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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약 약가 개편안, 건정심 논의 무산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제네릭(복제약) 가격을 오리지널 의약품의 4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심의 안건에서는 제외됐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날 열린 건정심 소위원회에서 제네릭 약가 인하를 포함한 약가 제도 개편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5일 예정된 건정심 본회의에서도 해당 안건은 논의되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신규 제네릭의 상한금액을 오리지널 대비 40%대에서 책정하고 이미 등재된 의약품 가운데 인하 대상 품목에 대해서도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40% 수준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2012년 일괄 약가 인하 이후 조정 없이 최초 산정가(53.55%)를 유지해온 품목이 우선 검토 대상이며 수급 안정이 필요한 의약품은 제외한다는 방침이었다. 이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약 4000개 기등재 품목의 약가가 순차적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에서 연간 약 1조원 규모의 약제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다만 1조원은 제약업계 연간 영업이익의 40%를 웃도는 수준이다. 상장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7%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 33조원을 기준으로 업계 전체 영업이익은 약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약가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와 연구개발(R&D)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앞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등 5개 단체가 참여한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 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2026-02-20 17:17:49
매출 감소 속 희비 엇갈린 건설업계…체질 개선 여부가 실적 갈랐다
[이코노믹데일리] 대형 건설사들의 지난해 실적은 외형과 수익성의 방향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매출은 일제히 줄었지만 영업이익에서는 기업별로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외형 축소 국면에서 일부 기업은 반등에 성공한 반면 다른 기업들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실적 격차는 단순한 업황 영향보다는 사업 구조와 원가 관리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가운데 상장사 6곳의 지난해 매출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의 매출 감소 폭은 20%를 웃돌았고 DL이앤씨도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매출 감소 흐름을 피하지는 못했지만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외형 축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에서는 기업별 대응 전략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절반이 넘는 기업이 영업이익을 늘렸고 일부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공통적으로 고비용 현장 정리와 선별 수주 원가율 관리 강화가 병행됐다. 반면 계열사 물량 의존도가 높거나 대규모 비용을 한꺼번에 반영한 기업은 실적 부담이 확대됐다. 영업이익 개선 폭이 가장 컸던 곳은 현대건설이다. 2024년 고강도 빅배스를 단행하며 1조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6530억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다. 고비용 현장을 정리하고 내부 프로세스를 재점검한 뒤 공정 관리와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한 점이 실적 반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단기 외형보다 수익성을 우선한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와 DH 클래스트 등 대형 사업장의 공정 진척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연간 신규 수주는 33조원을 넘기며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고 수주잔고는 약 95조원으로 3년 이상 일감을 확보했다. GS건설 역시 주택 부문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437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플랜트와 인프라 부문 매출이 늘며 실적을 떠받쳤고 신규 수주도 목표치를 웃돌았다. 주택 편중 구조에서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산한 전략이 수익성 방어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체 사업 비중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486억원으로 서울원 아이파크와 청주·수원 아이파크 등 디벨로퍼 방식 사업의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DL이앤씨는 주택 사업의 원가·공정 관리 강화와 함께 자회사 DL건설 건축 부문 플랜트 사업 비중 확대가 수익성 회복을 견인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8% 증가한 3870억원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주택 원가율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착공 감소와 플랜트 신규 수주 부진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영업손실 8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고비용 현장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을 대거 반영한 영향이다. 