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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은 누구의 것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병들고 있다. 국회와 정당이 국민의 삶을 논의하는 공론의 장이 아니라 진영의 결속을 확인하고 상대를 공격하는 전쟁터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말은 거칠어졌고 타협은 배신으로 취급된다. 당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은 어느 진영을 막론하고 ‘내부 총질’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국민을 대표해야 할 정치가 오히려 국민을 진영으로 갈라놓는 역설이 반복되고 있다. 양대 정당의 가장 심각한 병폐는 사당화와 팬덤 정치다. 정당은 본래 다양한 국민의 이해와 요구를 수렴해 정책으로 만들어 내는 민주주의의 핵심 조직이다. 그런데 특정 지도자를 중심으로 권력이 집중되고 열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의 의사결정을 좌우한다면 정당은 공적 조직으로서의 본분을 잃는다. 당원은 주인이 아니라 지도자를 지키는 동원 세력이 되고, 국회의원은 국민보다 공천권을 가진 당 지도부와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우리 편이면 무엇이든 옳고, 상대편이면 무엇이든 틀렸다’는 진영 논리가 정치의 기준이 되는 순간 양심과 소신, 타협이 설 자리는 사라진다. 정책의 옳고 그름보다 누가 주장했는지가 중요해지고 법과 원칙보다 우리 진영에 유리한지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 같은 사안을 놓고도 정권이 바뀌면 평가가 뒤집히는 일이 반복되는 이유다. 국민이 정치에 등을 돌리는 것은 정치인들이 싸우기 때문만이 아니다. 싸움의 기준마저 공익이 아니라 진영의 유불리에 있기 때문이다. 강성 팬덤은 이런 구조를 더욱 악화시킨다.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의 열정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필요로 한다. 문제는 비판과 토론이 사라진 자리를 맹목적 추종이 차지하는 데 있다. 지도자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을 배신으로 규정하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몰아붙이는 순간 팬덤은 민주적 참여가 아니라 정치적 압력이 된다. 공천을 둘러싼 당내 권력 구조가 팬덤과 결합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정치인이 다음 선거를 위해 국민보다 당원, 당원보다 강성 지지층을 바라보게 된다면 대의민주주의의 기본 구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지 특정 정당 지도자의 대리인이 아니다. 정당의 공천권 역시 특정 개인의 정치적 생존을 보장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쓴소리를 배척하는 문화도 경계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위험한 정치는 반대가 없는 정치다. 지도자의 주변에 찬성하는 사람만 남고 비판하는 사람은 하나둘 밀려난다면 그 조직은 겉으로는 강해 보여도 내부에서는 이미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 지도자에게 필요한 것은 박수 부대가 아니라 불편한 진실을 말해 주는 동료다. 당내 소수 의견을 보호하고 공개적인 토론을 보장하는 것이 정당 민주주의를 살리는 출발점이다. 중도와 무당층을 외면하는 정치도 바뀌어야 한다. 선거 때마다 정치권은 국민 통합을 말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자기 진영의 결속부터 챙긴다. 상대 진영의 유권자를 설득하기보다 자극적인 언어로 자기 편의 분노를 키우는 것이 더 손쉬운 정치가 됐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자기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나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까지 설득할 수 있어야 국가를 경영할 수 있다. 보수와 진보 모두 이 원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보수는 과거의 영광과 진영적 향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시장경제의 활력과 개인의 자유를 지키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변화의 비용을 분담하는 책임 있는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 진보 역시 과거의 이념과 진영 논리에 갇혀서는 안 된다. 공정과 정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성장과 혁신, 노동과 복지를 함께 고민하는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결국 정치가 회복해야 할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상식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서로 사랑하라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상대의 정책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함이다. 잘못했으면 사과하고 옳은 주장이면 상대편의 것이라도 인정하는 최소한의 정치적 양식이 필요하다. 정당은 지도자의 것도, 팬덤의 것도, 국회의원의 것도 아니다. 국민의 것이다. 정당의 존재 이유는 권력 획득 그 자체가 아니라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제도권 안에서 조정하고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다. 정치권은 상대 진영을 향해 손가락질하기 전에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 우리 당의 지도자가 아니라 상대 당의 지도자가 같은 행동을 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평가했을 것인가. 우리 편의 팬덤이 상대편 팬덤과 똑같은 행동을 했다면 우리는 과연 침묵했을 것인가.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는 것에서 정치 개혁은 시작된다. 여의도의 위기는 단순히 정치인의 위기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진짜 위기다. 정치가 국민보다 진영을 먼저 생각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는다. 정치권이 지금 버려야 할 것은 상대방이 아니다. 자기편이면 무조건 옳다는 아집과 지도자에게 맹종하는 팬덤, 쓴소리를 배척하는 패거리 정치, 중도와 상식을 가볍게 여기는 오만이다. 국민은 정치의 승패보다 나라의 미래를 보고 있다. 이제 여의도가 그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정치가 다시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는 자리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시대를 계속 이어갈 것인지 선택해야 할 때다.
