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4건
-
-
AI, '도입'보다 '실전'…유통업계, 인재 키우고·물류 맡기고·개발 생산성 높인다
[경제일보] 유통·물류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실제 업무와 현장 운영에 직접 적용하며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직원이 스스로 AI를 활용해 업무를 재설계할 수 있도록 사내 AX(AI Transformation) 인재를 육성하고 CJ대한통운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고객 물류를 처리하는 실제 센터에 투입했다. 놀유니버스는 개발 업무에 AI를 적용해 코드 작성량과 서비스 반영 속도 등 구체적인 업무 지표 개선을 확인했다. 사내 AI 활용 역량을 높이고 물류 공정에 기술을 투입하며 개발 생산성까지 수치로 확인하는 등 AI 전환이 실제 업무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실무형 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AX 리더 육성 과정'을 운영한다. 하이트진로는 1·2차 과정에서 총 30명을 선발해 AI 활용 교육과 실무 과제 수행을 지원하며 임직원이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 업무 방식을 스스로 재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참가자들은 오는 10월 열리는 'AX 리더 혁신과제 발표회'에서 직접 수행한 업무 효율화 과제를 시연하고 우수 과제에는 대표이사 포상과 표창이 주어진다. 하이트진로는 교육이 끝난 뒤에도 AX 리더가 실제 업무에서 AI 활용을 이어갈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제공한다. 선발 인원에게는 1년간 AI 개발 도구 사용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사내 AI 서비스 신기능 우선 체험 △외부 AI 콘퍼런스 참가 △AI 프로젝트 리더 우선 지정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경영진도 직접 바이브 코딩 교육을 이수하며 조직 전반의 AI 활용 확산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교육에 앞서 실제 업무에 AI 적용 작업도 진행해왔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24년 AI 기반 시장 분석 체계를 도입해 기존 시장 분석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방식으로 바꿨으며 지난해부터는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을 활용해 문서 요약과 보고서 초안 작성 등 반복 업무의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수요 예측과 시장 변화 분석, 생산·재고 관리, 물류, 소비자 반응 등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AI로 연결해 임직원이 판단과 의사결정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번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이 AI를 실제 업무 성과로 연결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실무형 AI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CJ대한통운은 AI 활용 주체를 사람에서 로봇으로 넓혀 실제 물류 공정에 투입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경기도 용인 양지 올리브영 물류센터에 휴머노이드 양팔 로봇 2대를 투입해 상품 포장 공정의 완충재 투입 작업을 수행하도록 했다. 지난해 군포 풀필먼트센터에서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 CJ대한통운은 이번에 휴머노이드를 실제 고객 상품을 처리하는 운영 공정까지 투입하며 적용 단계를 한층 넓혔다. 실제 물류 운영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적용한 첫 사례다. 물류센터는 형태와 크기, 재질이 서로 다른 상품을 취급하고 주문마다 작업 조건도 달라 고정된 설비만으로 자동화하기 어려운 영역이 많다. 컨베이어나 고정형 로봇은 새로운 작업을 추가할 때 설비나 작업공간을 바꿔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휴머노이드는 기존 작업환경에서 여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J대한통운은 실제 현장에서 로봇이 수행한 작업 데이터를 다시 AI 학습에 활용해 정확도와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에는 물류센터에서 확보한 실제 데이터와 시뮬레이션으로 만든 가상 데이터를 함께 학습시키고 있다. 회사는 현재 완충재 투입에 한정된 휴머노이드의 역할을 향후 상품 피킹, 분류, 검수, 포장 등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여러 물류 작업을 연이어 수행할 수 있는 범용 휴머노이드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번 현장 투입은 휴머노이드가 실제 물류 운영 과정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현장에서 축적되는 물류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다양한 작업을 스스로 판단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놀유니버스는 AI 활용이 실제 업무 생산성에 미친 변화를 수치로 확인하고 전사 확산에 나섰다. 최근 3개월간 개발 조직의 업무 지표를 전년 동기와 비교한 결과 개발자 1인당 코드 작성량은 71%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드 작성 후 실제 서비스에 반영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절반 이상 줄었으며 동료 검토 후 첫 승인을 받는 데 걸린 시간도 41% 단축됐다. 수정 작업으로 코드를 다시 작성하는 비율은 12% 감소했다. 놀유니버스는 개발 조직에서 축적한 AI 활용 경험을 전사로 확산하기 위해 지난 7월 사내 AI 전환 통합 포털 'NOL AX Hub'를 열었다. 포털에는 조직별 AI 활용 사례와 업무 가이드, 교육 자료를 모아 구성원들이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기획·개발·디자인·품질보증(QA)·운영·비즈니스 서포트 등 다양한 직군에서 AI 활용 사례가 축적되고 있다. 