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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방산·조선 3형제, 영업익 '1조 시대'…고선가 선박·K방산 쌍끌이
[경제일보] 한화그룹의 방산·조선 사업이 고선가 선박과 무기 수출을 앞세워 동반 성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고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도 큰 폭의 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이익이 상선과 지상방산에 집중된 만큼 특수선과 항공우주, 미국 현지 사업을 다음 수익원으로 키워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7일과 28일, 31일 차례로 올해 2분기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한화오션은 매출 5조4432억원과 영업이익 7361억원, 한화시스템은 매출 1조1176억원과 영업이익 1037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매출은 9조2929억원, 영업이익은 1조3655억원이었다. 상선·방산 쌍끌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47%, 59% 증가했다. 사업별 영업이익은 한화오션 7361억원, 지상방산 5330억원, 한화시스템 1037억원, 항공우주 370억원이었다. 기타·연결조정에서는 44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한화오션과 지상방산이 연결 영업이익의 약 93%를 책임진 구조다. 지상방산 부문은 매출 2조1075억원, 영업이익 533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천호·천검과 폴란드·이집트·중동 수출이 실적을 받쳤다. 영업이익률은 25.3%였다. 회사는 올해 K9 30문 이상과 천무 40대 이상을 인도한다는 계획을 유지했다. 2분기 폴란드 K9은 보수 품목 위주였지만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인도가 시작되고 이집트와 호주 물량도 더해질 전망이다. 수주잔고는 38조3000억원으로 3년 이상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규모다. 수출 비중은 75%다. 폴란드가 수출 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지만 핀란드 K9과 에스토니아 천무 등 계약이 추가되며 지역은 북유럽과 중동, 호주로 넓어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5%, 영업이익은 98% 증가했다. 상선 부문은 매출 3조2397억원과 영업이익 7356억원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22.7%로 사실상 전사 이익의 대부분을 LNG운반선 등 고수익 상선이 만들었다. 한화오션은 이번 실적을 단순한 업황 반등보다 2024년 이후 수주한 고수익 프로젝트의 건조 확대와 생산 경쟁력 개선이 함께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고선가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이 지속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견조한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너지플랜트는 인도 기준 프로젝트의 누적 매출이 한꺼번에 반영되며 매출이 2조679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2억원에 그쳤다. 회사는 하반기 신규 프로젝트 착수와 조기 인도, 발주처 협의를 통한 추가 수익 확보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수선은 매출 3272억원을 기록했지만 2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KDDX에서는 전투 성능뿐 아니라 승조원 생활 환경 개선도 설계 과제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은 현재 건조 중인 함정에 편의성 개선 항목을 적용하고 KDDX에도 새로운 거주 개념을 도입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현지 생산거점을 넘어 한미 조선 협력의 기반으로 활용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단순 기술 협력이나 프로젝트 단위 참여를 넘어 미국 내 생산거점을 통해 기술과 생산 역량을 현지에 이식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방산전자의 약진…현지화, 다음 승부처 한화시스템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5%, 영업이익은 219% 증가했다. 방산 부문은 매출 7006억원과 영업이익 1037억원을 기록했다. 폴란드 K2 전차 조준경·사격통제장치, 중동 천궁-Ⅱ 다기능레이다, 울산급 배치-Ⅲ 함정전투체계와 KF-21 AESA 레이다 양산이 실적을 이끌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레이더와 전투체계는 무기체계의 눈과 뇌에 해당하는 핵심 시스템”이라며 “방산과 ICT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지상·해양·공중은 물론 우주와 사이버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했다. ICT 부문은 매출 1873억원과 영업이익 208억원을 냈다. 반면 필리조선소 등이 포함된 기타 부문에서는 208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다만 손실은 1분기 481억원에서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화시스템은 필리조선소의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구축을 맡아 현지 업무와 자원 관리 체계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항공우주 부문도 매출 7600억원과 영업이익 37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군수 물량 증가와 GTF 엔진 국제공동개발사업 손실 축소가 영향을 줬다. 