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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RTX 스파크 출시…로컬 AI부터 콘텐츠 제작까지 한 기기에
[경제일보] 엔비디아가 최대 128GB 메모리를 탑재한 고성능 노트북을 앞세워 로컬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나선다.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대규모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제품으로 AI가 질문에 답하는 단계를 넘어 직접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AI로 발전하면서, 고성능 연산과 메모리를 갖춘 개인용 컴퓨터(PC) 역할의 확대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16일 엔비디아는 프리미엄 윈도우 PC 제품군 '엔비디아 RTX 스파크' 노트북을 공개했다. 에이수스(ASUS), 델, HP, 레노버, 마이크로소프트, MSI 등 주요 PC 제조사를 통해 출시되며, 가격은 2599 달러(약 346만원)부터 시작한다. 최상위 모델의 경우 국내 가격 기준 900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품의 핵심은 AI 연산에 활용할 수 있는 메모리 용량이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RTX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그레이스 CPU를 결합한 슈퍼칩을 통해 최대 128GB의 통합 메모리와 최대 1페타플롭(FP4 기준)의 AI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CPU와 GPU가 메모리를 공유하는 구조로,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AI 에이전트를 기기 내부에서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엔비디아는 대규모 AI 모델을 활용할 때 메모리 용량이 중요한 만큼, 이번 제품은 최대 128GB 메모리를 AI 작업에 할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로컬 AI 환경은 클라우드에서 실행하는 AI에 비해 모델 규모나 성능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지만, 하드웨어 성능이 개선되면서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환경에 맞춘 것이다. 로컬 AI는 AI 모델을 외부 서버가 아닌 사용자 기기에서 직접 구동하는 방식이다.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과정을 줄일 수 있고, 네트워크 연결 상태에 대한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 특히 기업 내부 자료나 개인 작업물처럼 외부 전송에 제약이 있는 데이터를 다루거나, AI 에이전트가 반복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환경에서 활용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성능은 모델의 크기와 최적화 수준, 작업 종류 등에 따라 달라진다. 엔비디아는 이번 제품을 단순한 고성능 그래픽 노트북이 아니라 AI 에이전트 시대에 맞춘 PC로 내세웠다. 에이전트 AI는 사용자의 지시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부 도구와 데이터를 활용해 코드를 작성하거나 파일을 처리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엔비디아는 깃허브 코파일럿, 헤르메스, 오픈클로 등 다양한 에이전트를 로컬 환경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AI 에이전트가 40년 동안 변하지 않은 유저 인터페이스(UI)를 바꾸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퍼스널(개인) 컴퓨터에서 기본적인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어 저희가 (이번 행사의 이름에)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을 붙였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올해를 에이전트 AI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시기로 보고, 제품 역시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작업 환경에 맞춰 설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I 모델의 추론 성능뿐 아니라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메모리와 전력 효율,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성능을 함께 고려한 것이다. 전력과 발열도 주요 설계 요소다. 엔비디아 스파크를 적용한 이번 제품의 전력 소모는 80W 수준이며, 발열을 줄이는 설계를 적용해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최대 18시간 사용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AI 외에도 그래픽과 콘텐츠 제작 기능을 제품의 주요 용도로 제시했다. 특히 영상 편집과 3차원(3D) 작업 등 높은 연산 성능이 필요한 크리에이터 시장을 겨냥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 성능이 기존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70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으며, 게임보다는 창작 작업과 AI 활용에 무게를 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어도비와의 협업도 크리에이터 시장 공략의 한 축이다. 엔비디아는 포토샵과 프리미어 등 어도비의 창작 애플리케이션에 AI 편집 기능을 위한 텐서RT 가속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프리미어에서는 영상 재생과 렌더링, 효과 적용, 색 보정 등 후반 작업의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포토샵과 프리미어는 출시 시점에 제공되는 베타 버전을 통해 RTX 스파크를 기본 지원하며, 서브스턴스 3D 지원도 추가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OLED 디스플레이와 그래픽 작업 성능 역시 콘텐츠 제작자에게 유용한 요소로 제시됐다. 고해상도 영상과 이미지, 3D 콘텐츠를 다루는 작업에서는 연산 성능뿐 아니라 화면 품질과 작업 환경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AI와 창작 작업 외에도 게이밍 성능을 갖췄다. 최근 공개된 DLSS 5 기술의 사용이 가능해 몰입감 있는 경험과 조명-재질의 디테일을 개선해 더욱 사실적인 그래픽을 구현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는 이번 신제품에 대해 "RTX 스파크는 엔비디아 AI, RTX 그래픽, 쿠다의 성능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와 하나의 PC에 결합해 창작과 게이밍, 개인용 AI 에이전트 실행을 지원한다"며 "오늘날의 업무는 물론 앞으로 함께 일하게 될 개인용 AI 에이전트까지 고려해 설계된 제품"이라고 말했다.
