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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127년… 민족은행→ 기업금융 명가→ 종합금융 재건중
우리금융그룹의 역사를 말할 때 2001년 한빛은행(상업은행+한일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사1호 탄생은 현대만 들여다본 것이다. 우리금융의 뿌리는 한국 근대 금융의 출발점과 맞닿아 있다. 바로 1899년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이다. 고종황제의 내탕금과 대한제국 황실 자금, 조선 상인 자본이 더해져 세워졌다. 이 은행은 단순한 금융회사가 아니라 자주적 금융 기반을 지키려는 시대적 산물이었다. 이후 조선상업은행과 한국상업은행으로 이어졌고, 한일은행과 함께 한국 산업화와 기업금융의 한 축을 맡았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기업 거래와 무역금융, 산업자금 공급의 현장에서 한국 경제의 성장판을 떠받친 은행이었다. 우리금융의 DNA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기업금융 명가’다. ◆민족은행·기업금융 DNA…상업·한일 합병으로 한빛은행 출범 우리금융의 첫 번째 성장 동력은 기업금융이었다. 상업은행은 오랜 역사와 거래 기반을 바탕으로 기업 고객과 중소상공인의 금융 창구 역할을 했다. 한일은행 역시 산업화 시기 수출기업, 제조업, 중견기업 금융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두 은행은 조직 문화는 달랐지만 한국 경제가 필요로 하는 자금을 실물 부문으로 흘려보냈다는 점에서 같은 역할을 했다. 결정적 변곡점은 외환위기였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권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었다. 1998년 정부는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에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3조3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했고, 두 은행은 같은 해 12월 한빛은행으로 합병됐다. 부실채권 정리, 인력 구조조정, 영업망 재편이 동시에 진행된 고통스러운 통합이었다. 2001년 4월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했다. 한빛은행을 중심으로 카드, 종합금융, 자산운용 등 여러 금융 기능을 묶은 국내 1호 금융지주였다. 2002년 한빛은행은 ‘우리은행’으로 이름을 바꾸며 통합 브랜드를 완성했다. ‘우리’라는 이름에는 외환위기 이후 다시 국민과 기업의 은행으로 서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숫자로 본 성장사…95조 금융그룹서 600조 종합금융그룹으로 우리금융의 성장사는 숫자로도 뚜렷하다. 2001년 3월 말 기준 우리금융은 한빛은행·평화은행·광주은행·경남은행을 묶은 은행계열 합산 총자산 95조4000억원 규모로 출발했다. 당시 국민·주택은행 합산 162조6000억원에는 못 미쳤지만, 신한금융 계열 53조2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대형 금융그룹이었다. 수익성도 위기 국면을 지나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 금융지주의 주포 한빛은행은 2001년 말 총자산 75조4205억원, 당기순이익 7130억원을 기록했다. 24년이 흐른 2025년 말 우리금융의 체급은 달라졌다. 연결 총자산은 601조4573억원으로 불어났다. 출범 초기 은행계열 합산 자산 95조4000억원과 단순 비교하면 약 6.3배 성장한 셈이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은 은행 중심 금융회사에서 카드·캐피탈·저축은행·자산운용·벤처투자·증권·보험을 거느린 종합금융그룹으로 바뀌었다. 이익 체력도 커졌다. 우리금융은 2025년 연결 당기순이익 3조1413억원을 기록했다. 2001년 주력 계열사였던 한빛은행 순이익 7130억원과 비교하면 약 4.4배 규모다. 자산은 100조원 미만 금융그룹에서 600조원대 종합금융그룹으로, 순이익은 수천억원대에서 3조원대로 올라섰다. ◆공적자금과 민영화의 긴 터널…명가의 그림자 그러나 우리금융의 역사에는 성장의 장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명가의 그림자는 공적자금과 정부 소유 구조였다. 외환위기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은 우리금융을 살렸지만, 동시에 오랜 기간 정부 영향력 아래 놓이게 했다. 민영화는 우리금융의 숙원이었다. 정부는 2002년부터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공모, 블록세일, 경영권 매각, 분리 매각이 이어졌지만 시장 여건과 인수 수요 부족으로 여러 차례 좌초했다. 2013년에는 우리금융을 은행계열, 증권계열, 지방은행계열로 나누는 분리 매각 방식이 추진됐고, 증권계열은 NH금융, 경남은행은 BNK금융, 광주은행은 JB금융으로 넘어갔다. 이 대목은 우리금융의 가장 큰 상처이자 현재 전략의 출발점이다.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캐피탈,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이 매각되면서 우리금융은 한때 ‘증권 없는 금융지주’가 됐다. 