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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AI 탭', 개인정보위 사전검토 통과…6월 정식 출시 청신호
[경제일보] 네이버의 검색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 ‘AI 탭’이 6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사전적정성 검토를 통과했다. AI 검색 고도화의 핵심인 개인화 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지는 대신 이용자 통제권과 민감정보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조건이 붙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27일 제10회 전체회의를 열고 네이버가 신청한 AI 탭 서비스의 사전적정성 검토 결과를 심의·의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사전적정성 검토제는 AI 등 신기술·신서비스 개발 단계에서 기존 법 해석이나 집행 사례만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준수 방안이 명확하지 않을 때 활용되는 제도다. 기업이 개인정보위와 협의해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이행하면 사후에 불이익한 처분을 받지 않는다. AI 탭은 네이버 검색 화면에서 제공되는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다. 기존 검색처럼 웹페이지 목록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검색 결과와 관련 정보를 요약·분석해 1대1 채팅 형태로 답변한다. 네이버는 지난 4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를 대상으로 AI 탭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상반기 전체 이용자 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이번 검토의 핵심은 개인화 검색에 필요한 데이터 활용 범위다. 네이버는 이용자의 검색 이용기록, 공개된 블로그·카페 활동기록, 쇼핑 이력 등 네이버 서비스 이용내역을 AI 탭의 맞춤형 답변 생성에 활용하고자 했다. 검색 의도와 이용자 맥락을 반영해야 더 정교한 답변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개인정보위는 서비스 운영 자체는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세 가지 보호 장치를 요구했다. 먼저 개인화 답변을 원하지 않는 이용자에게 데이터 활용 거부 옵션의 존재와 의미를 알기 쉽게 안내하도록 했다. 또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사후 통제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계속 보완하라고 주문했다. 데이터 활용의 투명성도 조건으로 제시됐다. 네이버는 개인정보 처리방침 등을 통해 AI 탭에 사용되는 맞춤 정보의 항목과 주요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개인정보 오·남용과 유출을 막기 위한 기술적·관리적 안전조치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민감정보 보호 기준도 명확해졌다. 개인정보위는 네이버 서비스 이용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상·신념,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가 추론되거나 AI 답변에 이용되지 않도록 요구했다. 고유식별정보와 계좌번호, 신용카드정보 등이 AI 에이전트 답변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이번 의결은 AI 검색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개인정보 활용과 이용자 권리 보호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네이버는 AI 탭을 쇼핑, 로컬, 블로그, 카페 등 자사 서비스와 연결해 검색에서 실행까지 이어지는 통합 에이전트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AI 검색 생태계 강화를 위해 5년간 콘텐츠 분야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개인화 AI 검색이 정착하려면 편의성과 프라이버시 사이의 균형이 관건이다. 이용자는 더 정확하고 빠른 답변을 원하지만 자신의 검색·쇼핑·커뮤니티 활동 이력이 어디까지 활용되는지도 중요하게 본다. AI 탭의 성패는 기술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활용 방식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개인정보위는 AI 탭이 정식 출시되면 네이버가 협의사항을 실제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향후 AI 서비스 전반에서 사전적정성 검토와 AI 특례 제도 등 혁신지원 체계도 정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2026-05-31 13: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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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AI 시대 승부수는 콘텐츠… "창작자와 함께 성장"
