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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증시와 AI 대전환, 금융의 기본과 상식부터 바로 세워라
[경제일보]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대내외 불확실성의 파고에 휘청이고 있다. 코스피는 급락과 급등을 거듭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최근의 급락은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겹친 결과다. 그러나 외부 충격이 시장을 흔들 수는 있어도 시장의 체력과 감독 체계의 허점을 대신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필요한 것은 임기응변식 처방이나 장밋빛 전망이 아니다. 위험을 직시하고 기본과 상식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자본시장을 지탱하는 기둥은 신뢰와 공정성이다. 기업의 실적과 가치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투자자가 같은 정보와 규칙 아래 경쟁하며 위험이 합리적으로 관리된다는 믿음이 있어야 자본이 모인다. 이 토대가 무너지면 주가 부양책을 쏟아내도 불신은 사라지지 않는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역할은 지수를 인위적으로 떠받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공정하게 작동하도록 규칙을 세우고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책임은 무겁다. 외국인 자금 흐름과 시장 유동성, 신용거래와 레버리지 위험을 면밀히 점검하고 손실이 금융회사와 투자자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살펴야 한다. 위기 징후를 놓친 뒤 대책을 내놓는 것은 감독이 아니라 뒷북이다. 불공정 거래와 시세 조종, 미공개 정보 이용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시장 안정 조치는 신속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원칙과 투명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정책 방향이 흔들리고 불공정 행위에 대한 대응마저 미온적이라면 당국 스스로 시장의 신뢰를 허무는 셈이다. 더 근본적인 과제는 AI를 중심으로 한 산업 대전환이다. 이번 증시 급락을 일시적인 수급 충격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AI가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 구조, 글로벌 자본의 투자 지형을 동시에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대형주가 증시를 이끄는 상황에서 AI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 국내 시장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안주한 채 AI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놓친다면 시장의 불안은 산업 경쟁력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경고음이 될 수 있다. AI 시대의 승부는 메모리 반도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시스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첨단 제조와 서비스 혁신이 맞물려야 한다. 정부는 특정 기업에 대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연구개발 투자와 전문 인재 양성, 안정적인 전력 공급, 규제 개선을 아우르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대기업에 집중된 성과가 중소·벤처기업의 기술 혁신과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산업 생태계도 정비해야 한다. 지원금만 늘리고 낡은 규제와 경직된 제도를 방치하는 것은 혁신이 아니라 재정 낭비다. 기업의 책임도 막중하다. 정부 지원이나 시장의 기대에 기대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연구개발과 사업 구조 전환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주주와 투자자에게 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유행하는 기술에 편승하거나 단기 실적을 부풀리는 경영으로는 지속 가능한 기업 가치를 만들 수 없다. 자본시장 역시 투기적 기대보다 기업의 실력과 미래 현금흐름을 평가하는 본연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자유시장경제는 방임과 동의어가 아니다. 공정한 규칙과 책임 있는 감독이 뒷받침돼야 자유로운 경쟁이 혁신을 낳고 자본도 생산적인 곳으로 흐른다. 정부는 시장을 통제하려는 유혹을 버리고, 기업은 기술과 실적으로 답하며, 금융당국은 감독의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 정치권도 주가 상승을 성과로 내세우기보다 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제도 개혁에 힘을 쏟아야 한다. 위기 때마다 대책만 늘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 흔들리는 증시를 바로잡는 출발점은 지수 방어가 아니라 신뢰 회복이다. 시장의 공정성을 바로 세우고 AI 대전환에 필요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단기 충격을 넘어 자본시장과 실물경제의 체질을 바꿀 수 있다. 금융의 기본을 지키지 못한 채 기술 혁신만 외쳐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2026-10-16 09: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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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은 뒷전, 정쟁에 갇힌 국정감사
