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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넉 달 앞인데…"세율보다 계산법부터 다시 짜야"
[경제일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넉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20년에 만들어진 현행 과세 틀을 시장 현실에 맞게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거래소의 과세자료 제출 체계와 해외 거래정보 교환망은 구축되고 있지만, 스테이킹과 렌딩, 유동성 공급(LP)처럼 거래 방식이 복잡해지면서 ‘무엇을 어떤 소득으로 볼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한국조세법학회와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과세 자체보다 납세자가 실제로 소득을 계산하고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된다. 연간 손익을 합산한 뒤 250만원을 공제하고 초과분에 20%를 과세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질 세율은 22%다. 2027년 발생한 소득의 첫 신고는 2028년 5월이다. 문제는 법이 규정한 ‘양도·대여’만으로 현재 시장의 거래 유형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박종수 한국조세법학회장(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채굴과 스테이킹, 렌딩, 예치, LP, 에어드롭, 하드포크 등 거래마다 경제적 성격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매·교환은 양도소득, 사업적으로 하는 채굴은 사업소득, 대여에 따른 보상은 이자소득 등으로 구분하고 복합 거래는 내부 요소를 나눠 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하나의 신고체계로 묶는 가칭 ‘가상자산투자소득세’도 대안으로 제안했다. 김갑순 동국대 교수도 가상자산 거래가 반복적인 투자·자본이득 성격을 갖는데도 전통적인 무형자산과 같은 기타소득 체계에 넣은 것이 구조적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 거래소 옮기면 ‘매입가격’도 따라갈 수 있나 실제 신고 단계에서는 취득가액이 더 큰 문제다. 국세청은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거주자별 ‘총평균법’으로 계산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2027년 이전 보유분은 2026년 12월31일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가운데 높은 금액을 인정한다. 실제 취득가액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양도가액의 최대 50% 범위에서 필요경비를 인정하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국세청 안내에도 ‘취득가액 확인이 곤란한 경우’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과 인정 비율은 대통령령에 위임돼 있다고 명시돼 있다. 더 복잡한 경우는 거래소를 옮겼을 때다. A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산 뒤 개인지갑을 거쳐 B거래소로 이동하면 B거래소는 해당 비트코인의 원래 매입가격을 알기 어렵다. 김경하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거래소 간 가상자산을 이전할 때 수량뿐 아니라 취득 시기와 가격, 수수료 등을 함께 넘길 수 있는 ‘취득가액 정보 이전 명세서’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국내 과세자료 체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 세무일정을 보면 가상자산사업자들은 현재도 분기마다 가상자산 거래명세서를 제출하고 있다. 올해도 1~3월, 4~6월 거래자료가 각각 국세청에 제출됐다. 문제는 개별 거래소가 가진 정보가 다른 거래소·개인지갑의 원가정보까지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 CARF 시작돼도 개인지갑 사각지대 남는다 해외 거래도 변수다. 한국은 OECD의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참여해 2027년부터 국가 간 정보교환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은 2024년 CARF 다자간 협정에 서명했으며 일본·독일·프랑스 등과 함께 2027년 첫 교환 대상국에 포함돼 있다. CARF가 시행되면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를 이용한 거래에 대한 세원 포착 능력은 지금보다 높아진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같은 시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며, 사업자를 거치지 않는 개인지갑 간 이동이나 탈중앙화 서비스의 거래 이력을 국내 취득가액과 완벽하게 연결해주는 제도도 아니다. 토론회에서 나온 문제 제기가 일회성도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공개한 정책연구용역 보고서 ‘가상자산 과세상 쟁점 및 개선방안 연구’ 역시 거래유형별 과세와 과세표준·세액 산정 문제를 별도 장으로 다루며 현행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검토했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은 현재까지 내년 1월 예정대로 과세한다는 입장이다. 국세청도 시행에 필요한 고시와 신고체계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야당에서는 추가 유예 또는 과세 폐지까지 거론하고 있어 정기국회 세법 논의 과정에서 다시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태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가상자산 과세 제도가 마련된 2020년 당시의 소득분류 체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제도·경제적 환경 변화를 고려해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금을 걷을 수 있느냐와 제대로 걷을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국내 거래자료와 국제 정보교환망이 갖춰져도 거래 성격에 따른 소득 분류와 취득가액 승계, 손실 처리 기준이 불명확하면 그 부담은 결국 납세자에게 돌아간다. 세 번째 유예 끝에 시작하는 과세인 만큼 이번에는 ‘시행 날짜’를 맞추는 것보다 투자자가 스스로 계산하고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에 정부가 답해야 할 시점이다.