2026-10-17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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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의 기다림, 백산수가 건네는 투명한 본질
[경제일보] 화면이 열리면 백두산 천지의 웅장한 풍경이 스크린을 채운다. 인위적인 손길이 닿지 않은 태고의 대자연, 그 거대한 대지 아래에서 수십 년 동안 조용히 숨 쉬어온 물의 여정이 시작된다. 최근 전파를 탄 백산수 광고는 눈을 현혹하는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나 자극적인 문구 대신, '독보적 자연정수기간 40년, 자연과의 접촉시간이 오래될수록 신선해진다'는 단단한 카피를 내세우며 차분하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광고는 백두산 천지에서 발원한 물이 수원지까지 도달하는 데 무려 40년이라는 세월이 걸린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영상 속에 비치는 화산암반 지대의 묵직한 질감은 인간의 기술로 조작한 정화가 아니라, 자연이 온전히 시간을 품어 완성해 낸 결과물임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자극적인 연출과 속도감만이 쏟아지는 요즘 매체 환경 속에서, 이 광고는 오히려 '시간'과 '정성'이라는 가장 원초적이고 투박한 가치를 정면에 세우는 과감함을 보여준다. 이 광고가 담아낸 이야기는 농심이 생수 시장에서 걸어온 실제 걸음과 정확히 겹쳐진다. 수많은 브랜드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국내 생수 시장은 하루에도 수십 번 판도가 바뀌는 거친 생태계다. 거대한 유통망이나 단기적인 이벤트에 기댈 법도 한데, 백산수는 오직 '자연정수 40년'이라는 한 가지 진정성으로 버텨냈다. 눈앞의 유행을 좇기보다는 품질이라는 본질을 묵묵히 다진 끝에, 누적 매출 1조 원을 훌쩍 넘어서며 시장의 튼튼한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시장을 다진 이 묵묵한 원칙은 넓은 세계 무대에서도 그대로 통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연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원동력 역시 여기에 있다. 덩치를 키우는 속도보다 신뢰의 깊이를 먼저 다져온 태도가, 결국 국경을 넘어 시장의 실질적인 평가로 이어진 셈이다. 광고 속 백두산의 풍경과 40년의 세월이 한 모금의 물을 결점 없이 빚어내듯, 우리 사회의 이사회와 시스템 역시 이제는 진지한 성찰을 거쳐야 할 때다. 투명하고 정직한 검증 과정 없이 요령으로 쌓아 올린 성과는 작은 바람에도 쉽게 무너지기 마련이다. 거칠고 탁한 바람이 쉼 없이 불어오는 세상이라도, 스스로를 정화하는 대지의 품처럼 우리 사회가 서로에게 가장 맑고 정직한 흐름이 되어야 한다. 백산수 광고가 담아낸 40년의 순수한 여정이, 우리 주변의 시스템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맑은 거울이자 깊은 울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26-09-30 09: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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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대신 여행가방…전통도 시대를 따라야 한다
[경제일보] 형식에 매달려 본질을 놓쳐선 안 돼…조상 공경과 가족애라는 가치는 지키되 시대착오적 관습은 과감히 바꿔야 명절의 풍경이 달라졌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 전국의 도로는 고향으로 향하는 차량으로 몸살을 앓았다. 집집마다 차례상을 준비하고 전을 부쳤으며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명절의 당연한 모습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공항 출국장은 여행객으로 넘쳐나고 호텔과 리조트는 일찌감치 예약이 끝난다. 차례상을 준비하는 대신 여행가방을 챙겨 가족과 휴식을 떠나는 사람들이 낯설지 않다. ‘민족의 대이동’이 ‘가족의 휴식 여행’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전통이 무너지고 가족공동체가 해체되고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효와 경로의식이 사라지고 젊은 세대가 조상과 고향을 외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40년 넘게 우리 사회의 변화를 지켜본 필자의 눈에는 이 현상을 단순한 ‘전통의 붕괴’로만 규정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을 외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물어야 한다. 전통은 지켜야 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전통은 박물관에 보관된 유물이 아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생활문화다. 따라서 사람들의 삶이 달라졌다면 전통의 모습도 달라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농경사회와 대가족을 바탕으로 형성된 명절 풍습을 핵가족과 맞벌이, 1인 가구가 늘어난 오늘날에도 과거와 똑같이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특히 명절은 오랜 기간 누군가의 희생 위에 유지돼 왔다.