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3건
-
-
생성형 AI로 소상공인 상담 돕는다…카카오, '카나나 상담매니저' 고도화
[경제일보] 카카오가 카카오톡 채널의 사업자용 인공지능(AI) 상담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적용하며 소상공인의 고객 응대 자동화에 속도를 낸다. 사전에 등록된 질문과 답변을 제공하는 기존 챗봇 방식에서 벗어나 매장 정보와 메뉴, 최근 소식 등을 종합해 이용자의 질문 맥락에 맞는 답변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29일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 사업자를 위한 AI 채팅 서비스 '카나나 상담매니저'를 생성형 AI 기반 답변 기능을 중점으로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카나나 상담매니저는 톡 채널을 통해 들어오는 고객 문의에 AI가 자동으로 답변하는 서비스다. 기존 카나나 상담매니저는 사업자가 미리 등록한 답변 정보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질문에 대응했다면, 앞으로는 답변 정보뿐 아니라 톡 채널에 게시된 매장 정보와 메뉴, 최근 소식 등을 함께 참고해 질문의 의도와 맥락에 맞는 답변을 생성한다. AI가 반복적인 문의를 우선 처리하고 복잡한 상담은 사업자에게 연결하는 구조를 마련해 소상공인의 상담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구현됐다. 같은 질문이 들어오더라도 미리 정해진 문구를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표현으로 답변을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카카오는 간단한 추가 질문에도 대화 형태로 대응할 수 있어 기존 규칙 기반 챗봇보다 자연스러운 상담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사업자가 AI 답변을 관리하는 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상담에 활용할 정보를 답변 형태로 직접 작성해야 했다면 이제는 단답형이나 간결한 정보만 입력해도 AI가 이를 자연스러운 답변으로 구성한다. 채널 홈이나 소식, 메뉴 등의 정보를 수정하면 해당 내용도 AI 답변 정보에 자동으로 반영된다. 예를 들어 매장 영업시간이나 메뉴, 신메뉴 출시와 같은 정보를 채널에 업데이트하면 사업자가 별도로 상담용 답변을 다시 작성하지 않아도 AI가 변경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사업자가 반복적으로 답변 내용을 수정해야 하는 관리 부담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AI가 실제 고객에게 어떤 답변을 제공할지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사업자는 'AI 답변 미리보기' 대화창에 직접 질문하거나 추천 키워드를 선택해 답변을 확인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가운데 아직 답변 정보가 등록되지 않은 내용은 '답변률 올리기' 영역에서 키워드 형태로 추천돼 필요한 정보를 추가할 수 있다. 상담 현황을 관리할 수 있는 통계 기능도 제공한다. 사업자가 AI 상담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부족한 답변 정보를 보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단순히 AI를 켜놓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자가 답변 품질을 관리하는 구조를 함께 마련했다. AI가 모든 상담을 맡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가 '관리자와 대화하고 싶어요', '사장님 불러주세요' 등 직접 상담을 요청하면 '관리자 호출' 말풍선이 제공된다. 이용자가 버튼을 누르면 사업자가 직접 응대할 수 있다. AI가 반복적인 문의를 우선 처리하고 사업자는 별도의 상담이 필요한 문의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소상공인이 매장 운영과 고객 응대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순 문의에 투입되는 시간을 줄이면서 사람의 상담이 필요한 영역은 남겨두는 구조다. 카카오가 이 같은 방식을 택한 것은 생성형 AI를 단순한 답변 도구가 아니라 사업자의 고객 응대 업무를 보조하는 도구로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상공인의 경우 영업시간, 메뉴, 가격, 위치 등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의가 많은 만큼 채널에 축적된 정보를 AI가 활용하면 상담 자동화 효과를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황준연 카카오비즈니스 도메인 리더는 "소상공인 등 사업자의 고객 응대 부담은 줄이고, 이용자에게는 보다 자연스럽고 정확한 상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카나나 상담매니저를 업데이트했다"며 "앞으로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톡채널 사업자의 비즈니스 활동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29 11:56:54
-
-
병원·공항부터 아시안게임·웹툰까지…네이버, 추석 연휴 서비스 총동원