한화그룹은 K9·천무 등 육상 무기와 한화시스템의 레이더·전투체계, 한화오션의 함정 건조 역량을 묶어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호주에서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미국 차세대 자주포와 장약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방공무기 수요가 커졌지만 지정학적 긴장으로 행정 절차와 계약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 대전사업장 조업 중단에 따른 일부 매출 이연 가능성도 하반기 변수다.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도 관리 대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분기 말 연결 차입금은 15조4448억원, 순차입금은 6조212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25%, 38% 늘었다. 결국 2분기 성적표는 고선가 상선과 K방산의 쌍끌이로 요약된다. 다음 관건은 현재의 수출 호황을 현지 생산과 후속 계약으로 이어가고 필리조선소와 항공엔진, 특수선에 투입한 비용을 안정적인 이익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2026-07-31 17: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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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납으로 끝나지 않은 4743만원…노태악 배우자 출장 의혹의 다섯 쟁점
[경제일보]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재임 중 배우자의 해외 출장에 들어간 비용 4743만8900원을 국고에 반납했다. 호주·뉴질랜드, 독일·에스토니아, 덴마크·스웨덴 등 세 차례 출장에서 배우자에게 지출된 비용을 중앙선관위가 산출한 금액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전 위원장은 지난 1일 국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배우자 출장 비용을 국고에 반납하거나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국정조사에서는 배우자 동행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전부 다 그렇게 해왔고 아무런 이의 제기도 없어 특별히 의문을 갖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국고 반납으로 4743만여원은 회수됐다. 그러나 배우자 출장비를 국고에서 부담한 근거와 배우자의 공적 역할, 예산 편성·집행 과정, 외부 공개자료에서 동행 사실이 빠진 경위는 그대로 남아 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노 전 위원장 등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합동수사본부에 고발했다. 합수본은 지난 20일 노 전 위원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수사의 초점도 반납 사실보다 지출 당시의 의사결정 과정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반납은 국고 지출의 근거를 설명하지 못한다 공금 지출의 적법성은 돈을 돌려줬는지가 아니라 지출 당시 법령과 예산 목적에 맞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배우자 동행이 선관위원장의 공식 업무 수행에 필요했는지, 배우자가 현지에서 맡은 공적 역할이 있었는지, 상대 기관이 배우자를 공식 초청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배우자 비용을 국고에서 부담할 수 있는 규정과 내부 지침이 존재했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업무상 횡령 혐의는 노 전 위원장의 예산 집행 관여 정도와 국고 부담의 근거, 지출 경위와 당시 인식을 종합해 판단된다. 사후 반환은 지출 당시의 행위와 판단을 소급해 바꾸지 않는다. 반납 시점도 짚어야 한다. 배우자 동행은 노 전 위원장 재임 중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비용 반환은 국정조사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형사 고발이 이뤄진 뒤 진행됐다. 선관위 내부 점검으로 먼저 바로잡은 사안이 아니라 외부 문제 제기를 거친 뒤 취해진 조치다. 노 전 위원장이 국고에 반납한 4743만8900원이 배우자에게 들어간 비용 전부인지도 공개돼야 한다. 항공료와 숙박비, 식비, 현지 교통비를 어떻게 계산했는지, 공동 지출 가운데 배우자 몫은 어떤 기준으로 나눴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 그렇게 해왔다”는 말이 넓힌 책임 노 전 위원장은 배우자 동행을 의심하지 않은 이유로 과거의 관행을 들었다. 선관위도 헌법기관장의 지위와 역할에 상응하는 예우를 고려해 예산 편성 단계부터 배우자 비용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관행은 국고 지출의 근거가 될 수 없다. 법령과 예산 목적에 맞지 않는 지출이 반복됐다면 문제의 범위는 노 전 위원장의 세 차례 출장을 넘어선다. 선관위가 기관장 배우자의 출장 비용을 계속 부담해왔다면 전임 위원장 때도 같은 사례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 배우자 동행을 누가 제안했고 어느 부서가 예산을 편성했는지, 법률 검토와 내부 감사가 있었는지, 누가 최종 결재했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노 전 위원장의 기관장 책임도 사라지지 않는다. 예산 편성과 집행을 실무 부서가 맡았더라도 배우자를 세 차례 동반한 당사자이자 선관위의 최고 책임자는 노 전 위원장이었다. 관행을 따랐다는 설명은 국고 부담의 근거를 확인해야 할 기관장의 책임에 대한 답이 되지 못한다. 선관위는 정당과 후보자, 유권자에게 선거법과 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한다. 후보자의 회계보고와 선거비용을 감독하고 작은 기재 오류와 기한 위반에도 책임을 묻는다. 