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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821조 풀고 한은은 금리 올린다…한국경제 어디로 가나
[경제일보] 내년 나라살림 규모가 821조원에 이른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12.8%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청년, 국방·미래산업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세수가 크게 늘면서 정부는 미래투자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같은 시기 한국은행은 반대 방향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올렸다.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한 데다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 등 금융안정 위험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물론 금리 결정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독립적 권한이다. 대통령이 금리의 방향을 미리 제시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 발언은 중앙은행 독립성 측면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다만 지금 한국경제가 확장재정과 긴축통화를 동시에 요구받는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겉으로 보면 모순처럼 보인다. 정부는 821조원의 재정을 풀어 경기를 떠받치고 미래산업에 투자한다.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려 소비와 대출, 투자 등 총수요와 신용 팽창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한쪽에서는 액셀을 밟고 다른 쪽에서는 브레이크를 밟는 모양새다. 하지만 재정 확대와 금리 인상이 항상 충돌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어디에 돈을 쓰느냐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인프라, 전력망, 연구개발, 인재 양성처럼 경제의 공급능력을 높이는 분야에 투자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런 지출은 단기적으로 수요를 늘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산성과 공급능력을 높여 물가 압력을 완화하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대로 현금성 지원과 소비 진작, 효과가 불분명한 지역 사업처럼 즉각적인 수요를 키우는 지출이 대규모로 늘어난다면 한국은행의 긴축 효과와 충돌할 수 있다. 정부가 재정으로 수요를 끌어올리고 중앙은행은 금리로 이를 억제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다. 결국 821조원이라는 총액보다 구성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이번 예산을 ‘생산적 재정’이라고 설명한다. 그 말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미래투자와 소비성 지출을 명확히 구분해 보여줘야 한다. AI와 반도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모두 생산적 투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정부 지원이 민간투자를 끌어냈는지, 기술 경쟁력을 높였는지,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었는지가 기준이 돼야 한다. 더구나 지금 물가 상황도 편하지 않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3.1% 올랐다. 휴대전화 요금의 기저효과라는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했지만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3.4%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물가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기 어렵다. 세계 금리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의 장기 국채금리가 함께 상승하면서 정부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 상황, 국채 공급 확대, 에너지 가격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국만 저금리 환경으로 쉽게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까지 빠르게 팽창하면 통화정책의 부담이 커질 위험이 있다. 정부 지출 확대가 총수요와 물가를 추가로 자극한다면 한국은행이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을 검토해야 할 가능성도 커진다. 그 비용은 가계와 기업이 먼저 체감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이자가 높아지고 자영업자의 금융비용도 늘어난다. 기업은 설비투자를 할 때 더 높은 자금조달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정부가 재정을 확대해 경기와 투자를 살리려는데 높은 금리가 민간의 투자와 소비를 누르는 역설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지난 6월 말 가계신용이 2019조8000억원에 달한 한국에서는 금리 상승이 가계의 이자 부담과 소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 재정이 만들어내는 경기 부양 효과의 상당 부분이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로 상쇄되는 상황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은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도 정책 효과가 충돌하지 않도록 조율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정부와 한국은행이 같은 방향으로만 움직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통화정책은 물가와 금융안정을 보고 움직이고, 재정은 성장잠재력과 사회적 필요까지 고려한다. 역할이 다르다. 문제는 서로의 정책 효과를 무력화할 정도로 강도가 엇갈릴 때다. 정부가 할 일은 명확하다. 재정 확대를 선택한다면 공급능력을 늘리는 투자에 더 집중해야 한다. AI·반도체·전력망·국방기술·연구개발처럼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분야에는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다. 대신 단순 소비성 지출과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지원사업은 줄이는 편이 맞다. 기존 사업 구조조정도 함께 가야 한다. 총지출이 12.8% 늘어난 상황에서 정부가 정말 불요불급한 사업을 얼마나 덜어냈는지 국민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새 사업은 늘리고 기존 사업은 그대로 남겨둔다면 ‘생산적 재정’은 결국 확장재정을 포장하는 이름으로 끝날 수 있다. 한국은행 역시 금리 인상의 속도를 세밀하게 조절해야 한다.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만큼 물가와 가계대출, 부동산시장뿐 아니라 자영업과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도 함께 살펴볼 시점이다. 또 하나 짚을 것은 대통령의 역할이다. 정부는 재정과 산업정책을 책임지고, 금리는 한국은행이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통령이 금리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언급할수록 시장은 중앙은행이 정치적 압력을 받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금리 결정을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은행이 물가를 안정시키는 동안 재정정책이 불필요하게 물가를 자극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821조원 예산과 3% 기준금리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이런 정책 조합이 필요할 수도 있다. 관건은 821조원이 어디로 가느냐다. 생산성을 높이고 민간투자를 끌어내는 지출이라면 높은 금리의 부담을 이겨내며 한국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자산이 될 수 있다. 반면 소비와 단기 부양에 재정이 집중되면 금리 인상 압력을 키우고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을 높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경제정책은 액셀과 브레이크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둘을 함께 써야 할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가 어디로 가려는지 분명히 알고 두 장치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일이다. 지금 한국경제가 확인해야 할 것도 바로 그것이다. 821조원을 쓰면서 물가는 잡고 성장잠재력은 높이며 가계와 기업의 금융 부담까지 관리할 수 있느냐다. 확장재정과 긴축통화의 동시 운용이 성공하려면 돈의 규모보다 쓰임새, 금리의 수준보다 정책 간 조율이 먼저다.
