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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케 듀오'의 엇갈린 월드컵…손흥민은 침묵했고, 케인은 잉글랜드를 구했다
[경제일보] 한때 같은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를 흔들었던 두 공격수의 월드컵 운명이 엇갈렸다. 한국의 손흥민과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이다. 토트넘 홋스퍼 시절 두 선수는 ‘손케 듀오’로 불리며 리그 역사에 남을 호흡을 자랑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47골을 합작해 역대 최다 골 합작 기록을 세운 조합이었다. 그러나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무대는 두 사람에게 전혀 다른 표정을 남겼다.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의 간판이자 주장으로 대회에 나섰지만 풀타임을 한 번도 소화하지 못한 채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반면 케인은 잉글랜드가 위기에 몰린 순간에도 끝까지 그라운드에 남았고, 결국 두 골로 팀을 다음 라운드에 올려놓았다. 끝까지 남은 케인, 믿음에 멀티골로 답했다 잉글랜드는 2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콩고민주공화국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7분 브리앙 시펭가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후반 30분과 41분 케인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케인의 첫 골은 전형적인 해결사의 장면이었다. 후반 30분 앤서니 고든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케인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끌려가던 잉글랜드의 숨통을 튼 동점골이었다. 이어 후반 41분에는 수비 사이에서 공간을 만든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내내 콩고민주공화국 골키퍼 리오넬 음파시의 선방에 막히던 잉글랜드는 케인의 결정력 하나로 탈락 위기에서 살아났다. 더 주목되는 대목은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선택이다. 잉글랜드의 경기력은 매끄럽지 않았다. 측면 공격은 답답했고, 중원 연결도 흔들렸다. 투헬 감독은 후반 들어 변화를 줬지만 최전방의 케인만큼은 끝까지 남겼다. 주장이자 골잡이, 위기의 순간 한 번은 해줄 선수라는 믿음이었다. 그 믿음은 두 골로 돌아왔다. 손흥민의 월드컵은 정반대였다. 한국은 체코전 승리 이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했고, 결국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 활용법은 대회 내내 논란이었다. 체코전과 멕시코전에서는 조기 교체됐고, 남아공전에서는 월드컵 본선 처음으로 선발에서 제외됐다. 특히 남아공전에서 손흥민을 벤치에 둔 결정은 국내외 축구 팬들의 의문을 불렀다. 대표팀의 상징이자 가장 큰 경험치를 가진 선수를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 제외한 것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선택이 됐다. 후반 교체 투입 이후에도 손흥민은 경기 흐름을 바꿀 만한 장면을 만들지 못했고, 한국은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같은 재능, 다른 자리…스타 활용법이 승부를 갈랐다 물론 손흥민 부진을 개인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월드컵은 한 명의 스타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무대가 아니다. 더구나 손흥민은 이미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에 접어들었고, 대표팀은 세대교체와 전술 전환의 과제를 안고 있었다. 문제는 ‘관리’와 ‘배제’의 경계가 불분명했다는 점이다. 몸 상태를 고려한 출전시간 조절이었다면 언제 어떻게 승부처에 투입할지에 대한 설계가 필요했다. 그러나 한국은 손흥민을 아껴 쓴 것도, 확실히 중심에 세운 것도 아닌 어정쩡한 운영 끝에 공격의 구심점을 잃었다. 케인은 달랐다. 잉글랜드도 완벽하지 않았다. 콩고민주공화국전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우승 후보답지 않은 불안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잉글랜드에는 흔들리는 경기에서도 마지막까지 믿고 맡길 9번이 있었고, 그 9번은 감독의 신뢰를 골로 증명했다. 손흥민과 케인의 차이는 결국 ‘현재의 폼’만이 아니라 ‘팀 안에서의 자리’에서 갈렸다. 토트넘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의 장점을 증폭시켰다. 케인이 내려와 패스를 뿌리면 손흥민이 뒷공간을 찢었고, 손흥민이 수비를 끌고 가면 케인이 박스 안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각자의 처지가 달랐다. 케인은 여전히 잉글랜드 공격의 최종 종착지였고, 손흥민은 한국 전술 안에서 확실한 사용법을 찾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은 두 선수의 위상을 바꿔놓았다기보다, 스타를 대하는 팀의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케인은 팀의 중심에 있었고, 손흥민은 중심과 관리 사이에서 흔들렸다. 한 사람은 감독의 신뢰 속에 경기를 뒤집었고, 다른 한 사람은 벤치와 교체 사이에서 대회를 마쳤다. 축구에서 에이스는 이름값만으로 살아남지 않는다. 그러나 에이스를 살릴 구조 없이 이름값만 기대하는 팀도 성공하기 어렵다. ‘손케 듀오’의 엇갈린 월드컵은 그래서 더 씁쓸하다. 한때 같은 팀에서 서로를 빛나게 했던 두 별은 북중미의 여름, 각자의 대표팀에서 전혀 다른 결말을 받아들였다. 케인의 월드컵은 아직 계속되고 있고, 손흥민의 월드컵은 질문만 남긴 채 끝났다.