[경제일보]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네이버가 검색·플레이스부터 네이버페이(Npay), 숏폼, 스트리밍, 웹툰까지 주요 서비스를 가동한다. 병원·약국과 공항 대기시간 같은 생활정보부터 무료 주차장, 해외 결제, 아시안게임 중계, 웹툰 정주행까지 연휴 기간 이용자가 찾을 만한 서비스를 촘촘하게 연결해 플랫폼 내 이용 접점을 하나로 결합하고 있다. 24일 네이버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검색, 플레이스, 클립, 치지직, Npay, 네이버웹툰·시리즈 등 주요 서비스에서 연휴 맞춤형 정보와 콘텐츠를 제공한다. 우선 네이버 검색에서는 '추석'을 검색하면 추석 유래와 차례상 차리기, 지방 쓰는 법 등 명절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연휴 기간 운영하는 병원·약국 정보와 명절 지원금 관련 정보도 제공한다. 귀성·여행객을 위한 공항 정보도 검색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대기시간', '김포공항 탑승 소요시간', '김해공항 혼잡도' 등을 검색하면 출국장 대기시간과 국내선 탑승 예상 소요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공항 주차장 현황과 면세점 영업시간, 운항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연휴 중 갑자기 병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도 네이버를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 플레이스에서는 '공휴일 병원', '24시간 병원' 등의 검색을 통해 연휴에 운영하는 병·의원과 약국, 동물병원, 응급의료기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무료 주차장 정보도 연휴 기간에 맞춰 제공한다. 오는 27일까지 전국 공공기관과 행정기관, 학교 등이 운영하는 약 9000곳의 공공주차장이 무료 개방되며, 네이버에서 '명절 무료주차장'이나 '무료주차장' 등을 검색하면 주변 주차장 위치와 지도 길 안내를 확인할 수 있다. 해외여행객을 겨냥한 결제 서비스도 연휴 기간 이어진다. Npay는 알리페이+·유니온페이·GLN을 통해 74개 국가·지역에서 QR 결제를 지원하고, 내달 31일까지 결제 조건에 따라 혜택을 제공하는 '복주머니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일본에서는 유니온페이 QR 결제 시 최대 10% 즉시 할인, 중국 본토에서는 알리페이+ 가맹점에서 결제 시 랜덤 할인 등을 제공한다. 연휴 동안 집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를 겨냥한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네이버 클립은 오는 26일까지 연휴 일정에 맞춰 콘텐츠를 편성한다. 추석 전날에는 전통 명절 음식과 레시피를, 추석 당일인 오는 25일에는 가족·커플·키즈 콘텐츠를,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26일에는 운동과 건강관리 등 일상 복귀를 위한 콘텐츠를 큐레이션한다. 클립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피드코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추석 연휴에는 피드코인 적립량이 평소보다 두 배로 늘어나 하루 최대 2000 피드코인을 받을 수 있으며, 적립한 피드코인은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Npay 포인트로 교환할 수 있다. 스포츠 시청 수요는 치지직이 맡는다. 추석 연휴와 겹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9개 공식 채널을 통해 생중계하고 유병재, 유희관, 슛포러브, 박종윤 등 크리에이터들의 '같이보기'도 운영한다. 시청 권한을 가진 스트리머라면 별도로 같이보기 방송에 참여할 수 있다. 웹툰과 웹소설도 연휴 콘텐츠 소비를 겨냥한다. 네이버웹툰은 오는 27일까지 신작과 매일+, 완결작을 대상으로 쿠키 혜택을 제공한다. 네이버시리즈는 오는 27일까지 인기 웹소설 100편을 대상으로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 '추석 콤보'를 운영한다. 문피아도 인기 작품 50편을 대상으로 총 3000화 규모의 무료 공개 행사를 진행한다. 네이버는 개별 이벤트를 넘어 이용자의 연휴 동선을 따라 추석 서비스를 배치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휴 전후에는 검색을 통해 명절 정보와 병원·공항 정보를 확인하고, 이동 과정에서는 주차장과 여행지 정보를 찾는다. 해외여행객은 Npay로 현장 결제를 하고, 연휴 중에는 클립과 치지직, 웹툰·웹소설 등으로 여가 시간을 보내는 구조다. 과거 플랫폼의 명절 경쟁이 선물세트와 할인 등 쇼핑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연휴 기간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와 이동, 결제, 콘텐츠까지 서비스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네이버 역시 검색을 출발점으로 장소·예약·결제·콘텐츠 소비까지 이어지는 이용자 접점을 확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추석처럼 짧은 기간에 이용자의 활동이 집중되는 시기는 서비스 간 연결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기간이다. 검색에서 발견한 장소가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거나, 여행 과정에서 Npay 결제가 발생하고, 콘텐츠 이용 과정에서 다시 네이버 서비스로 연결되는 식으로 서비스 간 이용 경험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검색창에 '추석'을 검색하면 추석 명절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모아 기념일 정보에서 제공한다"며 "네이버 추석 정보를 활용해 이번 연휴를 더욱 즐겁고 알차게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9-24 09:00:00
-
네이버 AI, 검색 넘어 구매·예약까지…쇼핑·지도에 '에이전트' 확대
[경제일보]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쇼핑과 지도 서비스에 잇달아 적용하며 검색을 넘어 실제 구매와 예약까지 연결하는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상품 정보와 장소를 찾아주는 데 그치지 않고 배송 가능 여부, 리뷰, 예약 정보 등 네이버가 보유한 실시간 데이터를 AI가 종합해 이용자의 선택을 좁히고 거래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17일 네이버는 쇼핑 앱의 'AI 쇼핑 에이전트'에 실시간 배송 정보를 반영한 추천 기능을 고도화하고, 네이버지도에는 장소 추천부터 예약까지 지원하는 '플레이스 에이전트'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AI 쇼핑 에이전트는 이용자가 상품별 배송일을 직접 확인하지 않아도 원하는 시점에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찾아주도록 개선됐다. 예를 들어 '내일까지 도착하는 전골 밀키트를 추천해줘'라고 요청하면 이용자가 설정한 배송지를 기준으로 실제 도착 가능한 상품을 선별하고 예상 도착일과 주문 마감 시간까지 안내한다. 