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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게임, 일본서 '제2 블루아카' 찾는다…TGS에 서브컬처 신작 집결
[경제일보] 넥슨게임즈와 넷마블,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가 일본에서 서브컬처 신작을 한꺼번에 선보인다.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기존 흥행작에 기대온 국내 게임사들이 캐릭터와 이야기 중심의 지식재산(IP)으로 장르와 매출원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출시 전 팬덤의 반응을 확인할 무대로 일본을 택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들 게임사는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리는 ‘도쿄게임쇼(TGS) 2026’에 참가한다. 올해 TGS는 17~18일 기업 대상 행사에 이어 19~21일 사흘간 일반 관람객을 받는다. 이번 전시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전략은 게임 설명보다 캐릭터 경험을 먼저 파는 방식이다. 시연대 옆에 성우와 코스플레이어가 출연하는 무대를 만들고 게임 속 장소를 현실 공간으로 옮긴다. 아크릴 스탠드와 포토카드 등 굿즈도 출시 전부터 내놓는다. 이용자가 캐릭터와 세계관에 애착을 갖게 한 뒤 게임과 2차 창작, 상품 소비로 이어지도록 접점을 넓히는 것이다. 일본은 이 전략의 성패를 확인하기 좋은 시장이다. 센서타워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는 2021년 일본 출시 후 4년간 글로벌 누적 매출 약 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73.1%가 일본에서 나왔다. 당시 최근 1년간 일본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 10위권에도 서브컬처 게임 6종이 포함됐다. 넥슨게임즈는 블루 아카이브는 올해 1월 5주년 업데이트 직후에도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라 현지 출시 후 13번째 정상을 기록했다.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이용자의 눈높이를 넘지 못하면 신작이 빠르게 밀려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가장 직접적으로 블루 아카이브의 뒤를 잇는 작품은 넥슨게임즈의 ‘파레이돌리아’다. ‘프로젝트 RX’로 개발해 온 이 게임은 블루 아카이브 제작 조직인 IO본부 산하 RX스튜디오가 맡았다. 이용자는 지구와 닮은 세계의 ‘아니마시’에서 부흥센터장으로 일하며 특별한 능력을 지닌 ‘메이츠’들과 도시의 문제를 해결한다. 언리얼 엔진5 기반 3D 그래픽으로 전투와 캐릭터 교감, 생활 콘텐츠를 함께 구현한다. TGS는 파레이돌리아의 첫 시연 무대다. 넥슨게임즈는 게임의 거점인 ‘타소가레관’을 재현한 부스를 꾸미고 등장인물 코스프레와 체험 행사, 한정 상품을 선보인다. 전작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반복하는지를 넘어 일상과 교감을 강조한 새 세계관이 일본 이용자에게 독자적인 매력으로 받아들여지는지가 첫 평가 대상이다. 넷마블은 TGS 출품작 3종 가운데 서브컬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펄 인 블루’를 처음 시연한다. 카툰 렌더링 방식의 3D 전투에 청춘 러브코미디를 결합한 작품이다. 도시를 지키는 캐릭터들의 전투와 일상을 함께 보여주며 전투 성능뿐 아니라 등장인물 간 관계와 대화를 주요 소비 요소로 내세운다. 현장에서는 캐릭터 4명의 일본 성우진이 주요 장면을 직접 연기하고 관람객과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일본 코스플레이어와 캐릭터 굿즈도 배치한다. 넷마블은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도 함께 출품해 일본 IP 기반 게임과 자체 서브컬처 신작을 동시에 시험한다. 펄 인 블루의 정식 출시 일정과 구체적인 사업모델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엔씨는 디나미스 원이 개발하고 자사가 퍼블리싱할 ‘아스트라에 오라티오’를 단독 부스로 내세운다. 마법과 현대적 일상을 결합한 이른바 ‘신전기’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서브컬처 RPG다. MMORPG 비중이 높은 엔씨에는 기존 이용자층 밖에서 캐릭터 중심 게임의 개발·서비스 역량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일본 이용자와의 접점은 TGS 이전부터 넓혀왔다. 