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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 차례상' 대신 6900원 한 끼…명절 음식도 '1인분' 시대
[경제일보] 한 상 가득 차리던 추석 음식이 점차 간소화되고 있다. 6000원대 도시락부터 소포장 송편, 김밥·주먹밥까지 명절 먹거리가 한 끼 단위로 다양해지면서 필요한 메뉴를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차례상 물가 부담에 1인 가구 증가와 명절 상차림 간소화 흐름까지 맞물리며 가족 단위 대량 조리 중심이던 명절 음식 소비 방식도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편의점업계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명절 간편식 구성을 도시락 중심에서 전·잡채 단품과 송편, 김밥, 주먹밥까지 확대하고 있다. 전통적인 가족 단위 '한 상 차림'에서 개인 단위 식사로 명절 음식 소비 방식이 세분화되면서 편의점이 새로운 명절 먹거리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례상 비용 5.1% 상승…차례는 줄고 상차림은 간소화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지난해보다 평균 5.1% 상승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서울 전통시장 16곳과 대형마트 8곳, 가락몰 등 25곳에서 6인 가족 기준 성수품 34개 품목의 구매 비용을 조사한 결과 대형마트는 29만711원, 전통시장은 24만5051원, 가락몰은 22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형마트에서 차례상을 준비하는 비용은 전년 대비 6& 올랐다. 여름철 폭염과 잦은 비의 영향을 받은 채소류가 평균 14.7% 상승한 가운데 애호박은 43.8%, 무는 24.9%, 도라지는 23% 각각 뛰었다. 축산물도 평균 7.4% 올라 돼지고기 가격이 18.5% 상승했다. 차례상을 준비하는 가구 자체도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가구 소비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차례를 지낼 계획이라고 답한 비율은 27.3%로 지난해 40.4%보다 13.1%포인트 감소했다. 차례를 지내겠다는 가구 가운데 50.9%는 '전통 예법에 맞춘 간소화'를 선택해 명절 상차림을 축소하려는 경향도 나타났다. 가구 구조 변화도 명절 식문화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 가구는 824만4000가구로 전체 일반가구의 36.6%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19만9000가구 늘며 1인 가구 비중도 36.1%에서 0.5%포인트 상승했다. 도시락에서 전·송편·김밥까지…명절 음식도 '필요한 만큼' 편의점업계는 명절 음식을 한 끼 또는 소량 단위로 나눈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변화한 소비자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GS25는 잡채·떡갈비·각종 전과 송편 등을 9칸 용기에 담은 '이달의 도시락 한가위편'을 6900원에 판매한다. 도시락 외에도 잡채와 전을 함께 구성한 6900원 '추석 잡채&전', 불고기와 나물을 넣은 3700원 김밥, 곤드레나물밥에 맥적구이를 더한 1900원 주먹밥까지 상품군을 확대했다. CU는 간장불고기, 잡채, 모둠전, 나물 3종 등을 담은 '풍성 한가위 정찬 도시락'을 6500원에 내놨다. 명절 음식을 한꺼번에 담은 도시락뿐 아니라 잡채와 전만 별도로 구성한 5600원 단품 상품과 8알로 소포장한 3500원 '참깨송편'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명절 간편식 범위를 도시락에서 김밥과 무스비까지 넓혔다. 떡갈비김밥과 고기산적무스비를 각각 3600원과 2400원에 출시하고 소불고기·모둠전·나물 등 11가지 반찬을 담은 '복가득담은한상도시락'을 6900원에 선보였다. 이마트24 역시 돼지불고기와 전 3종, 잡채, 삼색나물에 미니 찹쌀약과까지 담은 6900원 '한가위보름달만찬'을 판매한다. 