[경제일보]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지만 국회 곳곳에서 들리는 것은 정책을 둘러싼 토론보다 여야의 거친 공방이다. 지난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공공기관장 인사자료 제출 문제로 여야가 충돌하면서 감사가 여러 차례 중단됐다. 같은 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대법관 재제청 문제 등을 둘러싸고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국정감사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장면인지 되묻게 한다. 국정감사는 헌법 제61조에 근거한 국회의 권한이다. 행정부와 공공기관의 정책 집행을 살피고 예산 낭비와 제도적 문제를 밝혀내는 것이 본래 목적이다. 정부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정책을 추궁하고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올해 국감에서도 정치적 공방이 감사의 실질적인 진행을 가로막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불거진 공공기관장 인사자료 제출 논란은 그 자체로 검증할 가치가 있는 사안이다. 기관장의 전문성과 직무 수행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 요구는 국회의 정당한 감시 활동에 속한다.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와 자료 제출 범위에 관한 법적 기준도 존중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쟁점을 합리적인 절차로 조정하지 못해 본질의가 지연됐다는 점이다. 자료 제출의 필요성과 범위를 명확히 판단하고 감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하는 것 역시 국회의 책임이다.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관 재제청 논란도 사법부의 독립과 국회의 감시권이 맞닿은 중요한 사안이다. 여야가 치열하게 논쟁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러나 고성과 막말이 앞서면 정작 확인해야 할 법적 쟁점과 제도 개선 과제는 흐려진다. 국정감사에서 충돌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모두 정쟁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정부의 부당한 행위를 밝혀내기 위한 강한 추궁은 필요하다. 문제는 논쟁의 목적이 사실 확인과 정책 개선인지, 상대 진영에 정치적 타격을 주는 데 있는지다. 여당은 정부의 잘못을 무조건 방어해서는 안 된다.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것과 정책 실패를 감싸는 것은 다르다. 야당 역시 의혹 제기만으로 견제의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비판에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정책을 문제 삼았다면 실행 가능한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이 국정감사에서 확인하고 싶은 것은 분명하다.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정부의 정책이 당초 목표를 달성했는지, 잘못된 행정으로 누가 피해를 봤으며 이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지다. 이번 국감에서도 금융권 해킹과 고객정보 보호, 국립대병원 인력난 등 국민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현안이 다뤄졌다. 이러한 문제는 국회가 감사 이후까지 추적해야 할 과제다. 금융기관의 정보보호 체계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의료인력 부족으로 발생한 진료 공백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구체적인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국정감사의 가치는 의원이 얼마나 날카롭게 질문했느냐보다 그 질문이 어떤 변화를 이끌었느냐에서 드러난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국회의 책임은 무겁다. 한국 경제는 저출생과 고령화, 생산성 둔화라는 구조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인공지능을 둘러싼 기술 경쟁은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재촉하고 있다. 국회가 관련 법률과 제도 개선을 장기간 미룬다면 기업과 국민의 정책 예측 가능성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경제적 어려움을 정치권의 정쟁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기업 투자에는 경기와 금리, 글로벌 수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그러나 국회가 해결해야 할 제도적 불확실성을 방치하는 것은 경제에 불필요한 부담을 더하는 일이다. 정치적 갈등이 불가피하다면 그 갈등을 정책의 우열을 가리는 생산적인 경쟁으로 바꿔야 한다. 서로 다른 해법을 놓고 논쟁하되 효과와 비용을 비교하고, 국민에게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의회정치의 역할이다. 국정감사의 운영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상임위원회별로 핵심 감사 과제와 정책 성과 지표를 명확히 정하고, 정부가 제출한 자료와 답변을 체계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자료 제출을 둘러싼 분쟁은 법률과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하고, 필요한 경우 비공개 열람 등 합리적인 대안도 활용할 수 있다. 감사 이후의 사후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지적 사항이 정부의 시정 조치로 이어졌는지, 예산과 제도가 실제로 개선됐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미 존재하는 국정감사 결과보고와 시정요구 처리 절차가 형식적인 문서 제출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회의 감시권은 강해야 한다. 동시에 그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도 절제와 책임이 따라야 한다. 정부의 자료 제출 거부와 부실 답변에는 엄정하게 대응하되, 국회의원 역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처럼 단정하거나 감사 시간을 정치적 공방에 소모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공자는 <논어> ‘안연’편에서 정치의 본질을 바름에 두었다. 오늘의 국회에도 필요한 기준이다. 상대를 이기는 것만으로 정치를 잘했다고 평가받을 수는 없다. 국민의 삶을 개선할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여야가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갖는 것은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정감사에서 최소한의 공통 목표마저 잃어서는 안 된다. 국정감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기간 국회가 보여줘야 할 것은 더 자극적인 폭로나 더 큰 목소리가 아니다.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국민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성과다. 정쟁에서 이기는 국회보다 국정의 잘못을 고치는 국회가 필요하다. 국정감사의 성적표는 여야의 승패가 아니라 국민에게 남긴 변화로 평가받아야 한다.
