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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 AI 보안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2035년 매출 1조원 목표
[경제일보] 안랩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30여 년간 이어온 보안 사업의 틀을 다시 짠다. 개별 보안 제품에 AI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제품·데이터·보안 운영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AI가 실제 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AI-네이티브 보안 플랫폼'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16일 안랩은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안랩 AI 비전 선포'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합 브랜드 '안랩 AI 플러스'를 공개했다. 향후 3년간 AI 인프라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만 1000억원을 투자하고, 오는 2035년 매출 1조원과 글로벌 매출 비중 30% 이상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이날 강석균 안랩 대표는 AI가 사이버 공격의 속도와 규모, 자동화 수준을 바꾸면서 기존의 사람 중심 보안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공격자가 AI를 활용하면서 공격 속도와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반면 보안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벤트와 로그, 경보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인력과 시간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강 대표는 "해커들의 공격 속도는 이미 지난해 대비 65% 증가했고, 규모 면에도 AI 활용 공격 증가가 지난해 대비 89%나 증가했다"며 "안랩의 다음 단계, 넥스트 스텝, 넥스트 챕터는 AI로의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안랩은 지난 1990년대 PC용 백신으로 출발해 엔드포인트·네트워크·OT·클라우드 등으로 보호 영역을 확대해왔다. 이제는 개별 제품 간 연동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한다는 구상이다. 강 대표는 "이제는 AI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설계하려고 한다"며 "제품, 서비스, 보안 운영을 모두 AI 중심으로 재설계해서 AI 네이티브 보안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 AI 공격에 맞춰 방어도 AI로 안랩은 AI가 사이버 공격의 본질 자체를 바꾸기보다 공격에 걸리는 시간과 공격 가능한 규모를 줄이고 넓히는 방향으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AI는 취약점 탐색과 공격 코드 생성, 검증, 실제 활용 가능성이 높은 취약점 선별 등 기존에 사람이 상당한 시간을 들여 수행하던 작업을 직접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격은 AI를 통해 빠르게 연결되는 반면 방어 측에서는 서로 다른 보안 제품과 개발·운영팀, 보안팀에서 발생한 이벤트를 사람이 각각 확인하고 연결해야 하는 것으로 꼽힌다. 이에 안랩은 이를 위해 엔드포인트·네트워크·클라우드 등 30여종의 제품과 180여개 이상의 운영 라인업에서 확보한 데이터에 위협 분석과 악성코드 분석, 보안사고 대응 등 전문성을 결합해 문제 발생 시 빠르게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김창희 안랩 제품기획본부장 "공격은 AI의 속도로 연결되고 있는데 방어는 제품과 담당자 사이에서 사람의 속도로 연결되고 있는 갭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AI 시대의 핵심 과제는 대규모 신호들을 얼마나 빠르게 맥락으로 연결하고 실제 판단해서 대응으로 전환하느냐에 있다"고 설명했다. ◆ 데이터부터 대응까지 연결하는 'AI 플러스' 안랩이 준비하고 있는 서비스 '안랩 AI 플러스'는 개별 제품이 아니라 보안 데이터 수집부터 위협 분석, 판단, 대응까지 연결하는 AI 네이티브 보안 아키텍처다. '시큐리티 데이터 패브릭'에서 엔드포인트·네트워크·클라우드·이메일·계정 및 타사 제품의 데이터를 연결하고, '유니파이드 시큐리티'에서 각 보안 영역의 탐지와 대응을 통합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익스포저 매니지먼트'와 '액세스 매니지먼트'를 통해 노출 자산과 취약점, 접근 경로를 관리하고 'AI 네이티브 오퍼레이션'에서 AI가 탐지·분석·대응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위 'AI 디시전 인텔리전스'는 각 영역의 데이터와 보안 지식을 종합해 AI의 판단을 지원한다. 안랩은 궁극적으로 AI 에이전트가 보안 운영 전반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기반 구조를 구현한다. AI가 이상 신호를 탐지하면 오케스트레이터 에이전트가 업무를 배분하고, 트리아지·인사이트·인베스티게이션 에이전트가 위협 분류와 맥락 분석, 공격 가설 수립 및 조사를 수행한다. 이후 대응 에이전트가 대응 계획을 세우며 실제 조치는 고객이 승인했거나 사전에 설정한 정책 범위 안에서 실행되는 것이다. ◆ AI가 공격하고 AI가 추적한다 안랩은 이날 개발 중인 'AI 펜테스트'를 통해 AI가 실제 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AI 펜테스트는 실제 공격이 아니라 특정 환경에서 침투 가능성을 검증하고 위험도를 평가해 예방하기 위한 기술로, AI가 공격 목표와 환경을 분석해 침투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도구를 선택한 뒤 공격을 수행한다. 실패할 경우 다시 시도하고 실행 결과를 분석해 다음 공격 단계를 스스로 결정한다. 방어 AI는 반대로 보안 신호를 따라가며 공격 흐름을 추적한다. 여러 위험 정보를 연계 분석해 권한 상승과 측면 이동, 원격 데스크톱 접근, 자격 증명 수집, 데이터 유출 시도 등 공격 정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까지 제시한다. 다만 AI의 자율적인 판단을 실제 보안 환경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통제도 필요하다. 