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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휘발유, 정말 다 똑같을까…정유사 '별점' 뜯어보니
[경제일보] 운전자들이 주유소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대개 가격이다. 같은 보통휘발유라면 어느 주유소에서 넣어도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부가 매기는 자동차연료 환경품질등급을 살펴보면 정유사뿐 아니라 지역과 시기에 따라서도 세부 평가 결과가 조금씩 달라진다. 28일 업계와 환경당국 등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수도권 자동차연료 환경품질 평가에서 국내 정유 4곳 가운데 3곳의 휘발유가 종합등급 ★5, 1곳이 ★4를 받았다. 같은 기간 남부권에서는 결과가 달랐다. 정유 4곳의 휘발유가 모두 ★5를 기록했고, 수도권에서 ★4를 받은 업체도 남부권에서는 ★5를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수도권 평가에서도 정유 4곳 모두 종합 ★5를 기록했다. 같은 회사가 공급하는 휘발유라도 환경품질등급이 항상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같은 휘발유라도 세부 성분은 달라 그렇다면 같은 보통휘발유인데 왜 평가 결과가 달라질까.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용 휘발유는 모두 법령에서 정한 품질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법정 기준을 만족하는 범위 안에서도 원유의 성상과 생산 시점, 정제공정 운영, 공급 여건 등에 따라 세부적인 성분과 조성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계절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것이 '증기압'이다. 증기압은 휘발유가 얼마나 쉽게 기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온이 높아지면 휘발유가 쉽게 증발하므로 계절에 따라 관리 조건도 달라진다. 특히 여름철에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배출과도 연관돼 별도의 기준과 평가 기간을 두고 관리한다. 정유사별 휘발유 역시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정제공정 운영 방식부터 휘발유를 구성하는 기재, 첨가제 등에 각사의 기술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체적인 배합이나 첨가제 구성은 각 업체의 제조·품질관리 영역인 만큼 외부에 상세하게 공개되지는 않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용 휘발유는 모두 관련 법령에서 정한 품질기준을 충족하지만 원유의 성상이나 생산 시점, 공정 운영, 계절적 특성 등에 따라 세부 성분이나 조성에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정유사별로도 정제공정이나 기재, 첨가제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환경품질등급 자체가 차량의 연비나 출력 등 주행 성능의 우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별 4개면 연비 떨어진다?…차량 성능과는 별개 정부가 휘발유 환경품질등급을 매길 때 살펴보는 항목은 방향족화합물과 벤젠, 올레핀, 황, 증기압, 90% 유출 온도 등 총 6개다. 자동차 연료 제조·공급업체의 환경품질 개선을 유도하고 소비자에게 연료의 환경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되는 제도다. 따라서 별점은 자동차의 연비나 출력, 엔진 성능을 직접 나타내는 '기름 성능표'는 아니다. 이번 수도권 평가에서 ★4를 받은 제품도 벤젠과 방향족화합물, 황, 90% 유출온도에서는 모두 ★5를 받았지만 올레핀과 증기압에서 각각 ★1을 받으면서 종합 등급이 달라졌다. 경유의 경우 정유 4곳 모두 종합 ★5를 기록했다. 환경품질등급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서 법정 품질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이라는 의미도 아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휘발유는 별도의 법정 품질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환경품질등급은 이를 통과한 연료를 대상으로 배출가스와 대기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특성을 추가로 평가해 등급을 매기는 방식이다. 운전자들이 흔히 접하는 고급휘발유와 보통휘발유의 차이 역시 환경품질등급과는 별개의 문제다. 두 제품을 가르는 가장 큰 기준은 옥탄가다. 옥탄가는 엔진 내부에서 연료가 비정상적으로 폭발하는 '노킹'에 얼마나 잘 견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고급휘발유는 보통휘발유보다 옥탄가가 높아 고옥탄가 연료를 요구하는 엔진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진다. 반면 환경품질등급은 연료가 배출가스와 대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고급휘발유라고 해서 환경품질 별점이 반드시 높거나 별점이 높은 휘발유가 높은 옥탄가를 가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결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보통휘발유는 모두 같은 법정 품질기준을 통과하지만 세부 성분과 조성까지 늘 똑같은 것은 아니다. 생산 시점과 계절, 원료와 공정 운영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정부의 환경품질 평가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별점 차이를 곧바로 '좋은 기름과 나쁜 기름'이나 차량 성능의 차이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2026-08-29 08: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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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는 AI 인프라, 카카오는 AI 플랫폼…'AI 중심'으로 회사 다시 짠다