엔씨는 지난달 일본 코믹마켓에서 티저 아트북과 굿즈를 선보였으며, 회사 측에 따르면 준비한 아트북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현재 첫 비공개시험(CBT)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지만 시험 일정과 정식 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전시 현장의 관심이 실제 테스트 참여와 게임 잔존율로 이어지는지가 엔씨의 장르 다변화를 판단할 첫 지표다. 스마일게이트는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와 ‘데드 어카운트: 두 개의 푸른 불꽃’을 한 부스에 나눠 배치한다. 미래시 공간에는 캐릭터의 일화를 담은 영상을 상영하는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게이트와 4면 LED 타워를 설치한다. 일본 코스플레이어 이오리 모에와 에나코가 출연하는 무대와 시연·굿즈 행사도 마련한다. 데드 어카운트는 와타나베 시즈무 작가가 2023년부터 연재한 동명 일본 만화를 팀 기반 로그라이트 RPG로 옮긴 작품이다. 원작 인지도를 활용해 초기 이용자를 모을 수 있지만 만화 독자를 게임 이용자로 전환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체 세계관을 내세운 미래시와 일본 원작을 활용한 데드 어카운트를 함께 선보이며 현지에서 두 가지 IP 확장 방식을 비교하게 된다. TGS 현장의 줄과 굿즈 소진만으로 흥행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시연 뒤 사전예약과 공식 채널 구독이 얼마나 늘었는지, 출시 후 일본 이용자가 얼마나 오래 남고 캐릭터에 비용을 지불하는지가 사업성을 가른다. 네 회사가 일본에서 확보한 팬덤을 게임 매출과 장기 IP로 연결한다면 국내 게임업계의 장르 다변화도 일회성 신작 출시를 넘어 새로운 성장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6-09-06 11: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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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에 200만달러 낸 베이스…美 반덤핑 재심 한국알미늄 모회사 최대주주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 회사에 200만달러를 지급한 국내 ㈜베이스가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 관세 재심을 받고 있는 한국알미늄의 모회사 까뮤이앤씨 최대주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스와 트럼프 측의 거래, 한국알미늄의 미국 관세 절차가 각각 진행되는 가운데 두 회사가 지분관계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국내외 공개자료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1일 한국거래소 공시와 미국 정부·의회 자료를 종합하면 베이스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까뮤이앤씨의 최대주주다. 까뮤이앤씨는 한국알미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베이스의 200만달러 지급과 한국알미늄의 관세 문제 사이에 청탁이나 대가관계가 있었다고 볼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베이스와 트럼프 측은 해당 자금이 골프장 사업과 관련한 정상적인 계약에 따라 지급된 돈이라는 입장이다. ◆ 美 재산공개서에 등장한 베이스 200만달러 거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공개 자료에서 확인된다. 미국 정부윤리청에 제출된 연례 재산공개서에는 트럼프 대통령 측 회사가 베이스와 의향서를 체결했고, 이 계약과 관련해 200만달러의 ‘환불되지 않는 개발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트럼프오거니제이션은 이후 이 의향서가 지난해 8월 베이스와 체결한 골프장 관련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확한 지급 날짜와 금액 산정 근거, 양측이 체결한 의향서 전문은 공개되지 않았다. ◆ 베이스 최대주주는 까뮤이앤씨…한국알미늄까지 이어져 베이스는 공시상 경영·재무컨설팅업체다. 지난 7월 24일 공시 기준 까뮤이앤씨 지분 44.21%를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주주와 관계인 지분을 합하면 54.67%다. 까뮤이앤씨는 다시 한국알미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알미늄은 알루미늄 호일과 식품·의약품 포장재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한국알미늄의 미국 관세 문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미 상무부는 2022년 중국산 알루미늄 원재료를 한국에서 가공한 뒤 미국으로 수출한 제품이 기존 반덤핑·상계관세 명령을 우회한 것인지 조사에 착수했다. 