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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공항 피습에 321명 사상…미국 참전 가능성에 중동 확전 우려
[경제일보] 미국이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군사 지원을 넘어 직접 참전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사우디 방어를 둘러싼 미국의 선택이 예멘 전쟁의 확전 여부를 가를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홍해 해상 물류와 에너지 공급망, 사우디의 글로벌 투자 유치 전략에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이 테러 집단인 후티 미사일 부대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민간항공청은 사망자 가운데 사우디 국민 4명과 외국인 8명이 포함됐으며, 부상자 일부는 위중한 상태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309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공격 이후 공항 운영이 일시 중단됐고 항공편 취소와 지연이 잇따랐다. 이번 공격은 사우디의 민간 항공 인프라를 겨냥한 연쇄 공격의 일부로 분석된다. 같은 주 리야드 공항이 앞서 두 차례 공격을 받았고, 동부 담맘의 킹파드 국제공항 인근에도 발사체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 영공을 군사작전 지역으로 규정하며 항공사들에 해당 영공을 피하라고 경고했다. 민간 공항을 겨냥한 공격이 반복되면서 사우디의 방공 역량과 핵심 기반시설 보호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격 이후 후티 반군을 겨냥한 사우디의 군사작전에 미국이 합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이 사우디의 공습에 참여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며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사우디에서 발생한 일을 용납할 수 없다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도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미국의 직접 참전 여부나 구체적인 군사 대응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미국의 선택에 따라 충돌 범위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방공 지원이나 정보 공유에 그칠지, 후티 반군의 미사일 발사 시설 등을 겨냥한 직접 타격에 나설지에 따라 전황은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이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 후티 반군의 보복 공격이 사우디 내 주요 시설이나 역내 다른 목표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쟁의 파장은 홍해 해상 물류로도 이어질 수 있다.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주요 해상 운송로 가운데 하나다. 앞서 이 일대에서 공격 위협이 커지면 선사들이 항로를 우회하거나 운항을 조정해 왔고, 운송 기간과 보험료 등 물류 비용에도 압력이 생긴 바 있다. 특히 에너지 수송과 관련 산업의 공급망이 영향을 받을 경우 중동 지역을 넘어 국제 교역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사우디가 추진해온 국제 투자 유치 전략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사우디에서는 세계 석유업계 관계자와 정책 당국자가 모이는 세계석유회의(WPC)가 1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는 대형 투자 행사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가 예정돼 있다. 주최 측은 두 행사 모두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우디는 관광과 국제 행사, 해외 자본 유치를 통해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경제 다변화를 추진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공항과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반복되면 투자자들이 사업 기회뿐 아니라 현지의 안전과 운영 위험까지 함께 따져볼 수밖에 없다. 당장 투자 위축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할수록 사우디가 내세운 안정적인 사업 환경과 국제 행사 개최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아랍에미레이트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권을 명백히 침해하고 안보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전폭적인 연대를 표명하며, 사우디의 안보와 안정 유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2026-10-11 14: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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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北엔 대화 손짓·中엔 견제…비핵화·공급망 공조 강화
[경제일보] 한국·미국·일본이 북한에는 비핵화를 전제로 대화 복귀를 촉구하고 대만해협과 공급망 문제에서는 중국을 겨냥한 공조 수위를 높였다. 안보 협력을 넘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에너지까지 3국 협력의 범위를 넓힌 것이 이번 회담의 특징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회담하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를 계기로 열린 회의다. 세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핵·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수익 창출 차단 의지를 재확인했다. 동시에 “대화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북한에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재개 의사를 거듭 밝힌 가운데 압박과 대화 가능성을 함께 담은 메시지다. 북한의 사이버 활동과 해외 정보기술(IT) 인력을 통한 자금 조달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유엔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의 활동을 지지하고 납북자와 억류자, 국군포로, 이산가족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도 요구했다. 대만 문제에서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하고 대만이 적절한 국제기구에 의미 있게 참여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견제 메시지를 함께 낸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안보 공조는 공급망 대응으로 구체화했다. 세 나라는 자의적인 수출 제한과 유해한 과잉생산, 경제적 강압과 비시장적 관행에 반대하고 제3국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새 3국 경제안보 협의체 출범을 환영하고 반도체와 AI, 양자기술, 디지털 인프라, 바이오기술 분야의 협력도 확대한다. 지난 7월 체결한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각서의 후속 조치도 추진한다. 한미일 기업의 기술과 금융 역량을 결합해 제3국 SMR 사업을 발굴하고 규제체계 구축과 자금 조달, 인력 교육을 함께 지원하는 구상이다. 석유 비축 확대와 생산국·소비국 간 협력을 통한 에너지 공급망 안정도 공동 과제로 제시했다. 동남아시아 사기센터 등 초국가적 조직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마약범죄사무소와 협력하고 해양안보·법 집행, 국제 재난구호, 북극 문제에서도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방위 공약과 확장억제 공약도 재확인했다. 이번 회담은 7월 튀르키예와 필리핀에서 열린 회의에 이어 석 달 사이 세 번째다. 한미일 협력이 공동성명에 머물지 않으려면 대북 대화 재개의 구체적인 조건과 공급망 경보가 실제 공동 대응으로 이어지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대만과 경제안보 문제에서 높아진 대중 견제 수위가 한국의 대중 외교·통상 관계에 미칠 영향도 향후 과제로 남는다.