[경제일보] "독자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네이버가 AI 시대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28일 김광현 네이버 CDO가 취임 이후 첫 행보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AI 시대 네이버의 데이터·콘텐츠 전략'을 주제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네이버는 AI 검색 서비스 고도화 방향과 창작자 지원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에는 김광현 네이버 CDO, 이일구 네이버 콘텐츠 서비스 부문장, 김상범 네이버 검색 플랫폼 부문장 등 임직원이 참석해 발표를 진행했다. 최근 네이버는 AI 시대 핵심 경쟁력으로 '콘텐츠 생태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독자적인 검색 기술과 함께 25년간 축적한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를 기반으로 AI 검색 경쟁력을 강화하고, 창작자와의 상생 구조를 통해 AI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김광현 CDO는 "AI 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AI 기술력과 콘텐츠"라며 "AI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의 가치는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가 검색 서비스 초기부터 자체 콘텐츠 구축과 창작자 생태계 조성에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뉴스와 지식 콘텐츠, 지식iN, 블로그, 카페 등 자체 플랫폼 기반 콘텐츠를 확보하며 검색 경쟁력을 키웠고 모바일·유튜브 시대 변화 속에서도 쇼핑과 로컬 등 한국형 검색 경험을 강화해 온 것이다. 네이버는 현재 2000만명 규모 창작자 생태계를 기반으로 연간 6억3000만건 이상의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 기준으로는 약 200만건 규모다. 이일구 콘텐츠 서비스 부문장은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에는 생생한 데이터가 계속 쌓이고 있다"며 "콘텐츠가 AI 서비스 경험에 차이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AI 브리핑과 AI 탭 등 AI 검색 결과 생성 과정에서 네이버 UGC 비중이 약 70%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웹 데이터나 전문 데이터와 함께 네이버 내부 콘텐츠 활용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창작자와 AI 생태계 선순환 구조 구축을 위해 신규 펠로우십 프로그램 '네이버 메이트'도 공개했다. 네이버 메이트는 AI 브리핑 인용 수를 기반으로 우수 창작자 약 3000명을 매월 선정하는 프로그램이다. 블로그·카페·지식iN·프리미엄 콘텐츠 창작자가 우선 대상이며 하반기에는 클립 창작자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선정된 창작자에게는 검색·AI 브리핑 등 서비스 내 노출 강화와 함께 활동 지원금이 지급된다. 이 부문장은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주셨을 때만이 네이버가 만들려고 하고 있는 AI, 서비스들의 품질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선순환을 만드는 것에 가장 집중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창작자 생태계 지원을 위해 5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을 드렸다"고 말했다. AI 서비스 전략도 공개됐다. 김상범 검색 플랫폼 부문장은 네이버 AI 경쟁력 핵심 자산으로 '프로덕트 네이티브 LLM', 방대한 데이터·API, 하네스 엔지니어링 역량을 제시했다. 프로덕트 네이티브 LLM은 네이버 서비스 이용 패턴과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 최적화 형태로 학습한 AI 모델이다. 단순 범용 언어모델이 아니라 실제 검색·쇼핑·예약 등 네이버 서비스 경험에 특화된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김 부문장은 "가장 완벽한 AI 검색이라는 요리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네이버에 와서 행동을 하시는 사용자분들이 어떤 것들을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학습시킨 것이 프로덕트 네이티브 LLM"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차세대 하이퍼클로바X 모델도 AI 탭 등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AI 브리핑은 월 3000만명이 사용하는 핵심 검색 서비스로 자리 잡았으며 지난 4월 베타 출시한 AI 탭은 한 달 만에 누적 사용자 300만명을 돌파했다. 또한 네이버는 오는 6월 말 스마트 렌즈 신규 버전도 공개할 예정이다. 카메라 기반 검색 결과를 AI 브리핑과 AI 탭으로 연결해 이미지 검색과 대화형 AI를 결합하는 형태다. 김 부문장은 "서비스를 잘 만들고 여기서 나온 데이터를 갖고 LLM을 잘 만드는 이 선순환을 네이버는 잘 만들어 갈 수 있다"며 "다른 서비스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요소들을 계속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5-28 13: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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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가스·원유 운반선 5척 동시 수주…삼성重 1조 18억원 계약
