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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 겸직'보다 무거운 공직의 책임
[경제일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거듭 분명히 밝혔다. 용 후보자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의원과 국무위원의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야당 현역 의원을 장관으로 지명한 데에는 연합정치의 의미가 있다는 설명도 내놨다. 틀린 말은 아니다. 국회법 제29조는 국회의원이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을 겸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용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된 뒤 의원직을 유지한다고 해서 위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치의 질문은 법전의 마지막 조항에서 끝나지 않는다. 할 수 있느냐와 해야 하느냐는 다른 문제다. 이번 논란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장관은 대통령을 보좌해 한 부처의 정책과 예산, 인사를 책임지는 행정부의 핵심 구성원이다. 국회의원은 정부를 감시하고 법과 예산을 심사한다. 우리 헌법과 국회법이 두 직책의 겸직을 인정하고 있으니 그 자체를 제도적 모순이라고 몰아붙일 일은 아니다. 의원 출신 장관이 국회와 정부 사이의 소통을 돕는 장점도 있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이라면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지역구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일정 기간 해당 지역의 대표가 사라지고 보궐선거가 필요할 수 있다. 비례대표 의원은 사퇴하더라도 명부의 후순위 후보자가 의석을 승계한다. 국회의 의석 자체가 비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비례대표 의원이 국무위원으로 입각할 때 의원직을 내려놓는 관행이 이어져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아예 비례대표 의원이 국무위원으로 임명될 경우 의원직에서 퇴직하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까지 발의됐다. 개별 후보자를 겨냥한 입법이 돼서는 안 되겠지만, 이번 논란이 현행 겸직 제도의 원칙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것은 분명하다. 용 후보자에게는 특수한 사정이 있다. 그가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기본소득당은 원내 의석을 잃는다. 용 후보자 스스로도 자신이 당의 유일한 현역 의원이고,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는 어려움이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2024년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명부를 통해 당선됐기 때문에 후순위 승계자가 기본소득당 소속이 되는 것도 아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정치적 고민이다. 소수정당에서 국회의원 한 명이 갖는 무게는 거대정당의 한 석과 다르다. 원내 발언권과 입법 활동, 정당의 존재감이 그 한 석에 걸릴 수 있다. 다당제와 정치적 다양성이라는 관점에서도 작은 정당의 원내 활동을 가볍게 볼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 사정이 오히려 선택을 더 분명하게 만든다. 기본소득당의 원내 지위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 의원으로 남으면 된다. 성평등가족부를 이끌어 정부 정책을 책임지는 일이 더 중요하다면 장관직을 선택하면 된다. 소수정당의 어려움은 두 선택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할지 고민하게 하는 이유일 수는 있어도, 두 자리를 모두 가져야 하는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 연합정치라는 설명 역시 마찬가지다. 야당 정치인이 정부에 참여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정치 실험이다. 서로 다른 정당이 정책 목표를 공유하고 정부 운영에 참여하는 것은 협치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 다만 연합정치의 의미는 장관으로 정부에 참여하는 데서 이미 구현된다. 의원직까지 반드시 함께 보유해야 연합정치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관으로 국무회의에 들어가 정부 정책을 함께 책임지면서 동시에 야당 의원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책임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 정부 정책이 성공하면 장관의 성과이고, 정치적 부담이 생기면 야당 의원의 위치로 돌아가는 구조여서는 곤란하다. 공직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지가 많은 것이 아니라 책임의 위치가 분명한 것이다. 