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고 차례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는 일은 주로 여성들의 몫이었다. 장거리 귀성에 따른 교통체증과 비용 부담도 컸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기는커녕 결혼, 출산, 취업, 재산 문제를 캐묻다가 상처를 주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가족을 만나 위로받아야 할 명절이 누군가에게는 가장 피하고 싶은 시간이 되어버린 이유다. 여기서 형식과 본질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중요한가, 아니면 차례상에 몇 가지 음식을 올렸느냐가 중요한가.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이 중요한가, 아니면 정해진 날에 반드시 고향을 찾아야 한다는 형식이 중요한가. 답은 어렵지 않다. 형식은 본질을 담는 그릇일 뿐이다. 그릇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면 바꾸면 된다. 차례상을 간소화한다고 조상을 덜 공경하는 것이 아니다. 차례를 생략한다고 효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나 자연을 거닐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서로의 삶을 돌아보는 것 역시 가족애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부모와 자녀가 오랜만에 마주 앉아 서로의 고단함을 위로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명절이 지켜야 할 본질에 가깝다. 물론 변화라는 이름으로 모든 전통을 내던져서는 안 된다. 전통에는 한 세대의 경험과 기억이 축적돼 있다. 조상을 기억하고 부모를 공경하며 가족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정신은 지켜야 한다. 다만 그 정신을 표현하는 방식까지 과거와 똑같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차례를 간소화하고 가족 구성원이 번갈아 준비할 수도 있다. 차례를 지내지 않더라도 가족사진을 펼쳐놓고 조상의 삶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고향을 찾기 어렵다면 전화나 영상통화로 부모와 친지의 안부를 묻는 것도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의식의 형태가 아니라 그 의식에 담긴 마음이다. 우리의 전통문화 역시 그렇게 변화해왔다. 한복은 시대에 따라 디자인이 달라졌고 음식은 새로운 식재료와 조리법을 받아들이며 발전했다. 전통음악도 새로운 장르와 결합하면서 생명력을 얻었다. 유독 명절 문화만 수십 년 전의 틀에 묶어둘 이유는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젊은 세대가 전통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전통은 강요한다고 계승되지 않는다. 의미를 느끼고 공감할 때 이어진다. 젊은 세대가 명절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면 “요즘 젊은이들은 전통을 모른다”고 탓하기에 앞서 왜 그렇게 됐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명절이 가족에게 의무와 스트레스로 기억된다면 전통은 다음 세대에서 끊길 수밖에 없다. 반대로 명절이 가족과 함께 웃고 쉬며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으로 기억된다면 그것 자체가 새로운 전통이 된다. ‘차례상 대신 여행가방’은 그래서 전통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형식 중심의 전통에서 가치 중심의 전통으로 이동하는 사회 변화의 한 단면일 수 있다. 물론 고향집에 모여 차례를 지내는 가족도 소중하다. 여행을 떠나는 가족도 나름의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는 것이다. 어느 한쪽만 옳다고 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장소도, 음식도, 의식의 형식도 아니다. 가족이 서로를 얼마나 아끼고 존중하느냐가 핵심이다. 40년 전과 지금의 가족은 다르다. 사는 곳도, 일하는 방식도, 가족의 규모도 달라졌다. 그렇다면 문화 역시 변해야 한다.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하는 것만이 전통을 지키는 길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사람을 위해 전통이 존재해야지, 전통을 위해 사람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 전통은 과거에 머물러 있을 때 박제가 된다. 시대와 함께 변하고 사람들의 삶 속에서 다시 살아날 때 비로소 생명력을 갖는다. 낡은 형식은 과감히 덜어내되 조상 공경과 가족애라는 소중한 가치는 더욱 단단하게 이어가야 한다. 이번 명절에도 누군가는 차례상 앞에 앉고, 누군가는 여행가방을 들고 공항으로 향했다. 어느 쪽도 전통의 배신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가족이 서로를 생각하고 존중하며 함께하는 시간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명절의 본뜻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다. 전통을 지킨다는 것은 과거의 모습을 복사하는 일이 아니다. 과거의 가치가 오늘의 삶에서도 살아 숨 쉬도록 끊임없이 새롭게 만드는 일이다.