올해 편의점 명절 간편식의 특징은 단순히 도시락 종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상품 형태 자체를 다양화했다는 점이다. 한 끼 식사를 한 번에 해결하는 도시락과 함께 준비하기 번거로운 전·잡채 같은 단품 요리, 소포장 송편, 김밥·주먹밥 등으로 선택지가 세분화되면서 소비자가 필요한 음식과 양을 직접 조합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명절 도시락 3년째 두 자릿수 성장…1인 가구 밀집지 60.5% 차지 실제 명절 기간 편의점 간편식을 찾는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CU의 명절 연휴 기간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2023년 18.5%, 2024년 20.8%, 지난해 12.2% 늘어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비가 집중되는 지역에서도 1인 가구의 영향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CU의 명절 연휴 도시락 매출 가운데 대학가, 원룸촌, 오피스텔 등 1인 가구 밀집 지역에서 발생한 비중은 60.5%에 달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추석이 포함된 달 명절 간편식 매출을 분석한 결과 삼각김밥과 도시락 매출이 전년 추석 기간 대비 각각 23%, 15% 증가했다. 이마트24에서도 지난해 출시한 추석 도시락 '추석명절큰.Zip'이 출시 이후 열흘간 전체 도시락 매출 2위를 기록하는 등 명절 간편식 수요가 확인됐다. 올해 편의점 4사가 일제히 도시락뿐 아니라 단품과 소포장 상품까지 구색을 확대한 배경이다. 명절 음식의 간소화는 가족 단위 대량 조리에서 개인 단위 소량 구매로 소비 방식을 이동하고 있다. 차례상 물가 상승과 1인 가구 증가, 상차림 간소화가 맞물리면서 명절 대표 음식을 일일이 준비하기보다 원하는 메뉴를 소량 구매해 명절 분위기를 즐기는 수요가 새로운 소비 흐름으로 자리 잡는 양상이다.
2026-09-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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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먹던 추석상, 이제는 간편 '한 끼'로…편의점 4사 '혼명족' 공략
[경제일보] 추석 명절 음식 소비가 여러 사람이 함께 먹는 한 상 차림에서 1~2인 가구 중심의 간편식으로 재편되고 있다. 편의점 4사는 전·잡채·나물·불고기 등 전통적인 명절 메뉴를 정찬 도시락, 단품요리, 김밥·주먹밥, 소포장 송편 등으로 재구성하며 1~2인 가구와 '혼명족(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준비하기보다 먹고 싶은 메뉴만 골라 적은 양으로 구매하려는 소비가 늘면서 명절 음식의 종류는 유지하되 분량과 취식 방식은 개인 단위에 맞춘 '1인 추석상'이 편의점의 새로운 명절 상품군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최근 3년간 명절 연휴 기간 명절 도시락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3년 18.5%, 2024년 20.8%, 지난해 12.2%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명절 연휴 도시락 매출을 입지별로 분석한 결과 대학가와 원룸촌, 오피스텔 등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지역 비중이 60.5%에 달했다. 혼자 명절을 보내거나 직접 음식을 준비하지 않고 간편하게 명절 분위기를 즐기려는 소비가 편의점 매출로 이어진 셈이다. CU는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해 올해 추석 간편식을 정찬 도시락부터 단품요리, 디저트까지 나눠 구성했다. 오는 15일 출시하는 '풍성한가위 정찬 도시락'에는 간장불고기·잡채·오미산적·김치전·해물부추전·시금치·고사리·도라지 등 나물 3종을 담았다. 잡채와 전만 따로 즐기려는 고객을 위한 '풍성한가위 잡채 모둠전'도 함께 선보인다. 