때문에 이번 문제를 법률상 ‘이해충돌’이라는 단어 하나로 재단할 필요도 없다. 현행법이 허용하는 직책인 만큼 불법적인 이해충돌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다. 더 정확한 문제는 역할의 충돌과 정치적 책임이다. 의원은 정부를 묻는 자리이고 장관은 정부의 답을 내놓는 자리다. 한 사람이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법은 허용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경우에 겸직이 바람직하다는 뜻까지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비례대표 의석은 개인의 정치적 재산으로 보기 어렵다. 유권자는 후보 개인에게 직접 한 표를 준 것이 아니라 정당과 명부에 투표했다. 앞 순번 후보가 다른 길을 선택하면 후순위 후보가 이어받도록 제도를 만든 것도 비례대표 의석의 이런 성격 때문이다. 이번 사안을 용 후보자 개인의 문제로만 끝내지 말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누구에게는 겸직을 허용하고 누구에게는 사퇴를 요구한다면 결국 논란은 반복된다. 비례대표 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을 계속 허용할 것인지, 아니면 입각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도록 할 것인지 국회가 일반적인 원칙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제도를 고치기 전까지는 선택의 책임이 당사자에게 돌아간다. 현행법이 겸직을 허용하기 때문에 대통령도 사퇴를 강제할 수 없고 국회 역시 의원직을 빼앗을 수 없다. 그렇기에 더욱 중요한 것이 정치적 판단이다. ‘예기’ 예운편에는 ‘대도지행야 천하위공(大道之行也 天下爲公)’이라는 말이 나온다. 큰 도가 행해지면 천하는 공공의 것이라는 의미다. 공직도 그렇다. 장관 자리도, 국회의원 자리도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정당의 소유물이 아니다. 모두 국민으로부터 일정 기간 맡겨진 자리다. 용 후보자가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의원으로 남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책임이라고 판단한다면 그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대신 장관직을 맡지 않으면 된다. 반대로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서 국정을 책임지는 길을 택한다면 그 역시 존중해야 한다. 대신 비례대표 의석을 내려놓는 것이 자연스럽다. 두 선택 모두 정치적 비용이 따른다. 공직을 맡는다는 것은 원래 그 비용까지 감수하는 일이다. 법이 두 자리를 허용한다는 사실이 두 자리를 모두 가져야 할 이유는 아니다. 이번 논란에서 국민이 묻는 것도 법률 조문 하나가 아니다. 장관이 되겠다는 사람이 무엇을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는가 하는 문제다. 장관도 하고 의원도 하겠다는 선택보다 어느 한쪽을 택하고 그 책임을 온전히 지는 정치가 더 설득력 있다. 책임정치는 자리를 얼마나 많이 갖느냐가 아니라, 어떤 자리를 선택하고 그 선택의 대가를 얼마나 분명하게 감당하느냐에서 시작한다.
2026-09-11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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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아성' 수성이냐, '제2공항' 탈환이냐…'안갯속' 서귀포 재보선
[경제일보]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주 서귀포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제주 정가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3선 의원인 위성곤 전 의원이 제주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하며 공석이 된 자리로 단순히 의석 하나를 넘어서는 ‘제주 정치의 심장부’를 둔 자존심 대결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해양수산 행정 전문가인 김성범 전 차관,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석패한 고기철 전 제주도당위원장을 각각 전략공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서귀포는 지난 2000년 16대 총선 이후 26년간 민주당이 한 번도 패하지 않은 ‘민주당의 아성’이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심상치 않다. 2024년 총선 당시 위성곤 후보(54.0%)와 고기철 후보(45.99%)의 격차는 8.01%포인트에 불과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충분히 가시권에 들어온 ‘탈환 가능 지역’인 셈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제주도지사 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며 ‘위성곤 변수’가 복잡하게 작용하고 있다. 