[경제일보] 삼성중공업이 한 선사로부터 서로 다른 3개 선종을 동시에 수주하는 이례적 패키지 계약을 성사 시켰다. 수주 금액은 1조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누적 수주도 54억 달러에 달한다. 27일 삼성중공업은 버뮤다 지역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1척, 대형가스운반선(VLGC) 2척, 원유운반선 2척 등 총 5척을 1조18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시했다. 동일 선사가 복수의 선종을 한 조선사에 동시 발주하는 것은 업계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기존부터 지속적으로 건조해 온 선사가 도크를 미리 확보하려는 차원의 발주"라고 설명했다. 특정 선종에 국한하지 않고 LNG운반선부터 가스선, 원유운반선까지 종합 건조가 가능한 역량과 발주처의 두터운 신뢰가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수주로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적 실적은 총 27척, 54억 달러로 늘었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13척(LNG-FSRU 1척 포함), 에탄운반선 2척, 가스운반선 4척, 컨테이너운반선 2척, 원유운반선 6척이다. 원유운반선의 경우 삼성중공업은 셔틀탱커 위주로 수주해 왔으며, 성동조선 등 외부 야드에 위탁 건조하는 글로벌 오퍼레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수주 전략 변화와는 무관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번 계약은 LNG선 발주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나왔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LNG 운반선(140K+ 급) 발주가 2026년 1~4월에만 37척으로 2025년 연간(38척)에 이미 육박했다며, 클락슨이 전망한 연간 125척 발주가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해양 부문 수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14일 "코랄 노르트와 델핀 1호기 FLNG 두 프로젝트가 현재 계약 성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두 프로젝트는 각각 25억 달러 규모로, 수주가 성사될 경우 올해 누적 수주액이 대폭 확대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선주사가 서로 다른 복수의 선종을 한 조선사에 동시에 발주하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특정 선종에 한정하지 않는 삼성중공업의 종합 건조 역량과 고객의 두터운 신뢰를 다시 한 번 입증한 성과"라며 "고부가 선종은 수익성을, 표준화 선종은 생산 안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5-27 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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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만톤 에틸렌이 온다…한국 석유화학 재편의 'X 변수'
[경제일보] S-OIL의 9조원대 '샤힌 프로젝트(Shaheen Project)'가 막바지 공정에 들어갔다.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던 정유사가 석유화학 원료까지 직접 생산하는 구조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샤힌 프로젝트는 S-OIL이 2022년 11월 이사회에서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린 석유화학 2단계 확장 사업이다. 총 투자비는 9조2580억원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 최대 규모다. 완공 시 에틸렌 연산 180만톤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울산·온산 국가산업단지 기존 전체 에틸렌 생산량 176만톤을 웃도는 규모다. 4월 말 기준 EPC(설계·조달·시공) 공정률은 96.9%로, 6월 말 기계적 완공 이후 올해 말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의 핵심은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다. 모회사 사우디 아람코가 개발한 원천 기술로, 원유에서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를 직접 생산한다. 기존 설비 대비 원료 수율이 3~4배 높고, 에너지 강도 지수 기준 업계 상위 25%(1분위) 수준으로 설계됐다. 파일럿 플랜트 단계부터 수년간 검증을 거쳤으며, 샤힌 프로젝트가 세계 최초 상업 적용 사례가 된다. S-OIL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배경에는 정유업의 구조적 위기가 있다. 정제마진 변동성이 크고, 전기차 확산으로 장기적인 석유제품 수요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은 2023년 1조3546억원에서 2024년 4222억원, 2025년 2356억원으로 2년 만에 82% 줄었다. S-OIL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 흐름에 대응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석유화학 사업 확장을 추진해왔다"고 했다. 원가 경쟁력 앞세운 포트폴리오 전환 샤힌 완공 시 전체 매출에서 석유화학 비중은 현재 12%에서 25%로 2배 이상 확대된다. S-OIL은 "'정유사에서 화학사로의 전환'이 아닌 '정유에서 화학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원가 경쟁력의 핵심은 TC2C와 수직계열화 구조다. 기존 정유시설의 부생가스·중질유 등 저부가가치 원료를 공정에 투입하고, 아람코와의 원유 장기 공급계약을 기반으로 나프타 외부 구매 의존도를 줄인다. 연간 생산 에틸렌 180만톤 가운데 132만톤은 자체 폴리머 설비에서 폴리에틸렌(LLDPE 88만톤·HDPE 44만톤)으로 가공된다. 