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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1위 위상 굳히기" SK하이닉스 뉴욕 증시 상장 추진에 반도체 업계 술렁
[경제일보] SK하이닉스가 세계 최대 자본시장인 미국 증시에 상장하기 위한 공식 절차에 전격 착수했다. SK하이닉스는 24일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쥐고 있는 SK하이닉스가 해외 자금 조달 기반을 대폭 넓히고 투자자 저변을 전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ADR은 외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자사 주식을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증권이다.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현지 달러로 SK하이닉스 주식을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이 성공할 경우 그간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미국행 추진 배경에는 천문학적인 투자 자금 확보 필요성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과 더불어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등 대규모 설비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HBM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외화 자금줄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특히 최근 엔비디아와 애플 및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포진한 미국 자본시장은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압도적인 밸류에이션을 부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서 HBM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뉴욕 증시에 입성할 경우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막대한 자본을 수혈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라는 지정학적 측면에서도 이번 상장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혜택을 받는 상황에서 현지 증시 상장은 미국 정재계와의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 현지 시장 내 공신력을 높이는 전략적 카드가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주식을 파는 것을 넘어 미국 중심의 AI 생태계 안으로 깊숙이 파고들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최종 상장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존재한다. SEC의 까다로운 회계 감사 기준과 심사 과정을 통과해야 하며 공모 규모와 방식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가치 희석 우려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중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되 세부 사항은 시장 상황과 수요예측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대만 TSMC나 네덜란드 ASML처럼 글로벌 반도체 거물들과 나란히 서게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 세계 큰손들이 SK하이닉스 주식을 실시간으로 매수하게 되면 주가의 변동성은 줄어들고 안정적인 우상향 흐름을 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도전은 SK하이닉스가 한국의 대표 기업을 넘어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에 관련 내용을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2026-03-25 07:56:38
'AICT 퀀텀점프' 위해선 이사회 물갈이 必
[경제일보] KT의 차기 사령탑으로 낙점된 박윤영 대표이사 내정자가 출발선에 서기도 전에 험난한 가시밭길을 마주했다. 다행히 법원이 대표 선임 절차 중단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최악의 사법 리스크라는 큰 암초는 피했지만 붕괴 직전의 이사회를 안고 겹겹이 쌓인 경영 현안을 처리해야 하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자본시장은 사법 족쇄를 풀어낸 박윤영호(號)가 '거버넌스 리셋'이라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최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민사5부(부장판사 김원수)는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이 제기한 KT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전격 기각했다. 소송의 핵심은 상법상 겸직 금지 규정을 위반한 조승아 전 사외이사가 박 내정자를 발탁하는 차기 CEO 숏리스트 심사 과정에 개입했으므로 선임 절차가 무효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냉철했다. 재판부는 "결격 사유가 있는 이사가 회의에 참여한 절차적 흠결은 인정된다"면서도 "하지만 해당 이사가 최종 후보 1인을 결정하는 투표에는 불참했고 그의 표를 제외하더라도 당시 이사회의 의결 정족수(과반수 찬성)를 충족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시했다. 무엇보다 법원의 기각 결정 이면에는 국가 기간통신망 사업자인 KT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초래될 막대한 사회·경제적 파장에 대한 우려가 깊게 깔려 있었다. 이로써 박 내정자는 오는 3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정식 취임할 수 있는 탄탄한 법적 정당성을 확보했다. 이에 불복한 조 위원장 측이 지난 6일 즉시항고장을 제출하고 이사회 결의 무효를 다투는 본안 소송을 제기하며 자본시장법상 '성별 다양성 규정 위반(여성 이사 부재)' 등 추가 쟁점을 꺼내 들었지만 당장의 박윤영 체제 출범을 막을 명분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 '잃어버린 1분기' 만회할 무기… 4월 인사 태풍과 'AICT' 비전 법적 장애물을 치운 KT의 시선은 이제 '4월의 대격변'으로 쏠린다. KT는 전임 경영진과의 마찰과 이사회의 인사권 통제 논란 탓에 매년 연말 연초에 단행해야 할 정기 임원 인사와 대규모 조직 개편을 3개월째 미뤄둔 상태다. 현재 주요 핵심 임원들이 사상 초유의 '월 단위 쪼개기 연장 계약'으로 버티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어지며 조직 피로도가 한계치에 달했다. 박 내정자는 취임 직후인 4월, 그동안 억눌렸던 경영 쇄신의 고삐를 당길 전망이다. 정통 'KT맨' 출신이자 기업부문장(사장)으로서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그의 성향을 감안할 때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매머드급' 조직 개편이 확실시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AICT(AI+ICT) 컴퍼니'로의 도약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이 'AI-RAN' 기술을 선점하고 LG유플러스가 '익시오(ixi-O)' 등 AI 에이전트로 MWC(Mobile World Congress)와 같은 글로벌 무대를 누비며 6G 생태계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동안 KT의 혁신 시계는 사실상 멈춰 있었다. 