은행 중심 수익 구조는 더 굳어졌고, KB·신한·하나금융이 증권·보험·카드·자산운용을 키우는 동안 종합금융 포트폴리오 경쟁에서 뒤처졌다. 민영화의 물꼬는 2016년 과점주주 매각으로 트였다. 정부와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지분 29.7%를 과점주주 7곳에 매각하며 민영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잔여 지분 정리와 지배구조 개편을 거치며 우리금융은 정부 그늘에서 벗어나 민간 금융그룹으로서 체질 전환을 본격화했다. ◆증권·보험 복원…비은행 재건은 아직 진행형 현재의 우리금융은 다시 종합금융그룹 복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24년 우리투자증권 출범으로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입했고, 2025년 동양생명과 ABL생명 편입으로 보험업까지 갖췄다.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 잃었던 비은행 축을 다시 세우는 작업이다. 하지만 비은행 재건은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2025년 우리금융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1413억원으로 2년 연속 3조원대를 유지했다.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약 25% 늘어난 1조9266억원, 순영업수익은 10조957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보험사 인수 과정의 일회성 효과와 높은 은행 의존도는 여전히 과제다. 2026년 1분기 실적도 명암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룹 당기순이익은 60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했다. 순영업수익과 비이자이익은 늘었지만, 대손비용 증가와 우리은행 이익 감소가 발목을 잡았다. 금융지주의 기초 체력은 은행에서 나오지만, 미래 기업가치는 은행 바깥에서 결정된다. 우리금융이 풀어야 할 숙제다. ◆생산적 금융·AX·시너지…기업금융 명가의 다음 성장판 우리금융의 미래 성장전략은 △생산적 금융 △전사적 AX(AI 전환) △그룹 시너지로 요약된다. 우리금융은 2030년까지 총 80조원을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에 투입하겠다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내놨다. 이 중 생산적 금융은 73조원, 포용금융은 7조원이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인공지능 △방산 △에너지 △지역 전략산업 등으로 자금이 흘러가야 금융도 성장하고 실물경제도 성장한다는 판단이다. 우리은행의 기업 고객에게 우리투자증권의 IB(투자금융)와 모험자본 기능을 연결하고, 동양생명·ABL생명의 보험 역량을 자산관리와 은퇴설계로 묶는 것이 관건이다. AX도 핵심 과제다. 금융 경쟁은 더 이상 점포 수와 예대마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심사, 상담, 리스크관리, 내부통제, 자산관리, 소비자보호에 AI를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적용하느냐가 새 경쟁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역사를 보면 대한천일은행의 민족금융, 상업·한일은행의 기업금융, 한빛은행의 구조조정, 국내 1호 금융지주의 실험, 공적자금의 그늘, 민영화의 긴 터널을 거쳤다”며 “이제는 종합금융그룹 재건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02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02 07: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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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깃발을 누가 꽂을 것인가? 캐나다 CPSP 최대 60조원의 승부수
[경제일보] 이달 캐나다 재래식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한국과 독일의 경쟁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을 이뤄 검증된 기술력과 대규모 경제 패키지로 승부하는 반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는 NATO 동맹의 공동 잠수함 체계와 풍부한 건조 실적을 앞세운다. 이번 CPSP는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재래식 잠수함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건조부터 정비·훈련까지 아우르는 최대 60조원 규모의 초장기 패키지다. 북극·대서양·태평양 3개 해역에서 동시 작전이 가능한 장기 잠항·원해 작전 능력이 핵심 요구조건이다. 특히 캐나다는 빅토리아급 퇴역에 따른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납기와 높은 가동률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있다. 6월 말로 예정된 발표는 단순한 12척의 향방을 넘어선다. 