실제 업무를 AI가 대신하거나 지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항공 소스코드와 데이터베이스(DB),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실시간으로 조회·분석하는 AI 어시스턴트를 구축해 기존에는 개발자를 거쳐야 했던 정보 확인 업무를 담당자가 직접 처리하도록 했다. 임직원 악성메일 모의훈련에 쓰이는 템플릿을 거대언어모델(LLM)로 자동 생성하고 훈련 과정까지 자동화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사내에서 확보한 AI 역량은 고객 서비스에도 적용하고 있다. 여행 상품을 추천하는 대화형 서비스 'AI 노리'에 이어 지난 7월에는 △SNS 여행·여가 트렌드 △검색·예약량 △고객 후기 등을 분석해 콘텐츠 발굴부터 이미지 수집, 상품 매칭, 콘텐츠 작성까지 자동화하는 AI 큐레이션 서비스 '발견'을 선보였다.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AI를 일부 조직이나 직무의 도구가 아닌 구성원 누구나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업무 방식으로 정착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AI 활용 경험을 전사 자산으로 축적해 실제 업무 생산성 향상과 고객 서비스 개선으로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09-03 10:57:51
-
-
두나무,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 나선다…AI·블록체인 활용처 확대
[경제일보] AI 전환이 대기업과 플랫폼을 넘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AI·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 지원에 나선다. 기술 기반 기업으로서 가상자산을 넘어 AI·블록체인의 활용처를 현실 경제 영역으로 넓히는 동시에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두나무는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지역본부와 서울지역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두나무가 보유한 디지털·AI·블록체인 기술 인프라를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지원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특정 기술이나 서비스를 현장에 바로 도입하기보다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민관 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조용민 소진공 서울지역본부장은 "이번 협약과 공모전 개최를 통해 청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민관 협력으로 전통시장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첫 사업으로는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전통시장 디지털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을 공동 개최한다. 구체적인 모집 요강과 일정은 이달 말 공개될 예정이다.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은 최근 꾸준히 추진돼 왔지만 개별 상인이 새로운 기술을 직접 도입하기에는 비용과 인력, 전문성 등의 부담이 있다는 점이 과제로 꼽혔다. 두나무는 디지털 전환이 온라인 판매 채널 구축이나 디지털 결제뿐 아니라 고객 분석, 홍보, 재고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술 활용 가능성이 있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연결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두나무는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바 있고, 최근에는 AI 등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사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은 가상자산 거래에만 활용되는 기술이 아니라 지역화폐나 멤버십, 거래·상품 정보 관리 등 실물 경제와 연결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AI 역시 고객 분석과 마케팅, 수요 예측 등 소상공인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어 향후 발굴되는 아이디어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협력이 일회성 공모전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전통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와 사업 모델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두나무 역시 이번 협력을 통해 AI와 블록체인 기술이 가상자산 시장을 넘어 지역경제와 소상공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우순 서울중기청장은 "경영에 있어 디지털·AI 기술의 도입과 활용이 불가피한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은 만큼,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는 전통시장·소상공인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건이 될 수 있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전통시장·소상공인이 기술 도입에 있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속적인 지원 방안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블록체인과 AI 기술이 가상 환경을 넘어, 현실 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며 "두나무의 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민관이 합심해, 첨단 기술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상생을 이끌어내는 유용한 도구로 쓰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8-24 16:11:16
-
-