안랩은 감사·권한 통제·정책·승인 체계를 적용해 AI의 행동 범위를 제한하는 '통제된 자율성'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승경 안랩 인공지능개발실장은 "AI 시대의 사이버 보안은 보안 분석가의 지식과 단순 반복 업무 자동화 중심으로 경쟁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AI의 추론 능력으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며 "안랩은 에이전틱 AI 시큐리티를 보다 더 빠르게 대응하고, 보다 더 지능적으로 대응하고, 또한 자율적으로 대응하는 부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12월 플랫폼 출시…3년간 1000억원 투자 안랩은 지난 2023년 '안랩 XDR'을 SaaS 기반으로 출시한 데 이어 지난 2025년 AI 기반 보안 운영 기능을 적용했고, 지난달에는 익스포저 매니지먼트를 추가했다. 에이전틱 AI 기반 보안 운영 플랫폼은 오는 12월 1일 출시할 예정이다. SaaS와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제공하며, 안랩은 이를 기반으로 기존 구축·판매 중심 사업에서 구독형 사업으로 전환한다. 엔드포인트는 EPP와 EDR을 SaaS 기반으로 통합하고 PC에서 서버·가상환경·컨테이너·모바일까지 보호 범위를 확대한다. 섹옵스는 XDR·MDR·AI SOC 등을 통해 엔드포인트·네트워크·클라우드 등에서 발생하는 보안 데이터를 연결한다. 안랩은 AI 네이티브 전환을 위해 향후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한다. AI 컴퓨팅과 데이터·플랫폼 인프라, 핵심 인재, AI 기술 및 R&D 역량 확보에 투자를 집중한다. 안랩은 국내에서 축적한 보안 기술과 데이터를 API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글로벌 파트너 등을 통해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고 M&A와 AI 기술기업·스타트업과의 협력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오는 2035년 매출 1조원, 글로벌 매출 비중 3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강석균 대표는 "AI가 사이버보안의 게임 룰과 보안산업의 경쟁 질서를 바꾸는 현 시점에서, '안랩 AI 플러스'가 안랩의 넥스트 챕터"라며 "책임 있는 혁신을 바탕으로 고객의 선제적 대응과 안전한 보안 운영을 지원하며, 고객이 AI 시대의 보안 문제를 마주할 때 가장 먼저 상기되는 'AI 네이티브 보안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6 15: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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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폭 2.6조로 축소…주담대는 4.3조 늘어
[경제일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2조원대로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확대됐지만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6000억원으로 전월(6조4000억원) 대비 3조8000억원 축소됐다. 전년 동월(4조8000억원)과 비교해도 2조2000억원 작았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5월 9조3000억원에서 6월 8조3000억원, 7월 6조4000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 2조6000억원까지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4조3000억원으로 전월(3조6000억원) 대비 7000억원 확대됐다.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은 4조원으로 전월(3조5000억원) 대비 5000억원 늘었고 제2금융권은 3000억원으로 전월(1000억원) 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1조7000억원 감소해 전월(2조8000억원 증가)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신용대출이 5000억원 감소해 전월(2조1000억원 증가) 대비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3조4000억원으로 전월(5조5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 축소됐다. 은행권에서는 자체 주담대 증가액이 2조9000억원으로 전월(2조5000억원) 대비 4000억원 확대됐다.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성대출 증가액도 1조1000억원으로 전월(1조원) 대비 1000억원 늘었다. 반면 기타대출은 6000억원 감소해 전월(2조원 증가)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은행권 주담대 세부 항목을 보면 일반 주담대 증가액은 2조원이었다. 집단대출 증가액은 1조2000억원으로 전월(9000억원) 대비 3000억원 확대됐고 전세대출은 4000억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8000억원 감소해 전월(9000억원 증가)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상호금융권 감소액은 5000억원으로 전월(6000억원 감소) 대비 감소폭이 축소됐다. 저축은행 증가액은 3000억원으로 전월(5000억원) 대비 2000억원 줄었다. 보험과 여신전문금융회사는 각각 3000억원 감소해 전월 증가세에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위는 이날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도 열었다. 회의에는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제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 등이 참석했다. 신 사무처장은 8월 주담대 증가와 관련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전 주택거래량 증가와 7~8월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잔금대출 실행 확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금융권 자율관리 조치 등으로 기타대출이 4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 자금 수요와 8·13 대책에 따른 집단대출 별도 관리 영향으로 주담대 확대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모니터링을 지속하기로 했다. 8·13 대책 후속조치 이행 상황도 점검했다. 이주비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산정방식 합리화, 생애최초 요건 합리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장래소득 인정기준 적용 활성화 등은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됐다. 금융위는 주택공급 촉진, 청년 주거 안정, 실수요자 자금애로 해소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자금은 적시에 공급하되 금융회사별 총량관리 목표 이행 노력도 이어가라고 당부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 상환부담도 논의됐다. 금융위는 서민·취약계층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향후 금융권의 고정금리 주담대 취급 현황을 점검하고 은행권의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출시를 유도한다.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도 추진한다.