[경제일보]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잇달아 인적분할을 결정하고 AI를 기존 사업과 분리된 핵심 성장축으로 세우는 등 인공지능(AI)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사업구조를 넘어 지배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DC)와 해저케이블 등 인프라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 외부 자본을 유치하고,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AI를 중심으로 한 사업회사와 계열사 관리·미래 투자를 담당하는 회사로 나눈다. 27일 SK텔레콤은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SK호라이즌'으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신설 법인 '카카오AI'와 존속 법인 '카카오X'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두 기업이 선택한 사업의 방향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명확하다. AI를 기존 사업에 추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에 맞는 자본조달과 의사결정 구조를 별도로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AI 인프라와 빠른 서비스 전환이 필요한 AI 플랫폼을 기존 사업과 같은 기준으로 관리하기보다 별도의 성장 엔진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SK호라이즌은 기존에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8곳과 건설 중인 울산·구로 AI 데이터센터 등을 포함해 총 318MW 규모의 인프라 운영과 확장을 담당한다. SK텔레콤은 KKR과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으로부터 신설회사에 약 3조800억원 규모의 외부 투자도 유치한다. SK텔레콤이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낸 것은 AI 인프라 사업의 성격이 기존 통신사업과 크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과 부지, GPU, 네트워크 등에 선제적으로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 AI 모델의 성능 경쟁이 심화할수록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커지면서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서버 공간을 넘어 AI 산업의 핵심 기반시설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SK호라이즌을 통해 외부 자본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통신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만으로 AI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는 대신 글로벌 재무적 투자자(FI)의 자금을 끌어들여 인프라 확대에 투입하는 구조다. SK텔레콤은 AI DC 사업을 총괄하고 SK호라이즌이 운영과 확장을 담당하는 동시에 SK하이퍼가 기가와트(GW)급 사업 개발을 맡는 방식으로 역할도 나눴다. 기존 SK브로드밴드는 유선·미디어·엔터프라이즈 사업의 AI 전환(AX)에 집중하게 된다. AI 인프라를 별도 성장축으로 떼어내면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AI 인프라 확장을 서로 다른 속도와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카카오도 AI를 중심으로 회사의 구조를 다시 짠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AI, 광고, 커머스를 담당하고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와 미래 투자를 담당한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다. 카카오AI의 핵심은 카카오톡의 AI 전환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단순한 메신저에서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핵심 인터페이스로 발전시키고 AI와 광고·커머스를 연결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반면 카카오X는 기존 계열사 사업을 관리하면서 가상자산, 피지컬 AI, 엔터테인먼트 등 새로운 성장 동력에 투자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존 통신이나 플랫폼 사업은 이미 구축된 가입자·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서비스와 매출을 확대하는 방식이었다면 AI는 막대한 선행 투자와 빠른 의사결정이 동시에 요구된다. AI 모델과 서비스는 경쟁사의 기술 발전에 따라 투자 시점과 규모를 신속하게 조정해야 하고, AI 데이터센터는 고객 수요가 발생하기 전에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두 기업의 인적 분할은 AI가 더 이상 기존 사업에 붙이는 하나의 신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AI가 기업의 투자 규모와 속도, 사업 포트폴리오, 자본조달 방식, 의사결정 체계까지 바꾸면서 기업들은 AI에 맞춰 회사의 골격 자체를 다시 짜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이 AI 인프라를, 카카오가 AI 플랫폼을 별도 성장축으로 만든 것도 같은 흐름의 서로 다른 모습이다. 앞으로 국내 ICT 기업들의 AI 경쟁력은 누가 더 좋은 AI 모델을 확보하느냐뿐 아니라 AI에 얼마나 많은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이를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분할의 성패 역시 'AI 회사'라는 이름이 아니라 분할 이후 실제로 얼마나 큰 AI 사업을 만들어내느냐가 결정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는 "모바일 시대의 카카오는 대화와 연결로 사람들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어왔다"며 "카카오AI는 이번 인적분할을 계기로 자회사 관리라는 비중 있는 역할을 분리하면서 핵심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명확한 사업 구조가 갖춰졌다"고 말했다.