2026-08-27 14: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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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을 '소요'라 부른 국회, 역사를 거꾸로 돌릴 순 없다
[경제일보] 46년 전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대한민국은 아직도 모두 밝혀내지 못했다. 누가 최종 발포 명령을 내렸는지처럼 미완의 질문도 남아 있다. 그렇다고 1980년 5월의 역사가 다시 백지가 된 것은 아니다. 법원의 판결이 있었고,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이 이어졌으며, 계엄군의 발포와 시민 희생에 관한 숱한 기록이 축적됐다. 역사는 완결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무 이름이나 붙일 수 있는 무주공산도 아니다. 지난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재조명’ 공개포럼이 논란을 일으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시민단체 새역사국민운동과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서 이영훈 새역사국민운동 대표는 1980년 5월 광주를 ‘소요 사태’라고 표현했다. 또한 이 의원은 5·18이 특정 진영의 소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이른바 ‘성역화’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행사 전 취소를 권고했고, 논의 내용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의원 제명을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현장에서는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져 경찰까지 출동했다. 정치권의 반응을 걷어내고 본질부터 볼 필요가 있다. 5·18을 연구하고 토론하는 데 금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 기존 조사에 오류가 있다면 밝혀야 하고, 새로운 자료가 나오면 기존의 역사 서술도 수정할 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떤 역사적 사건도 질문할 수 없는 성역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이 의원이 제기한 문제의식 가운데 이 대목까지 부정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성역을 허물겠다는 것과 사실의 토대를 허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학술적 재검토에는 조건이 있다. 기존의 결론을 뒤집으려면 기존보다 강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사료를 내놓거나 기존 사료의 해석이 왜 틀렸는지를 논증해야 한다. 그것이 연구다. 국가와 사법부가 수십 년에 걸쳐 확인해 온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둔 채 사건의 명칭만 바꾼다고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소요’라는 표현은 가볍지 않다. 단어에는 시선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같은 사건도 ‘민주화운동’이라고 부를 때와 ‘소요’라고 부를 때 독자가 받아들이는 역사적 주체와 책임은 달라진다. 전자는 국가권력과 시민 저항의 관계를 보게 하고, 후자는 먼저 사회질서의 혼란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특정 단어의 사용만으로 곧바로 불법이라고 규정해서도 안 된다. 정치적·학술적 표현의 법적 허용 범위는 구체적인 발언과 맥락을 놓고 판단해야 한다. 다만 법적으로 말할 수 있다는 것과 역사적으로 타당한 말이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표현의 자유는 국가가 함부로 입을 막지 못하도록 만든 권리이지, 말한 사람이 사실 검증과 사회적 비판에서 면제된다는 뜻이 아니다. 더구나 이번 토론회가 열린 곳은 국회다. 국회는 개인 방송의 스튜디오가 아니다. 국민의 대표가 입법권을 행사하는 헌정기관이다. 국회의원이 행사를 공동주최하고 국회 공간을 제공하면 그 주장에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공적 권위가 실린다. 논쟁적인 역사 문제를 국회 안으로 가져오겠다면 그만큼 더 치밀한 근거와 반론의 기회를 준비했어야 한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전에 토론회 취소를 권고했다는 사실 역시 가볍게 볼 대목은 아니다. 당 지도부 스스로 파장을 우려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행사가 열렸고 예상했던 논란이 현실이 됐다.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설명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는 정당이라면 5·18에 관한 역사적 인식 역시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반대편의 물리력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행사 도중 항의와 몸싸움이 벌어졌고 경찰이 출동했다. 5·18 희생자와 유족에게 모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주장을 접한 사람들의 분노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민주주의에서 잘못된 주장에 대한 답은 상대의 마이크를 빼앗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역사 왜곡에 가장 치명적인 것은 물리력이 아니라 기록이다. 판결문을 펼치고, 당시 군 기록을 꺼내고, 피해자의 증언과 국가 조사보고서를 제시하면 된다. 주장에 오류가 있다면 하나씩 입증하면 된다. 오히려 폭력으로 행사를 중단시키려 하면 논쟁의 초점은 역사적 사실에서 ‘표현을 탄압했느냐’는 문제로 옮겨간다. 왜곡된 주장을 반박하려다 그 주장에 피해자의 지위를 선물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 민주주의의 까다로움이 있다. 듣기 싫은 말을 견뎌야 한다. 동시에 그 말이 틀렸다면 틀렸다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자유를 지킨다는 이유로 사실을 포기해서도 안 되고, 사실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자유를 짓밟아서도 안 된다. ‘한서(漢書)’에는 하간헌왕 유덕의 학문 자세를 두고 실사구시(實事求是), 곧 사실에 근거해 옳음을 구했다고 기록돼 있다. 오늘날 흔히 쓰는 이 네 글자의 무게는 역사 논쟁에서 더욱 크다. 5·18을 새롭게 해석하겠다면 ‘새롭게’보다 먼저 ‘사실에 근거했는가’를 물어야 한다. 반대로 그 해석을 잘못됐다고 비판하려면 ‘불쾌하다’보다 먼저 ‘어떤 사실이 틀렸는가’를 보여줘야 한다. 역사를 둘러싼 싸움의 최종 심판자는 목소리의 크기도, 의석수도 아니다. 남아 있는 기록과 검증 가능한 사실이다. 정치권이 5·18을 진영의 무기로 이용하는 태도 역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됐다. 보수정당이 5·18을 인정하는 것이 보수의 역사를 부정하는 일도 아니고, 진보정당이 5·18을 계승한다고 해서 그 역사를 독점할 권리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5·18은 어느 정당의 사유물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어떤 시행착오와 희생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지를 보여주는 공동의 역사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엄격해야 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은 계속 파헤쳐야 한다. 기존 연구의 오류도 얼마든지 비판해야 한다. 