이달 9일에는 흰송편 4알과 쑥송편 4알을 담은 '참깨송편'을 출시해 명절 디저트까지 8알 소포장 형태로 구성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명절에도 필요한 음식만 간편하게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데 맞춰 정찬·단품요리뿐 아니라 추석 디저트까지 상품 구성을 확대했다"고 했다. GS25는 명절 대표 음식을 도시락과 전·잡채 간편식에 이어 김밥과 주먹밥까지 다양한 편의점 간편식 형태로 구성해 고객 선택지를 넓혔다. 지난 1일 출시한 '이달의 도시락 한가위편'은 9칸 용기에 흑미밥, 전주비빔밥, 유채나물밥 등 밥 3종을 비롯해 잡채와 떡갈비, 양념닭갈비, 닭강정, 오미산적·옥수수전·계란말이 등을 담았다. 후식으로 송편 2개도 함께 구성해 한 팩 안에서 명절 식사를 마칠 수 있도록 했다. 오는 15일에는 전과 잡채를 반반씩 담은 '추석 잡채&전'과 불고기·나물 등 6가지 재료로 비빔밥 맛을 구현한 '추석 불고기고추장비빔 김밥'을 출시한다. 22일에는 곤드레나물밥에 맥적구이를 올린 '추석 맥적구이 주먹밥'도 선보인다. 도시락 한 팩에 명절 음식을 모으는 방식뿐 아니라 김밥과 주먹밥처럼 평소 편의점에서 익숙하게 구매하는 형태로 추석 메뉴를 바꿔 혼자서도 필요한 양만 골라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GS25 관계자는 "혼자 추석을 보내는 고객이 늘면서 명절 음식도 간편하게 즐기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먹거리를 통해 명절 분위기를 느끼며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는 식사부터 후식까지 한 도시락에 넣은 '올인원' 구성으로 혼명족을 겨냥한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 판매한 '추석명절큰.Zip' 도시락은 출시 직후인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이마트24 도시락 카테고리 매출 2위에 올랐다. 이마트24는 올해도 편의점에서 명절 한 끼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오는 16일 '한가위보름달만찬'을 출시한다. 도시락에는 흑미밥과 한돈돼지불고기, 꼬치전·닭가슴살두부전·김치전 등 전 3종, 잡채, 고사리·콩나물·시금치 등 삼색나물을 담았다. 여기에 별도 포장한 미니 찹쌀약과까지 더해 총 10가지 메뉴로 식사와 후식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9월 말까지 모바일 앱으로 사전예약한 뒤 제휴수단으로 결제하면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해 물가 부담도 낮췄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한 끼 식사뿐 아니라 후식까지 하나의 도시락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혼자 추석을 보내는 고객이 간편하게 명절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대표 음식을 알차게 담았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고객 의견을 반영해 도시락 중심이던 명절 간편식 구성을 김밥과 무스비까지 확대했다. 실제 지난해 추석 기간 명절 콘셉트 상품 매출은 전년 추석 대비 삼각김밥 23%, 도시락 15% 각각 증가했다. 상품 기획에 앞서 진행한 고객 의견 수렴에서는 기존 도시락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명절 간편식을 원하는 수요와 새로운 반찬 추가, 연휴 전후 충분한 판매 기간을 원하는 요구가 확인됐다. 이를 반영해 '복가득담은떡갈비김밥'과 '복가득담은고기산적무스비'를 먼저 선보였으며 오는 15일에는 소불고기와 김치전·동그랑땡 등 모둠전, 오리훈제구이, 무청된장나물·고사리볶음·무나물볶음 등 총 11가지 반찬을 담은 '복가득담은한상도시락'을 출시한다. 김밥과 무스비에는 세븐일레븐 명절 간편식 최초로 '라이스 프로젝트(Rice Project)' 기술을 적용했다. 냉장밥의 노화를 늦추고 수분을 유지해 전자레인지에 데우지 않아도 촉촉한 밥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명절 연휴 동안 가까운 편의점에서 명절 음식을 즐기려는 고객 수요가 매년 늘고 있어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상품 구성을 다각화했다"고 밝혔다.