2026-09-22 07: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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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 광물외교, 악수는 끝났다…이제 광물이 와야 한다
[경제일보] 서울에서 손을 맞잡았다고 광물이 한국 공장에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 광산에서 원료를 캐내고, 정제시설에서 산업용 소재로 가공한 뒤 국경과 바다를 건너 수요 기업에 공급하기까지는 긴 시간과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자원외교가 공동선언보다 어려운 이유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이 16일 서울에서 첫 다자 정상회의를 열었다.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정상은 이재명 대통령과 ‘서울선언’을 채택하고 핵심광물·에너지 공급망 협력에 뜻을 모았다. 정상회의를 2년마다 개최하고 산업장관 협의체도 신설하기로 했다. 한국의 기술과 중앙아시아의 자원을 연결할 정상급 협의의 틀을 마련한 것이다. 외교적 의미는 분명하다. 자원 확보는 기업의 구매계약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광업권과 투자 인허가, 수출규제와 통관, 도로와 철도 건설에는 자원 보유국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 정상 간 합의는 민간기업이 넘기 어려운 제도적 장벽을 낮추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번 회의와 연계한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19건의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카자흐스탄 국립야금광석연구소는 희소금속 분야의 단계별 공급망 협력모델을 발굴하기로 했다. 별도의 기업 상담회에서는 1400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도 성사됐다. 다만 이 계약은 소비재 등 여러 분야를 포함한다. 핵심광물의 구매량과 인도 시점을 확정한 실적으로 계산할 수는 없다. 협력 문서에 서명하는 것과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광물외교의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를 판단하려면 외교적 합의가 어느 단계까지 사업으로 이어졌는지 살펴봐야 한다. 탐사 결과가 투자 결정으로 이어졌는지, 채굴한 원료를 어디에서 정제할 것인지, 한국 기업이 어느 가격에 얼마를 구매하기로 했는지, 실제 납품은 언제 시작되는지가 그 기준이다.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지하자원만으로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 광산에 자원이 묻혀 있다는 사실과 경제성 있는 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부터 다르다. 품위와 매장량을 확인하고 사업성을 검증해야 한다. 채굴권을 확보한 다음에는 전력과 용수, 도로와 철도를 갖춰야 한다. 광석을 캤더라도 산업용으로 가공하지 못하면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 생산에 곧바로 사용할 수 없다. 중국의 공급망 지배력이 보여주는 교훈도 이 대목에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글로벌 핵심광물 전망 2026’에 따르면 중국의 2025년 희토류 정제시장 점유율은 약 85%였다. 희토류를 제외한 주요 에너지 광물에서도 세계 최대 정제국의 평균 점유율은 2023년 70%에서 2025년 72%로 높아졌다. 지난해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로 일부 해외 자동차업체가 생산시설 가동률을 낮추거나 일시적으로 공장을 멈춘 사례도 나타났다. 광산을 확보해도 정제를 중국에 의존한다면 공급망의 취약성은 온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원료의 생산국을 다변화하는 것과 최종 산업소재의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광물을 한국에서 정제하는 것이 유일한 답인 것도 아니다. 광물의 종류와 생산 규모, 현지 전력비와 환경규제,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따져 가공시설의 입지를 정해야 한다. 중앙아시아 현지에서 경제성 있게 정제할 수 있다면 그곳에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도 가능하다. 자원 보유국의 이해관계도 중요하다. 중앙아시아 국가들 역시 원료만 수출하는 경제에서 벗어나 가공산업과 제조업을 육성하려는 수요가 있다. 한국이 광물을 확보하고 현지에는 일자리와 기술, 설비가 남는 협력 구조라면 장기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할 여지가 커진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양측이 원료 교역을 넘어 탐사부터 최종 제품 제조까지 이어지는 협력을 강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여기에 중앙아시아 특유의 물류 문제가 더해진다. 내륙의 광산에서 생산한 광물을 한국으로 들여오려면 여러 나라의 철도와 도로, 통관·환적 체계를 거쳐야 할 수 있다. 광산 개발비뿐 아니라 운송비와 운송 기간, 경유국의 정책 변화까지 공급계약의 경제성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광산 지분을 확보한 기업이 반드시 안정적인 공급처까지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운송로가 막히거나 정제시설이 지연되면 장부상의 자원은 생산현장의 원료가 되지 못한다. 이런 사업을 추진할 때 정부와 기업의 역할도 구별할 필요가 있다. 정상외교는 자원 보유국과의 협의 통로를 마련하고 투자·통관·물류와 같은 제도적 문제를 다룰 수 있다. 그러나 매장량과 품위, 정제수율, 생산원가와 판매가격을 검증하는 일은 개별 사업의 경제성 판단에 속한다. 특히 자원사업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길다. 외교적 합의가 사업의 위험을 없애주지는 않는다. 수요기업의 장기구매 계약이 없는 광산은 생산을 시작하고도 판로를 걱정할 수 있다. 반대로 구매처가 확실해도 정제 기술과 운송 조건이 맞지 않으면 약속한 가격에 납품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협력의 진척은 MOU 체결 건수와 함께 탐사, 사업성 검증, 투자 확정, 정제시설 건설, 장기구매 계약, 실제 인도 물량을 구분해 살펴볼 때 확인할 수 있다. ‘순자’ 권학편에는 ‘불적규보 무이치천리(不積蹞步 無以致千里)’라는 구절이 있다. 작은 걸음을 쌓지 않으면 천 리에 이를 수 없다는 뜻이다. 자원외교에도 들어맞는 말이다. 정상회의가 첫걸음이라면 광산 개발과 정제시설, 물류망과 구매계약은 그다음 걸음이다. 어느 하나를 건너뛰어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수는 없다. 다음 한·중앙아 정상회의는 2028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에 마련한 정상급 협력체계의 진척을 살펴볼 자연스러운 시점이기도 하다. 그때는 협력 문서가 몇 건 더 늘었는지만으로는 사업의 진행 상황을 알기 어렵다. 어느 광산에서 탐사가 끝났고, 어떤 기업이 투자를 확정했으며, 정제시설과 물류망은 어디까지 구축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구매계약이 체결됐다면 광종과 물량, 공급기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 선적이 이뤄졌다면 성과는 더욱 구체적이다. 이번 정상회의를 두고 공급망 다변화가 이미 완성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반대로 아직 광물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외교적 합의의 의미를 부정할 수도 없다. 장기 자원사업에는 그에 걸맞은 준비와 시간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 동안 무엇이 달라지는가다. 자원외교의 최종 목적은 광산에 한국 기업의 이름을 새기거나 협약서에 서명을 남기는 데 있지 않다. 한국 산업이 필요할 때 필요한 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데 있다. 서울에서 맺은 약속은 이제 광산과 정제시설, 철도와 항만에서 구체적인 사업으로 이어질 차례다. 중앙아 광물외교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은 회담장이 아니라 공급망의 마지막 현장, 한국의 공장이다.
