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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 K팝 글로벌 '공동제작' 나선다…아틀란틱과 전략적 협력
[경제일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K팝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 방식을 '국내 제작 후 해외 유통'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공동 기획·제작으로 넓힌다. 글로벌 음악시장 주요 사업자인 워너뮤직그룹 산하 아틀란틱 뮤직 그룹과 손잡고 아티스트 발굴부터 음악 제작, 유통, 마케팅, 프로모션까지 협력하면서 K팝 글로벌 IP를 공동으로 만들어가는 사업 모델 구축에 나선다. 7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워너뮤직그룹 산하 아틀란틱 뮤직 그룹(AMG)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K팝 아티스트의 글로벌 성장 전략을 공동으로 수립하고 음악 제작과 유통, 마케팅, 프로모션, 팬덤 커뮤니케이션 등 글로벌 활동 전반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이미 만들어진 K팝 콘텐츠를 해외 시장에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초기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고려할 목적으로 진행된다. 양사는 아티스트의 음악적 색깔과 활동 단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등을 고려해 해외 진출 전략을 공동으로 설계할 계획이다. 음악 제작 단계에서는 송캠프와 피처링 등 글로벌 아티스트 및 음악 관계자와의 협업을 추진한다. 음원이 완성된 이후에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유통·디지털 마케팅을 진행하고 현지 TV·라디오 출연 등 프로모션까지 연계한다. 팬덤 커뮤니케이션 역시 글로벌 시장을 고려해 공동으로 진행한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음악 IP 기획·제작과 유통,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마케팅, 팬덤 커뮤니케이션 등 K팝 산업 전반에서 사업 역량을 축적해온 바 있다. AMG는 글로벌 시장에서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음악을 제작하는 A&R과 마케팅, 프로모션, 글로벌 네트워크 등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양사의 역할을 결합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K팝 제작·매니지먼트 역량에 북미 음악시장의 A&R과 네트워크를 더하는 구조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완성된 음악을 해외 플랫폼에 유통하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아티스트와 음악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해외 사업자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AMG의 글로벌 음악시장 영향력도 이번 협력의 배경으로 꼽힌다. AMG 산하 아틀란틱 레코드는 브루노 마스, 콜드플레이, 찰리 푸스, 카디 비, 마일리 사이러스 등 글로벌 아티스트를 배출했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협업한 'APT.'는 역시 아틀란틱 레코드와 연결된 대표적인 글로벌 프로젝트다. AMG는 아틀란틱 레코드 외에도 라이징 아티스트 발굴에 강점을 가진 10K 프로젝트와 힙합·알앤비(R&B) 중심의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보유한 300 엔터테인먼트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글로벌 음악시장 내 다양한 장르와 아티스트를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 범위도 음악 제작에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아틀란틱 뮤직 그룹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아티스트와 팬들의 접점을 다각도로 넓히며 탁월한 성과를 쌓아왔다"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K팝 비즈니스의 전문성과 아틀란틱 뮤직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아티스트 육성 역량을 결합해 아티스트의 성장을 함께 만들며 전 세계 팬들에 울림을 전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양사는 향후 K팝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새로운 레이블 파트너십도 추진한다. 향후 공동으로 선보일 첫 아티스트나 음악 IP, 투자 규모와 수익 배분 구조 등이 이번 파트너십의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가늠할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번 협력을 통해 국내 음악 IP를 해외에 공급하는 사업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음악 IP를 직접 공동 기획·제작하는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통할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음악 제작부터 마케팅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할 경우 K팝 글로벌 사업의 수익 모델도 다변화할 수 있다. K팝의 글로벌 경쟁이 커지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도 음원 자체의 경쟁력뿐 아니라 현지 음악산업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는지로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AMG와 제작 초기부터 글로벌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것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번 파트너십은 양사의 역량을 총결집해 K팝 아티스트와 IP의 가능성을 함께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해 나간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각자 쌓아온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K팝의 글로벌 팬덤과의 접점을 다각도로 확장하고 K팝의 글로벌 영향력을 지속 확대해가겠다"고 설명했다.
