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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금융권 보안 사각지대 파고들었다…핵심 시스템 밖에서 뚫린 방어망
[경제일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 국내 금융권을 잇달아 겨냥하면서 금융회사들의 보안 관리 체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AI 기반 도구가 취약점 탐색과 공격 작업을 효율화하면서 공격자의 숙련도가 높지 않더라도 여러 기관을 상대로 침투를 시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사고가 금융 거래의 핵심 시스템보다는 대출모집인 서비스와 직원용 업무지원 시스템 등 주변 업무 환경에서 발생하면서, 보안 투자가 집중된 핵심 시스템 밖의 사각지대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금융권과 보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신한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BNK부산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현대캐피탈 등 금융회사 7곳에서 해킹에 따른 정보 유출이 확인됐다. 신한은행에서는 대출 신청 관련 고객 정보 약 2만5000명분이 유출됐고, 예가람저축은행에서도 고객 약 4만명의 정보가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도 각각 고객 119명과 89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이번 사고는 공격에 활용된 도구와 침입 경로가 기존과는 다른 특성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국내 보안업체 지니언스 시큐리티센터와 미국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공격자가 오픈소스 에이전틱 침투테스트 도구 '아르텍스'와 여러 AI 모델을 활용한 정황을 제시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공격자가 AI 도구와 기존 공격 기법을 결합해 여러 금융기관을 상대로 침투 활동을 벌인 것으로 분석했다. 보안 업계에 따르면 이번 공격 과정에서 다수의 흔적을 남기는 등 운영 보안이 허술했다는 점도 근거로 들며 비숙련자의 공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AI가 공격자의 기술적 한계를 보완해 공격 속도와 범위를 확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 AI가 바꾼 공격 방식…숙련도보다 자동화 역량이 변수 에이전틱 AI 도구는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여러 작업을 연속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보안 분야에서는 취약점 점검과 공격 경로 탐색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공격자가 이를 악용하면 개별 작업을 일일이 수행하는 부담을 줄이고, 여러 대상에 대한 공격 시도를 빠르게 반복할 수 있다. 이번 금융권 사고에서도 공격자가 아르텍스와 복수의 AI 모델을 연계하고, 서버와 접속 경로를 바꿔가며 국내 금융기관을 겨냥한 정황이 확인됐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AI 도구가 공격자의 활동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보안업계에서는 AI가 공격의 진입장벽을 낮출수록 기존에 보안 점검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시스템이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공격자가 반드시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춰야 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가 허술한 시스템을 찾아내고 반복적으로 접근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침해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 핵심 거래망만 지켜선 한계…주변 시스템이 침입 경로로 금융회사별 침입 경로를 보면 보안 관리의 범위를 핵심 거래 시스템에 한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난다. 신한은행에서는 대출모집인 전용 서비스가, KB국민은행에서는 직원용 모바일 업무 지원 시스템이 공격받았다. 하나은행에서도 영업 지원 시스템을 둘러싼 침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시스템은 금융 거래의 핵심 전산망과는 구분되지만 고객 정보나 업무 관련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 보안상 중요한 것으로 꼽힌다. 핵심 거래 시스템을 보호하는 방어 체계를 갖추더라도 주변 업무 시스템의 접근 권한이 과도하거나 인증 절차가 허술하면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보안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시스템의 명칭이나 업무상 중요도만으로 위험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고객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해당 정보가 실제 업무에 필요한 범위에서만 제공되는지, 계정별 권한이 적절하게 제한돼 있는지, 비정상적인 대량 조회나 외부 접속이 발생했을 때 이를 탐지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외부 협력업체와 위탁 시스템도 점검 대상이다. 금융회사는 개발·유지보수·고객관리 등 여러 업무를 외부 업체와 수행하는 만큼 협력업체 계정과 원격 접속 경로가 보안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계약 당시 보안 요건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약 기간 중 접근 권한과 접속 기록을 점검하고, 업무 종료 후 계정을 회수하는 절차도 중요하다. 