2026-09-02 1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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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68.7% 증가, 숫자가 너무 좋아서 더 걱정되는 이유
[경제일보] 숫자만 보면 한국 경제는 눈부시다. 8월 수출이 982억5000만달러다. 1년 전보다 68.7% 늘었다. 역대 월간 수출 3위다. 6월과 7월에 이어 석 달 연속 900억달러를 넘겼다. 무역수지는 347억5000만달러 흑자다. 더 놀라운 것은 반도체다. 466억5000만달러를 팔았다. 1년 전보다 209% 늘었다. 역대 최대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이 한국의 반도체 공장을 거대한 수출 기계로 만들고 있다. 컴퓨터 수출도 419.5% 뛰었다. 정부가 경기를 낙관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제조업의 생산과 설비투자는 살아 있고 수출은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 숫자가 국민의 장바구니에도 반영되고 있는지 잘 봐야한다. 최근 발표된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답은 간단하지 않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4% 줄었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도 0.8%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1.3% 감소했다. 설비투자만 7.5% 늘었다. 기업이 생산시설에는 돈을 쓰는데 소비자는 지갑을 닫는 모습이다. 더 불편한 숫자도 있다. 6월 말 가계신용은 2019조8000억원이다.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섰다. 한 분기 만에 25조9000억원이 늘었다. 집을 사기 위한 돈도, 생활과 투자를 위한 대출도 함께 증가했다. 수출이 잘되는데 소비는 왜 힘든가. 한국 경제의 오래된 병이다. 수출과 내수가 서로 다른 경제처럼 움직인다. 반도체와 대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번 돈으로 성장하지만, 그 돈이 국내 서비스업과 자영업, 가계소득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연결고리는 약하다. 특히 이번 수출 증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반도체가 전체 증가분을 압도한다. 자동차는 29.8% 감소했고 선박도 45.9% 줄었다. 20대 주력 품목 가운데 14개가 증가했지만 모든 산업이 같은 속도로 좋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반도체 호황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 순간 위험해진다. 지금의 수출을 끌어올리는 가장 강력한 힘은 AI다. 미국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되고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한국의 수출은 더 늘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AI 투자 사이클이 꺾이거나 공급망이 재편되면 한국 경제 전체가 동시에 흔들릴 가능성도 커진다. 그래서 수출 기록을 축하하는 것과 동시에 해야 할 일이 있다. 이 돈이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얼마나 많은 중소기업의 매출을 늘리고, 얼마나 많은 가계의 소득으로 돌아가는지를 따져야 한다. 지금 한국 경제는 ‘성장률’보다 ‘성장의 전달 과정’을 봐야 한다. 수출기업이 돈을 벌었다고 국민의 삶이 자동으로 좋아지는 시대는 지났다. 대기업의 투자와 중소기업의 매출, 임금과 소비, 지역 상권이 연결되지 않으면 수출 1000억달러 시대도 일부 산업의 기록에 그칠 수 있다. 정부 역시 “수출이 좋다”는 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소비가 왜 다시 꺾였는지, 가계가 왜 빚을 늘리고 있는지, 건설과 자영업의 체감경기는 왜 회복이 더딘지를 함께 설명해야 한다. 한국은행의 8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04.5로 전월보다 2.3포인트 떨어졌다. 경제 전체에 온기가 퍼지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수출 기록을 깎아내리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이 호황을 어떻게 내수의 회복으로 연결할 것인지 답을 찾는 일이다. 반도체가 벌어온 달러가 기업의 곳간에만 머물지 않고 투자와 임금, 협력업체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동네 식당의 매출과 자영업자의 소득, 청년의 일자리로 다시 돌아간다. 982억달러의 수출은 분명 대단한 기록이다. 하지만 경제에서 더 중요한 숫자는 따로 있다. 그 기록이 국민의 삶을 얼마나 바꿨느냐는 숫자다. 수출이 이렇게 좋은데도 국민이 경기를 좋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문제는 국민의 체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구조에 있는지도 모른다. 숫자가 너무 좋을 때 오히려 경제의 그늘을 더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2026-09-01 1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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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2000조, 금리 올리면서 빚 늘리는 정책 끝내야
[경제일보] 가계부채가 결국 20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5조9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컸다. 가계대출은 1891조3000억원으로 24조9000억원 증가했고, 판매신용도 128조5000억원으로 9000억원 늘었다. 2000조원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증가 속도다. 가계부채가 줄기는커녕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은 금리와 부동산, 금융정책 사이에 엇박자가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물가를 잡겠다며 기준금리를 올리고 다른 쪽에서는 주택시장과 실수요자를 지원한다며 금융을 풀 경우 정책 효과는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인상했다.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서다. 여기에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금융안정 위험도 여전히 크다고 봤다. 그러나 금리가 올라가는데도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면 통화정책만으로 부채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계부채의 위험은 단순히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대출이 늘면 금리 상승의 충격도 커진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많이 가진 가계와 소득이 불안정한 자영업자, 다중채무자에게 기준금리 인상은 곧바로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한국은행도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취약차주 비중 상승과 일부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를 위험요인으로 지적했다.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상당 부분을 원리금 상환에 쓰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소비 감소는 자영업자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내수 부진을 키운다. 가계부채는 부동산 문제가 아니라 성장과 소비, 자영업과 금융안정을 동시에 압박하는 구조적 문제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최근 주택·금융지원 정책은 더욱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지원을 강화하고,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금융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공급 프로젝트에 필요한 금융지원을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내놓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서 주택공급 금융지원 확대와 함께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당초 1.5%에서 3% 수준으로 높였다. 확대된 대출 여력을 주택공급과 청년·실수요자 지원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려 대출 수요를 억제하는 시점에 가계부채 총량 증가 허용폭을 두 배로 넓힌 것은 시장에 엇갈린 신호를 줄 소지가 있다. 정책 목적이 다르더라도 통화·금융정책의 방향이 충돌하지 않도록 세밀한 조율이 필요하다.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향은 맞다. 서울과 수도권의 공급 부족이 장기간 이어지면 집값 불안과 대출 증가가 다시 반복될 수 있다. 정상적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일시적인 자금경색 때문에 멈추지 않도록 금융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공급 금융과 주택 구입 금융은 구분해야 한다. 실제 주택 공급을 늘리는 PF와 건설자금은 필요한 곳에 투입하되, 가계의 주택 매수 여력을 무차별적으로 키우는 지원은 신중해야 한다. 저금리·고한도 대출이 실수요자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하게 확대되면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매수 수요부터 자극할 수 있다. 실수요자 보호라는 명분도 정교하게 적용해야 한다. 생애 최초 구입자나 신혼부부, 청년의 주거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소득과 상환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대출 한도를 확대하는 방식이라면 결국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은 빚을 지게 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집을 살 기회를 주는 것과 빚을 낼 기회를 늘리는 것은 같은 정책이 아니다. 가계부채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방향을 맞추는 일이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며 수요를 억제하는데 정부가 재정과 금융으로 주택 수요를 크게 늘린다면 한쪽은 브레이크를 밟고 다른 쪽은 가속페달을 밟는 셈이다. 결국 더 높은 금리와 더 많은 부채라는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 아래 공급 확대, 대출 규제, 세제 정책이 같은 방향을 가야 한다. 공급은 장기적으로 충분히 늘리되 단기적인 투기 수요와 과도한 레버리지는 누르는 것이 먼저다. 실수요자는 보호하되 주택가격 상승을 전제로 과도하게 빚을 내는 구조는 줄여 나가야 한다. 취약차주 지원도 전면적인 채무 탕감이나 이자 보전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 상환 의지가 있고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차주에게는 만기 조정과 장기·고정금리 전환, 재기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반면 상환능력을 넘어선 신규 대출까지 정책적으로 늘려주는 것은 문제를 미래로 미루는 데 불과하다. 가계부채 문제의 근본에는 부동산에 지나치게 집중된 한국 가계의 자산구조도 있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강할수록 가계는 미래 소득을 앞당겨 대출을 받고 주택을 산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다시 대출이 늘고 그 유동성이 집값을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고리를 끊으려면 주택 공급만으로는 부족하다. 금융자산을 통한 장기적인 자산 형성 기회를 넓히고,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며, 주거 이동이 자산투자와 동일시되는 구조도 함께 손봐야 한다. 가계부채 2000조원 돌파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문제가 아니다. 저금리와 부동산 상승 기대, 대출 확대와 정책의 반복적인 완화·규제가 오랜 기간 쌓인 결과다. 어느 한 정부나 한국은행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도 없다. 하지만 지금부터의 선택은 다를 수 있다. 통화정책과 금융정책, 주택정책이 서로 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구조부터 끝내야 한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면 정부도 불필요한 수요 자극부터 걷어내야 한다. 주택 공급 금융은 확대하되 가계부채를 다시 끌어올릴 정책대출은 선별해야 한다. 가계부채는 한번 커지면 금리를 내릴 때도, 올릴 때도 경제정책의 발목을 잡는다. 금리를 올리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금리를 낮추면 다시 부동산과 대출을 자극할 수 있다. 2000조원의 부채는 한국경제가 움직일 수 있는 정책 공간을 그만큼 좁히고 있다는 의미다. 이제 필요한 것은 ‘대출을 조이느냐 푸느냐’의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공급에 필요한 돈은 풀되 투기와 과도한 레버리지는 막아야 한다. 취약차주는 정밀하게 가려 보호하는 금융정책이 요구된다. 가계부채 2000조원은 숫자가 아니라 경고다. 금리는 올리면서 빚은 더 늘어나는 정책 조합이 계속된다면 그 비용은 결국 국민이 떠안는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정책 방향부터 맞춰야 한다. 가계부채를 관리하면서 주택 공급과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정교한 균형이 지금 한국경제에 가장 필요한 과제다.