2026-09-27 15: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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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맛만 보는 시대 지났다…문화 콘텐츠로 소비자 접점 확대
[경제일보] 식품업계가 제품 중심 마케팅에서 벗어나 음식의 문화적 가치와 체험 요소를 함께 전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요리경연은 가족이 참여하는 식품문화축제로 키우고 김치와 김장문화는 박물관 전시·체험으로 축적하며 장수 브랜드는 전통문화 행사 속 이야기와 놀이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21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NS홈쇼핑·풀무원·오뚜기는 각각 축제, 박물관, 문화행사를 통해 소비자가 식품과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NS홈쇼핑은 19년간 이어온 요리경연대회를 온 가족이 참여하는 식품문화축제로 확장하고, 다음 달 16~17일 전북 익산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익산시와 함께 'NS푸드페스타 2026 익산'을 개최한다. 지난해 약 2만명이 행사장을 찾은 가운데 올해는 기존 요리경연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가족 단위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요리·체험·공연·먹거리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했다. 축제 중심에는 전국에서 선발된 참가자들이 참여하는 요리경연이 자리한다. 참가자들이 선보인 메뉴는 맛·편의성·상업성·창의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해 실제 상품이나 신메뉴로 발전할 가능성까지 살핀다. 올해는 여기에 가족이 한 팀으로 직접 요리하는 가족부문 경연을 새롭게 마련해 참여 범위도 넓혔다. 음식 맛과 함께 생산 과정까지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하림 퍼스트키친 생산시설 견학을 비롯해 쿠킹클래스와 '도전! 푸드 골든벨', 쿠킹쇼, 시식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식품을 보고 만들고 맛보는 체험을 한 공간에 담았다. 식품산업과 지역 관광을 잇는 구성도 강화했다. 익산의 대물림 맛집과 식품기업, 청년 창업기업을 한데 소개하고 유관기관까지 참여시켜 지역 식품산업의 흐름을 보여주는 한편 익산역과 버스터미널에서 행사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해 축제 관람이 지역 관광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요리경연을 중심으로 식품 생산·창업·지역 먹거리·관광을 한데 묶어 K-푸드를 직접 보고 즐기는 체험형 콘텐츠로 확장한 것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올해 NS푸드페스타는 요리경연을 중심으로 식품산업과 지역 먹거리, 청년창업, 가족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식품문화축제로 준비했다"며 "아이들과 함께 K-푸드의 저력을 직접 보고 맛보며 축제와 익산 여행을 즐기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NS홈쇼핑이 식품을 대규모 축제로 풀어낸다면 풀무원은 김치와 김장문화를 박물관이라는 상설 공간에 축적하고 있다. 풀무원 뮤지엄김치간은 오는 29일 김치박물관 설립 40주년을 맞아 'Since 1986, 김치박물관: 기억을 모아, 새로운 유산으로' 행사를 개최한다. 1986년 서울 중구 필동에서 문을 연 김치박물관은 이듬해 풀무원이 인수한 뒤 사회공헌 사업으로 운영돼왔다. 2015년에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뮤지엄김치간'으로 재개관해 김치의 유래와 종류, 김장 도구와 공간에 관한 유물에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설립 40주년을 맞아 지난 시간을 보여주는 특별 전시도 마련한다. 5층 김치공부방에는 과거 신문 기사와 사진 등을 전시해 김치박물관의 40년 변천사를 보여주고 4~5층에서는 28가지 김치 영상과 100종의 김치 사진을 선보인다. 전시 중심의 관람에 직접 김치를 만들어보는 체험도 더했다. 어린이 대상 '어린이 김치학교 AWARDS'에서는 기존 참가자 투표에서 다시 만들고 싶은 김치 1위로 선정된 '토마토 배추김치'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체험도 별도로 마련했다. 성인 외국인 대상 'DIY Kimchi 101'에서는 참가자가 맵기 단계와 양념 베이스를 직접 선택해 취향에 맞는 통배추 김치를 만들 수 있다. 프로그램은 영어로 진행해 외국인도 김치 담그기 과정을 따라가며 한국의 김장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뮤지엄김치간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 김치와 김장문화를 전파하는 데서 더 나아가 우리 식문화의 가치를 알리고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전통문화 행사와 제품을 결합해 장수 브랜드의 새로운 체험 콘텐츠를 선보였다. 회사는 열라면 출시 30주년을 맞아 문화유산을 분장과 의상, 퍼포먼스로 재해석하는 참여형 행사 '2026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에 참여해 체험형 부스 '오뚜기 열라면 궁중잔치'를 운영했다. 오뚜기는 국립춘천·공주·대구·전주박물관에서 열린 본선부터 지난 19일 국립중앙박물관 결선까지 전 일정에 참여했으며 체험 부스 누적 방문객은 1만명을 넘어섰다. 부스 역시 일반적인 제품 시식 공간 대신 행사 세계관을 활용했다. 관람객에게 궁중잔치에 초대받은 신하라는 역할을 부여하고 전통놀이와 열라면 체험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참가자는 '열' 과녁을 향해 장난감 활을 쏘거나 제한시간 안에 '열' 글자를 찾는 놀이에 참여하고 이후 왕이 하사한 잔치 음식이라는 설정의 신제품 '로열라면'을 시식할 수 있도록 했다. 체험 이후에는 오뚜기 캐릭터 '뚜기'와 촬영한 사진을 SNS에 인증하면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까지 연계해 현장 참여를 온라인 확산으로 이어갔다. 오뚜기 관계자는 "우리 문화유산을 색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즐기는 행사의 취지에 맞춰 열라면 역시 궁중잔치라는 콘셉트로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선보이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연계한 체험 기회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9-21 16: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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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재건축 노리는 롯데건설…동·서에 '르엘 라운지' 띄운다
