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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AI 인사 전면 배치한 정부…'AI 3대 강국' 실행력 시험대
[경제일보] 정부가 인공지능(AI) 정책을 이끌 핵심 인선을 잇달아 단행하면서 그동안 흩어져 있던 AI 정책의 방향을 정비하고 산업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행력을 높이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민간 AI·정보기술(IT) 분야 경험을 갖춘 인사를 전면에 배치한 만큼 정책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AI 투자와 기술 개발, 서비스 확산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이해민 AI미래기획수석과 하정우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을 잇달아 기용하며 AI 정책 컨트롤타워 재정비에 나섰다. AI 산업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정책을 구체화하고 부처 간 조율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선은 민간 현장 경험을 갖춘 인사를 AI 정책 전면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AI 기술과 산업 현장의 변화를 직접 경험한 인사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면서 기술 개발 기업과 실제 AI를 도입하는 기업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I 산업은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정책 결정이 늦어질 경우 기업의 투자와 사업 추진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분야에 정부 지원이 집중되는지, 데이터와 컴퓨팅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AI 서비스를 둘러싼 규제가 어느 수준에서 적용되는지에 따라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는 특정 산업에 국한된 기술이 아니라 제조·금융·통신·의료·유통·콘텐츠 등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범용 기술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AI를 국가 성장동력으로 제시하면서도 실제 현장에서 기업이 어떤 기준에 따라 AI를 도입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면 정책 목표와 산업 현장 사이에 간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관련 대규모 투자 역시 실제 산업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컴퓨팅 인프라와 연구개발에 투자하더라도 기업이 이를 활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매출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국가 차원의 AI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AI 산업은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해야 하는 동시에 제조·반도체·통신·자동차 등 국내 산업의 AI 전환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에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뿐 아니라 이를 실제 업무와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수요기업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정부 정책의 일관성도 중요한 변수다. AI 기술은 정부 임기보다 긴 시간과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기업들이 단기적인 지원사업보다 중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보고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정책이 부처별로 나뉘거나 규제 기준이 빠르게 바뀔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시점과 사업 방향을 결정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AI 정책 컨트롤타워가 명확해지면 이러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AI 산업 육성, 규제 개선, 인프라 확충, 인재 양성 등 여러 정책이 개별 부처 단위로 추진되는 대신 하나의 국가 전략 아래 연계될 경우 기업이 정부 정책의 방향을 예측하고 투자와 사업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인선만으로 산업 현장의 변화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AI 기업이 기술 개발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와 GPU 등 컴퓨팅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지, 기업들이 AI 서비스를 도입할 때 불필요한 규제에 발목 잡히지 않는지, 정부 지원이 실제 매출과 수출 등 산업 성과로 이어지는 정책 결정 속도와 현장 적용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AI 도입 과정에서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기술 자체보다 정책과 규제의 불확실성이 될 수 있다. 새로운 AI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어떤 규제가 적용되는지 해석이 달라지거나 부처마다 다른 기준을 제시할 경우 기업은 기술 개발보다 규제 대응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가 'AI 3대 강국'이라는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산업 현장에서 혼선을 줄이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AI 개발 기업에는 사업화의 길을 열고, AI를 활용하려는 기업에는 명확한 규칙을 제시하며, 필요한 인프라와 인재를 적시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정책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민간 경험을 갖춘 AI 인사를 전면에 배치한 것도 결국 이러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정부가 내놓을 AI 정책의 성패 역시 새로운 조직이나 인물의 등장 자체보다 이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얼마나 빠르게 정책에 반영하고 기업의 투자와 AI 도입을 실제 성과로 연결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신임 상근부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국가AI전략위원회가 국가 AI 비전을 제시하고 민간의 혁신 역량과 정부의 정책 역량을 연결해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는 국가 AI 거버넌스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며 "필요한 정책은 신속하게 결정하고 부처 간 쟁점은 적극적으로 조정하며 현장의 걸림돌은 과감히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2026-08-31 1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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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뛰는데 왜 서민 경기는 뛰지 않는가
