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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첫 공휴일, 선언보다 중요한 것은 일터의 현실이다
[경제일보] 5월 1일이 붉은색 공휴일로 달력에 새겨졌다. 노동의 가치를 국가가 공인하고 휴식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는 그럴듯하다. 정치권과 노동계는 환호작약하며 역사적 성과라 자축하기 바쁘다. 하지만 달력의 색깔이 붉게 물들었다고 현장의 팍팍한 삶이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 하루 더 쉬는 권리보다 절박한 것은 매일 출근해야 하는 일터의 척박한 생존 조건이다. 축포를 쏘아 올리고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우리 노동시장이 앓고 있는 구조적 중병이 너무나도 깊다. 당장 눈앞에 거대한 장벽처럼 버티고 있는 것은 끔찍한 노동시장 이중구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사이의 격차는 좁혀지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노동절 공휴일 지정은 철저히 1차 노동시장의 성곽 안에 머무는 기득권에게만 달콤한 혜택이다. 2차 노동시장에 갇힌 하청 노동자나 영세 사업장 근로자에게 오늘 하루는 그저 뼈저린 상대적 박탈감을 재확인하는 시간일 뿐이다. 쉬는 권리마저 소속과 고용 형태에 따라 철저히 계급화된 현실을 방치한 채 노동 존중을 입에 올리는 것은 기만이다. 전통적인 근로기준법의 테두리 밖으로 밀려난 새로운 노동 계층의 소외는 더욱 심각하다. 거리를 질주하는 배달 플랫폼 노동자나 불안정한 계약에 묶인 프리랜서들에게 법정 공휴일은 딴 세상 이야기다. 이들은 쉴 권리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사회적 안전망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다. 노동의 형태는 빛의 속도로 변하는데 제도는 수십 년 전의 낡은 틀에 갇혀 혁신의 발목을 잡고 약자의 희생을 강요한다. 청년 세대의 무력감은 이 위선적인 노동 구조를 가장 뼈아프게 찌른다. 번듯한 양질의 일자리 진입 장벽은 기득권의 철통같은 방어에 막혀 끝없이 높아졌다. 아예 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청년에게 노동절 휴일 확대는 그들만의 배부른 잔치일 뿐이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휴일 확대 같은 사치스러운 논쟁보다 당장 내일 아침 출근할 직장이 절실한 세대다. 노동의 권리란 현재 일하는 자들의 이익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일하고자 하는 미래 세대의 출발선부터 공정하게 닦아주는 과업이어야 한다. 현장 밑바닥을 지탱하는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들의 비명도 외면할 수 없다. 정책 입안자들은 선심 쓰듯 휴일을 늘리지만 그로 인한 경제적 청구서는 고스란히 힘없는 경제 약자들에게 날아든다. 당장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기계를 세워야 하고 턱없이 치솟는 휴일 근로 수당에 짓눌려 폐업을 고민하는 것이 밑바닥 실물 경제의 진짜 모습이다.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제도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면서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논할 수는 없다.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해야 노동의 권리도 비로소 굳건해진다. 무엇보다 참담한 것은 아침 출근길이 저녁의 무사 귀환을 보장하지 못하는 후진적이고 야만적인 안전망이다. 매년 노동절 즈음이면 어김없이 터져 나오는 참혹한 산업재해 사망 소식은 이 나라 노동 인권의 얄팍한 밑천을 여실히 폭로한다. 위험하고 더러운 업무를 하청에 떠넘기고 노동자의 목숨값을 하찮은 비용으로 치부하는 악습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공휴일 지정은 허울 좋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경직된 호봉제에 갇힌 낡은 임금 체계 역시 시급히 뜯어고쳐야 할 적폐다. 일한 만큼 성과를 낸 만큼 보상받지 못하고 연차만 쌓이면 월급이 올라가는 구조는 기업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신규 채용을 억제하는 주범이다. 직무의 가치와 개인의 성과에 맞게 보상하는 합리적이고 유연한 구조조정 없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노동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주고 공정성을 회복하는 생존의 문제다. 이제 정치권과 정부는 허울뿐인 선언적 치적에서 깨어나야 한다. 휴일 하루 늘어난 것을 노동 개혁의 완성인 양 포장하는 얄팍한 정치 공학부터 쓰레기통에 버려야 마땅하다. 진정한 노동 개혁의 성과는 붉은색 달력이 아니라 노동 시장의 낡고 썩은 구조를 허무는 용기 있는 결단에서 나온다. 정치는 표 계산을 멈추고 노사 양측은 움켜쥔 기득권을 내려놓고 뼈를 깎는 타협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노동절 첫 공휴일 지정은 끝이 아니라 처절한 반성의 출발점이다. 일하는 모든 이가 생명의 위협 없이 안전하게 퇴근하고 땀 흘려 기여한 만큼 공정하고 투명하게 보상받는 일터를 만드는 것. 기득권의 철밥통을 깨고 청년들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주는 것. 노동절의 진짜 의미는 달력의 휴일을 세는 것이 아니라 이 당연하고 묵직한 상식을 대한민국 현장의 현실로 만들어내는 데 있다.
