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6건
-
-
복통·식욕부진·황달…"이런 증상 오래가면 췌장 살펴야"
[경제일보] 췌장암은 국내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은 아니지만 사망률이 높은 대표적인 암으로 꼽힌다.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선항암치료와 다학제 진료 등 치료 전략이 다양해지면서 과거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지만 조기 발견의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 6일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에서 한 해 발생하는 췌장암 환자는 9748명으로 전체 암 가운데 8번째로 많으며 사망원인 통계에서는 폐암, 간암, 대장암에 이어 사망원인 4위를 차지한다. 2019~2023년 전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3.7%였지만 췌장암은 17.0%에 그쳤다. 1993~1995년 10.7%에서 6.3%포인트 높아졌지만 여전히 주요 암 가운데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다. 췌장암의 주요 위험요인으로는 흡연, 당뇨병, 만성췌장염, 가족력, 육류와 지방이 많은 식습관 등이 꼽힌다. 특히 흡연은 위험도가 높은 요인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췌장암 발생 위험이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흡연과 관련된 췌장암이 전체 발생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당뇨병도 췌장암과 관련이 있다. 당뇨병 자체가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데다 췌장암으로 인해 새롭게 당뇨병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성인에게 특별한 원인 없이 당뇨병이 새로 발생하거나 기존 당뇨병 환자에게 복통, 황달,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췌장 질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성췌장염 역시 주요 위험요인이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만성췌장염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지나친 음주를 피하는 것이 좋다. 김완배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직계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2명인 경우 췌장암 발생 위험이 6.4배, 3명인 경우에는 32배까지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며 “직계 가족 가운데 췌장암 환자가 2명 이상이라면 전문의와 상담해 주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췌장암은 암의 진행 단계에 따라 생존율 차이가 크다. 췌장암이 췌장에 국한된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47.8%다. 주변 장기나 조직, 림프절까지 침범한 국소 진행 단계에서는 23.5%로 떨어지고 다른 장기로 전이된 원격 전이 단계에서는 2.4%에 불과하다. 문제는 초기 췌장암이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일반적인 소화기 질환과 비슷해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 실제로 처음 진단받았을 때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약 20~3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증상 가운데 하나가 식욕부진이다. 복통이나 황달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수개월 전부터 식욕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일시적인 식욕부진만으로 췌장암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복통은 췌장암 환자의 약 7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명치 주변을 포함한 복부 중앙과 상부에서 발생하며 통증이 등으로 퍼지기도 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이 지속되거나 점차 심해진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황달은 환자의 약 50%에서 나타난다. 눈의 흰자위와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췌장 머리 부분에 암이 발생하면 담관을 막아 황달이 비교적 일찍 나타날 수 있다. 췌장암 치료는 암의 위치와 진행 정도,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고려해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종합적으로 결정한다. 이 가운데 수술은 현재까지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암이 췌장에 국한돼 절제가 가능한 경우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를 시행한다. 췌장 머리에 암이 생기면 췌장 머리와 십이지장, 담도, 담낭 등을 함께 절제하는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췌장 몸통이나 꼬리에 종양이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부위와 함께 비장 등을 절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술이 어려운 국소 진행성 췌장암에서도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한 뒤 수술하는 ‘선항암치료’가 활용되고 있다. 종양의 크기를 줄이거나 진행을 억제해 과거에는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에게 수술 기회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최근에는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한 뒤 종양을 줄이거나 진행을 억제하고 수술하는 치료 전략이 활용되면서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에서도 적극적인 치료를 시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치료가 까다로운 3기 이상의 췌장암도 간담췌외과,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이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치료 후에도 재발 여부를 면밀히 추적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지나친 음주를 피하고 적색육과 가공육 섭취를 줄이는 등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당뇨병과 만성췌장염 등 위험요인을 적절히 관리하고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여러 위험요인을 가진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해 필요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흡연과 가족력 등 위험요인을 함께 가지고 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며 “췌장암은 예후가 좋지 않지만 의료기술 발전으로 수술 후 사망률이 크게 낮아졌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생존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췌장암을 진단받더라도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6-09-06 07:00:00