[경제일보] 한국 경제의 성적표만 놓고 보면 요즘처럼 반가운 때도 드물다. 수출이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반도체가 수출 증가를 이끌면서 대외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월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상반기 수출도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7월 수출 역시 988억9000만 달러로 역대 2위였으며 반도체 수출은 410억1000만 달러에 달했다. 숫자만 보면 한국 경제가 힘차게 질주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다. 시장과 골목의 표정은 그만큼 밝지 않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줄었다고 말한다. 가계는 월급보다 빠르게 오르는 생활비에 지갑을 닫고 있다. 수출은 역대급인데 왜 국민이 느끼는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가. 문제는 거시경제 지표와 실물경제의 체감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반도체의 선전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AI 산업 확산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우리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6월 반도체 수출은 448억2000만 달러로 사상 처음 4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1924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경제 전체를 반도체 하나의 성적표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반도체는 고도의 자동화와 자본집약적 생산구조를 갖고 있어 수출 증가가 고용과 내수 확대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반도체 수출이 늘었다고 동네 식당 매출이 함께 증가하는 것도, 대기업의 수출 호황이 청년 일자리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성장의 미스매치’다. 수출이 늘고 기업 실적이 좋아지는 것은 분명한 호재다. 문제는 성장의 과실이 어디로 흘러가느냐다. 대기업과 첨단산업에 집중된 성과가 중견·중소기업과 서비스업, 자영업자, 근로자에게 충분히 확산되지 않는다면 국민이 체감하는 풍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수출 호황을 내수 회복으로 연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첨단산업의 성과가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중소·중견기업으로 확산되도록 공급망을 강화하고,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해외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에게도 단기 일자리 숫자보다 AI·반도체·바이오·로봇·에너지 등 미래 산업과 연결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내수와 서비스업을 살리는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자영업자에 대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임대료와 금융비용 등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생산성이 낮은 부문의 구조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 관광·문화·의료·콘텐츠·돌봄 등 고용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가계의 실질소득을 높여 소비 여력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숫자에 취해서는 안 된다. 수출이 잘된다고 경제가 저절로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체감경기가 어렵다고 수출 호조의 가치를 깎아내려서도 안 된다. 두 현실을 함께 보는 것이 경제를 제대로 보는 상식이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엔진이고 내수는 그 엔진이 움직이는 도로다. 엔진만 아무리 좋아도 도로가 무너지면 자동차는 제대로 달릴 수 없다. 진짜 경제 회복은 수출 통계표에서 끝나지 않는다. 청년이 첫 직장을 얻고, 직장인이 월급의 실질가치를 체감하며, 자영업자가 저녁 장사를 걱정하지 않고, 평범한 가정이 내일을 불안해하지 않을 때 비로소 성장의 의미가 완성된다. 경제는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의 기록을 축하하되 그 기록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수출의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기업에서 가계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퍼져 나가야 한다. ‘수출은 잘되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든가’라는 국민의 질문에 경제정책이 답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화려한 경제지표도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성장만이 아니다. 성장의 과실이 더 넓고 깊게 국민에게 돌아가는 성장, 그것이야말로 진짜 경제성장이다.
2026-08-23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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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행복도 '극과 극'…SK하이닉스 상위 3%·삼성전자 60%
[경제일보] 국내 직장인의 전반적인 행복도가 하락한 가운데 같은 산업에 속한 기업 사이에서도 재직자가 느끼는 행복 수준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전체 기업 가운데 상위 3%에 포함된 반면 삼성전자는 상위 60% 수준에 머물렀다. 12일 직장인 소셜 플랫폼 블라인드가 한국노동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지표를 토대로 실시한 ‘블라인드 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행복 점수 50점 이상을 기록한 기업의 비중은 전년 47%에서 올해 33%로 14%포인트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국내 직장인 3만437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행복지수가 전년보다 상승한 기업은 100여곳에 그친 반면 하락한 기업은 370곳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이 체감하는 조직생활의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는 의미다. 