전월 대비 5.9%, 프로필렌은 13.2% 각각 떨어졌고 1차금속제품에서는 은괴 가격이 14.0% 하락했다. 계약통화 기준으로 보면 7월 수출물가는 전월보다 3.0%, 전년 동월보다 37.8%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와 환율 하락 영향으로 전월 대비 내림세를 보였다. 7월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배럴당 76.75달러로 6월 79.45달러보다 3.4%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8.3% 높은 수준이다. 용도별로는 원재료 수입물가가 전월보다 0.8% 상승했다. 원유 가격은 떨어졌지만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천연가스 수입가격은 한 달 새 24.8% 올랐고 원유는 4.8% 하락했다. 중간재는 석탄 및 석유제품과 1차금속제품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2.2% 하락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 가운데 프로판가스가 25.2%, 벙커C유가 7.8% 떨어졌다. 1차금속제품에서는 알루미늄정련품이 8.4% 하락했고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가운데 시스템반도체도 9.9% 내렸다.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물가는 각각 전월 대비 1.8%, 0.1% 하락했다.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0.9%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4% 올랐다. 가격뿐 아니라 수출 물량도 증가했다. 7월 수출물량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0% 상승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운송장비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의 수출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25.2% 늘었다. 기계 및 장비는 10.5%, 운송장비는 6.9%, 전기장비는 4.9% 증가했다. 반면 석탄 및 석유제품 수출물량은 9.3%, 농림수산품은 5.4% 각각 감소했다. 가격 상승과 물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수출금액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4.2% 급등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의 수출금액지수는 154.2% 상승해 전체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수입물량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14.7% 상승했다. 광산품 수입물량이 27.8% 늘었고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31.4%, 기계 및 장비는 30.7% 증가했다. 전기장비도 15.5% 늘었다. 반면 석탄 및 석유제품 수입물량은 23.3%, 운송장비는 10.4% 감소했다. 수입금액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8% 상승했다.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면서 교역조건도 개선됐다. 7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7% 상승했다. 수출가격이 36.8% 오른 반면 수입가격은 9.7%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품 한 단위의 가격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기준시점과 비교해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전월과 비교하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6.9% 하락했다. 수출물량까지 반영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7%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조건이 24.7% 개선된 데다 수출물량도 20.0% 늘어난 결과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준다.
2026-08-14 07:52:51
-
-
갤럭시 Z8·워치9, 7일 국내 정식 출격…100개국 순차 출시
[경제일보]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과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 울트라2·워치9'을 7일 국내에 정식 출시한다.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영국, 인도, 일본 등 100여개국에 순차 선보인다. 8세대 갤럭시 Z 시리즈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7일간 진행한 사전판매에서 144만대를 기록했다.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사전판매 최고 기록이다. 수요는 폴드8에 몰렸다. 사전 구매 고객 10명 중 약 7명이 폴드8을 골랐다. 삼성닷컴 구매자의 절반은 1030세대였고 폴드8 울트라와 폴드8을 산 1030 여성 고객은 전작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색상은 폴드8 울트라가 그라파이트와 바이올렛 쉐도우, 폴드8이 크림과 그라파이트, 플립8이 핑크와 크림 순으로 인기를 끌었다. 