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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기업서 국경 없는 글로벌 기업으로…KT&G 140년 '생존 본능'
[경제일보] 1883년 조선 후기 국영 연초제조소 순화국이 문을 열었다. KT&G가 공식 연혁의 시작으로 삼는 해다. 현재 세계 140개국에서 담배를 판매하는 KT&G의 출발점은 경쟁시장이 아니었다. 국가가 담배와 인삼의 생산과 유통을 관리하던 전매사업이었다. 순화국에서 시작된 흐름은 1952년 전매청, 1987년 한국전매공사로 이어졌다. 한 세기 가까이 국가사업의 영역에 있던 기업의 운명을 바꾼 것은 ‘보호막의 소멸’이었다. 1988년 국내 담배시장이 개방되면서 외국계 담배기업이 들어왔다. 국가가 공급을 책임지던 사업자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경쟁기업으로 바뀌었다. 1997년 상법상 주식회사 전환, 1999년 증권거래소 상장에 이어 2002년 정부와 정부 출자은행의 민영화 대상 지분 매각도 마무리됐다. 같은 해 한국담배인삼공사라는 이름을 KT&G로 바꿨다. 이후 KT&G의 선택에는 일정한 패턴이 나타난다. 기존 시장을 지키는 데 머물기보다 경쟁 조건이 달라질 때마다 제품, 시장, 사업방식을 바꿨다는 점이다. 외국계 기업이 들어오자 자체 브랜드를 키웠고 내수가 줄자 해외로 나갔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등장하자 ‘릴(lil)’을 만들었고 최근에는 수출을 넘어 해외 현지 생산체제 구축에 나섰다. KT&G의 140년을 관통하는 기업 DNA를 압축하면 결국 ‘전환’이다. 보호막 사라지자 ‘에쎄’로 승부…내수 한계 넘어 세계시장으로 시장 개방 이후 담배산업의 경쟁 기준은 생산과 공급에서 브랜드와 제품 차별화로 바뀌었다. KT&G가 내놓은 대표적인 답이 1996년 출시한 초슬림 담배 ‘에쎄(ESSE)’였다. 일반형 담배가 시장의 중심이던 당시 초슬림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공략했고 이후 에쎄 라이트, 에쎄 원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2013년에는 필터 속 캡슐로 맛을 바꾸는 ‘에쎄 체인지’도 선보였다. 에쎄는 국영 전매사업자가 소비재 브랜드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2001년 중동과 러시아를 시작으로 해외 판매를 확대했고 미주와 유럽, 동남아시아까지 시장을 넓혔다. 해외 누적 판매량은 2012년 1000억 개비, 2016년 2000억 개비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시장 축소와 점유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 국내 궐련 총수요는 2023년 616억2000만 개비에서 2025년 561억5000만 개비로 줄었지만 KT&G 점유율은 같은 기간 66%에서 67.3%로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67.9%를 기록했다. 문제는 시장점유율이 높아져도 전체 수요가 줄면 성장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KT&G의 국내 궐련 판매량 역시 2023년 406억6000만 개비에서 2025년 377억6000만 개비로 감소했다. 이에 KT&G는 다시 성장의 무대를 해외로 옮겼다. 2025년 해외 궐련 사업 운영 국가는 140개국까지 늘었다. 제품 변화에도 같은 전략이 적용됐다. KT&G는 2017년 독자 전자담배 플랫폼 ‘릴 솔리드’를 출시했다. 2018년 ‘릴 하이브리드’, 2022년 ‘릴 에이블’에 이어 올해 2월 ‘릴 에이블 3.0’을 선보이며 NGP(차세대 담배) 사업을 확대했다. 해외 유통망 확보에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활용했다. 2020년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릴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계약을 맺었고 2023년에는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PMI가 KT&G NGP 제품을 판매하는 15년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NGP 진출 국가는 2025년 34개국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국내 NGP 시장점유율은 48.2%를 기록했고 2분기 NGP 매출은 242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8% 증가했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베이퍼와 경구용 니코틴으로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알트리아와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업체 ASF(Another Snus Factory)를 공동 인수했다. 과거 초슬림이라는 틈새에서 에쎄를 키웠다면 이제는 달라지는 소비 방식 자체를 새로운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자료=KT&G] 수출기업서 현지 제조기업으로…외형 성장 뒤 ‘얼마나 남기느냐’ 승부 해외 판매가 커지자 KT&G는 또 한 번 사업모델을 바꾸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구조를 넘어 주요 시장 인근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식이다. 2008년 튀르키예에 첫 해외 공장을 세웠고 2010년 러시아로 생산거점을 확대했다.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를 인수해 동남아시아 생산·판매 기반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해외 생산망 투자가 더욱 빨라졌다. 튀르키예 공장은 2025년 증설을 통해 연간 최대 120억 개비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같은 해 4월 준공된 카자흐스탄 공장은 연간 45억 개비를 생산해 유럽과 CIS 시장에 대응한다. 