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6건
-
-
'8연속 동결' 뒤에 숨은 강력한 경고, 예고된 긴축 폭풍에 철저히 대비하라
[경제일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신현송 총재 취임 이후 처음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8연속 동결이라는 외형적 선택을 내렸으나, 그 이면에서 흘러나온 메시지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매서웠다. 신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공언하며 연내 긴축 전환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가 연 3.00%를 향해 대거 쏠린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오는 7월 인상을 시작으로 연내 2~3차례 추가 인상까지 내다보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한은이 이토록 명확한 긴축 시그널을 보낸 배경에는 거시경제 지표의 급격한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날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2%에서 2.7%로 일제히 올려 잡았다.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여파와 원화 약세 압박, 그리고 좀처럼 식지 않는 부동산 시장의 과열은 통화 완화 기조를 더 이상 유지할 명분이 없음을 증명한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한은이 물가 안정과 유동성 회수라는 본연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칼을 빼 들 준비를 마쳤다는 선언이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직시해야 할 대목은 이 찬란한 지표의 그늘에 가려진 한국 경제의 치명적인 ‘K자형 양극화’ 구조다. 지금의 경제성장률 상향은 오롯이 반도체 등 일부 첨단 업종의 독주가 만들어낸 착시 현상일 뿐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대다수 제조업과 내수 경기는 여전히 혹독한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 정책실장이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의 비용”이라며 안이한 인식을 드러낸 것은 현장의 비명을 외면한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다. 서민과 영세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게 다가올 금리 인상은 ‘성공의 비용’이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의 서막’이 될 수 있다. 특히 2000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다. 부동산 불장에 뛰어든 ‘영끌족’과 주식시장에 편승한 ‘빚투족’의 상당수가 변동금리 대출에 노출되어 있다.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이자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이는 곧바로 소비 위축과 실물경제 타격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과거 글로벌 긴축 국면마다 예기치 못한 곳에서 금융 균열이 발생해 전체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갔던 기억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가 거시경제의 틀을 바로잡기 위한 금리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정당한 수순이다. 오히려 이번 동결은 시장과 경제 주체들에게 닥쳐올 충격을 흡수하고 대비할 마지막 시간을 벌어준 것에 가깝다. 이제 공은 정부와 시장으로 넘어왔다. 정부는 재정확장 기조를 다잡으며 한은의 긴축 통화정책과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정교한 ‘정책 조합(Policy Mix)’을 구사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신설하기로 한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서둘러 가동해, 이르면 3분기로 예상되는 금리 인상 전까지 취약 차주에 대한 맞춤형 채무조정 및 장기 추심 방지 등 구체적 안전망을 완성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방만한 재무구조를 정리하고 한계 사업을 과감히 도려내는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야 하며, 가계 역시 고금리 리스크에 대비해 부채 다이어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유동성 파티의 불은 꺼졌고, 거품이 걷힌 자리에는 차가운 현실만 남을 것이다. 다가올 긴축의 폭풍 속에서 한국 경제의 체력을 지켜내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단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 미리 준비하지 않는 자에게 금융의 역사는 언제나 참혹한 대가를 요구했다.
2026-05-29 07:56:50
-
-
국토부, 건설자재값 급등 대응 총력전…공급망 관리·공사비 지원 병행
[경제일보] 중동 정세 악화로 건설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이 확산되자 정부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종합 대응에 나섰다.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자재는 우선 배분하고 공사비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보증 지원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23일 국토교통부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건설자재 가격·수급 동향 점검 및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주택 공급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수급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회의에서 건설자재 수급 애로와 가격 상승은 주택 공급과 부동산 시장, 도로·철도 등 기반시설 사업에도 부담이 되는 만큼 사전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3일부터 중동 사태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현장 비상경제 TF를 운영하고 있다. 레미콘 혼화제, 아스팔트, 플라스틱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공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서울·원주·대전·익산·부산 등 국토관리청을 통해 전국 274개 생산공장과 건설현장을 조사했다. 점검 결과 현재까지 중동발 리스크로 공사가 전면 중단된 현장은 없었다. 다만 일부 현장에서는 자재 확보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어 정부는 다음 달 이후 현장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주요 자재 가격은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스콘은 20~30%, 레미콘 혼화제는 최대 30%, 단열재는 최대 40%, 접착제는 30~5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철근·골재·시멘트는 공급 차질은 없지만 철근 단가는 약 8% 상승했다. 자재 가격 상승은 공사비 증가와 사업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변수다. 정부는 우선 수요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긴급성이 낮은 사업장은 발주 시기를 조정하고 장마철 유지보수가 필요한 도로, 입주가 임박한 아파트 현장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장에는 자재를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제한된 물량을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해 공사 차질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시장 정보 제공도 강화한다. 정부는 매주 자재 수급 동향을 점검해 주간 브리핑 형태로 민간과 공유하고 시장 불안을 키우는 허위 정보나 과장된 소문에도 대응하기로 했다. 담합과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계부처와 함께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원료 가격 안정화 대책도 추진된다. 공사비 비중은 크지 않지만 단가가 제때 반영되지 않아 공급 차질이 발생하는 품목은 공공 단가를 신속히 조정할 계획이다.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주요 석유화학 원료의 공급 안정 방안도 업계와 협의한다. 수입 절차 간소화와 수입 단가 부담 완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다변화도 추진한다. 대체 원료 확보와 국내 생산 기반 확대, 자재 수급 관리 체계 정비 등이 검토 대상이다. 단기 대응을 넘어 반복되는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공급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공사비 부담 완화를 위한 계약·금융 지원도 포함됐다. 정부는 원자재 수급 불균형으로 공사가 지연될 경우 공공공사 계약 기간 연장과 지체상금 미부과 지침을 이미 시행했다. 민간공사에서도 표준도급계약서상 공기 연장 사유로 인정되고 있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책임준공 연장 사유에도 반영됐다. 금융위원회는 정책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24조3000억원에서 25조6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민간 금융권 신규 자금 공급 지원도 53조원 규모로 추진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및 정비사업자금대출보증 수수료 39% 할인도 다음 달 시행될 예정이다. 건설공제조합 특별융자와 하도급 대금·건설기계대여금 지급보증 수수료 10% 할인도 함께 추진된다. 공사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자재값 상승과 공급 불안이 이어질 경우 부담은 시공사 수익성, 분양가, 주택 공급 일정으로 차례로 번질 수 있다. 정부 대응의 속도와 실효성이 향후 건설 시장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26-04-23 10:50:4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