2026-09-08 10: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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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닉·오케스트라·요리교실'…유통가, 여름방학 맞이 '체험형 사회공헌' 확대
[경제일보] 기부와 물품 제공에 머물던 기업 사회공헌이 아동·청소년이 직접 참여하고 배우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진화하고 있다. 놀이공원에서의 문화 체험과 치킨 조리 실습부터 전문 음악 교육·공연, 부모와 함께하는 요리교실까지 기업의 공간과 전문성을 활용한 지원 프로그램이 여름방학을 맞아 잇따르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일회성 지원보다 수혜자가 직접 경험을 쌓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역사회 아동에게 여가·외식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예술적 재능을 실제 경력으로 연결하고 건강과 환경에 대한 교육까지 지원하면서 사회공헌의 영역도 한층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지난 12일 강원 정선군 '롯데웰푸드 해피홈' 13호점인 북평지역아동센터 어린이 24명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어드벤처로 초청해 '해피피크닉'을 진행했다. 해피피크닉은 롯데웰푸드가 지역아동센터 건립을 지원하는 '해피홈'과 연계해 운영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아동센터를 조성하는 데서 지원을 끝내지 않고 시설을 이용하는 아이들에게 문화·여가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웰푸드는 2013년부터 빼빼로 수익금 일부를 활용해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과 해피홈 사업을 운영해왔다. 전북 완주를 시작으로 현재 강원 정선까지 전국 13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누적 수혜 아동은 2700여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경기 부천시에 14호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아이들은 놀이기구와 각종 볼거리를 체험하고 함께 식사하는 등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시설이라는 물리적 지원을 넘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여가 경험까지 제공하면서 사회공헌의 범위를 확대한 셈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빼빼로의 나눔 가치를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해피홈과 해피피크닉 활동은 의미가 크다"며 "빼빼로를 통해 받은 사랑을 지속적으로 사회에 환원해 나눔의 가치를 실천할 것"이라고 했다. 기업의 본업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이어지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여름방학을 맞아 지난 11일 경기 오산 지역 초등학생 25명을 초청해 '교촌치킨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약 20년간 교촌에프앤비 본사가 위치했던 오산 지역 아동을 대상으로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미래세대에 브랜드 가치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4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총 9회에 걸쳐 운영되며 이번 행사는 5회차다. 프로그램은 교촌 브랜드 소개를 시작으로 조리 로봇 시연 관람, 교촌 고유의 '붓질' 조리 실습, 시식 등 보고 만들고 맛보는 체험으로 구성됐다. 아이들은 로봇이 치킨을 조리하는 과정을 살펴보고 붓으로 치킨 조각에 소스를 바르는 과정을 직접 실습하며 제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경험했다. 교촌은 오는 12월까지 오산시 어린이집과 오산장애인종합복지관 등과 협업해 참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지역사회 아동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미래세대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미래세대를 지원하는 실질적인 활동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음악적 잠재력을 가진 어린이에게 전문 교육과 실제 무대를 제공하며 체험을 '경력'으로 연결하고 있다. 지난 11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는 '2026 롯데 키즈 오케스트라 여름 음악회'가 열렸다. 2023년 출범한 롯데 키즈 오케스트라는 음악적 재능을 지닌 어린이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롯데백화점의 메세나 프로그램이다. 지난 4년간 약 300명의 어린이에게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교육을 제공했다. 이번 음악회에는 지난 5월 선발된 단원 65명이 참여해 3개월간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였다. 올해는 단순한 교육과 공연 경험을 넘어 향후 음악가로 활동하는 데 실질적인 경력이 될 수 있도록 'LKO 영 아티스트' 제도도 신설했다. 26대 1의 경쟁률을 거쳐 선정된 역대 단원 2명은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협연 솔로이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전문 연주자에게 공연 이력이 향후 활동을 뒷받침하는 자산으로 작용하는 만큼 어린이들에게 실제 경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단원들의 활동 무대도 확대된다. 오는 9월에는 롯데타운 잠실에서 열리는 K패션 브랜드 '그리디어스'의 '2027 S/S 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서 공연하며 대중과 만나는 실전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어린이 고객에게는 성장의 기회를, 부모 고객에게는 아이의 도약을 함께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생애주기와 함께하는 성장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풀무원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요리하며 건강과 환경의 가치를 배우는 식생활 체험으로 교육 대상을 넓혔다. 풀무원은 지난 11~12일 서울 강남구 수서 본사의 지속가능식생활 조리학교 '테이스티풀무원'에서 첫 여름방학 가족 스페셜 클래스를 운영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부모와 자녀 각각 8명씩 총 16명이 참여했다. 