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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원장 후임도 음주 전력…경찰병원 인사, 누가 책임지나
[경제일보] 공공기관 인사의 신뢰는 임명장보다 그 자리에 앉힐 사람을 어떻게 검증했느냐에서 출발한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기관이라면 전문성뿐 아니라 준법 의식과 공직 윤리가 엄격한 기준이 돼야 한다. 경찰병원에서 벌어진 인사 논란은 그 원칙이 얼마나 허술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 경찰병원장은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로 직위해제된 데 이어 올해 6월 29일 해임됐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음주운전을 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고 현장을 떠난 사실이 문제가 됐다. 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그다음 인사다. 경찰청은 원장의 직위해제 당일 진료1부장을 원장 직무대리로 지정했다. 그런데 이 인물 역시 2024년 8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경찰청은 해당 전력을 알고도 이미 징계를 받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직무대리를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비판이 제기되자 지난해 12월 12일 직무대리 지정을 해제하고 진료2부장으로 교체했다. 음주운전으로 물러난 기관장의 빈자리를 음주운전 징계 전력자에게 맡긴 것이다. 인력 운용상의 사정이 있었다고 해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여기서 따져야 할 것은 단순히 검증을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징계 전력을 알고 있었다면 그 사실을 인사 판단에 어떻게 반영했는지가 핵심이다. 직무대리 지정에 적용한 기준은 무엇이었고, 다른 후보자는 검토했으며, 최종 결정은 누가 내렸는지 설명해야 한다. 물론 과거의 비위 전력이 있다고 해서 모든 공직에서 영구히 배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징계의 경중과 발생 시점, 재발 여부, 직무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미 징계를 마친 사람에게 또 다른 불이익을 주는 문제도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그러나 경찰병원 사례는 일반적인 인사와 사정이 다르다. 바로 앞선 기관장이 음주운전 사고로 직위해제된 상황이었다. 조직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시기에 같은 종류의 징계 전력을 가진 인물을 지휘부에 앉히는 결정이 어떤 메시지를 줄지 충분히 고려했어야 했다. 인사권자의 판단에는 법적 결격 여부를 넘어 조직의 신뢰와 직무 적합성을 살피는 책임이 따른다. 이번 논란은 장기간 이어진 병원장 공백과 맞물려 더욱 무겁다. 경찰병원은 약 1년 동안 정식 원장 없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정원 678명 가운데 52명이 비어 있었고, 전문의 부족으로 올해 진료·시술·검사 시간이 주당 총 69시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인력 부족과 진료 축소의 원인을 모두 원장 공백이나 인사 논란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기관 운영의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수장 인선과 직무대리 지정이 잇따라 논란을 빚었다는 사실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공공기관 인사에서 책임은 단계별로 구분돼야 한다. 후보자를 추천한 사람은 어떤 기준으로 적임자를 판단했는지, 검증 담당자는 어떤 사실을 확인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이어서 최종 결정권자는 그 자료를 바탕으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검증에서 중요한 사실을 놓쳤다면 확인 절차를 점검해야 한다. 반대로 문제를 알고도 임명하거나 지정했다면 그 판단의 합리성과 적절성을 따져야 한다. 모든 인사 논란을 실무자의 검증 부실로 돌려서는 책임 소재가 흐려진다. 인사권은 권한인 동시에 책임이다. 정식 경찰병원장 임용 절차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경찰청은 지난 8월 채용공고를 내고 인사혁신처 주관으로 임용후보자 선발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는 전문성과 조직 운영 능력은 물론 공직 윤리까지 충분히 검토해 인사 논란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제도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추천·검증·임명 또는 직무대리 지정 단계별로 판단 근거와 책임자를 기록하고, 중대한 비위 전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 개인정보와 정당한 비공개 사유는 보호하되, 인사 논란이 발생했을 때 절차의 적정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록은 남겨야 한다. 부실한 판단이 확인된다면 독립적인 사후 점검을 통해 원인을 밝혀야 한다. 고의적인 은폐나 중대한 과실이 드러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것이 마땅하다. 반면 결과가 논란을 빚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인사 담당자에게 기계적으로 책임을 전가해서도 안 된다. 공공기관은 특정 정권이나 인사권자의 전리품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다. 그만큼 인사 결정에는 일관된 기준과 설명 가능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번 경찰병원 사태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누가 자리를 차지했느냐만이 아니다. 이미 알려진 징계 전력을 누가 검토했고, 어떤 이유로 적절하다고 판단했느냐가 밝혀져야 한다. 또 그 판단에 대한 감독은 제대로 이뤄졌는가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사람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인사 실패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판단을 되풀이하지 않을 제도를 남겨야 한다. 공직 인사의 신뢰는 임명권을 행사하는 순간이 아니라 그 결정에 끝까지 책임지는 데서 회복된다.