-
GC녹십자, 65세 이상 겨냥 독감백신 임상 2·3상 돌입 外
[경제일보] GC녹십자가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후보물질 ‘GC3114B’의 임상 2·3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활성대조군과 비교해 GC3114B의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GC3114B는 일반 표준용량 독감백신보다 항원 함량을 높여 고령층에서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GC녹십자는 올 하반기 임상 2상 첫 환자 투약을 시작하고 임상 3상은 다국가 임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고령층은 노화로 면역기능이 떨어져 백신 접종 후 충분한 면역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질병관리청이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GC녹십자는 국내 NIP 시장 진입과 함께 현재 수입에 의존하는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연구개발 및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고면역원성 독감백신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AI 병상 모니터링 ‘씽크’, 부산백병원서 113병상 확대 대웅제약이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과 함께 AI 기반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를 활용한 스마트병동 확대에 나선다. 대웅제약은 부산백병원과 병원 내 환자·보호자 휴게실에 씽크 상설전시관을 마련하고 4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시관에서는 실제 입원 환자에게 사용하는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씽크의 시스템 구성, 활용 방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씽크는 웨어러블 기기로 측정한 심전도(ECG), 산소포화도, 호흡수, 맥박수 등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AI 기반 시스템이다. 의료진은 중앙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이상징후에 대응할 수 있다. 부산백병원에서는 씽크를 활용하던 중 60대 환자의 심박수가 분당 160회까지 급격히 상승한 사례가 발견됐다. 이후 응급검사에서 심방세동이 확인됐고 의료진은 즉시 약물치료를 시행했다. 부산백병원은 지난 5월 부산·울산·경남 지역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씽크를 도입했다. 현재 심장혈관흉부외과, 순환기내과,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58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14개 병동, 113병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환자와 보호자가 새로운 의료환경을 직접 이해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마련했다”며 “AI 기반 의료기술의 현장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양재욱 부산백병원 원장은 “AI 솔루션이 중증 환자의 이상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의료 인프라가 되고 있다”며 “환자 안전과 의료진 업무 효율을 높이는 미래형 의료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 “가짜내성 겨냥”…페니트리움, 美 고형암 2a상 승인 페니트리움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종양미세환경을 표적하는 항암제 ‘페니트리움(Penetrium)’의 진행성 고형암 임상 2a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기존 표준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반응이 떨어진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페니트리움과 표준항암제를 병용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미국 다기관 임상시험이다. 페니트리움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 항암제의 치료 실패 원인 가운데 하나로 종양 주변의 물리적 장벽을 지목하고 있다. 암세포 자체의 변이로 약효가 떨어지는 ‘진짜내성’과 달리 종양 주변 기질 때문에 약물이 암세포까지 충분히 도달하지 못하는 ‘가짜내성(Pseudo-resistance)’을 겨냥한다는 설명이다. 페니트리움은 암연관 섬유아세포(CAF)와 종양연관 대식세포(TAM) 등 종양미세환경을 조절해 경화된 세포외기질(ECM)을 완화하고 종양간질액압(IFP)을 낮추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병용한 항암제가 종양 내부까지 도달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기존에 확보한 인체 안전성 및 약동학(PK)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규 고형암 적응증에서 임상 1상을 반복하지 않고 2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개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조원동 페니트리움바이오 회장은 “미국 다기관 임상을 통해 객관적인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치료 대안으로 가능성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2026-09-04 10:13:42
-
-
-
뒤틀린 의료의 저울을 바로잡을 때다