2026-07-02 10: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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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패착, 협회의 무책임, 악플의 폭주
[경제일보] 48개국이 겨루고 32개국이 살아남는 월드컵이었다. 한국 축구는 그 넓어진 문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1승 2패, 조 3위, 최종 34위. 12개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에게까지 주어진 기회는 한국을 비켜 갔다. 대표팀은 체코전 승리로 출발했다. 그러나 멕시코에 무너졌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스스로 운명을 끝낼 기회를 놓쳤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에 갈 수 있었다. 상대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팀이었고, 한국은 지지 않아도 되는 팀이었다. 그런데 경기는 한국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어떻게 이겨야 하는지조차 보여주지 못한 채 흘러갔다. 홍명보 감독의 패착은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데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났다. 후반에 상대 체력이 떨어지고 공간이 생기면 손흥민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감독은 선발을 정할 권한이 있다. 누구를 앞세우고 누구를 아낄지, 어느 시점에 승부를 걸지는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그러나 권한에는 결과가 따른다. 월드컵 32강이 걸린 경기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 자원을 벤치에 두는 선택은, 그만큼 치밀한 경기 설계와 대비책을 전제로 해야 한다. 한국은 전반부터 중원에서 밀렸고, 공격은 상대 수비를 흔들 만큼 날카롭지 못했다. 손흥민이 들어온 뒤에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실점 뒤에는 조급함만 커졌고, 한국은 끝내 한 골을 만회하지 못했다. 축구에서 패배의 책임을 선발 명단 한 장에만 돌릴 수는 없다. 선수들의 몸 상태와 집중력, 상대의 전술, 경기 중 변수도 함께 작용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경기에서 누가 먼저 뛰고, 어떤 방식으로 승부를 설계했는지는 감독의 판단이다. 남아공전은 홍명보호가 이번 대회에서 보인 한계를 압축한 경기였다. 상대보다 먼저 준비하지 못했고, 경기가 틀어진 뒤에도 판을 바꿀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홍 감독에게 이번 실패가 더욱 무거운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탈락 뒤 물러났다. 12년 뒤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 사이 한국 축구는 유럽 정상급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을 더 많이 배출했고, 손흥민·김민재·이강인 같은 자원도 갖췄다. 경험과 선수층을 말할 조건은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결과는 두 번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모든 패배가 감독 사퇴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 두 차례 지휘봉을 잡고도 두 번 모두 조별리그를 넘지 못했다면, 사퇴는 선택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최소한의 응답이다. 홍명보 감독은 떠나는 것이 맞았다. 다만 감독 한 명의 퇴장으로 한국 축구의 책임까지 정리하려 해서는 안 된다. 홍 감독은 처음부터 축구협회의 불투명한 선임 논란을 안고 출발했다. 문체부 특정감사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면접에 관여했고, 절차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축구협회는 그 판단에 이견을 보였지만, 선임 과정이 팬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사실까지 없앨 수는 없다. 대표팀 감독은 결과로 선임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자리다. 