2026-09-09 13: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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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9조 '슈퍼예산' 국회로…성장 투자냐, 재정 재량 확대냐
[경제일보] 정부가 820조9000억원 규모의 2027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국회 심사의 막이 오른다. 올해 본예산보다 93조원, 12.8%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총지출이 8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총수입이 200조원 넘게 늘어나는 특수한 세수 여건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미래산업, 청년, 지방, 민생 분야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관전 포인트는 분명하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을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완화를 위한 ‘성장 투자 예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회 심사 과정에서는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의 운용 방식, 100조원대 지출 구조조정의 타당성,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교부세 개편의 파장, 2030년 총지출 1000조원 시대의 재정 지속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27년 예산안’과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심의·의결했다. 내년도 총수입은 880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05조6000억원, 30.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세수입은 584조4000억원으로 49.8% 늘어날 것으로 봤다. 법인세와 소득세 증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입 개선이 수입 확대의 핵심 배경이다. 수입 증가 폭이 지출 증가 폭을 웃돌면서 재정지표는 일시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올해 본예산 기준 3.9%에서 내년 0.1%로 낮아지고, 국가채무비율도 51.6%에서 48.3%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확장 재정 기조가 이어지면서 2030년 총지출은 1005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첫 쟁점은 162조 미래대응기금 가장 큰 쟁점은 미래대응기금이다. 정부는 최근 10년 내국세 증가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세수를 기금에 적립해 경기 변동과 세수 급감에 대비하는 ‘재정 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내년 추가세수 162조3000억원을 기금에 적립하고, 이 가운데 45조4000억원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투입한다. 또 12조5000억원은 국채 신규 발행 물량을 줄이는 데 활용하고, 104조4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비축한다. 정부는 세수가 급격히 줄거나 경기 대응이 필요할 때 추가경정예산 편성 없이 기금 변경으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국회 심사에서는 기금 운용의 투명성과 국회 통제 문제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금은 일반 예산보다 행정부 재량이 크다.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항목 지출 금액을 일정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국가재정법 개정을 추진하는 점도 논란거리다. 야당과 재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수 호황기에 여윳돈이 생기면 우선 국가채무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수 있다. ◆AI·반도체에 21조원…미래산업 투자 확대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분야에 21조3000억원을 배정했다. 올해 10조8000억원보다 97.2% 늘어난 규모다.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국가 전략 프로젝트를 집중 지원해 한국 경제의 차세대 성장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2조6000억원 규모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회계’를 신설한다. 용인·평택 반도체 생산기지 조기 가동을 위한 기반시설 투자에 1000억원을 배정하고,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신속한 착공을 위해 1조5000억원을 지원한다.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 공급을 위한 지중 송전망과 고압 변전소 등 전력 인프라에도 881억원을 투입한다. 서남권·충청권 산업단지 용수 공급과 수자원시설 확충에는 1277억원이 배정됐다. AI 분야에는 4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장과 데이터, 인재를 집중 지원해 독자 AI 모델 고도화에 나선다. 