기관장 배우자에 대한 예우가 오랜 관행이었다는 이유로 별도의 검증 없이 이어졌다면 선관위가 외부에 요구해온 기준과 내부에서 적용한 기준이 달랐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국민 눈높이’는 법적 근거를 대신할 수 없다 선관위는 “헌법기관장으로서 지위와 역할에 상응하는 예우를 고려해 예산을 편성할 때부터 배우자 예산을 편성했다”며 앞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눈높이는 국고 지출의 법적 근거를 대신하지 못한다. 배우자 동행이 공식 업무에 필요했다면 선관위는 관련 규정과 공식 일정, 초청 문서, 배우자가 수행한 역할을 제시해야 한다. 공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비용은 개인 부담 영역에 속한다. ‘헌법기관장 예우’라는 포괄적인 표현만으로 수천만원의 국고 부담을 설명하기도 어렵다. 예산에 배우자 비용이 편성돼 있었다는 사실도 지출의 정당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공공예산은 편성 목적과 실제 사용 내용이 일치해야 한다. 선관위 해명은 배우자가 어떤 자격으로 출장에 동행했는지 답하지 않았다. 공식 대표단 구성원이었는지, 의전상 동반이 필요했는지, 현지에서 수행한 일정이 무엇인지가 공개되지 않았다. 예우라는 설명만 있고 예우에 국고를 사용할 수 있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내부 예산에는 있고 외부 출장 내역에는 없었다 선관위는 배우자 비용을 예산 편성 단계부터 포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관위가 외부에 제출한 국외출장 내역에는 배우자 동행 사실이 기재되지 않았다. 내부에서는 배우자 동행을 전제로 비용을 편성하면서 외부 자료의 출장자 명단에서는 배우자가 빠진 것이다. 공식 출장 참여자로 보았다면 외부 자료에서 제외된 이유가 남는다. 공식 출장 참여자가 아니었다면 국고로 비용을 부담한 근거가 약해진다. 기재 누락이 서식과 작성 기준에 따른 것인지,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배우자가 제외된 것인지 조사해야 한다. 출장 결과보고서를 작성한 실무자와 검토자, 승인권자도 확인 대상이다. 예산자료와 공개자료의 불일치는 선관위의 정보 공개 기준과 연결된다. 배우자 동행 비용이 국고에서 지출됐다면 국민은 누가 어떤 자격으로 출장에 참여했고 얼마의 예산이 사용됐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선거비용과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감독하는 기관이라면 내부 출장 예산과 참여자 정보도 같은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배우자 비용은 공식 예산에 반영하면서 동행 사실은 공개자료에서 확인할 수 없도록 한 구조는 선관위의 설명 책임을 무겁게 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함께 드러난 내부 통제 문제 배우자 동반 출장 의혹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하는 국회 국정조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투표용지 부족과 배우자 출장비는 발생 원인과 성격이 다르다. 두 사안에서 함께 제기되는 문제는 선관위 내부 통제다. 선거 당일 투표용지 수량을 점검하고 부족 사태를 막아야 할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같은 과정에서 기관장 배우자의 출장비가 세 차례에 걸쳐 국고에서 지출됐고, 외부 출장 내역에는 동행 사실이 없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선거 관리의 기본 업무와 수뇌부 관련 예산 집행에서 각각 어떤 점검과 감독이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실무자의 판단에만 맡겨진 것인지, 중간 결재와 사후 감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된 것인지, 기관장이 관련 보고를 받았는지가 조사돼야 한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다. 정치권력으로부터 선거 관리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부여된 지위다. 예산 집행과 조직 운영까지 외부 감시에서 벗어나게 하는 특권은 아니다. 선관위가 고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과 선거 관리 부실에 이어 기관장 배우자 출장비 논란까지 맞으면서 독립기관의 책임 구조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독립성은 스스로 법과 절차를 더 엄격하게 지킬 때 설득력을 얻는다. 수사와 자체 조사에서 확인해야 할 네 가지 합수본의 압수자료 분석은 배우자 출장비의 사용처와 함께 동행 결정, 예산 편성, 내부 결재, 공개자료 작성 과정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배우자 동행에 공적 필요성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공식 초청과 현지 일정, 배우자의 역할이 판단 자료가 된다. 둘째, 국고 부담의 법령상·예산상 근거를 밝혀야 한다. 헌법기관장에 대한 예우가 어떤 규정에 따라 어느 범위까지 인정됐는지가 핵심이다. 셋째, 세 차례 출장의 의사결정과 결재 구조를 확인해야 한다. 노 전 위원장과 선관위 관계자들이 배우자 비용 편성과 집행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알았는지가 형사책임과 기관 책임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넷째, 외부 출장 내역에서 배우자 동행 사실이 빠진 경위를 밝혀야 한다. 예산자료와 공개자료가 달라진 과정과 작성·검토·승인 책임을 확인해야 한다. 선관위의 자체 점검도 필요하다. 노 전 위원장 재임 기간에 한정하지 않고 역대 위원장의 배우자 동반 출장과 비용 부담 사례를 조사해야 한다. 관련 규정과 출장보고서 공개 기준을 함께 손보지 않으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노 전 위원장은 배우자 출장 비용 4743만8900원을 국고에 반납했다. 반납으로 확인된 것은 비용이 회수됐다는 사실이다. 세 차례 배우자 동행에 어떤 공적 필요성이 있었는지, 국고 부담은 어떤 근거와 결재를 거쳤는지, 공개자료에서 동행 사실이 빠진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노 전 위원장과 선관위가 설명해야 할 책임은 바로 그 지점에 남아 있다.