사회가 발전하고 문명이 화려해질수록 우리는 종종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잊곤 한다. 의료 역시 예외가 아니다. 첨단 의료기술과 고가 장비가 넘쳐나는 시대가 되었지만, 정작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갔다. 화려한 의료산업의 성장 이면에서 산부인과는 사라지고, 소아과 진료 공백은 심화됐으며, 외과와 응급의료 분야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려 왔다. 생명의 최전선을 지켜야 할 의료체계가 오히려 가장 취약한 분야로 전락한 것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 개편안은 이런 왜곡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개편안의 핵심은 CT·MRI 등 고가 영상검사의 수가를 조정하는 대신 20년 가까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해온 기본 진찰료를 인상하고, 산과·소아과·외과 등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데 있다. 이는 단순한 예산 조정이 아니다.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가장 절실하고 필요한 곳에 우선 배분하겠다는 정책적 선언이다. 의사의 가장 기본적인 의료행위인 진찰의 가치를 회복하고,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를 살려내겠다는 점에서 상식과 원칙의 회복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의료체계는 지나치게 검사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환자들은 가벼운 증상에도 고가 검사를 선호했고, 병원 역시 첨단 장비를 활용한 검사 수익에 의존하는 구조를 형성했다. 반면 환자를 직접 만나 상담하고 진찰하며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기본 진료 행위는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을 받아왔다. 그 결과 필수의료 분야는 인력 유출과 적자 누적으로 점차 붕괴의 길을 걸었다. 노자는 《도덕경》 제77장에서 "하늘의 도는 남는 곳에서 덜어 부족한 곳에 보태지만, 사람의 도는 부족한 곳에서 덜어 남는 곳에 바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의료 수가 체계는 안타깝게도 후자에 가까웠다. 검사와 장비 중심의 분야에는 수익이 집중된 반면, 국민 생명을 지키는 필수의료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 이번 개편은 이런 비정상을 바로잡고 의료 자원을 보다 합리적으로 재배분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아무리 선한 의도를 가진 정책이라도 그 이면에 존재하는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고가 영상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중증 환자와 희귀질환 환자들의 부담 증가 가능성이다. 암 환자나 희귀질환 환자에게 CT와 MRI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수단이다. 과잉진료를 줄이겠다는 취지가 자칫 필요한 검사마저 위축시키거나 환자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면 정책의 정당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공동체의 정의는 가장 약한 사람을 보호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인류의 오랜 지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중증 환자와 취약계층에 대한 별도의 보호장치를 마련해 어떠한 의료 사각지대도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다른 과제는 의료계 내부 갈등이다. 이번 개편은 필연적으로 이해관계의 충돌을 수반한다. 검사 수익 비중이 높은 병원과 의원들은 수익 감소를 우려할 수밖에 없고, 필수의료 분야는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게 된다. 정책이 잘못 추진될 경우 의료계의 집단 반발이나 새로운 편법 진료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도덕경》 제60장에 나오는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는 말은 오늘날 의료개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작은 생선을 자주 뒤집으면 살이 부서지듯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의료체계를 무리하게 흔들 경우 오히려 시스템 전체가 손상될 수 있다. 정부는 일방적인 집행자가 아니라 정교한 조정자가 되어야 한다. 수가 인하의 영향을 받는 의료기관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충분한 보완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필수의료 종사자들에게는 단순한 경제적 보상뿐 아니라 직업적 자긍심과 지속 가능한 근무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의료진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개혁이다. 의료는 단순한 산업이 아니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다루는 공공재이자 사회적 안전망이다. 따라서 의료정책은 수익성과 효율성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생명 존중과 형평성, 그리고 공동체적 책임이라는 가치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이번 건강보험 수가 개편은 왜곡된 의료 생태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성공 여부는 단순히 수가를 올리고 내리는 데 달려 있지 않다. 필수의료를 실질적으로 살릴 수 있는 후속 대책, 환자 부담 증가를 막기 위한 세심한 보호장치, 의료계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조정 능력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의료개혁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다. 지금 우리 사회가 선택해야 할 길은 의료를 다시 생명 중심으로 돌려놓는 일이다. 정부와 의료계, 국민 모두가 당장의 이해관계를 넘어 공동체 전체의 미래를 바라볼 때 비로소 대한민국 의료는 균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뒤틀린 의료의 저울을 바로잡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그 고통을 감내할 때 우리 아이들이 안심하고 태어나고, 아플 때 언제든 치료받을 수 있는 건강한 의료체계가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2026-06-21 15: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