자연어로 입력된 상황과 조건을 이해하는 기능도 강화했다. '아침, 저녁으로 갑자기 추워졌는데 전기장판을 추천해줘'와 같은 요청에는 전기요와 온수매트 등 상품 종류를 제시하는 동시에 이용자가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선택지를 좁혀준다. AI 쇼핑 에이전트 이용도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이번달 기준 AI 쇼핑 에이전트를 통한 대화 수는 정식 출시 이후인 지난 6월과 비교해 약 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액은 82% 늘었다. AI가 상품 탐색과 비교를 넘어 실제 구매 과정에 관여하면서 이용 확대가 거래 증가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쇼핑 에이전트가 상품 스펙뿐 아니라 실시간 배송 정보와 리뷰 등 네이버쇼핑 생태계의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의 구매 결정을 지원하도록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AI가 이용자의 요청을 이해하고 필요한 상품을 선별한 뒤 구매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기존 커머스 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도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변화가 시작됐다. 네이버는 네이버지도 앱에서 대화형으로 장소를 추천받고 예약까지 할 수 있는 플레이스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플레이스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대화 맥락과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음식점·카페·빵집·호텔·펜션·미용실·동물병원 등 네이버지도에 등록된 장소를 추천한다. '비 오는 날 혼자 책 읽기 좋은 조용한 카페', '주차가 편한 곳'처럼 여러 조건을 한 문장에 입력해도 이를 종합해 장소를 찾는다. 장소 추천 과정에서는 주소와 영업시간, 메뉴, 전화번호 같은 기본 정보뿐 아니라 방문자 리뷰, 블로그 후기, 예약 가능 여부 등 네이버가 축적한 플레이스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다. 이용자는 추천 결과를 확인한 뒤 '이 중에 조용한 곳은?'과 같이 추가 질문을 이어가며 조건을 구체화할 수 있다. 예약까지 연결되는 것도 기존 검색과 다른 부분이다. 네이버 예약을 이용하는 장소라면 날짜와 시간, 인원을 한 문장으로 입력해 예약 신청을 진행할 수 있다. AI가 예약 조건을 정리해 이용자에게 확인을 요청하고, 이용자가 동의하면 예약 절차가 이어진다.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확보한 데이터와 기존 플랫폼 서비스가 AI 에이전트의 기반이라는 점도 이번 기술 고도화의 특징이다. 생성형 AI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네이버의 에이전트는 상품·배송·리뷰·장소·예약 등 실제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의 구체적인 요구를 처리한다. AI를 별도 서비스로 제공하기보다 기존 플랫폼의 검색과 거래 과정에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정태 네이버 쇼핑 서치&AI 리더는 "네이버 AI 쇼핑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쇼핑 과정에서 겪는 복잡한 조건과 맥락별 탐색을 대신 수행해주는 쇼핑 특화 에이전트로 고도화하고 있다"며 "상품 스펙과 실시간 배송 정보, 생생한 리뷰 데이터 등 네이버쇼핑 생태계가 보유한 실시간 쇼핑 데이터와 개인화 추천 기술의 결합으로 이용자의 의도와 맥락에 최적화된 구매 결정을 지원하여 차별화된 AI 커머스 경험을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훈 네이버 플레이스 검색 총괄 리더는 "플레이스 에이전트는 풍부한 플레이스 정보를 결합해 지도 환경에 최적화한 서비스"라며 "이용자가 원하는 장소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발견하고, 예약 및 실제 방문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기능과 사용성을 지속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2026-09-17 12:09:52
-
1호점서 1만점까지…세븐일레븐, 이제 규모보다 '점포 질' 높인다
[경제일보] 국내 편의점 1호를 연 세븐일레븐이 이제는 점포 확대보다 점포 효율화에 힘을 싣고 있다. 1989년 5월 서울 송파구에 국내 첫 편의점 '올림픽선수촌점'을 연 뒤 출점과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왔지만 2022년 1만4265개까지 늘었던 점포는 올해 1분기 1만1040개로 줄었다. 점포 수를 늘려 성장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기존 점포 한 곳의 매출과 수익성을 높이는 쪽으로 성장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국내에 24시간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유통 공간을 들여온 뒤 점포망을 넓히며 성장해왔다. 자체 출점에 더해 로손, 바이더웨이, 한국미니스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전국 단위의 점포 기반을 빠르게 확보했다. 점포 수가 구매력과 소비자 접근성, 매출 규모로 직결되던 성장기에는 점포 수를 다량 확보하는 것이 곧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편의점이 골목마다 들어선 지금 성장 공식은 달라졌다. 세븐일레븐은 저수익 점포를 정리하는 대신 남은 매장의 상품, 공간, 배달 기능을 재편하며 점포당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37년 전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처음 만든 회사가 이제는 기존 점포의 고객 유입과 수익성을 높이는 새로운 성장 방식을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로손·바이더웨이·미니스톱 품었다…점포 확대로 키운 37년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은 1988년 설립된 뒤 이듬해 서울 송파구에 올림픽선수촌점을 열며 국내 편의점 산업의 첫 장을 썼다. 