2026-09-03 17: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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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은 내년인데 제도는 아직 '진행형'…가상자산 '선과세' 논란
[경제일보]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내년 1월 시행을 앞두면서 이른바 ‘선과세·후제도’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시장의 기본적인 안전장치는 마련됐지만, 스테이킹과 에어드롭처럼 새로운 투자 방식에 대한 과세 기준이나 손실 이월공제 등 세부적인 과세체계는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산업과 투자자 보호에 대한 제도 정비가 충분히 이뤄진 뒤 과세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2027년 1월 1일 이후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된다. 연간 소득에서 필요경비를 뺀 뒤 250만원을 공제하고, 초과분에 20%의 세율을 적용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실질 세율은 22%다. 2027년 거래분에 대한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 이뤄진다. 문제는 법률에 과세의 큰 틀이 정해졌다고 해서 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득 유형까지 정리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 스테이킹·에어드롭…새로운 수익은 어떻게 과세하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테이킹이다. 이용자가 가상자산을 맡겨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에 기여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인데, 이를 가상자산의 ‘대여’로 볼 것인지, 별도의 보상소득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과세 시점과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올해 가상자산 소득과세 관련 검토에서 스테이킹과 에어드롭, 해외 거래소 거래, 과세자료 확보 등을 주요 쟁점으로 지적했다. 특히 스테이킹이나 무상으로 받은 에어드롭 자산에 대해 받는 시점에 소득으로 볼지, 실제 처분할 때 과세할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봤다. 국내 제도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거래 규제를 위한 장치를 갖추고 있지만, 이런 새로운 수익 유형을 세법이 세밀하게 따라가지는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역시 올해 가상자산 2단계법인 ‘디지털자산법’ 정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거래소 내부통제와 이용자 보호장치 등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 최근에도 거래소 대주주 지분 상한 등 일부 쟁점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공식 설명했다. ◆ 시장은 커졌지만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시장 여건도 과세 논란의 배경이다. 금융정보분석원과 금융감독원이 27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하반기 자료를 보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87조2000억원으로 상반기보다 8% 줄었고, 일평균 거래규모도 5조4000억원으로 15% 감소했다. 거래가능 이용자 계정은 1113만개로 3% 늘었지만, 100만원 미만을 보유한 이용자가 826만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거래소 영업손익도 3807억원으로 상반기보다 38% 감소했다. 시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폭발적 성장’만을 전제로 세제를 설계하기도 어려운 환경이다. 특히 시장의 상당 부분이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형성된 상황에서 과세 비용과 신고 부담이 커질 경우 국내 거래소 이용자보다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금융위 조사에서 지난해 하반기 국내 거래소의 외부 이전 금액은 107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해외사업자나 개인지갑 등 화이트리스트 대상 이전액은 90조원으로 상반기보다 14% 증가했다. 다만 이 수치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이탈 규모를 그대로 뜻하는 것은 아니며, 거래소에서 외부로 이전된 전체 자산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 ◆ 주식은 폐지했는데 코인은 과세…형평성 논란 기본공제 250만원도 논쟁의 중심이다. 현행 제도는 같은 과세연도에 발생한 가상자산 이익과 손실은 통산할 수 있지만,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기는 결손금 이월공제는 허용하지 않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특성을 고려할 때 이월공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내 주식과의 형평성도 빠지지 않는 쟁점이다.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돼 일반 개인투자자의 국내 상장주식 장내 매매차익은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 대상이 아니다. 반면 가상자산은 250만원을 넘는 소득부터 과세된다. 자산의 법적 성격과 과세 목적이 서로 다른 만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투자자가 체감하는 과세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는 어렵다. 실제 관련 토론에서도 가상자산 과세의 핵심은 과세 자체보다 다른 금융자산과의 ‘정합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렇다고 정부가 아무런 준비 없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거래자료 제출 체계와 취득가액 산정 방식 등을 마련했고, 시행 전 보유분에 대해서도 의제취득가액 규정을 두고 있다. 과세의 기본 골격 자체는 이미 법제화돼 있다. 논쟁의 핵심은 과세 여부보다 과세체계의 완성도다. 