핵심은 인도네시아다. KT&G는 기존 공장에 2·3공장을 추가해 현지 생산능력을 연간 약 350억 개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를 아시아·태평양과 중동을 잇는 생산·수출 거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는 KT&G가 ‘한국에서 만들어 세계에 파는 회사’에서 ‘세계 각 권역에서 생산해 주변 시장에 공급하는 회사’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비와 관세, 원재료 조달비용 등을 줄이고 시장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실적의 무게중심도 이미 해외로 이동했다. 2025년 해외 궐련 매출은 1조8775억원으로 전년보다 29.4%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궐련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은 54.1%로 처음 국내를 넘어섰다. 해외 판매량도 652억 개비로 사상 최대였다. 올해 2분기 해외 궐련 매출은 5577억원으로 18.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5.6% 늘었다. 같은 기간 연결 매출은 1조7016억원, 영업이익은 4145억원으로 각각 9.9%, 18.5% 증가했다. KT&G는 올해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5~7%로,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치를 6~8%에서 10~13%로 높였다. 이제 시험대는 외형보다 수익성이다. 해외 공장은 대규모 투자 이후 충분한 가동률을 확보해야 고정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환율과 원재료 가격, 담배세와 규제, 현지 유통환경도 수익성을 흔들 수 있는 변수다. KT&G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약 68%의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해외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던 기반은 제품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이라며 "에쎄는 단일 수출 브랜드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전자담배 역시 PM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해 릴의 해외 판로를 확대하는 동시에 직접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인도네시아 신공장 등 해외 생산거점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현지 생산을 통해 원재료 조달과 인건비, 물류비·관세 등 제조원가를 절감하고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G의 출발은 국가 독점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KT&G를 만든 것은 오히려 독점이 사라진 뒤의 선택이었다. 시장 개방에는 에쎄로, 내수 축소에는 수출로, 흡연 방식 변화에는 릴로 대응했다. 해외 판매가 커지자 이번에는 생산기지까지 세계시장으로 옮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G의 DNA가 ‘변화에 살아남는 능력’이었다면 앞으로 증명해야 할 것은 ‘변화를 이익으로 만드는 능력’"이라며 "140개국으로 넓힌 영토를 안정적인 현금흐름으로 바꿀 수 있는지 KT&G의 다음 전환은 바로 그 지점에서 평가될 것"이라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01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01 11: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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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간판 전기차' EV9, 美 리콜 벌써 10건…조지아 생산 품질관리 시험대
[경제일보] 기아의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미국 시장에서 출시된 지 3년도 되지 않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안전 리콜 캠페인에 10차례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 오류뿐 아니라 기어 구동장치 용접, 좌석 고정 볼트, 배터리 셀, 조수석 탑승자 감지장치 등 생산·조립 및 부품 단계에서 발생한 문제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 EV9 가운데 지난해 구동계 결함으로 리콜됐던 342대는 최근 발표된 2만1290대 규모의 조수석 에어백 관련 리콜 범위에도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차량군이 서로 다른 두 개의 안전 결함 리콜을 받는 셈이다. 1일 본지가 NHTSA 자료와 미국 자동차 정보업체 Cars.com의 EV9 리콜 데이터베이스를 전수 확인한 결과, EV9이 포함된 NHTSA 안전 리콜 캠페인은 현재 10건이다. 2024년 4월 차동기어 볼트 문제를 시작으로 안전벨트, 천장 내장재, 원격주차 시스템, 계기판, 좌석 고정 볼트, 후륜 기어 구동장치(GDU), 계기판, 고전압 배터리, 탑승자 감지 시스템으로 결함 범위가 확대됐다. 10건을 원인별로 다시 분류하면 더 눈에 띄는 대목이 나온다. 원격 스마트주차와 계기판 등 소프트웨어·전자제어 계통을 제외하면 7건이 부품 제조, 체결, 용접, 배선·튜브 배치, 배터리 셀 등 물리적인 부품·생산 관련 문제다. 또 안전벨트, 헤드라이너, 계기판 및 이번 탑승자 감지장치 등 5건은 FMVSS(미 연방자동차안전기준)를 충족하지 못해 실시된 ‘비준수 리콜’이었다. 단순한 신차 소프트웨어 안정화 문제만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미국산 1호 전기차’ 내세웠는데…조지아산 342대, 두 리콜 겹쳤다 기아가 지난달 21일 NHTSA에 제출한 Part 573 안전리콜 보고서에 따르면 대상은 2025~2026년형 EV9 2만1290대다. 대상 차량은 2024년 5월 17일부터 올해 5월 13일까지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 EV9이다. 2025년형의 경우 조지아 생산분은 전량 대상인 반면 한국에서 생산된 2025년형은 리콜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기아가 실제 결함이 있을 것으로 추산한 비율은 6%다. 원인은 조수석 아래 탑승자 감지 시스템(ODS)에 연결된 블래더 튜브다. 1차 부품 공급업체가 튜브를 적절하게 배치하지 않아 조수석을 최고 높이까지 올릴 경우 튜브가 눌릴 수 있고, 좌석 높이와 각도를 반복해 조절하면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어린이나 어린이용 카시트가 조수석에 있어도 전면 에어백을 정상적으로 억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NHTSA 보고서에 적시된 1차 공급업체는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의 애디언트(Adient)다. 