잔여 약 58만톤과 프로필렌·부타디엔·벤젠 등 기초유분은 울산·온산 산단 내 다운스트림 업체들에 배관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세계 첫 상업 적용에 따른 기술 리스크에 대해 S-OIL 관계자는 "FEED(기본설계)·EPC 단계를 통해 충분한 검증을 마쳤고, 수십 년간 축적한 플랜트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 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단기 외부 환경도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올해 1분기 미·이란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아시아 NCC(납사분해설비) 업체들의 가동률이 최대 20~30%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S-OIL은 아람코 계열사 지위를 활용해 정유설비 가동률 90% 수준을 유지했고, 2026년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조2311억원으로 반등했다. 경쟁사들이 원료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샤힌 프로젝트의 초기 시장 진입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공급 과잉·재무 부담은 변수 가장 큰 변수는 업황이다. 중국발 에틸렌 공급 과잉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정부 역시 설비 감축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산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여수·대산·울산 산단에서는 기업 간 설비 통폐합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산 180만톤 신규 설비 진입은 부담 요인이다. 잔여 에틸렌 58만톤의 외부 공급을 두고 대한유화·SK지오센트릭 등과의 공급 경쟁도 불가피하다. 재무 부담도 누적됐다.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38.7%에서 2025년 말 198.8%로 단계적으로 올랐고, 2026년 1분기 말에는 201.7%를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6조660억원, 총차입금은 7조5353억원에 달한다. 아람코가 대여금 6억달러·한도대출 5억380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으며, 2023년 산업시설자금대출 1조원, 2025년 샤힌 관련 회사채 6800억원도 조달했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수익을 내야 재무 부담 완화가 가능하다. S-OIL 관계자는 "시황의 부침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수십 년을 내다본 투자인 만큼 TC2C 기반 원가 경쟁력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샤힌은 2010년대부터 검토해온 투자로, 글로벌 최신 설비와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화학산업협회 관계자는 "울산 지역은 기업별 이해관계가 달라 구조조정 논의가 더디다"며 "S-OIL 입장에서는 아직 가동도 하지 않은 신규 설비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26 17: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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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금융서 878조 그룹으로…'하나'로 판 키운 하나금융 55년
하나금융그룹의 역사는 한국 금융산업의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출발은 1971년 6월 설립된 한국투자금융이었다. “한국 최초의 순수 민간 금융중개기관”이라는 게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관 주도 금융의 색채가 강했던 시절, 민간 금융의 가능성을 시험한 이 출발이 훗날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그룹의 뿌리가 됐다. 한국투자금융은 단순한 단기금융회사가 아니었다. 1980년 영업업무 온라인화를 추진했고 1984년에는 기업손님 전담제도와 어음관리계좌(CMA)를 선보였다. 1988년 수신잔고 1조원을 돌파하며 기업금융, 고객관리, 상품 혁신을 결합한 ‘하나식 금융 DNA’를 형성했다. ◆한국투자금융서 메가뱅크로…후발은행의 판을 바꾸다 하나금융의 1차 변곡점은 1991년이었다. 한국투자금융은 하나은행으로 전환하며 은행업에 진입했다. 초기 성장 방식은 차별화였다. 1993년 국내 최초 클럽상품을 출시했고, 금융권 최초로 ‘하나 비밀보장 서비스 제도’를 시행했다. 1995년에는 국내 최초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도입했다. 성장 속도도 빨랐다. 하나은행은 1995년 4월 국내 은행 역사상 최단기간인 3년 9개월 만에 총수신 10조원을 돌파했다. 1996년 런던 주식시장에 글로벌 주식 예탁증서(GDR)를 상장했고, 1997년에는 파이낸스아시아로부터 ‘한국의 최우수 은행’으로 선정됐다. 외환위기 이후 성장은 인수·합병으로 속도를 냈다. 1998년 충청은행을 인수해 충청하나은행을 출범시켰고 1999년 보람은행과 합병했다. 2002년에는 서울은행과 합병해 통합 하나은행을 출범시켰다. 하나금융의 2차 도약은 금융그룹화였다. 하나금융은 2005년 12월 출범했다. 은행, 증권, 캐피탈, 보험, 연구소 등 관계사들이 시너지를 내는 종합금융서비스 네트워크를 지향했다. 2005년 대한투자증권을 인수했고 이후 하나대투증권, 하나UBS자산운용 등으로 증권·자산운용 기반을 넓혔다. 결정적 변곡점은 외환은행 인수였다. 하나금융은 2012년 한국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했고, 2015년 KEB하나은행을 출범시켰다. 2016년 전산통합, 2019년 인사·급여·복지제도 통합을 거쳐 2020년 하나은행 브랜드로 재정비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품으며 △기업금융 △외환 △글로벌 네트워크 △수출입 금융 경쟁력을 넓혔다. 하나카드 출범도 포트폴리오 강화의 한 축이었다. 하나금융은 2010년 하나SK카드를 출범시켰고 2014년 하나카드를 출범시켰다. 