당시에는 정해진 영업시간에 맞춰 시장이나 슈퍼마켓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만큼 집이나 직장 가까운 곳에서 늦은 시간에도 필요한 상품을 살 수 있다는 점 자체가 새로운 소비 경험이었다. 24시간 영업을 앞세워 시장을 연 세븐일레븐은 이후 점포망을 넓히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 더 많은 점포를 확보할수록 접근성이 높아지고 구매력과 매출 규모도 함께 커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체 출점과 함께 기존 편의점 업체를 인수한 것도 이런 성장 전략의 연장선이었다. 첫 번째 대규모 점포 확장은 2000년 로손 248개 점포를 인수하면서 이뤄졌다. 2010년에는 바이더웨이를 품으며 세븐일레븐 약 2000개 점포에 바이더웨이 1200여개를 더해 3000개가 넘는 점포망을 확보했다. 인수를 발판으로 몸집을 키운 세븐일레븐은 2012년 말 점포 수를 7202개까지 늘리며 당시 GS25를 앞서기도 했다. 점포망을 인수로 확충하는 전략은 2022년 한국미니스톱 인수로 다시 이어졌다. 롯데그룹은 당시 약 3133억원에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했고 코리아세븐은 약 2600개에 달하는 미니스톱 점포망을 세븐일레븐으로 통합하며 규모를 키웠다. 이에 따라 2022년 말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는 1만4265개까지 늘어나며 전국 1만점이 넘는 점포망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점포 확대를 통한 성장 공식은 편의점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한계에 부딪혔다. 편의점이 촘촘하게 들어선 상권에서는 신규 점포를 추가할수록 기존 점포와 고객을 나눠 가질 가능성이 커졌고 임차료와 인건비 등 운영비 부담도 높아졌다. 점포 수 자체보다 기존 점포 한 곳에서 더 많은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진 배경이다. 점포 줄이고 매출 높이고…세븐일레븐의 '선택과 집중' 세븐일레븐은 2023년부터 점포 수 확대보다 기존점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다. 저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기존점 계약 종료와 신규 출점 조절을 병행하는 한편 신규 점포는 고매출이 기대되는 우량 입지를 중심으로 선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점포 수는 빠르게 줄었다. 2022년 말 1만4265개였던 점포는 2023년 1만3130개, 2024년 1만2152개로 감소했고 올해 3월 말에는 1만1040개까지 내려왔다. 미니스톱 인수 직후와 비교하면 3000개 이상 줄어든 수치다. 반면 남은 점포의 생산성은 높아졌다. 점포당 매출은 2023년 3억9600만원에서 지난해 4억5700만원으로 2년 간 15.4% 증가했다. 점포 수를 줄이는 동시에 기존 매장의 상품 구성, 진열, 운영 방식을 손보며 점포 한 곳에서 더 많은 매출을 내는 데 집중한 결과다. 이 과정에서는 상권과 매출 데이터를 활용한 점포 개선 작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약 1700개 점포를 대상으로 상품과 운영 방식을 조정한 결과 개선 점포의 매출 신장률은 미시행 점포보다 약 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올해는 적용 대상을 약 5000개 점포로 늘렸으며 이들 점포의 매출 신장률 역시 미시행 점포 대비 약 10%포인트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존 점포를 손보는 데서 나아가 매장 자체의 구조를 바꾸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2024년 10월 처음 선보인 차세대 가맹 모델 '뉴웨이브'다. 뉴웨이브는 상권별 고객 특성에 맞춰 상품 구성과 공간을 달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3월 문을 연 한양대프라자점은 대학 상권의 소비 특성을 반영해 라면 진열 공간을 일반 점포보다 약 3배 확대하고 셀프 라면 조리기와 셀프 계산대를 설치했다. 매장 전면에는 치킨·즉석피자·군고구마·커피 등 즉석식품을 한데 모은 '푸드스테이션'을 배치해 판매와 점포 운영 효율을 함께 높였다. 김밥부터 24시간 배달까지…기존점 판매력 키운다 기존 점포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매장 판매 품목도 중요하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김밥류·샌드위치·베이커리·치킨·퀵커머스를 5대 중점 카테고리로 정하고 먹거리와 배달을 중심으로 점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편의점 핵심 상품인 간편식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약 1년에 걸쳐 개발한 '라이스 프로젝트'를 통해 냉장밥의 노화를 방지하고 수분 보존 기술을 적용했으며 삼각김밥과 김밥에 이어 초밥과 마끼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빼킷'과 건강 간편식 브랜드 '밸런스푼'도 선보이며 간편식 선택지를 확대했다. 글로벌 소싱도 상품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 세븐일레븐을 벤치마킹한 즉석 스무디를 도입하고 일본에서 저지우유푸딩과 토라쿠 로얄커스타드푸딩, 오하요 브륄레 밀크 등 인기 디저트를 들여왔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협업 상품도 확대하며 세븐일레븐만의 상품 구성을 강화하고 있다. 