특히 개인정보가 여러 시스템과 업체에 분산돼 있다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유출 범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시스템 교체나 계약 종료 이후에도 과거 데이터가 남아 있는지, 불필요한 정보가 적시에 파기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 시스템의 침해가 다른 시스템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권한과 네트워크를 분리하는 조치도 요구된다. 금융권의 연쇄 해킹과 외부 위탁 시스템을 둘러싼 사고는 보안의 경계가 더 이상 금융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핵심 전산망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AI가 공격자의 작업을 효율화하는 환경에서는 시스템과 계정, 외부 업체까지 포함한 전체 업무 환경을 관리하고 침해 징후를 빠르게 차단하는 역량이 금융 보안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KISA)는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에서 KISA 등 전문인력 지원을 요청할 경우,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인력과 대응체계를 사전에 준비하고 있으며, 사고 조사 과정에서도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금융권을 포함한 민간 정보통신서비스에 대한 사이버위협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사이버 위협 정보의 신속한 공유와 관계기관 간 협력을 통해 유사 사고의 발생과 피해 확산을 방지하는 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026-10-11 13: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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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만 웃었다…10대 그룹 회사채 잔액, 고금리에 일제히 감소
[경제일보] 올해 들어 국내 10대 대기업 그룹의 회사채 발행 잔액이 삼성그룹을 제외한 전 계열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시장 조달금리가 큰 폭으로 뛰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 등 다른 자금 조달 수단으로 눈을 돌린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10대 그룹의 회사채 발행 잔액은 지난해 말 201조558억원에서 전날 194조7821억원으로 6조2737억원(3.1%)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조5985억원(2.9%) 늘었던 것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10대 그룹 가운데 순발행 기조를 이어간 곳은 삼성이 유일했다. 삼성의 회사채 잔액은 19조2577억원에서 23조1264억원으로 20.1% 불어났는데, 이는 지난해 증가 폭(1조88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속도다. 계열사별로는 삼성카드 잔액이 1년 새 2조3786억원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고, 지난해 발행이 없던 삼성SDS도 1조2200억원 규모로 새로 잔액이 생겼다. 삼성증권(4400억원)과 삼성중공업(2250억원)도 증가 대열에 합류했다. 반대로 SK그룹은 잔액이 43조1414억원에서 39조916억원으로 4조498억원 줄어 감소 폭이 10대 그룹 중 가장 컸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401억원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발행 기조가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호조로 현금창출력이 커지면서 만기 물량을 자체 자금으로 상환, 잔액이 4조4600억원에서 올해 3조4600억원으로 1조원 줄었다. SK엔무브는 9000억원이던 잔액이 아예 사라졌고, SK텔레콤(-8200억원), SK에너지(-4700억원), SK지오센트릭(-3700억원), 지주사 SK(-3650억원)도 감소했다. 이 밖에 LG(-1조3711억원), HD현대(-1조1280억원), GS(-9550억원), 롯데(-9136억원), 현대차(-8349억원), 포스코(-4800억원), 신세계(-3350억원) 순으로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채 발행이 위축된 배경에는 시장금리 급등이 자리한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하면서 지난 3월 AA-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하루 만에 13.2bp 뛰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 2.953%에서 지난달 말 3.959%로, AA- 3년물 회사채 금리는 같은 기간 3.476%에서 4.653%로 각각 뛰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 상반기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25조9052억원으로 1년 전(37조8320억원)보다 31.5% 줄어, 고강도 금리 인상이 본격화했던 2022년 상반기(21조8천25억원)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공장 신·증축이나 설비 구입에 쓰이는 시설자금 목적 발행액은 9200억원으로, 2021년 이후 이어진 감소세 속에 사상 처음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시설투자 위축은 단기적으로 재무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신사업 발굴이 지연돼 성장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회사채 발행이 10조원 넘게 줄어드는 사이 은행 대출은 오히려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올해 1분기 12조원, 2분기 13조5천억원 등 상반기에만 25조5천억원 증가해 지난해 연간 증가액(20조4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비금융업 2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활용한 조달 수단으로 시중은행 차입(43.6%)이 회사채 발행(19.6%)을 크게 앞섰다. 