이후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자산신탁, 하나손해보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은행 의존도를 낮췄다. ◆채용비리 그늘 속 사상 첫 순익 4조…878조 금융그룹으로 성장 그러나 하나금융의 역사에 성장의 장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은 2010년대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 국면에서 불거졌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하나은행장 재직 시절 채용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2심에서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후 대법원은 올해 1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다만 남녀를 차별해 고용한 혐의는 유죄로 확정됐다. 이 대목은 금융회사가 채용, 인사, 내부통제 전반에서 더 정교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현재 하나금융은 과거의 후발 은행이 아니다. 2005년 12월 하나금융지주 출범은 대도약의 변곡점이었다. 하나금융은 출범 당시 하나은행, 대한투자증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아이앤에스 등 4개 자회사와 하나증권,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대한투자신탁운용 등 손자회사를 거느린 금융지주회사로 출발했다. 은행 중심 구조를 넘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균형 잡힌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숫자로 보면 변화는 더 선명하다. 하나은행의 2005년 순이익은 9068억원이었지만 2025년 하나금융그룹은 연간 당기순이익 4조2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순이익 4조원을 넘어섰다. 약 20년 만에 순이익 규모가 4배 이상 커진 셈이다. 그룹 핵심이익은 11조3898억원, 비이자이익은 2조2133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총자산은 신탁자산 203조4101억원을 포함해 878조8억원에 달했다. 올해 출발도 좋다. 하나금융은 올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 1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수치로, 외환은행 통합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1분기 이자이익은 2조5053억원, 수수료이익은 6678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조1042억원, 하나증권도 WM과 투자금융(IB) 성장에 힘입어 순이익 1033억원을 냈다. ◆생산적 금융·AI·글로벌…규모의 금융에서 가치의 금융으로 하나금융의 미래 성장 전략은 △생산적 금융 △WM △글로벌 △디지털·인공지능(AI)로 압축된다. 하나금융은 올해 생산적 금융 공급 규모를 17조8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첨단 인프라와 AI, 모험자본, 지역균형발전, 핵심 첨단산업, K-밸류체인·수출공급망 지원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자산관리와 비이자이익 확대도 핵심이다. 하나금융은 1995년 국내 최초 PB 서비스를 도입한 경험을 갖고 있다. 고령화, 상속·증여 수요, 퇴직연금 시장 확대, 글로벌 자산배분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WM은 은행과 증권의 핵심 전장이다. 글로벌 금융도 중요하다. 외환은행 통합 이후 확보한 외국환, 수출입 금융, 해외 네트워크 경쟁력을 동남아와 미국, 유럽 등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디지털과 AI 전환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고객 데이터를 얼마나 안전하고 정교하게 분석하는지, AI를 심사·상담·리스크관리·자산관리에 얼마나 책임 있게 적용하는지가 승부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역사는 이름 그대로 ‘하나로 합치는’ 역사였다. 그러나 이제는 자본 효율, 비이자이익, 글로벌 수익성, 디지털 경쟁력, 내부통제, 소비자보호가 동시에 요구된다”며 “대출 성장만으로 이익을 키우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만큼 생산적 금융과 자산관리, 글로벌, AI를 연결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금융은 규모의 금융을 넘어 미래 산업과 고객 자산,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가치의 금융으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6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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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총파업 땐 '도미노 충격'…최대 100조 손실 우려까지
