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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 취한 정부, 민생은 무너진다
[경제일보] 반도체가 잘나간다고 한국 경제까지 잘나가는 것은 아니다. 수출은 늘고 기업 실적은 뛰는데 일자리가 부족하고 소비가 얼어붙었다면 무슨 소용인가. 반도체 실적에 환호하는 동안 청년은 취업 문턱에서 좌절하고, 자영업자는 생존을 걱정한다. 수출의 온기와 민생의 한파가 따로 논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기둥이다. 그러나 자본과 기술 집약도가 높은 산업의 호황이 대규모 고용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가 확산할수록 생산성과 일자리가 함께 늘 것이라는 기대도 경계해야 한다. 반도체에 더 많은 지원을 쏟는 것만으로 성장과 고용을 해결할 수는 없다. 반도체가 벌어들인 부가가치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성장축이 필요하다. 답은 서비스산업에 있다. 콘텐츠와 관광, 뷰티, 금융, 물류는 기술과 창의성을 결합해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분야다. K-콘텐츠와 K-뷰티가 이미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국내 기업은 낡은 규제와 부처 간 칸막이에 발목이 잡혀 있다. 고용을 떠받치는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면 양질의 일자리와 내수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 제조업만으로 성장과 고용을 모두 해결하겠다는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장기 표류가 이를 상징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개인정보 보호는 지켜야 하지만 이를 이유로 혁신의 문을 닫아걸 수는 없다. 공공성이 중요한 분야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관광·콘텐츠·물류 등은 불합리한 규제와 중복 인허가부터 정비해야 한다. 규제를 무조건 풀자는 것이 아니라 지킬 원칙과 고칠 규제를 구분하자는 것이다. 여야가 이해집단의 눈치만 보며 입법을 미루는 동안 기업은 투자를 늦추고 청년은 기회를 잃는다. 정부 지원도 달라져야 한다. 중소 서비스기업의 AI 도입과 인력 재교육을 돕되, 장비 구매나 일회성 보조금에 그쳐서는 안 된다. 업무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 매출 증가 등 생산성 개선으로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콘텐츠·뷰티·관광 기업에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해외 유통망, 금융·마케팅 지원을 연결하고, 직업훈련은 수료 인원이 아니라 실제 취업과 임금 상승으로 평가해야 한다. 예산 집행 실적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가 정책의 성적표여야 한다. 서비스산업 혁신은 제조업을 희생시키자는 주장이 아니다. 반도체 기술을 서비스와 연결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수출의 성과가 투자와 소비, 고용으로 이어지게 하자는 것이다. 제조업의 기술이 서비스 혁신을 이끌고 서비스기업의 창의성이 다시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특정 산업의 호황에 경제 전체가 매달리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경제의 성적표는 주가나 수출액만으로 매길 수 없다. 청년이 일자리를 얻었는지, 중소기업이 성장했는지, 가계의 소득과 소비가 나아졌는지를 봐야 한다.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이 좋아졌다고 경제정책까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수출 통계 뒤에 숨어 민생의 부진을 외면하는 것은 경제운용이 아니라 책임 회피다. 반도체 호황은 정부의 공이 아니라 산업이 만든 기회다. 정부가 이 기회에 취해 서비스산업 개혁을 미룬다면 오늘의 수출을 자랑하는 대가로 내일의 일자리를 잃게 된다. 반도체 성과를 자랑하기 전에 민생부터 살려라. 정부의 성적표는 수출액이 아니라 국민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매겨야 한다.