홍 감독은 그러지 못했다. 그렇다고 축구협회가 “감독이 책임지고 물러났으니 끝났다”고 말할 처지는 아니다. 감독을 뽑은 사람, 감독에게 권한을 주고 대표팀 운영을 관리한 사람, 월드컵을 앞두고도 국민을 설득할 만한 청사진을 내놓지 못한 사람들도 각자의 몫을 져야 한다. 축구협회가 해야 할 일은 새 감독 이름부터 꺼내는 것이 아니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감독 후보를 검증했고, 전력강화위원회는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으며, 왜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까지 일관된 경기력을 만들지 못했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사퇴한 감독을 앞세워 책임의 장부를 덮는다면, 다음 감독도 같은 의심과 불신 속에서 출발하게 된다. 이번 사태에서 더 우려스러운 것은 패배 뒤 쏟아진 악성 댓글과 협박이다. 국가대표 감독은 공적 비판의 대상이다. 선수 선발, 전술, 교체, 경기 운영, 인터뷰는 모두 국민이 평가할 수 있다. 손흥민을 왜 선발에서 뺐는지, 남아공전에서 왜 그런 전술을 택했는지, 두 번째 월드컵에서 무엇을 남겼는지 묻는 일은 정당하다. 표현이 불편하더라도 경기 내용과 사실에 근거해 판단을 비판하는 것은 막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비판에는 대상과 근거와 한계가 있다. 공항에서 살해하겠다는 식의 글, 확인되지 않은 사퇴설과 합성 이미지, 선수와 가족을 겨냥한 욕설과 허위사실 유포는 축구 비평이 아니다. 이런 행위는 공적 사안을 두고 의견을 제시하는 차원을 벗어나 협박, 명예훼손, 모욕의 법적 책임이 문제 되는 영역으로 들어간다. 표현의 자유는 권한을 가진 사람을 비판할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지, 타인의 신변을 위협하거나 허위사실을 퍼뜨릴 자유까지 보장하는 면허가 아니다. 공적 인물은 일반인보다 넓은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공적 인물이라는 이유로 가족과 지인까지 공격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독의 전술 실패를 따지는 일과 인격을 짓밟는 일은 전혀 다르다. 선수의 부진을 분석하는 일과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찾아가 협박성 글을 남기는 일도 다르다. 설영우 측이 악의적 비방, 인신공격, 허위사실 유포에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것도 이 선을 넘은 공격이 실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선수는 경기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 평가가 가족을 끌어들이고,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위해를 예고하는 데까지 번진다면 그것은 스포츠를 향한 애정이 아니라 집단적 분풀이에 가깝다. 한국 축구는 패배할 때마다 한 사람을 골라 세우는 데 익숙했다. 감독이 패하면 감독 하나를 내보내고, 선수가 실수하면 그 선수의 이름을 조롱거리로 만든다. 그 사이 감독을 선임한 사람들의 판단, 대표팀을 운영한 사람들의 무능, 실패를 되풀이하게 만든 관행은 뒤로 숨는다. 이번에는 책임의 순서를 뒤바꾸지 말아야 한다. 홍명보 감독에게는 패착의 책임이 있다. 손흥민을 벤치에 둔 선택과 남아공전의 무기력한 경기 운영, 두 번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은 모두 그의 성적표에 남아야 한다. 축구협회에는 더 큰 책임이 있다. 납득하기 어려운 감독 선임 과정, 불신을 키운 운영, 결과가 나쁠 때마다 감독 교체로 사태를 봉합해 온 관행을 바꾸지 않는다면 같은 실패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살해를 예고하고,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선수와 가족을 향해 모욕을 쏟아낸 이들에게도 책임은 남는다. 분노가 컸다는 사정은 타인을 위협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홍명보는 떠났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실패가 함께 떠난 것은 아니다. 감독의 패착은 기록으로 남고, 협회의 무책임은 해명과 쇄신으로 답해야 하며, 악플의 폭주는 법과 상식의 선에서 멈춰 세워야 한다. 그 세 가지를 구분하지 못하면 다음 월드컵에서도 한국 축구는 또 한 사람을 내보내고, 또 다른 사람을 향해 돌을 던지는 일로 실패를 끝낼 것이다.
