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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은 뒷전, 정쟁에 갇힌 국정감사
[경제일보]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지만 국회 곳곳에서 들리는 것은 정책을 둘러싼 토론보다 여야의 거친 공방이다. 지난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공공기관장 인사자료 제출 문제로 여야가 충돌하면서 감사가 여러 차례 중단됐다. 같은 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대법관 재제청 문제 등을 둘러싸고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국정감사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장면인지 되묻게 한다. 국정감사는 헌법 제61조에 근거한 국회의 권한이다. 행정부와 공공기관의 정책 집행을 살피고 예산 낭비와 제도적 문제를 밝혀내는 것이 본래 목적이다. 정부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정책을 추궁하고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올해 국감에서도 정치적 공방이 감사의 실질적인 진행을 가로막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불거진 공공기관장 인사자료 제출 논란은 그 자체로 검증할 가치가 있는 사안이다. 기관장의 전문성과 직무 수행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 요구는 국회의 정당한 감시 활동에 속한다.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와 자료 제출 범위에 관한 법적 기준도 존중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쟁점을 합리적인 절차로 조정하지 못해 본질의가 지연됐다는 점이다. 자료 제출의 필요성과 범위를 명확히 판단하고 감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하는 것 역시 국회의 책임이다.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관 재제청 논란도 사법부의 독립과 국회의 감시권이 맞닿은 중요한 사안이다. 여야가 치열하게 논쟁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러나 고성과 막말이 앞서면 정작 확인해야 할 법적 쟁점과 제도 개선 과제는 흐려진다. 국정감사에서 충돌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모두 정쟁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정부의 부당한 행위를 밝혀내기 위한 강한 추궁은 필요하다. 문제는 논쟁의 목적이 사실 확인과 정책 개선인지, 상대 진영에 정치적 타격을 주는 데 있는지다. 여당은 정부의 잘못을 무조건 방어해서는 안 된다.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것과 정책 실패를 감싸는 것은 다르다. 야당 역시 의혹 제기만으로 견제의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비판에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정책을 문제 삼았다면 실행 가능한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이 국정감사에서 확인하고 싶은 것은 분명하다.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정부의 정책이 당초 목표를 달성했는지, 잘못된 행정으로 누가 피해를 봤으며 이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지다. 이번 국감에서도 금융권 해킹과 고객정보 보호, 국립대병원 인력난 등 국민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현안이 다뤄졌다. 이러한 문제는 국회가 감사 이후까지 추적해야 할 과제다. 금융기관의 정보보호 체계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의료인력 부족으로 발생한 진료 공백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구체적인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국정감사의 가치는 의원이 얼마나 날카롭게 질문했느냐보다 그 질문이 어떤 변화를 이끌었느냐에서 드러난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국회의 책임은 무겁다. 한국 경제는 저출생과 고령화, 생산성 둔화라는 구조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인공지능을 둘러싼 기술 경쟁은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재촉하고 있다. 국회가 관련 법률과 제도 개선을 장기간 미룬다면 기업과 국민의 정책 예측 가능성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경제적 어려움을 정치권의 정쟁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기업 투자에는 경기와 금리, 글로벌 수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그러나 국회가 해결해야 할 제도적 불확실성을 방치하는 것은 경제에 불필요한 부담을 더하는 일이다. 정치적 갈등이 불가피하다면 그 갈등을 정책의 우열을 가리는 생산적인 경쟁으로 바꿔야 한다. 서로 다른 해법을 놓고 논쟁하되 효과와 비용을 비교하고, 국민에게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의회정치의 역할이다. 국정감사의 운영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상임위원회별로 핵심 감사 과제와 정책 성과 지표를 명확히 정하고, 정부가 제출한 자료와 답변을 체계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자료 제출을 둘러싼 분쟁은 법률과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하고, 필요한 경우 비공개 열람 등 합리적인 대안도 활용할 수 있다. 감사 이후의 사후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지적 사항이 정부의 시정 조치로 이어졌는지, 예산과 제도가 실제로 개선됐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미 존재하는 국정감사 결과보고와 시정요구 처리 절차가 형식적인 문서 제출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회의 감시권은 강해야 한다. 동시에 그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도 절제와 책임이 따라야 한다. 정부의 자료 제출 거부와 부실 답변에는 엄정하게 대응하되, 국회의원 역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처럼 단정하거나 감사 시간을 정치적 공방에 소모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공자는 <논어> ‘안연’편에서 정치의 본질을 바름에 두었다. 오늘의 국회에도 필요한 기준이다. 상대를 이기는 것만으로 정치를 잘했다고 평가받을 수는 없다. 국민의 삶을 개선할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여야가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갖는 것은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정감사에서 최소한의 공통 목표마저 잃어서는 안 된다. 국정감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기간 국회가 보여줘야 할 것은 더 자극적인 폭로나 더 큰 목소리가 아니다.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국민 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성과다. 정쟁에서 이기는 국회보다 국정의 잘못을 고치는 국회가 필요하다. 국정감사의 성적표는 여야의 승패가 아니라 국민에게 남긴 변화로 평가받아야 한다.