지난달 신청 접수를 시작한 당일 정원이 조기 마감됐다. 지난 4월 개교 이후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규 클래스를 운영해온 테이스티풀무원이 어린이와 가족 단위로 교육 대상을 확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은 아이들이 직접 식재료를 만지고 요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식물성 단백질과 채소를 활용해 채소커리, 두부라구소스 두부채소면 스파게티, 구슬주먹밥, 채소피자 등을 만들고 조리에 앞서 지속가능식생활의 의미와 실천 방법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배우도록 했다.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조리하는 경험을 통해 식습관과 환경의 관계를 이해하도록 한 것이다. 풀무원은 이번 프로그램의 호응을 바탕으로 향후 방학 시즌마다 가족 대상 스페셜 클래스를 정례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요리하는 경험이 가장 효과적인 식생활 교육"이라며 "지속가능식생활의 가치가 다음 세대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8-13 11: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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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을 산 사람과 배운 세대가 같은 광장에 섰다"
[경제일보] 46년 전 계엄군의 총구 앞에서 민주주의를 외쳤던 광주 금남로에 올해는 오월을 직접 겪은 세대와 2000년대생 청년들이 함께 섰다. 한쪽은 “잊히지 않는 기억”을 말했고 다른 한쪽은 ‘배워야 할 역사’를 넘어 ‘지켜야 할 현재’를 이야기했다.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는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를 주제로 18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 일원에서 열렸다. 국가보훈부가 주관한 정부 기념식에는 5·18민주유공자와 유족, 정부 인사, 각계 대표, 학생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기념식은 초청장 없이도 금남로 방면 대형 전광판을 통해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열린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월의 현장은 하루 전부터 달라진 분위기를 보였다. 지난 16일 금남로에서는 5·18 46주년 민주평화대행진이 열렸다. 1980년 5월 광주역과 전남대 등지에서 시민들이 도청으로 향했던 행진을 재현한 행사에는 학생과 시민 등 약 2000명이 참여했다. 행렬이 금남로에 들어서자 시민들은 박수로 맞았고 학생들은 손수 만든 주먹밥을 참가자들에게 건넸다. 주먹밥은 오월을 설명하는 가장 짧은 언어였다. 1980년 광주 시민들이 서로에게 나눴던 밥은 올해 청년들의 손에서 다시 건네졌다. 총성과 공포의 기억은 더 이상 교과서 속 문장으로만 남지 않았다. “가자, 도청으로”라는 구호와 “오월 정신 헌법에”라는 외침이 금남로를 메웠고 광장은 추모를 넘어 민주주의를 배우는 공간이 됐다. 오월을 겪은 세대에게 광장은 여전히 상처의 장소다.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지난 17일 46주년 추모제가 엄수됐다. 유족과 오월어머니, 5·18단체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고 참석자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유족들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이 무산된 데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오월 정신을 민주주의와 공동체 가치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세대에게 광장은 새롭게 해석되는 공간이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올해 슬로건 ‘오월의 꽃, 오늘의 빛’에 대해 “1980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스러져 간 영령들을 기리고 그날의 용기가 오늘의 광장 기억으로 다시 소환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위경종 상임행사위원장은 “어느새 50주년이 가까워지는 5·18이 미래 세대에게 이관되기 위한 중요한 전초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올해 행사는 청년과 청소년 참여에 무게를 실었다. 전남 지역 기념행사에서는 청춘 서포터즈를 중심으로 5·18 사적지 답사와 민주역사 교육이 추진됐고 K팝 댄스와 학교밴드 공연 등 청소년 참여 무대도 마련됐다. 원주 등 광주 밖 지역에서도 오월사진전과 주먹밥 나눔, 헌법 전문 수록 시민서명 캠페인이 열렸다. 오월은 광주 안의 역사에 머물지 않고 전국의 시민교육과 문화행사로 확장됐다. 세대 간 대화의 핵심은 “기억을 어떻게 넘길 것인가”에 있었다. 오월세대는 당시의 공포와 연대, 침묵을 강요당했던 시간을 증언한다. MZ세대는 그 증언을 듣고 묻는다. 왜 아직 발포 명령자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는지 왜 헌법 전문 수록은 매번 정치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지, 왜 왜곡과 폄훼는 반복되는지다. 올해 기념식이 복원을 마친 옛 전남도청 일원에서 열린 것도 상징적이다. 옛 전남도청은 1980년 5월 시민군이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최후 항쟁지다. 기념식에서는 복원된 도청을 배경으로 국기 게양식이 진행됐고 기념 공연과 특별공연을 통해 오월의 기억을 현재의 언어로 다시 불러냈다. 청년 세대에게 5·18은 더 이상 ‘먼 과거’만은 아니다. 지난 비상계엄 정국 이후 광장의 민주주의가 다시 호출되면서 오월은 한국 민주주의의 현재형 언어로 돌아왔다. 행사위원회가 올해 슬로건에 ‘오늘의 빛’이라는 표현을 담은 것도 이 때문이다. 1980년 광주의 용기가 오늘의 시민들에게 다시 확인됐다는 의미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진다. 그러나 증언은 들을 사람이 있을 때 다음 세대로 넘어간다. 올해 광장에 선 오월세대와 MZ세대의 만남은 그 계승의 장면이었다. 한 세대는 “잊지 말라”고 말했고 다른 세대는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물었다. 46년의 시간은 두 세대를 갈라놓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광장에 세웠다. 5·18은 이제 추모의 날을 넘어 시민의 질문이 됐다. 오월을 겪은 세대의 기억이 청년 세대의 언어로 바뀌고 광장의 함성이 학교와 지역, 온라인과 문화행사로 옮겨갈 때 오월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가 된다. 올해 광주가 보여준 달라진 추모 분위기는 그래서 더 조용하지만 선명했다. 오월은 기억의 역사를 넘어 다시 현재와 대화하는 역사로 이어지고 있었다.