2026-08-28 17: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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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몰이 '제우스' 이번엔 결제 할인…컴투스, 이통3사와 맞손
[경제일보] 컴투스가 신작 MMORPG '제우스: 오만의 신'의 출시 초반 흥행을 바탕으로 이동통신 3사와 결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게임 내 결제에 통신사 결제수단을 연계해 이용자의 구매 부담을 낮추고, 출시 초기 매출 흐름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게임사와 통신사 간 제휴가 단순 마케팅을 넘어 디지털 콘텐츠 결제 영역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28일 컴투스는 에이버튼이 개발하고 자사가 퍼블리싱하는 '제우스: 오만의 신' 정식 출시를 기념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청구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프로모션은 지난 26일부터 오는 9월 15일 오후까지 운영된다. 이번 프로모션은 게임 내 상품을 구매할 때 각 이동통신사의 결제수단을 이용하면 결제 금액에 따라 청구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이용자는 최대 5000원의 기본 할인에 더해 10만원 이상 결제하면 결제 금액의 10%를 추가 할인받을 수 있다. 추가 할인은 최대 20만원까지 적용된다. KT 이용자는 최대 3000원의 기본 청구 할인을 받고, 10만원 이상 30만원 미만 결제 시 5%, 30만원 이상 결제 시 10%의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추가 할인 금액은 최대 10만원이다. 컴투스가 이동통신 3사와 동시에 결제 혜택을 마련한 것은 신작 출시 직후 이용자 유입을 실제 결제로 연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MMORPG는 서비스 초기 캐릭터 성장과 장비 확보, 이용자 간 경쟁이 집중되는 특성상 출시 초반 유료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우스: 오만의 신'은 출시 전부터 이용자 관심을 확보했다. 지난 24일 사전 다운로드를 시작한 뒤 애플 앱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했고, 정식 출시 당일인 26일 오전에는 구글 플레이에서도 인기 게임 순위 1위에 올랐다. 정식 서비스 이후에는 매출 순위에서도 성과를 냈다. 컴투스에 따르면 게임은 출시 후 18시간 만에 국내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정상에 올랐다. 사전 다운로드 단계에서 확보한 관심을 실제 게임 이용과 결제로 연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컴투스는 이 같은 초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통신사 결제 할인과 함께 출시 기념 이벤트도 진행한다. 7일 출석 이벤트 '올림포스의 부름'을 비롯해 성장과 장비 강화, 제작 등 게임 내 활동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운영한다. 게임사와 이동통신사 간 제휴가 확대되는 점도 주목된다. 통신사는 콘텐츠 소비가 많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추가 혜택을 제공해 자사 결제수단 이용을 유도할 수 있고, 게임사는 별도의 결제 프로모션을 통해 이용자의 구매 부담을 낮추면서 초기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이번 프로모션은 단순히 소액 결제에 혜택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하면 추가 할인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출시 초반 성장 경쟁이 치열한 MMORPG 이용자의 결제 수요를 겨냥하면서 게임사의 매출 확대와 통신사의 결제 접점 확대를 동시에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제우스: 오만의 신'은 그리스 신화를 재해석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8개 클래스를 제공하며 대규모 전장과 성장·경쟁 콘텐츠를 갖춘 MMORPG다. 언리얼 엔진5 기반 그래픽과 비접속 상태에서도 캐릭터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AI 모드 등을 지원하며 PC와 모바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26-08-28 14: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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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포스·앤트로픽, '클로드포스' 공개…기업 데이터 읽고 업무까지 실행
[경제일보] 세일즈포스와 앤트로픽이 기업용 인공지능(AI)의 역할을 단순 정보 검색과 문서 작성에서 실제 업무 실행 단계로 확대한다.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가 세일즈포스의 고객 데이터와 영업 파이프라인, 업무 규칙 등에 접근해 분석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양사의 플랫폼을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28일 세일즈포스는 앤트로픽의 클로드에 세일즈포스의 기업용 AI 인프라인 '엔터프라이즈 하네스'를 결합한 '클로드포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기업의 데이터와 워크플로, 비즈니스 로직, 실행 환경, 거버넌스 등에 클로드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업무 전반에서 AI 에이전트 활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양사의 첫 결과물은 '세일즈포스 인 클로드'다. 영업 담당자가 별도의 세일즈포스 화면으로 이동하지 않고 클로드 안에서 세일즈포스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플러그인으로, 미팅 준비와 딜 상태 검토, 파이프라인 분석 등 37개의 사전 구축된 영업 스킬을 구현했다. 클로드는 세일즈포스와 슬랙에 저장된 기업 정보를 바탕으로 영업 상황을 분석하고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실시간 매출 맥락을 기반으로 파이프라인을 검토하거나 업데이트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거나 문서를 작성하는 데 그쳤다면, 기업 내부 시스템과 연결해 실제 업무 과정에 개입하는 형태로 확장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겸 CEO는 "우리는 프론티어 지능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높은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들은 수십 년간 세일즈포스에 구축해 온 고객 정보와 비즈니스 맥락에 클로드를 연결하고, 이를 사용해 실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통합 모델은 AI가 기업 데이터를 가져와 사용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권한과 업무 규칙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관리자가 한 차례 연결하면 인증과 권한이 중앙에서 관리되며 별도의 사용자별 추가 설정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 기업들은 AI의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내부 데이터에 대한 접근 통제를 중요 과제로 꼽고 있다. 