한국이 수주할 경우 방산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인 동시에, 지상무기에 편중됐던 K-방산이 고부가가치 해양 무기체계로 영토를 넓히는 분기점이 된다. 승부는 ▲플랫폼의 기술력과 납기 ▲캐나다에 안길 경제 효과 ▲동맹·산업 협력 구도라는 세 갈래에서 갈릴 전망이다. 기술력의 한국 vs 실적·납기의 독일 플랫폼 경쟁력만 놓고 보면 양측은 팽팽하다. 그러나 '검증된 실적'과 '납기'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결이 갈린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KSS-Ⅲ Batch-Ⅱ는 한국 해군이 실제 운용 중인 3000t급 잠수함의 개량형이다. 작전반경 7000해리 이상, 533㎜ 어뢰발사관 6문과 수직발사체계(VLS)를 갖췄다. 기술적 차별점은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동시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디젤 잠수함이라는 데 있다. 잠항 지속 능력과 저소음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린 설계다. 무엇보다 강점은 '운용 실적'이다. 지난 5월 23일 도산안창호함이 약 1만4000㎞를 항해해 캐나다 에스퀴몰트 해군기지에 입항하며 대양 작전 능력을 실전에서 입증했다. 한화오션은 2026년 계약이 성사되면 1번함을 2032년, 4척을 2035년까지 인도하고 이후 매년 추가 건조해 최대 12척을 채운다는 계획이다. 반면 독일(TKMS)이 제안한 212CD 잠수함은 독일·노르웨이가 공동개발한 신형 2500t에서 3000t급 잠수함이다. 차별점은 연료전지 기반 AIP로, 최장 41일을 잠항할 수 있다. 다만 212CD는 아직 양산 초기 단계로, 실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를 의식한 듯 독일은 납기로 승부수를 띄웠다. 5월 28일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CANSEC 현장에서 212CD 4척을 2036년까지 인도하겠다고 직접 공약했다. 독일·노르웨이가 자국 도입 물량 일부를 캐나다에 우선 전용하는 방식이다. 양강 구도의 승부는 납기 연도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2035년까지 4척을 독일은 2036년까지 4척을 인도할 계획으로 1년 정도의 시간 차가 존재한다. 캐나다 빅토리아급 잠수함은 1980년대 영국에서 건조돼 1990년대 중고로 도입된 노후 잠수함이다. 실질적인 운용 수명이 2030년대 중반에 다다른다. 따라서 납기가 당락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연 2만2500개 일자리'… 캐나다가 진짜 따지는 것 캐나다의 선택 기준은 잠수함 성능에만 있지 않다. 누가 캐나다에 더 많은 일자리와 산업을 남기느냐가 당락을 좌우한다. 캐나다의 산업·기술 혜택(ITB·Industrial and Technology Benefits)이 이번 수주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이번 수주를 따낸 기업은 계약액과 동일한 규모의 경제활동을 캐나다 안에서 수행할 의무를 지게 된다. 즉, 무기를 팔려면 그만큼 캐나다 현지에 생산·투자·고용으로 되돌려줘야 한다. 캐나다 카니 총리는 주요 방산 계약과 관련해 캐나다 전역에 직접적인 경제활동을 일으켜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그만큼 무기를 넘어 캐나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일자리 창출과 GDP 효과를 앞세웠다. 한화오션은 KPMG 평가를 근거로 연간 2만2500개 이상의 일자리와 약 940억 미국 달러의 GDP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 'CANSEC 2026'에서 한화오션은 전시장 내 ‘범캐나다 경제 전략(Pan-Canada Economic Strategy)’ 코너를 통해 캐나다와의 산업 협력 네트워크와 경제적 파급효과를 홍보했다. 단순히 무기 거래가 아닌 '국가적 산업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르블랑 노바스코샤 장관은 "문은 열려 있다"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와 기대감을 표했다. 반면 독일은 기존 독일·노르웨이가 공동 추진 중인 공통설계 프로그램을 캐나다로 편입하는 방식을 택했다. 독일은 사업 전 주기 누적 GDP 약 86조원(860억 캐나다달러), 연인원 65만4695명의 고용 효과를 제시했다. 단, 이 수치는 누적 기준이라 한화오션이 제시한 연간 수치와는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원팀' vs 독일 'NATO 동맹망' 이번 수주전은 단순한 국가 간 경쟁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경쟁사였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손잡은 이례적인 '원팀'과, 독일이 내세운 'NATO 동맹망'의 대결이기도 하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약 7조8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구축함 사업 'KDDX'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단순한 선박 수주가 아니라 향후 한국 해양방산 주도권을 가르는 사업인 만큼 양보가 어렵다. 