테이킹·에어드롭·해외거래·개인지갑을 어떻게 다룰지, 손실을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지, 250만원의 기본공제가 시장 현실에 맞는지 등을 시행 전에 구체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정부가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와 과세 준비를 별개의 문제로 가져가기보다 시장 규율과 세제의 일관성을 함께 정비한다면 과세에 대한 반발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세부 기준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시행부터 강행한다면 납세자 혼란뿐 아니라 국내 거래소와 해외 플랫폼 간 규제 차이를 키울 가능성도 있다. 가상자산이 제도권 자산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빨리 세금을 걷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어떤 거래를 해도 예측 가능한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할 수 있는 체계다. 내년 1월 시행까지 남은 시간은 결국 이 과제를 얼마나 정교하게 마무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2026-08-28 16: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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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과세 5개월 앞두고 '2년 유예' 청원…주식과 다른 과세체계 논란
[경제일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2년 더 미뤄달라는 국민청원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에 편입되는 과정에서 과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시장 인프라와 투자자 보호 제도가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부터 부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과 비교해 개인 투자자의 세 부담 구조가 지나치게 다른 것 아니냐는 ‘과세 형평성’ 논쟁도 다시 불붙고 있다. 27일 국회 전자청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시작된 ‘코인과세 2년 유예에 관한 청원’은 닷새 만에 동의자 1만명을 넘어섰다. 9월 20일까지 5만명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청원인은 가상자산 과세 첫 신고 시점이 2028년 5월로 총선 직후인 만큼 정치적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며 2028년까지 유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이미 두 차례 시행이 미뤄졌다. 국회는 2024년 12월 소득세법을 개정해 시행 시점을 2027년 1월 1일 이후 양도·대여분으로 2년 연기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서 필요경비를 뺀 금액 가운데 연 25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20%의 세율이 적용되며 다음 해 5월 신고한다. 지방소득세까지 고려하면 실질 세 부담은 22% 수준이다. 따라서 현재의 논쟁은 ‘과세할 것이냐’보다 ‘지금 시행할 준비가 됐느냐’에 가깝다. 국세청은 이미 가상자산 거래자료 제출을 위한 서식과 세원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있고, 과세 기준과 취득가액 산정 방식도 법령에 담았다. 즉 정부가 아무런 준비 없이 과세를 추진하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투자자가 여러 거래소와 개인지갑, 해외 플랫폼을 오가는 현실에서 거래내역을 정확하게 통산하고 취득가격을 입증하는 문제는 여전히 제도 운용의 핵심 과제로 남는다. ◆ 시장도 ‘폭발적 호황’과는 거리 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보면 과세를 서둘러야 할 정도로 시장이 일방적인 호황 국면에 있는 것도 아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의 2025년 하반기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87조2000억원으로 상반기보다 8% 감소했고, 일평균 거래규모도 5조4000억원으로 15% 줄었다. 거래가능 이용자 계정은 1113만개로 3% 늘었지만 100만원 미만을 보유한 계정이 826만개에 달했다. 거래소 영업손익도 6178억원에서 3807억원으로 38% 감소했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 수요도 변수다. 타이거리서치와 체이널리시스는 국내 투자자로 추정되는 지갑을 분석해 2021년부터 2026년까지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로 이동한 가상자산 규모가 약 7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에만 약 168조원이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는 온체인에서 식별 가능한 경로를 대상으로 한 추정치여서 국내 투자자 전체의 실제 자금 이동을 의미하는 공식 통계는 아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해외 이동이 국내에서 투자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제한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시장이 현물거래 중심에 머무는 동안 해외에서는 파생상품과 스테이블코인, 예측시장 등으로 활용 영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과세가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만 추가적인 비용과 행정 부담을 키울 경우 일부 수요가 해외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왜 코인만 먼저?”…주식과 과세 형평성 논쟁 가장 민감한 쟁점은 주식과의 형평성이다. 현재 국내 상장주식은 소액주주가 장내에서 거래해 얻은 양도차익에는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주식은 대주주가 과세 대상이며, 2026년 기준 상장주식 대주주 요건은 종목별 보유액 50억원 이상 또는 일정 지분율 이상이다. 반면 가상자산은 투자 규모와 관계없이 연간 소득 250만원을 넘으면 과세하는 구조다. 물론 두 자산의 법적·경제적 성격이 다르고 국내 주식 거래에는 증권거래세 등 별도의 과세체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만으로 ‘불공정하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투자자가 동일하게 자본이득을 얻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가상자산에만 상대적으로 낮은 과세 문턱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정책적 질문은 피하기 어렵다. 과세 유예론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세금을 걷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 보호, 해외거래 추적, 취득가액 검증, 손익 산정 등 제도를 먼저 보완한 뒤 과세하자는 주장이다. 