2026-10-16 09: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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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난장판, 제도부터 뜯어고쳐 정쟁의 고리를 끊어라
[경제일보] 국회의 가을이 사라졌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 저성장으로 국민의 삶은 팍팍해지는데 여의도는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행정부를 감시하고 국정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국정감사가 폭로와 고성, 막말과 증인 채택 공방으로 얼룩졌다. 국민이 맡긴 권한을 민생 해결에 쓰기는커녕 정파의 유불리를 따지는 데 탕진하는 국회라면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의원 개개인의 자질에만 있지 않다. 정쟁을 유도하고 보상하는 국정감사 운영 방식 자체가 개혁 대상이다. 증인 채택은 상대 진영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질의는 정책의 실효성을 따지기보다 자극적인 장면을 만드는 데 치중한다. 감사가 끝나면 지적 사항은 보고서에 남지만 정부가 이를 실제로 개선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허술하다. 국감을 내실 있게 치르는 것보다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한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증인·참고인 채택 기준부터 객관화해야 한다. 출석 요구의 목적과 안건과의 관련성, 확인할 사실, 대체 가능한 자료의 유무를 사전에 명시하도록 해야 한다.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유와 판단 근거를 기록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정책 검증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인물을 망신 주기 위해 부르는 관행도 차단해야 한다. 정당의 정치적 필요가 아니라 사실 확인의 필요성이 증인 채택의 기준이 돼야 한다. 국감 질의도 정책 검증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상임위원회는 감사에 앞서 핵심 정책과제를 선정하고, 의원들은 질의 자료와 요구 사항을 구체화해야 한다. 정부도 사업별 예산 집행과 성과, 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표준화된 자료로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반복적인 자료 요구와 일회성 폭로를 줄이고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중심으로 심사해야 한다. 국감 성과 역시 질의 시간이나 폭로 건수가 아니라 예산 낭비 방지, 제도 개선, 정책 오류 시정 등 실질적인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 자료 제출 거부와 허위 답변에 대한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 제출을 지연하거나 핵심 내용을 누락하면 그 사유를 서면으로 밝히도록 하고, 고의적인 허위 답변이나 자료 은폐가 확인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의원의 의혹 제기 역시 증거와 사실관계에 근거해야 한다.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재해서는 안 되지만, 고의적인 허위 주장이나 왜곡이 확인되면 정정과 해명 등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국감은 무책임한 폭로와 무책임한 은폐 모두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감사 결과에 대한 사후 점검도 의무화해야 한다. 상임위원회별로 지적 사항과 시정 요구, 담당 기관, 이행 기한을 명시한 관리대장을 만들고 정부가 조치 결과와 미이행 사유를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 다음 연도 국감에서는 전년도 지적 사항의 이행 여부부터 점검해야 한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 다시 지적하는 데 그치지 말고 예산 심사와 법률 개정, 제도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국감이 매년 같은 문제를 되풀이하는 연례행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국감 운영의 투명성과 의원의 책임성도 높여야 한다. 상임위원회별 감사계획과 주요 질의 주제, 감사 결과, 정부의 후속 조치를 국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정쟁으로 회의가 파행되거나 핵심 현안에 대한 심사가 무산됐다면 그 경위와 책임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의원의 활동을 단순한 출석률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정책 분석의 충실성, 제도 개선 성과, 후속 조치 이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물론 제도만 바꾼다고 정쟁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여야 지도부가 국감을 정파적 동원과 지지층 결집의 무대로 활용하는 한 어떤 규정도 편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여당은 정부의 잘못을 무조건 감싸지 말아야 하고, 야당은 폭로 자체를 성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제도 개혁과 함께 정치권 스스로 정책 경쟁을 우선하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국감 이후 예산안 심사와 민생 입법은 여야의 실력을 가늠할 시험대다. 경제 위기 대응과 취약계층 보호, 미래 산업 투자, 재정 건전성 등 핵심 과제를 놓고 근거와 대안으로 경쟁해야 한다. 예산과 법안을 정쟁의 인질로 삼는다면 국회는 민생을 말할 자격이 없다. 국정감사는 의원들의 정치적 쇼가 아니라 국민의 세금과 권한으로 정부를 검증하는 헌법적 장치다. 증인 채택은 객관적으로, 질의는 정책 중심으로, 지적 사항은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여야는 정쟁을 부르는 낡은 운영 방식을 뜯어고치고 국감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국회의 경쟁력은 상대를 얼마나 몰아붙였느냐가 아니라 잘못된 국정을 얼마나 바로잡았느냐로 증명돼야 한다.
