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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순위 조정' 해석 엇갈려…에이비엘바이오, 플랫폼은 여전히 전진
[이코노믹데일리] 에이비엘바이오(대표 이상훈)가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BBB 셔틀 플랫폼 기반의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파트너사 사노피의 파이프라인 우선순위 조정 이슈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플랫폼 기술 자체의 경쟁력과 확장성에는 구조적인 훼손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DS투자증권에 따르면 사노피가 4분기 실적 발표 과정에서 ABL301을 ‘우선순위 조정(deprioritised)’ 대상으로 분류하면서 임상 중단 및 계약 해지 우려가 제기됐으나 이는 계약 종료가 아닌 개발 전략 재정렬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파킨슨병이라는 고난도 적응증 특성상 추가 검증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ABL301 자체의 기술적 실패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번 이슈가 BBB 셔틀 플랫폼인 ‘그라보디 B(Grabody B)’의 본질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ABL301은 임상 1상에서 BBB 셔틀 안전성을 이미 확인했으며 이러한 데이터 축적을 바탕으로 2025년 일라이 릴리와 플랫폼 계약이 체결된 점은 기술 경쟁력을 간접적으로 입증한다는 평가다. 특히 CSF 지표를 통해 BBB 통과 여부가 확인된 점은 플랫폼 작동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로 해석된다. 향후 주목할 이벤트는 ‘플랫폼 확장성’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아이오니스와 함께 BBB 셔틀 기술을 근육 전달(RNA muscle shuttle)로 확장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해당 결과는 2026년 상반기 논문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연구 성과가 확인될 경우 중추신경계(CNS)를 넘어 비만 등 대형 시장으로의 적용 가능성이 부각되며 추가적인 기업가치 재평가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는 매출 규모가 제한적이고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에이비엘바이오의 핵심 투자 포인트는 실적보다 플랫폼 기술의 누적 검증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 있다. 시장에서는 개별 파이프라인의 속도 조절보다 BBB 셔틀이라는 플랫폼 자산이 장기적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전략적 선택지가 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에이비엘바이오는 해당 이슈가 임상 중단이나 계약 변경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측은 “사노피는 현재 ABL301의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보다 치밀한 전략을 수립 중”이라며 “임상 전략의 수립 및 실행 가능 시기 등의 이유로 후속 임상의 구체적인 타임라인이 확정되지 않아 우선순위를 조정한다는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ABL301의 임상 개발은 중단되거나 계약이 해지·파기된 것이 아니며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ABL301 이슈는 단기 노이즈에 가깝다”며 “향후 플랫폼 기술이 CNS를 넘어 다른 조직으로 확장되는지가 에이비엘바이오의 중장기 밸류에이션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2026-02-03 14:10:23
신약 개발, 멈출 수 없는 실패의 여정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혁신 신약 개발’이라는 대의를 외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임상 중단과 개발비 손상차손이라는 냉혹한 현실이 공존한다. 최근 부광약품, 대원제약, GC녹십자, 동아에스티 등 주요 제약사들이 잇따라 임상 중단 결정을 내렸다. 화려한 성공담 뒤에는 이처럼 드러나지 않은 ‘실패의 기록’이 늘 함께한다. 부광약품의 자회사 콘테라파마는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의 미국 임상을 중단했다. 유럽 후기 2상 임상이 실패하면서 후속 연구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3상 진입을 목표로 했지만 추가 자금 투입 없이 임상을 전면 중단했다. 대원제약도 ‘DW-4221’, ‘DW-1022’, ‘DW-1704’ 등 주요 파이프라인을 정리했다. 당뇨 및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인 DW-4221과 DW-1022는 효능 미달과 전략 변경이 원인이었다. 8년간 개발해온 정맥·림프부종 치료제 DW-1704는 임상 2상 완료 후에도 사업성을 이유로 중단했다. GC녹십자는 대장암 치료제 ‘GC1118A’의 개발을 접었다. 2019년 임상 2a상까지 진척이 보였으나 경쟁 심화와 상업화 한계로 더 이상의 개발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동아에스티 또한 과민성 방광 치료제 ‘DA-8010’이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고 항암제 ‘AFM32’는 파트너사 파산으로 중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광약품은 콘테라파마의 파킨슨병 환자 대상 아침 무동증 치료제 임상 1b상에서 긍정적 톱라인 결과를 확보했으며 대원제약도 차세대 P-CAB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의 임상 3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는 등 국내 제약사들이 새로운 파이프라인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처럼 신약 개발은 성공보다 실패가 더 잦다. 통상 하나의 신약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10년 이상, 수천억원이 투입되지만 그 길은 대부분 도중에 끊긴다. 그럼에도 제약사들이 계속 도전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실패 없는 혁신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생태계가 필요하다. 임상 중단은 ‘패배’가 아니라 ‘다음 실험을 위한 데이터’로 봐야 한다. 도전과 실패가 반복되지 않는다면 한국 신약 개발의 미래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 “신약 개발은 꽃길이 아니다. 그러나 그 길을 멈추는 순간, 혁신도 멈춘다.”
2025-10-23 16: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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