2026-10-16 09: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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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 취한 정부, 민생은 무너진다
[경제일보] 반도체가 잘나간다고 한국 경제까지 잘나가는 것은 아니다. 수출은 늘고 기업 실적은 뛰는데 일자리가 부족하고 소비가 얼어붙었다면 무슨 소용인가. 반도체 실적에 환호하는 동안 청년은 취업 문턱에서 좌절하고, 자영업자는 생존을 걱정한다. 수출의 온기와 민생의 한파가 따로 논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기둥이다. 그러나 자본과 기술 집약도가 높은 산업의 호황이 대규모 고용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가 확산할수록 생산성과 일자리가 함께 늘 것이라는 기대도 경계해야 한다. 반도체에 더 많은 지원을 쏟는 것만으로 성장과 고용을 해결할 수는 없다. 반도체가 벌어들인 부가가치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성장축이 필요하다. 답은 서비스산업에 있다. 콘텐츠와 관광, 뷰티, 금융, 물류는 기술과 창의성을 결합해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분야다. K-콘텐츠와 K-뷰티가 이미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국내 기업은 낡은 규제와 부처 간 칸막이에 발목이 잡혀 있다. 고용을 떠받치는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면 양질의 일자리와 내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 제조업만으로 성장과 고용을 모두 해결하겠다는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장기 표류가 이를 상징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개인정보 보호는 지켜야 하지만 이를 이유로 혁신의 문을 닫아걸 수는 없다. 공공성이 중요한 분야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관광·콘텐츠·물류 등은 불합리한 규제와 중복 인허가부터 정비해야 한다. 규제를 무조건 풀자는 것이 아니라 지킬 원칙과 고칠 규제를 구분하자는 것이다. 여야가 이해집단의 눈치만 보며 입법을 미루는 동안 기업은 투자를 늦추고 청년은 기회를 잃는다. 정부 지원도 달라져야 한다. 중소 서비스기업의 AI 도입과 인력 재교육을 돕되, 장비 구매나 일회성 보조금에 그쳐서는 안 된다. 업무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 매출 증가 등 생산성 개선으로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콘텐츠·뷰티·관광 기업에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해외 유통망, 금융·마케팅 지원을 연결하고, 직업훈련은 수료 인원이 아니라 실제 취업과 임금 상승으로 평가해야 한다. 예산 집행 실적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가 정책의 성적표여야 한다. 서비스산업 혁신은 제조업을 희생시키자는 주장이 아니다. 반도체 기술을 서비스와 연결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수출의 성과가 투자와 소비, 고용으로 이어지게 하자는 것이다. 제조업의 기술이 서비스 혁신을 이끌고 서비스기업의 창의성이 다시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특정 산업의 호황에 경제 전체가 매달리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경제의 성적표는 주가나 수출액만으로 매길 수 없다. 청년이 일자리를 얻었는지, 중소기업이 성장했는지, 가계의 소득과 소비가 나아졌는지를 봐야 한다.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이 좋아졌다고 경제정책까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수출 통계 뒤에 숨어 민생의 부진을 외면하는 것은 경제운용이 아니라 책임 회피다. 반도체 호황은 정부의 공이 아니라 산업이 만든 기회다. 정부가 이 기회에 취해 서비스산업 개혁을 미룬다면 오늘의 수출을 자랑하는 대가로 내일의 일자리를 잃게 된다. 반도체 성과를 자랑하기 전에 민생부터 살려라. 정부의 성적표는 수출액이 아니라 국민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매겨야 한다.