'유명해서 입점'에서 '입점해서 유명'으로…올리브영이 키운 K-뷰티 '발견의 힘'
[경제일보] 1999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작은 화장품 매장은 2026년 한국인의 뷰티 소비 지도를 뒤집었다. 특정 브랜드와 제품을 정해 구매하던 소비자는 이곳에서 여러 브랜드를 한눈에 비교하고 이름조차 낯선 제품을 직접 써본 뒤 선택하기 시작했다. 국내 첫 헬스앤뷰티(H&B) 스토어로 출발한 CJ올리브영은 해외 드럭스토어를 그대로 옮기는 대신 뷰티를 중심에 둔 한국형 모델을 만들었다. 27년이 지난 지금은 단순한 화장품 유통점을 넘어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접하고 신생 브랜드는 고객과 만남의 기회를 얻는 K뷰티 '발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올리브영의 성장사를 관통하는 DNA도 이 '발견'에 있다. 이미 검증된 인기 상품에만 의존하기보다 가능성 있는 브랜드와 제품을 발굴하고 매대와 랭킹·행사·체험 등을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구매로 연결해왔다. 구매할 제품을 정한 뒤 매장을 찾던 소비 방식을 매장을 둘러보며 새로운 선택지를 발견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올리브영은 단순한 화장품 판매점을 넘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주는 큐레이터이자 신생 브랜드가 시장 반응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 변했다. 과거 해외 브랜드와 국내 소비자를 연결하는 역할에 가까웠다면 현재는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를 발굴해 한국은 물론 해외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K뷰티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낯선 브랜드를 '발견'으로…올리브영이 만든 K뷰티 성장 공식 올리브영은 신사점 이후 수도권과 지방으로 점포망을 넓혔다. 2008년 부산에 첫 지방 매장을 열며 전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고, 닥터자르트와 메디힐 등 중소 브랜드의 판로 역할을 하며 상품군을 넓혔다. 2017년에는 전국 매장 수가 1000개를 넘어섰다. 경쟁자도 잇따랐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를, 롯데쇼핑은 롭스를 운영했고 이마트도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를 들여와 H&B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부츠는 2020년 국내 매장을 모두 철수했고 랄라블라도 2022년 사업을 접었다. 롭스 역시 가두점에서 철수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사업을 재편했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면서 올리브영 중심의 시장 구도가 굳어졌다. 경쟁자도 잇따랐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를, 롯데쇼핑은 롭스를 운영했고 이마트도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를 들여와 H&B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부츠는 2020년 국내 매장을 모두 철수했고 랄라블라도 2022년 사업을 접었다. 롭스 역시 가두점에서 철수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사업을 재편했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면서 올리브영 중심의 시장 구도가 굳어졌다. 다만 H&B 전문점 중심의 경쟁이 약화된 것과 달리 최근 경쟁 구도는 오히려 다변화되고 있다. 다이소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화장품 시장을 확대하고 무신사와 컬리 등 패션·커머스 플랫폼도 각자의 고객층과 큐레이션 역량을 기반으로 뷰티 사업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접하는 유통채널도 올리브영을 넘어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올리브영이 매장 수를 늘리는 동안 함께 축적한 경쟁력은 새로운 상품과 브랜드를 발굴해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선별 역량이었다. 유명 화장품 회사의 베스트셀러만 채우기보다 새로운 제형과 콘셉트, 소비자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카테고리를 발굴해 매대에 선보였다. 이후 올영세일과 올리브영 어워즈, 페스타, 온라인 랭킹과 리뷰 등 다양한 마케팅 장치를 더해 소비자의 관심을 한 데 모았다. 성과는 입점 브랜드의 성장에서도 나타난다. 2025년 올리브영 온·오프라인에서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입점 브랜드는 116개로 2020년 36개에서 5년 만에 세 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닥터지와 달바, 라운드랩, 메디힐, 클리오, 토리든 등 6개 브랜드는 올리브영 내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고 메디힐은 입점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장 줄이고 경험 키웠다…온라인과 연결된 옴니채널 진화 두 번째 변곡점은 온라인이었다. 화장품 구매가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동하자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에는 매장이 비용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올리브영은 반대로 매장을 온라인 경쟁력을 만드는 자산으로 활용했다. 2014년 모바일 앱을 출시하고 2017년 공식 온라인몰을 열었다. 이듬해에는 화장품업계 최초 당일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선보였다.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하면서 매장은 상품을 체험하고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온라인 주문을 뒷받침하는 옴니채널 거점으로 역할이 확대됐다. 이는 '발견'과 '구매' 사이의 시간을 단축했다. 