상무부는 이듬해 11월 한국에서 생산된 일부 알루미늄 제품을 기존 관세명령의 우회 대상으로 판단했다. 당시 공개된 기업 명단에는 한국알미늄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포함됐다. ◆ 28.01% 적용받던 한국알미늄…다음 재심선 105.80% 가능성 이후 한국알미늄에 대해서는 실제 반덤핑률을 정하기 위한 행정재심이 진행됐다. 앞선 재심에서는 별도세율 적용 업체로 인정돼 올해 5월 수정 최종결과에서 28.01%의 가중평균 덤핑마진을 적용받았다. 하지만 지난 7월 공개된 다음 행정재심 예비결과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미 상무부는 한국알미늄을 비롯한 일부 업체가 별도세율 신청서나 인증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도세율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국알미늄은 예비적으로 중국 전체에 적용되는 단일세율 대상에 포함됐다. 최종 결과에서도 같은 판단이 유지될 경우 적용되는 반덤핑률은 105.80%다. 현재까지 공개된 상무부 결정만 놓고 보면 베이스가 트럼프 측에 200만달러를 지급한 뒤 한국알미늄이 관세상 혜택을 받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 ◆ 골프장 사업비라는데…하남서 사업 구체화 베이스와 트럼프 측이 200만달러의 지급 근거로 밝힌 골프장 사업은 올해 들어 국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하남시에 따르면 에릭 트럼프 트럼프오거니제이션 총괄부사장은 지난 2월 경기 하남시 위례 성남골프장 부지를 둘러봤다. 그로부터 6개월 뒤 트럼프오거니제이션은 베이스와 함께 하남시 학암동에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코리아’를 개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측은 앞서 받은 200만달러가 골프장 사업과 관련한 개발수수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체결된 의향서에 담긴 사업과 올해 발표된 하남 골프장 사업이 같은 사업인지는 아직 공개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 美 상원, 베이스 이어 상무부에도 자료 요구 미국 정치권도 두 사안을 함께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리처드 블루먼솔, 앤디 김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달 김성집 베이스그룹 회장에게 200만달러의 지급 시점과 방식, 계약 내용, 트럼프 측과의 접촉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의원들은 한국알미늄의 관세 문제를 트럼프 측이나 미국 정부 관계자와 논의한 적이 있는지도 물었다. 이어 론 와이든 미 상원 재무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베이스·한국알미늄 관계자와 상무부 사이의 접촉 자료를 요구했다. 와이든 의원은 미 행정부가 200만달러 지급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백악관과 상무부가 두 회사의 관세 문제를 놓고 연락을 주고받았는지도 확인해 달라고 했다. 상무부에 제시된 답변 시한은 9월 1일이다. 미 상원이 들여다보는 대목은 결국 하나다. 200만달러가 오간 전후 베이스와 한국알미늄 관계자들이 미 행정부와 접촉했는지, 접촉했다면 그 자리에서 무엇이 오갔는지다.
2026-09-01 1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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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인선 '밀실 합의', 사법독립 위해서라도 끝내야
[경제일보] 대법관을 뽑는 절차는 법에 정해져 있다. 후보를 천거받아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심사하고, 대법원장이 그 가운데 한 사람을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국회가 동의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런데 법에는 없는 절차 하나가 마지막 관문처럼 작동해 왔다. 대법원과 대통령실이 최종 후보를 놓고 사전에 의견을 맞추는 물밑 협의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다음 달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 제청했다. 그동안 대법원장이 대통령실과 후보를 조율한 뒤 대통령을 만나 제청해 온 관행과 달랐다. 청와대는 “협의를 건너뛴 유례없는 일방 통보”라며 반발했고, 손 후보 제청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번 일을 조희대 대법원장과 이재명 대통령 가운데 누가 맞느냐는 싸움으로 보면 본질을 놓친다. 