더 주목되는 것은 조지아 생산분의 이전 리콜과의 관계다. NHTSA 캠페인 25V115000(SC337)은 2024년 10월 11일부터 12월 19일까지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 2025년형 듀얼모터 e-AWD EV9 342대를 대상으로 했다. 후륜 GDU 내부 모터 샤프트가 공급업체의 용접 오류로 손상돼 주행 중 구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였다. 당시 NHTSA에 제출된 보고서에는 부품 생산업체로 조지아주 리치먼드힐의 Mobis N. America Electrified Powertrain이 적시됐다. 두 보고서의 조건을 대조하면 이 342대는 모두 이번 SC379의 범위 안에 들어간다. SC337 대상은 ‘2025년형·기아 조지아 생산·2024년 10월 11일~12월 19일’ 차량이고, SC379는 ‘기아 조지아에서 2024년 5월 17일 이후 생산한 2025년형 전량’을 대상으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일한 342대는 GDU 모터 샤프트 용접 문제에 이어 ODS 튜브 배치 문제까지 서로 다른 두 건의 리콜 대상이 되는 구조다. 이는 이번 전수분석에서 확인되는 조지아 생산 품질관리의 핵심 지점이다. 앞선 리콜은 현지 전동화 구동계 공급망의 ‘용접 오류’, 이번에는 현지 시트 공급망의 ‘튜브 배치 오류’가 각각 원인으로 적시됐다. 완성차 조립만이 아니라 현지 부품 공급망까지 아우르는 품질관리 체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기아는 2024년 5월 조지아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EV9 생산을 시작하면서 EV9을 조지아주에서 생산되는 최초의 양산 전기차라고 소개했다. 기존 텔루라이드·쏘렌토·스포티지에 전기차 생산까지 추가하며 북미 현지화 전략의 상징으로 내세운 모델이다. 한국산도 예외 아니었다…10건 중 절반 ‘연방 안전기준 미충족’ 그렇다고 EV9의 리콜 문제를 조지아 생산 이후의 문제로만 규정하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미국 현지 생산 이전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한 초기 EV9에서도 여러 문제가 확인됐다. 2024년 4월에는 GDU 차동기어 볼트 체결 문제로 구동력 상실이나 차동장치 잠김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시 부품 공급업체는 한국의 현대트랜시스로 NHTSA 자료에 기록돼 있다. 같은 해 5월에는 조수석 안전벨트 리트랙터 문제, 6월에는 충돌 시 탑승자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천장 내장재 문제, 9월에는 원격 스마트주차 기능의 정지거리 계산 오류, 10월에는 계기판이 검게 꺼질 수 있는 오류가 연이어 리콜로 이어졌다. 12월에는 규모가 더 커졌다. NHTSA 캠페인 24V962000(SC329)으로 2024~2025년형 EV9 2만2883대가 리콜됐다. 일부 차량의 2·3열 좌석 고정 볼트가 누락됐을 가능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기아가 NHTSA에 제출한 딜러용 자료에는 해당 차량이 2023년 9월25일부터 2024년 10월15일까지 한국의 기아 조립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라고 명시돼 있다. 원인도 ‘공장 조립 작업자의 오류’로 설명됐다. 올해 들어서도 리콜은 이어졌다. 지난 1월 여러 기아 차종에서 계기판이 주행 중 일시적으로 꺼질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2026년형 EV9 447대가 포함됐다. NHTSA는 계기판 전원관리 회로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신호 잡음 때문에 속도계와 타이어공기압 경고 등이 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역시 FMVSS 101과 138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안이었다. 7월에는 훨씬 민감한 문제도 등장했다. 2024년형 EV9 1대를 포함한 기아 전기차에서 고전압 배터리 셀의 전극 정렬 불량 가능성이 확인돼 화재 위험 리콜이 실시됐다. NHTSA는 수리가 끝날 때까지 해당 차량을 건물에서 떨어진 외부에 주차하고 충전량을 최대 80%로 제한하도록 권고했다. EV9의 미국 판매 자체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기아 미국법인에 따르면 올해 1~7월 EV9 판매량은 868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75대보다 30% 증가했다. 북미 시장에서 상품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단정할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성장하는 플래그십 차종일수록 품질 문제의 파장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EV9은 기아가 E-GMP 전기차 기술과 대형 SUV 경쟁력을 동시에 보여주기 위해 내세운 대표 모델이다. 현지 생산 역시 단순한 공장 이전이 아니라 북미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NHTSA가 기록한 10개의 리콜 캠페인은 10대의 차량이나 10번의 동일 결함을 뜻하지 않는다”며 “각 캠페인의 대상 연식과 대수는 서로 다르고 동일 차량이 여러 캠페인에 중복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공개된 자료를 전수해서 보면 EV9의 품질 과제가 소프트웨어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면서 “한국 생산 초기에는 체결·안전장치·소프트웨어 문제가 혼재했고, 미국 현지 생산 이후에는 조지아 완성차 공장과 현지 부품업체가 연결된 GDU 용접 및 ODS 부품 배치 문제가 새로 확인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9-01 1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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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New 갤럭시 북6' 출시…가격 낮춰 AI PC 대중화 정조준