2026-10-15 17: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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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스스로 일하는 AI' 통제 기준 마련…권한·비상 제어 점검
[경제일보] 카카오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업무를 실행하는 AI 에이전트에 맞춰 윤리 관리 체계를 개편했다. AI가 사용할 권한과 데이터, 사람의 개입 범위를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점검하고, 위험 상황에서는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새 이행 체크리스트는 연내 적용한다. 카카오는 지난 13일 개발자 콘퍼런스 ‘if(kakao)26’에서 AI 윤리 원칙 ‘SPIRIT’과 이행 방식 ‘NORMA’를 공개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7월 발족한 AI&기술윤리소위원회 외부 자문단 7인과 이달 초 마련했으며, AI 안전·개인정보·정보보안·서비스 부서가 실무 검토에 참여했다. 자율 에이전트는 외부 도구와 데이터를 활용해 여러 단계의 작업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는 답변의 정확성뿐 아니라 이용자가 허용한 범위 안에서 행동하는지, 잘못된 작업을 사람이 중단할 수 있는지도 중요해진다. 카카오가 인간의 판단과 책임, 권한 통제를 새 윤리 체계의 중심에 둔 배경이다. SPIRIT은 안전, 프라이버시, 포용, 책임, 이용자 주체성, 투명성과 신뢰성 등 6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용자가 AI의 판단과 행동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하도록 하고, 원칙을 실제 서비스 설계와 운영에 반영한다는 방향을 담았다. 이행 방식인 NORMA는 조직이 공동으로 책임지고 복잡한 윤리 과제를 관리·실행 가능한 단계로 구체화하는 체계다. 카카오는 에이전트의 위험을 통제 주도권, 목표, 권한, 참조 자원, 상호작용 등 5개 영역으로 나누고 인간 감독·비상 제어·권한 통제·데이터 보호 등의 조치를 연결했다. 이를 점검하는 체크리스트는 서비스 속성 파악, 사전 위험 선별, 통제 항목 점검·판정의 3단계로 운영한다. 서비스 기획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서 위험을 검토하도록 설계했다. 이번 개편에는 국가 차원의 AI 윤리 기준도 반영했다. 정부는 지난 8월 24일 인간의 존엄성, 사회의 공공선, 인류의 지속가능성 등 3대 가치와 7대 원칙을 담은 ‘대한민국 인공지능 윤리원칙’을 확정했다. 카카오는 이를 주요 이행 기준으로 삼고 서비스 특성에 맞게 보완했다. AI 기본법 제28조는 기업 등이 민간자율인공지능윤리위원회를 두고 윤리원칙 준수 여부 확인, 안전·인권침해 조사, 지침 마련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카카오는 기존 소위원회와 외부 자문단을 통해 이러한 역할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아동·청소년 보호 항목도 확대한다. 지난해부터 운영한 별도 체크리스트에 더해, OECD와 유니세프의 아동 온라인 위험 분류 체계를 참고한 AI 특유의 위험 점검 요소를 새 체크리스트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세웅 카카오 AI&기술윤리소위원회 위원장은 “AI의 자율성이 커지는 만큼 사람의 판단과 책임을 분명히 하고, 이용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2026-10-15 17: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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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의 무능한 조율, 국익을 위태롭게 하는 정부의 책임을 묻는다
[경제일보]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떠받치는 두 축은 굳건한 안보와 개방형 통상체제다. 안보가 흔들리면 국가의 존립이 위태롭고, 통상 경쟁력을 잃으면 경제의 활력과 국방의 기반마저 약화된다. 그런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 과정에서 한미 간 이견이 드러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도 연내 추진하지 않기로 하면서 정부의 대외 전략에 경고등이 켜졌다. 우연한 정책 차질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사전에 예상할 수 있는 쟁점을 조율하고 이해관계를 설득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다. 안보에서는 동맹과의 조율이, 통상에서는 국내 갈등을 풀어낼 정치적 결단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국익을 지켜야 할 정부가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면 그 책임부터 분명히 물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은 정권의 치적을 장식하는 정치적 이벤트가 아니다. 우리 군이 연합방위체제를 주도할 역량을 확보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한미동맹의 억제력이 전환 이후에도 유지되는지를 엄격하게 검증해야 하는 국가 안보의 핵심 과제다. 전환 시기를 앞당기는 것 자체가 자주국방의 성과는 아니다. 