기업별 행복도에서는 산업 내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반도체 업계의 SK하이닉스는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상위 3%에 포함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상위 60% 수준으로 집계됐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과 기업별 실적 차이가 확대되는 가운데 구성원이 느끼는 직장생활 만족도에서도 양사의 격차가 두드러진 것이다. 플랫폼 업계의 차이는 더욱 컸다. 네이버는 전체 조사 기업 가운데 상위 2%에 올랐다. 반면 카카오는 지난해 상위 46%에서 올해 상위 93%까지 하락했다. 기업의 사업 실적이나 성장 전망뿐 아니라 보상체계, 조직문화, 경영진에 대한 신뢰, 업무 강도 등이 직장인의 행복도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체 기업 가운데 행복도가 가장 높은 곳은 한국가스공사로 85점을 기록했다. SAP코리아와 한국남동발전이 각각 82점으로 뒤를 이었으며 구글코리아가 80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79점을 기록했다. 상위권에는 공기업과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 등이 고르게 포함됐다. 직군별 행복도에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변호사가 54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의료인 51점, 의사 50점 등 전문직이 상위권을 유지했다. 반도체와 회로 설계 등을 담당하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는 49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상위권에 진입했다. AI 산업 확대로 반도체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보상 수준과 전문인력 가치가 상승한 산업 환경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직군은 기획자로 36점에 그쳤다. 직업군인은 37점, 고객서비스 직군은 40점으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업무 특성과 조직 내 역할, 고객 응대에 따른 감정노동, 업무성과 평가 방식 등이 직군별 행복도 격차와 관련된 요인으로 분석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직장인의 행복도가 전반적으로 떨어졌음에도 이직을 시도한 비율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이다. 통상 현재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지면 새로운 직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1년 이내 이직을 시도한 직장인의 비율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와 고용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직장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회사를 떠나기 어려운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실제 최근 제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이어지고 청년층 취업자가 감소하는 등 노동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보수적으로 운영할 경우 직장인 역시 이직에 따른 위험을 크게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조직문화가 직장인의 행복도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됐다. 블라인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행복도 상·하위 기업 재직자들이 작성한 게시물 약 21만8000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행복도가 높은 기업의 게시물에서는 조직을 당장 떠나려는 내용보다 조직 내부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의견을 제시하거나 질문하는 대화가 하위 기업보다 1.8배 많이 나타났다. 직장에 문제가 없어서 행복도가 높은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해도 조직 안에서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와 신뢰가 직장 만족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구성원이 조직 개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회사와의 관계에서 신뢰를 잃을 경우 급여나 복지 등 개별 근무조건만으로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이번 조사는 직장인의 행복도가 단순히 연봉이나 복지 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문화와 성장 가능성, 구성원이 느끼는 신뢰와 안정성 등이 함께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동일 산업에서도 기업별 행복도 격차가 크게 나타난 만큼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플랫폼 업계를 중심으로 조직문화와 구성원 만족도가 기업 경쟁력의 또 다른 지표로 부상할 전망이다.
2026-08-12 14: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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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3주체를 다시 짜라 ③정부편
[경제일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정부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정부 역할이 산업 지원과 규제 정비에 집중됐다면, AI 시대에는 데이터, 전력망, 인재, 안전망, 소비자 보호, 공공서비스, 국가 안보까지 포괄하는 종합 설계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AI가 기업의 생산 방식과 소비자의 생활 방식을 동시에 바꾸면서 정부도 단순한 규제자나 투자자를 넘어 국가 운영체제의 설계자로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 진흥, 규제 설계, 인프라 구축, 인재 양성, 소비자 보호를 따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묶어야 한다는 것이다. 11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AI는 이미 산업정책의 핵심 축으로 올라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6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AI 데이터센터(AIDC), 피지컬 AI, K-반도체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제시하고, 해외 투자 유치를 포함해 총 550조원 규모의 민간투자로 기가와트급 초거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예약과 결제 등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1인 1 AI 에이전트’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AI 제도 정비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은 올해 1월 22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AI 연구개발과 학습용 데이터 구축, AI 활용 확산, 창업 지원, 인재 양성, 데이터센터 구축 지원 등의 근거를 담고 있다. 