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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잡은 김민석…'명심·확장·2순위표'가 만든 승리
[경제일보]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며 선호투표까지 간 끝에 54.08%를 얻으며 45.92%에 그친 정청래 후보를 꺾었다. 최고위원에는 최민희·박선원·서미화·이성윤·한민수 후보가 선출됐다. 이 가운데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은 친정청래계, 박선원·서미화 최고위원은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전당대회에서 맞붙었던 두 진영이 이제 하나의 지도부 안에서 공존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번 전당대회를 단순한 김 대표 개인의 승리로만 볼 수는 없다. 당정 관계를 둘러싼 노선 경쟁, 이재명 대통령과의 거리, 정청래 전 대표를 둘러싼 평가, 친명·친청 간 계파전, 지역별 당심과 세대별 선호, 선호투표제에서 나타난 ‘2순위 확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당선 직후 수락연설에서 가장 먼저 꺼낸 말 역시 승리보다 ‘정부의 성공’과 ‘통합’이었다. 그는 “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 주권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뛸 것”이라며 “당청의 관계는 국정의 중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전면 협력의 창조적인 수평 관계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민석 체제’가 어디를 향할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명심’만으로 이긴 선거 아니었다…지역서 버티고 2순위까지 넓혔다 김 대표의 선거전략은 비교적 명확했다. 첫 번째 축은 ‘당정 일치’였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자신을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정부 운영을 가장 잘 이해하는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한 친명 후보가 아니라 정부와 당 사이를 실제로 연결할 수 있는 ‘집권당형 대표’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다. 반대편에 선 정 후보는 강한 개혁성과 당 정체성을 앞세웠다. 검찰개혁 등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원하는 선명한 의제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강한 민주당’을 강조했다. 결국 두 후보의 대결은 ‘안정적 당정 운영’과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가운데 당원들이 무엇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의 싸움으로 흘렀다. 김 대표의 두 번째 전략은 지역별 ‘승리’보다 ‘손실 최소화’였다. 초반 순회경선부터 압도적인 선두를 달린 것은 아니었다. 충청권에서는 김 후보 45.05%, 정 후보 44.61%로 불과 0.44%포인트 차였다. 사실상 초접전이었다. 부울경에서는 오히려 정 후보가 46.65%, 김 대표가 43.85%로 앞섰다. 1주차 누적에서도 정 후보 45.51%, 김 대표 44.52%로 정 후보가 근소하게 우세했다. 하지만 김 대표에게 중요한 것은 초반에 승부를 끝내는 것이 아니었다. 전체 권리당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호남과 수도권까지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불리한 지역에서 크게 지지 않고, 우호적인 지역에서 격차를 벌리는 방식이다. 특히 호남에서는 김 대표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보여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민주당 정치에 몸담아 온 경력과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라는 상징성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세대별 흐름에서도 김 대표의 강점은 핵심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적 이미지 사이에 있었다. 전당대회 직전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김 대표는 40·50대에서 비교적 높은 선호를 보였다. 반면 20·30대에서는 특정 후보로의 강한 쏠림보다 유보층이 많아 세대별 표심을 한쪽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양상이 나타났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김 대표의 승리를 단순히 특정 연령층이 만들어냈다고 해석하기보다는 핵심 당원층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상대적으로 넓은 유권자층에서 거부감을 낮춘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고 했다. 세 번째 결정적 변수는 선호투표제였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후보들의 2순위 선호까지 반영하는 방식으로 최종 승자가 결정됐다. 여기서 김 대표의 ‘확장성’이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송영길 후보를 1순위로 선택한 당원 가운데 상당수가 2순위 후보로 김 대표를 선택할 수 있는 정치적 구조가 형성돼 있었다. 김 대표와 송 후보는 모두 큰 틀에서는 이재명 정부 성공과 당정 협력을 강조했고, 정 후보와는 차별화된 선택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선거는 ‘누가 가장 강한 1순위 지지층을 확보했는가’에서 끝나지 않았다. 탈락한 후보의 지지자를 누가 더 많이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느냐가 최종 승패를 갈랐다. 김 대표의 54.08%라는 최종 득표율에는 이 같은 2순위 확장 전략이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명청대전’ 끝낼 수 있나…수락연설부터 통합 메시지 하지만 김 대표 체제의 진짜 승부는 전당대회 이후다. 이번 경선은 정책 경쟁 못지않게 계파 대결이 거칠었다. 김 대표 측은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불거졌던 당정 간 긴장과 ‘자기 정치’ 논란을 부각하며 ‘명청대전’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정 후보 측에서는 김 대표의 과거 정치 행적과 탈당 전력 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후보 간 논쟁은 당대표 선거를 넘어 최고위원 선거로까지 번지면서 친명과 친청의 사실상 ‘팀 대결’ 양상을 보였다. 