[경제일보] 삼성전자가 가격 부담을 낮춘 ‘New 갤럭시 북6’를 국내 출시하며 AI PC 대중화에 나선다.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확대해온 갤럭시 북6 라인업에 100만원대 초반 실속형 모델을 추가해 학생과 일반 직장인 등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까지 공략한다. 삼성전자는 ‘New 갤럭시 북6’를 1일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신제품은 35.6cm(14형) 단일 모델로 그레이 색상으로 출시되며 CPU와 운영체제 등 세부 사양에 따라 119만~149만원에 판매된다. 삼성닷컴과 삼성스토어, 오픈마켓 등 온·오프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가격대를 낮춘 것도 특징이다. 기존 갤럭시 북6가 160만원대에서 250만원대에 판매됐다면 이번 제품은 119만원부터 149만원에 책정됐다. 고사양 제품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가격 선택지를 넓힌 것이다. 기존 갤럭시 북6와 세부 사양이 다른 만큼 가격 인하보다는 실속형 모델을 추가한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신제품은 최신 인텔 코어 시리즈3 프로세서를 탑재해 문서 작성과 인터넷, 학습, 업무 등 일상적인 작업에 초점을 맞췄다. 무게는 1.35kg으로 휴대성을 높였으며 한 번 충전하면 최대 25시간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 30분 충전으로 최대 33%까지 충전할 수 있는 고속 충전도 지원한다. 디스플레이는 16대10 화면 비율과 안티 글레어 기술을 적용했다. 반사와 화면 비침을 줄여 문서 작업은 물론 영상 콘텐츠를 볼 때도 화면 가독성을 높였다. USB-C 2개, USB-A, HDMI, 헤드폰·마이크 잭 등 다양한 포트를 지원해 별도 어댑터 사용도 줄였다. AI 기능도 기본 제공한다. ‘AI 컷 아웃’을 통해 이미지에서 원하는 피사체를 손쉽게 분리할 수 있고 웹페이지의 문장이나 단락을 선택해 실시간 번역할 수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저장공간을 공유하고 스마트폰·갤럭시 탭과 파일을 드래그 앤 드롭 방식으로 옮기는 등 갤럭시 생태계와의 연결성도 강화했다. 삼성전자가 실속형 모델을 추가한 배경에는 AI PC 시장의 가격 장벽을 낮출 필요성이 있다. 올해 들어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메모리 등 주요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노트북 가격 부담이 커진 가운데, 프리미엄 AI PC와 보급형 제품 사이의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갤럭시 북6 울트라·프로를 시작으로 4월 갤럭시 북6를 출시하며 AI PC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번 제품은 고사양 작업보다 일상적인 AI 기능과 휴대성, 가격을 중시하는 이용자를 겨냥하면서 갤럭시 북6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맡는다. 출시 기념 혜택도 제공한다. 8일까지 삼성닷컴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체험단을 운영하며 네이버페이 10만원 포인트 등을 포함해 최대 18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 22일까지 진행되는 출시 프로모션에서는 추가 포인트와 상품권, 캠퍼스 필수 패키지 등을 지원한다. AI 구독클럽을 통한 구매도 가능하다. 무상수리와 파손 보상을 포함한 서비스에 구독료 할인과 멤버십 포인트 적립, 다품목·선납 할인 등을 적용해 초기 구매 부담을 낮췄다. 정호진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New 갤럭시 북6’은 더 많은 소비자에게 갤럭시 북의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에 안정적인 성능과 오래가는 배터리, 갤럭시 기기 간 연결 경험을 담아 구매 이후까지 이어지는 사용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신제품은 단순히 가격을 낮춘 모델이라기보다 AI PC 시장에서 프리미엄과 실속형 사이의 소비자층을 넓히기 위한 제품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가격 접근성을 앞세워 AI PC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신규 수요를 끌어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2026-09-01 08: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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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이 '요즘 입맛' 읽는 법…'가격' 넘어 '취향' 세분화
[경제일보] 편의점 3사가 '쫀득한 식감'부터 카페형 차 음료,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 끼까지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을 신상품으로 담아내며 먹거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격과 간편성에 더해 식감과 음료 취향, 건강·식사 방식 등 상품을 고르는 기준이 다양해지자 각사가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요가 확인된 분야를 빠르게 키우는 모습이다. GS25의 '라라스윗 쫀득바' 2종은 출시 약 3개월 만에 400만개가 팔렸고 이마트24의 올해 1~7월 차 음료 점포당 일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올해 비빔밥 매출이 25% 늘자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비빔밥을 핵심 전략 상품으로 육성하고 나섰다. '맛'에 '식감' 더했더니 400만개…GS25 쫀득 아이스크림 흥행 GS25에서는 맛과 함께 '씹는 재미'를 앞세운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가 지난 5월 말 차별화 상품으로 출시한 '라라스윗 쫀득바' 메론·망고 2종은 출시 약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400만개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라라스윗 메론 쫀득바'는 현재 GS25 바류 아이스크림 가운데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출시된 GS25 상품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이다. 