점포의 판매 범위도 매장 안에서 주변 상권으로 넓히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7월부터 쿠팡이츠 배달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전국 약 1500개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연내 24시간 운영 점포와 연계한 24시간 배달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상품 경쟁력으로 점포 방문 수요를 높이는 동시에 기존 점포를 배달 거점으로 활용해 매장 밖 주문까지 흡수하는 방식이다. 37년 전 24시간 영업으로 소비자의 시간 제약을 낮췄다면 지금은 전국 점포망을 활용해 판매 범위를 주변 상권까지 넓히며 점포 한 곳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점포 효율화 통했다…11개 분기 만에 흑자, 다음은 연간 수익성 점포 효율화 효과는 실적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 4조8227억원, 영업손실 686억원을 기록했다. 점포 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9% 줄었지만 영업손실은 2024년 844억원에서 158억원 축소됐다. 올해 들어서는 수익성 개선 폭이 더 커졌다. 상반기 매출은 2조29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427억원에서 156억원으로 271억원 줄었다. 특히 2분기에는 점포 축소 영향으로 매출이 2.6% 감소한 1조2178억원에 그쳤음에도 4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 87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2023년 3분기 이후 11개 분기 만에 거둔 분기 흑자로 외형 축소 속에서도 수익성 개선 흐름이 뚜렷해진 모습이다. 외형 감소에도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세븐일레븐이 추진해온 점포 효율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저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동시에 기존점의 상품 구성과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신규 출점도 우량 입지 중심으로 선별하면서 점포당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결과다. 코리아세븐 역시 기존점 개선과 고매출·우량 입지 중심의 출점 전략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2분기 흑자 전환이 곧바로 수익성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반기 전체로는 여전히 1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연간 적자를 냈다. 점포 효율화로 손실 폭을 줄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미니스톱 인수 이후 축소된 매출 외형을 기존점 성장과 점포당 수익성 개선으로 보완하는 것이 관건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가맹점의 경쟁력이 곧 브랜드 경쟁력이라는 판단 아래 기존점 개선과 우량 입지 중심의 출점을 통해 점포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간편식과 글로벌 소싱 등 차별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퀵커머스 등 O4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확대해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1 15:28:21
-
-
-
편의점 상비약 늘리자는 정부, 약국 문 닫으면 약도 사지 말라는 약사회
[경제일보] 밤 11시 아이의 열이 오른다. 집에 해열제는 없고 동네 약국은 문을 닫았다. 응급실을 찾아갈 만큼 위급하지는 않지만 다음 날 아침까지 손 놓고 기다리기도 어렵다.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제도는 이런 상황에서 시작됐다. 약국이 쉬는 심야와 공휴일에도 급한 약은 구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 제도가 시행된 때는 2012년 11월이다. 14년이 지난 지금 편의점에서 실제로 살 수 있는 상비약은 11종뿐이다. 해열진통제와 소화제, 감기약, 파스 등 13종이 지정돼 있지만 어린이용 타이레놀 2종이 생산 중단되면서 판매 품목이 줄었다. 정부는 올해 12월까지 품목을 최대 20종으로 확대하고 약국과 24시간 편의점이 없는 지역에서는 일반 소매점에도 판매를 허용할 계획이다. 약사법은 안전상비의약품의 범위를 이미 정해 놓았다. 가벼운 증상에 시급히 사용하고 환자가 스스로 판단해 복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가운데 성분과 부작용, 함량, 제형 등을 따져 20개 이내에서 지정하도록 했다. 편의점 판매를 허용할 약의 범위를 정부가 마음대로 넓힐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국회가 법률로 정한 한도 안에서 비어 있는 아홉 자리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방침이 나오자 약사단체들은 일제히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시약사회는 품목 확대와 판매점 기준 완화가 의약품 안전관리의 공백을 키울 것이라며 공공심야약국 확충과 단골약사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한약사회도 편의성보다 안전성이 먼저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판매되는 의약품이 늘어나면 오남용과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의약품에는 부작용이 따른다. 해열진통제를 많이 먹으면 간 손상이 생길 수 있고 감기약과 진통제를 함께 복용하다 같은 성분을 겹쳐 먹을 수도 있다. 이런 위험 때문에 편의점 상비약은 제품과 포장 단위, 판매 수량이 제한된다. 부작용 가능성은 품목별 안전성을 따지고 경고 표시를 강화해야 할 이유이지 모든 추가 논의를 중단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약사회가 안전을 근거로 반대하려면 제품별로 설명해야 한다. 어떤 성분이 어린이나 임신부에게 위험한지, 어느 함량부터 약사의 상담이 필요한지, 어떤 약을 편의점에서 팔아서는 안 되는지 근거를 내놓아야 한다. 11종은 허용하면서 지사제나 제산제 몇 종이 추가되면 국민 건강이 위태로워진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판매 품목 전체를 막는 방식으로는 안전 논쟁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지사제와 제산제 추가 논의는 2017년에도 있었다.