높은 정당 지지도를 바탕으로 위 전 의원의 조직력을 승계하려는 김 후보와 ‘민주당 장기 집권 피로감’을 파고들며 제2공항이라는 실익을 내세운 고 후보의 전략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후보들의 면면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김 후보는 해양수산부 요직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임을 전면에 내세운다. 서귀포의 바다와 숲을 잇는 해양치유·산림휴양 관광벨트 조성, 헬스케어타운 정상화, 재생에너지와 AI를 결합한 미래 먹거리 육성 등이 그의 핵심 카드다. 행정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앙정부의 예산을 끌어올 ‘실행력 있는 적임자’라는 논리다. 반면, 고 후보는 제2공항 조속 추진을 통한 지역경제의 극적인 반등을 약속한다. 서귀포 혁신도시에 한국마사회를 유치하고 레저·스포츠 복합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은 지역 경제 침체를 우려하는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농어민수당 월급제 도입과 물류 지원 확대 등 민생 밀착형 공약 역시 강력한 ‘탈환’의 의지를 보여준다. 제2공항이 가를 승부의 추…투표용지 5장의 변수 가장 큰 쟁점은 단연 제주 제2공항이다. 두 후보 모두 추진에는 찬성하지만, 속도와 방법론에서 결을 달리한다. 김 후보는 ‘절차적 신뢰와 도민 합의’에 무게를 두는 반면, 고 후보는 제2공항을 제주 성장의 ‘신성장 동력’으로 규정하고 조기 추진을 강하게 몰아붙이고 있다. 앞서 2022년 대선 당시 성산읍에서 보수 성향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점했던 선례를 볼 때, 동부권 표심이 이번 보선의 캐스팅보트가 될 전망이다. 최근 KBS제주방송총국 의뢰해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KBS제주방송총국 의뢰, 한국리서치, 2026년 4월 13~14일, 제주도 내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무선전화 안심번호 면접조사 방식, 응답률 27.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제주 내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68%)이 국민의힘(9%)을 크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도의원 의석을 양당이 5:5로 양분했을 만큼 바닥 민심의 지형이 팽팽하다. 지방선거와 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도지사, 교육감, 도의원, 비례대표, 국회의원 보궐까지 5장의 투표용지가 유권자 앞에 놓인다. 표심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성범 ‘전문성’ vs 고기철 ‘재도전 서사’…조직의 민주당 vs 추진력의 국민의힘 두 후보의 대결은 단순한 인물 경쟁을 넘어 전략적 지향점이 명확히 갈리는 한판승부다. 김 후보의 핵심 자산은 해양수산부 차관을 지낸 풍부한 행정 경험과 중앙정부 네트워크다. 여기에 위 전 의원이 다져놓은 견고한 지역 기반은 든든한 버팀목이다. 다만, 선출직 경험이 전무한 ‘신인’으로서 전략공천에 따른 유권자의 낯섦을 얼마나 빠르게 해소하느냐가 숙제다. 제주 전역의 높은 정당 지지도와 위 전 의원과의 ‘러닝메이트 효과’는 강력한 기회 요인이지만, 제2공항 조기 추진을 갈망하는 성산·동부권의 반감과 지역 밀착성 검증 요구는 위협 요소로 꼽힌다. 고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증명한 45.99%의 득표력과 꾸준히 관리해 온 바닥 민심이 최대 강점이다. 제2공항 추진에 대한 선명한 입장은 그의 정체성을 강화한다. 반면, 제주 내 국민의힘 약세라는 구도적 한계는 약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어업·관광 침체에 따른 ‘정권 교체론’의 불씨와 동부권의 보수 성향은 반전을 꾀할 기회다. 다만, 민주당이 제기한 당직자 관련 의혹 공세 등 도덕성 프레임과 상대 후보의 컨벤션 효과를 어떻게 차단하느냐가 당면 과제다. 두 후보의 정책 대결은 ‘미래’와 ‘현실’의 접점에서 격돌한다. 김 후보는 해양치유, 산림휴양, 헬스케어타운을 재생에너지와 AI로 엮어 ‘서귀포 미래 산업의 재설계’를 꿈꾼다. 행정가로서의 치밀함을 바탕으로 중앙정부의 예산을 끌어들여 서귀포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복안이다. 고 후보는 제2공항 조기 추진을 필두로 한국마사회 이전, 레저·스포츠 복합클러스터 조성 등 ‘멈춘 지역경제의 재가동’에 방점을 찍는다. 농어민수당 월급제와 물류 지원 등 피부에 닿는 생활밀착형 공약을 통해 지역 경제의 ‘체감 온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김 후보가 거시적 행정력을 앞세운다면, 고 후보는 미시적 생활 경제의 절박함을 파고드는 모양새다. 결국 이번 선거의 승패는 성산읍을 중심으로 한 동부권의 ‘제2공항 표심’, 감귤과 수산업, 관광업 종사자들이 느끼는 ‘생활 경제의 체감도’,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위 전 의원의 선전이 김 후보에게 줄 ‘낙수 효과’ 크기 등 세 갈래의 승부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제주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제주 서귀포 재보궐 선거는 민주당에는 26년 아성을 지키는 수성전이자 국민의힘에는 제주 정치의 발판을 다시 마련하는 탈환전”이라며 “행정가의 실행력으로 ‘위성곤 이후’를 안정적으로 잇느냐, 아니면 공항 추진론으로 견고한 민주당 구도에 균열을 내느냐가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