2026-08-20 10: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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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초박빙 전대, 이제는 지지층 확장까지 생각해야
[경제일보]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표 경선이 끝까지 초박빙이다. 9일 강원·대구·경북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정청래 후보를 합산 4.14%포인트(p) 차로 앞섰다. 강원에서는 김 후보가 50.30%를 얻어 정 후보의 41.94%를 앞섰고, 경북에서도 김 후보가 47.37%로 정 후보의 45.71%를 눌렀다. 반면 대구에서는 정 후보가 47.82%로 김 후보의 46.35%를 앞섰다. 지역마다 승패가 엇갈릴 정도로 두 후보의 경쟁은 팽팽하다. 앞선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 제주·인천에서도 두 후보의 격차는 크지 않았다. 9일 경선 직전 누적 득표율은 김 후보 45.42%, 정 후보 44.56%로 불과 0.86%p 차였다. 사실상 1% 안팎의 싸움이다. 경선이 치열한 것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 오히려 후보 간 경쟁은 당원들의 관심을 높이고 지도부에 긴장감을 준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같게 하는 ‘1인 1표제’가 처음 적용됐다. 최종 반영 비율도 대의원·권리당원 70%, 국민 여론조사 30%다. 당원주권을 강화하겠다는 민주당의 방향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이 더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은 누가 1% 차이로 이기느냐가 아니다. 그 치열한 경쟁이 당의 외연을 넓히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경선이 접전일수록 후보들은 당원들에게 더 강한 메시지를 내놓기 쉽다. 상대보다 한발 더 선명해야 표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작동한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야당과의 관계, 대통령실과의 거리 설정에서도 비슷한 유혹이 생긴다. 적극적으로 투표하는 권리당원의 마음을 잡으려면 강한 구호와 단호한 태도가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금 야당이 아니다. 정부와 국회를 함께 책임지는 집권당이다. 야당 시절에는 지지층 결집만으로 정치적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집권당은 다르다. 중도층과 무당층,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국민까지 설득해야 한다. 당원에게 박수받는 메시지가 국민 전체에게도 같은 평가를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이것이 ‘당심 정치’의 역설이다. 당원을 존중할수록 당원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충실하게 대변하는 것이 당원주권의 전부라면 정당은 점점 자기 지지층 안으로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정당의 경쟁력은 충성도 높은 지지층의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유권자를 움직여야 한다. 특히 집권당은 국정 운영을 통해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에게도 신뢰를 얻어야 한다. 최근 한국 정치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각 정당이 자기 지지층만 바라보는 ‘진영의 섬’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 진영의 주장을 무조건 틀렸다고 규정하고 당내 다른 목소리마저 배신이나 해당 행위로 몰아붙이는 순간 정치는 설득보다 동원에 의존하게 된다. 동원 정치는 단기적으로 강하다. 강한 언어는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온라인에서 확산된다. 그러나 그 대가는 외연 축소다. 중도층은 거친 정치에 피로를 느끼고 무당층은 정치에서 더 멀어진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같은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하기도 어렵다. 집권당 대표에게 필요한 능력은 지지층의 요구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지지층을 설득하는 것이다. 당원이 원하는 정책이라도 국가 전체에 큰 부작용이 예상된다면 설명하고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실에도 할 말을 해야 한다. 반대로 당내 강경론이 국정을 흔들 때는 당을 설득하고 책임 있게 조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민주당 경선은 단순한 당권 경쟁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집권당이 어떤 정치 방식으로 국정을 뒷받침할 것인지 결정하는 선거다. 경제 상황만 봐도 그렇다. 반도체 호황과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라는 기회가 있지만 내수와 자영업, 고용과 지역경제 문제는 여전히 무겁다. 부동산과 세제, 노동시간과 에너지 정책에서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충돌한다. 이런 문제는 구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보완수사권이나 언론제도 개혁 같은 정치적 쟁점도 마찬가지다.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제도 변화에 따른 부작용 우려를 동시에 들여다봐야 한다. ‘개혁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이분법으로는 좋은 정책을 만들 수 없다. 집권당 대표가 해야 할 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당원의 요구를 정책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국민 전체가 감당해야 할 비용을 계산하고 반대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며 최종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대안을 만드는 것이다. 국민 여론조사가 30% 반영된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후보들이 실제로 누구를 바라보고 정치하느냐다. 국민 여론조사를 형식적인 안전장치로 두고 경선 내내 권리당원만 바라본다면 민심 반영이라는 취지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당원주권을 강화하는 방향을 되돌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당원이 정책 결정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당원주권과 국민정당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건강한 정당은 당원이 중심에 서면서도 국민에게 열려 있는 정당이다. 당원의 요구를 모아 국민적 의제로 확장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당원이 뽑은 대표가 국민 전체를 바라볼 때 당원주권도 더 강한 정당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논어>에는 “군자는 화합하되 같기만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不同)’이 있다. 같은 정당 안에서도 다른 의견이 존재할 수 있고, 국민 사이에는 더 다양한 생각이 존재한다. 그것을 인정하고 조정하는 것이 정치다. 민주당의 이번 경선에는 분명 승자가 나온다. 그러나 정당 정치의 진짜 승패는 전당대회장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경선 이후 얼마나 많은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느냐, 당을 얼마나 넓힐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당심을 얻고 민심을 잃는다면 1% 차이의 승리는 오래가지 못한다. 민주당 차기 대표가 보여줘야 할 것은 누가 더 선명한지가 아니다. 누가 더 넓게 듣고 더 많은 국민을 설득하며 집권당의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가다. 이번 전당대회의 진짜 관전 포인트도 바로 거기에 있다.