2026-07-21 09: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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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무장, K-방산에 열린 새 전장…한화는 공급망, 로템은 플랫폼 심는다
[경제일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유럽 각국이 재무장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 방산기업들이 핵심 공급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단순 무기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과 공급망 구축까지 요구되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럽 방산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무기를 사들이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성능과 가격이 수주 경쟁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공급망 구축 여부가 중요한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방산기업의 유럽 전략도 이와 같은 흐름에 맞춰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영업실적에 따르면, 두 기업의 방산부문 실적은 2023년 대비 2025년 큰 폭으로 확대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부문 매출은 5조8813억원에서 10조3832억원으로 4조5019억원(76.5%) 늘었다. 영업이익은 6281억원에서 2조2726억원으로 1조6445억원(261.8%) 증가했다. 현대로템 방산부문 성장세는 더 가팔랐다. 매출은 1조5780억원에서 3조2153억원으로 1조6372억원(103.7%) 늘었고, 영업이익은 1590억원에서 9563억원으로 7973억원(501.3%) 급증했다. 이와 같은 실적 변화는 K-방산의 유럽 진출이 일회성 수출을 넘어 중장기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이 포병, 전차, 탄약 등 재고 확충에 나서면서 한국산 무기의 빠른 납기와 가격 경쟁력이 부각됐다. 동시에 현지 생산과 공급망 참여 요구가 커지면서 국내 방산기업의 경쟁력도 단순 수출 능력에서 현지화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 결국 관건은 유럽이 요구하는 현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모두 유럽 방산 시장 확대의 수혜를 받고 있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을 앞세워 현지 파트너십과 생산 거점을 넓히며 유럽 방산 공급망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반면 현대로템은 K2 전차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과 정비 체계를 구축해 유럽 전차 시장의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 잡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화에어로, 유럽 공급망 안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럽 전략은 ‘확장형 현지화’로 요약된다.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수출을 계기로 폴란드에서 유럽 시장의 문을 연 뒤 루마니아와 노르웨이, 발트 국가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루마니아와 체결한 K9 자주포·K10 탄약운반장갑차 계약 규모는 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에스토니아 천무 사업과 노르웨이 천무 사업도 각각 수천억원에서 1조원 이상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단순 수출을 넘어 유럽 방산 공급망 편입도 추진하고 있다. 폴란드 WB그룹과 유도탄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JV)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유럽 각국이 방산 계약에서 현지 생산과 고용 창출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현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서 방산 공급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며 “폴란드를 시작으로 루마니아, 북유럽, 발트 국가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지화 전략을 통해 수출을 지속 확대하는 것이 장기 목표”라며 “유럽 내 파트너십과 생산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로템, K2 플랫폼으로 유럽 공략 현대로템의 전략은 K2 전차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확장이다. 폴란드 K2 전차 공급 계약 규모는 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향후 K2PL 현지 생산과 후속 물량 계약이 현실화될 경우 유럽 시장 내 입지는 더 강해질 전망이다. K2PL은 폴란드 요구사항을 반영한 현지형 전차다. 향후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부마르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K2 전차가 해외에서 생산되는 첫 사례다. 2023년까지만 해도 현대로템의 매출 구조는 레일솔루션 43%, 디펜스솔루션 44%로 철도와 방산 비중이 비슷했다. 하지만 최근 디펜스솔루션 비중이 55%까지 높아지며 회사 성장을 이끄는 축으로 부상했다. 