2026-10-12 11: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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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디, 현업이 만든 AI 에이전트 42개 구축
[경제일보] 디지털 광고기업 플레이디가 현업 직원들이 직접 설계한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업무 자동화 도구 42개를 구축했다. 단순히 생성형 AI를 이용하는 단계를 넘어 반복 업무의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과 광고 문구 작성까지 하나의 업무 흐름으로 자동화하는 전사적 AI 전환에 나섰다. SOOP 계열사 플레이디는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약 6개월간 ‘AI TF 2기’를 운영해 AI 에이전트와 자동화 도구 42개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의 특징은 개발조직이 일괄적으로 도구를 만들어 배포한 것이 아니라 각 조직의 실무자가 업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직접 발굴했다는 점이다. 조직별 ‘AI 파트너’가 반복 작업을 선정하고 이를 에이전트나 자동화 도구로 구현했다. 플레이디는 실무 교육과 AI 도구를 지원하고 조직별 활용 사례와 성과를 공유했다. 대표 사례는 광고기획자(AE)가 개발한 ‘AI 키워드 인사이트 솔루션’이다. 시드 키워드 하나를 입력하면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소비자 관심과 경쟁 상황을 정리해 전략과 광고 문구까지 제안한다. 기존에는 해당 작업에 담당자 한 명당 약 1~2일이 필요했지만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약 20분 만에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플레이디는 해당 에이전트가 도출한 인사이트와 전략을 광고주 제안에 적용해 글로벌 뷰티 광고주를 수주하는 성과도 냈다고 설명했다. 현업에서 만든 자동화 도구는 광고 업무 전반으로 확산됐다. 경쟁사의 광고 소재를 자동으로 수집·분석하는 에이전트와 비슷한 구도의 연출 이미지를 반복 제작하는 자동화 도구, 광고 문구와 소재가 심의 기준에 맞는지를 점검하는 AI 에이전트 등이 개발됐다. 광고업은 매체와 경쟁사 분석, 키워드 분류, 소재 변형, 심의 확인처럼 반복 작업이 많다. 동시에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 여러 매체에서 시험하고 성과에 따라 수정해야 한다. 플레이디는 반복 작업을 AI에 맡기고 직원들이 전략 수립과 성과 분석, 광고주 커뮤니케이션 등 판단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AI TF는 지난해 7월 처음 출범했다. 1기가 조직별 AI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하는 단계였다면 2기는 개별 도구를 실제 업무 흐름에 연결하고 사업 성과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플레이디는 올해 3월 AI 전담조직 ‘AX 유닛(Unit)’을 신설하고 내부 업무 자동화뿐 아니라 광고 제작과 운영, 생성형 AI 검색 최적화(GEO)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GEO 서비스는 6월 기준 36개 광고주의 46개 사이트를 진단했다. 연간 약 5000억원 규모의 광고를 운영하며 축적한 데이터와 현장 경험을 AI 서비스에 결합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내부 생산성 개선과 외부 AI 마케팅 사업을 연결하는 실험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업에서 효과가 확인된 에이전트를 표준화하면 광고주 대상 솔루션이나 컨설팅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플레이디를 인수한 SOOP의 광고·콘텐츠 사업과 연계할 여지도 있다. 관건은 42개 도구 가운데 실제 사용이 정착되는 비율이다. 현업 직원이 만든 에이전트는 업무 적합성이 높지만 모델과 광고 플랫폼이 바뀔 때마다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광고주 정보 유출과 생성 결과의 오류, 저작권 침해, 광고 심의 오판을 막기 위한 데이터 접근권한과 사람의 최종 승인 절차도 갖춰야 한다. 안다희 플레이디 AI TF 리더는 “구성원들이 업무의 개선 지점을 직접 발굴하고 이를 AI 에이전트와 자동화로 구현해 실제 현업에 적용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라며 “우수 사례를 전사로 확산해 생산성을 높이고 구성원들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플레이디의 다음 과제는 구축한 에이전트의 수보다 실제 절감 시간과 이용률, 광고 성과를 체계적으로 측정하는 일이다. 현업 주도형 AI 전환이 일회성 TF를 넘어 지속적인 업무 체계로 자리 잡는다면 내부 비용 절감뿐 아니라 신규 광고주 확보와 AI 마케팅 사업 확대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2026-09-02 12: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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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막자 지수형 ETF로…고위험 자금 이동
[경제일보]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투자 문턱을 높이자 고위험 투자 자금이 지수형 ETF(상장지수펀드)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등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는 수천억원대 자금이 유입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몰렸던 투기성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작은 지수형 상품으로 옮겨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변동성은 일부 진정됐지만 레버리지 투자 선호가 구조적으로 낮아졌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규제 시행일인 지난 7월 31일 이후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통계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10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ETF CHECK 집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지수형 ETF 네 종목에 순유입된 자금만 1조원을 훌쩍 넘는다. KODEX 레버리지가 448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ODEX 코스닥150 4237억원, KODEX 200 3827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1817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대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같은 기간 자금이 빠져나갔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가 2002억원 순유출로 이탈 규모가 가장 컸고,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1214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서도 1025억원이 빠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서 빠진 돈, 지수형 ETF로 자금 흐름은 규제 시행 전후로 뚜렷하게 갈렸다. 7월만 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두 배로 베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과 SK하이닉스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이 거래대금 상위권을 독차지했다. 규제 시행 이후에는 판도가 뒤집혔다. 거래대금 상위권은 KODEX 200, KODEX 레버리지, KODEX 인버스, KODEX 200선물인버스2X,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같은 지수형 상품으로 채워졌다. 