2026-05-18 14: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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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정신은 어떻게 인간과 생명의 종교적 울림으로 승화되었는가
[경제일보] 1980년 5월의 5·18 민주화운동 은 단지 한국 현대사의 정치적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의 생명과 자유, 공동체와 양심이 국가 폭력 앞에서 어떻게 저항하고 서로를 지켜내는가를 보여준 하나의 인간 드라마였으며, 더 깊이 들어가면 인류 정신사 속에 반복되어 온 ‘생명 존중의 영성(靈性)’이 광주라는 도시에서 다시 살아난 사건이었다. 처음에는 많은 이들이 5·18을 민주화운동이나 군사정권 저항 운동 정도로 이해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광주는 점차 정치의 영역을 넘어 인간 존재 자체를 묻는 정신적 사건으로 승화되고 있다. 그것은 총칼 앞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 했던 시민들의 모습 때문이었다. 광주 시민들은 계엄군의 총탄 속에서도 서로를 버리지 않았다. 시민들은 주먹밥을 나누었고, 학생들은 피 흘리는 시민을 위해 헌혈차 앞에 줄을 섰다. 택시 기사들은 서로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었다. 어머니들은 이름 모를 젊은이들의 시신을 붙들고 울었다. 그곳에는 증오보다 더 강한 인간애가 존재했다. 그래서 오늘날의 광주는 단순한 저항의 도시가 아니라 ‘생명 존중의 도시’로 기억되기 시작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5·18은 인류의 오래된 경전들과 만난다. 우리 민족 고유의 경전인 천부경 은 이렇게 시작한다.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하나는 시작이면서도 시작 이전부터 존재했다는 뜻이다. 우주와 인간, 생명은 결국 하나의 근원에서 나왔다는 의미다. 광주의 정신 역시 다르지 않았다. 시민들은 서로를 남으로 보지 않았다. 공동의 생명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타인을 지키려 했다. 인도의 베다 와 우파니샤드는 인간 안에 우주의 본질이 깃들어 있다고 설명한다. “아트만은 브라만이다”라는 구절은 인간의 영혼과 우주의 근원이 하나라는 뜻이다. 인간 생명을 함부로 훼손하는 것은 결국 우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가장 크게 무너졌던 것은 단순한 정치 질서만이 아니었다. 국가 권력이 국민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순간, 문명 자체의 질서가 흔들린 것이다. 그래서 광주의 비극은 단순 지역 사건이 아니라 인간 문명의 근본 질문으로 남게 되었다. 논어 에서 공자는 말한다. “인(仁)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정치의 본질 역시 인(仁)에 있다는 뜻이다. 백성을 두려움으로 지배하는 권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조선 500년의 정치철학도 결국 백성을 하늘처럼 여기는 민본(民本)의 정신 위에서 유지되었다. 그러나 1980년 5월의 권력은 국민을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제거의 대상으로 바라보았다. 그 순간 국가는 스스로의 도덕적 정당성을 잃었다 . 금강경 은 인간 세상의 모든 권력과 집착이 덧없음을 가르친다.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마음에서 진정한 자비가 나온다는 뜻이다. 광주의 시민들은 거대한 이념이나 권력을 위해 싸운 것이 아니었다. 바로 눈앞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었기에 거리로 나왔다. 그것은 정치 이전의 인간적 양심이었다. 또한 법구경 은 말한다. “원한은 원한으로 갚을 수 없고, 자비로써만 끝난다.” 오늘날 5·18이 진정으로 완성되기 위해 필요한 것도 바로 이 정신일지 모른다. 진실 없는 화해는 위선이지만, 용서 없는 역사 또한 미래로 나아가기 어렵다. 가해 책임 세력의 진정한 참회와 사과, 그리고 희생자 유족들의 대승적 용서가 함께할 때 광주의 정신은 더 높은 단계로 승화될 수 있다. 도덕경 에서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강한 것은 꺾이고, 부드러운 것이 오래간다.” 당시 군사 권력은 총과 탱크를 가졌지만, 결국 역사는 시민들의 편에 섰다. 힘은 순간적으로 사람을 억누를 수는 있어도 인간 정신까지 영원히 지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5·18은 패배한 역사가 아니다. 오히려 인간 존엄이 국가 폭력을 넘어선 역사다. 오늘날 광주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중요한 것은 5·18 정신이 이제 정치적 기억을 넘어 종교적·문명적 차원의 울림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특정 종교를 뜻하지 않는다. 인간 생명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인류 공통의 정신세계와 만난다는 의미다. 