필요한 능력이 부족한데도 일정에 맞춰 서두른다면 자주라는 명분으로 안보 위험을 키우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 정부가 져야 할 책임은 분명하다. 전작권 전환 조건의 충족 여부를 놓고 한미 간 시각차가 있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사전 협의와 검증은 제대로 이뤄졌는지, 우리 군의 핵심 작전 능력은 어느 수준까지 확보됐는지 설명해야 한다. 동맹 간 이견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핵심 조건을 둘러싼 견해차가 남았다면 협의 과정과 판단 근거를 점검하는 것이 마땅하다. 성과를 앞세워 검증을 형식화하거나 정치적 일정을 군사적 판단에 종속시켜서는 안 된다. 정부는 막연한 자주 구호나 낙관론 뒤에 숨지 말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과 단계별 보완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안보 정책의 실패는 사후 책임 추궁만으로 되돌릴 수 없다. CPTPP 가입 신청의 연내 보류는 통상 정책의 전략과 조정 능력을 시험하는 또 다른 고비다. 세계 경제가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의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주요국들은 시장 접근성을 넓히고 자국 기업에 유리한 통상 규범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가입 논의를 미루기만 한다면 역내 경제 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발언권을 잃고 기업의 경쟁 기회도 제약받을 수 있다. 수출로 성장한 나라가 통상 네트워크 확장에 소극적이라면 경쟁국이 차지한 자리를 나중에 되찾는 데 더 큰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 물론 CPTPP 가입에는 농수산업 등 민감 산업의 피해와 시장 개방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따른다. 정부가 공개한 경제적 영향 분석에서도 가입 이후 국내총생산(GDP) 증가 효과와 함께 농림수산업의 생산 감소 가능성이 제시됐다. 피해 우려를 무시한 채 가입을 서두를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반발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결정을 미루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부는 피해 규모를 객관적으로 산출하고 보상과 경쟁력 강화, 산업 전환을 아우르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해관계가 충돌할수록 정부가 나서 국민을 설득하고 국익과 피해 대책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가입의 편익과 비용을 충분히 설명하지도, 피해 대책을 구체화하지도 못했다면 정책 지연의 책임을 국내 반발에 떠넘길 수 없다. 결정을 미룬다고 갈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택의 비용만 커질 수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안보와 통상을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연결하는 정부의 조정 능력이다. 군사적 억제력과 경제적 회복력은 별개의 영역이 아니다. 에너지와 핵심 소재의 공급망, 첨단산업의 해외 시장, 동맹국과의 기술 협력은 모두 경제 안보의 일부다.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면서 주요 교역국과의 경제 관계를 정교하게 관리하려면 외교·국방·산업·통상 부처가 같은 전략 목표 아래 움직여야 한다. 부처별 이해와 단기 현안에 끌려다니는 방식으로는 복합적인 국제 질서에 대응할 수 없다. 대통령실과 관계 부처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하며 결정의 결과에 책임지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제 정부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답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의 군사적 조건과 한미 간 협의 상황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CPTPP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실질적인 통상 전략과 산업 피해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연내 가입 신청을 보류했다면 그 기간에 무엇을 검토하고 어떤 대책을 마련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정책이 지연되거나 판단이 잘못됐다면 원인을 밝히고 시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책무다. 국회 역시 정쟁에 매몰되지 말고 객관적 검증과 초당적 협력으로 정부를 감시해야 한다. 외교·안보와 통상에는 정권의 임기가 있지만 국익에는 임기가 없다. 자주국방은 동맹을 흔드는 구호가 아니라 스스로 지킬 능력으로 증명해야 하며, 통상 주권은 가입 선언이 아니라 시장을 확보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지키는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 정부가 원칙과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그 대가는 국민의 안전과 기업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국가 전략의 혼선을 불가피한 국제 환경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상황을 예측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국익을 관철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다.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정책을 바로잡고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