매장에서 테스트한 제품을 앱으로 주문하고 온라인 랭킹이나 리뷰에서 처음 본 제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직접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 고객에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별개의 채널이 아니라 하나의 쇼핑 과정으로 묶인 셈이다. 최근에는 점포 전략도 양적 확대에서 매장 대형화와 기능 강화로 옮겨가고 있다. 올리브영 국내 매장은 지난해 2분기 1393개에서 올해 2분기 1367개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 1394개를 정점으로 4분기 1381개, 올해 1분기 1369개, 2분기 1367개로 3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대신 기존 소형 점포를 통합하거나 더 넓은 공간으로 확장 이전하고 체험·특화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점포망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센트럴 명동 타운'이 대표적이다. 3개 층 약 950평 규모에 1000여개 브랜드와 약 1만5000개 상품을 갖춰 올리브영 매장 중 최다 상품을 선보인다. '마스크 라이브러리'에는 마스크팩 800여개를 모아 피부 타입과 기능별로 구분하며 소비자가 다양한 제품을 쉽게 비교·탐색할 수 있도록 진열을 세분화했다. 방한 쇼핑 명소에서 미국 현지로…해외 유통망 확장 올리브영의 발견 기능은 K뷰티의 해외 확산과 맞물리며 새로운 성장축이 됐다. 과거 올리브영이 해외 화장품과 새로운 뷰티 트렌드를 한국 소비자에게 소개했다면 이제는 반대로 세계 소비자가 한국의 새로운 브랜드를 찾기 위해 올리브영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2025년 1~11월 전국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방한 외국인 누적 구매금액은 1조원을 달성했다. 2022년 연간 실적과 비교하면 약 26배 커진 규모다. 전체 오프라인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약 2%에서 2025년 25% 이상으로 뛰었다. 외국인 고객의 58%는 6개 이상의 브랜드를 구매했고 10개 이상의 브랜드를 구매한 고객도 33%에 달했다. 이는 특정 K뷰티 히트상품 몇 개만 구매해가는 현상과는 차이가 있다. 올리브영 매장 자체가 여러 국내 브랜드를 비교하고 새 제품을 찾는 쇼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소 브랜드 입장에서 올리브영은 국내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관문인 동시에 세계 각국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글로벌 쇼케이스가 됐다. 올리브영은 이제 외국인이 한국을 찾아오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해외 소비자 곁으로 가고 있다. 지난 5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미국 1호점을 열었고 6월 13일에는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에 2호점을 냈다. 패서디나점은 개점 당시 약 400개 뷰티·웰니스 브랜드의 상품 5000여종을 구성했으며 현지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짧게는 2주 단위로 매대 상품 큐레이션을 업데이트한다는 운영 방침도 세웠다. 한국 매장을 그대로 복사하지도 않았다. 센추리시티점은 미국에서 수요가 높은 스킨케어 매대를 국내 표준점보다 약 1.5배 크게 구성하고 피부 상태 진단과 제품 추천을 결합한 체험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미국 전용 온라인몰과 멤버십도 함께 운영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기반을 구축했다. 현지 운영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블루밍턴에는 약 3600㎡ 규모의 미국 서부 물류센터를 구축해 통관과 보관·재고 관리·배송 등을 지원한다. 올리브영이 발굴·큐레이션한 브랜드가 세포라 등 현지 유통채널에 공급될 경우 해당 물류센터를 활용해 현지 물류도 지원할 계획이다. 자체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사를 넘어 국내 브랜드가 다른 해외 채널에 진입하는 과정까지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상품 아닌 생활방식 제안…올리브영, 웰니스까지 영역 확대 올리브영은 올해 1월 웰니스 전문 플랫폼 '올리브베러'를 출범시키고 서울 광화문에 첫 매장을 열었다. 약 130평 규모의 공간에 500여개 브랜드와 3000여종의 상품을 구성하고 영양제와 건강식품을 비롯해 운동·휴식·셀프케어 등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관련된 상품을 한데 모았다. 상품을 단순히 품목별로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생활 방식과 건강관리 목적에 따라 다양한 웰니스 상품을 탐색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의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에서도 기존 올리브영의 옴니채널 전략을 접목했다. 올리브영 앱 내 별도 서비스를 통해 웰니스 상품을 탐색하고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섭취 알림 기능과 오늘드림·매장 픽업 등 기존 배송 서비스를 연계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새로운 상품을 직접 살펴보고 온라인에서는 관련 정보를 확인한 뒤 구매와 재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접근 방식은 1999년 H&B 시장에 진입했던 당시와 닮아 있다. 당시 소비자에게 생소했던 H&B라는 범주를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 체험을 통해 하나의 소비 영역으로 구체화했다면 이번에는 건강기능식품과 운동, 휴식, 셀프케어 등 여러 산업에 분산된 상품을 '웰니스'라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재구성하고 있다. 기존 시장에 상품을 추가하는 방식보다 새로운 소비 범주를 제시하고 그 안에서 브랜드와 제품의 발견을 유도해 온 올리브영의 성장 공식을 재적용하는 시도다. 커진 영향력만큼 무거워진 책임 올리브영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입점·납품 브랜드와의 관계도 숙제다. 