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가 갑작스러운 설사와 속쓰림에 사용하는 약을 편의점 판매 대상에 넣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약사회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약사회 측 인사의 자해 소동까지 벌어졌고 이후 논의는 사실상 멈췄다. 국민 생활은 달라졌지만 품목 조정은 8년 넘게 약사회 반대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약을 사는 시간대를 보면 제도가 필요한 이유도 드러난다. GS25의 지난해 안전상비약 매출 가운데 57.2%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에 발생했다. 요일별 매출은 일요일이 20.1%로 가장 많았다. 사람들이 약사의 상담을 피하려고 편의점을 찾은 것이 아니라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에 약이 필요했던 것이다. 국민 여론도 약사회의 전면 반대와 거리가 있다. 지난해 전국 성인 108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5.4%가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에 동의했다. 생산이 중단된 제품의 대체 필요성까지 포함하면 현행 품목을 확대하거나 바꿔야 한다는 응답은 94.7%였다. 소비자들은 아무 약이나 팔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부작용과 오남용 위험이 낮은 제품을 골라 달라는 조건도 함께 제시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도 법이 허용한 20개까지 품목을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야간 노동자, 이동이 어려운 고령자에게 약국 운영시간 밖의 의약품 접근은 생활 안전과 맞닿아 있다는 이유였다. 소비자단체는 품목 확대와 함께 판매 실태 점검, 부작용 감시, 국민이 참여하는 품목 검토 절차도 요구했다. 접근성을 넓히되 관리 책임도 함께 강화하자는 제안이다. 약사회가 대안으로 내놓은 공공심야약국은 필요한 제도다. 여러 만성질환 약을 함께 복용하는 고령자나 임신부, 어린 환자에게는 약사의 상담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공공심야약국을 전국 모든 생활권에서 밤새 운영하기는 어렵다. 약국도 24시간 편의점도 없는 지역의 주민에게 심야약국이 충분히 생길 때까지 기다리라고 할 수도 없다. 공공심야약국과 편의점 상비약은 맡아야 할 일이 다르다. 복용 중인 약이 여러 개이거나 증상이 오래가는 환자는 약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소화불량에 쓸 약이 필요한 사람은 가까운 편의점에서 제한된 제품을 살 수 있어야 한다. 두 제도를 경쟁 관계로 몰아갈수록 약사회가 지키려는 대상이 국민 건강인지 약국의 판매 영역인지 묻게 된다. 편의점의 판매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은 보건 당국이 답해야 한다. 현행 제도에서도 판매자는 사전교육을 받고 보건소에 등록해야 한다. 같은 품목은 한 차례에 하나만 팔 수 있고 12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판매할 수 없다. 위해 의약품 판매를 막는 바코드 시스템과 주의사항 게시 의무도 갖춰야 한다. 규정을 지키지 않는 점포는 단속하면 된다. 계산대에서 같은 제품이 연속 결제되지 않도록 막고 실제 판매를 맡는 종업원에게 정기교육을 실시할 수도 있다. 반복 위반 점포는 등록을 취소하고 점검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정부가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품목 수만 늘려서는 안 되지만 관리 부실의 부담을 약이 필요한 국민에게 떠넘겨서도 안 된다. 대한약사회는 편의점 상비약이 전체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며 밥그릇을 지키려는 반대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면 저위험 의약품 몇 종을 늘리는 일에 전국 약사회가 성명과 결의대회로 맞서는 이유부터 설명해야 한다. 2017년부터 이어진 강경 대응을 두고 국민이 직역 이익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안전을 말하려면 집단 반대의 강도보다 의약품별 근거가 먼저 나와야 한다. 약사의 전문성은 모든 의약품을 약국 안에 묶어 둘 때 생기지 않는다. 성분 중복을 찾아내고 환자의 나이와 질환, 복용 중인 약을 살펴 적합한 약을 권할 때 전문성이 빛난다. 병원 진료가 필요한 환자를 가려내는 일도 약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한밤중 가벼운 증상에 사용할 약까지 막아야 전문직의 권위가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도 숫자 채우기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같은 성분의 다른 상표를 여러 개 추가해 20종을 맞추는 방식이라면 국민이 느끼는 변화는 없다. 실제 심야 수요가 많은 증상을 조사하고 부작용과 오남용 위험이 낮은 제품을 골라야 한다. 어린이와 임신부, 고령자에게 주의가 필요한 성분은 포장 앞면에 크게 표시하고 문제가 반복되는 제품은 판매 대상에서 빼야 한다. 국민은 약국 영업시간에 맞춰 아프지 않는다. 아이의 열은 한밤중에도 오르고 속쓰림과 복통은 공휴일에도 찾아온다. 편의점 상비약은 병원이나 약국을 대신하는 제도가 아니라 문이 닫힌 시간의 빈틈을 메우는 장치다. 14년 동안 실제 판매 품목이 11종에 묶여 있다면 손볼 때도 지났다. 약사회가 지켜야 할 것은 약국의 판매 독점이 아니다. 국민이 필요한 약을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돕는 전문직의 책임이다. 제품별 위험을 따지기도 전에 확대 계획부터 막는다면 안전이라는 말도 직역 이익을 가리는 방패로 받아들여진다. 정부는 안전성이 검증된 약을 골라 접근성을 넓히고 약사회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안전 기준을 내놓아야 한다. 약국 문이 닫았다는 이유로 약도 사지 못하게 하는 제도는 국민 편에 서 있다고 보기 어렵다. 편의점 상비약은 14년째 제자리다. 이제 품목을 정하는 기준도 약사단체의 반발이 아니라 국민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약을 필요로 하는지에 맞춰야 한다.