2026-10-15 11: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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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췄던 리모델링 다시 꿈틀…건설사 공략에 제도 완화도 가세
[경제일보]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수도권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재건축 추진이 쉽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빠른 주거환경 개선을 원하는 단지를 겨냥해 상품 특화와 시공기술, 무이주 주거개선 등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는 방식이다. 정부와 서울시도 인허가 기준 완화·지원책 마련을 추진하면서 한동안 위축됐던 리모델링 시장에 다시 힘이 실릴지 관심이 모인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수도권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리모델링 수주와 기술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재건축을 선택하는 단지가 늘어난 상황에서도 높은 기존 용적률이나 사업기간 등을 이유로 리모델링을 검토하는 곳이 남아 있어 업체별 대응 방식도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활용하면서 평면과 설비, 주차장, 커뮤니티 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건축의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추가 용적률 확보가 쉽지 않거나 사업기간을 줄이려는 곳에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기존 구조체를 유지하는 만큼 구조 보강과 지하주차장 확대, 설비 교체 등에 별도의 시공 기술이 필요해 준공 경험과 기술력이 수주 경쟁의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주요 건설사들도 각사가 가진 강점을 시장에서 앞세우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푸르지오 리모델링주택조합에 ‘넥스트 리모델링’을 적용한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2000년 준공된 3개동 237가구 규모 단지로 지난해 선보인 넥스트 리모델링을 실제 적용하는 첫 사업지다. 넥스트 리모델링은 기존 지하·지상 구조체를 활용하면서 세대 내부와 공용부의 설비, 마감재, 외관 등을 다시 설계하는 형태다. 반포푸르지오 전용 84㎡에는 특화 평면 ‘N.캔버스’를 적용하고 공용부에는 ‘N.커먼스’를 제안했다. AI 기반 주차와 로봇 발렛, 주거 플랫폼 ‘홈닉’을 연계하는 방안도 입찰안에 담았다. 포스코이앤씨는 다수의 수주·준공 경험과 시공기술을 앞세운다. 2014년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한 이후 46개 단지에서 약 14조3000억원을 수주했고 최근 3년간 수주액만 5조4000억원에 달한다. 개포 더샵 트리에와 더샵 둔촌포레, 잠실 더샵 루벤 등을 준공했으며 현재 7개 단지에서 철거 또는 본공사가 한창이다. 기술 분야에서는 3D 레이저 스캐닝과 건축정보모델링(BIM)으로 기존 구조체와 새로 설치하는 부분 사이의 오차를 줄이고 소구경 파일과 탑다운 공법 등을 활용해 지하 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리모델링 아파트에 특화한 층간소음 저감 기술 ‘안울림R’도 개발했다. 현대건설은 입주민이 이주하지 않고 단지를 개선하는 ‘더 뉴 하우스’를 지난해 선보였다. 거주 구역과 공사 구역을 단계별로 나눠 외관과 조경, 설비, 유휴공간 등을 손보는 구상이다. 지난해 삼성동 힐스테이트2단지를 첫 적용 대상으로 공개했다. 물론 리모델링의 경우 재건축보다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세대 수 증가가 기존 가구의 15% 이내로 제한돼 일반분양을 통한 사업비 확보 폭이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이다. 공사비가 오른 상황에서는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수직증축을 선택하면 별도의 안전성 검토까지 거쳐야 한다. 주민 동의와 인허가에 시간이 걸리면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단지도 적지 않다. 