2026-10-15 17: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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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 수준 폭염, 개인의 인내가 아니라 국가의 책임이다
[경제일보] 사람이 더위에 쓰러지고 있다. 밭에서 일하던 노인이 숨지고 건설현장과 길 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응급실로 실려 간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잠을 이루기 어렵다. 올여름 폭염을 예년보다 조금 더 더운 여름쯤으로 여길 수 없는 이유다. 지난 12일 경북 포항과 경산에는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2008년 폭염특보 제도가 도입된 뒤 18년 만에 신설된 최고 단계 경보다.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이어진 지역에서 체감온도 38도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정부가 국민에게 즉시 야외활동을 중단하고 냉방시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라고 요구하는 수준의 더위다. 인명 피해는 이미 현실이 됐다. 질병관리청 집계로 지난 5월 15일부터 7월 25일까지 온열질환자는 1301명, 사망자는 6명이다. 지난해에는 446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환자의 79.2%는 실외에서 발생했다. 실외 작업장이 1431명으로 가장 많았고 논밭 542명, 길가 522명이 뒤를 이었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 종사자가 1160명으로 가장 많았다. 피해가 몰리는 장소를 보면 폭염의 성격이 드러난다. 냉방이 되는 사무실이나 집으로 몸을 피할 수 있는 사람보다 뙤약볕 아래 계속 일해야 하는 사람이 먼저 쓰러진다. 건설현장 노동자와 배달노동자는 일을 멈추면 소득이 줄어든다. 농민은 한낮 작업을 피하라는 안내를 받아도 수확과 생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요금부터 걱정해야 하는 가구도 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근거는 이미 법에 적혀 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폭염을 태풍, 홍수, 호우, 한파와 함께 자연재난으로 규정한다. 같은 법 제2조는 재난을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해 일상으로 회복하도록 지원하는 일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기본적 의무로 두고 있다. 폭염은 법률상으로도 국민 각자가 알아서 버텨야 할 날씨가 아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국민에게 가장 자주 돌아오는 말은 여전히 비슷하다. 물을 자주 마시고 야외활동을 줄이고 충분히 쉬라는 것이다. 틀린 말은 없다. 그런 수칙만으로 재난 수준의 폭염을 넘길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누가 한낮의 폭염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모르겠는가. 그래도 현장에 나가는 사람이 있다. 일을 멈추면 그날 임금이 사라지고 배달을 쉬면 수입이 끊긴다. 농사를 미루면 작물이 상한다. 폭염 대책은 이 사람들이 왜 위험을 알면서도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지를 다뤄야 한다. 산업현장에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폭염작업을 하는 노동자에게 매 2시간 이내에 20분 이상의 휴식을 주도록 사업주에게 의무를 부과한다. 냉방·통풍 장치 설치와 작업시간 조정 등 폭염 노출을 줄이는 조치도 규정하고 있다. 규정을 만들어 놓는 것과 노동자가 실제로 일을 멈추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공사 기한에 쫓기는 하청업체의 일용직 노동자가 폭염을 이유로 먼저 작업중지를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 건당 수입에 기대는 배달노동자에게 휴식은 곧 소득 감소다. 극단적인 고온에서 작업을 중단시킬 것이라면 그 시간의 임금과 소득 문제도 함께 다뤄야 한다. 노동자에게 생계와 안전 가운데 하나를 고르게 하는 제도는 안전대책이 될 수 없다. 고령 농민은 산업안전보건 규정의 보호조차 받기 어렵다. 지방자치단체가 한낮 농작업을 자제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마을방송을 한다고 밭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농번기에는 작업을 미루기도 어렵고 혼자 농사를 짓는 고령층도 적지 않다. 극한 폭염 때 농작업을 중단할 수 있도록 인력을 지원하고 고령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는 체계가 따라붙어야 한다. 경보를 보내는 데서 행정의 일이 끝나서는 안 된다. 집 안이라고 모두 안전한 것도 아니다. 쪽방과 옥탑방은 밤이 돼도 열기가 쉽게 빠지지 않는다. 냉방비가 부담되는 가구에는 에어컨을 켜라는 말부터 현실과 거리가 있다. 열대야가 이어지면 무더위쉼터도 밤까지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재난대피시설이 가장 필요한 시간에 문을 닫는다면 이름만 쉼터일 뿐이다. 태풍이 다가오는데 국민에게 우산을 잘 쓰라고만 하지는 않는다. 위험한 도로를 통제하고 주민을 대피시키며 필요한 경우 사람의 이동까지 제한한다. 폭염도 자연재난으로 규정했다면 대응 방식 역시 그에 맞아야 한다. 생명에 위험을 주는 온도까지 올라갔는데도 물을 마시고 알아서 쉬라는 안내에 의존할 수는 없다. 국가가 정해야 할 선도 있다. 어느 온도부터 옥외작업을 멈출지, 작업을 중단한 노동자의 소득을 어떻게 보전할지, 혼자 사는 고령자와 농민을 누가 찾아갈지, 냉방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가구를 어떻게 보호할지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폭염특보의 단계만 세분화한다고 국민의 생명이 저절로 보호되지는 않는다. 폭염은 냉방된 사무실과 건설현장을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피해까지 똑같지는 않다. 38도가 넘는 철근 위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 한여름 밭에 나가야 하는 고령 농민, 전기료 때문에 에어컨을 마음껏 켜지 못하는 사람이 먼저 위험해진다. 지난해 온열질환자가 어디에서 쓰러졌는지가 이미 보여줬다. 폭염을 당장 멈출 수 없다고 해서 피해까지 개인의 몫으로 돌릴 수는 없다. 사람을 위험한 시간대에 일하지 않게 하고, 일을 멈춰도 생계가 무너지지 않게 하며, 스스로 피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피할 곳을 마련하는 일은 정책으로 할 수 있다. “더우면 쉬라”는 말로 끝낼 일이 아니다. 실제로 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재해 수준의 폭염에서 그 조건을 만드는 일은 개인의 인내가 아니라 국가의 책임이다.