2026-10-12 1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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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서울 25개 자치구에 매입임대 2만 가구…청년·신혼부부 87.5% 배정
[경제일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향후 3년간 서울 25개 자치구에 매입임대주택 2만여 가구를 공급한다.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제도 개선 이후 수도권 신축매입 약정 체결 물량이 크게 늘고, 관련 업무 인력도 확충하면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LH에 따르면 서울 전역에서 향후 3년간 매입임대주택 총 2만528 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연평균 약 6800 가구 규모다. 유형별로는 청년 1만4558 가구(70.9%), 신혼부부 3398 가구(16.6%), 기타 2572 가구(12.5%)다. 청년과 신혼부부 물량을 합하면 1만7956 가구로 전체의 87.5%에 달한다. 자치구별 공급 물량은 동대문구가 1920 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구로구 1900 가구, 강동구 1861 가구, 강서구 1638 가구 순이다. LH는 서울 25개 자치구에 물량을 분산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 도심 내 실수요층의 주거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매입임대주택은 LH가 민간 사업자가 새로 지은 주택을 준공 후 매입하거나 기존 주택을 사들여 청년·신혼부부 등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하는 공공주택이다. 신규 택지 조성이나 대규모 아파트 건설과 달리 도심 내 기존 주택과 민간 신축주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빠른 공급 수단으로 꼽힌다. 신축매입 방식은 착공 이후 입주까지 통상 1~2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공급 확대를 위해 민간 사업자의 참여 여건도 개선하고 있다. 지난 7월 민간 사업자의 초기 사업비 지원을 강화하고 공사 진행률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하는 제도 개선을 시행했다. 민간 사업자가 사업 초기에 부담해야 하는 자금 부담을 줄이고, 주택 건설 과정에서 공사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해 신축매입 사업 참여를 유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제도 개선 이후 사업 추진 단계별 물량도 증가했다. 지난 8월 이후 수도권의 월평균 신축매입 약정 접수 물량은 개선 전인 지난 4~7월보다 63% 늘었다. 서류심사 통과 물량은 49%, 심의 통과 물량은 162% 증가했으며, 약정 체결 물량은 482% 확대됐다. 서울 지역의 약정 체결 물량도 334% 늘었다. LH는 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인력도 확충했다. 수도권 신축매입 실무 인력은 연초 199명에서 282명으로 83명 늘었다. 내달까지 비정규직 62명을 우선 채용해 현장에 배치하고, 향후 업무량에 따라 추가 인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매입임대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류 심사와 사업성 검토, 약정 체결 등 관련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해 공급 지연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LH는 지난 5월 발표된 주택공급대책에 따라 2026~2027년 수도권 신축매입주택 6만2000 가구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도권에서 4만4000 가구, 서울에서 1만1000 가구의 신축매입 약정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약정 물량 가운데 수도권 4만 가구, 서울 1만 가구 이상을 연내 착공하고 내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한다. 현재 LH가 관리하는 매입임대주택은 전국 20만7000 가구다. 이 가운데 수도권이 11만3000 가구, 서울이 3만4000 가구다. 기존 관리 물량에 신규 공급을 더해 도심 내 임대주택 공급 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약정 단계에서 늘어난 물량을 실제 착공과 준공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매입임대주택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서울 청년 매입임대주택 경쟁률은 지난 2020년 44대 1에서 지난해 130대 1로 약 3배 상승했다.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 경쟁률 역시 같은 기간 0.9대 1에서 6.7대 1로 7배 이상 높아졌다.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와 도심 접근성이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청년 매입임대주택의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40~50% 수준이며, 보증금은 100만~2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된다. 일부 주택에는 가전과 가구 등 빌트인 시설도 갖춰져 있다.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종로구 연지동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종로5가역에서 도보로 약 7분 거리에 있으며, 지난해 6월 입주자 모집 당시 경쟁률은 40대 1을 기록했다. 해당 주택의 보증금은 100만~200만원, 월 임대료는 40만~60만원 수준이다. LH가 제시한 서울 오피스텔 평균 시세인 보증금 1000만원, 월세 80만~100만원보다 낮다.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은 입주자의 소득과 자산 기준에 따라 유형이 나뉜다. Ⅰ유형은 시세의 30~40% 수준, Ⅱ유형은 시세의 70~80% 수준으로 임대료가 책정된다. 자격 요건을 충족하면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공급한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은 2가구 모집에 128명이 신청해 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H는 올해 청년 매입임대주택 5522 가구와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 5171 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청년 유형의 약 68%, 신혼·신생아 유형의 약 58%가 수도권에 배정된다. 