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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없고 '공학'만 남은 선거,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십 년간 수많은 선거를 지켜봤지만, 이번처럼 ‘지방’의 미래가 실종된 선거는 찾아보기 어렵다. 거리마다 나부끼는 현수막과 유세 속에서 지역의 삶을 바꿀 비전은 보이지 않고 상대를 겨누는 비수(匕首) 같은 언어만 난무한다. 지금의 지방선거는 정체성을 잃었다. 공약을 들여다보면 지방 행정을 책임질 인물을 뽑는 선거인지, 중앙 권력을 겨루는 선거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지자체 권한을 벗어난 국가적 담론과 실현 가능성이 의심되는 대형 사업이 지역 현안인 것처럼 포장된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지방자치는 사라지고 중앙 정치의 대리전으로 전락한 모습이다. 더 큰 문제는 후보들의 태도다. 지역의 미래를 설계할 시간도 부족한데 상대의 허물을 들추고 공약을 공격하는 데만 몰두한다. 자신의 공약에 담긴 한계는 외면한 채, 상대의 작은 흠결을 부풀려 타격을 가하는 모습은 가히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고전은 이를 일찌감치 경고했다. 『도덕경』 제81장은 말한다. “신언불미(信言不美), 미언불신(信言不美). 선자불변(善者不辯), 변자불선(辯者不善).” 즉 믿을 만한 말은 화려하지 않고, 화려한 말은 믿기 어렵다. 참으로 선한 사람은 다투지 않으며 말로 이기려는 사람은 선하지 않다는 뜻이다. 지금 선거판을 채우는 날 선 언어들이 과연 주민을 향한 진심인지 아니면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설전(舌戰)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성경의 경구도 다르지 않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상대를 비판하기 전에 자신의 공약이 지역 재정과 현실을 고려했는지 주민의 삶을 실제로 바꿀 수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비판을 위한 비판은 결국 소음에 불과하다. 정치의 본질은 ‘바르게 함(政者正也)’이다. 선거는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경쟁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네거티브 공방만 남은 선거는 결국 지역을 소모시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간다. 비전 없는 지방자치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후보들은 공격의 언어를 거두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자불언(知者不言), 언자부지(言者不知)” 아는 사람은 함부로 말하지 않고 모르는 사람일수록 말이 많다는 뜻이다. 공허한 공약과 비난을 내려놓고 지역의 현실을 직시하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유권자는 더 이상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상대를 깎아내려 얻은 승리는 오래가지 않는다. 남은 50일, 지방의 미래를 담보로 한 소모적 경쟁을 멈추고 ‘지방의 비전’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것이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다.
2026-04-17 17:15:55
"비상계엄 재발 막으려면 경찰 권력 분산 시급"
[이코노믹데일리] 12·3 비상계엄 사태와 같은 국가적 위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경찰 지휘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핵심 대안으로는 형식적 기구에 머물러 있는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가 꼽혔다. 한국경찰학회는 16일 국회에서 한국지방자치경찰학회,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과 함께 경찰개혁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에 나선 김창윤 경찰학회 회장은 “12·3 사태는 단일 지휘권자의 판단 오류가 치안 전반을 왜곡시킨 사례”라며 현행 경찰 지휘 체계가 유지될 경우 유사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특히 경찰청장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지휘·통제 권한을 문제 삼았다. 그는 역대 경찰청장들의 구속 사례를 언급하며 “권력이 한 사람에게 쏠린 구조는 경찰이 정권에 종속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경찰법상 국가경찰위원회가 자문기구에 그치고 있어 실질적인 통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김 회장은 국가경찰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의 합의제 독립 행정기관으로 격상하고 장관급 위원장을 포함한 9인 체제로 재편해 총경 이상 고위직 인사권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최종술 지방자치경찰학회 회장은 "자치경찰제가 도입 취지와 달리 여전히 국가경찰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제도 전반을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응렬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도 “국가경찰위원회가 고위 간부 인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 지휘부의 판단 착오가 전국적 치안 혼란으로 확산되는 구조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12-16 16:02:54
서울 15개 구청장 "10·15 부동산 대책 철회하라"…"지방자치·재산권 침해" 반발
[이코노믹데일리] 서울시 15개 자치구 구청장이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반발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조치가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고 주민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정부에 강하게 반기를 들었다. 구청장협의회장인 서강석 송파구청장 포함 15개 구청장은 2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지정은 지방정부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결정”이라며 대책 철회를 촉구했다. 성명에는 종로·중·용산·광진·동대문·도봉·서대문·마포·양천·영등포·동작·서초·강남·강동구청장이 이름을 올렸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10개 구청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구청장들은 성명을 통해 “토지거래허가제는 사유재산을 제한하는 가장 강력한 제도로 꼭 필요한 지역에만 예외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며 “서울시와 자치구와의 협의 없이 이뤄진 이번 지정은 지방자치 협력 구조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와 각 구는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신속통합기획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부동산 안정은 규제 강화가 아니라 공급 확대와 행정 지원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의 철회 또는 최소화 △정부·서울시·자치구 3자 협의체 구성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규제 완화형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서강석 협의회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협하고 지역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조치”라며 “지방정부와 충분한 논의 없이 추진된 규제 중심의 대책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정부는 이번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와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다”며 “거래 위축으로 전월세 불안을 초래하고 정비사업 추진 동력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단순한 시장 조정책이 아니라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장기적 주거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은 서울 전역과 과천·성남 등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25-10-22 15: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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