2026-07-27 09: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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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재난 위험도 분석…네이버, '날씨 세이프티' 상시 운영
[경제일보] 네이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재난·안전 정보 서비스를 강화하며 생활밀착형 안전 플랫폼으로의 진화에 나선다. 기존 날씨 정보 제공을 넘어 AI 기반 위험도 분석과 이용자 참여형 제보 시스템을 결합해 기후변화로 잦아지는 자연재난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3일 네이버는 태풍, 호우, 폭염, 대설, 한파, 지진 등 자연재난과 기상특보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네이버 날씨 세이프티' 페이지를 2일 통합 오픈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 비상 상황에서만 별도 페이지를 운영했지만, 앞으로는 상시 운영 체계로 전환해 이용자가 평상시에도 재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상황 변화에 맞춰 화면 구성이 자동으로 변경되며 필요한 정보를 우선 제공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AI를 활용한 재난 정보 요약 기능이다. 새롭게 도입된 '전국 브리핑'은 AI가 전국과 주요 권역의 현재 기상 및 재난 상황을 분석해 핵심 내용을 간결하게 요약하고 위험 수준을 4단계로 구분해 제공한다. 이용자는 전국 브리핑을 통해 기상특보와 재난문자, 날씨 제보톡 등 세부 정보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 긴급 상황을 더욱 빠르게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날씨 서비스 경쟁력도 꾸준히 강화해왔다. 국내 최초로 기상청과 아큐웨더, 웨더채널, 웨더뉴스 등 4개 기상사업자의 예보를 비교 제공하고 있으며, 기상특보 지도를 통해 지역별 특보 현황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AI 기반 재난 정보를 결합하면서 단순 날씨 서비스를 넘어 종합 안전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자 참여형 서비스인 '제보톡'도 재난 대응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제보톡은 지난해 기상특보와 재난문자 등 공공 재난안전 정보를 추가하며 실시간 재난 소통 창구로 활용 범위를 넓혔다. 이용자들은 텍스트와 사진, 동영상 등을 활용해 현장 상황을 공유할 수 있으며, 지난 6월 기준 누적 제보 건수는 63만건을 넘어섰다. 실제 지난해 3월 경북 대형 산불 당시에는 약 5만4000건의 제보가 접수됐으며, 태풍과 폭설, 집중호우 등 주요 재난 상황에서도 현장 정보를 공유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했다. 네이버는 AI 분석과 이용자 참여 데이터를 함께 활용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재난 정보 제공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생활밀착형 날씨 서비스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행정구역 단위가 아닌 좌표 기반 초단기 예보를 제공하는 '테마날씨' 서비스는 야구장과 골프장, 놀이공원, 스키장, 축구장 등 전국 약 570개 장소의 날씨 정보를 제공하며 이용자의 일상과 여가 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는 앞으로 AI를 활용한 맞춤형 안전 정보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권역 중심으로 제공하는 AI 브리핑을 동네 단위까지 세분화한 'AI 안전리포트'로 발전시켜 지역별 위험도를 보다 정교하게 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재난 정보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김혜진 네이버 날씨 서비스 리더는 "네이버는 이용자가 긴급한 재해 재난 상황에서 필요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며 대국민 플랫폼의 책무를 다하겠다"며 "앞으로 동네 단위로 위험을 분석해 알리는 AI 안전 리포트를 확대하고, 급변하는 기후 변화에 발맞춰 이용자 맞춤형 날씨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3 09: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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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빗썸 1분기 실적 급감…거래대금 한파에 수익성 흔들