동시에 고영향 AI에 대한 투명성, 안전성, 인간 감독 등 신뢰 확보 장치도 포함했다. 한 AI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은 속도가 생명인 만큼 과도한 규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설명 책임과 안전장치가 없으면 소비자와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어 산업 진흥과 신뢰 구축을 동시에 설계하는 정부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AI 산업정책, 지원금 경쟁으로 끝나선 안 돼 정부의 AI 산업정책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반도체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이고, 피지컬 AI는 로봇과 자율주행, 제조 자동화와 연결된다. AI 데이터센터는 모든 AI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컴퓨팅 인프라다. 정부가 이 세 분야를 묶어 국가 프로젝트로 제시한 것은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니라 제조업, 에너지, 지역경제, 안보가 결합된 복합 산업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대형 프로젝트가 성과로 이어지려면 재정 투입과 세제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데이터센터 입지, 전력망 확충, 용수 확보, 지역 주민 수용성, 전문 인력 공급이 함께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1일 정부가 수도권 밖 호남에 조성하려는 반도체 산업단지를 두고 대규모 전력·용수 수요와 지역 주민 반발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산업단지 조성에는 800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며, 계획대로면 4개 반도체 공장의 전력 수요만으로도 광주·전북·전남 지역의 현재 연간 전력 소비량의 70∼80%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는 기업 투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전력망, 용수, 도로, 대학 인력, 지역 민원 조정까지 정부가 함께 풀어야 실제 착공과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데이터·전력·인재가 새 국가 인프라로 부상 AI 시대의 국가 인프라는 도로와 항만, 공항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데이터, 클라우드, GPU, 전력망, 고급 인재가 새로운 국가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AI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려면 대규모 학습 데이터와 안정적인 컴퓨팅 자원,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AI 정책은 과학기술 정책인 동시에 에너지 정책, 교육 정책, 지역균형 정책의 성격을 함께 띠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전력 수요와 직결된다. AI 연산은 기존 인터넷 서비스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정부가 권역별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더라도 전력망 보강과 재생에너지, 원전, 송전선로 문제를 동시에 조정하지 못하면 투자 계획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재 문제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AI 전문인력은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대기업, 스타트업이 동시에 확보 경쟁을 벌이는 분야다. 대학 교육만으로는 산업 현장의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12개 부처와 함께 514만명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실시하고, AI디지털배움터를 전국 69개 거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 서울 소재 대학 교수는 “AI 인재 정책은 박사급 연구자 양성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중소기업 직원, 공무원, 교사, 금융·제조 현장 인력까지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재교육 체계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와 신뢰 구축 병행 요구 AI 기본법 시행으로 한국은 AI 산업 진흥과 신뢰 기반 조성을 함께 추진할 법적 틀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은 고영향 AI에 대해 투명성과 안전성 확보를 요구하고, 생성형 AI 결과물에 대한 표시 의무 등도 규정하고 있다. 의료, 금융, 교통, 채용, 교육처럼 국민의 생명과 기본권, 재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에서는 AI 활용에 더 높은 수준의 설명 책임과 인간의 감독이 요구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AI 기본법과 시행령이 현장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인증, 문서화, 영향평가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소비자와 시민사회에서는 AI가 신용평가, 채용, 보험, 의료 판단에 활용될 경우 설명 가능성과 이의제기 절차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AI 기본법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초기 기업에 대기업 수준의 문서화와 검증 부담이 부과되면 서비스 출시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며 “위험도가 낮은 서비스와 고영향 AI를 구분해 규제를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AI가 금융 심사나 채용, 보험료 산정에 쓰일 경우 소비자는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알기 어렵다”며 “기술 발전을 이유로 설명 책임과 이의제기 절차가 약화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과제는 이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에 있다. AI 산업을 키우기 위해 규제를 무조건 늦추면 신뢰가 약해질 수 있고, 신뢰 확보를 이유로 규제를 과도하게 설계하면 혁신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분야별 위험 수준에 따라 규제를 달리 적용하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공부문 AI, 행정 혁신의 시험대 정부 자체도 AI 전환의 대상이다. 