박 내정자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체결한 수조 원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체적인 실적 모델로 구현해 내야 한다. 한국형 소버린 AI(Sovereign AI) 인프라 구축과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 장악은 통신 본업의 정체를 돌파할 유일한 탈출구다. 이를 위해 4월 조직 개편에서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AIDC) 등 신사업 부서에 인력과 권한을 대폭 실어주는 전면적인 '판 짜기'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 진정한 밸류에이션 정상화, '이사회 물갈이'에 달렸다 그러나 완벽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뼈아픈 숙제가 남아있다. 바로 '거버넌스 디스카운트(지배구조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 저평가)'의 해소다. KT는 높은 배당 수익률 등 방어주로서의 매력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지분 한도가 49%에 달해 추가적인 외국인 수급 유입이 꽉 막힌 상태다. 결국 주가를 레벨업 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뭉칫돈을 끌어와야 한다. 기관 투자자들을 움직이는 핵심 지표는 실적을 넘어선 '지배구조의 예측 가능성'이다. 박 내정자는 윤종수 이사 사퇴로 촉발된 이사회 공백 사태를 역이용해 '거버넌스 2.0'을 구축해야 한다. 3월 주총에서 신규 선임될 서진석(회계), 김영한(미래기술), 권명숙(경영) 이사 등 새로운 인사들과 합심하여 과거 특정 세력의 이권 개입을 원천 차단하고 철저한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이사회로 물갈이를 단행해야 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법 리스크 해소는 단기 이벤트에 불과하다”며 “KT가 정상화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박윤영 내정자가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분명한 쇄신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어 “경영 안정화, 기술 비전 실현, 주주 자본주의 원칙에 기반한 투명한 거버넌스 확립이 2026년 KT의 운명을 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벼랑 끝에서 돌아온 KT에 4월은 또 한 번의 시험대다. ‘잔혹사’의 고리를 끊을지, 또 하나의 4월을 남길지 갈림길에 섰다.
2026-03-20 13:34:00
'거버넌스 리셋'이 해답이다
[경제일보] 2026년 3월, 대한민국 국가 기간통신망 사업자인 KT의 '거버넌스(지배구조) 잔혹사'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는 3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불과 보름 앞둔 시점에서 이사회가 유일하게 연임을 추진하던 윤종수 사외이사(ESG위원회 위원장)가 돌연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일신상의 사유'로 포장됐으나 그가 남긴 사퇴의 변은 겹겹이 감춰져 있던 KT 지배구조의 곪은 상처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최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정정하며 윤 이사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전격 폐기했다. 윤 이사는 사퇴 직후 "이사회 거버넌스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새 대표 취임에 맞춰 KT 발전을 위해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심경을 밝혔다. 이는 가히 충격적인 고백이다.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와 투명성을 감시하고 책임져야 할 현직 ESG위원장이 자사 이사회의 구조적 결함과 파행적 운영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상 초유의 사태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의 뻗어 있는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계를 3년 전으로 되돌려야 한다. 2023년 상반기, KT는 구현모·윤경림 전 대표 후보가 정치권의 외풍과 대주주의 압박에 밀려 잇따라 낙마하고 이사진 대다수가 사퇴하는 경영 마비 사태를 겪었다. 이후 위기 수습을 위해 꾸려진 '뉴 거버넌스 구축 TF'를 통해 외부에서 수혈된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환경부 차관 출신의 윤종수 이사였다. 하지만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이사회는 김영섭 전 대표 체제를 거치며 본연의 견제 기능을 넘어 점차 권력화되었다는 뼈아픈 비판에 직면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고경영자(CEO)의 인사권 침해 시도다. 이사회는 지난해 하반기, 부문장급 이상 고위 임원 인사와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할 때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내부 규정을 슬그머니 개정했다. 이는 통상적인 '사전 협의' 수준을 넘어 CEO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과 경영권을 통제하겠다는 명백한 월권이자 '상왕(上王) 경영'의 신호탄이었다. 내부 통제와 도덕성마저 처참히 무너졌다. 특정 사외이사가 자신의 측근에 대한 인사 청탁을 시도하고 독일 위성통신 업체 '리바다'에 대한 불투명한 투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사내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통해 터져 나왔다. 더욱 황당한 것은 조승아 전 사외이사의 자격 상실 사태다. 조 전 이사는 KT 사외이사로 재임 중이던 2024년 3월부터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 사외이사를 겸직했다. 상법상 최대주주(현대차그룹) 법인의 임원은 사외이사를 맡을 수 없다는 명백한 결격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KT 이사회는 이를 무려 1년 반이 넘도록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조 전 이사는 무자격 상태로 차기 CEO(박윤영 내정자) 선임을 위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버젓이 참여했고 이는 훗날 시민단체의 가처분 소송을 부르는 치명적인 빌미가 됐다. 폭주하던 이사회에 제동을 건 것은 시장의 냉혹한 평가와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지분율 약 8.5%)의 철퇴였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초, KT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전격 상향 조정했다. 이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을 넘어 필요할 경우 이사 해임 청구, 정관 변경, 보수 산정 등 이사회의 전횡을 직접 타격하는 강력한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최후통첩이었다. 실제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KT 이사회를 향해 "규정 개정이 단순한 협의 의미라면 왜 굳이 '심의·의결'이라는 강제 조항을 넣었는가"라며 주주권 침해 소지를 강하게 경고했다. 