[경제일보] 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국내 양대 거래소 실적을 끌어내렸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빗썸 모두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거래대금 감소가 수수료 수익에 직접 타격을 준 결과다. 지난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2346억원으로 전년 동기 5162억원보다 54.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63억원 대비 77.8%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695억원으로 전년 동기 3205억원보다 78.3% 감소했다. 두나무는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가상자산 시장 거래량 감소를 꼽았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매출 대부분이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시장 거래대금이 줄면 수익성이 곧바로 흔들린다. 빗썸도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빗썸의 1분기 매출은 825억원으로 전년 동기 1947억원 대비 57.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678억원보다 95.8% 급감했다. 당기순손익은 지난해 1분기 330억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 869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양사의 실적 악화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과 맞물려 있다. 중동 정세 불안, 고금리 부담,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겹치면서 투자자 거래가 줄었고 거래소의 핵심 수익원인 수수료 매출도 감소했다. 빗썸은 가상자산 거래대금 감소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두나무의 경우 여전히 높은 절대 이익 규모를 유지했지만 전년 대비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 반등기에 커졌던 거래 수요가 올해 1분기 급격히 식으면서 업비트의 수익성도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두나무의 영업이익은 849억원에서 880억원으로 3.6% 증가했고 순이익도 517억원에서 695억원으로 34.4% 늘었다. 빗썸은 영업이익이 간신히 흑자를 유지했지만 순손실 규모가 커졌다. 거래 수수료 수익 감소에 더해 보유 가상자산 평가손실과 행정 처분 관련 비용 등이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번 실적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익 구조가 여전히 거래대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이 활황일 때는 수수료 수익이 빠르게 늘지만 거래가 줄면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급감하는 구조다. 거래소들이 스테이킹, 커스터디, 기관 대상 서비스, 디지털자산 인프라 사업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하는 이유다. 규제 환경도 변수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거래소는 불공정거래 감시, 이용자 자산 보호, 내부통제 강화 등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두나무는 관련 법적 기준을 준수하고 건전한 시장 조성을 위해 내부 시스템 정비와 투자자 보호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관건은 시장 반등과 비거래 수익 확대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회복되고 거래대금이 늘면 실적 개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거래 수수료 중심 모델만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 거래 안정성, 이용자 보호, 기관 고객 확보,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사업이 거래소 경쟁력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빗썸 관계자는 “시장 반등을 대비해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5-16 12: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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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달러 대미 투자 '시동'…한미, 조선·원전·LNG 프로젝트 본격 협의
[경제일보] 한미 양국 정부가 3500억달러, 우리 돈 약 523조원 규모의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이행을 위한 고위급 협의에 본격 착수했다. 조선, 원전, 액화천연가스(LNG) 등 산업·에너지 분야가 핵심 협력 축으로 떠오른 가운데, 첫 투자 사업은 오는 6월 대미투자특별법 발효 이후 구체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는 김정관 장관이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과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및 양국 산업·통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장관은 8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이후 한국 측 후속 법령 제정과 추진 체계 구축 상황을 설명했다. 산업부는 “양측은 조선·에너지 등 상호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그동안 논의해온 프로젝트 구상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추진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의 배경에는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이 합의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가 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이 합의에 따라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특별법 발효 전까지 시행령 등 하위 법령을 정비하고, 미국 측과 투자 후보 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다. 