하지만 의문이 일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이용해 이미 확인된 역사 전체를 다시 안개 속으로 밀어 넣는 것은 학문의 태도가 아니다. 반대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추가 연구 자체를 금기시하는 것도 건강한 역사 인식이 아니다. 역사는 성역이 돼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무한정 다시 쓸 수 있는 정치적 백지도 아니다. 따라서 국회에서 벌어진 일은 그래서 한쪽만의 문제로 정리하기 어렵다. ‘학술 토론’의 이름 아래 역사적 사실을 다룰 때 요구되는 엄격함이 부족했다면 비판받아야 한다. 그 주장에 맞선다는 이유로 물리력을 행사했다면 그것 역시 민주주의의 방식이 아니다. 국회라면 양쪽 모두에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해야 한다. 말할 자유는 최대한 넓게 보장하되 그 말에는 근거를 요구하고, 잘못된 주장에는 단호하게 반박하되 상대의 발언권까지 빼앗지는 않는 것. 그것이 자유민주주의가 권위주의와 다른 지점이다. 5·18을 무엇이라고 부르느냐는 단어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그 이름 속에는 국가권력의 책임과 희생자의 명예,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지나온 길에 대한 평가가 들어 있다. 그러니 다시 묻는다면 답은 단순하다. 역사를 다시 연구할 자유는 있다. 다만 새로운 증거 없이 역사를 과거의 언어로 되돌릴 권리까지 있는 것은 아니다. 표현의 자유는 사실 앞에서 책임을 지는 자유다.
2026-08-14 1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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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RK현대산업개발, 노원구 월계시영아파트에 공유 우산 전달 外
[경제일보] IPARK현대산업개발은 서울 노원구 월계시영아파트에서 지역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높이고 나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공유 우산인 모두의 우산을 기부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전달식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서준오 노원구청장, 국민의힘 유정수 구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수근 구의원, 진보당 강미경 구의원, 김욱진 월계시영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신왕섭 IPARK현대산업개발 ESG소통실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모두의 우산은 갑작스럽게 비가 내릴 때 지역 주민들이 우산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사용 후 다시 반납할 수 있도록 한 공유 우산으로 IPARK현대산업개발은 서울시자원봉사센터와 협력해 월계시영아파트에 모두의 우산을 전달하고 주민들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단지 내에 비치했다. 이번에 기부한 우산은 400개 규모다. 이번 기부는 월계시영아파트 주민들이 일상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유 물품을 제공하는 동시에 하나의 우산을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나눔 문화를 통해 자원순환의 가치를 실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전달된 우산은 주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한 뒤 다시 반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주민 모두가 함께 이용하는 공유 물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생활 속 불편과 필요에 귀 기울이며 주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미건설, ‘대학 연계형 은퇴 주거단지’ MOU 체결 우미건설은 조선대학교, 조선대학교병원, KBC광주방송과 ‘교육·연구·의료 지원시설 개발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협약식은 지난 1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위치한 조선대학교 본관에서 김영길 우미건설 대표이사, 김춘성 조선대학교 총장, 최남규 조선대학교병원장, 류영현 KBC광주방송 대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협약을 통해 각 기관은 유휴부지를 활용한 대학 연계형 은퇴 주거 단지(UBRC) 및 교육·연구·의료 지원시설 개발을 위한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UBRC는 대학 캠퍼스와 연계해 조성하는 실버 주거단지다. 입주자가 대학의 평생교육·문화 인프라와 부속병원 의료서비스를 함께 누리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일본 등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모델이다. 협약에 따라 4개 기관은 조선대학교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실버 관련 사업 및 교육·연구·의료 지원시설 개발·운영 △지역사회 소통 및 공공성 강화 사업 등을 공동 추진한다. 우미건설은 종합 건설·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휴부지 활용 방안을 포함한 사업의 개발 기획, 사업성 분석 및 개발 규모 검토를 수행할 계획이다. 조선대학교는 사업대상지 제공·안내와 개발 검토에 필요한 정보 지원을 맡고 조선대학교병원은 실버 사업 및 의료지원서비스 개발에 협력하고 관련 의료 정보를 제공한다. KBC광주방송은 사업 홍보와 지역사회 소통을 담당한다. 김영길 우미건설 대표이사는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의료 기관, 언론사와 함께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와 개발 역량을 집중해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모델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성훈 LH 사장, 3기 신도시 첫 입주 앞둔 인천계양 A2·A3블록 점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성훈 사장이 김남준 국회의원과 3기 신도시 중 첫 입주를 앞둔 인천계양 A2·A3블록 사업 현장을 찾아 추진 현황 및 기반시설 조성 현황을 종합 점검했다고 13일 밝혔다. 인천계양 3기신도시는 인천광역시 박촌동 일원에 약 335만㎡ 규모, 1만8000호 주택공급이 예정된 지구다. 지난해까지 누적 5개 블록 3200호 착공을 마쳤으며 올해 A18, A19 등 5개 블록 2800 호 착공을 추진할 계획이다. LH는 전기, 가스 등 유관기관과의 현안협의체를 지속 운영하며 지구 내 공동주택용지의 토지사용시기를 내년말까지로 단축했다. 이와 함게 부지조성, 기반조성, 주택공급 등을 병행 추진하는 복합공정 관리를 통해 주택착공 속도를 높여왔다. 이성훈 LH 사장은 김남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계양을)과 함께 3기신도시 중 가장 먼저 입주를 앞둔 인천계양 A2블록과 A3블록 현장을 찾아 추진 현황을 살폈다. 