이러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정부는 관련 제도를 손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주택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리모델링 인허가에 필요한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안전성 검토기관도 추가해 심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도 리모델링 지원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달 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리모델링도 재건축과 똑같은 반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고 촉진책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높은 용적률이나 사업기간 때문에 재건축이 쉽지 않은 단지에서는 여전히 리모델링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관련 제도 개선과 공사비 부담 완화가 맞물리면 시장도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6-10-15 09: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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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 500억달러 투자" 재차 주장…정부 합의는 '조건부 검토'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500억달러 투자를 거듭 기정사실화했다. 대만의 LNG 구매와 일본의 반도체 투자도 관세·무역 협상의 성과로 내세웠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발표한 합의는 상업성과 국내법 요건을 전제로 한 사업 검토다. 대만 역시 구체적인 투자 조건은 후속 협상으로 정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한국의 알래스카 LNG 인프라 투자 500억달러가 양국 무역·투자 합의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전날 알래스카 공화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밝힌 내용을 하루 만에 다시 강조했다. 미국 중간선거는 11월 3일로, 이날 기준 20일 남았다. 한국의 공식 발표와는 차이가 있다. 관계부처는 지난 1일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해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과 관련 국내법상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추진 여부를 판단한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 자료에는 한국의 투자액 500억달러가 명시되지 않았다. 알래스카 LNG는 북부 노스슬로프의 천연가스를 약 1300㎞의 가스관으로 남부에 보내 액화한 뒤 수출하는 사업이다. 아시아로 태평양을 건너 직접 운송할 수 있지만, 장거리 가스관과 수출시설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한국의 사업 참여 판단에는 건설비와 LNG 판매가격, 장기 구매계약 등 수익성 조건이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이 알래스카 LNG를 향후 20년간 700억∼800억달러어치 구매하고, 사업에 44억달러를 지분 투자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구매 물량은 사업 생산량의 30%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LNG 구매대금과 개발사업 지분 투자금은 서로 다른 항목이다. 대만 경제부가 14일 발표한 계획은 생산 개시 후 연간 600만t 구매와 최대 44억달러 투자다. 국영 에너지기업 CPC가 지난해 3월 구매·투자 의향서를 체결한 뒤 협상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구조와 지분율, 조건은 후속 협상과 상업계약 절차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대만 공급은 이르면 2032년부터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일본의 반도체 투자에서는 기업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함께 나왔다. 글로벌파운드리는 같은 날 미·일 협력에 따른 최대 210억달러의 자금 지원으로 뉴욕주 몰타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이 투자 재원을 제공하고, 회사는 제조기술과 운영 역량을 맡는 구조다. 첫 공장에 약 100억달러를 투입해 올해 말 착공하고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추가 약 100억달러는 두 번째 공장에 사용할 계획이다. 자동차·산업·통신 인프라용 반도체 공급을 확대하며, 회사는 건설·관련 산업 일자리 약 2만7000개와 제조업 일자리 1000개 이상을 예상했다. 미국 정부의 글로벌파운드리 지분 확보도 추진된다. 회사는 기존 반도체지원법 지원금 가운데 9억5500만달러를 실리콘 포토닉스와 실리콘 게르마늄, 첨단 패키징 투자로 재배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별도 합의에 따라 미 상무부는 회사 지분 약 4%를 받을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 나라의 약속을 미국의 대형 건설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사업 검토, 대만은 구매·투자 조건 협상, 글로벌파운드리는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단계로, 실제 계약과 자금 집행 일정은 각각 구분된다.
2026-10-15 08: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