행정 민원, 복지 심사, 세금 신고, 재난 대응, 교통 관리, 보건의료, 교육 행정 등 공공서비스 전반에서 AI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반복 민원을 줄이고 행정 처리 속도를 높이며,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을 더 빨리 찾아낼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다만 공공부문 AI에는 민간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의 AI 판단은 국민의 권리와 직접 연결될 수 있어서다. 복지 수급 대상 선정, 세무 조사, 채용·평가, 치안·감시 분야에서 AI가 활용될 경우 오류나 편향이 발생하면 피해가 클 수 있다. 공공 AI는 효율성뿐 아니라 투명성, 책임성, 감사 가능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처별 정책 넘어 국가 조정 능력이 관건 AI 시대 정부의 역할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산업을 키우면서도 소비자를 보호해야 하고, 투자를 촉진하면서도 전력과 지역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 기업의 혁신을 막지 않으면서도 고영향 AI의 위험을 관리해야 하고, 청년에게는 새 일자리를 만들고 기존 노동자에게는 전환 교육과 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전환의 성패가 개별 부처의 정책 경쟁이 아니라 정부 전체의 조정 능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과학기술, 산업, 금융, 교육, 노동, 복지, 에너지 정책이 따로 움직이면 AI 전환이 성장보다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대로 인프라, 인재, 규제, 안전망, 신뢰 체계를 하나의 전략으로 묶을 경우 AI가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AI 시대 정부는 돈을 나눠주는 투자자나 기업을 단속하는 규제자에 머물 수 없다”며 “국가 데이터 인프라와 전력망, 인재 양성, 소비자 보호, 일자리 전환을 함께 설계하는 운영체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8-11 11: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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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초박빙 전대, 이제는 지지층 확장까지 생각해야
[경제일보]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표 경선이 끝까지 초박빙이다. 9일 강원·대구·경북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정청래 후보를 합산 4.14%포인트(p) 차로 앞섰다. 강원에서는 김 후보가 50.30%를 얻어 정 후보의 41.94%를 앞섰고, 경북에서도 김 후보가 47.37%로 정 후보의 45.71%를 눌렀다. 반면 대구에서는 정 후보가 47.82%로 김 후보의 46.35%를 앞섰다. 지역마다 승패가 엇갈릴 정도로 두 후보의 경쟁은 팽팽하다. 앞선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 제주·인천에서도 두 후보의 격차는 크지 않았다. 9일 경선 직전 누적 득표율은 김 후보 45.42%, 정 후보 44.56%로 불과 0.86%p 차였다. 사실상 1% 안팎의 싸움이다. 경선이 치열한 것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 오히려 후보 간 경쟁은 당원들의 관심을 높이고 지도부에 긴장감을 준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같게 하는 ‘1인 1표제’가 처음 적용됐다. 최종 반영 비율도 대의원·권리당원 70%, 국민 여론조사 30%다. 당원주권을 강화하겠다는 민주당의 방향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이 더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은 누가 1% 차이로 이기느냐가 아니다. 그 치열한 경쟁이 당의 외연을 넓히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경선이 접전일수록 후보들은 당원들에게 더 강한 메시지를 내놓기 쉽다. 상대보다 한발 더 선명해야 표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작동한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야당과의 관계, 대통령실과의 거리 설정에서도 비슷한 유혹이 생긴다. 적극적으로 투표하는 권리당원의 마음을 잡으려면 강한 구호와 단호한 태도가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금 야당이 아니다. 정부와 국회를 함께 책임지는 집권당이다. 야당 시절에는 지지층 결집만으로 정치적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집권당은 다르다. 중도층과 무당층,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국민까지 설득해야 한다. 당원에게 박수받는 메시지가 국민 전체에게도 같은 평가를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이것이 ‘당심 정치’의 역설이다. 당원을 존중할수록 당원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충실하게 대변하는 것이 당원주권의 전부라면 정당은 점점 자기 지지층 안으로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정당의 경쟁력은 충성도 높은 지지층의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유권자를 움직여야 한다. 특히 집권당은 국정 운영을 통해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에게도 신뢰를 얻어야 한다. 최근 한국 정치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각 정당이 자기 지지층만 바라보는 ‘진영의 섬’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 진영의 주장을 무조건 틀렸다고 규정하고 당내 다른 목소리마저 배신이나 해당 행위로 몰아붙이는 순간 정치는 설득보다 동원에 의존하게 된다. 동원 정치는 단기적으로 강하다. 강한 언어는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온라인에서 확산된다. 그러나 그 대가는 외연 축소다. 중도층은 거친 정치에 피로를 느끼고 무당층은 정치에서 더 멀어진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같은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하기도 어렵다. 집권당 대표에게 필요한 능력은 지지층의 요구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지지층을 설득하는 것이다. 당원이 원하는 정책이라도 국가 전체에 큰 부작용이 예상된다면 설명하고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실에도 할 말을 해야 한다. 반대로 당내 강경론이 국정을 흔들 때는 당을 설득하고 책임 있게 조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민주당 경선은 단순한 당권 경쟁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집권당이 어떤 정치 방식으로 국정을 뒷받침할 것인지 결정하는 선거다. 경제 상황만 봐도 그렇다. 반도체 호황과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라는 기회가 있지만 내수와 자영업, 고용과 지역경제 문제는 여전히 무겁다. 부동산과 세제, 노동시간과 에너지 정책에서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충돌한다. 