결국 이사회는 국민연금의 압박과 악화된 여론을 견디지 못하고 해당 규정을 다시 '사전 협의' 수준으로 되돌리기로 합의하며 백기를 들었다. 유일하게 연임을 노리던 윤종수 이사의 사퇴 역시 이러한 외부의 전방위적 압박과 내부 거버넌스 붕괴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견디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 소유분산기업의 숙명...시스템의 근본적 재건 절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소유분산기업(주인 없는 기업)'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대리인 문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강력한 지배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해 세워둔 이사회가 오히려 기득권 집단으로 변질되어 조직의 효율성을 갉아먹는 역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윤 이사의 사퇴로 인해 당장 3월 주총에서 KT 이사회는 반쪽짜리 상태로 출범할 위기에 처했다. 상법상 감사위원회 요건을 맞추기 위해 서진석 전 EY한영 대표를 회계 분야 사외이사로 급하게 수혈했지만 KT 새노조 등 구성원들은 "경영 공백을 초래하고 자정 능력을 상실한 현 이사진 전원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용헌 의장을 비롯한 남은 4명의 이사 역시 강력한 사퇴 압박에 직면해 있다.
2026-03-17 09:32:27
삼성·SK 21조 자사주 소각 '스타트'…대기업 자본 전략 바뀌나
[경제일보] 지난 6일부터 시행된 3차 상법 개정안 이후 국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그동안 경영권 방어와 전략적 지분 관리 수단으로 활용돼 온 자사주 보유 전략이 ‘보유’에서 ‘소각’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TOP 2 대기업 삼성전자와 SK㈜가 총 21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선언하면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는 각각 16조원과 5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상법 개정으로 일정 기간 내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되면서 기업들이 보유 자사주 처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보유 중인 자사주 총 1억543만주 가운데 약 8700만주를 올해 상반기 우선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종가 기준 약 16조원 규모다. SK그룹 지주사인 SK㈜ 역시 최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자사주 약 1798만주 가운데 임직원 보상에 활용할 물량을 제외한 약 1469만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날 종가 기준 약 5조1575억원 규모다. 두 회사가 발표한 자사주 소각 규모를 합치면 약 21조원에 달한다. 국내 상장사 자사주 소각 사례 가운데에서도 손꼽히는 대규모 조치라는 평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6일부터 시행된 3차 상법 개정안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개정안은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일정 기간 내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기존 자사주는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내 소각해야 하며 임직원 보상 등 정관에 명시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보유가 허용된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이나 전략적 지분 관리 카드로 활용해 왔다. 자사주를 장기간 보유하며 우호지분 확보나 향후 지배구조 개편, 인수합병(M&A) 등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자사주 보유 기간이 제한되면서 기업들의 자본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자사주를 장기간 보유하기보다는 소각이나 임직원 보상 등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제도 변화는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은 자사주를 장기간 보유하면서도 소각이나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자사주가 사실상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일반 주주 가치 제고와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정부는 자사주 소각을 제도적으로 유도해 발행 주식 수를 줄이고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사주가 소각될 경우 유통 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주당 가치 상승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기업 입장에서도 자사주 활용 전략의 재정비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자사주를 장기간 보유하며 경영권 방어 카드로 활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각이나 임직원 보상, 성과보상 프로그램 등 다른 형태의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제도 변화로 자사주 보유에 따른 전략적 유연성이 줄어드는 대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업들의 자본 정책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의 선제적 자사주 소각이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와 LG, 롯데 등 주요 그룹 역시 상당 규모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어 법 시행 이후 추가적인 소각이나 활용 전략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업 경영 데이터와 재계 구조를 분석하는 한국 CXO 연구소장은 "통상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식 가치 상승 요인이 커질 수 있다"며 "물론 단정적으로 주가 상승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인식하는 만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법 개정 이후 자사주 소각 움직임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정부가 자사주 소각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정책 기조에 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강조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기업들은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와 연관돼 있는 경우도 있어 서두르기보다는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한 뒤 단계적으로 소각하는 방향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6-03-11 16: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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