2026-05-13 14: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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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수 '여당 실행력' 굳히기냐, 김민경 '생활정치' 반격이냐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충남 아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전은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민경 국민의힘 후보의 양강 대결로 압축됐다. 이번 선거는 강훈식 전 의원이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공석이 된 지역구를 누가 이어받느냐를 가르는 선거다. 아산을은 고속철도 천안아산역,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등 주요 산업 기반이 자리한 수도권 배후 성장도시다. 이번 선거의 질문은 분명하다. 아산 유권자가 전 후보의 ‘집권여당 실행력’과 중앙정부 연결성에 힘을 실을 것이냐, 아니면 김 후보의 ‘아산 토박이 생활정치’와 균형발전론에 표를 줄 것이냐다. 전 후보는 이재명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으로 ‘충청의 경제 수도 아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맘 편한 특위’ 간사 출신이자 보육·교육 분야 활동 경험을 앞세워 세대공존과 생활밀착형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여론조사 흐름은 ‘전은수 우세, 김민경 추격 과제’ 현재 공개된 최신 여론조사 흐름은 전 후보에게 유리하다. 여론조사꽃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아산을 선거구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가상대결에서 전은수 후보는 53.4%, 김민경 후보는 29.2%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24.2%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이 조사는 통신 3사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한 ARS 방식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응답률은 7.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세부 지표도 전 후보 쪽으로 기울어 있다. 같은 조사에서 남성 54.0%, 여성 52.7%가 전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층에서도 전 후보 54.2%, 김 후보 28.1%로 격차가 26.1%포인트였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53.4%, 국민의힘 29.4%로 조사됐다. 다만 적극 투표층에선 전 후보가 앞섰지만, 소극 투표층에서는 김 후보가 우세한 흐름을 보인 점은 변수다. 보궐선거 특성상 최종 투표율이 낮아질 경우 조직력, 세대별 투표 참여, 막판 쟁점이 실제 득표율을 흔들 수 있다. 전은수, 중앙정부 연결성 ‘강점’…지역 연고 논란은 ‘약점’ 전 후보의 가장 큰 강점은 중앙정부와의 연결성이다. 전 후보는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낸 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발탁됐고, 이후 대변인까지 지냈다.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그는 “아산을 중앙 정부, 청와대와 연결할 수 있는 소통의 최적임자로 자부한다”고 밝혔다. 이는 아산을의 산업 지형과 맞물릴 때 선거 자산이 된다. 아산을은 단순한 주거지가 아니라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산업이 얽힌 생산 거점이다. 전 후보가 내세우는 ‘충청 경제수도’ 구상은 지역 현안을 국가 산업전략과 연결하겠다는 메시지다. 그는 한 라이도 인터뷰에서 AI 반도체·디스플레이 혁신 생태계와 창업도시 구상을 언급하며 아산의 성장 잠재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약점도 있다. 전 후보는 부산 출생으로 울산에서 초·중·고교를 다녔고, 2024년 총선 때는 울산 남갑에 출마했다. 충청권에서 대학을 다니고 교사 생활을 한 이력은 있지만, 아산 지역에서 오랜 기간 생활정치를 해온 인물은 아니다. 전 후보 자신도 “지역 연고를 지적할 순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지금 아산에는 막대한 국가 예산과 정책을 끌어올 수 있는 실력주의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전 후보의 기회 요인은 정권 초반 국정 동력과 민주당 우세 흐름이다. 강훈식 전 의원이 3선을 이어온 지역구라는 점도 민주당에는 유리한 기반이다. 반면 위협 요인은 ‘낙하산 공천’ 프레임이다. 아산의 유권자는 빠르게 늘어난 도시 인구와 오래된 원도심 주민, 산업단지 노동자, 신도시 학부모, 농촌 지역 유권자가 섞여 있다. 중앙정치의 이름값만으로 설득하기 어렵다는 게 지역 정가의 목소리다. 