2026-09-17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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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른 AI·희토류…한국은 어디에 설 것인가
[경제일보]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오는 24일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은 아직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이번 주말 만나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과 희토류, 무역·에너지 등 경제안보 현안이 폭넓게 다뤄질 전망이다. 한국에는 남의 나라 정상회담이 아니다. 미중이 협상 테이블에서 다루는 현안 하나하나가 한국의 주력 산업과 연결돼 있어서다. AI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고 희토류와 핵심광물은 배터리·자동차·항공우주·방위산업에 들어간다. 미국과 중국의 합의와 충돌에 따라 한국 기업의 투자와 생산, 공급망 전략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AI는 특히 그렇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이 중국과 AI가 초래할 공동의 위험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중 AI 경쟁이 첨단 반도체와 기술 수출통제를 넘어 안전과 국제규칙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세계 AI 산업에서도 안전 규칙을 누가 만들고 집행할 것인지를 놓고 논쟁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이 경쟁의 한복판에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고 AI 가속기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도 한국 기업의 비중이 크다. 미중 기술 경쟁이 격화될수록 한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과 생산시설은 단순한 기업 자산을 넘어 경제안보의 자산이 된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로이터는 SK하이닉스가 인텔과 미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인텔의 오하이오 공장 일부를 활용하거나 인텔·클라우드 기업 등이 참여하는 합작법인을 만드는 방안이 거론된다. 아직 초기 협의 단계이고 결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한국 메모리 기업이 처음으로 미국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반도체 공급망이 얼마나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여기에는 한국이 고민해야 할 지점도 있다. 미국의 공급망 현지화와 한국의 이해가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생산시설을 미국에 두는 것이 시장 접근과 공급망 안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핵심 제조기술의 해외 이전과 국내 산업 생태계 약화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 기업의 투자 판단을 존중하되 국가 차원에서는 어떤 기술과 생산기반을 국내에 반드시 남겨야 하는지 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 희토류 문제는 더 절박하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 중심의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주요 핵심광물의 정제 과정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분석한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정제 비중은 2023년 90% 이상에서 2025년 약 85%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세계 공급망을 좌우할 수준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희토류 원소인 이트륨은 이런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트륨은 반도체와 항공우주, 제트엔진 코팅 등에 쓰이는 전략 물질이다. 중국은 세계 이트륨 공급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고 수출통제를 통해 공급량을 조절해 왔다. 미국 제조업에서도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이트륨 문제 역시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한국의 취약점도 여기에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자동차를 세계에 수출하지만 이를 만드는 핵심광물과 소재 상당 부분은 해외에서 들여온다. 미국이 첨단기술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속도를 높이면 한국 기업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세계 제조업의 거대한 생산기지이자 시장인 중국과의 공급망을 단기간에 끊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따라서 한국의 대응을 단순히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문제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안보와 직결된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하되 핵심 원료와 소재는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열린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도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은 핵심광물과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주요 의제로 다뤘고 70건이 넘는 협정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정부는 단순한 원료 수입을 넘어 탐사와 정제, 소재 가공, 완제품 생산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공급망 다변화는 양해각서 숫자로 평가할 일이 아니다. 광물 탐사와 개발이 실제 정제·가공과 국내 기업의 장기 구매로 이어져야 한다. 핵심광물 개발은 투자 회수 기간이 길고 가격 변동성도 큰 만큼 정부가 정책금융과 비축제도 등을 활용해 민간의 위험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 공급망은 평상시에는 비용의 문제지만 위기가 닥치면 국가안보의 문제가 된다. AI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 미래 경쟁력을 보장받기는 어렵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망, 소프트웨어와 AI 모델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함께 키워야 한다. 미중이 AI의 기술표준과 안전 문제까지 논의하기 시작했다면 한국도 이미 만들어진 규칙을 받아들이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국제 AI 거버넌스와 기술표준을 만드는 과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미중 경쟁은 이제 관세 몇 퍼센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넘어섰다. 누가 AI의 규칙을 만들고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며 핵심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를 둘러싼 경제안보 경쟁이다. 중국은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고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AI 생태계를 중심으로 자국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의 운명을 워싱턴과 베이징의 협상 결과에 맡길 수는 없다. 어느 한쪽을 무조건 선택하는 것도, 양쪽의 눈치를 보며 결정을 미루는 것도 해법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을 강요받았을 때 버틸 수 있는 힘을 먼저 만드는 것이다.