자급제 구매자 2명 중 1명은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에 가입했다. ◆ 울트라 라인업 신설로 폴더블 3종 체제 이번 세대의 가장 큰 변화는 라인업 확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2일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에서 기존 폴드·플립 2종 체제에 울트라를 더한 3종 구성을 공개했다. 폴드8 울트라는 203.1㎜ 대화면을 갖추고도 펼쳤을 때 두께 4.1㎜, 무게 215g으로 휴대성을 확보했다. 5000mAh 배터리로 최대 27시간 영상 시청이 가능하며 2억 화소 메인 카메라와 폴드 시리즈 최초의 50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를 넣었다. 아머 알루미늄 프레임과 개선된 플렉스힌지를 적용했고 램은 12GB 또는 16GB, 저장공간은 256GB부터 1TB까지 고를 수 있다. 폴드8은 콘텐츠 소비에 초점을 맞췄다. 193.2㎜ 메인 화면은 4대 3, 138.4㎜ 커버 화면은 10대 16 비율이다. 무게 201g으로 폴드 시리즈 가운데 가장 가볍고 4800mAh 배터리와 50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를 갖췄다. 플립8은 무게 180g, 펼쳤을 때 두께 6.1㎜로 역대 플립 중 가장 얇고 가볍다. 커버 화면을 손거울처럼 쓰는 '미러뷰' 기능이 새로 들어갔다. 편의 기능도 판매를 뒷받침했다. 앱 설치 없이 자료를 옮기는 '스마트 스위치', iOS와의 공유를 지원하는 '퀵 셰어', 교통카드와 쿠폰·신분증을 담는 '삼성 월렛'이 대표적이다. ◆ 워치 울트라2, 여성 구매 비중 15% 늘어 함께 나오는 갤럭시 워치 울트라2와 워치9도 사전판매에서 전작 같은 기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워치 울트라2는 티타늄 그레이, 워치9은 44㎜ 그라파이트와 40㎜ 크림이 많이 팔렸다. 워치 울트라2는 47㎜ 단일 규격인데도 여성 구매 비중이 전작보다 약 15% 늘었다. 두 제품 모두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 플랫폼을 얹었다. 워치 울트라2는 800mAh 배터리와 최대 5000니트 밝기 디스플레이로 야외 환경에 맞췄다. 워치9은 생체 징후와 심장 건강 점수, 일일 유산소 부하, 신체 체력 지수를 측정해 24시간 개인화된 건강 가이드를 제공한다. 데이터를 재는 데 그치지 않고 맞춤 조언까지 내놓는 것이 이번 세대의 방향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구매 고객에게 워치 신제품 10% 할인 쿠폰과 케이스·액세서리 30% 할인 쿠폰, 구글 AI 프로 6개월 구독권, 윌라 3개월 구독권을 준다. 31일까지 워치를 사면 전용 밴드 50% 할인 쿠폰 2매와 타임플릭 워치페이스 6개월 구독권을 지급한다. 다음 달 14일까지는 밴드와 워치페이스 조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워꾸 챌린지'도 연다. 정호진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8세대 갤럭시 Z 시리즈는 폴더블 노하우를 집약해 진정한 대중화를 달성한 제품"이라며 "맞춤형 헬스케어 가이드를 제공하는 갤럭시 워치 신제품과 함께 발전된 갤럭시 생태계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8-06 09:00:59
-
-
1500억달러 'MASGA 프로젝트' 본궤도…한미 조선협력 거점 가동
[경제일보] 1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미국 워싱턴DC에서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선언과 양해각서 단계에 머물던 양국의 조선협력이 미국 조선소 현대화와 전문인력 양성, 공동 기술개발, 기업 투자 등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나아갈 기반이 마련됐다. 2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산업부와 미국 상무부는 23일 오전 10시 현지시간 워싱턴DC 메이플라워호텔에서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식을 공동 개최했다. 행사에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비롯해 양국 정부·의회·기업 관계자 130여명이 참석했다. 한·미 조선협력센터 출범은 지난 5월 양국이 체결한 ‘한·미 조선협력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양해각서의 후속 조치다. 당시 양국은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 교류, 직접투자 등 기업 간 협력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현지 플랫폼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협약 체결 후 약 두 달 만에 센터가 정식 출범한 것이다. 김정관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KUSPC는 전 세계 유례가 없는 조선 분야 협력 플랫폼으로서, 미국 조선업 재건을 돕겠다는 한국의 굳은 의지와 약속의 상징”이라며 “KUSPC는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한국의 우수한 조선 기술이 미국 해안벨트 곳곳에 뿌리내리게 돕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1500억 달러에 이르는 조선 협력 투자도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며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지속적인 발주, 인센티브, 규제 완화 등 미국 측의 적극적 지원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주관하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참여하는 미국 현지 비영리법인으로 운영된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총 199억3200만원이 투입되며 올해 정부 예산은 66억원이다. 