서울에 계획된 2만528 가구 공급과 함께 수도권 전반에서도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한 물량 확보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이성훈 LH 사장은 "정부의 주거안정플랜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수도권과 서울에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층이 체감할 수 있는 매입임대주택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2026-10-11 15: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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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흔든 'ETF 참사', 감독당국 책임 피할 생각부터 버려라
[경제일보] 연휴 직후 국내 증시가 급락세에 휘말리면서 자본시장이 또다시 깊은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단순한 증시 조정이나 투자자의 판단 착오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일부 상장지수펀드(ETF)와 파생상품 등을 둘러싸고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의 신뢰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고위험 상품이 어떤 검증과 감독을 거쳐 시장에 진입했는지조차 투자자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투자에는 원칙적으로 자기 책임이 따른다. 하지만 자기 책임이라는 말이 금융당국의 감독 책임까지 면제해주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금융당국은 금융 상품의 위험을 사전에 걸러내고, 투자자에게 위험이 제대로 전달되도록 감독할 책무가 있다. 시장이 무너진 뒤 “투자자도 위험을 알고 투자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감독기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도대체 누가, 어떤 판단으로, 어떤 절차를 거쳐 해당 상품의 시장 진입을 허용했느냐는 것이다. 상품 구조의 복잡성과 손실 확대 가능성을 충분히 검증했는지, 시장 급변 상황에서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지 사전에 점검했는지, 일반 투자자가 위험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가 제공됐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만약 이 과정에서 허술한 심사나 감독상 중대한 과실이 확인된다면 책임자를 가려내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조직 뒤에 숨어 책임을 분산시키거나 “제도상 문제가 없었다”는 식으로 빠져나가려 해서는 안 된다. 감독 실패에는 감독 책임자가 책임지는 것이 상식이다. 피해를 본 투자자에게만 위험을 감수하라고 요구하면서 정작 위험을 관리해야 할 기관이 책임을 회피한다면 시장의 신뢰는 회복될 수 없다. 더욱이 금융 시장에서 반복되는 사고마다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는 점도 뼈아프게 돌아봐야 한다. 사고가 터지면 긴급점검을 벌이고, 대책을 발표하고, 제도 개선을 약속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면 감독당국의 대책 발표는 시장에서 아무런 신뢰도 얻지 못한다. 사고 때마다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감독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다. 이번에는 조사 방식부터 달라야 한다. 상품 하나의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승인·심사 과정, 감독 기관의 내부 검토, 거래소와 운용사의 위험관리 체계, 투자자 설명 및 판매 과정까지 전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 무엇이 문제였는지뿐 아니라 누가 알고도 방치했는지, 무엇을 놓쳤는지, 왜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는지까지 밝혀야 한다. 책임 소재가 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단순한 주의나 경고, 형식적인 인사 조치로 끝내서는 안 된다. 중대한 감독상 과실이 확인된다면 직위와 직급을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금융당국 내부에도 “잘못된 감독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이 선다. 제도 개선 역시 말뿐이어서는 안 된다. 고위험·복잡 금융 상품에 대한 사전 심사를 강화하고, 시장 충격 가능성을 검증하는 절차를 의무화해야 한다. 상품 출시 이후에도 가격 급변과 유동성 악화, 기초 자산과의 괴리 등 이상 징후를 상시 감시해야 한다. 일반 투자자가 상품 이름만 보고 위험을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면 정보 제공 방식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제 ‘시장 활성화’와 ‘금융혁신’이라는 명분을 방패로 삼아서는 안 된다. 혁신은 투자자 보호를 희생하면서까지 추진해야 할 절대선이 아니다. 신뢰가 무너진 금융시장에서는 아무리 새로운 상품을 쏟아내도 금융혁신이 아니라 위험의 외주화에 불과하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주가가 얼마나 떨어졌느냐에 있지 않다. 위험을 걸러내야 할 감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느냐, 그리고 작동하지 않았다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에 있다. 금융당국은 더 이상 책임 회피성 해명이나 땜질식 대책으로 시간을 벌어서는 안 된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 제도 전면 개편이 뒤따라야 한다. 그것이 투자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이번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시장은 금융당국의 감독 능력 자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무너진 것은 단지 일부 투자상품의 가격이 아니다.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다. 그 신뢰를 무너뜨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끝까지 밝혀야 한다.