[경제일보] 롯데건설이 서울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수주전을 겨냥해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 알리기에 나선다. 목동 동·서측에 브랜드 라운지 두 곳을 동시에 열고 교육과 자연, 예술, 생활서비스를 결합한 주거 전략을 선보이는 등 조합원과의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롯데건설은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 인근과 신정동 학원가에 각각 ‘르엘 라운지’를 개관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목동신시가지 1~14단지가 넓게 분포한 점을 고려해 동·서측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했다. 오목교역 인근 동측 라운지는 프랑스어로 동쪽을 뜻하는 ‘est’를 활용해 ‘르에스트(L’est)’, 신정동 학원가 인근 서측 라운지는 서쪽을 뜻하는 ‘ouest’를 적용한 ‘르웨스트(L’ouest)’로 이름 붙였다. 각가의 라운지는 다음달 1일 오픈한다. 롯데건설은 라운지를 단순한 아파트 홍보 공간보다 브랜드와 주거 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다. 화려한 장식과 과시적인 고급스러움 대신 자연광과 식물, 현대미술 작품 등을 활용해 머무는 동안 자연스러운 품격이 보여지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대형 LED 미디어아트와 클래식 공연 등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명화와 음악을 결합한 ‘그림 읽어주는 베토벤’ 등도 선보인다. 목동에 제시할 주거 전략에는 ‘소르본 프로젝트(SORBONNE PROJECT)’라는 이름을 붙였다. 학군과 녹지가 강점인 목동의 정체성을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가 위치한 라탱지구의 교육·문화 환경과 연결한 개념이다. 소르본 대학 주변이 지성과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목동 역시 △학문 △예술 △문화가 도시의 일상 속에 축적되는 공간으로 대탄생 시키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 문구로 ‘지식의 나무가, 목동의 숲이 되다’를 제시했으며 구체적으로 네 가지 특화 방향을 마련했다. 숲과 정원, 건축을 연계하는 ‘목동 포레스트’를 비롯해 미술작품과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파리 아트’, 교육 콘텐츠를 단지 내 지식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소르본 날리지’, 호텔식 컨시어지와 웰니스 서비스를 결합한 ‘르엘 프리빌리지’ 등이다. 롯데건설은 이를 기존 하이엔드 아파트의 외관과 커뮤니티 경쟁에서 한 단계 확장한 ‘6세대 주거문화’로 정의하고 있다. 주택 공급 중심에서 대단지와 브랜드, 커뮤니티, 하이엔드로 이어져 온 아파트 경쟁이 앞으로는 입주 이후 이용하는 문화와 콘텐츠, 서비스로 옮겨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호텔과 유통, 문화·예술 분야의 서비스 역량을 르엘 단지에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하드웨어 중심의 고급화만으로 차별화하기보다 입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주거 상품의 한 축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라운지 개관은 목동 재건축 수주전과도 맞닿아 있다. 롯데건설은 현재 목동신시가지 2·7·11·14단지를 포함해 향후 시공사 선정에 나설 사업지를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단지별 사업 일정과 입찰 조건을 살핀 뒤 실제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목동에서는 14개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사전 수주 활동도 확대되고 있다. 6단지와 10단지 등 일부 단지에서는 이미 시공사 선정이 진행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높거나 규모가 큰 후속 단지를 둘러싼 경쟁이 남아 있다. 롯데건설 역시 본입찰 이전부터 별도의 브랜드 공간을 마련해 장기적인 수주 기반을 다지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목동이 지난 40년간 쌓아온 교육과 자연의 가치를 계승하고 지성과 예술,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를 더하는 것이 롯데건설이 제안하는 목동 재건축의 방향성이다”라며 “르엘을 통해 교육이 지성이 되고, 지성이 문화가 되며, 문화가 일상이 되는 목동만의 새로운 주거문화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6 09: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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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은 사람 아닌 제도를 보고 해야 한다
[경제일보] 헌법에는 권력을 주는 조항만 있는 것이 아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 권력을 자신을 위해 고치지 못하도록 막는 조항도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28조 2항이 그렇다.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 짧은 한 문장이다. 그러나 이 조항에는 권력과 헌법의 관계에 대한 무거운 원칙이 들어 있다. 헌법을 고칠 수는 있어도 자신을 위해 고쳐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9일 파리 동포간담회에서 자신의 임기를 직접 언급했다. 취임 초 정상외교 일정을 많이 잡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기 때문에” 정상외교를 빨리 시작해야 효과를 오래 누릴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상외교에 관한 설명이었지만 정치권에서 대통령 4년 중임·연임제 개헌과 현직 대통령의 향후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주목받았다. 대통령의 말은 원칙적으로 옳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 임기를 5년으로 하고 중임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더 중요한 것은 앞서 말한 제128조다. 