이 사장은 입주 초기 인프라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성훈 LH 사장은 “인천계양 A2·A3블록은 3기 신도시 주택공급 성과를 체감할 수 있는 상징적인 곳인 만큼 건축 품질 확보는 물론 입주 초기 인프라 공백으로 인한 불편함이 없도록 주변 기반시설 확충이 완벽해야 한다”며 “학교와 교통 등 기반시설이 입주 시기에 맞춰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적극 협업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2026-08-13 17: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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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보훈가족에 "국가의 책임과 의무 다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국가유공자 및 제1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사건 전사자와 유가족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국가를 위한 희생에 감사를 표했다. 이날 오찬에는 이 대통령 내외와 함께 국가유공자와 보훈단체 관계자, 서해 수호 전사자와 유가족과 참전 장병, 순직 군인·소방 공무원 유가족 및 독립유공자 후손 등 18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현대사의 고비마다 기꺼이 자신의 삶을 바친 분들이 있어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며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년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의 기조 아래 국가를 위한 희생에 예우는 높게, 지원은 더 두텁게 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며 "보훈의 가치가 다음 세대까지 온전히 이어지도록 기억하고 계승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또 "조국을 위해 목숨 건 숭고한 헌신에 보답하는 일에 진보·보수가 따로 있겠나"라며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룩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더 빛나고 더 크게 도약하도록 있는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여러분의 명예와 삶을 지키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으로 긍지를 채워드리고 기억하고 기록해 다시 우리가 위기에 처했을 때 누군가 다시 우리 모두를 위해 선두에 나설 수 있는 나라를 꼭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대해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 예우 차원에서 6월과 8월에 따로 마련해 왔던 초청 행사를 하나로 모아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행사에는 제1연평해전 참전자 서득원 씨, 제2연평해전 전사자 고 조천형 상사의 배우자 및 딸 조시은 해군 중위, 천안함 피격 사건 전사자 고 임재엽 상사의 부친 등도 특별 초청자로 자리했다. 국방의 의무 수행 중 순직한 고 최민서 일병의 부친,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 박수동 소방장의 아버지도 참석했다. 독립운동가 김한의 외손자인 우원식 전 국회의장,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6·25 참전 유공자 고 이종규 선생의 손자인 배우 이주승 씨, 3·15의거 당시 도립 마산병원 간호사로 다친 시민들을 치료한 정성자 씨, 5·18 민주화운동 관련 일기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주소연 씨 등도 함께 했다. 독립운동에 투신한 고(故) 허위 선생의 외고손 남매 초포프 세르게이 씨와 초포프 막심 씨 등 재외 독립유공자 후손들도 자리했다. 최근 5년 내 청와대 주최 오찬에 참석한 경험이 없는 이들이 주로 초청됐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행사에서 독립·호국·민주 등 분야별 대표에게 태극기 배지를 직접 달아줬다고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오찬 메뉴로는 말복을 하루 앞둔 점을 고려하고 참석자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오골계 능이 전복탕과 풍천민물장어구이 등 보양식이 제공됐다고 안 부대변인은 전했다.
2026-08-13 16: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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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담고 경제서는 밑줄"…밀리의서재가 읽은 상반기 독서 트렌드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책이 주는 가치는 여전히 유효했지만 독자들이 책을 소비하는 방식은 달라지고 있다. 소설은 '내 서재'에 담아 천천히 감상하고, 경제·자기계발서는 필요한 문장에 밑줄을 그으며 실질적인 도움을 얻는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성장의 해답을 찾으려는 수요와 일상 속 위로를 원하는 독서 트렌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7일 KT 밀리의서재는 회원들의 내 서재 담기와 하이라이트, 별점, 인생책 등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2026년 상반기 독서 결산'을 공개했다. 이번 결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장르에 따라 독서 방식이 뚜렷하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소설 작품들이 '내 서재 담은 수'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인상 깊은 문장에 밑줄을 남기는 '하이라이트' 부문에서는 경제·자기계발 도서가 강세를 보였다. 독자들이 책을 읽는 목적에 따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KT 밀리의서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종합 베스트 내 서재 담은 수 1위는 영화 개봉과 함께 큰 사랑을 받은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차지했다.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와 조현선의 '나의 완벽한 장례식'이 각각 2위와 3위에 오르며 소설 분야의 강세를 보여줬다. 반면 회원들이 직접 밑줄을 남긴 하이라이트 부문에서는 경제·자기계발 도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백억남(김욱현)의 '자본주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경제 공부'가 1위를 기록했으며,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과 이광수의 '진보를 위한 주식 투자'가 뒤를 이었다. 최근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재테크와 자기계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히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삶과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기록하는 독서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소설과 에세이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휴식을 제공하는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는 모습이다. 회원들이 매긴 별점 순위에서는 최태성의 역사 교양서 '최소한의 삼국지'가 1위에 올랐으며, 나태주의 에세이 '너를 아끼며 살아라'와 김나을의 소설 '오늘도 행복을 구워냅니다'가 뒤를 이었다. '오늘의 인생책' 코너에서는 김슬기의 '강하고 아름다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최성락의 '부를 부르는 50억 독서법'과 크리스텔 프티콜랭의 '당신은 사람 보는 눈이 필요하군요' 역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KT 밀리의서재는 성장과 성공을 위한 자기계발과 함께 스스로를 돌보고 위로받고자 하는 독자들의 수요가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출간 이후 시간이 흐른 도서가 미디어 콘텐츠와 입소문을 통해 다시 주목받는 '역주행' 현상도 이어졌다. 