2026-10-07 16: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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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너머의 시대, 미디어의 새 판 (上)
대한민국은 은(銀)이 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광산에서 캐내는 은의 양은 연간 수 킬로그램에 불과하다. 그런데 한국은 세계 주요 은 수출국 중 하나다. 연간 약 2,000톤의 은을 생산해 대부분을 해외로 내보낸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답은 고려아연이라는 기업에 있다. 이 회사는 아연과 납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은을 추출한다. 원광석을 수입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로 가공해, 전혀 다른 금속을 만들어 파는 것이다. 은 광산 하나 없이 은 수출국이 된 역설이다. 석유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다. 전량을 수입한다. 그러나 정제유 수출은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국가 수출 상위권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세계 최대 수준의 단일 정제 능력을 보유한 정유산업 덕분이다. 원자재를 사다가, 더 정교하게 만들어, 더 비싸게 판다. 이 패턴은 산업에만 있지 않다. 재가공, 문화가 된 생존 전략 K팝을 생각해보자. 한국의 전통 음악에서 출발한 장르가 아니다. 1990년대 미국의 R&B, 팝, 힙합이 원소스였다. 그런데 지금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는 K팝은 그것과 전혀 다른 무언가다. 체계적인 트레이닝 시스템, 극도로 완성된 퍼포먼스, 독자적인 팬덤 문화가 더해지면서 원본을 뛰어넘는 새로운 상품이 탄생했다. 치킨도 같은 이야기다. 프라이드치킨은 미국 남부 음식이다. 그러나 양념치킨, 간장치킨, 파닭으로 변주된 한국의 치킨은 지금 전 세계에서 독자적인 음식 문화로 인정받는다. 김밥의 형태가 일본 노리마키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오늘날 누가 기억하는가. 재가공의 완성도가 원본과의 관계를 지워버린 것이다. 종교는 더 흥미로운 사례다. 기독교는 서양 선교사가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기독교는 메가처치, 새벽기도, 열정적 전도 문화를 만들어내며 서양의 원형과도, 다른 아시아 국가의 형태와도 다른 독자적 종교 문화로 진화했다. 불교 역시 인도에서 출발해 중국을 거쳐 한국에 닿는 동안 한국만의 선불교 문화로 재탄생했다. 우연이 아니다 — 지정학이 만든 DNA 이 패턴들을 하나의 도식으로 묶을 수 있다. 외부의 원소스를 받아들이고, 고도의 가공을 거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보낸다. 은도, 석유도, 음악도, 음식도, 종교도 같은 구조 위에 서 있다. 그렇다면 왜 한국인가. 재가공은 어느 나라도 한다. 그런데 왜 한국의 재가공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됐는가. 답은 지정학에 있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 일본, 그리고 근현대에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생존해왔다. 자원도 없고, 거대한 내수시장도 없으며, 독자적인 기술 원천을 개발할 여유도 부족했다. 재가공의 퀄리티를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 절박함이 완성도를 만든 것이다. 고려아연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을 보유하게 된 것도, 한국 정유사가 세계 최대의 단일 정제 능력을 갖추게 된 것도, K팝이 팝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서 통하게 된 것도 모두 같은 논리의 반복이다. 그런데, 지금 이 능력이 막히고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재가공이라는 생존 전략이 새로운 장벽에 부딪히고 있다. 물질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콘텐츠와 문화의 영역에서는 점점 좁아지는 통로를 마주하고 있다. 저작권이다. 과거에는 미국 음악을 듣고 영향을 받아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치킨 레시피를 변형해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데 누구도 제동을 걸지 않았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 체계는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다. 콘텐츠의 재가공은 이제 법적 리스크와 함께 시작된다. 수천 년을 이어온 한국의 재가공 DNA가 20세기에 설계된 법적 프레임 앞에서 멈춰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그 프레임 자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텍스트 너머의 시대, 미디어의 새 판 (下)에서 계속
2026-04-18 1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