2026-08-10 13: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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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사장님'…자영업 과잉의 한국경제
[경제일보] 한국 경제의 특징 중 하나는 자영업자가 많다는 점이다. 골목마다 음식점과 카페, 편의점, 미용실, 학원, 배달·운송 사업자가 몰려 있다. 외형상으로는 창업 열기가 강한 사회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 조기 퇴직, 재취업 시장의 한계, 사회안전망의 빈틈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의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비임금근로자는 655만4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2.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3만5000명,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24만1000명이었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를 함께 포함하는 개념이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자영업 비중은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편으로 분류된다. 다만 국가별 통계는 단순 비교에 주의가 필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영업률은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지만, 국가마다 법인화된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처리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세계은행의 국제노동기구(ILO) 모델 추정치도 고용주, 자기계정근로자, 생산자협동조합원, 무급가족종사자 등을 자영업 범주에 포함한다. 그럼에도 큰 흐름은 분명하다. 한국은 자영업자만 따로 봐도 20% 안팎,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한 비임금근로자 기준으로는 20%대 초반 수준이다. 반면 미국은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 자릿수 중후반에서 10% 안팎으로 집계되고, 독일과 일본도 대체로 10% 안팎으로 한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높은 자영업 비중은 단순한 개인 선택의 결과라기보다 노동시장 구조가 만들어낸 현상에 가깝다. 경제가 고도화될수록 영세 자영업 비중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전문 서비스 기업이 구매력과 물류, 마케팅, 디지털 시스템을 앞세워 개인 점포를 대체하거나 흡수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더 낮은 가격과 표준화된 서비스를 선택하고 근로자는 사업 위험을 직접 부담하는 자영업보다 안정적인 임금근로를 선호하게 된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에서 자영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임금근로자가 의료보험, 연금, 유급휴가, 실업보험 등 각종 제도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실직하더라도 실업급여와 재취업 지원을 통해 일정 기간 버틸 수 있다. 약국, 슈퍼마켓, 식당, 자동차 정비, 요양 서비스 등 생활 서비스의 상당 부분도 대형 체인과 기업 중심으로 운영된다. 개인이 점포를 열어 생계를 해결해야 할 압력이 한국보다 낮은 셈이다. 창업과 유지 비용도 차이가 있다. 미국과 유럽은 건축·소방·위생 규정, 장애인 편의시설 기준, 노동법 준수 부담이 크다.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무리한 생계형 창업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다만 유럽도 국가별 차이는 크다.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는 가족 사업과 관광·소매 서비스 비중이 커 북유럽이나 독일보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한국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압축 산업화 과정에서 농촌 인구가 도시로 빠르게 이동했지만 기업 일자리가 이를 모두 흡수하지 못했다. 제조업과 대기업은 성장했지만 직접 고용의 폭은 제한적이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복지 격차도 커졌다. 안정적인 일자리에 진입하지 못한 인력은 소규모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개인서비스업으로 흘러갔다. 조기 퇴직과 늦은 실질 은퇴도 한국 자영업 구조를 키운 요인이다. 50대 전후로 주된 일자리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지만 경력을 살릴 재취업 시장은 충분하지 않다.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 공백이 발생하고 퇴직금은 생계형 창업의 초기 자금으로 쓰인다. 음식점, 카페, 편의점, 프랜차이즈, 배달·운송업 등은 비교적 진입이 쉽지만, 같은 업종에 창업자가 몰리면서 과당경쟁이 반복된다. 자영업은 한국 경제에서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다. 기업과 노동시장이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 인력을 받아들이고, 퇴직 이후 소득 공백을 메우는 제2의 노동시장 기능을 해온 것이다. 문제는 이 완충지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 증가보다 점포 수가 빠르게 늘면 매출은 나뉘고, 임대료와 인건비, 원재료비, 플랫폼 수수료 부담은 커진다. 결국 상당수 자영업자는 ‘사장’이라는 이름과 달리 장시간 노동과 낮은 수익성에 노출된다. 동아시아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의 구조는 독특하다. 일본은 장기고용 문화와 정년 후 재고용 제도, 대형 유통망 발달로 한국보다 자영업 비중이 낮은 편이다. 중국은 농업 인구와 비공식 경제, 플랫폼 노동 비중이 커 자영업률이 높게 나타날 수 있지만, 이는 OECD 회원국 중심의 선진국 비교와는 별도로 봐야 한다. 대만은 중소기업과 소규모 제조업 생태계가 발달해 자영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평가되지만, 공식 통계 기준을 따로 확인해 비교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자영업 문제를 창업 지원만으로 풀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창업 교육과 금융 지원이 필요하더라도 이미 포화된 업종에 더 많은 창업자를 밀어 넣는 방식은 한계가 크다는 것이다. 핵심은 양질의 임금 일자리 확대, 중장년 재취업 시장 개선, 직업훈련 강화, 실업·연금 안전망 보완으로 꼽힌다. 한 노동시장 전문가는 “한국의 높은 자영업 비중은 창업 정신이 강해서라기보다 노동시장이 충분한 선택지를 제공하지 못한 결과에 가깝다”며 “자영업자는 경제 활력의 한 축이지만, 동시에 임금 노동시장이 흡수하지 못한 인력이 스스로 위험을 떠안는 구조의 반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영업 대책은 소상공인 지원 정책인 동시에 고용·복지·은퇴 정책이어야 한다”며 “창업하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와 재취업 기회, 실업·연금 안전망을 넓히는 것이 근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2026-08-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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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오더도 프리미엄 시대…티오더, AI 결합 신제품 공개
[경제일보] 테이블오더 시장이 단순 주문 서비스 경쟁을 넘어 매장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플랫폼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보급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디자인과 유지보수 편의성, 인공지능(AI) 기반 운영 지원 등 차별화 요소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국내 1위 테이블오더 기업 티오더가 프리미엄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15일 티오더는 프리미엄 올무선 테이블오더 신제품 '티오더 프로'를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티오더 프로는 인테리어와 공간 활용성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매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디자인 완성도와 유지보수 편의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테이블오더 시장은 외식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확산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초기에는 주문 자동화와 인건비 절감이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매장 분위기와 어울리는 디자인과 효율적인 기기 관리, AI를 활용한 운영 지원까지 요구되고 있다. 