대통령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은 개헌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도록 못 박았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개헌이 현직 권력자의 집권 연장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그런데 최근 개헌 논의는 이 단순한 원칙에서 자꾸 벗어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 또는 연임제로 바꾸는 권력구조 개편을 언급하면서 개헌을 위해 필요하다면 자신의 임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야권에서는 중임제와 임기 단축이 결합할 경우 현직 대통령의 향후 재출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반대편에서는 연임제 개헌의 경우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반론이 나온다. 개헌의 필요성보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출마할 수 있느냐’가 정치적 관심사가 돼버린 셈이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개헌은 대통령 한 사람의 임기를 정하는 작업이 아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대통령과 국회, 정부와 사법부가 어떤 관계를 맺고 국가 권력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결정하는 국가의 기본설계다. 지금 개헌한다면 그 기준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가 아니라 2030년, 2040년의 대한민국에 어떤 권력구조가 필요한가여야 한다. 1987년 헌법이 만들어진 지 거의 40년이 흘렀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크게 변했다. 경제 규모도, 인구 구조도, 지방의 현실도 달라졌다.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 역시 1987년과 같지 않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장단점도 충분히 경험했다.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다음 선거를 의식해야 하고 임기 후반에는 급격한 레임덕이 나타나는 문제, 국회의원 임기와 대통령 임기가 엇갈리면서 선거가 사실상 상시화되는 문제도 있다. 반대로 4년 중임제는 국민에게 대통령을 한 번 더 평가할 기회를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권력 집중이 장기화할 위험도 있다. 그러니 논의할 것은 많다. 대통령 임기만 고칠 일도 아니다. 대통령의 권한을 어디까지 조정할 것인지, 국회의 견제 기능은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국무총리의 역할은 어떻게 할 것인지, 감사원과 검찰·경찰 등 권력기관의 독립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지방분권과 기본권, 국민투표와 개헌 절차도 논의 대상이다.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4년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대한민국의 권력구조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개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사람을 먼저 놓고 제도를 설계하는 일이다. 동양 고전 <한비자>에는 “법불아귀(法不阿貴)”라는 말이 나온다. 법은 귀한 사람에게 아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법의 적용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2000여 년 전의 말이지만 헌법 논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좋은 헌법은 좋은 지도자를 전제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권력이 일정한 범위 안에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좋은 헌법이다. 그래서 헌법 제128조 2항의 정신은 중요하다. 헌법을 고치는 사람이 그 결과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개헌의 정당성을 지키는 일종의 ‘이해충돌 방지장치’다. 헌법을 바꾸는 정치세력과 그 헌법의 혜택을 받는 정치세력을 분리해야 개헌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생긴다. 여야 모두 이 원칙 앞에서는 한발 물러서야 한다. 여권은 개헌 논의를 현직 대통령의 정치 일정과 연결할 여지를 스스로 차단해야 한다. 야권 역시 모든 개헌 논의를 ‘집권 연장 시도’라고 규정하며 정치적 의심부터 앞세우는 태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실제 현행 헌법에는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과 중임 변경을 제한하는 조항이 존재한다. 개헌 논쟁은 그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대통령도 이번 발언을 한 걸음 더 분명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임기는 헌법상 제한돼 있다”는 언급에서 그칠 게 아니라 개헌으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권력구조가 자신의 정치적 거취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그래야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고 개헌 논의를 제도의 문제로 되돌릴 수 있다. 개헌에는 더 중요한 관문도 있다. 헌법 제130조에 따르면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이후 국민투표에서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가 투표해 투표자 과반수가 찬성해야 확정된다. 어느 한 정당이나 대통령 혼자 밀어붙일 수 없는 구조다. 헌법 자체가 개헌을 ‘합의의 정치’로 설계해 놓은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누가 다음 대통령 선거에 나갈 수 있느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어떤 대통령제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4년 연임제와 중임제의 장단점을 공개적으로 비교하고 대통령·국회·사법부 사이의 권력 배분 방안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여야와 헌법학자,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개헌 논의기구를 만들어 쟁점을 정리할 수도 있다. 개헌은 정치공학이 되는 순간 실패한다. 현직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설계해도 안 되고, 현직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만들기 위해 설계해서도 안 된다. 헌법은 특정 정치인을 위한 계약서가 아니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까지 적용받을 국가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파리에서 말한 대로 대통령의 임기는 헌법에 의해 제한된다. 그렇다면 이제 정치권도 그 헌법의 정신을 받아들일 차례다. 사람은 임기가 끝나면 떠난다. 헌법은 남는다. 개헌의 출발점은 바로 그 단순한 사실이어야 한다.