이런 문제는 구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보완수사권이나 언론제도 개혁 같은 정치적 쟁점도 마찬가지다.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제도 변화에 따른 부작용 우려를 동시에 들여다봐야 한다. ‘개혁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이분법으로는 좋은 정책을 만들 수 없다. 집권당 대표가 해야 할 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당원의 요구를 정책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국민 전체가 감당해야 할 비용을 계산하고 반대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며 최종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대안을 만드는 것이다. 국민 여론조사가 30% 반영된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후보들이 실제로 누구를 바라보고 정치하느냐다. 국민 여론조사를 형식적인 안전장치로 두고 경선 내내 권리당원만 바라본다면 민심 반영이라는 취지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당원주권을 강화하는 방향을 되돌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당원이 정책 결정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당원주권과 국민정당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다. 건강한 정당은 당원이 중심에 서면서도 국민에게 열려 있는 정당이다. 당원의 요구를 모아 국민적 의제로 확장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당원이 뽑은 대표가 국민 전체를 바라볼 때 당원주권도 더 강한 정당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논어>에는 “군자는 화합하되 같기만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不同)’이 있다. 같은 정당 안에서도 다른 의견이 존재할 수 있고, 국민 사이에는 더 다양한 생각이 존재한다. 그것을 인정하고 조정하는 것이 정치다. 민주당의 이번 경선에는 분명 승자가 나온다. 그러나 정당 정치의 진짜 승패는 전당대회장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경선 이후 얼마나 많은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느냐, 당을 얼마나 넓힐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당심을 얻고 민심을 잃는다면 1% 차이의 승리는 오래가지 못한다. 민주당 차기 대표가 보여줘야 할 것은 누가 더 선명한지가 아니다. 누가 더 넓게 듣고 더 많은 국민을 설득하며 집권당의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가다. 이번 전당대회의 진짜 관전 포인트도 바로 거기에 있다.
2026-08-10 13: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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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AI는 인프라부터"…2조원 투자로 AIDC 사업 속도
[경제일보]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를 중심으로 AI 기업(B2B)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수도권 최대 규모인 파주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2조원을 투자하는 동시에 AI 컨택센터(AICC)와 AI 보안 사업까지 육성하며 AI 기반 기업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AI 투자 확대에도 별도 외부 자금 조달 없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며 성장과 주주환원을 병행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6일 LG유플러스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AI 인프라 투자와 기업 AI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파주 AI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을 앞당겼다"며 "현재 GPU 기반의 AI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단계적이고 확장 가능한 AIDC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2조원을 투자해 현재 파주에 수도권 최대 규모인 200MW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4개 동을 순차적으로 개소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AI 추론 서비스 수요를, 지방에서는 학습과 비실시간 추론 수요를 담당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투자 재원은 외부 차입보다 자체 현금 흐름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여 부사장은 "2026년도 CAPEX(자본적 지출)는 AIDC 투자 확대를 통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EBITDA 범위 내 투자 기조를 유지하며 프리캐시플로(잉여현금흐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AIDC 사업은 자체 센터 외에도 임차, DBO 등 에셋라이트한 모델을 병행해 가면서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고 현금 흐름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신규 AI 데이터센터가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서버 운영에 필요한 액체냉각과 전력 인프라 투자로 상면 단가가 높아지는 데다,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사용량도 증가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업 AI 사업도 AI 컨택센터(AICC)를 중심으로 확대한다. LG유플러스는 자체 AI 기술을 활용한 음성인식(STT), 음성합성(TTS), 상담 지원, 품질관리 솔루션을 금융권 등에 공급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챗봇과 고객의 소리(VOC) 분석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며 AI 기반 기업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정용훈 LG유플러스 기업 AI 사업 담당은 "파주 AI AIDC를 비롯한 신규 데이터센터는 기존 센터 운영 대비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상반기에는 익시 STT(온디바이스 기반 음성 인식), TTS(텍스트 음성 변환), 상담 어드바이저 '오토 QA' 등 자체 내재화한 상품을 금융권 중심의 구축형 사업에 적용했고, 하반기에는 LLM 기반 챗봇, VOC(고객의 소리) 인사이트 도출 등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AICC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업 인프라 사업은 파주 AI DC를 비롯한 데이터센터 구축 및 고객 확보를 통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내재화된 AICC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기반 신사업에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AI 서비스와 보안 사업도 함께 확대한다. AI 통화 서비스 '익시오'의 기능 고도화와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동시에 에릭슨과 협력해 네트워크와 AI를 결합한 보이스 AI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MDR(관리형 탐지·대응) 전문기업 파고네트웍스 인수를 바탕으로 위협 탐지와 분석 역량을 내재화하고 기업 보안 사업 경쟁력도 높인다. 