고객 정보나 영업 자료 등 민감한 기업 데이터를 AI가 직접 처리할 경우 누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하고 어떤 업무를 실행할 수 있는지를 통제하지 못하면 생산성 향상만큼 보안 위험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는 기존 기업의 데이터와 업무 규칙을 AI의 실행 과정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해당 문제를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클로드가 임의로 데이터를 수정하거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세일즈포스에 구축된 권한 체계와 비즈니스 규칙을 기반으로 작업하도록 해 기업이 기존 통제 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규제 산업을 겨냥한 보안 체계도 강조했다. 세일즈포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아마존 베드록을 통해 클로드를 세일즈포스의 '신뢰 경계' 내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세일즈포스는 이를 통해 금융 등 규제 수준이 높은 산업에서도 기업의 데이터와 AI 작업을 보호하면서 도메인 특화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클로드가 세일즈포스 플랫폼 안으로 들어가는 통합도 진행된다. 클로드는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포스'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아틀라스 추론 엔진의 추론 모델로 활용된다. 에이전트포스 바이브와 에이전트포스 코워커를 구동하고 에이전트 빌더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슬랙 역시 양사 통합의 주요 축이다. 세일즈포스는 업무용 협업 플랫폼 슬랙에 클로드를 내장해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같은 업무 공간에서 협업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클로드는 슬랙봇의 기본 AI 모델로 활용되며 팀의 의사결정 지원과 코딩 등 업무 영역으로 활용 범위를 넓힌다. 이처럼 양사가 서로의 플랫폼에 AI와 업무 시스템을 깊게 연결하는 것은 기업용 AI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어떤 AI 모델이 더 높은 벤치마크 점수와 추론 성능을 갖췄는지가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해당 모델이 기업의 실제 데이터와 업무 시스템에 접근해 얼마나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세일즈포스 인 클로드'는 현재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파일럿 형태로 제공되고 있으며 내달 오픈 베타 출시가 예정됐다. 추가 사전 구축 스킬도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회장 겸 CEO는 "이번 파트너십은 글로벌 선도 AI와 선도 CRM의 강점을 하나로 결합한다"며 "클로드의 뛰어난 추론 능력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업무 흐름, 관리 체계를 결합해 사고하고 추론하며 실행하는 동적인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2026-08-28 1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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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전국 380여개 서비스망 구축…130곳서 전기차 고난도 정비
[경제일보] 한국GM(GM 한국사업장)이 전국 380여개 서비스센터를 기반으로 고객 정비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본사 기술지원 조직을 통해 신차와 정비 기술 교육, 장비 지원 등을 제공하는 한편 전기차 고전압 작업과 배터리 수리 등 고난도 정비가 가능한 서비스센터도 확대하고 있다. 27일 GM 한국사업장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국에서 운영 중인 서비스센터는 380여개다. 서비스센터는 종합 정비 서비스센터와 전문 정비 서비스센터로 나뉜다. 종합 정비 서비스센터는 약 90개소, 전문 정비 서비스센터는 약 290개소다. 종합 정비 서비스센터에서는 자동차종합정비업 범위에 해당하는 점검과 정비, 튜닝이 가능하다. 오일·필터·배터리와 냉각장치, 타이어 등 소모품 교환부터 엔진·변속기, 전기·전자, 조향·제동 계통 수리까지 담당한다. 판금·용접·도장 등 사고 차량 수리도 이뤄진다. 전문 정비 서비스센터는 약 290개소로 일부 구조와 장치에 대한 점검·정비·튜닝을 비롯해 오일·필터·배터리, 냉각장치, 타이어 등 소모품 교환과 엔진 주변 부품 수리 등을 맡는다. 일부 전기 계통 수리도 가능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133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종합 정비 서비스센터는 32개소, 전문 정비 서비스센터는 101개소다. 영남권은 111개소로 종합 25개소, 전문 86개소이며 호남·제주권은 64개소로 종합 13개소, 전문 51개소다. 충청권에는 50개소, 강원권에는 17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전체 서비스센터 가운데 약 130개소는 고난도 정비 역량을 갖추고 있다. 대형 모델 수리와 함께 전기차 고전압 작업, 배터리 수리 등 전문 장비와 기술이 필요한 정비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GM 한국사업장은 본사가 운영하는 정비서비스기술센터 3개소와 정비하이테크센터 1개소를 중심으로 전국 서비스센터에 대한 기술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신차 교육과 정비 기술 교육, 서비스 트레이닝을 비롯해 정비 장비 지원과 고난도 문제 차량에 대한 하이테크 기술 지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한국GM 관계자는 “각 서비스센터의 정비 역량을 높이고 전국 어디서나 GM 본사 인증 기술과 표준화된 정비 절차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8-27 15: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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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게임' 유럽 심장부 정조준…게임스컴서 글로벌 흥행 승부