2026-09-10 1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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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했다고 생산성 오르지 않는다"…정재헌 SKT CEO가 말한 'AX의 J커브'
[경제일보]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전환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독자 AI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AX 시대의 일하는 방식'과 미래 인재상을 제시했다.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AI를 도입한다고 곧바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초기의 불편함을 견디고 업무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생산성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2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정재헌 CEO는 전날 서울대학교 제1공학관에서 대학생·대학원생 약 300명을 대상으로 'AI 시대의 선택과 기회'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강연은 SK텔레콤과 서울대가 10년째 운영하는 AI 공동과정의 첫 수업으로, 지난 1987년 서울대 공법학과에 입학한 정 CEO가 약 40년 만에 모교 강단에 선 자리로 알려졌다. 정 CEO가 이날 제시한 핵심 개념은 'AX의 J커브'다. AI 전환(AX) 초기에는 재교육과 업무 재설계, 데이터·조직 정비 등으로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이른바 '불편함의 골짜기'를 넘어선 조직은 어느 순간 생산성이 가파르게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AX 전환을 위해 낯설게 보기, 극한 마주하기, 불편해지기 등 세 가지 방법론을 제시했다. 기존 업무 방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AI를 전제로 업무를 다시 설계하는 동시에 기존 방식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에 도전하고 AI 도입 초기의 시행착오를 견뎌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텔레콤 내부 사례도 소개했다. 한 개발자가 고객 요청에 따른 시스템 수정 업무를 기존 방식으로 약 50시간에 걸쳐 처리했지만, 이를 AI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500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AI 에이전트를 새로 만들고 수정하며 수백 차례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전환 작업이 완료된 이후 같은 업무에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으로 감소했다. 정 CEO가 강조한 '극한 마주하기'에는 독자 AI 모델 개발 경험도 포함됐다. SK텔레콤은 제한된 GPU 환경에서도 6880억 파라미터 규모의 초거대 AI 모델 'A.X K2'를 개발했다. A.X K2는 지난 7월 오픈웨이트 모델로 공개됐으며, 최근 공개된 기술보고서에서는 6880억 파라미터 규모의 전문가 혼합(MoE) 모델로 소개됐다. 특히 AI가 기업을 넘어 국가 간 경쟁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독자적인 AI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정 CEO는 AI 시대에도 인간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AI가 코딩 등 기술적인 업무를 점점 더 잘 수행할수록 사람에게는 자신의 전문 분야를 이해하고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능력이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AI 시대 인재에게 필요한 역량으로 '생각 근육', '적응 근육', '공감 근육', '신체 지능'을 제시했다. 본질을 파악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정재헌 CEO는 "AI가 모든 것을 결정할 것 같은 시대지만 그렇지 않다"며 "주도성을 가지고 스스로 방향을 정하는 통찰력과 공감 능력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치를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은 끝까지 사람의 몫일 것"이라며 "10년 뒤 AI 시대의 새로운 질문에 대한 답을 만들어갈 여러분과 혁신 현장에서 동료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2026-09-02 10: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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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력망 선점"…HD현대일렉·효성重, 420kV 친환경 기술 경쟁
[경제일보] 유럽 전력망 시장을 둘러싼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의 경쟁이 프랑스 파리에서 맞붙었다. 두 회사는 ‘CIGRE 파리 세션 2026’에서 나란히 420kV급 SF₆-Free 가스절연개폐장치(GIS)를 전면에 세웠다. 같은 전압대의 친환경 제품을 꺼냈지만 공략법은 다르다. HD현대일렉트릭이 인증과 공급 실적을 바탕으로 빠른 상용화에 무게를 둔다면,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송전부터 데이터센터용 배전까지 묶은 ‘토털 솔루션’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CIGRE 파리 세션은 지난 23일부터 오는 2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2024년 행사에는 99개국에서 1만1200명 이상의 전력산업 관계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양사가 유럽을 겨냥한 배경에는 대규모 전력망 투자가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전력망에 5840억 유로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유럽 배전망의 약 40%가 가동 40년을 넘긴 데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도 설비 교체·증설을 재촉하고 있다. 