오늘날 세계는 AI 혁명과 기술문명의 폭주 속에서 다시 인간의 의미를 묻고 있다. 기술은 발전하지만 인간성은 오히려 메말라가고 있다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럴수록 광주의 정신은 더욱 중요해진다. 인간은 단순한 숫자나 통계가 아니라 존엄한 생명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의 목적은 권력이 아니다. 경제 성장만도 아니다. 인간 생명을 보호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데 있다. 그것이 무너질 때 문명은 흔들린다. 46년이 지난 지금, 광주는 우리에게 다시 묻고 있다. 국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권력은 무엇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끝내 서로를 살릴 수 있는 존재인가. 광주의 오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이제 민주주의를 넘어 인간과 생명의 경전으로 남아가고 있다.
2026-05-18 11: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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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린 광장, 달라진 추모…46년 만에 오월은 시민 곁으로 왔다
[경제일보]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 일원에서 열렸다. 올해 기념식의 주제는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였다. 1980년 5월 시민들이 모여 민주주의를 외쳤던 광장에서 오월 정신을 다시 시민의 일상으로 확장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올해 기념식의 가장 큰 변화는 장소와 형식이었다. 행사는 5·18민주유공자와 유족, 정부 인사, 각계 대표, 학생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국민의례, 주제 영상, 현장 선언, 기념사, 기념 공연, 특별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약 50분간 이어졌다. 초청장이 없는 시민들도 금남로 방면 LED 전광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도록 ‘열린 기념식’으로 마련됐다. 무대의 중심에는 복원을 마친 옛 전남도청이 있었다. 옛 전남도청은 1980년 5월 27일 새벽 시민군이 마지막까지 계엄군에 맞섰던 최후항쟁지다. 올해 기념식에서는 복원된 도청을 배경으로 국기 게양식이 진행됐다. 1980년 당시 마지막 가두방송을 맡았던 박영순씨가 국기에 대한 경례문을 낭독하며 그날의 기억을 불러냈다. 기념 공연도 달라진 추모 분위기를 보여줬다. 5·18을 소재로 한 시와 소설, 일기 낭독이 무대에 올랐고, 5·18민주유공자인 고 박효선 열사가 주축이 돼 창단한 극단 ‘토박이’가 참여했다. 특별공연에서는 광주시립발레단의 퍼포먼스와 미디어아트가 결합돼 복원된 옛 전남도청과 광장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재현했다. 기념식 전날부터 광주의 추모 분위기는 고조됐다. 국립5·18민주묘지에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참배가 이어졌고,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는 전야제가 열렸다. 추모제에서는 46년 전 국가폭력 앞에서 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을 지켜낸 희생자들을 기리는 제문 낭독과 분향이 이어졌다. 묘역의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무거웠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 무산된 데 대한 아쉬움과 최근 금남로 일대 극우 성향 집회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시민들의 표정에 남아 있었다. 대학생 참배객들은 고 윤상원 열사 묘소를 시작으로 항쟁 당시 희생자들의 사연을 들으며 묘역을 돌았다. 그러나 올해 오월의 추모는 침묵에만 머물지 않았다. 광장과 금남로 일대에서는 전시, 공연,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학술대회, 전시, 공연, 시민난장 등 141개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주먹밥 나눔, 민중미술 체험, 청년 오월굿즈 박람회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46주년 기념식의 메시지는 ‘기억의 장소’에서 ‘참여의 광장’으로 옮겨가는 데 있었다. 과거 5·18 기념식이 묘역 중심의 엄숙한 추모에 방점을 찍었다면, 올해는 옛 전남도청과 5·18민주광장을 중심으로 시민 누구나 참여하는 형식을 강화했다. 오월을 특정 세대와 지역의 기억에 가두지 않고, 민주주의와 인권, 공동체의 가치로 확장하려는 변화다. 정치권의 시선도 광주로 향했다. 여야 지도부와 정부 인사들이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5·18 정신 계승과 국민통합 메시지가 다시 부각됐다. 다만 헌법 전문 수록과 진상규명, 왜곡·폄훼 대응 등 미완의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 광주의 오월은 더 넓어진 광장으로 돌아왔다. 복원된 도청은 1980년의 마지막 밤을 증언했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46년 전의 희생을 오늘의 민주주의 언어로 다시 불렀다. 추모는 엄숙했지만 닫혀 있지 않았다. 5·18은 다시 광장을 품었고, 광장은 다시 시민을 불러 세웠다.