지난 1월에는 '흑백요리사' 열풍과 함께 '최강록의 요리노트'가 화제를 모았으며, 2월에는 출간 17년 만에 새로운 표지로 복간된 정유정의 '내 심장을 쏴라'가 기존 독자와 신규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배우 문가영의 추천 도서로 소개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1위에 올랐으며, 4월에는 나태주의 '너를 아끼며 살아라', 5월에는 이동원의 '얼굴들' 등이 다시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방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명인의 추천 등이 출판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면서 콘텐츠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밀리의서재의 창작 플랫폼 '밀리로드'에서는 소설가 신경숙의 신작 '크리스티나의 사소하고 대담한 삶'이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연재를 시작한 이후 누적 조회수 14만회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고, 독자 추천 지표인 '밀어주리' 역시 1450개를 기록하며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크리스티나의 사소하고 대담한 삶'은 60여년간 지방에서 농부로 살아온 할머니가 남편과 사별한 뒤 서울로 상경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노년의 삶과 가족, 새로운 도전을 그려내며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디지털 독서 시장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많이 읽히는 책이 중요한 지표였다면 최근에는 어떤 책을 저장하고, 어떤 문장에 밑줄을 긋고, 어떤 책을 인생책으로 선택하는지가 새로운 독서 트렌드를 보여주는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독서가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성장과 위로,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밀리의서재는 이번 상반기 독서 결산을 통해 회원들의 다양한 독서 취향과 소비 방식을 확인한 만큼 데이터 기반의 독서 경험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성호 KT 밀리의서재 독서당 본부장은 "상반기 독서 데이터를 살펴보면 소설은 내 서재에 담아 감상하고, 경제 및 자기계발서는 필요한 내용을 직접 기록하는 등 장르에 따라 독서를 즐기는 방식에도 차이가 나타났다"며 "앞으로도 회원들의 다양한 취향과 트렌드를 통해 새로운 책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독서 경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7-27 16: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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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두 번 할 필요 있나"…김민석, 당 복귀와 동시에 鄭에 포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총리직에 퇴임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 이런 것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며 직격했다. 김 전 총리는 1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는 정청래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이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지방선거로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의 역할 폭과 숙제 크기가 더 넓고 커지고 강해졌다. 이제 당이 더 본격적으로 움직일 때"라고 말했다. 이어 "당이 어떻게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황금시대 도래, 그 첫 장을 이재명 정부가 열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범여권 논객인 유시민 작가의 이른바 재건축론과 관련, "그렇게 해서는 민주 세력의 국정운영도, 국정 성공도, 총선 승리도, 집권 연속도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양보하고 타협할 수 없다. 그것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방향과 맞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개혁, 진보, 보수, 중도를 다 끌어안아야 한다. 그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저는 당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노력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유 작가라든가 정 전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 저는 그게 틀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유 작가가 이 대통령의 포용·통합 기조를 두고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비판한 데에 대해서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려 하는 것은 지나친 자신감이 아니라 당연한 의무"라며 "어떤 계층 또는 정당의 지지로 대통령이 됐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모두에게 최대한의 선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연초 정 전 대표가 제안했다가 당내 반발로 무산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관련, "그것을 풀어가는 문제 제기와 과정이 잘못돼서 일을 그르쳤다고 본다"며 정 전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같은 세력은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통합과 연대와 확장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통합할 것이냐, 연대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당이 스스로 명확하게 판단하고 견해를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이어 "혁신당이 스스로 민주당과 강령이나 정체성이 다른 진보적인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면 정리해서 연대하고 필요한 부분은 단일화하면 된다. 그렇지 않다고 하면 통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당과의 통합 방식에 대해서는 "현실 정치의 상황상 민주당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당이고 규모가 비교되지 않는 거대한 정당이고 민주당이 역사성이 있는 대표 정당"이라며 "함께할 때는 사실상 법률적인 흡수 합당이라는 형식을 거쳐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밖에 그는 8·17 전당대회 이슈와 관련, "갈등적 쟁점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본다"며 보완수사권 폐지, 권리당원 1인 1표제를 골자로 한 '당원 주권주의' 등에 찬성한다는 태도를 거듭 밝혔다.