특히 감성 카페와 프리미엄 다이닝, 대형 매장 등을 중심으로 매장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는 하드웨어 수요가 늘어나면서 테이블오더 역시 프리미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티오더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하드웨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AI 기반 운영 서비스를 결합해 매장 운영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티오더 프로는 제품 후면에 노출되던 외부 배선과 나사를 내부로 숨긴 '360도 심리스' 설계를 적용했다. 티오더는 어느 방향에서 바라봐도 깔끔한 외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매장 인테리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기능성도 강화했다. 무선 배터리 교체 방식을 적용해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고 분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였으며, 케이블 단선 위험도 최소화했다.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하우징 등 주요 부품을 개별적으로 교체할 수 있는 모듈형 구조를 채택해 유지보수 비용을 낮추고 전자 폐기물 발생도 줄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제품의 디자인 경쟁력은 국제 무대에서도 인정받았다. 티오더 프로는 정식 출시 전 '202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제품 디자인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하며 디자인 완성도와 혁신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티오더는 하드웨어 경쟁력에 AI 서비스를 결합해 자영업자의 매장 운영 효율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티오더 프로를 도입하거나 프로모션 기간 동안 상담을 진행한 자영업자에게는 '자영업 AI 활용 가이드'를 무료로 제공한다. 해당 가이드에는 소상공인 특화 AI 서비스인 '티오더AI'의 활용 방법이 담겼다. 카카오톡 메시지 한 줄만으로 메뉴 수정과 품절 처리, 매출 확인 등을 수행할 수 있으며, 메뉴 관리와 매출 분석 등 상황별 요청 문구도 함께 제공해 별도의 교육 없이도 매장 운영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티오더는 앞으로 인테리어와 공간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리미엄 매장을 중심으로 티오더 프로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티오더AI와의 연계를 강화해 주문 서비스를 넘어 매장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티오더 관계자는 "티오더 프로는 사장님들의 운영 효율과 매장의 공간 가치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자영업자들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15 16: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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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생계도 지키고 일자리도 지켜야 한다
[경제일보] 2027년 최저임금 논의가 막판으로 가고 있다. 노동계는 시급 1만2000원을 요구했다. 경영계는 동결을 제시했다. 한쪽은 생계를 말하고 다른 한쪽은 지불 능력을 말한다. 양쪽 모두 현실을 말한다. 그래서 더 어려운 문제다. 최저임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한 달 생계의 기준이고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는 매달 감당해야 할 고정비다. 노동자에게는 너무 낮고 사업주에게는 이미 높다. 이 모순을 외면한 채 어느 한쪽의 구호만 앞세우면 최저임금 논의는 매년 같은 자리에서 맴돌 수밖에 없다. 우리는 먼저 노동자의 현실을 봐야 한다. 물가는 올랐고 주거비와 식비, 교통비와 공공요금은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 최저임금으로 생활하는 사람에게 몇백 원의 인상은 숫자가 아니라 하루의 식비이고 월세의 일부이며 가족에게 보내는 돈이다. “최저”라는 말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생활을 의미한다. 최저임금이 생계의 최소선조차 지켜주지 못한다면 제도는 존재 이유를 잃는다. 그러나 또 다른 현실도 있다.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곳은 대기업만이 아니다. 편의점, 음식점, 동네 카페, 작은 제조업체, 지역 영세 사업장이 그 부담을 함께 진다. 매출은 제자리인데 인건비와 임대료, 전기요금, 원재료값이 동시에 오르면 버틸 수 있는 사업주는 많지 않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노동자의 소득은 늘 수 있지만 고용 시간이 줄고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 선의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 논의가 해마다 정치 구호처럼 반복된다는 점이다. 노동계는 대폭 인상을 외치고 경영계는 동결을 말한다. 공익위원이 중간선을 그으면 양측은 불만을 말하고 다음 해 다시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 방식을 되풀이할 것인가. 최저임금은 숫자 싸움이 아니라 한국 노동시장과 자영업 구조의 민낯을 드러내는 거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식이다. 생계를 외면한 동결은 답이 아니다. 지불 능력을 무시한 급격한 인상도 답이 아니다. 최저임금은 올라야 한다. 다만 그 인상은 일자리를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설계돼야 한다. 특히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보완책 없이 숫자만 올리는 것은 책임 있는 정책이 아니다. 정부의 역할도 분명하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으로 책임이 끝나지 않는다.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보완할 근로장려세제, 사회보험료 지원, 주거비 부담 완화, 직업훈련과 전직 지원이 함께 가야 한다. 영세 사업주에게는 임금 부담만 전가할 것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 디지털 전환, 임대료와 수수료 부담 완화 같은 구조 대책이 필요하다.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장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회의장 안 숫자 하나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플랫폼 노동과 도급제 노동 문제도 더는 미룰 수 없다. 배달라이더, 택배기사, 프리랜서 노동자는 전통적 임금 노동자의 틀 안에 잘 들어맞지 않는다. 일한 시간은 흐릿하고 보수는 건당으로 책정되며 비용은 개인에게 떠넘겨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을 최저임금 제도 밖에 방치하면서 노동시장 보호를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영역 역시 성급한 일괄 적용보다 직종별 실태와 소득 구조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보호는 필요하지만 설계 없는 보호는 또 다른 혼란을 부른다. 기업도 할 말만 할 수는 없다. 최저임금 부담을 말하려면 노동자의 생활 현실도 함께 봐야 한다. 임금을 비용으로만 보면 노동시장은 메마른다. 노동자는 소비자이기도 하다.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이 지나치게 낮으면 내수도 약해진다. 최저임금은 기업의 부담인 동시에 경제 전체의 구매력을 지탱하는 장치다. 경영계가 동결만 외칠 것이 아니라 업종별 부담과 고용 여력을 근거로 정교한 대안을 내야 하는 이유다. 노동계도 마찬가지다. 생계비를 말하는 것은 정당하다. 그러나 모든 사업장이 같은 지불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이고 특히 청년과 고령자, 취약계층의 근로 기회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노동의 가치를 지키는 일과 일자리의 문을 지키는 일은 함께 가야 한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을 지키는 최소 안전망이어야 한다. 동시에 일자리를 무너뜨리는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최저임금 하나에 생계, 복지, 자영업 대책, 플랫폼 노동 보호, 중소기업 생산성 문제를 모두 떠넘기는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 최저임금은 매년 결정되지만 그 결과는 한 해의 장사와 한 가정의 생활을 바꾼다. 숫자는 작아 보여도 파장은 크다. 정부와 노사는 이제 답해야 한다. 노동자의 생계를 지킬 것인가. 사업주의 지불 능력을 볼 것인가. 둘 중 하나만 고르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갈 수 없다. 생계도 지키고 일자리도 지키는 균형, 그것이 최저임금 논의의 기본 원칙이어야 한다.