헌법 제104조는 대법관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제청권과 동의권, 임명권을 세 기관에 나눠 놓은 것이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후보를 미리 합의해야 한다는 절차는 헌법에도 법률에도 없다.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관행이 헌법상 절차가 될 수는 없다. 법에 없는 관행이 실제 인선에서는 법정 절차만큼이나 강하게 작동해 왔다. 양측이 뜻을 맞추면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 합의가 깨지면 지금처럼 제청과 임명 절차가 멈춘다. 누가 언제까지 양보해야 하는지,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를 돌려보낼 수 있는지, 대법원장이 다시 후보를 골라야 하는지 정해진 기준도 없다. 관행은 합의가 될 때 편리하다. 갈등이 생겼을 때 작동하는 것이 제도다. 앞단의 절차는 오히려 꽤 공개돼 있다. 후보자를 천거받고 심사 대상자의 학력과 주요 경력, 재산 관계를 공개한다. 국민 의견도 받는다. 후보추천위가 검증 자료를 살펴 후보를 압축한다. 대법원도 이런 절차를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해 왔다. 그렇게 공개 검증을 거친 후보들이 마지막 단계에 들어가면 문이 닫힌다. 대통령실이 누구를 반대했는지, 대법원은 왜 특정 후보를 고집했는지, 어떤 기준에서 이견이 생겼는지는 국민이 알기 어렵다. 앞에서는 후보자의 재산까지 내놓고 검증받으면서 정작 마지막 한 사람을 고를 때만 물밑 협의에 맡겨 온 셈이다. 그 결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자리는 다섯 달 넘게 비었다. 후보추천위는 지난 1월 후보 4명을 추천했다. 그런데도 대법원과 대통령실의 의견 조율은 끝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18일 조 대법원장이 손 후보를 서면 제청하면서 갈등이 밖으로 터져 나왔다. 법에 없는 협의가 풀리지 않으면서 헌법기관 구성원의 공석이 길어진 것이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제청이 이뤄지기 전 기존 후보들을 상대로 후보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까지 타진했다. 대통령실과 대법원의 협의가 풀리지 않자 이미 끝난 추천 절차를 처음부터 되돌리는 방안이 검토된 것이다. 일부 후보가 반대하면서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법에 따라 후보추천위가 후보를 골랐는데 물밑 협의가 막혔다는 이유로 법정 절차를 다시 돌리려 했다면 본말이 뒤집힌다. 후보추천위보다 대통령실과 대법원의 비공식 합의가 더 높은 단계에 놓였다는 얘기가 된다. 법에 정해진 절차가 관행에 밀려서는 안 된다. 청와대도 대법원도 이 관행에 기대 왔다. 청와대가 오랜 관행을 근거로 사전 협의를 당연한 권한처럼 요구하면 대통령의 임명권이 대법원장의 제청 단계까지 뻗게 된다. 대법원도 대통령실과 협의를 이어오다가 합의가 깨진 뒤에야 독립된 제청권을 내세운다면 그동안 왜 법에 없는 절차에 기대 왔는지 설명해야 한다. 지금의 충돌은 바로 그 모순에서 시작됐다. 사법독립은 대통령의 개입을 막는 동시에 대법원장의 권한도 절차 안에 묶어 두는 일이다. 대법관은 대통령의 사람도, 대법원장의 사람도 아니다. 법률과 헌법을 최종적으로 해석하고 국민의 권리를 판단하는 자리다. 그런 사람을 뽑는 절차라면 누가 어떤 권한을 행사하는지부터 분명해야 한다. 사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법에 넣으면 된다. 누가 의견을 낼 수 있는지, 어느 범위까지 협의할 수 있는지, 언제까지 제청과 임명 절차를 끝내야 하는지 정하면 된다. 헌법상 제청권과 임명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절차라면 없애야 한다. 지금처럼 법 밖에 둔 채 합의가 될 때는 관행이라고 따르고, 틀어지면 서로 헌법상 권한을 들고나오는 방식은 더 두고 볼 일이 아니다. 앞으로 대법관 인선은 더 잦아진다. 대법관 정원이 단계적으로 26명까지 늘어나면서 현 대통령 임기 동안 새로 임명되는 대법관 수도 크게 늘어난다. 현행 일정대로라면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중 최대 22명의 대법관 임명에 관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법원의 구성이 크게 바뀌는 시기에 최종 인선 방식을 비공식 합의에 계속 맡겨 둘 수는 없다.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바뀔 때마다 인선 방식까지 달라져서는 안 된다. 두 기관장이 뜻을 맞출 때만 굴러가는 절차라면 제도라고 하기 어렵다. 사법독립을 사람의 선의나 두 사람의 관계에 맡길 수는 없다. 헌법은 대법원장에게 제청권을 주고 국회에 동의권을, 대통령에게 임명권을 줬다. 각자 자신의 권한을 행사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라는 뜻이다. 헌법이 나눠 놓은 권한을 밀실에서 다시 합칠 이유는 없다.
