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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외교·안보까지 세종으로…균형발전이 안보 실험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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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외교·안보까지 세종으로…균형발전이 안보 실험대인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기자
2026-10-14 14:44:49

청사 이전을 성과로 포장하는 정치…안보 영향 검증 없는 일괄 이전은 무책임하다

세종 정부청사 사진연합뉴스
세종 정부청사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균형발전은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국가 기능을 지방으로 옮기는 것이 균형발전은 아니다. 외교·국방·통일은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지휘와 정보, 위기 대응을 담당한다. 이전의 명분보다 기능의 특수성을 먼저 따져야 한다.

정부가 지난 13일 외교부·통일부·국방부를 포함한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 계획을 내놨다.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행 행복도시법은 이들 부처를 이전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절차를 밟기에 앞서 따져야 할 것은 이전이 국가 안보와 외교 역량에 미칠 영향이다.

외교·안보는 지휘와 판단의 속도가 생명이다. 북한의 도발이나 국제 정세의 급변 때 대통령실과 군 지휘부, 관계 부처가 즉각 공조해야 한다. 서울에 집중된 외교사절단과의 긴급 협의도 국익을 좌우한다. 통신 기술이 거리를 좁혀도 지휘·보고 체계와 현장 대응의 중요성까지 없애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이전이 곧 안보 공백을 초래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정부는 위기 대응 시간과 지휘 체계, 기밀 정보 보호, 외교 현장 접근성 등을 이전 전후로 비교해 공개해야 한다. 안보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입증할 책임은 이전을 추진하는 정부에 있다.

청사 이전을 균형발전의 성과로 내세우는 정치부터 경계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주소를 바꾼다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투자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며 교육·의료와 교통 기반이 갖춰져야 사람이 모인다. 산업 기반은 그대로 둔 채 기관만 옮기고 이전 실적을 치적으로 삼는다면 균형발전은 간판만 남는다.

정부는 이전을 밀어붙이기에 앞서 독립적인 타당성 검토부터 실시해야 한다. 안보와 외교에 미치는 영향, 비용과 편익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라. 서울에 필수 대응 기능을 남기는 방안과 부처별·기능별 단계적 이전도 비교해야 한다. 정치적 일정에 맞춰 결론을 정해 놓고 검토를 형식화해서는 안 된다. 안보 공백을 막을 방안이 없다면 이전을 늦추는 것이 책임 있는 선택이다.

균형발전과 국가 안보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순서는 분명하다. 지역 발전은 산업과 일자리, 교통망에 대한 투자로 뒷받침할 수 있다. 그러나 위기 대응에 실패해 잃은 국민의 생명과 훼손된 국익은 되돌릴 수 없다.

청사 이전은 정부가 결정하지만 안보 실패의 대가는 국민이 치른다. 이전 기관 수를 늘리는 것이 균형발전의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정부는 구호가 아니라 자료로 이전의 필요성을 입증하고, 정치권은 정략이 아니라 국익으로 판단해야 한다. 국가를 지키는 일이 균형발전의 전제다. 그 순서를 뒤집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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