2026-09-17 10: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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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S·효성 등 재계 총수, 프랑스서 미래산업 협력 논의
[경제일보] 삼성전자·LS·효성 등 주요 기업들이 프랑스 기업들과 인공지능(AI), 양자, 에너지, 모빌리티 등 미래산업 전반에서 협력 확대를 모색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방문을 계기로 열린 한-프랑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양국 기업들은 기술 협력뿐 아니라 투자와 글로벌 시장 진출, 공급망 구축 등 구체적인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자은 LS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류재철 LG전자 사장,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프랑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AI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AI 간 전략적 투자협력 추진 방안이 논의됐다. 네이버와 미스트랄AI 역시 글로벌 시장 공동 진출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 기업의 제조·플랫폼 역량과 프랑스의 AI 기술력을 결합해 사업 영역을 해외로 확장하는 협력 모델이다. 양자 분야에서는 프랑스 양자컴퓨팅 하드웨어 기업 콴델라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제조 역량을 결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양국이 각각 보유한 기술 경쟁력을 연결해 양자컴퓨팅 분야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는 협력 모델이 논의됐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프랑스의 전력망 현대화 사업과 국내 전력기기 기업의 기술력을 연계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LS와 효성은 첨단 전력기기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양국 간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현대차와 LG전자가 프랑스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자동차와 전장·전자 분야에서 양국 기업의 기술과 사업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협력 기회를 발굴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바이오와 뷰티 분야에서도 기업 간 사업 연계 방안이 제시됐다. 셀트리온의 프랑스 헬스케어 사업 지프레 인수 사례가 양국 기업의 협력 사례로 소개됐다. 로레알의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과 코스맥스의 제품 개발 역량을 결합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양국 기업인들의 의견을 들은 뒤 “한국과 프랑스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매우 넓고 다양하다”며 “새로운 분야에서 양국이 연구개발(R&D)과 대규모 투자를 함께 추진한다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산업만이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 역시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큰 만큼, 양국이 서로의 강점을 결합한다면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 간 협력과 함께 양국 정부 차원에서도 R&D를 비롯한 실질적 협력이 더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2026-09-09 09: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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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2차 제재 압박, 한국 기업이 또 희생양 돼선 안 된다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을 겨냥한 2차 제재 가능성을 다시 꺼내 들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4일 이란과 거래를 계속하는 해외 기업과 금융기관이 미국 중심의 금융시스템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날 이란의 석유·해운·항공·금·가상자산·기술 분야와 관련된 개인·기업·선박 60곳을 새로 제재했지만, 당장 가장 강력한 2차 제재까지 전면 시행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까지 본격적으로 제재하기 시작하면 그 파장은 중동에 그치지 않는다. 달러 결제망과 미국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을 무기로 삼는 2차 제재는 사실상 전 세계 기업에 “이란과 미국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한다. 한국 기업도 예외일 수 없다.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의 핵심축이다. 북한 핵 문제와 첨단기술, 공급망, 안보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 체제에도 책임 있게 동참해야 한다. 그러나 동맹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 기업이 예상하지 못한 손실까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제재의 목적과 동맹국 기업 보호는 별개의 문제다. 미국의 대이란 압박은 이미 국제 에너지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교역 상대에 대한 제재를 경고한 뒤 국제유가는 크게 출렁였다. 지난 21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94달러를 넘어섰고, 이란산 원유 공급 차질과 호르무즈해협 불안이 계속되면서 시장의 변동성도 커졌다. 한국처럼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는 국가는 제재 자체보다 그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와 석유화학뿐 아니라 항공·해운·물류·제조업 전반의 비용이 올라간다. 전기·가스요금과 소비자물가에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준다. 대이란 제재가 강화될수록 한국경제가 감당해야 할 간접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해운업도 위험하다.