특히 현행 제도는 연간 손익을 통산하지만 가상자산의 복잡한 거래 구조를 고려한 세부적인 납세 편의와 해외거래 대응이 실제 시행 과정에서 얼마나 원활하게 작동할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하다. 한편 정부가 선택해야 할 것은 ‘과세를 하느냐 마느냐’보다 ‘왜 지금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이다. 이미 법률상 시행시점이 정해져 있고 국세청의 준비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유예 주장 역시 충분한 근거가 필요하다. 반대로 시장 규모와 투자자 행태가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제도의 허점을 그대로 둔 채 시행부터 서두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내년 시행까지 남은 기간 동안 정부가 거래자료 확보와 해외거래 대응, 투자자 보호 장치를 얼마나 촘촘하게 보완하느냐가 관건이다.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자산으로 자리 잡으려면 과세의 속도보다 과세체계의 완성도가 먼저 증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26-08-27 08: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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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코인방 뒤 '무등록 거래소'…FIU "28곳 빼고 다 불법"
[경제일보] 당국이 유튜브, 텔레그램, 오픈채팅방을 통해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미신고 가상자산 취급업자에 경고장을 꺼냈다.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가상자산사업자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된 28곳뿐이며 이를 제외하고 내국인을 상대로 가상자산 매매·중개·교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FIU는 24일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 이용과 거래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상자산사업자로 영업하려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요건을 갖춰 FIU에 신고해야 한다. 국외 사업자라도 내국인을 대상으로 국내 영업행위를 하면 같은 법이 적용된다. 공식 발표 기준으로 현재 FIU에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는 총 28개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원화거래소뿐 아니라 일부 수탁·지갑·거래 서비스 사업자가 포함된다. FIU는 한국어 홈페이지 제공, 원화결제 지원, 한국인 고객 유치 이벤트와 마케팅 여부 등을 종합해 국내 영업성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서비스나 원화결제가 없더라도 국내 투자자를 겨냥한 영업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문제가 되는 유형은 더 교묘해졌다. 사실상 내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면서 고객 상담 때 영어를 쓰는 방식으로 국내 영업 사실을 숨기는 해외 거래소가 대표적이다. 사설환전소가 유학생, 관광객, 외국인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을 직접 사고팔며 원화 등 법정화폐로 바꿔주는 경우도 당국이 지목한 불법 유형이다.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유튜브나 텔레그램, 오픈채팅방에서 홍보하는 행위도 단순 광고를 넘어 미신고 영업 조력으로 평가될 수 있다. 문제는 투자자 피해가 단순 거래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신고 사업자는 자금세탁방지 의무와 이용자 자산 보호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ISMS 등 보안 요건을 갖추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마약 등 범죄자금 은닉이나 자금세탁 경로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 이 경우 투자자의 자금이 범죄자금과 섞이거나 거래 상대방, 자금 출처 확인 과정에서 수사 대상이 되는 불이익도 배제하기 어렵다. 수수료 부담도 확인됐다. FIU에 따르면 DAXA와 신고 가상자산사업자가 약 3개월간 진행한 첫 집중조사 결과 불법 장외거래소 8곳과 국내 영업 해외거래소 4곳 등 총 12곳이 적발돼 경찰에 수사 의뢰됐다. 적발 업체의 평균 거래 수수료는 최저 1.5%에서 최고 10%로, 국내 5대 원화거래소 평균 0.16% 대비 최대 62배 수준이었다. 일부 업체는 주민등록증, 통장 사본 등 개인정보를 법적 근거 없이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 대응도 강화되는 흐름이다. FIU는 유관기관과 함께 불법업체를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인터넷 사이트와 모바일 앱 국내 접속차단을 요청해 왔다. 현재 기준 수사기관에 통보된 불법업체는 총 40곳이다. 다만 FIU는 해당 명단이 모든 불법업체를 반영한 것은 아니며 명단에 없더라도 불법업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신고 영업행위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FIU는 2026년 8월 개정 특금법 시행 이후에는 미신고 불법 영업에 가담한 경우 일정 기간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신고 사업자가 미신고 사업자와 거래하지 않도록 지도·감독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위반 건당 최대 1억원의 과태료와 행정제재가 부과될 수 있다. 시장 시선은 스테이블코인과 해외거래소, 장외거래가 만나는 회색지대에 쏠린다. 가상자산이 결제와 송금, 환전 수단처럼 활용될수록 규제 밖 취급업자가 끼어들 여지는 커진다. 투자자는 고수익 보장, 원금 보장, 비공개 정보, 글로벌 상장 같은 표현을 앞세운 권유를 사기 가능성으로 봐야 한다. 미신고 사업자로 확인되면 가상자산과 예치금을 즉시 인출하고 개인키, 로그인 정보, 신분증 사본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 한편 가상자산 시장의 다음 경쟁은 가격이 아니라 신뢰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 제도권 사업자는 규제를 비용으로 보지만 투자자에게는 최소한의 방화벽이다. 텔레그램 링크 하나, 유튜버 추천 코드 하나가 자금세탁의 입구가 될 수 있는 시장이라면 당국의 단속은 늦은 처방이 아니라 시장 질서를 지키는 기본선이다. 불법 취급업자를 걸러내는 일은 투자자 보호를 넘어 디지털자산 산업이 금융 인프라로 인정받기 위한 첫 관문이다.
2026-06-24 15:4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