첫 투자 사업인 이른바 ‘1호 프로젝트’는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출범한 뒤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 후보로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LNG 수출 터미널 건설 사업과 신규 원전 건설 등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가 거론된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에너지 프로젝트는 미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과 한국 기업의 기술·시공 역량이 맞물릴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조선 분야 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부와 미국 상무부는 이번 김 장관의 방미를 계기로 ‘한미 조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이를 통해 워싱턴DC에 ‘한미 조선협력센터’를 연내 설립하기로 했다. 한미 조선협력센터는 현지 네트워크 구축, 정책 동향 공유, 양국 기업 간 협력 지원을 맡는다. 미국 조선소의 생산성 개선과 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도 지원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2028년까지 추진되며,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주관하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참여한다. 올해 예산은 66억원 규모다. 조선은 이번 대미 투자 구상의 핵심 분야다.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금 3500억달러 가운데 1500억달러가 조선 분야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은 자국 조선업 재건과 해양 안보 강화를 추진하고 있고,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선·해양플랜트 건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조선 협력은 단순한 산업 협력을 넘어 공급망·안보 협력 성격까지 띠고 있다. 김 장관은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 OMB 국장과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이 추진 중인 ‘마스가’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미국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의 프로젝트로, 미국 내 조선업 재건 과정에서 한국의 투자와 기술 협력을 결합하는 구상이다. 에너지 분야 협의도 이어졌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협력 진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원전은 한미 양국 모두 전략적 이해가 큰 분야다. 미국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에너지 안보를 중시하고 있고, 한국은 원전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김 장관은 미 의회를 상대로 한 아웃리치 활동도 병행했다. 대표적 지한파 의원으로 꼽히는 빌 해거티 테네시주 연방 상원의원과 화상 면담을 진행해 원전 협력과 디지털 이슈 등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원전 등 상호 관심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디지털 이슈 등에 대한 상호 이해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미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선언 단계에서 실행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대규모 투자 합의를 통해 산업·에너지 협력의 큰 틀을 마련했다. 이번에는 그 틀 안에서 어떤 분야에, 어떤 방식으로, 어느 기관이 투자하고 협력할지를 조율하는 단계로 들어선 셈이다. 다만 실제 프로젝트 추진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3500억달러라는 투자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재원 조달 구조, 투자 수익성, 한국 기업의 참여 방식, 미국 내 인허가 절차, 현지 정치 변수 등이 모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조선과 원전, LNG 인프라 사업은 장기 프로젝트 성격이 강해 초기 협의 이후에도 세부 조건 조율이 중요하다. 한국 입장에서는 대미 투자 확대가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갖는다. 미국 시장에서 산업 기반을 넓히고 에너지·조선·원전 분야의 협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막대한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향할 경우 국내 산업 투자와의 균형, 기업 부담,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산업부는 향후 미국 측과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관련 협의를 지속하면서 한미 산업·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주요 통상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는 한미 경제협력이 기존의 교역 중심에서 투자·산업·에너지 안보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가 조선·원전·LNG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성과로 이어질 경우, 한미 경제동맹의 무게중심은 단순한 수출입 관계를 넘어 전략산업 공동 구축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2026-05-10 1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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