망고 쫀득바까지 포함하면 두 상품 모두 GS25 전체 아이스크림 판매량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쫀득한 식감을 강조한 상품의 인기는 타 제품에서도 나타났다. 기존 인기 아이스크림에 젤리를 접목한 '스크류바 젤리 골드키위&딸기'와 '죠스바 젤리 먹은 포도&피치'는 8월 초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각각 10만개 이상 판매됐다. GS25는 지난 25일 '라라스윗 그릭 복숭아 쫀득바'도 추가로 내놨다. 쫀득한 식감에 그릭요거트를 더하고 당류를 낮추는 등 기존 흥행 요소에 영양 측면을 결합한 제품이다. 차별화 상품 확대와 프로모션 등에 힘입어 올해 1월부터 지난 25일까지 GS25의 아이스크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6% 증가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아이스크림 업계에서는 새로운 식감을 경험할 수 있는 상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새로운 맛과 차별화된 요소를 적용한 아이스크림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차 음료 매출 17% 상승…이마트24, 카페 밀크티를 1600원에 이마트24는 최근 늘어나는 차 음료 수요를 겨냥해 밀크티 등 카페 전문 메뉴를 편의점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커피 외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더 낮은 가격과 높은 접근성을 앞세워 관련 수요를 공략하는 모습이다. 이마트24의 올해 1~7월 차 음료 점포당 일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음료 매출 신장률보다 10.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회사는 말차, 우롱차, 밀크티 등 차를 활용한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마트24는 이 같은 흐름을 겨냥해 28일 자체 카페 브랜드 '성수310'의 '로열밀크티'를 출시했다. 350㎖ 용량의 RTD(Ready To Drink) 제품으로 가격은 1600원이다. 회사가 제시한 일반적인 카페 밀크티 가격인 4000~6000원대보다 낮고 기존 편의점 RTD 밀크티의 2000원대 가격과 비교해서도 가격 부담을 낮췄다. 상품은 단맛보다 홍차의 풍미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홍차 맛이 우유에 묻히지 않도록 차 베이스를 진하게 구성하고 차의 맛과 우유의 부드러움 사이의 균형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이마트24는 지난해 11월 '편의점 속 작은 카페'를 콘셉트로 '성수310'을 선보인 뒤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컵커피와 파우치 음료를 비롯해 베이커리와 아이스크림까지 영역을 확대했고 소금빵과 크림빵 등 카페·베이커리에서 소비되는 메뉴도 편의점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달에는 뱅쇼 풍미에 쫄깃한 식감을 더한 '스윗뱅쇼&코코'와 원유 비중을 70%대까지 높인 가공유 4종도 출시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최근 차 음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홍차의 깊은 맛과 우유의 부드러움을 균형 있게 담은 밀크티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성수310'을 중심으로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카페 메뉴를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간단하게 먹어도 제철로…세븐일레븐, 비빔밥 전략 상품으로 세븐일레븐은 간편성과 건강을 함께 챙기려는 수요가 늘자 비빔밥을 편의점 도시락의 핵심 상품군으로 키우고 있다. 여러 나물과 채소를 한 번에 먹을 수 있고 취식도 간편하다는 점이 소비자 선택을 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세븐일레븐의 비빔밥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19%였으며 비빔밥, 덮밥, 볶음밥 등이 포함된 '원팟 도시락'은 27% 늘었다. 비빔밥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반응을 얻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비빔밥 매출은 지난해 40% 증가한 데 이어 올해도 15% 늘었다. 대표 상품인 '전주식소고기비빔밥'은 세븐일레븐 전체 도시락 중 판매 4위, 원팟 도시락 가운데서는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기존 40·50세대뿐 아니라 20·30세대까지 소비층을 넓히기 위해 가수 성시경과 함께 '시경 pick 제철 비빔밥'을 다음 달 2일부터 시즌별 한정 상품으로 선보인다. 첫 상품은 가을이 제철인 무와 도라지 등을 활용했다. '비법간장가을무비빔밥'에는 강원 평창 고랭지 무를 사용했고 '비법강된장불고기비빔밥'에는 강원도산 곤드레 나물과 보리밥을 적용했다. 기존 '전주식소고기비빔밥'도 함께 시리즈로 구성했다. 밥과 장류 등 기본 품질도 손봤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4월 도입한 냉장밥 노화 방지·수분 보존 기술을 비빔밥에 적용해 전자레인지 조리 시간을 기존 1분40초에서 30초로 줄였다. 태양초 고추장, 바지락육수 강된장, 청양고추 간장 등 비빔밥에 맞춘 장류도 개발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건강식이나 간편한 한 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 추세 등을 고려해 비빔밥을 주력 성장 모델로 선정하게 되었다"며 "세븐일레븐만의 독자적인 푸드테크 기술과 연예계 대표 미식가 성시경님의 입맛이 만난 만큼 국내외 전 연령층을 아우르며 편의점 도시락 시장을 압도적으로 리딩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6-08-30 0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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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에픽세븐, 8주년 맞아 '양보다 질' 승부수