플랫폼에서의 노출이 브랜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수록 행사 참여와 판매 조건, 수수료 등 거래관계에 대한 책임도 갑과 을 관계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올리브영과 납품업체 간 거래관계는 이미 공정당국과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CJ올리브영이 납품업체의 경쟁사 행사 참여를 제한하고 판촉행사 종료 후 정상 납품가격을 환원하지 않은 행위, 정보처리비를 받은 행위 등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18억96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고발했다. 이후 행정소송에서 경쟁사 행사 참여 제한과 관련한 처분은 취소됐고 대법원도 2025년 9월 공정위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과징금은 약 14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다만 법원은 올리브영이 납품업체에 대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가진다는 점 자체는 인정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여부는 이와 별개의 문제다. 공정위는 2023년 올리브영의 일부 거래정책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지도 검토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화장품 유통시장의 범위와 올리브영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해당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며 무혐의가 아닌 심의절차종료 결정을 내렸다. 당시 공정위 역시 올리브영의 화장품 소매유통 채널 내 위치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관련 거래행위가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999년 낯선 브랜드와 제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며 시작된 올리브영의 '발견' 스토리는 이제 브랜드와 시장의 연결 방식 자체를 재편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신제품을 발굴하는 선별 역량을 넘어 입점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 및 유망 브랜드의 시장 안착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량에 달려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을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과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국내에서 축적한 카테고리 육성과 큐레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K뷰티의 글로벌 확산과 K웰니스 생태계 육성을 함께 추진하고 지역과 브랜드가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K뷰티·웰니스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8-13 17:40:57
-
-
데이터센터·GPU 이어 물류센터까지…네이버, AI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 전환
[경제일보] 네이버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자체 물류센터 구축과 직배송 체계 마련을 검토하며 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검색과 플랫폼 중심이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물류 인프라까지 직접 확보하며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직배송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CJ대한통운 등 물류 파트너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배송 경쟁력을 강화해 왔지만, 커머스 사업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물류 인프라를 직접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검토는 단순히 물류 시설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AI와 커머스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검색과 쇼핑, AI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물류 운영과 연결해 주문부터 배송까지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실제 네이버 커머스 사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24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커머스 부문 매출은 43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6%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13.4%를 차지했다. 커머스 비중이 확대될수록 배송 품질과 물류 운영 경쟁력이 사업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자체 물류센터를 확보하면 출고 마감 시간과 재고 배치, 배송 품질, 물류비 등을 직접 관리할 수 있다. 판매자 대상 풀필먼트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주문 처리 속도와 배송 효율을 높여 이용자 만족도를 개선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다. AI 기술과의 연계 효과도 기대된다. 네이버는 AI를 활용해 상품 추천과 검색, 수요 예측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여기에 물류센터가 구축되면 AI가 예측한 수요를 기반으로 재고를 최적화하고 출고와 배송까지 연결하는 통합 운영 체계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 향후 물류센터 자동화와 로봇, AI 기반 재고 관리 기술 적용도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행보는 네이버가 추진해온 대규모 인프라 투자 전략의 연장선으로도 분석된다. 