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해협 통항 문제를 둘러싸고 외국 선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24일에는 통항 규칙 위반을 이유로 45척의 선박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벌금과 억류, 화물 압류 가능성을 경고했다. 명단에는 한국 해운사와 관련된 선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2차 제재와 이란의 맞대응이 동시에 강화되면 기업은 양쪽 위험을 모두 떠안는다. 미국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란과 거래를 끊더라도 이미 체결한 계약과 운송 일정에서 손실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기존 계약을 이행하다 미국 금융·결제망에서 제재를 받는다면 피해는 훨씬 커진다. 정부가 지금부터 움직여야 하는 이유다. 첫째, 미국과의 사전 협상을 통해 한국 기업에 필요한 예외와 유예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과거 대이란 제재에서도 미국은 동맹국이나 특정 거래에 한시적 예외를 인정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이미 체결된 계약이나 인도적 물품, 국제 에너지시장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거래 등에 대해서는 충분한 유예기간을 확보해야 한다. 기업에게 어느 날 갑자기 거래를 끊으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계약 정리와 결제 회수, 화물 운송을 마칠 시간을 줘야 한다. 정부가 미국과 협상해야 할 핵심도 바로 이런 현실적인 피해 방지 장치다. 둘째, 기업에 명확한 제재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2차 제재의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어떤 거래가 제재 대상인지, 어느 시점부터 적용되는지, 이란과 직접 거래하지 않고 제3국을 통해 거래하는 경우 어디까지 문제가 되는지 기업이 정확히 알기 어렵다. 특히 중소기업은 미국 제재 규정을 자체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 정부와 금융당국, 무역기관이 공동으로 기업별 노출도를 점검하고 제재 대상 거래와 허용 거래를 신속하게 안내해야 한다. 제재를 몰라서 위반하는 기업이 나오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셋째, 금융권의 과도한 위축도 피해야 할 상황이다. 제재가 시작되면 금융기관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실제 제재 대상이 아닌 거래까지 결제를 거부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른바 ‘과잉 준수’다. 기업 입장에서는 합법적인 거래임에도 돈을 받지 못하거나 송금이 막힐 수 있다. 정부는 미국과 협의해 제재 대상과 예외 거래를 명확히 하고 국내 은행에도 일관된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 기업이 제재보다 금융기관의 지나친 위험 회피 때문에 먼저 피해를 보는 일은 방지하는 게 정부의 책무다. 넷째, 에너지와 물류 공급망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하면 유가와 해상운임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 미국의 봉쇄와 제재 강화로 이란산 원유 수출이 크게 감소했고 중국 정유사들도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역시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전략비축유 운용 계획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불안해지는 상황에 대비해 대체 운송 경로와 선박 보험, 해운기업 지원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한미 간 협상의 원칙이 중요하다. 미국은 자국의 안보와 외교 목표를 위해 제재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도 자국 기업과 국민의 경제적 이익을 지킬 책임이 있다. 동맹국의 정책에 협력하는 것과 우리의 경제적 손실을 아무 조건 없이 감수하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미국 역시 동맹의 부담을 일방적으로 전가해서는 안 된다.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동맹국의 협력이 필요하다. 동맹국 기업에 충분한 설명과 준비기간 없이 제재를 확대하면 미국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만 떨어질 수 있다. 더구나 이번 제재에서 미국이 이란산 원유 거래에 큰 역할을 하는 중국의 주요 금융기관에는 아직 가장 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충돌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도 미국에 분명히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한다. 제재가 필요하다면 기준은 일관돼야 한다. 경제 규모나 협상력에 따라 어떤 국가는 유예하고 동맹국 기업에는 더 엄격한 부담을 지우는 방식이라면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미국이 구체적인 제재안을 발표한 뒤에야 대책회의를 여는 사후 대응이다. 제재 대상과 시점이 확정되기 전에 산업별 노출도를 파악하고 미국 재무부와 협의해야 한다. 에너지·해운·금융·건설·수출기업의 기존 계약을 전수 점검하고 피해 가능성을 미리 계산해야 한다. 기업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제재 위험이 높은 거래는 계약 단계부터 미국 제재 발동 시 책임과 손실을 어떻게 나눌지 명확히 해야 한다. 결제통화와 거래은행, 선박과 보험사까지 제재 위험을 사전에 점검하는 시스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될수록 한국에는 외교와 경제가 분리되지 않는다. 안보동맹을 지키면서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고, 미국의 제재를 준수하면서 한국 기업의 피해도 줄여야 한다. 어느 한쪽만 강조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대외경제 환경이 불안할수록 외교의 실력은 선언이 아니라 손실을 얼마나 줄였는지에서 드러난다. 미국의 2차 제재가 현실화한다면 한국도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 기업이 예측할 수 없는 피해를 떠안게 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미국의 최종 결정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예외와 유예, 결제 안전망과 에너지 공급망 대책을 지금부터 협상해야 한다. 동맹은 국익을 포기하는 관계가 아니다. 공동의 안보 목표를 지키면서 서로의 정당한 경제적 이해를 조정하는 관계다. 대이란 제재에서도 그 원칙은 달라질 수 없다. 제재에는 협력하되 한국 기업의 피해는 최소화하는 선제적 외교전이 지금 필요하다.