2026-09-29 10: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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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보다 AI가 더 큰다…이통3사, 데이터센터에 미래 건다
[경제일보] 이동통신 3사의 실적을 읽는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가입자 수와 5G 보급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핵심 지표였다면 이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와 AI 전환(AX) 사업이 새로운 성장 지표로 등장했다. 통신 본업의 성장성이 둔화하는 가운데 AI 연산 인프라를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는 모습이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분기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5% 증가했다. KT와 KT클라우드의 AX 매출은 3678억원으로 22.3% 늘었고, KT클라우드 매출도 2654억원으로 19.8% 성장했다. LG유플러스의 AIDC 매출은 1241억원으로 28.9% 증가했다. 반면 기존 통신사업의 성장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뎠다. 같은 기간 KT 무선서비스 매출은 1.8% 감소했고 LG유플러스 모바일 수익은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AI 사업이 아직 통신 본업을 대체할 수준은 아니지만, 성장률만 보면 통신사가 어디에 다음 승부를 걸고 있는지는 분명해진다. ◆ 데이터 저장소에서 AI 연산 인프라로 AIDC 시장이 커지는 배경에는 생성형 AI 확산이 있다. AI는 모델을 학습할 때뿐 아니라 이용자가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추론 과정에서도 막대한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한다. AI 서비스가 일상화될수록 GPU 연산과 전력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다.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AIDC의 설비 부담이 큰 이유다. 고성능 GPU를 밀집해 운용하려면 더 많은 전력과 고도화된 냉각설비가 필요하다. 대신 통신사 입장에서는 기존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에 통신망, 클라우드, 보안, 기업 고객을 결합해 단순 상면 임대 이상의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통신 3사의 투자 방식은 서로 다르다. SK텔레콤은 대규모 용량 선점에 나섰다. 2029년부터 5GW 규모의 AIDC를 단계적으로 확보하고 2035년까지 15GW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AIDC 사업개발을 전담할 SK하이퍼도 출범시켜 2030년까지 최대 75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다만 대규모 프로젝트마다 고객을 먼저 확보하고 전략적·재무적 투자자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활용해 자본 부담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KT는 AIDC를 플랫폼으로 확장한다.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입해 1GW 규모의 AIDC 용량을 확보하고 기존 데이터센터와 지역 거점, 전국 국사를 AI 인프라로 연결한다. 특히 ‘토큰 팩토리’를 통해 AI 연산량을 측정하고 과금하는 구조를 구축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연산을 직접 매출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는 파주를 중심으로 자체 투자와 자산경량화를 병행한다. 200MW급 하이퍼스케일 AIDC를 구축하는 가운데 최근 1조3489억원을 추가 투자해 2·3단계 시설 확대에 나섰다. 동시에 임차와 DBO 방식을 활용해 자본 부담을 관리한다. ◆ 결국 승부는 ‘전력’과 ‘고객’ AIDC 경쟁의 핵심은 단순한 규모가 아니다. 부지와 전력, GPU, 냉각설비를 확보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를 채울 장기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모가 큰 만큼 전력망 확보가 사업의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신 3사가 최근 정부에 AIDC 투자세액공제 확대와 전력·인허가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한편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가장 큰 데이터센터를 짓느냐’보다 ‘누가 AI 연산을 안정적인 수익으로 바꾸느냐’에 달렸다. 막대한 투자비를 투입한 AIDC가 실제 고객과 매출,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통신 3사의 AI 베팅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1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18 09: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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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게임협회, 세제개편안 보완 요구…게임 제작비 공제·e스포츠 연장 촉구
[경제일보] 국내 게임산업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게임업계가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과 e스포츠대회 운영비 세액공제 연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게임이 K-콘텐츠 수출을 이끄는 주요 산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영화·방송·웹툰 등 일부 콘텐츠와 달리 제작비에 대한 별도 세제 지원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14일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인공지능게임협회, 한국e스포츠협회 등 5개 협회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정부와 국회에 2026년 세제 개편안 보완을 요구했다. 핵심 요구는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과 e스포츠대회 운영비 세액공제의 연장·확대다. 해당 협회들이 세제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 둔화가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 성장률은 지난 2020년 21.3%에서 2025년 1.1%까지 낮아졌다. 