내부적으로는 워크플로 표준화와 AI 에이전트 기반 업무 자동화, 클라우드 중심 인프라 전환 등을 통해 전사 AI 전환(AX)을 가속화하며 운영 효율성과 보안 대응 역량도 함께 강화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그룹 차원의 AI 전략에서 AI 인프라 운영을 담당하는 핵심 역할도 맡는다. 그룹 계열사들의 냉각·전력·네트워크 역량과 LG AI연구원의 AI 기술을 결합해 AI 인프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LG유플러스는 수도권 데이터센터와 통신망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AI 인프라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자체 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구축·운영(DBO) 사업을 병행해 AI 인프라 공급 능력을 확대하고, 수요 기반 투자로 운영 리스크와 자본 부담을 동시에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케빈 조 LG유플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LG그룹은 '원 LG' 전략을 바탕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며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냉각, 전력, 운영, 네트워크 역량을 결집해 AI 인프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AI연구원의 엑사원 등 AI 기술과의 연계를 통해 밸류체인을 고도화하고자 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가운데 LG유플러스는 AI 인프라 운영을 담당하는 핵심 축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수도권 핵심 입지의 AIDC 인프라와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증가하는 AI 수요에 대응해 AI 인프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AI 투자 확대에도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하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서비스 수입이 연초 제시한 가이던스를 웃돈 만큼 연간 목표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AI 투자 확대에도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중간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기존 주주환원 정책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커질 수는 있지만 투자와 주주환원의 균형을 유지하고 시장과의 소통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여명희 부사장은 "상반기 별도 기준 서비스 수입은 전년 대비 3.4% 증가하면서 연초에 저희가 제시한 가이던스 2%를 상회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매출 성장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연간 가이던스는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성장 투자와 재무 건전성과의 균형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AI 산업 환경 변화에 따라 투자 기회가 확대될 수 있으나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라는 방향성은 일관되게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8-06 15: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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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 국가전략, 이젠 실행이 답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글과 그림, 영상과 프로그램을 만드는 단계를 넘어 현실 세계를 움직이는 ‘피지컬 AI’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로봇이 공장을 운영하고 무인 농기계가 작물을 관리하며 자율주행 장비가 물류를 담당하는 시대다. AI 경쟁의 무대가 컴퓨터 화면에서 제조·농업·물류·국방·돌봄 현장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피지컬 AI를 국가 전략기술로 정하고 관련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데이터와 기술, 산업 확산, 생태계 조성을 아우르는 피지컬 AI 전략을 내놓았다. 독자적인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온디바이스 컴퓨팅 기술을 확보하고 제조·농업·국방·돌봄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월드모델 핵심기술 국산화를 위해 올해부터 2년간 340억원을 투입하고 국내 산학연 컨소시엄을 가동했다. 방향은 옳다. 생성형 AI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형 플랫폼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적인 제조업과 반도체, 통신망, 로봇 기술, 높은 현장 자동화 수준을 갖추고 있다. 디지털 두뇌를 실제 기계와 산업현장에 연결하는 피지컬 AI에서는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다. 그 중심지로 새만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만금은 넓은 산업용지와 재생에너지 기반, 항만과 공항을 연계할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정부도 새만금을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AI 데이터센터와 로봇산업을 결합한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향을 제시해 왔다. 새만금개발청은 정부 출범 1년 성과로 새만금 피지컬 AI 산업 육성을 내세웠다. 이제는 새만금을 국가 AI 특구로 명확히 지정하고 권한과 재원을 집중해야 한다. 여러 부처가 개별 사업을 나눠 추진하는 방식으로는 글로벌 경쟁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규제 특례와 연구개발, 데이터 구축, 실증, 사업화를 하나의 체계로 묶고 성과에 책임지는 전담 추진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새만금은 단순히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데이터센터만 들어서고 핵심 기술과 기업, 일자리가 수도권이나 해외에 남는다면 지역경제에 돌아오는 효과는 제한적이다. 