[경제일보] 국내 게임사들이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6’을 글로벌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았다. 크래프톤·펄어비스·엔씨소프트가 대형 신작을 앞세워 유럽 이용자와 업계 관계자를 만나는 가운데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중소·인디 개발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도 게이밍 모니터와 모바일·SSD·헤드셋을 한데 묶은 게이밍 생태계를 선보이며 K게임의 글로벌 무대 확장을 뒷받침한다. 게임스컴 2026은 26~30일(현지시간) 독일 쾰른메세에서 열린다. 2025년 기준 35만7000명이 찾고 1569개사가 참가한 대형 게임 행사로, 올해는 부스 수요가 사상 처음 전량 매진됐다. 마이크로소프트·닌텐도·세가·캡콤·텐센트·호요버스 등 글로벌 게임사도 대거 참가한다. 크래프톤은 국내 게임사 가운데 유일하게 B2C와 B2B 공간을 모두 마련하고 총 5종의 작품을 선보인다. 펍지 스튜디오가 개발한 PUBG IP 기반 미공개 신작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NO LAW’, ‘프로젝트 제타’, ‘에이지 트위스터’, ‘타래: 언바운드’ 등 퍼블리싱 작품도 현장에 출품한다. 출품작의 장르도 슈터와 액션, 협동, 택티컬 아레나 등으로 다양하다. 기존 PUBG IP의 글로벌 성공에 기대기보다 복수의 장르와 신규 IP를 동시에 시장에 선보여 차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B2C 현장에서 이용자 반응을 확인하는 동시에 B2B 공간에서 글로벌 퍼블리셔·투자자와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단순 신작 홍보 이상의 의미가 있다. 펄어비스의 핵심 카드는 ‘붉은사막’이다. 삼성전자 부스에 30대의 시연 PC를 마련하고 관람객이 직접 게임을 체험하도록 했다. 삼성전자의 32형 6K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G8’으로 오픈월드의 그래픽과 전투를 구현한다. ‘붉은사막’은 출시 83일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600만장을 넘어섰다. 개발자 대상 공략도 병행한다. 펄어비스는 게임스컴 데브에서 자체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활용한 대규모 오픈월드 제작 과정과 파이웰 대륙 구현 기술을 공개했다. 게임스컴 어워드에서는 ‘Most Epic’과 ‘Best PC Game’ 후보에 올라 작품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평가받는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 ‘신더시티’, ‘프로젝트 본파이어’ 등 3종을 게임스컴 전야제에서 공개했다. 특히 ‘아이온2’는 9월 30일 글로벌 얼리 액세스를 앞두고 있어 출시 전 유럽 시장에서 이용자와 업계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다. B2B 공간에서는 ‘길드워3’를 선보인다. 전통적으로 MMORPG에 강점을 가진 엔씨가 ‘신더시티’ 같은 슈터와 차세대 IP를 함께 제시하면서 장르와 시장을 동시에 넓히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외 이용자와 파트너를 대상으로 신작을 직접 공개하고 글로벌 사업 기회를 찾는 데 무게를 둔 모습이다. 대형 게임사뿐 아니라 중소·인디 개발사도 게임스컴을 통해 유럽 시장에 도전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6~28일 B2B 한국공동관을 운영하며 모바일·PC·콘솔·VR 등 분야의 국내 기업 약 13개사를 지원한다. 해외 퍼블리셔와 투자사, 배급사 등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상담과 게임 시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인디게임 지원도 별도로 강화했다. 콘진원은 ‘코리아 인디게임 쇼케이스’를 통해 메이플라이의 ‘프로젝트 레버넌트’ 등 10개 국내 인디게임을 현지에 소개한다. 행사 전 홍보전략 분석부터 현장 이벤트와 비즈니스 상담까지 지원해 단순 전시보다 실제 해외 진출 성과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앞서 5월 일본 비트서밋에서도 한국 인디게임 쇼케이스를 운영한 데 이어 글로벌 주요 게임쇼로 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1090㎡ 규모 부스에서 모니터·TV·모바일·SSD·헤드셋을 결합한 ‘#PlaySamsung’ 게이밍 생태계를 선보인다. 세계 최초 6K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G8’, 4K OLED ‘오디세이 OLED G8’, 무안경 3D ‘오디세이 3D’ 등을 비롯해 고성능 SSD와 JBL 게이밍 헤드셋까지 전시한다. 특히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을 오디세이 G8의 6K 화면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30대의 시연 환경을 마련했다. G8은 6K 165Hz와 3K 330Hz를 전환하는 듀얼 모드를 지원한다. 게임 콘텐츠의 완성도를 하드웨어 성능과 결합해 보여주는 협업이다. e스포츠와 K컬처도 결합한다. 삼성전자는 T1 실제 게임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27~28일 ‘플레이갤럭시 컵’ 월드 파이널을 개최한다. 북미·중남미·유럽·동남아·서남아시아 예선을 통과한 10개 팀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우승을 겨룬다. 한국 PC방 콘셉트와 참여형 이벤트까지 더해 게임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와 삼성 브랜드를 함께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이번 게임스컴 2026은 K게임의 글로벌 경쟁력을 콘텐츠 자체로 검증받는 동시에 수출·퍼블리싱·하드웨어 협업으로 연결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대형사의 신작 성과뿐 아니라 콘진원이 지원하는 중소·인디 게임의 계약 성과, 삼성전자와 게임사의 협업 확대 여부까지 이번 행사가 국내 게임산업의 글로벌 확장폭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6-08-26 09: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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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신의 그릇'이 된 당신, 경쟁의 판을 바꾼다…'제우스: 오만의 신'