워싱턴DC를 기반으로 미국 조선소 생산성 컨설팅과 인력 양성, 현지 정책 동향 파악, 기술 교류와 투자사업 발굴 등을 추진한다. 국내 조선업의 생산 경험을 활용해 미국 조선소의 공정 효율화와 야드 운영 최적화, 품질관리 등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퇴직인력과 생산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해 용접·도장·안전·품질 분야의 교육 담당자를 재교육하고, 미국 조선소 관리자와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국내 조선 현장 견습 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개소식에서는 ‘팀 코리아’ 구축과 공급망 협력, 인력 양성, 공동 기술개발 등 4개 분야에서 총 15건의 MOU가 체결됐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KUSPC는 미국 조선소 현대화와 기자재 생태계 구축, 공동 연구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 지멘스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와 차세대 선박 설계·생산용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하고,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의 야드 생산성 진단과 자동화 기술 적용을 지원한다. 한화오션은 필라델피아 광역상공회의소와 지역 제조기업의 조선 공급망 참여를 확대하고, 한화필리조선소는 현지 전문대학과 교육·현장실습·채용을 잇는 인력 양성 체계를 구축한다. 삼성중공업은 비거 마린그룹과 가상현실·증강현실 기반 용접교육 시설을 갖춘 인력양성센터를 공동 설립한다. 미국 새로닉 테크놀로지스와는 현지 조선소 자동화와 무인수상정 공동개발을 추진한다. 한화오션은 미국 함정 설계업체 깁스앤콕스와 고속수송함을 공동 설계하고, HD현대중공업은 안두릴과 자율항해·기관 자동화 기술을 갖춘 무인 함정 플랫폼을 개발한다. 한·미 공동 연구개발에는 향후 5년 동안 총 1200억원이 투입된다. 한국의 선박 생산 역량과 미국의 인공지능·로봇 원천기술을 결합해 AI 선박설계, 금속 3D프린팅 기자재, 알루미늄 함정 자율용접, 대형 블록 도장 자동화, 자율주행 운반장비 등 8개 과제를 수행한다. 한·미 조선협력의 배경에는 미국 조선산업의 생산능력 약화와 중국의 시장 지배력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2024년 세계 조선 생산능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3%에 달했지만 미국은 0.1%에 그쳤다. 미국은 한국의 설계·생산관리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상선과 함정 건조 기반을 되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MASGA는 한국이 미국과의 통상 협상 과정에서 제시한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협력 구상이다. 조선소 투자와 시설 현대화, 인력 양성, 공급망 구축, 선박금융 등을 통해 미국의 조선 생산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골자다. 다만 1500억달러가 개별 사업에 이미 투입된 것은 아닌 만큼 앞으로 양국 기업이 상업성 있는 프로젝트를 얼마나 발굴하느냐가 관건이다. 미국의 안정적인 선박 발주와 투자 인센티브, 조선·방산 분야의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 MOU가 실제 수주와 투자로 이어지지 않으면 센터가 협의 창구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 미국 현지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국내 조선소와 기자재 업체의 일감 및 기술 경쟁력을 함께 키우는 전략도 요구된다. 산업부는 “새로이 출범하는 KUSPC를 중심으로 미국 측과 지속해서 소통하면서 한-미 양국에 이익이 되는 조선 분야 협력 프로젝트들을 발굴하고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한미전략투자공사 및 정책금융기관들과 협력해 우리 조선기업들의 투자활동과 민간 선박 건조 협력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2026-07-24 10:00:17
-
-
-
샤오미, 13만원대 REDMI 워치 6 국내 출시…가성비 웨어러블 다시 흔든다