2026-07-01 14: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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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없는 선거가 남긴 상처, 음모론과 정략을 넘어 시스템 개혁이 먼저다
[경제일보] 민주주의는 투표로 시작해 투표로 완성된다. 국민이 한 표를 행사하는 순간 주권은 현실이 되고, 선거는 국민의 뜻을 국가 운영에 반영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신성한 절차가 된다. 그렇기에 선거는 무엇보다 공정해야 하며, 유권자가 불편함 없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이른바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다.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에 차질을 빚었고, 개표 과정에서도 혼란이 발생해 개표소가 봉쇄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선거 관리의 기본 중 기본인 투표용지 수급과 운영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 앞에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 선거의 결과와 무관하게 국민의 참정권 행사에 불편과 혼란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명백한 행정 실패이자 관리 부실이다. 국민이 가장 분노하는 것은 실수 자체보다도 반복되는 무능과 무책임이다. 선관위는 그동안 각종 채용 비리 논란과 관리 부실 문제로 국민의 신뢰를 잃어 왔다. 그럼에도 조직 혁신과 내부 개혁은 지지부진했고, 결국 이번 사태를 통해 그 허술한 관리 체계가 다시 드러났다. 선거 관리 기관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여야가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선관위에 대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하기로 합의한 것은 그런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국정조사는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를 위한 정치적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헌법적 장치여야 한다. 이번 기회에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 사전 대응 체계는 제대로 작동했는지, 책임 소재는 어디에 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잘못이 확인된다면 관련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도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국정조사의 목적이 정치 공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일부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전국 재선거' 주장이나 이를 둘러싼 정략적 논쟁은 사태의 본질을 흐릴 우려가 있다. 선거 관리의 부실을 비판하는 것과 선거 결과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명확한 증거와 법적 근거 없이 국민의 선택을 통째로 부정하는 주장은 오히려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킬 수 있다. 특히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부정선거 음모론은 사회적 갈등만 키울 뿐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에 근거한 비판은 필요하지만,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정치적 선동은 민주주의를 병들게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쟁이 아니라 진실이며, 음모론이 아니라 제도 개선이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출발점은 같아야 한다. 국민의 투표권은 침해되어서는 안 되며, 선거 관리의 허점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정치적 유불리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다. 선관위의 독립성은 보장하되 책임성은 강화하고, 선거 운영 전반에 대한 점검과 디지털 관리 체계 개선, 위기 대응 매뉴얼 정비 등 근본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 공자는 "백성의 신뢰를 잃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역시 국민의 신뢰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선거는 국민과 국가를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약속이다. 그 약속이 흔들릴 때 민주주의도 흔들린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단순한 행정 착오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큰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그 상처를 정치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악용하는 것 또한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음모론도, 정략적 구호도 아니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 있는 사과, 그리고 국민이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는 선거 시스템의 전면적 개혁이다. 그것이야말로 이번 사태가 남긴 교훈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2026-06-17 09: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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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선택의 날…6·3 지방선거가 바꾼 정치지형
[경제일보] 6·3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민심을 확인한 첫 전국 단위 선거였다.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의 지방권력 탈환이었다. 다만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을 국민의힘이 지켜내면서 여당의 압승이라기보다는 ‘미완의 승리’에 가까운 성적표가 나왔다. 최종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6곳 중 12곳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서울과 대구, 경북, 경남 등 4곳을 지켰다. 민주당은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2곳과 부산·울산, 충청권, 강원, 제주, 전북, 전남·광주를 가져가며 전국적 확장성을 확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을 수성하고 TK와 경남을 방어하면서 전면 붕괴는 피했다. 수도권 결과는 이번 선거의 정치적 성격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박빙 승부 끝에 5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인천에서는 박찬대 민주당 후보가 각각 승리했다. 서울은 부동산과 자산, 도시개발 이슈가 강하게 작동했고 경기·인천은 정권 안정론과 생활 행정 교체 요구가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PK 지형 변화도 이번 선거의 핵심이다. 부산에서는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며 8년 만에 민주당이 부산시정을 되찾았다. 울산에서도 김상욱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다만 경남은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김경수 민주당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따라서 PK 전체가 민주당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라 부산·울산은 변화, 경남은 보수 방어로 정교하게 봐야 한다. 충청권과 강원은 민주당이 국정 동력 확보의 기반을 넓힌 지역이다. 대전 허태정, 세종 조상호, 충남 박수현, 충북 신용한, 강원 우상호 후보가 승리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 연계가 한층 쉬워졌다. 지역 산업 재편, 교통망, 균형발전 사업에서도 여당 주도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결과로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복지, 지역산업, 균형발전 정책을 지방정부와 함께 추진할 여지를 확보했다. 광역단체장이 같은 정치적 방향을 공유할 경우 국비 사업 유치, 지역 산업단지 조성, 공공주택 공급, 돌봄·복지 정책 집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반대로 서울처럼 시장과 시의회 다수당이 다른 지역에서는 협치가 핵심 변수가 된다. 지방의회 권력 구도도 주목된다. 특히 서울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당선됐지만 서울시의회 다수당은 민주당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주택 공급, 도시개발, 교통, 복지 예산을 둘러싼 시와 의회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이는 지방권력이 단순히 단체장 승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후보가 10곳, 보수 성향 후보가 6곳에서 승리했다. 교육정책의 무게추는 다시 진보 쪽으로 기울었다. 인공지능 시대 교육과정, 대입 평가, 기초학력, 교권 회복, 교육격차 해소를 둘러싼 논쟁이 각 시·도 교육청에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에는 책임론이 불가피하다. 서울과 TK·경남을 지켰지만 지방권력 전체 구도에서는 밀렸다. 민주당 역시 서울 탈환 실패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번 선거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 승리라기보다 지역별 민심이 세밀하게 갈라진 선거였다. 지방권력은 재편됐고 여야 모두 다음 총선과 대선을 향한 정치 지형 재설계에 들어가게 됐다.