[경제일보]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산업계 안팎에서 반도체 생산 차질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전면 셧다운은 법원 가처분 결정으로 일부 제한됐지만 생산 인력 공백이 현실화될 경우 수십조원대 피해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 등을 요구하며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로이터는 약 4만8000명의 삼성전자 노동자가 파업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는 국내 삼성전자 인력의 약 38%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우려는 반도체 생산라인 차질이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장치산업이다. 공정이 멈추거나 인력 부족으로 관리가 지연되면 웨이퍼 폐기, 설비 재가동 지연, 후공정 일정 차질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법원은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방재시설, 배기·배수시설 등 안전보호시설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처분으로 최악의 셧다운은 막더라도 필수 유지 인력이 전체 인력의 일부에 그치는 만큼 생산 차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피해 규모를 둘러싼 전망도 엇갈리지만 우려 수위는 높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대국민 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될 경우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김 총리가 삼성전자가 한국 수출의 23%를 차지한다고 언급하며 파업 손실이 최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도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의 올해 예상 성장률 2%에서 0.5%포인트를 깎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또 삼성전자가 하루 최대 1조원 수준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추정도 보도했다. 글로벌 공급망 영향도 변수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하나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D램과 낸드 공급뿐 아니라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주요 고객사 납기 일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가디언은 파업이 진행될 경우 전 세계 D램 공급의 최대 4%, 낸드 공급의 3%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고객 신뢰 문제도 작지 않다.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에는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가 포함돼 있다. 반도체 공급 계약은 납기와 품질 신뢰가 핵심이어서 생산 차질 우려만으로도 고객사들이 물량 분산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메모리 공급 안정성은 고객사의 장기 조달 전략과 직결된다. 국내 협력사 생태계에도 충격이 번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 기업이다.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 협력사의 납품 일정, 매출, 재고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도체 수출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국가 전략산업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언급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긴급조정은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나 공익에 현저한 위해를 줄 우려가 있을 때 정부가 발동할 수 있는 제도다. 로이터는 한국 정부가 삼성전자 파업의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긴급조정 명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긴급조정권은 노동권 제한 논란이 큰 수단이다. 합법 쟁의행위에 대해 정부가 강제 개입할 경우 노동계 반발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노사 자율 타결을 우선 압박하면서 파업이 실제 경제 피해로 번질 경우 개입 수위를 높이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연동 방식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적자 부문까지 대규모 성과급을 동일하게 보상할 경우 성과주의 경영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로이터는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더라도 실제 피해 규모는 파업 참여율, 기간, 공정별 인력 대체 가능성, 비상 운영 체계, 정부 개입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최대 100조원 손실 전망은 생산 차질과 고객 이탈, 공급망 충격, 증시 영향 등을 모두 포함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깝다. 그럼에도 산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반도체 공정의 특수성 때문이다. 제조라인 일부만 흔들려도 웨이퍼 투입, 장비 관리, 후공정, 납품 일정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파업은 회사 내부의 임금 협상을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신뢰도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시험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2026-05-20 21: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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