2026-08-25 10: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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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석유가스법 개정, 베트남 국가 에너지 안보 강화의 주춧돌
에너지 경쟁이 국가 경쟁력과 지정학적 영향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확보는 더 이상 산업 정책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전략 과제가 됐다. 에너지 자립 역량은 곧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 능력을 의미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오늘날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베트남이 시행한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단순한 산업 규제 정비를 넘어 국가 에너지 안보 체계를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제도 개혁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석유가스법 개정 논의는 탐사와 개발 과정의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화와 에너지 전환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개정의 의미는 훨씬 광범위하다. 이번 개정은 베트남의 에너지 개발 체계를 현대화하고 해양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미래 에너지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도적 토대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또한 해양경제 발전과 국가 해양 주권 수호라는 장기 국가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정책 수단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 전환기에 직면한 베트남 석유가스 산업 지난 수십 년 동안 석유가스 산업은 베트남 경제 성장의 핵심 축 역할을 수행해 왔다. 국가 재정 수입에 크게 기여했을 뿐 아니라 전력 생산과 비료, 석유화학 산업에 필수적인 원료를 공급하며 산업 발전을 뒷받침했다. 특히 베트남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베트남(Petrovietnam)은 국가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핵심 기관으로서 경제 발전과 해양 주권 수호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 왔다. 그러나 현재 베트남 석유가스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대표 유전인 바크호(Bạch Hổ), 롱(Rồng), 다이훙(Đại Hùng) 등 주요 유전은 장기간 생산으로 인해 자연 감소 단계에 진입했다. 반면 신규 유전은 대부분 심해나 원거리 해역, 복잡한 지질 구조에 위치해 있어 탐사와 개발 비용이 과거보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 수천만 달러 수준이었던 탐사 시추 비용은 현재 심해 개발의 경우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수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상승했다. 이 때문에 석유가스 산업은 법적 안정성과 투자 환경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변화한 산업 환경에 비해 제도와 법 체계가 뒤처질 경우 투자 유치 경쟁력이 약화되고 이는 탐사 활동 감소와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법률의 현대화는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 미래 에너지 영토를 넓혀야 한다 새로운 석유가스법은 단순히 원유와 천연가스 개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베트남 해역이 보유한 미래 전략 자원을 포괄하는 보다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다. 막대한 매장 가능성으로 인해 차세대 전략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선점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중국, 한국 등 주요국은 연구와 시험 생산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베트남 역시 조기 탐사와 연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미래 에너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업 생산 여부를 논하기보다 장기적인 국가 전략 차원에서 기술과 제도, 연구 기반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일이다. 또 다른 전략 분야는 해상 풍력이다. 베트남은 3200㎞가 넘는 해안선과 우수한 풍황 조건을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유망한 해상 풍력 시장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특히 해상 풍력은 기존 석유가스 산업과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해저 지질 조사, 해상 구조물 설계, 심해 장비 운용, 해상 물류 등은 모두 석유가스 산업이 수십 년 동안 축적해온 핵심 역량이다. 이러한 기술과 인프라는 해상 풍력 산업 발전의 강력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파력 발전과 조력 발전, 해류 발전, 전략 광물 개발까지 고려한다면 석유가스법은 단순한 자원 개발법이 아니라 베트남 해양 에너지 개발을 총괄하는 종합 법체계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 에너지 전환 시대에도 천연가스는 중요하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세계적 화두가 됐지만 천연가스의 전략적 중요성은 여전히 높다. 많은 국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가스전 개발과 가스 발전 투자를 병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천연가스는 석탄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어 에너지 전환기의 핵심 브리지 연료(Bridge Fuel)로 평가받는다. 베트남이 추진 중인 블록 B-오몬(Block B – Ô Môn) 프로젝트 역시 단순한 자원 개발 사업이 아니다. 가스 복합발전소 연료 공급과 지역 산업 육성, 국가 전력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담당하는 전략 사업이다. 따라서 석유가스 탐사와 개발을 촉진하는 제도적 장치는 에너지 전환 정책과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환 과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은 기존 에너지원을 하루아침에 폐기하는 과정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현실적인 전환 과정이다. 천연가스는 그 과정에서 경제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원 가운데 하나다. ◆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제도적 결단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베트남이 추구하는 국가 에너지 안보와 해양경제 발전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이 채택한 국가 에너지 안보 관련 결의와 지속 가능한 해양경제 발전 전략 역시 에너지 자립 역량 강화와 해양 자원 개발, 비전통 에너지 연구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는 국가에게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은 필수 조건이다. 특히 제조업 중심 성장 모델을 발전시키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위상을 높이려는 베트남의 경우 향후 에너지 수요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현실 변화에 맞는 현대적이고 유연한 법적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한 제도적 응답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법 개정은 단순한 법률 개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해양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며 미래 세대가 사용할 전략적 에너지 자산을 준비하기 위한 국가적 결단이다. 에너지 안보는 곧 국가 경쟁력이다. 베트남이 앞으로 수십 년간 안정적인 성장과 산업 고도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에너지 주권을 강화하고 미래 자원을 선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자 베트남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할 핵심 제도 인프라로 평가받을 만하다.