2026-06-06 13: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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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왜 정원오가 아니라 오세훈을 택했나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는 결국 서울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차지하는 흐름 속에서도 서울만은 달랐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개표 막판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서울시장 사상 첫 5선 고지에 올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후보는 49.22%의 득표를 얻어 정 후보(48.07%) 1.15%포인트, 6만259표 차로 이겼다. 지상파 출구조사에서 정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예측됐던 흐름을 뒤집은 ‘대역전극’이었다. 서울은 민주당이 ‘이겼어야 할 선거’였고, 국민의힘이 ‘반드시 지켜야 할 선거’였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수도 서울까지 가져와야 정권 안정론을 완성할 수 있었다. 반대로 국민의힘에는 서울이 마지막 수도권 교두보였다. 경기와 인천이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서울마저 내주면 보수 정당의 전국 확장성은 사실상 붕괴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오 후보의 승리는 단순한 서울시장 1석의 승리가 아니라 보수 진영이 간신히 붙잡은 정치적 생명줄이었다. 전국은 민주당, 서울은 국민의힘…수도 표심은 달랐다 이번 지방선거의 큰 흐름은 민주당 우세였다.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차지했고, 국민의힘은 서울·대구·경북·경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다만 민주당은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하면서 ‘미완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서울 유권자는 전국적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았다. 정당 구도보다 후보의 시정 경험, 부동산 기대, 도시 운영 능력을 따로 떼어 판단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서울 선거는 정권에 힘을 실어주느냐, 야당에 견제력을 주느냐의 선거이기도 했지만, 막판에는 ‘내 집값과 내 동네 개발을 누가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좁혀졌다”며 “전국 선거의 바람이 서울의 생활경제 계산을 완전히 덮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국 승리 흐름에 기대 서울에서도 정권 안정론이 먹힐 것으로 봤다. 그러나 서울은 한국 정치의 상징 공간인 동시에 가장 예민한 생활경제의 현장이다. 부동산 가격, 재건축 속도, 교통망 확충, 세금 부담, 도시개발 방향이 유권자의 일상과 자산에 직접 연결된다. 정권에 대한 호감과 지지는 있었지만, 그것이 곧바로 서울시장 교체 요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정원오의 생활행정, 서울 전체 시장감으로 확장 못 했다 정원오 후보는 성동구청장 3선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행정형 후보’ 이미지를 내세웠다. 성수동 변화, 지역 행정 경험, 젊고 실용적인 행정가 이미지는 분명 강점이었다. 실제 선거 초중반 정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뿐 아니라 일부 중도층에서도 신선한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구청장 성공 모델을 서울 전역의 시장감으로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서울은 25개 자치구의 단순한 합이 아니다. 부동산·교통·재건축·재개발·도시계획·복지·일자리·안전이 동시에 작동하는 초대형 생활권이다. 정 후보의 생활행정 이미지는 호감도는 만들었지만, 막판 초박빙 승부에서 “서울 전체를 맡겨도 되느냐”는 질문을 완전히 넘어서지는 못했다. 특히 TV토론을 둘러싼 소극적 대응 논란은 정 후보의 확장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 후보는 서울시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에는 참석했지만, 오세훈 후보 측이 요구한 추가 토론에는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신문은 선거 기간 중 오 후보가 정 후보의 토론 회피를 비판했고, 정 후보가 과거 발언 등을 거론하며 맞받았다고 보도했다. 이후 5월 28일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토론은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TV토론이 됐다. 경향신문은 해당 토론에서 후보들이 안전 문제와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고 전했다. 정 후보 입장에서는 앞선 판세를 지키기 위한 ‘리스크 관리’였을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는 인지도와 시정 경험을 검증받는 무대다. 도전자에게 TV토론은 현직의 실정과 자신의 대안을 동시에 부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정 후보가 추가 토론 공방에서 보다 공세적으로 나섰다면 성동구청장 이미지를 넘어 서울시 전체를 이끌 후보라는 인상을 강화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 후보는 생활행정 이미지를 통해 호감도를 높였지만, 막판에는 서울 전체의 비전과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이 더 필요했다”며 “TV토론 추가 개최 논란에서 방어적으로 비친 점은 ‘검증을 피한다’는 프레임을 국민의힘에 허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사정에 밝은 한 인사도 “정 후보가 성동구에서 보여준 성과는 분명 경쟁력이 있었지만, 선거 막판에는 ‘성동구청장 정원오’와 ‘서울시장 정원오’ 사이의 간극을 국민의힘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며 “민주당이 서울 전체의 도시 비전을 더 압축적이고 선명하게 보여줬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의 패인은 후보 개인의 문제만으로 좁혀볼 수 없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왜 바꿔야 하는가’는 설명했지만, ‘바꾸면 무엇이 달라지는가’를 충분히 각인시키지 못했다. 