최고위원 선거 결과는 그 갈등의 흔적을 그대로 보여준다. 최민희·이성윤·한민수 등 친청계로 분류되는 인사 3명이 지도부에 입성했고, 박선원·서미화 등 친명계 2명이 함께 선출됐다. 김 대표가 최고위원회를 일방적으로 장악할 수 없는 구조다. 반대로 보면 계파 통합을 실제로 시험할 수 있는 구성이기도 하다. 김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당선 직후부터 경쟁자와의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수락연설에서 “(낙선한) 정청래·송영길 후보와도 함께 뛸 것”이라며 “제가 그 장을 넓게 열고 함께 열고 함께 모실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어려운 당내외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데, 이를 동지들과 함께, 신임 지도부와 함께 반드시 돌파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경선 과정에서 정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메시지다. 이제 김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상대를 이기는 정치가 아니라 상대를 지도부 운영 안으로 끌어들이는 정치이기 때문이다. 지도부 인선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친명계만을 전진 배치한다면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갈등이 최고위원회의 내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친청계 최고위원들에게 실질적인 역할을 부여하고 정청래·송영길 후보까지 당 운영에 참여시킨다면 이번 전대를 계파 경쟁의 정점이 아닌 종착점으로 만들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가 ‘명청대전의 종식’을 주장했던 만큼 이제 그 책임도 고스란히 김 대표에게 돌아왔다. 수락연설에서 제시한 당청관계의 개념 역시 주목된다. 김 대표는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겠다고 하면서도 그 관계를 단순한 수직적 관계가 아닌 “전면 협력의 창조적인 수평 관계”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직언하고, 방패가 되고, 민심의 창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정 일치를 주장하면서도 정부의 결정을 그대로 추인하는 정당에 머무르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방패’는 정부를 외부 정치공세로부터 지키겠다는 의미이고, ‘직언’과 ‘민심의 창구’는 국민 여론을 대통령과 정부에 전달하는 집권여당의 기능을 수행하겠다는 의미다. 결국 김민석식 당정관계의 성패는 이 세 가지 기능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잡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를 보호하는 역할만 커지면 여당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고, 반대로 차별화만 강조하면 다시 당정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ABC 플랜’ 즉각 가동…민주당을 ‘생활 책임 정당’으로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당 운영의 방향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민주당을 변화시키기 위한 ‘ABC 플랜’을 즉각 가동하겠다고 선언했다. 핵심은 민주당의 정치 의제를 거대 담론에서 국민의 일상으로 더 깊숙이 옮기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먹고사는 민생 정치, 생활비 정치, 크고 넓은 덧셈 정치, 확장 정치, 유능한 민생 중심 다수 정당인 민주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민주당은 역사정당, 민주 정당을 넘어 국민의 삶에 대한 책임 정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당대회 기간 내세웠던 ‘민생·실용·확장’ 전략을 당대표 취임과 동시에 실제 당 운영 원칙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계산도 깔려 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는 것만으로는 향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안정적인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 이념이나 계파보다 물가와 주거, 일자리, 생활비처럼 국민의 일상과 맞닿은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중도층까지 지지 기반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덧셈 정치’와 ‘확장 정치’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상대 진영의 문제점을 공격해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표가 된 순간부터는 자신을 찍지 않은 당원과 중도 유권자까지 끌어들이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김 대표의 선거전략이 2순위 표까지 확보하는 ‘확장’에 있었다면, 당 운영에서도 같은 전략을 적용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 갈라진 친명과 친청을 하나의 지도부로 묶어야 한다”며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도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하고, 민주당의 정치적 의제를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로 이동시켜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선거에서 ‘당정 일치’를 내세워 승리했다. 수락연설에서는 여기에 직언·방패·민심, 그리고 통합·민생·확장을 더했다.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했던 것은 경쟁력이었다면, 집권당 대표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조정력이다. 친명과 친청, 당과 대통령실, 강성 당원과 중도층 사이의 거리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가 김민석 체제의 성패를 결정할 전망이다.