2026-07-24 09:36:01
-
-
-
통신·금융·공공 데이터 융합…SKT, 소상공인 맞춤 지원 나선다
[경제일보] SK텔레콤이 통신·금융·공공 데이터를 결합한 상권 분석 모델을 구축하며 소상공인 지원 고도화에 나선다. 유동인구와 카드 매출, 금융 거래, 점포 이력 데이터를 융합해 지역 상권 변화와 자금 수요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데이터 기반으로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17일 SK텔레콤은 서울신용보증재단,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와 함께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데이터 교류 및 공동 연구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통신과 금융,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결합해 상권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고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앞서 지난 2021년부터 이어져 온 SK텔레콤과 서울신용보증재단, KB국민카드 간 협력에 KB국민은행이 새롭게 참여하면서 분석 범위가 한층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 4개 기관은 SK텔레콤의 유동인구 데이터와 KB국민카드의 가맹점 매출 데이터,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상권활성화지수 및 점포 이력 데이터, KB국민은행의 여·수신 데이터를 융합해 지역별 상권 변화와 자금 수요를 보다 정교하게 분석할 계획이다. 기존 상권 분석이 유동인구나 소비 데이터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실제 금융 흐름과 점포 생애주기 정보까지 함께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특정 지역의 성장 가능성뿐 아니라 자금 수요 변화와 경영 환경까지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협약식에서는 실제 데이터를 활용한 상권 분석 사례도 공개됐다. 4개 기관의 공동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 신촌·연세로 상권은 최근 단순히 사람들이 지나가는 '통과형 상권'에서 방문객이 머무는 '체류형 상권'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요일 차 없는 거리 운영 이후 야간 유동인구와 장시간 체류 방문객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2시간 이상 체류하는 방문객 비중과 지역 주민 재방문율도 함께 상승하며 상권이 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촌·연세로 상권에서는 추석과 개강 시즌이 겹치는 9~10월에 자금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를 활용하면 정책자금 공급과 보증 지원 시기를 보다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협력은 단순 데이터 공유를 넘어 정책과 금융, 상권 분석을 연결하는 새로운 민관 협력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권 변화와 금융 수요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소상공인 지원 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4개 기관은 향후 서울시 및 자치구와 협력을 확대해 지역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 지원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시 상권 분석 서비스의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해 소상공인들이 창업 입지 선정과 마케팅 전략 수립, 영업시간 조정 등 경영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소상공인들은 이를 통해 특정 상권의 방문객 연령대와 성별 분포, 시간대별 체류 패턴, 유사 업종 매출 흐름 변화 등을 보다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면서 창업 및 경영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명국 SK텔레콤 인더스트리얼 AI 담당은 "5년 전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내디뎠던 첫발이 이번 KB국민은행·KB국민카드와의 협력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하게 됐다"며 "SK텔레콤은 단순한 기술 지원을 넘어 소상공인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파트너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17 09:38:46
-
"PC 꺼져도 일은 계속됐다"… 신한銀 '공짜 노동' 논란 재점화
신한은행 내부의 ‘공짜노동’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9년 주52시간제가 본격화되면서 장시간 노동을 막기 위한 PC관리시스템이 도입됐지만, 현장에서는 올해 초까지 시스템을 우회해 야근을 이어가는 관행이 지속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은 했지만 노동시간으로 기록되지 않고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당도 지급되지 않는 구조가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금융노조 신한은행지부가 문제 삼는 핵심은 단순한 전산 편법이 아니다. 은행권 전반에 남아 있는 ‘눈치 야근’과 ‘무임금 초과근무’의 조직문화다. PC가 꺼지면 퇴근한 것으로 기록되지만 실제 업무는 다른 방식으로 계속되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신한은행 노조는 지난해부터 PC 우회 사용 문제를 사측에 제기했고 올해 들어서는 사례 수집과 노사협의회 의제화를 통해 공짜노동 근절을 전면에 내걸었다. 노조가 장시간 노동과 대가 없는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PC 우회 사용 실태 파악을 요구했고 회사의 태도 변화가 더디자 직접 사례 수집에 나서기도 했다. ◆PC관리시스템 도입 뒤에도 계속된 ‘기록 없는 노동’ 신한은행은 주52시간제 시행 이후 PC관리시스템을 운영해왔다. 표면상으로는 정해진 시간 이후 PC 사용을 제한해 초과근무를 막는 장치였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시스템을 피하는 방식이 다수 등장했다. 