2026-06-29 0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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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는 치지직, 뒷풀이는 SOOP…한국 패배에도 온라인 축구판 달아올랐다
[경제일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온라인 스포츠 중계 열기는 식지 않았다. 공식 경기 중계는 네이버 치지직에 시청자가 몰렸고, 경기 종료 이후에는 SOOP 입중계 방송으로 이용자가 이동했다. 경기 화면을 보는 수요와 경기 결과를 함께 해석하고 떠드는 수요가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나뉘어 나타난 셈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치지직은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경기에서 최고 동시접속자 493만8000명을 기록했다. 조별리그 1차전 체코전 482만5000명, 2차전 멕시코전 478만명을 모두 넘어선 수치다. 한국 대표팀의 32강 진출 가능성이 걸린 최종전이라는 점이 시청 수요를 끌어올렸다. 네이버는 이번 월드컵 기간 공식 중계와 같이보기 콘텐츠를 결합했다. 지난 24일 기준 같이보기에 참여한 스트리머는 누적 1422명, 방송 수는 4707개로 집계됐다. 월드컵 관련 클립 콘텐츠 누적 재생 수도 3억1000만회를 넘어섰다. 치지직은 경기 영상을 제공하는 공식 중계 플랫폼의 장점을 살렸다. 한동숙, 풍월량 등 파트너 스트리머를 비롯해 이경규, 슛포러브, 이스타TV, 리센느의 안원잘부, 플레이브, 이넉살 등이 같이보기에 참여했다. 네이버는 실시간 재생 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형 라이브 방송의 안정성을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SOOP은 입중계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입중계는 공식 경기 영상을 송출하지 않고 스트리머가 경기 상황을 설명하며 시청자와 소통하는 방식이다. 중계권이 없는 플랫폼에서도 스트리머의 해설과 반응, 채팅을 중심으로 스포츠 콘텐츠 소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한국 대표팀 경기에서는 SOOP에서 약 300개의 입중계 방송이 진행됐다. 대표 스트리머 감스트의 방송은 경기 중 약 8만명의 동시 시청자를 유지하다가 경기 종료 이후 최고 12만명까지 늘었다. 패배 원인과 선수 경기력, 감독 전술, 32강 가능성을 함께 이야기하려는 이용자가 경기 후에도 유입됐다. 이 흐름은 SOOP의 오랜 입중계 문화와 맞닿아 있다. SOOP은 아프리카TV 시절부터 축구와 야구, e스포츠에서 스트리머의 입담과 실시간 채팅을 결합한 시청 문화를 키워왔다. 경기 화면이 없어도 팬들은 익숙한 진행자의 반응과 해석을 보기 위해 방송에 들어온다. 특히 패배 경기 이후에는 공식 중계보다 감정 해소와 토론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 이번 사례는 온라인 스포츠 시청이 단순 중계권 경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네이버는 공식 중계권을 바탕으로 고화질 영상과 클립, 같이보기 생태계를 묶었다. SOOP은 중계권이 없는 상황에서도 입중계와 커뮤니티 반응을 통해 경기 후 트래픽을 끌어냈다. 실시간 중계는 치지직이 잡았지만 경기 뒤 여론과 해석의 장은 SOOP으로 옮겨간 셈이다. 한편 플랫폼 경쟁은 경기 영상을 누가 확보하느냐와 함께 경기 전후 시간을 누가 붙잡느냐로 넓어질 전망이다.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는 공식 중계권이 가장 강한 무기다. 그러나 팬들이 경기 후 분노와 아쉬움, 전술 논쟁을 나누는 공간도 플랫폼 체류 시간을 좌우한다. 치지직은 대형 IP 수급력을 증명했고 SOOP은 입담 중계 강자의 저력을 다시 보였다.