네이버는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센터를 지속 확충하고 GPU 인프라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을 위한 컴퓨팅 인프라에 이어 물류까지 직접 확보하면서 AI 서비스와 커머스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IT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검색 플랫폼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한다. 데이터센터가 AI 연산을 담당하고 GPU가 모델 경쟁력을 뒷받침하며 물류센터가 커머스 실행력을 담당하는 구조를 구축해 플랫폼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네이버는 향후 AI와 커머스, 물류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인프라 투자를 지속 확대할 전망이다. 자체 물류센터 구축이 현실화될 경우 검색과 쇼핑, AI, 배송을 하나의 데이터 기반 생태계로 연결하는 구조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4월 열린 '스시테크 도쿄 2026'에서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일상을 지탱하는 사회 인프라로 진화했다"며 "네이버는 기술의 확장성만큼이나 사회적 책임의 무게를 깊이 인식하고, AI를 통해 사회와 사람 그리고 기술을 더욱 가치 있게 연결하는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07 17:54:59
-
-
LG CNS, 에이전틱 AI로 ERP 테스트 자동화…SAP 전환 시장 공략 속도
[경제일보] LG CNS(대표 현신균)가 에이전틱 AI를 탑재한 ERP 테스트 자동화 솔루션을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업의 SAP ERP 전환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테스트 설계와 오류 분석을 AI로 자동화해 대형 시스템 전환 프로젝트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LG CNS는 에이전틱 AI 기반 ‘퍼펙트윈 ERP 에디션’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퍼펙트윈 ERP 에디션은 SAP ERP 시스템에 특화된 실거래 데이터 기반 테스트 자동화 솔루션이다. 기존 ERP를 SAP의 최신 ERP인 S/4HANA로 전환하거나 신규 ERP를 오픈하기 전 발생 가능한 결함과 오류를 사전에 점검하는 데 쓰인다. ERP는 재무와 제조, 구매, 물류, 인사 등 기업 핵심 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전환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결산과 발주, 생산, 재고 관리 등 주요 업무가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테스트 범위가 넓고 업무 담당자별 검증 항목도 복잡하다. LG CNS는 이번 신제품에 에이전틱 AI를 적용해 테스트 시나리오 생성과 오류 원인 분석, 결과 보고서 작성을 자동화했다. 기존에는 업무 담당자들이 수작업으로 테스트 항목과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데 수일이 걸렸다. 회사 측은 AI가 업무 영역별 프로세스와 실제 운영 데이터를 분석해 수시간 안에 시나리오 설계를 끝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테스트 수행 과정도 AI가 지원한다. 시스템 검증 중 이상 징후와 오류 원인을 파악하고 후속 조치가 필요한 부분은 해결 방안까지 제시한다. 테스트 비전문가도 ERP 전환 과정에서 오류를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다. 테스트 수행 보고서 등 산출물도 자동 생성한다. 이번 제품의 배경에는 글로벌 ERP 전환 시장이 있다. 많은 기업이 기존 SAP ERP 환경에서 S/4HANA와 클라우드 ERP로 이동하고 있다. ERP 전환은 단순 소프트웨어 교체가 아니라 기업 업무 프로세스와 데이터 구조를 바꾸는 프로젝트다. 테스트 자동화가 프로젝트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핵심 영역으로 떠오른 이유다. LG CNS가 에이전틱 AI를 앞세운 것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기존 자동화가 정해진 절차를 반복하는 수준이었다면 에이전틱 AI는 업무 맥락을 분석하고 필요한 작업을 스스로 선택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ERP 테스트에서는 어떤 업무 프로세스를 검증해야 하는지, 어떤 테스트 케이스가 적합한지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LG CNS는 연내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AI 에이전트들이 테스트 시나리오 생성부터 실행, 분석, 오류 수정과 검증까지 전체 과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구조다. 회사는 퍼펙트윈 ERP 에디션을 자율형 테스트 솔루션으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 CNS는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SAP 사파이어 2026’에서 단독 부스를 운영하고 퍼펙트윈 ERP 에디션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2024년부터 3년 연속 행사에 참가하며 SAP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일본 최대 IT 전시회인 ‘재팬 IT 위크’에 참가했고 히타치그룹 IT 계열사인 히타치 솔루션 크리에이트와 퍼펙트윈 리셀러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내한신 LG CNS 엔터프라이즈솔루션사업부장 전무는 “에이전틱 AI 기술을 접목한 퍼펙트윈 ERP 에디션을 기반으로 SAP 클라우드 ERP 전환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글로벌 고객들이 에이전틱 AI 기반의 지능형 업무 환경을 빠르게 구현할 수 있도록 AX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RP 전환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은 새로운 시스템 그 자체보다 안정적인 오픈이다. 테스트가 흔들리면 전환 일정과 비용이 늘고 현업 신뢰도도 떨어진다. LG CNS의 퍼펙트윈 ERP 에디션은 AI를 통해 이 병목을 줄이려는 시도다. 앞으로의 평가는 실제 프로젝트에서 테스트 기간을 얼마나 줄이고 장애 위험을 얼마나 낮추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2026-06-25 10:50:16