단기 실적은 악화됐지만 손실 요인을 선제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변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신규 수주가 크게 늘며 수주잔고가 50조원을 넘어선 점은 향후 실적의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에 일회성 비용으로 플랜트 1500억원, 토목 4300억원, 판관비 5500억원 등이 반영됐다”며 “대규모 비용 반영 이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졌고 원전 수주 파이프라인이 추가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영업이익이 46% 넘게 줄었지만 5360억원으로 규모 면에서는 두 번째로 컸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와 계열사 물량이 동시에 줄며 현장 수 자체가 감소했고 도시정비사업 확대 과정에서 늘어난 마케팅 비용도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두고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가 나타났다고 보았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해외 수주 확대와 지방 주택시장 반등 등에 힘입어 업황 회복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력 수요가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늘면서 원전 사업이 재부각되고 있고 지방 주택 시장에서도 바닥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건설업 주가는 단기 수급보다는 구조적인 업황 개선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2-10 09:37:12
오픈AI가 선택한 '엔비디아 대항마'...세레브라스, 기업가치 33조원 폭등
[이코노믹데일리] 반도체 업계의 '파괴적 혁신가'로 불리는 세레브라스 시스템스(대표 앤드류 펠드먼)가 기업가치 231억달러(약 33조6000억원)를 기록하며 엔비디아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했다. 불과 4개월 만에 몸값이 3배로 뛴 배경에는 반도체 제조의 상식을 뒤엎는 기술력과 오픈AI라는 든든한 우군 그리고 미국 정계와의 연결고리가 자리 잡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세레브라스는 최근 10억달러(약 1조4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에는 타이거 글로벌과 벤치마크 등 실리콘밸리의 거물들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설립한 '1789 캐피털'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세레브라스의 기술이 단순한 스타트업의 도전을 넘어 미국의 국가적 AI 인프라 전략과 궤를 같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세레브라스가 엔비디아의 독주를 끝낼 후보로 꼽히는 가장 큰 이유는 '웨이퍼 스케일 엔진(WSE)'이라는 독보적 기술이다. 기존 반도체 공정은 커다란 원판인 웨이퍼를 수백 개의 작은 칩으로 잘라낸 뒤 이를 다시 연결하는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세레브라스는 웨이퍼 전체를 단 하나의 거대한 칩으로 만든다. 최신 모델인 WSE-3는 가로세로 약 20cm 크기의 단일 칩에 4조개의 트랜지스터와 90만개의 AI 최적화 코어를 집적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칩 H100의 트랜지스터 수가 800억개 수준임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50배 이상의 집적도를 자랑한다. 칩을 잘게 쪼개지 않기 때문에 칩과 칩 사이의 통신 병목 현상이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으며 데이터 처리 속도는 수백 배 빠르다. ◆ 엔비디아의 아킬레스건 'HBM' 병목을 뚫다 현재 엔비디아를 비롯한 대다수 AI 칩 제조사들은 연산 칩과 데이터 저장 칩(HBM)을 별도로 만들어 연결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이동 지연과 막대한 전력 소모는 AI 학습의 최대 난제로 꼽힌다. 세레브라스는 이 문제를 '온칩 메모리' 방식으로 해결했다. 웨이퍼 전체에 44GB 용량의 초고속 SRAM 메모리를 내장해 데이터가 칩 외부로 나갈 필요가 없게 설계했다. 이는 엔비디아 칩 수백 개를 연결한 클러스터보다 더 빠른 연산 능력을 단 하나의 칩으로 구현할 수 있게 만든 핵심 동력이다. 실제로 세레브라스는 자신들의 시스템이 엔비디아 제품보다 전력 효율은 10배 높고 공간 차지 비중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기술적 우위보다 더 무서운 것은 '고객'이다. 2026년 1월 오픈AI는 세레브라스와 100억달러(약 14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엔비디아의 높은 가격과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칩 제작과 더불어 세레브라스와 같은 대안 세력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차세대 초거대언어모델(LLM) 학습에 세레브라스의 시스템을 대거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독점 생태계인 '쿠다(CUDA)'를 우회할 수 있는 강력한 하드웨어를 확보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웨이퍼 한 판을 통째로 칩으로 쓰는 만큼 제조 공정에서 단 하나의 결함만 발생해도 칩 전체를 버려야 하는 '수율(양품 비율)' 문제가 치명적이다. 세레브라스는 결함이 있는 코어를 우회하는 독자적인 회로 설계로 이를 해결했다고 주장하지만 대량 양산 단계에서의 안정성은 여전히 검증 과제다. 또한 엔비디아의 강력한 소프트웨어 장벽을 넘어서는 것도 숙제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엔비디아의 쿠다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세레브라스 전용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빠르게 확산시키느냐가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레브라스의 급격한 가치 상승은 AI 하드웨어 시장이 '엔비디아 1강' 체제에서 다변화 체제로 넘어가고 있음을 상징한다. 2024년 IPO(기업공개) 철회라는 아픔을 겪었던 세레브라스는 이제 33조원이라는 거대한 몸값을 무기로 화려한 증시 재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 역사를 새로 쓰려는 이들의 도전이 엔비디아의 아성을 흔들 수 있을지 전 세계 IT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26-02-05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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