2026-08-17 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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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까지 나선 6·3 지선…"통합 상징이 정파 선거에 소비" 비판 확산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막판 전직 대통령들이 잇따라 선거전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후보 지원 행보에 나섰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잇따라 ‘좋아요’를 누르며 간접 지원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권에서는 전직 대통령들의 선거 개입성 행보를 두고 “핵심 지지층 결집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국민 통합의 상징이어야 할 전직 대통령이 다시 정파 정치의 전면에 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방선거가 지역 일꾼과 정책을 검증하는 장이 아니라 과거 권력의 영향력 경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근혜·이명박, 보수 결집 지원 행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대구 칠성시장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유세 현장을 찾았다. 이어 25일에는 충북 옥천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뒤 대전으로 이동해 이장우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았고, 충남 공주 산성시장에서는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와 시민들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경남 진주, 울산, 부산, 강원 원주·횡성 등에서도 국민의힘 후보 지원 일정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 이후 제한적 활동만 해오던 박 전 대통령이 대구·경북을 넘어 전국 단위 선거 지원에 나선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이 보수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행보가 중도층 확장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전직 대통령이 선거 막판 전면에 나서는 장면은 보수 지지층 일부에는 결집 효과를 줄 수 있지만, 탄핵의 기억을 가진 중도층과 무당층에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선거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서울 중구 청계천을 함께 걸으며 공개 지원에 나섰다. 현장에서는 “청계천을 내가 만들었지만, 청계천을 아름답게 만든 사람이 여기 있다”며 오 후보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후보 측은 이를 서울시정 경험과 도시행정 성과를 부각하는 행보로 해석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가 주거, 교통, 복지, 도시경쟁력 등 현재의 정책 경쟁으로 치러져야 하는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의 성과와 후광이 선거 쟁점을 대체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문재인, 조국 후보 SNS ‘좋아요’…민주당 내서도 미묘한 파장 문재인 전 대통령의 행보도 논란이 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의 SNS 게시물에 최근 30여 건의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에는 선거사무소 개소식 공지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평택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후보의 게시물에는 같은 방식의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조국혁신당 후보를 사실상 지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특정한 지지를 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지만, 정치적 해석은 이어지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SNS 반응은 일반 정치인의 온라인 활동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공개 유세는 아니더라도 지지층에는 분명한 정치적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택을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경쟁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문 전 대통령의 행보는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있는 지역에서 전직 민주당 대통령이 다른 야권 후보에게 우호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해석되면 야권 내부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직 대통령 예우는 ‘개인’ 아닌 ‘직위 상징성’에 대한 예우 전직 대통령의 정치적 의사 표현이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다. 퇴임 이후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수 있고, 특정 후보나 정당에 호감을 표시할 자유도 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정치적 기준은 일반 정치인과 다르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대통령은 재임 중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민 전체를 대표한다. 퇴임 뒤에도 경호와 예우를 받는 것은 개인적 특권이라기보다 대통령직의 상징성과 국가적 연속성을 존중하기 위한 장치다. 따라서 전직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선거운동에 적극 가담한다면 그 상징성이 정파적 자산으로 소비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은 어느 정당 출신이든 퇴임 후에는 국민 전체를 향한 메시지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선거 막판 특정 후보 옆에 서는 순간 전직 대통령의 발언은 통합의 언어가 아니라 동원의 언어로 바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논란은 여야 모두가 후보의 자질과 정책보다 전직 대통령의 후광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선거 막판에는 지지층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중요하지만, 과거 대통령의 이름값과 팬덤에 기대는 방식은 지방선거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 지방선거 본질은 후보 검증과 정책 경쟁 지방선거는 지역의 4년을 책임질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을 뽑는 선거다. 유권자가 따져야 할 핵심은 전직 대통령의 선택이 아니라 후보자의 자질, 정책의 실현 가능성,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도다. 