2026-05-01 17:06:56
고용의 '고령화'와 청년의 이탈…지금이 구조개혁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경제일보] 우리 노동시장이 심상치 않다. 30대 여성과 고령층이 고용률 상승을 견인하는 사이, 청년층은 일터에서 멀어지고 있다. 겉으로는 고용지표가 방어되는 듯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성장 동력은 약화되고 미래 기반은 흔들리는 ‘구조적 불균형’이 고착화되고 있다. 30대 여성 고용률 상승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다. 경력단절 완화와 유연근무 확산, 육아휴직 제도 개선이 맞물리며 노동시장 참여가 확대된 결과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일정 부분 진전을 이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같은 연령대 남성 고용률이 하락하고 청년층이 노동시장 진입 자체를 늦추거나 포기하는 흐름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경고 신호다. 일부 지표의 개선이 전체 구조의 건전성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더 큰 문제는 고용의 ‘고령화’다. 60대 초반은 물론 65세 이상 고용률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활기찬 노후’의 결과라기보다 준비되지 않은 은퇴와 취약한 노후소득이 만들어낸 생계형 노동의 반영일 가능성이 크다. 청년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노동시장 밖에 머물고, 고령층은 생계를 위해 일터를 떠나지 못하는 이 기형적 구조가 지속된다면 경제의 역동성은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정책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무엇보다 청년 고용 문제를 ‘보조금’이 아닌 ‘구조’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기업의 수시·경력직 채용 편중을 완화하고 신입 채용을 유도하는 세제 및 규제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직무 기반 채용을 확산시키고 대학 교육과 산업 수요 간 미스매치를 줄이는 산학 연계 시스템을 보다 정교하게 구축해야 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는 단순한 ‘눈높이’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전이됐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단계적으로 확립하고 중소기업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청년 유입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고령층 고용 정책도 ‘양적 확대’에서 ‘질적 전환’으로 이동해야 한다. 단순 일자리 제공을 넘어 생산성과 연계된 재교육과 직무 전환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하며 정년 연장 논의 역시 임금체계 개편과 연동해 지속 가능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노동시장 전체의 효율성을 해치지 않는 방향에서 고령 인력을 활용하는 정교한 설계가 요구된다. 여성 고용 확대 정책 역시 이제 ‘양’에서 ‘질’로 진화해야 한다. 단순한 참여율 제고를 넘어 경력 지속과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 이른바 ‘유리천장’을 해소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고용의 양적 확대가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지속 가능성은 담보될 수 없다. 해외 사례는 분명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독일은 이중 직업교육 시스템을 통해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했고 일본은 고령자 재고용 제도를 통해 고령 인력을 제도권 내로 흡수했다. 북유럽 국가들은 유연안정성(flexicurity)을 기반으로 고용 유연성과 사회 안전망을 동시에 강화했다. 공통점은 명확하다. 노동시장 개혁을 미루지 않았고 세대 간 균형을 정책의 중심에 두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식의 전환이다. 청년을 ‘좋은 일자리만 기다리는 세대’로 규정하는 낡은 시각에서 벗어나야 하며 기업 역시 ‘경력직 선호’라는 단기 효율성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정부 또한 단기 처방에 의존하기보다 구조개혁에 따르는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지금 한국 고용시장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고령층이 버티고 청년이 떠나는 경제’로 고착화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방향을 바로잡는다면 세대 간 균형과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시간은 많지 않다.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2026-04-12 18:43:45
경총 "AI가 한국 경제 재도약 열쇠"…제4회 CEO 포럼서 경제·노동 해법 논의
[이코노믹데일리] 재계 대표 경제단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인공지능(AI)을 한국 경제 재도약의 핵심 해법으로 제시하며 기업 혁신과 노동시장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총은 5일부터 오는 6일까지 이틀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AI 시대,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제4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에는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해 AI 기술 확산에 따른 산업·노동 환경 변화와 대응 전략을 논의한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 경제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생산성과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며 "이를 위한 가장 유효한 돌파구가 바로 AI"라고 밝혔다. 그는 "AI 대응 역량의 차이가 곧 기업과 국가 경쟁력의 격차로 이어지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손 회장은 최근 AI 기술 진보가 신산업 창출과 추가 기술혁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며 사회·경제 전반의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AI 확산 과정에서 노동시장 변화에 대한 해법 마련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를 통한 기업 혁신과 창의적 인재 육성,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노동시장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사 관계에 대해서는 협력적 기조의 정착을 강조했다. 손 회장은 "AI 시대의 기업 혁신과 고용 안정을 위해서는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노사 문화가 산업 현장에 뿌리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3월 시행을 앞둔 노조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기업 현장의 우려가 큰 만큼 정부와 국회가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정 정년 연장 논의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손 회장은 "정년 연장은 청년 신규 채용 위축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퇴직 후 재고용 등 유연한 제도 도입과 함께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 개선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제도에 대해서도 "획일적 규제를 지양하고 산업·업무 특성을 반영한 유연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에서는 AI와 산업 전환을 주제로 한 강연도 이어진다. 김대식 KAIST 교수는 'AGI 시장지배력의 시대'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서 생성형 AI와 범용인공지능(AGI)이 산업 구조와 자본·노동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현동진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장은 AI와 로보틱스를 활용한 신기술·신사업 사례를 소개하고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를 설명할 예정이다. 경총은 "AI 시대의 도전이 우리 경제와 기업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포럼이 변화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6-02-05 15: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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