문제는 하반기부터 은행 대출 여건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4대 시중은행을 포함한 상당수 은행이 상반기 우량 대기업 위주로 대출을 빠르게 늘리면서 연간 기업 대출 한도를 이미 상당 부분 소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은행은 신규 대기업 대출을 사실상 마감하거나 심사를 강화하고 있고,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6-08-06 09: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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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은평·성북 아파트도 전고점 넘어…매수세 외곽으로 확산
[경제일보] 서울 주택시장의 상승세가 강남권과 한강변을 넘어 외곽 중저가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강서·은평·성북·관악·구로구의 평균 아파트값이 2021년 고점을 넘어섰고 아직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노원·강북·도봉·중랑·금천구도 상승률을 키우고 있다.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서울 안에서 상대적으로 매입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실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서구와 은평구, 성북구, 관악구, 구로구 등 5곳의 평균 아파트값이 2021년 고점을 넘어섰다. 2021년은 초저금리와 공급 부족, 전세난이 겹치며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했던 시기다. 이후 금리 인상과 거래 절벽으로 가격이 조정을 받았지만 최근 상승장이 다시 확산되며 후발 지역까지 고점 회복에 나선 것이다. 강서구의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달 19일 기준 강서구 평균 아파트값은 10억8755만원으로 집계됐다. 전고점 대비 105% 수준까지 오른 것이며 관악구도 전고점의 104%까지 상승했다. 은평구는 102%, 성북구는 101%를 기록했다. 구로구 역시 전고점 수준을 회복했다. 서울 아파트값 회복은 처음부터 전 지역에서 동시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2024년과 작년 사이 이미 이전 고점을 넘어섰다. 반면 외곽과 비강남권은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늦었다. 이들 지역까지 고점을 다시 넘어서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 20곳이 2021~2022년 전고점을 돌파하게 됐다. 이번 상승세의 핵심은 자금 여건이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는 주택 가격대별 대출 한도가 차등 적용되고 있으며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가격이 높은 주택일수록 자기자본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 가능한 가격대의 단지로 수요가 이동하는 구조다. 전세시장도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세 매물 부족과 보증금 상승이 이어지면서 일부 임차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고 있어서다. 여기에 분양가 상승과 추가 규제 우려까지 겹치면서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강남권 진입은 어렵지만 서울 안에서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지역을 먼저 확보하려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아직 전고점에 도달하지 못한 지역도 남아 있다. 노원구와 강북구, 도봉구, 중랑구, 금천구 등 5곳이다. 다만 이들 지역 역시 최근 상승률은 낮지 않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올해 7월 첫째 주까지 노원구 아파트값은 누적 6.28% 올랐다. 강북구는 5.26%, 도봉구는 4.99%, 중랑구는 4.40%, 금천구는 3.27% 상승했다. 현재 흐름이 이어지면 하반기 중 전고점 회복 지역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은행권의 대출 관리는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최근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축소했고 다른 시중은행들도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지역은 자금 조달 여건 변화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대출 한도가 줄면 거래량이 먼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곧바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서울은 신규 공급 부족 인식이 여전히 강하고 전세 수요가 매매로 일부 전환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수요는 남아 있는데 매물이 충분히 늘지 않으면 가격 하방 압력은 제한될 수 있다. 비강남권의 전고점 회복은 서울 주택시장의 상승세가 가격대별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남권과 한강변에서 시작된 상승 흐름이 대출 규제와 전세난을 거치며 중저가 인서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반기 시장은 은행권 대출 관리가 거래를 얼마나 누를지, 공급 부족과 전세 불안이 매수세를 얼마나 떠받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26-07-14 11:0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