최근 정부의 핵추진잠수함 사업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두 기업의 경쟁 구도는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그런 두 기업이 어떻게 '원팀'으로 묶일 수 있었을까. 답은 해외 시장의 생리에 있다. 국내에선 맞수지만, 독일·노르웨이 같은 강력한 경쟁자와 겨루는 해외 수주전에서는 한국 기업끼리 힘을 합치는 편이 승산이 높다. 한화오션의 잠수함·특수선 역량에 HD현대중공업의 수상함 건조 실적을 더해, 국내 조선·방산 기술을 하나로 결집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독일은 노르웨이와 공동 추진하던 212CD 프로그램을 캐나다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맞불을 놓았다. 공통 언어·운용절차·군수·정비 체계를 이미 공유하고 있는 만큼 상호운용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캐나다는 NORAD(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의무상 미국과 보안 센서·통신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는 상황이다.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대 제프리 콜린스 교수는 이미 서방 동맹 체계에 엮인 플랫폼이 운용상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CPSP 사업의 최종 결과는 이달 말 발표될 전망이다. 승부는 △플랫폼 검증·납기 △경제 기여 △동맹·산업 구도 세 갈래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수주에 성공하면 방산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인 동시에, 지상무기에 편중됐던 K-방산이 고부가가치 해양 무기체계로 영역을 넓히는 분기점이 된다.
2026-06-01 15: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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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드론 자율비행 유비파이에 투자…피지컬 AI 확장 속도
[경제일보] 네이버가 글로벌 드론 전문기업 유비파이에 투자하고 피지컬 AI 사업 확장에 나선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역량에 자율비행 드론 기술을 결합해 공공·스마트시티 영역에서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1일 드론 군집비행 기술과 자율비행 플랫폼 전문기업 유비파이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양사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네이버의 AI·클라우드·디지털트윈 기술과 유비파이의 드론 하드웨어·운용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피지컬 AI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유비파이는 설립 초기부터 해외 시장을 공략해온 드론 기업이다. 최근 국내 드론 기업 최초로 ‘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드론 산업의 핵심 운영체제(OS)로 꼽히는 PX4를 관장하는 글로벌 기구 드론코드재단 이사회에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드론 기체 제조를 넘어 군집비행 소프트웨어와 자율비행 플랫폼, 글로벌 표준 생태계에서 입지를 넓혀온 셈이다. 유비파이는 대형 드론쇼를 통해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지난 3월에는 BTS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미국 뉴욕과 서울에서 대규모 드론쇼를 진행했다.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인근에서는 드론 500대, 서울 뚝섬한강공원에서는 드론 2000대를 띄워 K팝 콘텐츠와 군집비행 기술을 결합한 장면을 선보였다. 지난 4월에는 미국 텍사스주 맨벨에서 1만대 규모 군집 드론 비행에 성공하며 기네스 세계기록 4개 부문을 달성했다.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과 부활절을 기념한 행사에서 초대형 LED 스크린, QR 코드, 단어, 로고 등을 구현했다. 단순한 공연 연출을 넘어 대규모 드론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운용 능력을 보여준 사례다. 네이버가 주목한 지점도 여기에 있다. 드론은 더 이상 촬영이나 공연 장비에 그치지 않는다. 도시 시설 점검, 재난 대응, 교통·환경 데이터 수집, 공공 안전, 물류 등 현실 공간에서 AI가 직접 움직이며 데이터를 확보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피지컬 AI가 실제 산업 현장과 도시 인프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드론은 공중 데이터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 스마트시티 성패는 데이터와 현장 운용 네이버는 이미 클라우드, 자율주행, 로보틱스, 디지털트윈 분야에서 기술 역량을 축적해왔다. 