한 지역 유권자는 “전 후보가 대통령실 경험을 살려 지역 예산, 교통망, 일자리, 정주 여건 개선 등 현안을 제대로 풀 수 있다는 실행력으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강점은 곧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경, 아산 토박이·생활정책 ‘자산’…인지도와 구도는 ‘부담’ 김 후보의 강점은 지역 밀착성이다. 김 후보가 아산 탕정에서 20년째 거주하며 고등학생 딸을 둔 ‘워킹맘’이고, 온양여중·온양여고를 졸업한 지역 인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맘 편한 특위’ 간사, 국민통합위원회 홍보위원, 교육복지 분야 활동 이력도 김 후보가 내세우는 생활정치의 기반이다. 김 후보의 정책 메시지도 생활형이다. 그는 ‘세대 공존 미래도시 아산’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세대 이음 선생님 프로그램 △곡교천 마을전철 △신혼부부 공공주택 기준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출마 기자회견에서는 “아산의 산업 체질을 제조업 중심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확장하고, 천안·아산 다목적 돔구장을 개폐식 스카이돔으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맞벌이 부부를 위한 24시간 돌봄 시스템, 신도시 개발이익을 구도심과 공유하는 ‘아산 이익 공유 조례’도 약속했다. 그러나 김 후보의 약점은 낮은 지지도다. 최신 여론조사에서 전 후보와 24.2%포인트 차이를 보인 것은 단순한 오차가 아니라 구조적 열세에 가깝다. 중도층에서도 크게 뒤진 점은 김 후보가 보수 지지층 결집만으로는 승부를 뒤집기 어렵다는 뜻이다. 김 후보의 기회는 ‘견제론’과 ‘균형발전’이다. 아산은 탕정·배방 등 신도시와 산업단지의 성장 속도는 빠르지만, 원도심과 외곽 지역의 체감 격차도 작지 않다. 김 후보가 신도시 성장의 과실을 구도심·농촌·돌봄·교육 인프라로 나누는 구체적 설계를 내놓는다면 전 후보의 중앙정부 연결성에 맞설 생활형 대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의견이다. 위협 요인은 선거 구도의 비대칭성이다. 한 국힘 당원은 “전 후보가 ‘집권여당 후보’와 ‘대통령실 출신’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반면, 김 후보는 전국적 인지도에서 불리하다”며 “선거가 정권 안정론 대 야당 견제론으로 흘러갈수록 지역 생활공약이 묻힐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전은수 ‘여당 실행력’...김민경 ‘생활개혁’ 격돌 전 후보의 필승 히든카드는 ‘실행 로드맵’이다. 충청 경제수도, AI 반도체·디스플레이 생태계, 창업도시 구상은 설득력이 있는 방향이라는 평가다. 한 정치컨설팅 관계자는 “전 후보는 여당 후보인 만큼 공약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느 부처 예산을 끌어오고, 어떤 기업을 유치하며, 탕정·배방·음봉·둔포의 교통과 주거 문제를 언제까지 풀 것인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실 경력이 아니라 아산의 생활현안 처리 능력도 전 후보가 남은 선거기간 보여줘야 할 점으로 꼽힌다. △천안아산역세권 △산업단지 통근 교통 △교육·돌봄 인프라 △청년 일자리 △원도심 재생 등을 한 장의 일정표로 제시한다면 ‘낙하산’ 논란은 ‘실력형 후보’ 이미지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지역 정가에선 입을 모은다. 김 후보의 히든카드는 ‘생활 체감형 반격’이다. 여론조사 격차가 큰 상황에서 중앙정치 공방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김 후보는 자신이 강점을 가진 보육·교육·돌봄·워킹맘 의제를 전면에 세워야 한다” 24시간 돌봄, 세대 이음, 신혼부부 주거, 개발이익 공유 등 생활정치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고 탕정·배방 신도시와 온양 구도심, 농촌 외곽의 격차 해소로 연결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에게 필요한 메시지는 단순하다. “아산의 성장은 계속돼야 하지만, 성장의 혜택은 더 넓게 나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메시지가 통하면 김 후보는 정권 심판론이 아니라 지역 균형발전론으로 중도층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지역정가에선 보고 있다. 정치권에선 아산을 선거의 막판 변수를 세가지 정도로 꼽는다. 첫째는 투표율이다. 전 후보는 여론조사 우세를 실제 투표장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중도층이다. 현재 조사상 전 후보가 앞서지만 김 후보가 생활 공약으로 중도층의 불만을 파고들면 격차가 줄 가능성이 있다. 셋째는 지역 현안의 구체성이다. 아산 유권자는 중앙정치의 명분보다 출퇴근, 아이 돌봄, 학교, 집값, 일자리, 병원, 문화시설을 묻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아산을 선거는 대통령실 출신 후보와 아산 생활형 후보의 대결이지만, 결국 유권자가 묻는 것은 하나”라며 “누가 아산의 성장을 시민의 삶으로 바꿀 수 있느냐가 마지막 승부처”라고 말했다.
2026-05-13 14:3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