2026-06-25 16: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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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치지직, 멕시코전 478만 동접…월드컵이 네이버 영상 플랫폼 시험대 됐다
[경제일보]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월드컵 한국전 중계를 계기로 대규모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멕시코에 아쉽게 패했지만 치지직에는 평일 오전 시간대에도 478만명이 동시에 몰렸다. 월드컵이 네이버 동영상 플랫폼 경쟁력과 실시간 스트리밍 기술력을 검증하는 무대가 된 셈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치지직은 19일 오전 10시에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 대 멕시코전 중계에서 최고 동시 접속자 478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12일 한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기록한 482만5000명보다는 약 4만5000명 적지만 두 경기 연속 480만명 안팎의 이용자가 몰렸다는 점에서 흥행 흐름은 이어졌다. 멕시코전은 한국의 32강 진출 흐름을 가를 분수령으로 꼽혔다. 한국이 승리하면 조 1위 조기 확정 가능성이 있었지만 후반 5분 루이스 로모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한국은 1승1패로 조 2위를 유지했고 오는 25일 오전 10시 남아공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남아공전에서 이기거나 비기면 조 2위로 32강 진출을 확정한다. ◆ 478만명 몰려도 버텼다…CDN·실시간 트래픽 조정 가동 네이버는 멕시코전 당시 대규모 트래픽에도 안정적인 시청 환경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월드컵처럼 단시간에 접속자가 급증하는 중계에 대비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가용량을 평상시보다 크게 늘리고 실시간 트래픽 조정 기술을 적용했다. 시청자의 재생 상태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했다. 버퍼링 여부, 유입 경로, 시청 화질, 시청 시간 등을 운영에 즉시 반영해 중계 품질을 관리했다는 설명이다.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함께 경기를 보는 ‘같이보기’에서는 저지연 모드인 LL-HLS 기술을 활용해 반응과 채팅 사이의 시간차를 줄였다. 대규모 스포츠 중계는 동영상 플랫폼의 기술력을 가장 냉정하게 드러내는 영역이다. 평상시 이용자 증가와 달리 특정 시간에 트래픽이 한꺼번에 몰리고 경기 흐름에 따라 순간 접속과 이탈이 반복된다. 끊김과 지연이 발생하면 이용자는 곧바로 다른 중계 채널로 이동한다. 네이버가 이번 월드컵에서 서버 안정성과 저지연 기술을 강조하는 이유다. ◆ 같이보기 953명 참여…스포츠 중계가 커뮤니티 콘텐츠로 확장 월드컵 흥행은 단순 생중계에 그치지 않았다. 치지직에서 월드컵 같이보기를 진행한 스트리머는 누적 약 953명으로 집계됐다. 멕시코전에는 한동숙, 풍월량 등 파트너 스트리머를 비롯해 방송인 이경규, 축구 전문 채널 슛포러브와 이스타TV 등이 참여했다. 3차전 남아공전에는 아이돌 그룹 리센느의 ‘안원잘부’도 같이보기를 예고했다. 스포츠 중계가 방송사 해설을 일방적으로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스트리머, 팬덤, 채팅, 밈이 함께 움직이는 커뮤니티형 콘텐츠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네이버는 월드컵 관련 클립과 하이라이트도 빠르게 공급하고 있다. 제공자료에 따르면 월드컵 관련 클립 콘텐츠 누적 재생수는 2억100만회를 넘어섰다. 생중계를 놓친 이용자도 선수별·경기별 주문형비디오와 하이라이트를 통해 주요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도록 했다. 월드컵 생중계 중에는 인공지능 기반 숏폼 클립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네이버의 플랫폼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치지직은 대한민국 경기를 일반화질 기준으로 누구나 무료 시청할 수 있도록 하면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또는 치지직 치트키 구독자에게는 전 경기 고화질 시청과 다시보기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이용자 유입과 멤버십 전환의 접점으로 활용하는 구조다. 승부 예측 이벤트도 이용자 참여를 끌어올렸다. 회차별 모든 경기 결과를 맞힌 이용자에게 네이버페이 100만원을 당첨자 수에 따라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다. 조별리그 1차 예측에는 53만2821명, 2차에는 34만4809명, 3차에는 14만3688명이 참여했다. 1회차 상금은 당첨자가 없어 이월됐고 2회차는 총 200만원을 두고 진행됐다. 관심은 남아공전으로 옮겨간다. 체코전과 멕시코전 모두 평일 오전 경기였음에도 480만명 안팎의 동시 접속자가 몰린 만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500만명 고지를 넘어설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국 대표팀의 32강 진출이 걸린 경기인 데다 같이보기 참여 라인업도 확대되고 있어 트래픽은 다시 한 번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2026-06-19 1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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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리사가 열고 BTS가 닫는다…월드컵 무대 장악한 K-컬처