디지털트윈은 실제 도시나 건물, 도로 환경을 가상공간에 정밀하게 구현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드론이 실시간으로 현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AI가 이를 분석하면 도시 운영과 공공 서비스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사업화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도심 드론 운용은 비행 안전, 개인정보 보호, 통신 안정성, 관제 체계, 공공 규제와 맞물려 있다. 기술력만으로는 시장이 열리지 않는다. 실제 공공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지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와 디지털트윈에 얼마나 정밀하게 연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번 투자는 네이버가 AI를 화면 안 서비스에서 현실 세계 인프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유비파이 역시 공연용 군집 드론에서 공공·스마트시티·산업용 자율비행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기를 마련했다. 양사의 협력이 단순 지분투자를 넘어 실제 도시 현장 실증과 상용 서비스로 이어질지가 향후 핵심 변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피지컬 AI와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AI의 현실 세계 확장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드론 역시 중요한 미래 기술 영역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며 “네이버의 피지컬 AI 기술 역량과 유비파이의 드론 기술력이 결합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현 유비파이 대표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유비파이의 군집 드론 기술을 한 단계 더 고도화하고 공공과 스마트시티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피지컬 AI 솔루션을 완벽히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6-01 09: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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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협중앙회, 계좌이동서비스 이용 고객 이벤트 실시 外
[경제일보] 신협중앙회, 계좌이동서비스 이용 고객 이벤트 실시 신협중앙회가 계좌이동서비스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신협 계좌이동서비스는 다른 금융기관 계좌에 등록된 자동이체 내역을 신협 계좌로 변경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번 이벤트는 1일부터 오는 10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자동납부 항목 신청 고객이 대상이며 자동송금 항목은 제외된다. 이벤트는 2종으로 구성됐다. 신협 영업점에서 계좌이동서비스를 신청한 고객 중 월별 1명씩 총 5명을 추첨해 순금 1돈을 제공한다. 전체 신청자 중 500명에게는 CU편의점 모바일 교환권 1만원권을 지급한다. 서비스 신청은 전국 신협 영업점과 온뱅크 등 전자금융 채널에서 가능하다. 전자금융 채널 신청은 오는 22일부터 가능하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비대면 계좌이동서비스 실시를 기념해 마련한 이번 이벤트는 신협과 조합원이 함께 성장한다는 신협 정신을 실천하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서울시와 청소년 금융교육 업무협약 체결 카카오뱅크가 지난 26일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청소년 금융교육 및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청소년의 경제 가치관 형성과 금융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서울시는 시립청소년센터 21곳의 청소년 360여 명을 대상으로 오는 9월까지 '경제·금융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아카데미에서는 저축, 투자, 소비 등 금융 기초 교육과 체험형 실습 수업이 진행된다. 또한 청소년쉼터와 자립지원관 19곳의 금융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음달부터 보이스피싱과 불법대출 등 금융사기 예방 교육을 실시한다. 금융 진단과 소비 습관 개선을 돕는 1대1 금융 멘토링도 운영한다. 오는 11월에는 청소년 금융 아이디어 공모전 '뱅커톤'도 열린다. 수상팀에는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탐방 등 디지털 금융 현장 체험 기회가 제공된다.