2026-08-24 09: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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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안 물폭탄에 산사태·침수 속출…거제·통영 강수량 역대 최고
[경제일보] 광복절 연휴 경남 남해안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침수, 도로 유실 등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거제와 통영에서는 기상관측 이후 가장 많은 1시간 강수량이 기록됐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거제에는 이날 오전 1시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의 비가 내렸다. 이는 지난 1972년 1월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1시간 강수량 기준 역대 최고치다. 통영에서도 오전 5시11분부터 1시간 동안 97.4㎜가 쏟아졌다. 지난 1968년 관측 시작 이후 가장 많은 1시간 강수량이다. 지난 15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거제 810.2㎜, 통영 678.9㎜로 집계됐다. 평년 여름철 강수량이 거제 935.1㎜, 통영 728.8㎜인 점을 고려하면 사흘 만에 여름 한철 강수량의 약 90%가 집중된 셈이다. 같은 기간 사천 삼천포에는 353.5㎜, 고성에는 334.0㎜의 비가 내렸다. 기록적 폭우에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4시42분께 거제시 옥포동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 아파트를 덮치면서 1층 주민 1명이 숨지고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오전 5시3분께 통영시 산양읍 곤리도에서도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으로 밀려들었다. 주민 1명은 하반신이 매몰됐다가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고립 사고도 잇따랐다. 거제시 양정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 침수로 주민 3명이 고립됐다가 탈출했다. 연초면 한 도로에서는 토사에 발이 빠진 시민을 소방대원들이 구조했다.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 거제 △고현동 △수월동 △옥포동 △일운면 △둔덕면 등에서는 침수된 주택과 차량에 고립됐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거제에서는 주택과 차량 침수 등으로 고립된 주민 154명이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집중호우로 거제와 통영, 사천에서는 주민 165명이 주민자치센터와 마을회관, 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99명은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재산 피해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거제에서는 건물과 점포가 침수되고 일부 점포 유리창이 파손됐다. 강한 물살에 도로 아스팔트가 뜯기는 등 도로 유실 피해도 이어졌다. 거제와 통영, 고성 등 6개 시·군에서는 포트홀을 비롯한 도로 피해 12건이 파악됐다. 추가 신고에 따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정전 피해도 발생했다. 거제 장승포·고현·연초 일대 약 1500세대와 통영 산양읍·한산면 일대 약 530세대에서 전기 공급이 끊겼다. 주요 도로와 터미널 침수로 거제와 통영, 고성 일부 지역에서는 시내·시외버스, 택시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거제와 통영의 교육시설 12곳에서도 침수 피해가 확인됐다. 부산과 경남을 합친 시설물 피해 신고는 600건을 넘어섰다. 집계된 603건 가운데 도로 장애가 332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택 침수 208건, 토사·낙석 30건, 수목 전도 등 기타 피해가 33건이었다. 호우 여파로 해상과 국립공원 통제도 이어졌다. 울릉~독도, 묵호~울릉 등 3개 항로에서 여객선 3척의 운항이 통제됐고 금정산과 지리산 등 5개 국립공원 299개 구간의 출입이 제한됐다. 경남도는 18개 전 시·군에 추가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리고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정부도 피해지역 복구 지원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피해지역에 특별교부세 30억원과 재난구호사업비 4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금은 △파손된 도로와 하천의 응급복구 △이재민 구호 △피해 주민의 긴급 생활안정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2026-08-17 14: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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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9440억 재산분할 재상고…SK 지분 지킬까, 현금화 나설까
[경제일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하면서, 9440억원 규모 재산분할금 마련 방식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상고로 판결 확정 시점은 미뤄졌지만, 대법원이 재산분할액을 그대로 확정할 경우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이번 재상고의 배경에는 재산분할금 지급 방식에 대한 양측 입장차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은 현금과 주식을 섞어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판결 주문대로 전액 현금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이 일부 주식 지급을 제안했으나 노 관장 측이 현금 지급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금 9440억’ 부담…재상고로 시간은 벌었지만 16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 7월 24일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 측은 재상고 기한 만료일인 지난 14일 다시 대법원 판단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재상고심이 사실관계를 다시 따지는 절차가 아니라 법률 판단을 다루는 절차인 만큼, 파기환송심 결론이 크게 뒤집힐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만 최 회장 측으로서는 판결 확정 시점이 늦춰지는 동안 지급 방식과 재원 마련 방안을 조율할 시간을 벌게 됐다. 재상고가 기각돼 판결이 확정되면 최 회장은 재산분할금을 지급해야 한다. 