2026-05-18 11: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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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을 다시 품은 오월 정신, 이제는 '헌법 전문 수록'으로 응답하라
[경제일보] 1980년 5월, 신군부의 총칼에 맞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외쳤던 광주 5·18민주광장이 다시 한번 뜨거운 연대의 열기로 가득 찼다.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를 주제로 초청장 없는 ‘열린 기념식’ 형태로 엄수된 것은 매우 뜻깊다. 옛 전남도청 원형 복원을 기념하는 국기 게양식에서 과거의 오월 영령이 현재의 청년들에게 태극기를 이어주는 모습은, 오월 정신이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인권의 뿌리임을 다시금 일깨웠다. 그러나 광장의 감동 뒤편에 가려진 정치권의 모습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은 크다. 최근 국회에서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기 위한 개헌안 표결이 끝내 무산됐다. 여야가 선거철마다 한목소리로 약속했던 시대적 과제가 또다시 당리당략과 진영 논리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표결 불참 방침으로 개헌 논의를 무산시킨 야당의 행태는 1980년 신군부의 언론 통제에 맞서다 해직된 언론인들의 외침처럼,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한 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당 역시 거대 의석을 보유하고도 이를 관철하기 위한 정교한 전략과 정치적 설득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단순한 문구 삽입이나 특정 지역·세력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법 체계의 근간인 헌법 전문에 오월의 역사를 새기는 일은 국가폭력의 비극을 성찰하고, 다시는 이 땅에 ‘12·3 비상계엄 사태’와 같은 헌정 질서 훼손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민주공화국의 다짐이다. 동시에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4·19 혁명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정통성으로 인정하듯, 5·18 정신 역시 헌법적 가치로 확고히 자리 잡아야 비로소 소모적 역사 왜곡과 국론 분열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다. 이제 5·18 정신은 광주라는 지역적 담론을 넘어 부마민주항쟁과 6월항쟁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거대한 흐름으로 승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의 통렬한 반성과 함께 국민적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전국적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 교육 현장에서도 교사들이 정치적 부담 없이 헌법적 가치에 기반해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미래 세대가 이를 올바르게 배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오월의 진실을 기억하는 유족들은 늙어가고 있지만, 그들이 피로써 지켜낸 정의와 공동체 정신만큼은 결코 퇴색돼서는 안 된다. 46년 전 광주 시민들이 고립된 상황 속에서도 주먹밥을 나누며 지켜낸 대동(大同)의 정신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글로벌 K-민주주의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원동력이 됐다. 정치권은 더 이상 오월 정신을 정쟁의 도구로 소비하는 기회주의적 행태를 멈춰야 한다. 여야는 후반기 국회 개원에 맞춰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초당적 논의를 즉각 재개해야 한다. 그것이 광주의 영령들 앞에 국가가 보여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며, 미래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물려주는 길이다.
2026-05-18 11:0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