[경제일보] 서비스 8주년을 맞은 ‘에픽세븐’이 10년 이상의 장기 서비스를 겨냥해 개발 전략을 바꾼다. 그동안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기존 이용자의 플레이 경험을 존중하면서도 게임을 즐기는 방식 자체의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전투 위임 오프라인 모드와 장비 해제 비용 삭제, 로그라이크 기반 콘텐츠, 스팀 출시 등 최근 이어진 변화는 편의성 개선을 넘어 기존 에픽세븐의 보수적인 운영 기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개발진 역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직접 밝혔다. 슈퍼크리에이티브는 29일 서울 현대백화점 신촌 유플렉스에서 수집형 턴제 RPG ‘에픽세븐’의 8주년 행사 ‘영속의 계승제’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는 탁광진 PD와 허대균 DD가 참석해 8주년 업데이트와 향후 콘텐츠, 이용자 전략, IP 확장, e스포츠 계획 등을 설명했다. 탁광진 PD는 8주년을 맞은 소감에 대해 “사실 8주년이 실감나지 않는다”며 “처음 시작할 때 8주년의 모습이 이럴 거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전적으로 유저 여러분의 성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8주년이 목표였던 적은 없고 앞으로 더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한다는 핑계로 직접 말씀드릴 기회를 자주 갖지 못했다. 이 부분이 우리가 부족했다고 통감했기에 미디어와 유저를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허대균 DD도 이용자와의 소통을 강조했다. 허 DD는 “에픽세븐이 주년 행사를 쭉 이어오고 있는데 그때마다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좋은 피드백도 많고 쓴소리도 많은데 그 모든 것이 게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라고 생각한다. 귀 기울여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8년간 ‘완성’에 집중…이제는 변화로 다음 10년 준비 에픽세븐이 맞닥뜨린 가장 큰 과제는 장수 게임의 전형적인 문제인 이용자층 확대와 콘텐츠 피로도 관리다. 서비스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존 이용자에게는 익숙함이 강점이지만 신규 이용자에게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탁 PD는 지난 8년간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으로 “개발진이 에픽세븐을 바라보는 시각”을 꼽았다. 그는 “서비스 초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이를 완성하는 데 주력했다”며 “이제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만큼 그간 유저들이 즐겨온 플레이 경험을 존중하면서 변화를 주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게임의 핵심은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탁 PD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키고자 하는 가치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퀄리티”라며 “영웅과 장비 조합에서 비롯된 턴제 전략의 재미가 에픽세븐의 정체성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를 강화하는 방향을 줄곧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10주년을 넘어 20년 이상의 서비스를 위해서는 콘텐츠를 쏟아내기보다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탁 PD는 “10년 이상, 20년 이상 가려면 퀄리티가 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아트 퀄리티는 물론 콘텐츠의 퀄리티까지 포함한 이야기다. 콘텐츠를 자주 출시하기보다 제대로 만들어서 유저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업데이트 방향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27일 적용된 8주년 업데이트에는 게임을 종료한 상태에서도 파밍을 이어갈 수 있는 전투 위임 오프라인 모드와 신규 PVP 콘텐츠 ‘혼돈의 부름’, 에픽세븐 최초의 1시대를 다룬 외전 스토리가 추가됐다. 9월에는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예정돼 있고 올해 하반기에는 스팀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탁 PD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에픽세븐이 더 오래 서비스하고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변화”라고 정의했다. 그는 “서비스를 이어온 8년 동안 게이머들의 환경과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며 “서브컬처 게임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장수 게임이 아니다. 탁 PD는 “누구나 언제든 시작할 수 있고, 기존 유저들도 잠시 쉬었다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추억이 계속 유지되는 게임이자 IP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연어 게임’ 에픽세븐…신규·코어 유저 간극 좁힌다 장기 서비스를 위해 개발진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이용자층이다. 허 DD는 에픽세븐을 두고 이용자들이 잠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이른바 ‘연어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이미 형성된 코어 이용자층을 유지하면서 신규·복귀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장기 서비스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허 DD는 “에픽세븐이 연어 게임이라 부를 만큼 유저들 중에서 잠시 그만뒀다가 특정 업데이트 때 복귀하는 분들이 꽤 많다”며 “이미 코어 유저층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으며 그 코어 유저층과 신규 유저층이 잘 어우러져야만 서비스가 장기적으로 유지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용자들의 플레이 성향이 크게 갈린다는 점이다. 