[경제일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첫 승리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른 가운데 이번 대회가 K-컬처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무대로 떠올랐다. 경기 결과 못지않게 개막식과 주제가, 결승전 하프타임쇼 등 월드컵의 상징적 장면마다 K팝 스타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어서다. 이번 월드컵은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개국 공동 개최라는 규모만큼이나 문화적 확장성도 커졌다. FIFA는 축구와 음악, 대중문화를 결합해 젊은 세대와 글로벌 팬덤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 이재(EJAE), 블랙핑크 리사,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아티스트들이 자리했다. 가장 먼저 주목받은 무대는 멕시코시티 개막식이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 루미의 노래를 맡으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인 이재는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DJ 데이비드 게타와 함께 월드컵 공식 앤섬 ‘DNA’를 불렀다. 특히 이재가 부른 한국어 가사는 상징성이 컸다. “또 넘어져도 난 또다시 일어나”라는 한국어 노랫말이 월드컵 개막식 무대에서 울려 퍼지면서 K팝이 더 이상 특정 지역 팬덤에 머물지 않고 세계 스포츠 이벤트의 주류 언어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랙핑크 리사도 월드컵 개막 분위기를 이어갔다. 리사는 아니타, 레마와 함께 월드컵 공식 앨범 수록곡 ‘Goals’를 발표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개막 행사 무대에 올라 글로벌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라틴팝, K팝, 아프로비츠가 결합한 무대는 이번 대회가 지향하는 다문화적 축제 성격을 그대로 보여줬다. 대회의 피날레는 BTS가 장식한다. BTS는 마돈나, 샤키라와 함께 7월 19일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 하프타임쇼 공동 헤드라이너로 출연한다. 월드컵 결승전에 하프타임쇼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의 마지막 무대에 BTS가 이름을 올린 것은 K팝의 글로벌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BTS와 월드컵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멤버 정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서 공식 사운드트랙 ‘드리머스’를 부르며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다. 4년 뒤에는 팀 전체가 결승전 하프타임쇼 무대에 서게 되면서 K팝과 월드컵의 접점은 한층 넓어졌다. 전문가들은 월드컵이 K팝을 선택한 배경에 젊은 세대와 소셜미디어 확산력이 있다고 본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K팝은 전 세계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장르로 강력한 코어 팬덤과 소셜미디어 확산성을 지니고 있다”며 “월드컵이 젊은 층과 여성 관객을 더 넓게 끌어들이는 데 K팝의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연예계의 응원 열기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에 2대1 역전승을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황인범의 동점골과 오현규의 결승골이 터지자 온라인과 거리응원 현장 모두 뜨겁게 달아올랐다. 동방신기 최강창민은 월드컵 관련 프리쇼와 콘텐츠에 출연해 축구 팬다운 해설과 응원을 전했다. 하이라이트 윤두준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체코전 실시간 입중계를 진행하며 대표팀 승리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가수 김흥국은 멕시코 현지 원정 응원에 나서며 오랜 ‘축구 사랑’을 이어갔다. 광화문광장 거리응원 무대에는 그룹 코르티스가 올랐다. 코르티스는 붉은악마와 함께 시민 응원 열기를 끌어올렸고 ‘레드레드’와 ‘고!’ 등 공연을 통해 월드컵 응원의 현장감을 더했다. 경기장이 북중미에 있어도 한국의 응원 문화는 서울 한복판에서 다시 살아났다. 이번 월드컵은 K-컬처가 세계 무대에서 어떤 위치에 올라섰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과거 K팝은 월드컵 주변부의 축하 공연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개막식 주제가와 공식 사운드트랙, 결승전 하프타임쇼를 잇는 핵심 콘텐츠가 됐다. 축구 팬과 음악 팬, 온라인 팬덤이 한 공간으로 모이는 흐름 속에서 K팝은 가장 강력한 연결 장치가 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의 승리는 경기장에서 나왔고 K-컬처의 존재감은 무대와 온라인에서 동시에 증명되고 있다. 월드컵은 공 하나로 세계가 만나는 축제지만 그 축제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음악과 이미지, 팬덤의 힘이다. 2026년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도전과 함께 K팝이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부에 들어섰음을 확인시키는 장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2026-06-13 1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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