이를 기반으로 ‘모두의 AI’를 개발해 대국민 서비스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성장엔진 확충 예산은 올해 51조2000억원에서 내년 62조8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우주항공, 바이오, 모빌리티, 원자력, 방산 등 10대 전략기술 분야에 15조원을 투입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등 미래선도기술 분야 연구 기반도 강화한다. 재생에너지 보급 예산은 9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두 배 늘어난다. ◆청년·지방 예산 급증…양극화 대응 전면에 청년 지원 예산은 올해 28조2000억원에서 내년 43조3000억원으로 53.5% 확대된다. 교육, 일자리, 자산, 주거, 혼인·출산·양육, 생활·문화 등 성장단계별 종합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를 두 배로 늘리고, 대학생 6만 명에게 졸업 전 현장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학기제를 추진한다. K-뉴딜아카데미 등 첨단 분야 직업훈련도 확대한다. 창업안심보험을 신설해 취업 초기 청년에게 보험료의 최대 80%를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자산 형성 지원도 강화된다. 출생부터 18세까지 연 최대 120만원을 지원하는 ‘우리아이자립펀드’를 신설하고, 청년미래적금은 소득요건을 없애 모든 청년이 가입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주거 분야에서는 청년 공공임대주택 10만6000호를 공급하고, 비아파트 구매 시 월세 수준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도입한다. 혼인지원금, 출산지원금, 아동기본수당을 묶은 저출생 대응 3종 패키지도 신설한다. 지역균형발전 예산도 대폭 늘어난다. 국토 대전환과 지방주도 성장 예산은 올해 16조1000억원에서 내년 33조원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5극3특 성장엔진특별보조금을 신설해 앵커기업이 지방에 대규모 투자를 할 경우 설비투자액의 최대 50%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방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 필수의료 지원 예산은 8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2027년 신입생부터 지방 국립대에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민생 안정 예산은 10조원에서 15조4000억원으로 늘고,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의 장기연체 채무 특별조정에는 7000억원이 투입된다. ◆지출 구조조정 107조…교부금 개편 충돌 가능성 정부는 대규모 확장 재정과 함께 107조6000억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한다. 소규모·관행적 사업과 불요불급한 경상비, 저성과·유사·중복 사업을 줄여 38조6000억원을 절감하고, 의무지출 조정으로 69조원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국회 심사에서 특히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교부세 개편이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 폐지로 32조5000억원을 줄이고, 교부세 산정 방식 개편으로 30조5000억원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교육재정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는 게 정부 논리다. 그러나 교육계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반발이 나올 수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지역 교육재정의 핵심 재원이고, 교부세는 지방정부의 재정 운영과 직결된다. 정부가 지방 투자 예산을 대폭 늘리면서도 기존 지방·교육 재정 배분 방식을 바꾸겠다고 한 만큼, 국회에서는 재원 배분의 형평성과 지역별 영향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회 심사 본격화…12월 2일 법정 시한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인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는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 본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예산안을 확정한다. 국회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하는 법정 시한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이다. 이번 예산안은 반도체 호황이라는 특수한 세수 여건을 바탕으로 성장과 분배, 미래 투자와 재정 안정성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성격이 강하다. 정부는 적극 재정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양극화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내년도 적극적인 재정 투자를 통해 V자형 경제 회복을 보다 공고히 견인하고, 성장주도형 재정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회에서는 ‘슈퍼예산’의 방향과 재정 운용 방식에 대한 검증이 불가피하다. 820조9000억원이라는 지출 규모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어디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이느냐다. AI·반도체·청년·지방 투자처럼 미래 성장과 사회 구조 개선에 필요한 예산은 힘을 받을 수 있지만, 미래대응기금의 행정부 재량 확대와 지방교육재정·교부세 개편은 치열한 공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2027년도 예산안 심사는 정부가 내세운 ‘성장 투자’ 논리가 국회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얻느냐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이 만들어낸 일시적 세수 여력을 미래 성장의 마중물로 쓸 것인지, 재정 건전성과 국회 통제를 우선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기국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6-09-01 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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