2026-06-28 11: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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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리 인상, 한국 경제에 던진 세 가지 경고
[경제일보] 일본은행이 움직였다. 16일 일본은행은 단기 정책금리를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올렸다. 1995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결정 배경은 분명하다. 미국·이란 전쟁이 남긴 에너지 가격 충격, 호르무즈 해협 불안, 공급망 훼손, 그리고 기업 간 가격 전가가 소비자물가로 번질 가능성이다. 일본은행이 중동발 인플레이션 위험과 엔화 약세를 금리 인상 명분으로 삼은 것이다. 전쟁은 총성과 함께만 오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유조선 항로로 오고 해상보험료로 오고 원유 선물 가격으로 오며 중앙은행 회의장 의사봉 소리로 온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완화되고 유가가 하락했다는 소식도 있지만 그것이 곧 물가 위험의 종료를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 브렌트유가 배럴당 78.96달러까지 떨어졌지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공급 정상화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문제는 일본의 금리 인상이 일본만의 선택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에는 적어도 세 가지 경고가 담겨 있다. 첫째는 환율 경고다. 둘째는 물가 경고다. 셋째는 금리 경고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 금리와 달러 흐름에 주로 신경을 써왔다. 그러나 일본이 저금리 시대의 끝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동아시아 자금 흐름도 달라진다. 엔화 금리가 오르면 엔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은 약해진다.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던 돈의 일부는 되돌아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신흥시장 통화와 주식, 채권은 변동성을 맞는다. 원화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일본 금리 1.0%는 여전히 미국이나 한국보다 낮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절대 수준보다 방향이다. 일본은행이 “더 이상 무제한 완화의 시대에 머물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순간, 시장은 일본 자금의 귀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한다. 한국 채권시장에는 장기금리 상승 압력으로, 주식시장에는 외국인 수급 불안으로, 외환시장에는 원·엔, 원·달러 변동성 확대로 나타날 수 있다. 물가에도 경고음을 울렸다. 한국은 일본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낮다고 말하기 어렵다. 원유와 LNG,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기업 원가가 먼저 오른다. 이어 전기요금, 운송비, 항공료, 식품 가격, 외식 가격으로 번진다. 이미 한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로 2년여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석유류 가격과 국제항공료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이 올해 물가 전망을 2.2%에서 2.7%로 올렸고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물가가 무서운 것은 한 번 오르면 제자리로 쉽게 돌아오지 않는 데 있다. 원유 가격이 내려도 물류비와 인건비, 가공비를 거쳐 소비자가격에 붙은 인상분은 남는다. 일본은행이 우려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기업 간 거래에서 시작된 가격 전가가 소비자 단계의 광범위한 품목으로 번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본은행 결정을 보면 원유 가격 상승이 기업 간 가격 전가를 빠르게 만들고 이것이 소비자물가로 파급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국은행도 같은 길목에 서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 전환은 한국은행의 하반기 금리 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경고는 정책의 착시다. 유가가 하루 이틀 떨어졌다고 해서 물가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전쟁 프리미엄이 빠지는 속도보다 공급망의 상처가 아무는 속도는 느리다. 에너지 인프라가 손상됐고 보험료와 운임, 재고 확보 비용은 이미 기업 장부에 반영됐다. 유럽중앙은행 인사들도 중동 긴장이 완화된 뒤에도 에너지 가격 압력이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경제의 딜레마는 여기서 깊어진다. 금리를 올리면 가계부채와 내수에 부담이 간다. 금리를 묶어두면 물가와 환율이 흔들린다. 한국은 가계부채가 크고 자영업 경기의 회복력도 약하다. 그렇다고 물가를 방치할 수도 없다. 중앙은행이 물가 기대를 놓치면 훗날 더 큰 금리 인상으로 되갚아야 한다. 지금의 0.25%포인트는 고통스럽지만 뒤늦은 1%포인트는 더 잔인하다. 기업에도 메시지는 분명하다. 일본 금리 인상은 단순한 금융 뉴스가 아니다. 에너지 조달, 원자재 재고, 환헤지, 차입 구조, 해외 생산망을 다시 점검하라는 경고장이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항공, 해운 등 에너지와 환율에 민감한 업종은 ‘전쟁 이후’가 아니라 ‘전쟁의 비용이 장부에 남는 시간’을 봐야 한다.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실적 격차도 커질 것이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심성 보조금 경쟁이 아니다. 에너지 취약계층과 물류·운송·중소 제조업에 대한 정밀 지원, 전략 비축, 수입선 다변화, 전력망 투자, 환율 급변 대응 장치가 필요하다. 통화정책이 물가 기대를 붙잡는다면 재정정책은 충격이 가장 약한 곳으로 몰리지 않도록 완충해야 한다. 중앙은행은 브레이크를 밟고 정부는 안전벨트를 채워야 한다. 동양 고전 <춘추좌씨전>에는 ‘안거위사(安居危思)’라는 말이 있다.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라는 뜻이다. 지금 한국 경제에 필요한 말이 바로 이것이다. 유가가 조금 내렸다고 안심할 때가 아니다. 일본이 금리를 올렸다는 것은 이웃 나라 중앙은행이 위험을 먼저 본 것이다. 한국이 그 경고를 남의 일로 흘려듣는다면 다음 차례는 원화와 물가와 가계 이자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한국 경제에 묻고 있다. 우리는 전쟁이 남긴 비용을 제대로 계산하고 있는가.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는 충분한가. 환율과 자본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는가. 답은 어렵지 않다. 지금은 낙관보다 대비가 필요한 시간이다. 전쟁보다 무서운 것은 전쟁이 끝났다고 믿는 착각이다.