-
-
LG생활건강, '중국 이후'를 묻다…성장 공식 다시 쓰는 K-뷰티
[경제일보] 국내 뷰티·생활용품 산업이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했다. 소비 둔화와 중국 시장 의존도 축소, 온라인 중심 유통 재편이 맞물리면서 기존 성장 공식을 따르던 기업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LG생활건강은 ‘포트폴리오 재편’과 ‘글로벌 전략 수정’, ‘디지털 전환’을 축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47년 창립 이후 생활용품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LG생활건강은 2000년대 이후 화장품 사업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을 이뤄왔다. 특히 ‘후(Whoo)’ 등 럭셔리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국내 대표 K-뷰티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프리미엄 전략과 면세 채널 확대를 기반으로 한 성장 모델은 한동안 업계의 모범 사례로 평가됐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시장 환경은 급변했다. 중국 소비 둔화와 현지 브랜드의 부상, 면세점 채널 의존도 축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기존 성장 동력은 빠르게 약화됐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 심리 위축까지 더해지며 실적 변동성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중국 의존도 축소…글로벌 전략 재정립 LG생활건강은 과거 중국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시장 다변화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북미,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 사업 축을 분산하며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더마코스메틱 및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과 동남아에서는 현지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제품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장 확장이 아니라 ‘중국 중심 구조’에서 ‘글로벌 균형 구조’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럭셔리 중심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과거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은 럭셔리 브랜드 중심 구조였다. 높은 마진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을 이끌었지만 경기 변동과 소비 심리에 민감하다는 한계도 동시에 드러났다. 이에 따라 회사는 중가 및 더마 브랜드 비중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기능성 제품과 실용적 소비를 겨냥한 라인업 강화는 최근 뷰티 시장의 ‘가성비 소비’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 역시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 사업 구조의 균형을 맞추는 축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는 화장품 의존도를 완화하고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면세·오프라인 중심에서 디지털로 유통 구조 역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 면세점과 백화점 중심의 판매 채널은 팬데믹 이후 급격히 축소됐고 온라인 플랫폼과 모바일 중심 소비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 LG생활건강은 이에 대응해 자사몰 강화와 함께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SNS 기반 마케팅, 인플루언서 협업 등 디지털 채널 활용도 역시 높이고 있다. 데이터 기반 소비자 분석과 맞춤형 마케팅 역량 강화도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이는 단순히 판매 채널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기업 운영 방식 자체가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의 전환 최근 LG생활건강의 전략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수익성 중심 경영’이다. 과거 고속 성장 국면에서는 매출 확대가 핵심 지표였다면 현재는 비용 효율화와 수익 구조 개선이 우선순위로 자리 잡았다. 마케팅 비용 구조 조정, 브랜드 효율화, 재고 관리 강화 등 전반적인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외형 성장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로의 재편 LG생활건강은 한때 중국과 면세 채널을 중심으로 한 ‘고성장 모델’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존 전략의 한계가 드러났고 현재는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다변화,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디지털 전환, 수익성 중심 경영은 향후 성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빠른 성장의 시대가 끝난 이후 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버티고 얼마나 유연하게 변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LG생활건강이 이러한 전환기에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성장 궤도를 만들어갈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26-06-10 15:21:13
-
-
로켓배송에서 생활 플랫폼까지…쿠팡 성장과 질주의 역사