[경제일보] 컴투스가 오는 26일 신작 MMORPG ‘제우스: 오만의 신’을 정식 출시한다. 에이버튼이 개발하고 컴투스가 퍼블리싱하는 이 게임은 그리스 신화를 재해석한 세계관과 대규모 전투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반복적인 성장 부담을 낮추고 전투 외 콘텐츠까지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MMORPG 이용자가 하나의 방식으로만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플레이 성향에 따라 성장과 경쟁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게임의 무대는 신과 반신, 인간과 괴물이 공존하는 세계 ‘테이아’다. 올림포스의 신들이 크로노스와 티탄의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이들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고 봉인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용자는 신과 인간 사이의 존재로 등장해 여러 시련을 거치며 ‘신의 그릇’으로 성장한다. 세계관을 끌고 가는 핵심 인물은 ‘판도라’와 ‘헤르메스’다. 특히 판도라는 배우 박지현의 외형과 음성을 페이셜 스캐닝과 녹음 기술로 구현해 게임 속 캐릭터의 현실감을 높였다. 테베와 테살리아, 자하브 등 지역마다 지중해 풍경과 곡창지대, 사막과 오아시스 등 서로 다른 환경을 구현했으며 언리얼 엔진5를 기반으로 세계의 시각적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전투 역시 신화적 설정과 연결된다. 워리어·로그·메이지·파라곤 등 4개 기본 클래스는 전직을 통해 나이트·버서커·어쌔신·레인저·엘리멘탈리스트·오라클·블레스드·아티산 등 8개 클래스로 확장된다. 각 클래스에는 아폴론·아르테미스·아테나·헤파이스토스 등 신들의 가호가 부여돼 단순한 직업 구분을 넘어 세계관과 전투 시스템을 연결했다. ‘제우스: 오만의 신’이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는 부분은 경쟁의 방식이다. 실시간 PvP에만 경쟁의 의미를 두지 않고 개인과 길드 단위의 PvE·PvP 콘텐츠를 함께 구성했다. 대표 콘텐츠인 ‘오디세이아’를 비롯해 필드 보스, 인터 서버 전장, 거점 점령전, 요새전, 공성전 등 성장 단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전투 콘텐츠를 마련했다. ‘콜로세움’에서는 이용자의 외형과 전투 능력을 반영한 AI 캐릭터 ‘페르소나’와 대결할 수 있다. 상대방의 접속을 기다릴 필요 없이 원하는 시간에 전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시간 대전의 부담을 낮췄다. 길드 콘텐츠인 ‘아카디아 제전’ 역시 페르소나를 활용해 다대다 경쟁을 구현했다. 성장 과정에서는 ‘AI 모드’가 눈에 띈다. 접속하지 않은 시간에도 설정한 사냥터와 일정에 따라 캐릭터가 자동으로 성장하도록 해 반복 플레이에 따른 피로도를 줄였다. AI 모드로 성장 중인 길드원의 캐릭터를 길드 콘텐츠에 투입하는 ‘징집’ 기능도 제공한다. 전투를 하지 않아도 게임 경제에 참여할 수 있다. 경제 특화 클래스인 아티산은 재료와 아이템을 제작해 거래소에 공급한다. 3개 서버를 연결한 통합 거래소와 특정 아이템을 시스템이 매입해 다이아를 지급하는 ‘미다스의 금고’도 마련했다. 한편 ‘제우스: 오만의 신’의 핵심은 모든 이용자를 같은 경쟁선에 세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게임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전투와 협력, 자동 성장, 제작과 거래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한 만큼 정식 출시 이후 이용자들이 실제로 이 구조를 얼마나 오래 활용할지가 흥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25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25 09: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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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34년, 차이를 인정하는 지혜와 상생의 길
[경제일보] 1992년 8월 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이상옥 당시 외무장관과 첸지천(錢其琛)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수교 합의서에 서명했다. 냉전의 마지막 장벽을 넘어선 역사적 사건이었다. 대만과의 단교가 불러온 반발과 혐한의 거센 파도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북방외교의 대동맥을 열었다. 한·중 수교는 경제적 도약의 새로운 엔진이자 한반도 평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34년이 지난 오늘, 그때의 환호는 어느새 냉철한 성찰로 바뀌었다. 최근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남북한을 ‘서로 다른 두 국가’로 규정하며 북한의 이른바 ‘두 국가론’에 호응한 것은 한·중 관계의 현실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수교 당시 우리가 기대했던 중국의 역할과 오늘 중국이 보여주는 한반도 인식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 물론 지난 34년의 성과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한·중 교역의 폭발적 증가는 한국 경제의 성장에 커다란 동력이 됐고, 양국 국민의 왕래와 문화 교류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준으로 확대됐다. 중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 가운데 하나가 됐다. 그러나 경제적 상호의존이 정치·안보적 신뢰까지 자동으로 보장해주지는 않았다. 사드(THAAD) 사태는 그 사실을 뼈아프게 확인시켰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공급망과 시장의 취약성으로 되돌아왔고, 미·중 전략 경쟁이 격화될수록 한국은 선택의 압박을 받는 구조에 놓였다. 지난 34년은 경제적 상호의존과 전략적 불신이 동시에 심화 된 ‘동상이몽의 세월’이기도 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유무상생(有無相生), 난이상성(難易相成)”이라 했다. 있음과 없음,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 맞물려 존재한다는 뜻이다. 한·중 관계도 마찬가지다. 경제적 협력이라는 ‘있음’만 바라보고 체제와 가치의 차이라는 ‘어려움’을 외면해서는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만들 수 없다.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는 순간 협력은 기대가 되고, 기대가 무너지면 실망은 적대감으로 변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환상도, 혐오도 아니다. 중국을 무조건 낙관해서도 안 되지만 감정적으로 밀어내서도 안 된다. 냉철한 국익과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중국과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지켜야 할 원칙 앞에서는 단호해야 한다. 상대의 체제를 바꾸려 하기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갈등을 관리하는 것이 성숙한 외교다. 《도덕경》의 “지자불언(知者不言)”은 오늘의 외교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진정으로 아는 사람은 섣불리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외교 역시 말의 크기보다 전략의 깊이가 중요하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불필요한 자극을 줄이고, 동시에 우리의 원칙과 국익은 분명하게 지켜야 한다. 