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오는 15일부터 서울시 청소년 정보 플랫폼 '청소년몽땅'을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실생활에 꼭 필요한 금융 지식을 익히고 주체적인 금융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서울시와 함께 이번 사업을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미래 세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지원을 다방면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 수익률 중심 퇴직연금 경쟁력 강화 NH농협금융이 고객의 실질 수익률과 은퇴 이후 자산관리까지 지원하는 '수익률 중심 퇴직연금 금융그룹'으로 전환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NH농협금융은 은행, 증권, 보험 계열사의 역량을 모아 연금 자산 형성과 운용, 인출, 사후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연금 금융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자산배분 전략과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 운영을 바탕으로 퇴직연금 수익률 경쟁력 제고를 추진한다. 원리금비보장형은 4분기 연속 5대 시중은행 중 종합가중평균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연금 수급 고객 대상 특화 상품인 'NH올원더풀 행복동행 예·적금' 등을 통해 은퇴 고객의 자산관리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디지털·인공지능(AI) 기반 연금 자산관리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인 'NH-DNA 퇴직연금 에코넥스'는 지난 3월 말 기준 누적 수익률 106.5%를 기록했다. NH농협금융은 은행의 고객 기반, 증권의 투자·운용 역량, 보험의 보장 기능을 연계한 그룹 시너지 체계를 강화하고 연금 고객 대상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 확대와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응하여 그룹 차원의 퇴직연금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시니어 특화 브랜드인 'NH올원더풀'을 기반으로 건강·생활·금융을 결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농협금융만의 시너지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6-06-01 08: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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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김용현의 계엄, 국방부는 어디까지 움직였나
[경제일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재판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핵심 피고인 가운데 한 명이다. 김 전 장관은 대통령의 판단이 군 지휘 계통으로 전달되는 위치에 있었다. 국방부 장관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군 지휘부 사이에서 결정적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자리다. 계엄처럼 국가비상권한이 군을 통해 실행되는 사건에서는 그 지위 자체가 책임 판단의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사건은 1심에서 징역 30년이 선고된 뒤 항소심 절차로 넘어갔다. 김 전 장관 측은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는 계엄 준비 과정과 실행 지시 여부, 각 군 지휘관에게 전달된 명령의 성격,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사이의 의사 교환 내용이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과 함께 비상계엄을 주도적으로 준비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장관이 군의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 출동을 사전에 계획했고 부정선거 수사와 관련한 별도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도 제시했다. 김 전 장관 측은 항소심에서 이 같은 판단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다시 살필 부분은 김 전 장관이 단순히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한 것인지, 아니면 계엄 실행 과정에서 독자적 역할을 수행했는지다. 김 전 장관 사건이 중요한 이유는 그가 군 조직 전체와 대통령 권력 사이에 놓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계엄 선포권자이고 국방부 장관은 그 판단을 군사적 실행 가능성의 영역으로 옮기는 위치에 있다. 대통령의 뜻이 곧바로 일선 장병에게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 국방부와 합참, 각급 사령부, 현장 지휘관을 거쳐 명령은 구체화된다. 