농업 AI와 재생에너지 AI, 물류로봇과 자율주행 장비, 스마트 제조를 실제 현장에서 시험하고 사업화하는 ‘피지컬 AI 수도’로 만들어야 한다. 농업은 새만금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분야다. 드론과 무인 농기계, 작황 예측, 병충해 탐지, 수자원 관리 기술을 대규모 농업 현장에 적용하면 농촌의 인력 부족과 생산성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다. 농업 AI 실증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장비, 운영 경험은 해외 스마트농업 시장으로 수출할 수도 있다. 재생에너지 AI도 중요한 축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기상 여건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진다. AI로 발전량과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에너지저장장치와 송전망을 통합 관리하면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줄일 수 있다. 새만금의 에너지 인프라를 AI 데이터센터와 연계한다면 친환경 전력을 사용하는 미래형 산업단지 모델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와 로봇 공장은 발표만으로 세워지지 않는다. 막대한 전력과 용수, 초고속 통신망이 필요하다. 정부는 대형 AI 데이터센터의 입지에 맞춰 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다양한 전원을 조화롭게 활용하고 전력망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관건은 계획의 속도와 주민 수용성이다. 송전망 건설과 용수 확보가 늦어지면 기업의 투자 일정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전력 공급 원칙도 현실적으로 세워야 한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요하지만 날씨에 좌우되는 전원만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어렵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저장장치와 수요관리 기술을 결합해 비용과 안정성, 탄소 감축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이념 논쟁이 AI 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AI 인재 전략도 숫자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AI 인재 100만 시대’는 연구자 100만명을 양성한다는 뜻일 수 없다. 세계적 수준의 모델을 개발하는 고급 연구자와 산업 현장에서 AI를 적용하는 엔지니어, AI 도구를 활용하는 일반 노동자를 구분해 교육해야 한다. 정부도 피지컬 AI를 활용할 실무인재부터 핵심 모델을 개발할 고급인재까지 전방위 양성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정원 몇 명을 늘리고 단기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만금과 전북 지역의 대학, 연구기관, 기업이 공동으로 교육과 실증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학생이 지역에서 배우고 현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뒤 지역 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하는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 수도권 인재를 잠시 내려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에 지속 가능한 연구·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가 AI 예산도 대폭 확대하되 나눠주기식 지원은 피해야 한다. 정부는 국가 AI 프로젝트와 GPU 인프라 확보, 데이터 플랫폼, 피지컬 AI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GPU 확보·운용 사업만도 2조원대 규모로 제시됐다. 예산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비슷한 AI 센터와 교육사업을 경쟁적으로 만드는 방식은 효과가 낮다. 핵심 모델과 컴퓨팅 인프라, 현장 데이터, 실증단지를 중심으로 국가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민간기업이 정부 지원이 끝난 뒤에도 투자와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지 사업 초기부터 검증해야 한다. 성과 평가도 달라져야 한다. 데이터센터 유치 건수나 교육 수료자 수, 양해각서 체결 숫자를 성과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 국산 기술의 현장 적용률과 생산성 향상, 민간 투자액, 새로 생긴 양질의 일자리, 해외 수출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사업은 과감히 중단하고 가능성이 확인된 분야에 예산을 다시 집중해야 한다. 피지컬 AI는 사람과 기계가 같은 공간에서 움직이는 기술이다. 기술 경쟁력 못지않게 안전과 책임 기준이 중요하다. 로봇이나 자율 장비의 판단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개발사와 제조사, 운영자 가운데 누가 책임지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정부도 실데이터와 합성데이터의 품질 관리, 통신·보안과 안전·신뢰 기술을 함께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AI 강국은 정부가 선언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업이 투자하고 인재가 모이며 기술이 현장에서 성과를 낼 때 비로소 완성된다. 새만금을 특구로 지정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규제와 인프라, 데이터와 인재,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한곳에서 연결해야 한다. <한비자>에는 “세상의 일이 달라지면 대비책도 달라져야 한다”는 뜻의 ‘세이즉사이(世異則事異)’가 나온다. 생성형 AI 시대의 전략을 피지컬 AI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이제 국가는 기술을 지원하는 보조자를 넘어 산업과 에너지, 지역과 인재 정책을 함께 설계하는 운영자가 돼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1년 동안 AI를 국가 성장전략의 중심에 놓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비전이나 구호가 아니다. 새만금 국가 AI 특구 지정과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 데이터센터와 로봇기업 유치, 농업·에너지 AI 실증, 인재 양성, 예산 집중을 구체적인 일정표로 제시해야 한다. AI 경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선언이 길어질수록 기술과 기업, 인재는 다른 나라로 이동한다. 새만금을 피지컬 AI 수도로 만들고 그 성과를 전국의 제조업과 농업, 물류와 돌봄으로 확산해야 한다. 한국 AI 국가전략의 성패는 계획의 크기가 아니라 실행의 속도와 결과로 판가름 날 것이다.
2026-08-05 10: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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