[경제일보] 밤늦게 주문한 상품이 다음 날 새벽 문 앞에 놓여 있는 경험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생수 한 묶음부터 반려동물 용품, 신선식품, 가전제품까지 필요한 물건이 빠르게 도착하는 풍경은 한국 소비자의 일상이 됐다. 이 변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업이 쿠팡이다. 쿠팡은 단순히 온라인 쇼핑몰이 아니라 배송 속도와 소비 기대치 자체를 바꾼 회사로 자리 잡았다. 출발은 소셜커머스 시대였다. 창업 초기 쿠팡은 할인 쿠폰과 공동구매 중심 플랫폼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시장은 오래 머물 자리가 아니었다. 경쟁사는 많았고 진입 장벽은 낮았다. 쿠팡은 일찍 방향을 틀었다. 남이 만든 물건을 중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물류망을 갖추는 길을 택했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 유통사의 판을 바꾼 승부수가 됐다. 로켓배송은 쿠팡을 설명하는 핵심 단어다. 자체 물류센터와 배송 인력을 바탕으로 주문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을 통제하는 방식은 당시만 해도 파격에 가까웠다. 소비자는 배송비와 대기 시간에 대한 불만에서 벗어났고, ‘언제 오느냐’보다 ‘얼마나 빨리 오느냐’를 따지기 시작했다. 쿠팡은 배송을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핵심 상품으로 바꿔 놓았다. 로켓배송의 의미는 속도에만 있지 않았다. 대량 물류 운영 능력, 재고 관리, 지역별 수요 예측, 고객 경험 설계가 동시에 맞물려야 가능한 모델이었다.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기업만 누릴 수 있는 경쟁력이기도 했다. 후발 주자가 따라오기 쉽지 않은 이유다. 쿠팡의 성장에는 와우멤버십도 중요한 축이었다. 일정 금액을 내면 무료배송과 각종 혜택을 누리는 회원 모델은 고객을 플랫폼 안에 오래 머물게 했다. 반복 구매가 늘고 고객 충성도가 높아질수록 물류 투자 효율도 커졌다. 단순 쇼핑몰에서 생활형 구독 플랫폼으로 성격이 바뀐 배경이다. 사업 외연도 빠르게 넓어졌다. 쿠팡이츠는 음식배달 시장에 뛰어들었고 쿠팡플레이는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했다. 대만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시작됐다. 쇼핑 앱 하나를 넘어 소비자의 시간을 두고 경쟁하는 생활 플랫폼으로 이동한 셈이다. 한때 쿠팡의 이름 앞에는 ‘적자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물류센터와 인력, 기술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 확대와 운영 효율 개선이 이어지며 수익성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규모 투자 뒤에 어떤 숫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기업 가치의 핵심 기준이 됐다. 기술 기업으로서의 색채도 짙어지고 있다. 수요 예측과 추천 시스템, 물류 동선 최적화, 자동화 설비, 광고 플랫폼 고도화는 모두 데이터와 기술이 핵심이다. 쿠팡이 단순 유통회사가 아니라 기술 기반 리테일 기업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다만 성장 속도가 빨랐던 만큼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질문도 함께 커졌다. 노동 환경과 시장 지배력, 중소 판매자와의 관계, 수수료 정책 등은 꾸준히 논쟁의 대상이 됐다. 규모가 커질수록 시장은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개인정보 보호 이슈도 예외가 아니다. 대형 플랫폼 기업에게 고객 정보는 서비스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지만 동시에 가장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영역이다. 쿠팡 역시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관리 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며 사회적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실제 사고 여부를 떠나 이용자가 느끼는 불안 자체가 기업 신뢰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민감한 사안이다. 플랫폼 기업의 개인정보 문제는 단순한 보안 사고로 끝나지 않는다. 이름과 주소, 결제 정보, 구매 이력, 생활 패턴까지 방대한 데이터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신뢰가 흔들리면 회복에 긴 시간이 걸린다. 쿠팡이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배송 속도 못지않게 정보 보호 체계와 내부 통제 수준을 꾸준히 높여야 하는 이유다. 쿠팡의 경쟁력은 여러 갈래에서 나온다. 전국 물류망, 빠른 배송 경험, 강한 앱 이용 습관, 멤버십 기반 충성 고객, 기술 인프라, 다양한 생활 서비스가 함께 작동하고 있다. 단일 사업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힘으로 성장해 온 회사다. 넘어야 할 산도 분명히 존재한다. 물류 투자 부담은 계속되고 경쟁사들도 배송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공정거래와 개인정보 보호, 노동 환경에 대한 사회적 기준도 갈수록 높아진다. 해외 사업은 또 다른 투자와 시행착오를 요구한다. 성장 공식이 한국 시장에서 통했다고 해서 다른 시장에서도 그대로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쿠팡은 지금 전자상거래 기업을 넘어 생활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를 넓히는 전환기에 서 있다. 물건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배송과 콘텐츠, 음식배달, 광고, 데이터 서비스까지 일상 전반을 연결하려는 시도다. 앞으로의 평가는 단순 매출 증가보다 얼마나 지속 가능하고 신뢰받는 플랫폼이 되느냐에 달릴 가능성이 크다. 소셜커머스로 출발했던 작은 회사는 한국 소비자의 주문 습관을 바꾸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제 시장이 지켜보는 다음 장면은 더 빠른 배송이 아니라 더 단단한 신뢰와 더 넓은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낼 수 있느냐다.
2026-04-28 07:4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