특히 정치·안보의 갈등이 민간 교류의 길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 경제 협력을 공급망 다변화와 첨단산업 협력으로 고도화하고, 문화 교류를 지속하며, 미래세대의 인적·지적 교류를 더욱 넓혀야 한다. 정부 간 관계가 흔들릴 때일수록 국민과 기업, 청년과 문화가 이어지는 튼튼한 가교가 필요하다. 국가 간 관계의 진정한 자산은 정상회담의 사진보다 오랜 시간 축적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이기 때문이다. 전도서가 말하듯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이제 한·중 관계도 지나간 34년을 미화하거나 부정할 때가 아니라 냉정하게 재평가하고 다시 꿰맬 때다. 수교가 곧 우호를 의미하지 않았듯, 갈등이 곧 단절을 의미해서도 안 된다. 한·중 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은 ‘친중’이나 ‘반중’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익’이어야 한다. 중국과의 협력은 하되 의존하지 않고, 차이를 인정하되 원칙을 포기하지 않으며, 갈등은 관리하되 교류의 문은 닫지 않는 외교가 필요하다. 34년 전 우리는 한·중 수교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 환호했다. 이제 34년 후의 우리는 그 기대를 냉정하게 다시 써야 한다. 진정한 한·중 관계의 미래는 상대를 우리 뜻대로 바꾸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찾아내는 데 있다. 그것이야말로 지나간 34년의 교훈 위에 세워야 할, 새로운 한·중 관계의 대도(大道)다.
2026-08-25 08: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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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 AI 데이터센터로 SSD 컨트롤러 판 바꾼다…'파두 2.0' 시동
[경제일보]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기업 파두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SSD 컨트롤러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단순히 저장장치의 성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요구하는 초저지연·고용량·보안 기능을 반영한 스토리지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AI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SSD가 단순 저장장치를 넘어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파두는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OCP 코리아 테크 데이’에서 AI 데이터센터에 특화한 기술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공개했다. 올해 행사는 OCP 재단과 OCP 코리아 커뮤니티가 주최했으며 1500여명이 참석했고, 서버·스토리지·네트워킹·전력·냉각 등 AI 데이터센터 전반의 기술을 다뤘다. ◆ AI가 바꾼 SSD…‘저장’에서 ‘연산을 돕는 인프라’로 김승민 파두 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AI 데이터센터 안의 플래시 메모리: SSD와 컨트롤러의 새로운 역할’을 주제로 AI 워크로드가 SSD에 요구하는 조건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OCP 공식 프로그램에서도 해당 세션은 AI 데이터센터에서 SSD와 컨트롤러가 맡게 될 새로운 역할을 다루는 핵심 기조강연으로 배치됐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모델 추론이 반복되면서 저장장치에도 더 빠른 입출력과 낮은 지연시간, 안정적인 성능이 요구된다. 특히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엔터프라이즈 SSD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SSD 시장 매출은 전 분기보다 86.1% 증가한 18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공급 부족으로 계약가격도 약 80% 상승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2026년 2분기 서버용 엔터프라이즈 SSD가 전체 NAND 출하량의 48%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1년 전 26%에서 거의 두 배로 늘어난 수치다. AI 워크로드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확대되면서 고속·저지연 스토리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 Gen6 이어 Gen7…‘파두 2.0’은 포트폴리오 확대 파두가 OCP 행사에서 내세운 것도 이 같은 시장 변화를 겨냥한 차세대 SSD 컨트롤러다. 회사는 Gen6 솔루션과 함께 차세대 Gen7 개발 계획을 공개하며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성능과 효율, 보안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앞서 파두는 지난 4일 미국에서 열린 FMS 2026에서 ‘파두 2.0’ 비전을 공개했다. 당시 Gen6 SSD 컨트롤러의 성능을 Gen5 대비 두 배 수준으로 개선하고 올해 하반기 공급을 예고했으며, 2028년 샘플링을 목표로 Gen7 컨트롤러와 AI 추론용 디코드 엔진 개발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파두 2.0’의 핵심은 컨트롤러 하나를 판매하는 반도체 업체에서 AI 데이터센터 전반의 스토리지 수요에 대응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것이다. 파두는 OCP 행사에서 Gen6 기술 데모와 AI 데이터센터 특화 제품을 함께 선보이며 단일 제품보다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강조했다. 특히 AI 추론이 확대될수록 데이터센터의 저장장치에는 단순 용량보다 지연시간과 전력 효율, 안정적인 성능, 보안이 중요해진다. 파두가 차세대 컨트롤러에서 작은 I/O 처리 성능과 일관된 지연시간, GPU 주도 I/O, 라인 레이트 보안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한 것도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다. ◆ 시장은 커지지만…‘기술→고객’ 전환이 관건 시장 환경만 보면 파두에는 우호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엔터프라이즈 SSD 수요가 늘고 공급업체들도 소비자용보다 데이터센터용 제품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분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2026년에도 AI와 서버 수요가 엔터프라이즈 SSD 시장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AI 인프라 시장의 성장 자체가 파두의 실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SSD 컨트롤러 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계열 솔리다임·마이크론·키옥시아 등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하고, 데이터센터 고객은 성능뿐 아니라 품질 인증과 장기 공급 안정성을 함께 요구한다. 