[경제일보] 샤오미코리아가 13만원대 스마트워치 신제품 ‘REDMI 워치 6’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전작 REDMI 워치 5의 대화면·장시간 배터리 강점을 유지하면서 화면 밝기, 두께, 저장공간, 위치추적 기능을 끌어올린 제품이다. 10만원 초반대 웨어러블 시장에서 가격 대비 사용성을 앞세운 샤오미식 공략이 다시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REDMI 워치 6는 52.58mm(2.07인치) 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해상도는 432×514, 픽셀 밀도는 324PPI, 화면 대 본체 비율은 82%다. 화면 크기와 해상도는 전작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밝기는 강화됐다. 신제품은 최대 2000니트 밝기와 60Hz 주사율을 지원해 야외 시인성과 조작감을 높였다. 디자인은 더 얇아졌다. 공식 사양 기준 본체 두께는 9.94mm이며 샤오미는 전작 대비 약 1.4mm 얇아졌다고 설명했다.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프레임을 적용해 가벼운 착용감과 내구성을 함께 고려했다. 스마트워치가 운동용 기기를 넘어 일상 착용 기기로 자리 잡은 만큼 두께와 무게는 단순 디자인 요소가 아니라 실제 사용성에 직접 영향을 주는 지점이다. 배터리는 550mAh 용량을 갖췄다. 사용 조건에 따라 경량 사용 기준 최대 24일, 일반 사용 기준 최대 12일, 고강도 사용 기준 최대 7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전작도 장시간 배터리를 강점으로 내세웠던 만큼 이번 세대의 변화는 배터리 용량 자체보다 화면 밝기와 착용성, 위치추적 안정성 개선에 무게가 실린다. 운동·건강 기능도 보강됐다. REDMI 워치 6는 GPS, 갈릴레오, 글로나스, 베이더우, QZSS를 지원하는 5시스템 GNSS와 듀얼 L1 안테나 구조를 적용했다. 착용 방향에 따라 신호가 강한 안테나를 자동 선택해 러닝이나 야외 이동 중 위치 추적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150가지 이상 스포츠 모드와 24시간 심박수, 혈중 산소포화도, 수면, 스트레스, 호흡 운동 기능도 제공한다. 저장공간도 확대됐다. 전작 REDMI 워치 5의 로컬 저장공간이 164MB였던 반면 REDMI 워치 6는 512MB로 늘었다. 블루투스도 5.4를 지원한다. 다만 마이크 사양 등 일부 항목은 실제 통화 품질과 사용 환경에 따라 체감 차이가 날 수 있어 시장 평가는 출시 이후 이용자 반응을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REDMI 워치 6는 안드로이드 8.0 이상, iOS 14.0 이상 스마트폰과 호환된다. 색상은 옵시디언 블랙, 실버 그레이, 글레이셔 블루 3종이다. 권장소비자가는 13만9800원으로 전작 REDMI 워치 5의 국내 출시가보다 1만원 높다. 샤오미코리아는 7월 9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하고 공식 온·오프라인 스토어, 쿠팡,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등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한다. 샤오미코리아 관계자는 “REDMI 워치 6는 넓고 선명한 디스플레이와 최대 24일 지속되는 배터리, 정교해진 건강·운동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제품”이라며 “10만원 초반대 가격에 운동과 일상에서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09 10:41:04
-
에프엘오토코리아, 5세대 링컨 네비게이터 출시…스플릿 게이트 첫 적용
[경제일보] 에프엘오토코리아가 링컨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를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대형 디스플레이와 브랜드 최초 사양을 적용하며 디자인과 실내 편의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7일 에프엘오토코리아에 따르면 올-뉴 링컨 네비게이터는 1997년 처음 공개된 네비게이터의 5세대 모델이다. 국내에는 2021년 4세대 모델이 처음 판매된 이후 약 4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신형 네비게이터에는 대형 시그니처 그릴과 라이트바가 전면에 배치됐고, ‘링컨 엠브레이스’ 웰컴 시퀀스를 전·후면 조명에 적용했다. 후면에는 차폭을 가로지르는 테일램프와 3차원(3D) 링컨 배지, 스타 패턴을 적용해 플래그십 모델의 고급감을 높였다. 22인치 하이글로스 에보니 알루미늄 휠도 기본 적용된다. 브랜드 최초로 ‘링컨 스플릿 게이트’도 탑재됐다. 상·하단이 독립적으로 열리는 분할형 테일게이트를 적용해 적재 편의성을 높였으며, 하단 게이트는 최대 약 227㎏의 하중을 견딜 수 있어 벤치나 작업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실내는 최대 7명이 탑승할 수 있다. 운전석을 중심으로 48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11.1인치 터치스크린을 배치했다. 운전석에는 30방향, 조수석에는 28방향 전동 조절이 가능한 퍼펙트 포지션 시트를 적용했고 통풍·열선·마사지 기능도 제공한다. 2열 독립 시트 역시 전동 조절과 마사지 기능을 지원하며, 3열에는 전동 리클라이닝과 온열 기능을 갖춘 분할 폴딩 시트를 탑재했다. 휴식 기능도 강화했다. 링컨 리쥬브네이트는 조명과 영상, 음향, 디지털 향기 기능을 연동해 차량 안에서 휴식 공간을 구현하며, 리벨 울티마 3D 오디오 시스템은 28개의 스피커를 통해 몰입감 있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파노라믹 비스타 루프와 차음 유리, 프라이버시 글라스 등을 적용해 실내 쾌적성을 높였다. 에프엘오토코리아는 “플래그십 SUV에 걸맞은 공간성과 감성 품질을 통해 차별화된 럭셔리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2026-07-07 09:41:22
-
-
-
-
미국 이어 유럽도 철강 빗장…제네바서 시작된 '쿼터 전쟁'