지급이 늦어질 경우 연 5% 수준의 지연이자가 붙어 하루 약 1억3000만원, 연간 약 472억원의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 관장 측이 9440억원 현금 지급을 고수하면서 최 회장 측이 재상고에 나섰고, 이에 따라 하루 1억3000만원 수준의 지연이자 부담도 일단 현실화하지 않게 됐다. ◆시나리오①, SK㈜ 지분은 지키고 담보대출 확대 재계가 보는 첫 번째 시나리오는 최 회장이 SK㈜ 지분을 직접 팔지 않고 추가 차입과 다른 자산 매각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최 회장은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최대주주다. SK㈜ 지분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만큼,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가능한 한 이 지분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가장 현실적인 수단은 주식담보대출이다. 주식을 팔지 않고 현금을 확보할 수 있어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는 가장 부담이 작은 방식으로 꼽힌다. 다만 이미 상당한 주식담보대출이 설정돼 있다는 점이 변수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대량보유상황보고서 기준 한국증권금융에 118만4616주를 담보로 제공해 4000억원을, 하나은행에 34만276주를 담보로 제공해 365억원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대출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질권설정 주식까지 포함하면 담보 제공 주식은 272만8955주로, 공시상 확인되는 대출만 4365억원 규로모 전해진다. 추가 대출이 가능하더라도 부담은 작지 않다. 부족한 금액을 5000억~6000억원으로 가정하면 총 차입 규모는 1조원 안팎으로 커질 수 있다. 금리를 연 4%로 단순 계산해도 연 이자 부담만 400억원을 넘는다. SK㈜ 주가가 하락할 경우 담보 가치가 줄어 추가 담보 요구나 반대매매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시나리오②, SK실트론 등 개인 자산 매각 두 번째 시나리오는 SK㈜ 지분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SK실트론 지분 등 개인 자산을 현금화하는 방식이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은 재산분할금 마련 과정에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재계에서는 SK실트론 지분 매각이 성사될 경우 상당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비상장사 지분인 만큼 매각 시점과 가격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재산분할금 마련 방안으로 SK㈜ 주식담보대출과 SK실트론 지분 매각 가능성을 함께 거론했다. 다만 비상장 지분은 거래 상대방을 찾아야 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지분이 아닌 경우 기대한 만큼의 현금이 바로 확보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재산분할금은 현금 지급이 원칙이어서, 지분 가치와 실제 현금화 가능액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세금과 거래 비용, 매각 조건 등을 감안하면 지분 평가액이 곧바로 가용 현금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부족분은 담보대출이나 배당 수입 등으로 메워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나리오③, SK㈜ 지분 일부 매각…가능성은 제한적 세 번째 시나리오는 SK㈜ 지분 일부를 직접 매각하는 방식이다. 가장 빠르게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최 회장 입장에서는 가장 부담이 큰 선택지다. SK㈜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최 회장이 보유 지분을 줄이면 시장은 곧바로 경영권 안정성과 지배구조 변화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SK그룹은 과거 소버린 사태를 겪으며 경영권 방어의 중요성을 경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SK㈜ 지분 매각을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둘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현금 마련이 여의치 않고, 주식담보대출과 비상장 지분 매각만으로 9440억원을 맞추기 어렵다면 일부 지분 현금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한국CXO연구소도 최 회장의 자금 마련 방안으로 SK㈜ 지분 일부는 담보대출을 받고 일부는 직접 매각하는 방식이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다만 SK㈜ 지분을 매각할 경우 지배구조와 주가에 미치는 파장이 커 최 회장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주가가 핵심 변수…배당 확대 가능성도 거론 어떤 시나리오를 택하든 핵심 변수는 SK㈜ 주가다. 주가가 높게 유지되면 담보대출 여력이 커지고, 지분 일부를 매각하더라도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이 늘어난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같은 금액을 빌리기 위해 더 많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야 하고, 담보비율 관리 부담도 커진다. SK㈜ 주가는 재산분할 판결 이후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SK㈜의 지분 가치가 크게 올라 담보대출 가능 여력이 커졌다는 분석도 있지만, 최근 주가 급등락은 최 회장의 자금조달 시나리오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배당 확대도 거론된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 등 SK㈜가 지분을 보유한 주요 계열사의 배당이 늘어나면 지주사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최 회장 개인의 배당 수입도 늘어날 수 있다. 다만 배당만으로 9440억원을 단기간에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재상고 이후에도 남은 과제는 ‘현금 확보’ 이번 재상고로 최 회장은 판결 확정과 지연이자 부담 현실화를 일단 늦추게 됐다. 그러나 대법원이 파기환송심 판단을 유지할 경우 9440억원 현금 마련이라는 과제는 그대로 남는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SK㈜ 지분을 최대한 지키는 방향에서 주식담보대출, SK실트론 등 개인 자산 매각, 배당 수입 확대를 조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에게 SK㈜ 지분은 단순한 금융자산이 아니라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라며 “지분 매각은 시장에 주는 신호가 크기 때문에 우선은 담보대출과 비상장 자산 현금화, 배당 등을 조합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26-08-16 17:5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