결국 Gen6·Gen7 기술이 실제 고객사 검증과 대량 공급으로 이어지는지가 ‘파두 2.0’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남이현 파두 대표는 “OCP 코리아 테크 데이는 전 세계 유수의 빅테크 및 반도체 기업들이 함께하는 주요 행사”라며 “AI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SSD 및 스토리지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AI 데이터센터의 경쟁이 GPU와 전력·냉각에서 저장장치로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파두가 컨트롤러 기술을 기반으로 어느 수준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의 관심 역시 이제 ‘AI 데이터센터가 얼마나 커지는가’에서 ‘그 안에서 어떤 부품이 얼마나 더 많은 가치를 가져가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2026-08-24 09: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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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뛰는데 왜 서민 경기는 뛰지 않는가
[경제일보] 한국 경제의 성적표만 놓고 보면 요즘처럼 반가운 때도 드물다. 수출이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반도체가 수출 증가를 이끌면서 대외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월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상반기 수출도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7월 수출 역시 988억9000만 달러로 역대 2위였으며 반도체 수출은 410억1000만 달러에 달했다. 숫자만 보면 한국 경제가 힘차게 질주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다. 시장과 골목의 표정은 그만큼 밝지 않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줄었다고 말한다. 가계는 월급보다 빠르게 오르는 생활비에 지갑을 닫고 있다. 수출은 역대급인데 왜 국민이 느끼는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가. 문제는 거시경제 지표와 실물경제의 체감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반도체의 선전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AI 산업 확산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우리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6월 반도체 수출은 448억2000만 달러로 사상 처음 4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1924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경제 전체를 반도체 하나의 성적표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반도체는 고도의 자동화와 자본집약적 생산구조를 갖고 있어 수출 증가가 고용과 내수 확대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반도체 수출이 늘었다고 동네 식당 매출이 함께 증가하는 것도, 대기업의 수출 호황이 청년 일자리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성장의 미스매치’다. 수출이 늘고 기업 실적이 좋아지는 것은 분명한 호재다. 문제는 성장의 과실이 어디로 흘러가느냐다. 대기업과 첨단산업에 집중된 성과가 중견·중소기업과 서비스업, 자영업자, 근로자에게 충분히 확산되지 않는다면 국민이 체감하는 풍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수출 호황을 내수 회복으로 연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첨단산업의 성과가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중소·중견기업으로 확산되도록 공급망을 강화하고,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해외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에게도 단기 일자리 숫자보다 AI·반도체·바이오·로봇·에너지 등 미래 산업과 연결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내수와 서비스업을 살리는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자영업자에 대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임대료와 금융비용 등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생산성이 낮은 부문의 구조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 관광·문화·의료·콘텐츠·돌봄 등 고용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가계의 실질소득을 높여 소비 여력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숫자에 취해서는 안 된다. 수출이 잘된다고 경제가 저절로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체감경기가 어렵다고 수출 호조의 가치를 깎아내려서도 안 된다. 두 현실을 함께 보는 것이 경제를 제대로 보는 상식이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엔진이고 내수는 그 엔진이 움직이는 도로다. 엔진만 아무리 좋아도 도로가 무너지면 자동차는 제대로 달릴 수 없다. 진짜 경제 회복은 수출 통계표에서 끝나지 않는다. 청년이 첫 직장을 얻고, 직장인이 월급의 실질가치를 체감하며, 자영업자가 저녁 장사를 걱정하지 않고, 평범한 가정이 내일을 불안해하지 않을 때 비로소 성장의 의미가 완성된다. 경제는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의 기록을 축하하되 그 기록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수출의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기업에서 가계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퍼져 나가야 한다. ‘수출은 잘되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든가’라는 국민의 질문에 경제정책이 답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화려한 경제지표도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성장만이 아니다. 성장의 과실이 더 넓고 깊게 국민에게 돌아가는 성장, 그것이야말로 진짜 경제성장이다.
2026-08-23 17: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