2026-06-05 10: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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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HTWO' 앞세워 유럽 공략…수소 생태계 확장 속도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대 수소 산업 행사인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 2026'에 참가한다. 수소가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성 확보 수단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수소 사업 확대와 글로벌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일부터 21일(현지시간)까지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 2026'에 참가한다.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은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인프라, 모빌리티, 정책, 투자 등을 논의하는 글로벌 수소 산업 행사다. 올해 행사에는 100여개국 정부 관계자와 500여개 기업, 업계 관계자 등 약 1만명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행사에서 수소 브랜드이자 사업 플랫폼인 'HTWO'를 중심으로 전시관을 운영했다. 부스에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목업과 차세대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를 전시했다. 올해 유럽 시장 판매를 시작한 디 올 뉴 넥쏘는 최고출력 150kW 모터를 탑재한 차세대 승용 수소전기차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7.8초 만에 도달할 수 있으며,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최대 720㎞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전시뿐 아니라 회담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글로벌 수소 생태계 구축 방안과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유럽을 비롯한 주요 국가 및 기업 관계자들과 수소 산업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공유하고, 상용화 기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수소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에너지 공급망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소가 탈탄소 수단을 넘어 차세대 에너지 동력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산업 활성화를 위해 기술 개발과 함께 정책 연속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가별 규제와 인증 체계가 상이한 만큼 글로벌 표준 정립과 인프라 투자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사업 확대를 미래 성장 전략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승용 수소전기차뿐 아니라 상용차와 발전, 물류, 항만 등 다양한 분야로 수소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위원회 창립 멤버이자 공동 의장사로도 활동 중이다. 수소위원회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하는 민간 중심 협의체로, 수소 산업 활성화와 정책 제언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수소 생태계 가속화에 발맞춰 이해 관계자들과 지속 가능한 수소 인프라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5-21 09: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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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커버드콜', 해외형 1년 수익률 1위 外
[경제일보] 한투운용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커버드콜', 해외형 1년 수익률 1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상장지수펀드(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이 해외형 커버드콜 상품 중 1위를 차지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해당 ETF의 최근 1년 가격수익률(PR)은 112.94%다. 분배금을 포함한 총수익률(TR)은 148.07%에 이른다. 국내에 상장된 37개 해외형 커버드콜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이다. 같은 기간 PR과 TR이 모두 100%를 돌파한 상품은 이 ETF가 유일하다. 최근 6개월 수익률도 최상위권이다. 최근 6개월 PR은 59.34%며 TR은 73.35%로 두 지표 모두 동일 유형 1위에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동일 유형 상품 37개의 평균 PR인 5.82%와 평균 TR인 12.60%를 크게 웃도는 성과다. 해당 상품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2024년 4월에 출시했다. 미국 반도체 시가총액 상위 30종목을 편입하는 동시에 나스닥100 ETF(QQQ) 콜옵션을 매도하는 미스매칭 전략을 쓴다. 이를 통해 반도체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과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을 동시에 추구한다. 주요 투자 대상인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의 핵심인 5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해당 영역은 △GPU 및 AI 가속기, △메모리, △파운드리, △반도체 장비, △팹리스 및 맞춤형반도체(ASIC) 등이다. 매일 만기가 돌아오는 데일리 옵션을 1% 외가격(OTM)으로 매도하는 전략도 특징이다. 위클리나 먼슬리 옵션보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단기 변동성을 수익화하기 유리하다. 다만 커버드콜 구조상 기초자산과 옵션 매도 대상이 급등할 때는 수익이 제한될 수 있다. 또한 실적배당형 상품이므로 과거 성과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며 운용 결과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본부장은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ETF는 반도체 밸류체인 5개 영역에 분산투자하는 전략을 통해 메모리 사이클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을 뿐 아니라, 반도체 슈퍼사이클 어느 단계에서도 수혜를 추구할 수 있다"라며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ETF는 월분배형 상품으로, 최근 1년간 월평균 1.25%의 분배율을 기록했고 지속 성장이 전망되는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동시에 월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연금계좌 등을 활용해 장기 투자 시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KoAct 코스피액티브ETF' 상장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19일 유가증권시장에 'KoAct 코스피액티브' ETF를 상장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상품은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업종 간 수익률 격차가 커지는 'K자형 증시'에 대응해 출시됐다. 지수 대비 높은 초과 수익을 목표로 운용된다. 실제로 표준 업종 분류(WICS) 기준 지난달 말 코스피 수익률을 넘어선 업종은 전체 26개 중 8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18개 업종은 지수 성과를 밑돌며 투자 종목에 따른 성과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유망 산업과 우량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상품을 준비했다. KoAct 코스피액티브 ETF는 지수 이익 성장을 이끄는 반도체 업종의 비중을 높게 유지한다. 동시에 이익 전망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주도 섹터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조선, △기계, △방산, △에너지, △증권 업종에 주목한다. 테마 측면에서는 중동 전쟁 이후 나타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원 다변화 그리고 국방력 강화 흐름에 부합하는 종목을 발굴해 포트폴리오에 적극적으로 편입할 계획이다. 국내 증시는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방산 등 주요 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추세다. 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주요국 시장과 비교하면 저평가 매력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말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1배 수준이다. 그동안 코스피가 12개월 선행 PER 10배 안팎에서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공간이 넓다. 같은 기간 대만(19배)과 일본(16배) 그리고 상해(13배)와 홍콩(10배) 등 주요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PER보다 낮다. 정대호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운용1본부 운용2팀장은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지수가 올라도 내 계좌는 그대로인 'K자형 증시'에서 살아남는 길은 결국 '종목 선별 능력'"이라며 "9명의 기업분석 애널리스트와 베테랑 운용역이 협업해 발굴한 우량 종목으로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을 창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총 운용자산(AUM) 600조원 돌파… 2년 만에 두 배 성장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외 시장에서 총 운용자산(AUM)이 600조원을 넘어섰다고 18일 발표했다.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집계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체 운용자산은 624조원이다. 2022년말 약 250조원이던 운용자산 규모는 2024년 300조원과 2025년 500조원을 차례로 돌파하며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요구에 맞춘 솔루션과 차별화된 상품 전략이 성장을 견인한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사업의 중심축인 ETF 자회사 글로벌엑스(Global X)는 테마형과 인컴형 상품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한국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홍콩 △일본 등 13개 시장에서 747개 ETF를 운용 중이며 세계 ETF 시장 12위에 올라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토큰화 ETF 사업도 넓히는 추세다. 현재 글로벌 토큰화 플랫폼을 통해 △구리 △우라늄 △인프라 등 테마형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오는 3분기에는 홍콩 최초로 커버드콜 ETF를 토큰화 형태로 출시할 예정이다. 