그는 “데이터를 분석하다 보면 유저들의 성향이 굉장히 많이 갈린다”며 “월드 아레나 PVP를 코어하게 즐기는 층도 있고 PVP를 하지 않으면서 PVE를 즐기는 유저층도 있다. 콘텐츠 자체는 많이 소화하지 않지만 신규 캐릭터가 나오면 꼬박꼬박 참여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유저들의 방향성이 다양하다는 점을 파악했으며 이를 강제로 봉합하기보다는 최대한 많은 유저들이 각자의 방향에서 만족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하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규·복귀 이용자를 위한 진입장벽 개선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4월 ‘광휘의 이정표’를 추가한 데 이어 밴픽 어시스턴트, 덱 복사 기능 등을 도입한 것도 게임을 별도로 공부하지 않아도 기존 이용자를 따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탁 PD는 “영웅이 워낙 많고 배울 것도 많아서 학습 허들이 높다”며 “굳이 공부하듯 배우지 않고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는 가이드 시스템을 탑재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에는 월드 아레나에 봇을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신규·복귀 이용자가 경쟁 콘텐츠에 대한 부담 없이 게임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 영웅 400명 시대…‘사용되지 않는 캐릭터’ 활용도 높인다 콘텐츠 구조도 달라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그라이크다. 탁 PD는 에픽세븐에 등장하는 영웅이 어느덧 400명 가까이 늘었지만 실제 콘텐츠에서 활용되는 영웅은 제한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실제로 콘텐츠에 쓰이는 영웅은 많이 잡아도 100명 정도”라며 “사용성이 낮은 영웅들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매번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로그라이크 구조를 PVP와 PVE에 각각 적용했다. 신규 PVP ‘혼돈의 부름’과 상시 PVE 콘텐츠 ‘차원 탐사’가 대표적이다. 특히 차원 탐사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에픽세븐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장치로 활용한다. 탁 PD는 “차원 탐사는 에픽세븐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계관을 활용한 콘텐츠로 발전시키고자 한다”며 “신규 테마에 맞춘 시스템이나 스토리 이벤트 등을 통해 유저들이 궁금해할 만한 세계관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 세계관은 내년 2~3분기께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콘텐츠 소모 속도에 대해서는 개발진도 주시하고 있다. 전투 위임 오프라인 모드가 도입되면서 생명의 잎사귀 소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탁 PD는 “생명의 잎사귀가 빠르게 소진되리라고 본다”며 “재화가 부족해서 파밍을 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인 만큼 보유량이나 소진량을 계속 체크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이벤트를 통해 수급량을 늘리는 등 유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레이 타임 자체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의미 없는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여러 콘텐츠를 하려면 시간을 쪼개서 해야 한다”며 “의미 없이 게임을 켜두고 무의미한 반복 플레이가 이어지는 시간보다는 접속해서 코어 플레이에 집중하는 시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카제나 콜라보도 전략적 선택…IP 확장 가능성 열어둬 9월 예정된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와의 콜라보레이션 역시 새로운 이용자 접점을 확보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다. 콜라보 캐릭터로 레노아·메이린·하루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허 DD는 인기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허 DD는 “카제나에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정말 많다”며 “세 명을 선정한 첫 번째 기준은 카제나 출시 당시부터 있었던 근본 캐릭터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최신 인기 캐릭터를 앞세울 경우 기존 이용자가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거나 접점이 부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허 DD는 “에픽세븐과 카제나의 콜라보 결정 시점 및 캐릭터 제작 소요 기간을 고려했을 때 세 명이 최적이라고 판단했다”며 “기획이나 아트 측면에서 변경 리스크가 없고 모든 요소가 확정돼 있어야 일정대로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이린은 타격감이 뛰어나 에픽세븐에서 구현하기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하루와 레노아 역시 에픽세븐의 강점인 컷신 퀄리티를 잘 살릴 수 있는 캐릭터라고 봤다”고 말했다. 후속 콜라보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협업 자체의 문은 열어두고 있다. 