2026-06-17 17: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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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포용금융 15조+α 확대…'농업금융 DNA'로 이재명 정부 금융기조 화답
[경제일보] 농협이 이재명 정부의 포용금융·생산적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춰 대규모 금융지원에 나선다. 올해 총 8876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을 소각·감면하고, 향후 5년간 15조원 이상을 서민·농업인·취약계층에 공급하기로 했다. 단순한 일회성 채무조정이 아니라 은행,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전국 농축협, 농협자산관리까지 참여하는 ‘범농협 포용금융’ 체제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농협중앙회가 이번에 내놓은 방안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오랜 기간 채무 부담에 묶여 있던 취약계층의 재기를 돕는 장기연체채권 소각·감면이다. 다른 하나는 앞으로 5년간 서민금융과 농업인 금융지원을 대폭 늘리는 포용금융 공급 확대다. 농협은 이를 통해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농협금융의 다음 성장동력으로 포용금융과 생산적금융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15일 “장기연체채권 소각과 감면을 통해 오랜 기간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취약계층에게 재기의 희망을 전하는 포용금융을 실천하겠다”며 “앞으로도 범농협 차원의 포용금융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농협의 공익적 역할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8876억 연체채권 정리…취약계층 9만명 재기 지원 이날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 올해 총 8876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을 소각하거나 감면한다. 이를 통해 약 9만명의 취약계층이 추심 부담을 덜고 정상적인 금융 활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장기연체채권 6870억원을 소각한다. 대상자는 약 6만4000명이다. 채권 소각은 단순한 회계상 정리가 아니다. 장기간 상환 능력을 잃은 차주에게 계속 추심이 이어질 경우 경제적 재기는 더 어려워진다. 농협은 회수 가능성이 낮은 장기연체채권을 정리해 취약계층의 추심 부담을 면제하고 신용회복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계열별 소각 규모도 구체화했다. NH농협은행이 2870억원, 농축협 상호금융이 1500억원, 농협자산관리가 25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소각한다. 중앙회와 금융지주 계열사, 지역 농축협이 함께 움직인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농협 특유의 조직망을 활용한 포용금융 모델로 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고령자,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보유한 3년 경과 연체채권에 대해서는 2006억원 규모의 원금과 이자를 감면한다. 원금은 최대 90%까지 감면하고, 미수이자는 전액 면제한다. 감면 프로그램은 오는 7월부터 1년간 운영된다. 농협은 약 2만6000명의 취약계층이 금융 부담을 덜 것으로 보고 있다. ◆5년간 15조3000억 공급…서민·농업인 금융지원 확대 이와 함께 농협은 향후 5년간 15조3000억원 규모의 포용금융 지원계획도 추진한다. 은행, 캐피탈, 저축은행 등 농협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8조5000억원, 서민금융·취약계층 대출 6조8000억원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이 대목은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포용금융 기조와 맞닿아 있다. 고금리와 내수 부진, 자영업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서민과 취약차주의 금융 부담은 커졌다. 특히 제2금융권과 대부업권으로 밀려난 차주, 코로나19 이후 매출 회복이 더딘 자영업자, 고령층과 저신용자에게 금융 안전망은 생계의 문제다. 금융회사가 건전성만 앞세워 문턱을 높이면 취약차주는 더 비싼 금리의 사금융으로 밀려날 수 있다. 농협의 포용금융 확대는 이런 악순환을 끊는 데 목적이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필요한 운영자금과 재기자금을 공급하고, 저신용·취약계층에는 정책서민금융과 연계한 금융 접근성을 넓히는 방식이다. 농업인과 농촌 지역 차주에게는 농협이 가진 현장 정보와 지역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농협금융 입장에서도 포용금융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다. 농협의 뿌리인 농업금융과 지역금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전략이다. 과거 농협이 영농자금과 생활자금을 통해 농촌 경제를 지탱했다면, 앞으로는 서민·자영업자·농업인·지역기업의 재기를 돕는 금융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히겠다는 의미다. ◆포용금융 넘어 생산적금융으로…농협금융 새 성장판 주목할 부분은 농협의 전략이 포용금융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농협금융은 최근 금융권 전반의 생산적금융 확대 흐름 속에서 농업·농식품 산업, 지역 중소기업, 신성장 산업, 청년 창업, 지역 인프라 투자를 새로운 성장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생산적금융은 단순히 대출을 많이 늘리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담보와 가계대출에 쏠렸던 금융 자금을 산업, 기술, 지역, 일자리로 돌리는 일이다. 이재명 정부가 금융권에 요구하는 방향도 여기에 있다. 금융이 이자 장사에 머물지 말고 기업의 투자와 산업 전환, 서민의 재기와 지역경제 회복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협금융은 이 분야에서 다른 금융그룹과 다른 위치에 있다. 전국 농축협과 농협은행 점포망, 농협경제지주와 연결된 농식품 밸류체인, 농업인과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현장 접근성은 농협만의 자산이다. 스마트팜, 푸드테크, 농식품 수출, 농촌 관광, 로컬 브랜드, 지역 에너지 전환 등은 농협금융이 생산적금융을 접목할 수 있는 대표 영역이다. NH투자증권과 NH-Amundi자산운용, NH벤처투자 등 비은행 계열사의 역할도 커질 수 있다. 은행이 대출과 보증, 정책자금 연계를 맡는다면 증권과 운용사는 펀드, 채권, 프로젝트금융, 벤처투자를 통해 자본시장 방식의 생산적금융을 설계할 수 있다. 캐피탈과 저축은행은 은행권 문턱을 넘기 어려운 소상공인과 중소사업자 금융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공익성과 수익성의 균형이 관건 다만 포용금융과 생산적금융 확대가 성공하려면 두 가지 균형이 필요하다. 먼저 공익성과 건전성의 균형이다. 취약계층 지원은 필요하지만, 무분별한 대출 확대는 금융회사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 장기연체채권 소각·감면 역시 도덕적 해이 논란을 피하려면 대상 선정, 상환 능력 평가, 성실상환 유도 장치가 정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또 하나는 정책 호응과 독자 전략의 균형이다. 이재명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에 발맞추는 것은 필요하지만, 농협금융의 포용·생산금융은 정부 방침에 대한 단순한 ‘화답’에 그쳐서는 안 된다. 농협이 가장 잘 아는 농업, 농촌, 지역경제, 서민금융 영역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포용금융이 비용이 아니라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농협금융은 이미 2012년 금융지주 출범 이후 은행·증권·보험·캐피탈·자산운용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이제 다음 과제는 외형 확장이 아니라 금융의 방향 전환이다. 고령화와 지방소멸, 자영업 위기, 농업의 산업화, 기후위기와 식량안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농협금융이 어디에 자금을 공급할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농협의 이번 포용금융 확대는 그래서 단순한 취약계층 지원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장기연체채권 8876억원 소각·감면은 과거의 부실을 정리하는 일이다. 5년간 15조3000억원 규모의 포용금융 공급은 현재의 금융 안전망을 넓히는 일이다. 여기에 생산적금융을 결합하는 것은 미래의 성장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농협금융의 역사는 농업과 지역에서 시작됐다. 앞으로의 경쟁력도 그곳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정부의 포용금융·생산적금융 기조는 농협금융에 부담이면서 동시에 기회다. 금융의 공공성을 요구받는 압박이지만, 농협의 정체성을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의 채무조정은 재기로 이어져야 하고 서민금융은 자립으로 연결돼야 하며, 생산적금융은 산업과 일자리로 증명돼야 한다”며 “농협이 농업금융의 DNA를 바탕으로 포용과 생산의 두 축을 제대로 세운다면 농협금융은 단순한 5대 금융그룹의 한 축을 넘어 지역경제와 미래 산업을 잇는 독자적 금융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6-15 13: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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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올인' 선언한 이재명 정부, 실물 경제 총리 카드로 돌파구 열어야