김 전 장관의 책임을 따지는 일은 계엄이라는 정치적 판단이 어떤 과정을 거쳐 군의 작전 명령처럼 전달됐는지를 살피는 일이다. 군 전체를 향한 비난과 김 전 장관 책임론은 구분돼야 한다. 일선 장병과 실무 간부는 명령 체계 안에서 움직였지만 김 전 장관은 그 명령 체계가 작동하는 상층부에 있었다. 하급자가 명령을 받는 자리였다면 장관은 명령이 내려가기 전에 그것이 헌법과 법률의 경계 안에 있는지 따져야 하는 자리였다. 그 판단을 하지 않았거나 위법한 실행을 가능하게 했다면 책임의 무게는 달라진다. 대통령과 군 사이의 연결 고리 김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서 계엄 국면을 맞았다. 그 가까움 자체가 곧바로 형사책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의 판단을 군사적 실행 계획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장관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재판의 핵심 쟁점이다. 계엄은 대통령이 선포하지만 군은 장관과 지휘 계통을 통해 움직인다. 이 사이에서 김 전 장관이 제동 장치였는지, 실행 통로였는지가 항소심에서도 다뤄질 수밖에 없다. 국방부 장관에게는 두 가지 책임이 동시에 있다. 하나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군을 관리하고 지휘 체계를 운용하는 책임이다. 다른 하나는 그 명령이 헌법과 법률의 한계를 벗어날 때 군이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막아야 하는 책임이다. 계엄은 헌정질서의 예외 상황을 전제로 한 제도다. 그래서 더 엄격한 요건과 절차가 요구된다. 장관이 그 문턱을 낮추거나 비상권한의 남용 가능성을 외면했다면 단순한 참모 역할로 설명되기 어렵다. 김 전 장관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계엄의 성격과 목적을 다투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측도 계엄이 실제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이 아니라 경고성 조치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법원이 살필 부분은 표현보다 실행이다. 실제로 병력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어떤 기관을 대상으로 했는지, 어떤 명령이 내려갔는지, 그 명령을 받은 지휘관들이 무엇을 인식했는지가 판단의 중심에 놓일 수밖에 없다. 계엄을 경고라고 설명하더라도 군이 헌법기관을 향해 움직였다면 그 실행의 의미는 법정에서 따로 평가된다. 김 전 장관의 책임론은 이 지점에서 커진다.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이 있었다고 해도 국방부 장관은 이를 군사 명령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독자적 판단을 해야 했다. 장관은 단순 전달자가 아니다. 군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공적 권한을 가진 국무위원이다. 대통령의 결심을 이유로 장관의 책임이 사라질 수 없고 장관의 실행 관여를 이유로 대통령의 책임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의 책임은 각자의 지위와 역할에 따라 따로 평가돼야 한다. 계엄의 명령은 어디서 구체화됐나 12·3 비상계엄 사건에서 재판부와 수사기관이 주목한 부분은 계엄 선포 자체만이 아니다. 계엄이 선포된 뒤 군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였는지, 그 이전에 어떤 준비와 논의가 있었는지도 중요하다.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기관을 향한 병력 투입, 주요 인사 체포·구금 의혹, 방첩사와 정보사 등 특정 부대의 역할은 모두 계엄이 추상적 선언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다뤄졌다. 김 전 장관은 이 과정에서 군 지휘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장관의 말은 지휘관에게 단순한 의견으로 들리지 않는다. 특히 계엄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장관의 지시와 전달 사항이 작전 판단의 기준으로 작동할 수 있다. 장관이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었는지, 누구에게 어떤 지시를 했는지, 지시 내용이 법률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었는지는 김 전 장관의 유무죄와 형량 판단에서 핵심 변수가 된다. 하급 지휘관들이 처한 위치도 이와 맞물려 있다. 지휘관들은 장관과 상급 부대의 지시를 받는 동시에 현장에서 부하를 움직여야 한다. 이들이 어떤 명령을 받았고 그 명령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는 중요하다. 그러나 책임의 출발점이 현장 지휘관에게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명령을 설계하고 전달한 윗선의 책임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으면 계엄의 부담은 군 조직 내부로만 흘러 들어간다. 그 경우 군은 정치적 결정을 수행한 조직이라는 부담을 떠안고 정작 정치적 결정을 만든 이들의 책임은 뒤로 밀릴 수 있다. 김 전 장관이 항소심에서 다툴 수 있는 쟁점은 적지 않다. 