향후 토큰화 상품의 라인업을 늘리고 글로벌 디지털자산 거래소 상장도 함께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ETF 시장에서는 타이거(TIGER) ETF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코어와 성장 영역 전반으로 유입되는 모습이다. 대표 지수형 코어 상품으로는 △TIGER 200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 등이 장기 투자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성장 영역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에 집중하는 TIGER 반도체TOP10 ETF가 성과를 냈다. 해당 상품의 순자산은 연초 2조원에서 4월말 10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국내 주식형 테마 ETF 가운데 1위이자 전체 ETF 순자산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금 시장에서도 입지를 굳히고 있다. 국내 최초로 TDF를 도입한 이후 연금 펀드 설정액과 TDF 점유율에서 각각 1위를 유지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를 선보이며 투자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부문도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는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기관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공공 OCIO 시장 내 경쟁력을 증명했다. 부동산 투자 영역에서는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국내외 핵심 자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여수 경도에서 호남권 최초로 글로벌 5성급 호텔 브랜드인 JW 메리어트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참여한 국내 코어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 물량의 절반 가량을 확보했다. 향후에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투자 혁신에 집중할 계획이다. 미국 AI 법인인 웹스포트(Wealthspot)와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계열사 스탁스포트(Stockspot) 등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디지털 자산관리 역량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준용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차별화된 투자 솔루션으로 혁신 성장을 이어가고, 국내에서는 TIGER ETF를 중심으로 투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며 "AI를 핵심 성장 엔진으로 삼아 더 정교한 투자 솔루션으로 혁신을 이끌며 글로벌 선도 자산운용사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 'SOL 코스피200 채권혼합50 ETF' 신규 상장 신한자산운용은 'SOL 코스피200채권혼합50 ETF'를 오는 19일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한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와 3년 만기 국고채에 자산을 절반씩 나누어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펀드다. 확정기여형(DC) 및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연금계좌 내에서 안전자산으로 취급된다. 이에 따라 연금계좌 투자금 전액을 해당 펀드에 편입할 수 있다. 현행 규정상 퇴직연금 계좌의 위험자산 최대 투자 한도는 70%로 묶여 있다. 하지만 의무 안전자산 30%를 이번 신상품으로 채울 수 있다. 나머지 위험자산 70%를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ETF' 등 주식형 펀드로 구성하면 연금계좌 전체의 실질적 주식 투자 비중을 최대 85%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효과를 얻게 된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89.4% 급등했다. 최근 1개월 및 3개월 수익률 역시 각각 33.7%와 44.9%에 달한다. 지수가 단기 급등하면서 시장의 변동성도 함께 커지는 추세다. 주된 변동성 확대 요인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 변동 △대외 변수 등이다. 신규 펀드의 첫 월 분배금은 오는 2026년 7월 1일 수요일에 지급될 예정이다. 실제 배당금 입금 시간은 각 증권사 운영 정책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신한자산운용 김정현 ETF사업그룹장은 "코스피 지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성장성에 더해 안정성까지 함께 추구하려는 투자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SOL 코스피200채권혼합50 ETF는 코스피200의 성장성을 일정 부분 향유하면서도 채권 편입을 통해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주식 배당금과 채권 이자를 재원으로 매월 초 분배금을 지급할 예정인 만큼, 연금계좌에서 자산배분 효과와 함께 월배당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19 07: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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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다카이치 총리, 19일 안동서 정상회담…한일 셔틀외교 재가동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19일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한일 셔틀외교를 재가동한다.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 데 이은 답방 성격으로, 이번에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에서 회담이 열린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섯 번째 한일 정상회담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19일부터 20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소인수 회담, 확대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 만찬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되는 의제는 경제안보다. 양국은 지난 1월 나라현 회담에서 공급망 안정과 경제안보 협력, 첨단산업 연계 강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논의가 협력 활성화 수준이었다면, 이번 회담에서는 중동전쟁 장기화와 원유·천연가스 수급 불안까지 맞물리며 경제안보 협력이 보다 핵심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에 대한 한일 간 소통 여부가 관심사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수송로의 안정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모두 원유와 LNG 수입 의존도가 높다. 양국 정상이 비공개 회담에서 선박 통항 상황과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를 공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 선박 HMM 나무호 손상 사고도 관련 논의 배경으로 꼽힌다. HMM 나무호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확인 비행체로 추정되는 물체에 의해 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 잔해 분석이 진행 중이다. 일본 역시 최근 자국 선박의 호르무즈 통항 문제를 관리해온 만큼 양국이 해상 수송로 안전과 위기 대응 공조를 논의할 여지가 있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 결과도 회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미중은 이번 회담에서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냈지만, 대만과 AI·반도체, 공급망 문제에서는 긴장을 남겼다. 일본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과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인 만큼 관련 동향을 한국과 공유할 필요성이 커졌다. 안보 분야에서는 한미일 협력과 북한 비핵화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다만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핵심 의제로 부각되지 않았고, 중동과 대만 문제가 국제 안보 현안의 전면에 떠오른 만큼 이번 회담에서도 안보 협력 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의 수위 조절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과거사 문제의 진전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한일 양국은 지난 1월 회담에서 1942년 일본 야마구치현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로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 유해 발굴을 위한 DNA 감정 추진에 합의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실제 감정 절차 착수나 추가 유해 조사 협력 등 후속 조치가 논의될지 주목된다. 이번 안동 회담은 한일 정상이 서로의 고향을 방문하는 ‘고향 셔틀외교’라는 상징성도 갖는다. 과거사와 안보 현안이 여전히 민감하지만, 정상 간 신뢰를 바탕으로 실용적 협력 의제를 넓혀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일정으로 풀이된다. 향후 관건은 회담 결과가 선언적 메시지를 넘어 구체적 협력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에너지 수급, 공급망 안정, 첨단산업 협력, 과거사 후속 조치에서 실질적 성과가 나와야 셔틀외교의 동력이 이어질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동 정세를 포함해 지역·글로벌 현안도 당연히 논의될 것”이라며 “양국이 벌써 여러 번 만났기 때문에 깊이 있는 소통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6-05-16 12: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