본지의 취재 결과 우회 방식은 십수 개에 달했고, 이 가운데 하나가 현장에서 ‘정리하기·돌려쓰기’로 불린 방식이었다. 10일 신한은행 노조에 따르면 정상적인 시간외근무 신청과 승인 절차를 밟으면 초과근무 시간이 기록되고 수당 지급 근거가 남는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업무량이 많고 관리자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 때문에 직원들이 정당한 야근 신청을 주저했다. 그 결과 PC 사용 기록을 남기지 않거나 다른 방식으로 시스템을 우회해 업무를 이어가는 관행이 생겼다. 실제 지난 3월 신한은행 본부 부서 24곳에 대한 노조의 불시 점검 결과, 근무시간 관리 시스템을 우회해 초과근무를 이어가는 사례가 확인됐다. 노조는 이른바 ‘알트+탭’ 방식 등 계정 전환을 통한 PC 사용시간 우회 사례를 지적했다. 또 자율출퇴근제 등록 시간을 반복 수정하거나 보상휴가를 실제로 쓰지 않고 전산상으로만 소진 처리하는 사례 등도 거론됐다. 문제는 이런 편법이 직원 개인의 일탈로만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업무는 줄지 않았고 인력은 부족했으며 정식 초과근무 신청에는 눈치가 보였던 것이다. PC는 꺼졌지만 일은 끝나지 않았다. 제도는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현장에서는 노동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장치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노조 “노동시간 문제는 노동 주권 문제” 신한은행 노조는 올해 ‘공짜노동 근절’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웠다. 김용환 금융노조 신한은행지부 위원장은 지난 3월 제67년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절대 인력이 부족한 현장의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 충원, 공짜노동 근절을 목표로 달려가겠다”며 “노동시간의 문제는 노동 주권의 문제”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해부터 사측에 PC 우회 사용 문제를 제기하고, PC를 사용하면 자동으로 시간외근무가 등록되는 시스템 구축을 요구해왔다. 핵심은 간단하다. 퇴근 시간 이후 PC를 켜고 업무를 했다면 그 시간은 노동시간으로 기록돼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를 통해 직원 개인이 관리자 눈치를 보며 초과근무 신청을 해야 하는 구조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측은 자동등록 방식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노사는 지난 3월 말 1분기 노사협의회를 통해 오전 8시 50분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를 기준 근무시간으로 정하고, 그 외 시간의 노동은 시간외근무로 등록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또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제 시행에도 합의했다. 신한은행지부는 이 합의를 “왜곡된 노동시간 구조를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문제 제기 뒤 차단 나섰지만 쟁점은 남았다 신한은행 노조에 따르면 지속적인 문제 제기 후 사측은 올해 들어 PC 우회 사용 차단에 나섰다. 현재 상당수 편법 사용 방식은 막힌 상태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다만 노조는 이것만으로 공짜노동 문제가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 전산상 우회 수단을 막더라도 정당한 야근을 신청하기 어려운 조직문화가 남아 있다면 공짜노동은 다른 형태로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가 계속해서 요구하는 것도 ‘PC 사용 시 시간외근무 자동등록’이다. 초과노동을 직원 개인의 신청과 관리자의 승인에만 맡기지 말고 실제 PC 사용 기록을 기준으로 노동시간을 객관적으로 남기자는 주장이다. 노조는 특히 시간외근무가 회의나 교육 명목으로 편법 운용되거나, 제도의 취지를 흐리는 사례가 확인될 경우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본부부서, 지역본부, 영업점 어디든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노조는 “모든 초과노동에 대한 정당한 시간외근무 보상”을 강조하며 제도 정착 여부를 지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단기성과주의가 공짜노동 부른다” 노조는 공짜노동의 배경에 단기성과주의도 있다고 본다. 김 위원장은 경영진을 향해 “임기 연장을 위한 보여주기식 실적 쥐어짜기로 현장 직원들은 고통스럽다”고 비판했다. 직원들이 자괴감이 아니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터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전환 △내부통제 강화 △금융소비자보호 △비대면 영업 확대 △고령층 창구 수요 대응 등으로 업무가 복합화되고 있다. 그러나 인력 운용과 영업시간, 성과평가 체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노동시간 단축 제도는 현장에서 형식화될 수밖에 없다. 국회 정무위원회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 공짜노동 논란은 ‘PC를 몇 시까지 켰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일한 시간이 기록되고 기록된 노동에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는가의 문제다”며 “주52시간제의 취지는 노동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줄이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PC관리시스템이 노동시간 관리 장치라면 그 시스템은 노동을 지우는 방식이 아니라 노동을 정확히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또 “정당한 초과근무 신청을 막는 눈치 문화, 부족한 인력, 과도한 업무량, 단기성과 압박이 그대로라면 공짜노동은 이름만 바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노조의 투쟁이 단순한 임금 보전 요구를 넘어 노동시간의 정상화, 지속가능한 일터 만들기로 확장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11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11 08:5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