내란의 고의가 있었는지, 국헌문란 목적을 인식했는지, 각 지시가 실제 실행 가능성을 가진 명령이었는지, 윤 전 대통령의 판단과 자신의 행위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장관이라는 지위는 그 자체로 양형에서 중요하게 고려될 가능성이 크다. 계엄 관련 결정이 군 조직을 통과해 현실의 병력 이동으로 이어졌다면 그 연결 지점에 있던 사람의 책임은 가볍게 보기 어렵다. 재판 절차와 책임 있는 태도 항소심 첫 공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은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다. 피고인에게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고 법관 기피신청 역시 형사소송 절차 안에 있는 제도다. 법원은 이후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의 기피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항소심 심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피고인의 방어권은 보장돼야 한다. 다만 전직 대통령과 전직 국방부 장관의 법정 태도는 개인 방어권을 넘어 공적 평가의 대상이 된다. 두 사람은 계엄 당시 국가권력과 군 지휘 체계의 정점 또는 그에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그런 이들이 법정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는 계엄에 동원됐던 군인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책임 있는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 절차적 다툼만 앞세우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명령을 받아 움직였던 군인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윤 전 대통령에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였다. 국방부 장관이 계엄 실행의 통로였다면 대통령은 그 권한의 출발점에 있었다. 전직 대통령이라면 법정에서 혐의를 다툴 수는 있어도 자신의 결정이 군 조직에 남긴 부담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부하와 실무자들이 법정과 수사 과정에서 감당해야 하는 압박을 생각한다면 책임의 방향을 아래로 돌리는 듯한 인상은 피해야 한다. 김 전 장관 사건은 윤 전 대통령 재판과 분리해 볼 수 없지만 윤 전 대통령 책임을 덮는 방식으로 다뤄져서도 안 된다. 김 전 장관에게 책임이 무겁다는 말은 대통령의 책임이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계엄 책임의 경로를 보여준다. 대통령의 결심이 있었고 장관이 이를 군 지휘 체계로 옮겼으며 그 아래에서 지휘관과 장병들이 움직였다면 책임은 각자의 지위와 권한에 따라 위에서부터 규명돼야 한다. 김용현 재판이 남길 기준 김 전 장관에 대한 형량 분석에서 법원이 살필 요소는 계엄 준비 관여 정도, 병력 투입과 기관 장악 시도에서의 역할, 대통령과의 공모관계, 하급 지휘관에게 전달된 지시 내용, 재판 과정에서의 태도 등이다. 국방부 장관이라는 지위도 중요한 요소다. 권한이 컸던 만큼 그 권한이 어떻게 행사됐는지에 따라 책임의 무게도 달라질 수 있다. 김 전 장관이 항소심에서 1심 판단을 뒤집으려면 단순히 대통령의 뜻을 따랐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장관은 대통령의 참모이지만 동시에 국가기관의 책임자다. 군이 헌법기관을 향해 움직이는 상황에서 장관이 어떤 판단을 했는지는 그의 독자적 책임과 직결된다. 계엄이 실제로 무엇을 목표로 했고 어느 수준까지 실행됐는지는 항소심 재판부가 다시 살필 부분이다. 그러나 장관이 군 조직을 정치적 위기 대응의 수단으로 연결한 통로였는지 여부는 남은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군 전체에 대한 신뢰이기도 하다. 계엄에 동원된 대다수 군인은 정치적 결정을 만든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지시를 받았고 조직 안에서 움직였으며 이후 수사와 재판의 부담 속에 놓였다. 반면 김 전 장관은 그 지시가 군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있었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책임은 넓게 퍼지고 핵심은 흐려진다. 김용현 재판은 한 전직 장관의 유무죄와 형량만을 따지는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대통령의 비상권한이 군 지휘 체계로 이동할 때 국방부 장관이 어디까지 막아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함께 책임져야 하는지를 살피는 재판이다. 대다수 군인에게 남은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서도 책임의 경계는 정확히 그어져야 한다. 남은 항소심은 군을 움직인 의사결정 과정과 그 과정에 관여한 사람들의 책임 범위를 다시 가려내는 절차가 될 전망이다.
2026-05-29 09: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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