교통망 확충, 주택 공급, 지역산업 전환, 지방재정 건전성, 교육과 돌봄, 인구 감소 대응 같은 문제는 전직 대통령의 이름값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후보가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갈등은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선거의 중심에 서야 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의 선거 지원을 두고 “불법은 아니지만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법상 명백한 위반이 아니더라도, 전직 대통령의 공적 지위와 상징성을 고려할 때 정치적 절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역 소멸 △수도권 과밀 △산업 구조 전환 △주거 불안 △복지 재정 부담 등 복합 과제를 안고 치러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의 선거전 등판은 일시적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지역의 미래를 설명하는 답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을 선거판으로 불러내는 것은 후보 경쟁력과 정책 경쟁이 충분하지 않다는 방증일 수 있다”며 “전직 대통령들도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남을 것인지, 특정 정파의 선거 자산으로 소비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권자 역시 전직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니라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을 기준으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6-05-29 12: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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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의 거친 입이 정책 선거를 가리고 있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가 22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지방의원을 뽑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국 14곳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지방권력과 의회 권력 일부가 동시에 재편되는 선거다. 그만큼 이번 선거의 중심에는 지역의 미래와 주민의 삶이 놓여야 한다. 그러나 선거전은 벌써 본령에서 벗어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선거 지원 전면에 나섰지만, 두 대표의 언어는 정책보다 공세에 가깝다. 주민 생활을 바꿀 공약 경쟁보다 상대 진영을 겨냥한 날 선 말들이 선거판을 덮고 있다. 여야 대표가 정책 선거를 이끄는 조정자가 아니라 정쟁을 키우는 확성기가 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 공천을 두고 ‘윤 어게인 공천’이라고 비판하며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 ‘내란 맞춤형 공천’이라고 몰아붙였다. 또 ‘제2의 내란 공천을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고, 일부 인사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옥중 공천’이라는 표현도 썼다. 정 대표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면서 정책 경쟁 대신 말싸움만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힘 장동혁 대표의 언어도 다르지 않다. 장 대표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범죄단체’ ‘수괴’ 등의 표현을 쓰며 이번 지방선거를 정권 심판의 장으로 규정했다. 또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재명 대통령 관련 공소 취소 논란을 두고 범죄 지우기를 막는 선거라며 “주권자의 분노로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이 사안을 사법 파괴로 규정하며 지방선거 심판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안보 현안까지 선거 공방의 소재가 되고 있다. HMM 나무호 피격 사건을 두고 국힘은 정부가 책임을 축소하거나 숨기는 것 아니냐며 공세를 폈고, 장 대표는 정부 발표를 비꼬는 발언까지 했다. 이에 민주당 측에서는 국민 안전보다 정치적 공격이 먼저냐며 반발했다. 국힘의 책임론 공세에 민주당은 “전형적 정쟁 몰이”라고 맞서는 모양새다. 물론 선거에서 공방은 불가피하다. 정권과 야당에 대한 평가도 지방선거의 일부다. 그러나 여당 평가만이 전부가 돼선 안된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도, 총선도 아니다. 주민이 사는 지역의 살림꾼을 뽑는 선거다. 도지사와 시장은 산업단지를 설계하고 교통망을 놓고 병원과 학교와 돌봄 체계를 챙긴다. 군수와 구청장은 쓰레기, 주차, 복지, 안전, 골목상권 문제를 매일 다룬다. 이런 선거가 여야 대표의 거친 말싸움에 묻힌다면 피해자는 결국 주민이다. 이번 선거의 쟁점은 이미 분명하다. 수도권은 집값과 전월세 부담, 교통난, 재건축·재개발 갈등, 청년 주거가 핵심이다. 비수도권은 청년 유출, 산업 기반 약화, 지방대 위기, 필수의료 공백, 생활 인프라 붕괴가 절박하다. 농어촌은 고령화와 인구소멸, 응급의료와 돌봄 공백이 생존의 문제다. 14곳 국회의원 재보선 역시 중앙정치의 전리품이 아니라 지역 대표성을 다시 세우는 선거여야 한다. 민주당은 균형발전과 행정수도, 지방 산업 확산을 말한다. 국힘은 주거 안정과 규제 완화, 감세와 공급 확대를 내세운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상대 당을 향한 비난이 아니라 자기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설명하는 일이다. 재원은 어디서 마련할 것인지, 지방정부 권한으로 가능한 일은 무엇인지, 중앙정부와 국회 협력이 필요한 과제는 무엇인지, 임기 안에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밝혀야 한다. 구호가 아니라 숫자, 비난이 아니라 일정표가 필요하다. 정청래 대표와 장동혁 대표는 선거판의 공격수가 아니라 책임 있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지지층을 자극하는 말은 쉽다. 상대 진영의 허물을 들추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런 말로 지역 병원이 생기지 않고 청년이 돌아오지 않으며 낡은 도심이 살아나지 않는다. 여야 대표가 해야 할 일은 후보들에게 지역 공약을 더 구체화하라고 요구하고 허황된 약속을 걸러내며 주민 앞에서 검증 가능한 정책 경쟁을 만들도록 이끄는 일이다. 유권자도 냉정해야 한다. 분노를 표로 표현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누가 우리 지역을 제대로 바꿀 것이냐”다. 우리 동네 교통망은 어떻게 개선되는가. 전월세와 주거비 부담은 어떻게 줄어드는가. 아이를 키울 시설은 충분한가. 응급실과 필수의료는 유지되는가. 청년이 떠나지 않을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런 질문이 유세장의 중심에 서야 한다. 6·3 지방선거와 재보선은 정쟁의 무대가 아니라 생활정치의 시험대다. 여야 대표가 앞장서 선거를 정쟁으로 물들이면 후보들의 정책은 사라지고 주민의 삶도 뒷전으로 밀린다. 거대 양당 대표는 지금이라도 방향을 바꿔야 한다. 지역의 미래를 말하지 않는 지방선거는 지방선거가 아니다. 여야는 국민을 바라보고 후보들은 주민과 소통하며 남은 22일을 정책 경쟁의 시간으로 되돌려 놓아야 할 것이다.
2026-05-12 09:4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