환경 규제도 시장을 바꾸고 있다. EU F-gas 규정은 2028년부터 52kV 초과 145kV 이하 고압 개폐장치에, 2032년부터는 145kV 초과 제품에 지구온난화지수(GWP) 1 이상인 절연·차단 매질 사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유럽 초고압 전력기기 시장에서 친환경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HD현대일렉, PQ 통과 후 첫 수주 HD현대일렉트릭은 이번 전시에서 72.5kV와 145kV급 제품에 최근 시험을 마친 420kV급 ‘GREENTRIC 550SRE’를 추가했다. 현재 72.5·145·170·420 kV급 SF₆-Free GIS를 확보했으며, 앞으로 3년 안에 300·362 kV급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주요 전압대별로 친환경 GIS 라인업을 촘촘하게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유럽에서 먼저 쌓은 공급 경험도 앞세운다. 지난해 스웨덴 전력청으로부터 145kV SF₆-Free GIS를 국내 업체 최초로 수주한 뒤 핀란드에서도 14대를 추가로 수주했다. 영국 내셔널그리드와는 400kV·275kV급 초고압 변압기 13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420kV 제품도 개발 단계에서 유럽 송전망 운영사의 사전적격심사(PQ)를 통과한 상태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420kV급은 유럽 주요 송전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전압대로, 국내 최초로 해당 제품을 개발해 친환경 전력기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유럽 송전망 운영사의 PQ를 통과했고 현재 영국 주요 전력회사와 장기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내 또는 내년 초 첫 수주가 목표”라고 했다. 이어 “향후 3년 내 300kV와 362kV급 제품까지 개발하고 친환경 절연유 변압기, 해상풍력용 특수 변압기 등 폭넓은 포트폴리오와 유럽 공급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효성중공업, GIS 넘어 HVDC·SST ‘토털 솔루션’ 효성중공업은 CIGRE에서 독자 기술로 개발한 420kV급 SF₆-Free GIS를 처음 공개했다. 여기에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STATCOM,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변압기(SST), 친환경 절연유 변압기, AI 기반 전력설비 자산관리 플랫폼 ‘ARMOUR+’까지 함께 전시했다. 개별 기기보다 송·배전과 설비 관리를 아우르는 사업 역량을 보여주는 데 방점을 찍었다. 효성중공업도 기존 초고압 전력기기를 기반으로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지난해 12월 영국·스웨덴·스페인에서 초고압 변압기와 리액터 등 2300억원이 넘는 전력기기를 수주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는 7조498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에 육박했고, 연간 수주 목표도 기존 8조40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높였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420kV급 초고압 GIS를 탄소 저감형으로 독자 개발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탄소중립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과 수주 목표는 아직 공개하기 어렵지만 현지 고객과의 협의와 시장 반응을 바탕으로 사업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개별 전력기기 공급을 넘어 GIS와 HVDC·STATCOM·SST, AI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역량을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먼저 수주하는 HD, 넓게 묶는 효성 현재 공개된 내용만 놓고 보면 420kV GIS의 유럽 사업화 속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한 발 앞선 모습이다. PQ를 통과한 데 이어 영국 전력회사와 장기 계약을 논의하고 첫 수주 목표 시점까지 제시했다. 효성중공업은 제품을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한 단계로,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는 기술 자체의 우열보다는 현재 사업화 진척도의 차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반면 경쟁이 전력망 전체로 확대되면 구도는 달라진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고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장거리 대용량 송전과 계통 안정화, 디지털 설비 관리 기술의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GIS뿐 아니라 HVDC·STATCOM·SST까지 한꺼번에 제시한 효성중공업이 ‘토털 솔루션’을 강조하는 이유다. 결국 승부는 전시장보다 실제 설치 현장에서 갈릴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앞선 사업화 속도를 장기 공급 계약으로 연결해야 하고, 효성중공업은 폭넓은 기술 포트폴리오를 실제 패키지 수주로 증명해야 한다. EU의 환경 규제 강화와 대규모 전력망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 송전망 운영사의 검증을 넘어 반복 수주와 장기 운전 레퍼런스를 먼저 쌓는 회사가 유럽 시장 선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2026-08-26 17: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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