한때 거래대금 1위를 다투던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순위는 지난 7일 13위까지 내려앉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개별 종목에 집중됐던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시장 전체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분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기본예탁금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매수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며 “다만 고위험 성향 투자자금이 완전히 빠져나갔다기보다 지수형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으로 일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일반 개인투자자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상장지수증권)을 새로 사거나 추가 매수할 경우 현금 3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을 보유하도록 했다. 기존 기본예탁금 1000만원에서 문턱을 세 배로 높인 것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위원회는 과열 양상을 보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시장의 수요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를 지난 7월 31일로 앞당겨 시행한다고 밝혔다. ◆거래대금 급감…당국 규제 1차 효과 당국 조치는 단기적으로 효과를 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키움증권 분석을 인용해 금융당국 조치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 비중이 지난 7월 30일 코스피 거래대금의 33.4%에서 7월 31일 6.6%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거래 비중이 하루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기본예탁금 상향 조치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매수 수요를 빠르게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초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던 레버리지 거래가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 하루 수익률의 두 배 안팎을 추종하는 구조다.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급락하면 손실도 빠르게 확대된다. 특히 기초자산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코스피 내 비중이 큰 종목일 경우 레버리지 ETF의 매매와 헤지 수요가 다시 현물 주가와 지수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기본예탁금 상향, 신규 상장 제한, 광고 제한 등 보완 조치에 나선 것도 이 같은 구조적 위험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대형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 증시의 레버리지 ETF 청산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은 한국 증시에서 레버리지 ETF 청산이 완료됐고 헤지펀드 디레버리징도 약 90% 진행됐다고 봤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아시아태평양 트레이딩 전략 헤드는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ETF 손실을 약 387억달러로 추정했다. ◆풍선효과인가, 정상화인가 다만 지수형 ETF로의 자금 이동을 모두 단일종목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규제 시행 이후 전체 ETF 시장의 거래대금이 함께 줄어든 데다, 최근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강하게 반등하면서 코스닥 지수형 상품의 투자 매력이 커진 측면도 있어서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KODEX 코스닥150과 코스닥150레버리지로 자금이 들어온 것은 단일종목 규제의 영향도 있지만, 코스닥 반등 기대가 맞물린 결과로 봐야 한다”며 “모든 자금 이동을 규제 회피성 수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수형 ETF는 단일종목 상품보다 분산 효과가 있다.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은 여러 종목으로 구성돼 있어 특정 기업 실적이나 뉴스에 따른 급등락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 때문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보다 시장 안정성 측면에서는 부담이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레버리지 구조 자체의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수형 레버리지 ETF도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손실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 특히 장기 보유 시에는 기초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변동성 누적으로 수익률이 기대와 달라질 수 있다. ◆레버리지 선호가 끝났나 이번 규제의 1차 효과는 개별 종목 쏠림 완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던 레버리지 거래가 줄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우던 일부 수급 요인은 완화됐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위험을 낮춘 것인지, 위험의 종류를 바꾼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지수형 ETF와 인버스 상품으로 옮겨간다면 시장 전체의 방향성에 베팅하는 거래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 지수형 상품은 단일종목보다 분산돼 있지만, 시장 급등락 국면에서는 오히려 지수 변동성을 증폭시킬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불가피했지만, 고위험 투자 수요가 지수형 상품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며 “상품별 규제보다 투자자가 레버리지 ETF의 손익 구조와 장기 보유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국 입장에서도 과제는 남아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는 시장 과열을 누그러뜨리는 데 일정 부분 효과를 냈다. 그러나 자금이 다른 고위험 상품으로 옮겨가는 상황까지 관리하려면 판매 과정의 위험 고지, 투자자 적합성 확인, 상품 구조 설명을 더 강화해야 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특정 종목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며 “시장 안정 효과와 자금 이동 양상을 함께 보면서 필요하면 추가 보완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8월 자본시장 전망은? 8월 증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효과와 반도체주 수급 안정 여부가 흐름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금융당국 조치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 비중은 급감했고,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고위험 자금이 지수형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시장 전체의 방향성에 베팅하는 거래가 다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글로벌 변수도 부담이다. 로이터는 10일 아시아 증시가 소폭 상승했지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67% 안팎에서 움직이고 대규모 국채 발행을 앞두고 있어 글로벌 금리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와 환율, 미국 기술주 흐름이 다시 흔들릴 경우 외국인 수급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은 한국 증시의 부담 요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가 줄면서 시장의 급격한 쏠림은 완화됐지만, 지수형 레버리지와 인버스 거래가 늘면 변동성의 형태만 달라질 수 있다”며 “8월 코스피는 반도체 실적 기대, 외국인 수급, 레버리지 자금 이동을 함께 보면서 당분간 6000선 초반에서 6500선 사이의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26-08-10 14: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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