생활행정의 성과는 강조했지만 서울시 전체의 재건축·교통·도시경쟁력 구상에서는 오 후보의 경험론을 압도하지 못했다. 여기에 TV토론 추가 공방에서 적극적 검증 무대를 넓히지 못한 점까지 겹치면서, 정 후보는 마지막 국면에서 ‘참신한 구청장’ 이미지를 ‘준비된 서울시장’ 이미지로 완전히 전환하지 못했다. 오세훈의 승부수는 새로움이 아니라 안정감이었다 오세훈 후보에게 새로움은 없었다. 장기 재임 피로감도 분명했다. 그러나 서울 유권자 일부는 바로 그 점을 장점으로 받아들였다. 재건축·재개발, 한강벨트 개발, 교통망 확충, 주택 공급, 도시계획 연속성 같은 의제에서는 실험보다 연속성을 택한 셈이다. 오 후보는 ‘시작된 변화, 압도적 완성’을 내걸고 “4년만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에서 오세훈 후보가 이긴 것은 당의 승리라기보다 후보 경쟁력과 부동산 민심의 결합에 가까웠다”며 “서울 유권자는 정권 심판이나 정권 지원이라는 큰 구호보다 당장 눈앞의 도시 운영 안정성을 더 따졌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국민의힘에도 착시를 경계하게 한다. 오 후보의 승리는 국민의힘 전체의 회복이라기보다 서울에서 작동한 특수한 조합의 결과였다. 오 후보 개인의 인지도, 서울시정 경험, 부동산·도시개발 이슈에서의 비교우위, 그리고 민주당의 전국 승리에 대한 견제 심리가 한꺼번에 맞물렸다. 강남3구·마용성·한강벨트…승부 가른 자산투표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해석하는 핵심 열쇠는 ‘자산투표’다. 서울의 표심은 단순히 보수냐 진보냐로 갈라지지 않았다. 내 집값이 어떻게 될 것인가, 재건축 규제는 풀릴 것인가, 교통망은 빨라질 것인가, 세금 부담은 늘어날 것인가, 도시개발은 멈추지 않을 것인가가 유권자의 선택을 움직였다. 정권에 힘을 실어주자는 구호보다 내 생활과 자산을 지키겠다는 심리가 더 강했던 것이다. 정치컨설팅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서울은 이미 계층·자산·주거 형태에 따라 정치적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도시가 됐다”며 “강남3구와 마용성, 한강벨트, 재건축 기대지역에서는 정당 호감도보다 자산 방어 심리가 더 강하게 작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대로 민주당이 강점을 기대했던 지역에서도 투표율과 막판 결집이 충분하지 않으면 서울 전체 승부를 가져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강남3구와 마용성, 한강벨트, 재건축 기대지역의 표심을 따로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의 선거는 더 이상 단일한 수도권 민심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강남권과 강북권, 아파트 밀집지역과 다세대·임대주택 밀집지역, 재건축 기대지역과 주거 불안 지역의 투표 동기는 다르다. 민주당은 서울 전체의 정권 안정론을 기대했지만, 국민의힘은 부동산과 도시개발의 불안을 파고들었다. 민주당엔 서울형 민심, 오세훈엔 5선 책임 남았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흐름의 차이도 컸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 개표 과정에서는 16시간에 걸친 초접전 끝에 오 후보가 역전했다. 막판 보수층 결집과 지역별 개표 순서,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 표심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 선거는 마지막 1%의 조직력과 위기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사례”라며 “국민의힘 지지층 입장에서는 경기·인천·부산·충남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 서울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컸고, 그 절박감이 본투표와 막판 결집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서울 패배는 뼈아프다. 전국적으로 승리했지만, 수도 서울을 내줬다는 사실은 향후 국정 운영과 정치 구도에서 계속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서울은 단순한 광역단체 하나가 아니다. 정치적 상징성, 언론 집중도, 부동산 시장 파급력, 중산층 민심의 방향을 동시에 보여주는 공간이다. 민주당이 서울에서 다시 승리하려면 정권 안정론만으로는 부족하다. 부동산과 세금, 교통과 재건축, 일자리와 도시경쟁력에 대해 더 정교한 답을 내놔야 한다. 서울 유권자에게 “정권을 도와달라”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당신의 집, 당신의 출근길, 당신의 세금, 당신의 동네가 어떻게 나아질 것인가”를 설득해야 한다. 오 후보의 승리도 압승은 아니었다. 0.6%포인트 차 승리는 승자의 자신감보다 경고장을 먼저 읽어야 할 결과다. 서울 유권자는 오 후보를 다시 선택했지만, 무조건적 지지를 보낸 것은 아니다. 장기 재임 피로감, 시정의 관성, 약자 주거와 교통 격차, 강남·비강남 간 불균형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사상 첫 5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기록은 정치적 훈장이면서 동시에 무거운 책임이다. 서울 시민은 오 후보에게 다시 기회를 줬지만, 그 기회는 무한정한 신뢰가 아니다. 재건축과 개발의 속도를 높이되 주거 약자를 배제하지 않는 균형, 한강벨트와 강남권의 경쟁력을 키우되 강북과 외곽의 박탈감을 줄이는 조정 능력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는 서울이 정권의 바람만으로 이길 수 없는 도시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켰다. 서울 유권자는 정권보다 집값, 후보보다 생활의 안정, 구호보다 도시 운영 능력을 먼저 따졌다. 민주당에는 서울형 민심을 다시 읽으라는 숙제를 남겼고, 국민의힘에는 서울 승리를 전국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는 경고를 남겼다. 한 여권 관계자는 “서울의 선택은 명료했는데 전국의 정치 바람보다 내 동네의 집값과 교통, 개발과 세금이 더 가까웠다”며 “이것이 0.6%포인트 역전극의 본질이다. 서울을 얻으려는 정당은 거대한 구호보다 생활의 계산서를 먼저 읽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2026-06-06 0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