허 DD는 “현재 단계에서는 카제나 콜라보를 잘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후속 콜라보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고 이번 콜라보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과 피드백을 면밀히 확인한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카제나 외에도 다양한 애니메이션 및 외부 IP와의 콜라보를 위해 여러 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월드 아레나→마스터즈→E7WC…e스포츠도 장기 서비스 축으로 PVP와 e스포츠는 에픽세븐의 장기 서비스 전략에서 또 다른 축이다. 탁 PD는 올해 상반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월드 아레나 신규 이용자 참여 확대를 꼽았다. 신규 이용자의 월드 아레나 참여가 3배 가까이 증가했고 진입 시점도 2배 가까이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초 세운 목표의 70% 정도는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신규 유저층의 월드 아레나 참가가 3배 이상 늘었고 월드 아레나까지 진입하는 시기도 2배 이상 빨라졌다”고 말했다. 허 DD는 경쟁 콘텐츠의 장기적인 생명력을 위해 세계관과 내러티브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월드 아레나 같은 경쟁 콘텐츠는 오래도록 서비스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이것이 유지되려면 유저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세계관과 내러티브의 연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출시하고 있는 내러티브 콘텐츠에 대해 많이 좋아졌다고 말씀해 주시지만 이 부분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발진 역시 여전히 배가 고픈 상태인 만큼 몇 퍼센트 정도 달성했다고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탁 PD는 “에픽세븐의 핵심 콘텐츠는 월드 아레나이며 e스포츠는 월드 아레나의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며 “다양한 경기와 선수들의 전략을 보며 저런 방식으로도 승리할 수 있다는 감탄과 함께 직접 플레이해보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신설한 마스터즈도 선수들의 서사를 쌓기 위한 장치다. 탁 PD는 “월드 챔피언십이 성장하려면 선수들의 서사가 쌓여야 한다”며 “선수들의 노출 빈도가 늘고 경기 수가 누적돼야 자연스럽게 스토리가 형성되고 팬덤과 응원이 생기며 몰입감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보는 대회뿐만 아니라 참가할 수 있는 대회를 늘려 진입 경로를 넓히고, 처음 접하는 시청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중계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 잠실서 E7WC 결승…“관람 경험 자체를 바꾸겠다” 올해 E7WC 결승전은 11월 28일 서울 잠실 롯데타워 슈퍼플렉스관에서 열린다. 허 DD는 장소 선정의 기준을 ‘관람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해당 장소를 선정했다”며 “좋은 영화는 대형 스크린과 훌륭한 사운드가 갖춰진 영화관에서 보듯 압도적인 화면과 음향이 갖춰진 곳에서 관람할 때 몰입감이 극대화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행사에서 나온 이용자들의 의견도 반영했다. 허 DD는 “작년의 경우 공간은 넓었으나 좌석이 다소 불편했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번에는 편안한 좌석, 대형 화면을 통한 쾌적한 시야, 뛰어난 접근성을 두루 갖춘 장소를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관을 대관해 진행하는 것은 처음인 만큼 무대 연출이나 환경을 공간에 맞춰 새롭게 세팅하고 있다”며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으니 현장에 많이 찾아와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 “소통에 보수적이어선 사랑받을 수 없다”…8년차 게임의 선택 8주년을 맞은 에픽세븐이 내놓은 메시지는 결국 ‘변화’로 귀결된다. 콘텐츠를 많이 출시하는 방식보다 완성도를 높이고, 이용자의 플레이 시간을 효율화하며, 신규·복귀 유저가 다시 유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동시에 IP와 e스포츠까지 접점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탁 PD는 이용자 소통에 대해서도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요즘 시대에 있어 소통은 꼭 필요한 요소”라며 “저희가 과거처럼 소통에 보수적인 태도로는 사랑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게임 시장에 대한 위기의식도 숨기지 않았다. 탁 PD는 “요즘 게임 시장이 참 어려운 것 같다”며 “저희도 경각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유저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DD 역시 주년 행사에 그치지 않는 지속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그는 “큰 행사가 아니어도 업데이트 발표 등 다양한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노력하겠다”며 “유저들과 함께 재미있게 게임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8년간 서비스를 이어온 에픽세븐은 이제 ‘얼마나 오래 살아남느냐’보다 ‘어떻게 다음 10년을 만들 것이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이용자의 경험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콘텐츠·IP·e스포츠를 확장하는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가 향후 에픽세븐의 장기 흥행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26-08-29 14: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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