[경제일보] 유럽연합(EU)의 철강 수입 규제 강화 시행을 앞두고 한국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리는 모습이다. EU가 무관세 철강 쿼터를 기존 3500만톤에서 1830만톤으로 절반 가까이 줄이고, 초과 물량 관세를 50%로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관건은 관세율보다 줄어든 무관세 물량을 국가별로 어떻게 나누느냐다. 정부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브뤼셀에 잇따라 보내 EU 측과 협의에 나섰지만, 일본·튀르키예·인도·영국·우크라이나 등 경쟁국들도 쿼터 확보전에 뛰어들면서 이달 스위스 제네바 협상이 한국 철강 수출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지난 1~2일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집행위원을 비롯한 집행위원회·유럽의회 핵심 인사들과 연쇄 면담을 가졌다. 여 본부장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철강 수입 규제 강화 방안을 두고 EU 측과 논의했다. 무관세로 들어갈 수 있는 철강 쿼터는 3500만톤에서 1830만톤으로 47%가량 줄고, 이를 넘는 물량에는 종전의 두 배인 50% 관세가 매겨진다. 빗장은 분명해졌지만, 정작 수출국들의 시선이 쏠린 곳은 관세율이 아니라 '누가 무관세 물량을 얼마나 가져가느냐'다. 이 배분의 향방은 이달 중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려진다. 세계무역기구(WTO) 본부가 있는 이곳에서 EU와 주요 철강 수출국들이 마주 앉아 국가별 무관세 쿼터를 확정한다. 한정된 물량을 두고 치열한 자리 다툼이 예상된다. 한국도 그 테이블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정부는 여 본부장을 브뤼셀에 두 차례 보내며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파트너이자 공급망 안정에 기여해 온 우방이라는 명분이 한국이 쥔 카드다. 하지만 같은 자리를 노리는 경쟁자가 만만치 않다. 일본, 튀르키예, 인도, 영국, 우크라이나가 저마다 사활을 걸고 달려들었고, 손에 쥔 패도 한국 못지않게 두툼하다. 튀르키예는 EU와 관세동맹을 맺은 사이, 우크라이나는 EU 가입을 앞둔 후보국, 일본은 경제동반자협정(EPA)으로 묶인 동반자다. 명분 싸움에서 한국이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3500만톤이 1830만톤으로…EU 철강 쿼터 전쟁 현재 확정된 것은 EU 전체 무관세 물량을 줄인다는 사실뿐이다. 국가별·품목별 쿼터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국가별 쿼터가 어떻게 배분될지 구체적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며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조건을 받지 않도록 업계 차원에서도 꾸준히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철강업계가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유럽 시장이 결코 작지 않아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 철강재 월평균 수출량은 236만4444톤이다. 이 가운데 EU 27개국과 영국으로 향한 물량이 월평균 33만6682톤으로, 전체의 14%를 차지했다. 줄어든 파이를 누가 더 크게 떼어 가느냐가 향후 유럽 수출 경쟁력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관세율 인상보다 국가별 쿼터가 더 큰 변수이기 때문이다. 미국도 유럽도 철강부터 막는다…거세지는 보호무역 업계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통상 현안으로만 보지 않는다. 철강은 보호무역의 파고가 높아질 때 가장 먼저 규제의 표적이 되는 산업이다. 미국은 지난해 철강·알루미늄에 부과하던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50%로 끌어올렸고, EU는 이번에 쿼터 초과 물량 관세를 25%에서 50%로 두 배 높이려 한다. 미국과 유럽이 나란히 빗장을 걸어 잠근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남아도는 물량을 해외로 쏟아내고 있다. 값싼 중국산이 밀려 들어오면서 미국과 유럽 철강업계의 위기감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EU가 이번 조치의 명분으로 역내 산업 보호를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럽 철강업계는 경기 둔화에 고에너지 비용, 탈탄소 투자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바닥을 기고 있다. 결국 미국과 유럽 모두 자국 산업을 지키기 위한 선택에 나섰다. 문제는 이 흐름이 한때의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관세 강화와 EU의 세이프가드 확대가 맞물리면서, 세계 철강 시장은 자유무역보다 공급망 안정과 산업 보호를 앞세우는 쪽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한국 철강업계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국가별 쿼터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기업별 타격을 가늠하기는 이르다. 업계는 일단 제네바 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규제 강화는 단순한 관세 인상이 아니다. 줄어든 무관세 물량을 둘러싼 각국의 다툼이 본격화하면서, 세계 철강 시장의 질서도 다시 짜이고 있다.
2026-06-08 18:0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