[경제일보] 선거의 막이 내리고 이제 냉혹한 현실의 시간이 다가왔다.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의 계절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결국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다. 이런 엄중한 시국에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국무총리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한 것은 시의적절하면서도 강력한 쇄신 의지의 표현으로 평가할 만하다. 여야를 막론한 정치인 출신이 아닌, 네이버 대표를 거쳐 실물 경제 현장을 두루 누빈 관료 출신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 자체가 파격이자 명확한 메시지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으로는 골병이 들고 있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의 형국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가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며 수출 전선을 떠받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대다수 제조 분야와 중소기업, 자영업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특정 첨단 산업에만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로는 다가오는 거대한 전환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 특히 전 세계가 사활을 걸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생태계의 주도권 경쟁은 하루가 다르게 격화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 IT와 중소벤처 분야를 모두 경험한 한 총리 후보자의 지명은, 현 시대의 생존 기로가 AI 관련 산업의 고도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에 있다는 대통령의 정확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의 가장 주목할 만한 지점은 이재명 대통령이 구상하는 ‘권한 분점과 역할 분담’의 형태다. 외교·안보와 정치는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며 중심을 잡고, 내치(內治)의 핵심인 경제 컨트롤타워는 한 총리에게 전권을 위임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른바 ‘경제 성장 올인 체제’의 구축이다. 이는 소모적인 정치 공방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오직 경제 활성화와 민생 회복에만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현재 우리가 마주한 대내외적 과제는 가히 첩첩산중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이른바 ‘3고(高) 현상’은 장기화되면서 서민 경제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 여기에 오랜 세월 대한민국을 멍들게 한 동서남북의 지역·이념 갈등을 넘어, 이제는 자산과 소득의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라는 미증유의 사회적 재앙이 공동체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사회적 불평등과 갈등을 치유하는 최고의 복지이자 유일한 해법은 결국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뿐이다. 파이를 키우지 않고서는 나눌 수도 없고, 성장의 온기가 아래로 흘러내리는 분수 효과나 낙수 효과 없이는 양극화의 깊은 골을 메울 수 없다는 것이 역사의 상식이자 기본 원칙이다. 새로 출범할 ‘한성숙 내각’ 앞에는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 우선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경제 살리기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는 정치적 돌파력을 보여야 한다. 실물 경제 전문가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정책에 반영하고,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마음 놓고 AI 등 미래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대기업의 낙과(落果)가 중소기업과 벤처 생태계로 골고루 퍼질 수 있는 상생의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도 그의 몫이다. 대통령의 지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하겠지만, 지금은 정쟁보다 경제 위기 극복이 우선이다. 정치권 역시 이번 총리 인선의 본질이 ‘민생과 성장’에 있음을 직시하고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마땅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올인’ 선언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경제의 체질 개선과 재도약으로 이어지기를 국민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경제가 살아야 나라가 살고, 국민이 웃을 수 있다. 정부와 신임 총리 후보자는 이 무거운 소명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6-06-08 09: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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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누가 잡을까…지선 이후 정국 첫 분기점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서울이다. 선거인명부 확정 기준 서울 선거인 수는 831만9134명으로 전국 유권자의 18.63%를 차지한다. 경기 다음으로 유권자가 많은 광역단체이자 단일 광역시 기준으로는 가장 큰 선거구다. 서울은 단순히 유권자 수만 많은 지역이 아니다. 중도·무당층 표심에 따라 선거 결과가 흔들릴 수 있는 대표적 격전지로 꼽힌다. 선거 때마다 여야 어느 한쪽이 안정적으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고, 수도권 전체 민심을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이번 선거 결과는 지방 권력 재편을 넘어 지방선거 이후 정국의 흐름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이재명 정부 초반 국정 동력과 야권의 견제론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에서 승리할 경우 수도권 우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새 정부 출범 이후 민심의 지지를 확인했다는 정치적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지방선거 승리를 국정 운영 동력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서울을 지켜낸다면 야권은 정권 견제론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표심이 확인될 경우 향후 국회 운영과 정당 재편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서울이 지방선거 최대 상징 지역으로 꼽히는 또 다른 이유로는 정치적 유동성이다. 영남과 호남처럼 정당 지지 기반이 비교적 뚜렷한 지역과 달리 서울은 선거 구도와 후보 경쟁력, 생활 의제에 따라 표심이 크게 움직이는 흐름을 보여왔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때마다 서울의 선택은 전국 정치 흐름을 해석하는 주요 기준이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청년층과 중도·무당층이 승부를 가를 키 플레이어다. 서울은 청년층 인구가 밀집한 지역이자 주거비와 교통, 일자리 문제가 선거 쟁점으로 직결되는 지역이다. 정당 구도만으로는 표심을 설명하기 어렵고, 유권자가 체감하는 생활 의제가 막판 선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거 문제에 있어 △전세·월세 부담 △재건축·재개발 규제 △도심 공급 확대 △청년 주거 안정 대책은 여야 후보 모두가 풀어야 할 어려운 의제다. 서울 유권자에게 부동산은 자산 문제이자 생활비 문제이며 청년층에게는 정착 가능성을 가르는 기준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청년 일자리와 자영업 경기 회복도 변수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청년층은 취업 기회와 주거비 부담을 동시에 보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임대료, 인건비, 소비 회복 속도에 민감하다. 그 만큼 서울에서는 생활경제 의제가 표심의 밑바닥을 형성했다. 민주당이 서울에서 승리할 경우 정치적 효과는 작지 않다. 수도권 민심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이 가능해지고, 이재명 정부 초기 주요 정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특히 국정 운영 초반 여론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여권 내부 결속에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서울을 지켜낼 경우 선거 결과의 의미는 달라진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견제 심리가 작동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야권은 이를 근거로 정권 견제론을 강화하고, 당 재정비의 명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서울 결과는 다른 지역 판세 해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주당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우세를 보이면 지방선거 전체 승리의 상징성이 커지는 반면 국민의힘이 서울을 방어하면 전국 결과가 불리하더라도 정국 대응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서울 한 곳의 승패가 선거 이후 여야 메시지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정치권은 출구조사 발표 직후부터 서울 판세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서울에서 민주당이 앞설 경우 ‘수도권 우위’가, 국민의힘이 앞설 경우 ‘정권 견제론’이 선거 이후 첫 정치 메시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 관계자는 "결국 서울 선거는 광역단체장 한 명을 뽑는 경쟁을 넘어선다"며 "전국 유권자의 5분의 1 가까이가 몰린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새 정부에 힘을 실을 것인지, 견제의 신호를 보낼 것인지가 이번 지방선거 이후 정국의 첫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26-06-03 16: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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