현대로템이 내세우는 경쟁력은 빠른 납기와 성능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K2PL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이 아닌 폴란드에서 생산된다는 점”이라며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향후 현지화를 요구하는 다른 국가들로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유럽 경쟁 전차들은 신규 생산 물량 인도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K2는 빠른 생산과 납기가 가능하다”며 “유기압 현수장치, 자동장전장치 등 차별화된 기술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공급망 넓히는 한화에어로 vs 플랫폼 심는 현대로템 두 회사의 접근법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유럽이 요구하는 ‘현지화’에 답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천무, 탄약체계 등을 앞세워 유럽 전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공급망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반면 현대로템은 K2 전차라는 단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유럽 전차 시장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가 유럽 방산 공급망 편입을 노리는 전략이라면 현대로템은 K2라는 플랫폼을 유럽 표준 전차 가운데 하나로 만드는 전략”이라며 “방향은 다르지만 결국 현지화가 핵심이라는 점에서는 같다”고 했다. 업계는 유럽의 재무장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소진된 무기 재고를 다시 채워야 하고,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더 이상 무기를 사기만 하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함께 생산하고, 함께 개발하며, 자국 산업 기반 안에 방산 공급망을 끌어들이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급망을 넓히고, 현대로템은 플랫폼을 심고 있다”며 “유럽 재무장 시대 K-방산의 다음 성패는 전장이 아니라 생산라인 안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2026-06-25 10: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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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이어 무인전장까지…한화, 루마니아서 '미래 방산 패키지' 띄운다
[경제일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동유럽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기존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 화력 체계에 더해 차세대 무인전투체계까지 전면에 내세우며 유럽 재무장 수요 선점에 나선 것이다. 1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리는 BSDA 2026에 참가한다. BSDA는 발칸 지역 최대 규모 방산 전시회로, 올해 36개국 55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한화는 지상 무인체계, 화력 체계, 방공체계, 위성·해양 무인체계 등 미래 전장 솔루션을 대거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무인전투체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무인 무기체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유럽 각국이 관련 전력 도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루마니아는 무인지상 차량(UGV·Unmanned Ground Vehicle)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UGV는 사람이 직접 탑승하지 않고 원격 조종하거나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정찰, 보급, 전투 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 지상 차량이다. 병력 손실을 줄이면서 전장 운용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차세대 전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전시에서 독자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을 비롯해 성능 개량형 ‘그룬트’, 에스토니아 밀렘 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한 궤도형 무인차량 ‘테미스-K’를 공개한다. 아리온스멧은 국내 육군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에서 현대로템과 경쟁했던 플랫폼이다. 테미스-K는 유럽 최대 UGV 기업인 밀렘 로보틱스와 협력해 개발한 모델로, 한화는 이를 기반으로 더 큰 중형급 궤도형 UGV 개발도 추진 중이다. 한화는 전시 개막 전날인 12일 루마니아 군 관계자를 대상으로 그룬트와 테미스-K를 활용한 유무인 복합(MUM-T) 성능 시연도 진행했다. 단순 전시를 넘어 실제 전장 운용 능력을 직접 보여주며 수주 경쟁력을 강조하려는 행보다. MUM-T는 유인 장비와 무인 체계를 함께 운용하는 개념으로, 미래 전장의 핵심 작전 방식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시연에서는 정찰과 보급 등 복합 임무 수행 능력이 구현됐다. 기존 주력 화력 체계도 함께 전시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A1 자주포 실물과 천무 다연장 유도무기,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L-SAM, 단거리 방공체계 H-SHORAD 등을 선보이며 종합 방산 포트폴리오를 강조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인공지능(AI) 기반 위성 영상 분석 솔루션을 공개한다. 해당 기술은 항공기·차량·열차 등 표적 식별은 물론 재난·재해 피해 규모 분석에도 활용 가능하다. 무기체계와 결합하면 전장 상황 인식과 정밀 타격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AI 기반 스마트배틀십(SBS), 자율항법 기반 차세대 기뢰 제거 체계도 선보인다. 한화 관계자는 "유럽이 재무장과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상황에서 미래 기술과 현지 생산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지역 안보 수요에 적극 부응할 것"이라고 했다.
2026-05-13 07: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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