게임 이용률 역시 지난 2022년 74.4%에서 지난해 50.2%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산업은 국내 콘텐츠 수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개발 환경은 갈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게임은 기획부터 개발, 그래픽, 서버, 테스트 등에 장기간 투자가 필요하고 출시 이후에도 콘텐츠 업데이트와 현지화 작업이 이어진다. 반면 게임의 흥행 여부를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제작비 상당 부분이 회수되지 않을 위험도 존재한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게임 엔진 등 개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게임 제작 방식도 변화하고 있지만, 고품질 그래픽과 대규모 콘텐츠를 요구하는 대작 게임의 개발비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협회들은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산업 성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에서는 영화·방송·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영상콘텐츠와 웹툰 등의 제작비에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반면 게임은 별도의 제작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게임기업도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나 통합투자세액공제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적용 목적과 대상이 달라 게임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포괄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 기획과 시나리오, 그래픽, 음향, 현지화 등 콘텐츠 제작에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기존 제도의 적용 범위에서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로 향후 5년간 2조255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만5513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전망한 바 있다. 비용편익비율은 1.26으로 분석했다. 해외 주요국과의 경쟁 환경도 변수다.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등은 게임산업을 대상으로 제작비 세액공제나 환급 형태의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별로 지원 대상과 산정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게임을 하나의 문화산업으로 보고 제작 단계부터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업계가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게임산업의 세제지원 논의는 제작 단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게임 콘텐츠를 활용하는 e스포츠 산업에서도 세액공제 제도의 연장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에서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e스포츠대회를 개최하는 내국법인에 대해 운영비용의 10%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제도는 지난해부터 시행됐으며 올해 말 적용이 종료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 해당 세액공제를 종료하고 재정지출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5개 게임 협회는 제도가 시행된 지 오래되지 않은 만큼 정책 효과를 충분히 검증하기 전에 세액공제를 종료하는 것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e스포츠 대회는 게임단과 선수의 활동뿐 아니라 경기장 대관, 장비, 중계, 방송 제작 등 다양한 산업과 연결된다. 대형 국제 대회가 열릴 경우 외부 방문객의 숙박과 교통, 외식 등 지역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주요 도시들이 e스포츠 대회 유치에 나서면서 지역 콘텐츠와 관광을 결합하고 있다. 이에 게임 협회는 현행 제도를 오는 2030년까지 연장하는 동시에 공제 대상을 비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하고 공제율도 10%에서 20%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대회 유치와 민간 대회 개최를 활성화하려면 지역 제한을 완화하고 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논리다. 결국 이번 세제 논쟁은 게임을 단순한 산업 지원 대상이 아니라 영화·웹툰 등과 함께 하나의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볼 것인지, 또 게임 제작부터 e스포츠 대회와 콘텐츠 소비까지 이어지는 생태계 전반에 어느 수준의 세제 혜택을 제공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성장 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실제로 늘릴 수 있는지 검증하는 동시에 조세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 부담도 고려해야 할 전망이다. 특히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의 경우 지원 대상과 비용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기존 R&D 및 투자 세액공제와 중복되는 부분은 없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5개 게임 협회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게임과 e스포츠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출 산업이자 미래 문화 산업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책임 있는 판단을 요청드린다"며 "협회들도 필요한 산업자료와 현장의 의견을 성실히 제공하며 제도 개선 논의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8-14 17: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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