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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곳 세종으로…2027년부터 9929명 단계 이전
[경제일보] 정부가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을 2027년부터 세종으로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별도 청사가 필요하지 않은 27개 기관은 내년에 우선 옮기고 수사·보안 등 특수시설이 필요한 17개 기관은 독립청사를 새로 지어 2031년까지 순차 이전한다는 구상이다.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이 추가로 세종에 근무하게 되면서 세종 중심의 국정운영 체계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13일 행정안전부는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등 44곳,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9월 3일 이전 추진방향을 발표한 뒤 관계기관 협의와 네 차례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기관별 기능과 성격, 청사 확보 여건 등을 반영해 이전 대상과 방식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번 계획은 기관 특성에 따라 ‘임차청사 활용 조기 이전’과 ‘청사 신축 후 이전’으로 나눠 추진된다. 현재까지 세종으로 이전한 중앙행정기관은 43곳으로 이전 당시 정원 기준 1만4731명이다. 이번 2차 이전까지 마무리되면 세종에서 근무하는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규모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우선 별도 독립청사가 필요하지 않은 27개 기관, 2995명은 세종지역 민간 임차공간을 활용해 2027년 중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상반기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재외동포청 등 6개 기관이 우선 세종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각 부처 소속기관과 각종 자문위원회 등 19개 기관이 뒤를 잇는다. 정부는 이들 기관의 임차청사 이전을 2027년 안에 끝낸다는 계획이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의 이전 시점은 관련 법 개정 일정과 연계해 정한다. 수사·보안·관제 등 업무 특성상 독립청사와 특수시설이 필요한 17개 기관, 6934명은 별도 청사를 신축한 뒤 옮긴다. 정부는 2031년까지 청사 건립과 이전을 순차적으로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대통령 세종집무실은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국회 세종의사당은 2033년 준공이 예정돼 있어 행정·정치 기능의 세종 집중도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관 이전에는 대규모 재정도 투입된다. 행안부에 따르면 2027년 임차청사를 활용해 이전하는 기관의 청사 임차·조성과 운영비, 공무원 이주지원비 등에는 약 89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독립청사가 필요한 기관과 향후 임차청사를 사용하는 기관 등을 위한 청사 건립비는 약 3조1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에 기본설계비 약 286억원을 반영해 청사 건립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다만 전체 사업비는 기관별 입지와 시설 규모, 부지 확보 상황과 설계 결과 등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이전 공무원과 가족의 세종 정착을 위해 이사비와 초기 이주지원비를 지원하고 주택 마련이나 자녀의 학기 종료 등으로 즉각적인 이주가 어려운 공무원에게는 일정 기간 교통편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기관 이전이 실제 생활권 이동으로 이어지는 만큼 주거와 교통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구상이다. 남은 과제는 법 개정과 예산 확보다. 현행 행복도시법은 외교부와 통일부, 국방부, 법무부, 성평등가족부를 세종 이전 제외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기관을 이전 제외 대상에서 삭제하기 위한 방안을 국회와 논의하고 기관 이전과 청사 건립에 필요한 예산도 적기에 확보할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는 앞으로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 등 법정 절차를 거쳐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을 변경·고시한 뒤 기관별 청사 확보 상황에 맞춰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이전 과정에서 민원과 인허가 등 국민이 이용하는 행정서비스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관별 업무 연속성 확보 방안도 별도로 마련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성장과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한 핵심 국가 전략”이라며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이전기관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빠짐없이 챙기면서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26-10-13 15: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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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 '정치'가 '안보'를 앞설 순 없다
안보는 국가 존립의 최후 보루다. 여기에는 여야가 없고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오직 냉철한 현실 진단과 철저한 대비태세만이 국민의 생명을 담보한다. 그러나 최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둘러싸고 한미 동맹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던진 "정치적 편의주의(political expediency)가 조건을 앞서면 안 된다"라는 일침은 현재 한미 공조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경고등이다. 전작권 환수는 대한민국이 주권 국가로서 마땅히 지향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군사 주권이라는 명분이 안보의 실체적 공백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전작권 전환의 대전제는 2014년 양국이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환'이다.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 확보,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초기 대응 능력 구비, 그리고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안보 환경 조성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그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이 뼈아픈 이유는 우리 정부가 이 '조건'이라는 본질보다 '임기 내 전환'이라는 '정치적 시간표'에 매몰되어 있다는 의구심을 동맹국에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최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올해를 '전작권 회복의 원년'으로 선포하며 속도전을 예고했지만, 현장의 시각은 냉정하다.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와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안보 지형은 더욱 거칠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실질적인 억지력 확보보다 정치적 선언에 무게를 두는 것은 자칫 동맹의 신뢰를 훼손하고 대북 억제력에 균열을 낼 위험이 크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전작권 외에도 한미 간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DMZ 방문 권한 확대, 연합훈련 축소, 9·19 군사합의 복원 시도 등 미국 측과 충분히 조율되지 않은 사안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핵시설 관련 발언까지 더해지며 한미 간 대북 정보 공유와 전략적 보조에 틈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은 결코 가볍지 않다. 동맹은 상호 신뢰라는 토양 위에서만 건재할 수 있다. 전작권 전환은 단순히 지휘권의 명의를 바꾸는 행정적 절차가 아니라, 한반도 방위의 책임을 재편하는 고도의 군사적 결단이다. 준비되지 않은 서두름은 아군에게는 불안을, 적에게는 오판의 빌미를 줄 뿐이다. 다가올 10월 한미안보협의회(SCM)가 전례 없는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대미 설득과 내부 정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군사 안보는 '상식'과 '원칙'의 영역이다. 정치적 성과를 위해 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을 단순한 견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독자적 작전 능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조건'을 충실히 채워나가는 것이 진정한 전작권 환수로 가는 가장 빠르고 안전한 길이다. 동맹의 균열은 안보의 붕괴로 이어진다.정치적 편의주의를 걷어내고, 오직 국가 안위라는 본질에 집중할 때 비로소 '더 안전한 대한민국'은 가능해질 것이다.
2026-04-23 10: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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