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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VC a16z 한국 방문…AI 반도체·인프라 협력 가능성 타진
[경제일보]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인공지능(AI) 하드웨어와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AI 모델 경쟁이 반도체와 메모리, 컴퓨팅, 데이터센터 등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경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대규모 AI 연산에 필요한 반도체·메모리와 제조 역량, 로보틱스 분야가 주요 협력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글로벌 투자와 사업 협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2일 a16z는 라구 라구람 매니징 파트너 겸 제너럴 파트너가 인프라 투자팀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한은 a16z가 지난달 AI 하드웨어와 인프라 기술에 특화된 11억 달러(약 1조3400억원) 규모의 '머신 에이지 펀드'를 조성한 이후 이뤄진다. a16z는 국내 AI 하드웨어·인프라 기업 및 산업 관계자들과 만나 기술 개발과 사업화 기회를 논의하고, 자사 포트폴리오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머신 에이지 펀드는 AI 산업의 성장에 필요한 기반 기술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조성됐다. 투자 대상은 반도체와 컴퓨팅, 메모리, 네트워크 등 핵심 하드웨어부터 전력과 냉각,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분야 전반이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거나 기존 기술의 한계가 뚜렷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잠재력이 있는 신생기업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학습·추론하는 데 필요한 연산 자원과 메모리, 네트워크, 전력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서비스 확장에 제약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확대될수록 연산 성능뿐 아니라 전력 효율과 냉각, 데이터 처리 능력 등도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a16z가 한국과의 주요 협력 분야로 반도체와 로보틱스를 꼽은 것도 이 같은 산업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16z는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와 첨단 제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AI 컴퓨팅 인프라와 하드웨어 생태계에서 협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로보틱스 역시 AI 기술이 실제 물리적 환경으로 확장되면서 관심 분야로 제시됐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투자 자금과 해외 사업 네트워크를 확보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AI 반도체와 메모리 분야에서는 연산 성능과 데이터 처리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중요하고, 로보틱스에서는 AI 모델을 실제 기계와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제조 역량이 필요한 것으로 꼽힌다. 국내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을 a16z의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과 연결할 수 있다면 공동 사업이나 해외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방한을 이끄는 라구 라구람은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AI 인프라 전반의 투자를 담당하고, 성장 단계 포트폴리오 기업의 글로벌 전략을 총괄한다. a16z에 합류하기 전에는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 VM웨어에서 약 20년간 제품 및 경영 분야 주요 직책을 맡았으며,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다.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을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AI 인프라 분야의 투자와 기업 성장 전략을 맡고 있다. 라구 라구람 a16z 제너럴 파트너는 "AI의 발전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기술 인프라 전반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며 "한국은 반도체와 로보틱스 등 핵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탄탄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 기업 및 산업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 새로운 기술과 사업 기회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10-12 15: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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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도 '찍어낸다'…LG유플러스가 PMDC에 꽂힌 이유
[경제일보] 건물을 지을 때마다 처음부터 설계하고 전력과 냉각설비를 맞추던 데이터센터 건설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AI 데이터센터(AIDC)의 주요 구조물과 설비를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PMDC(사전제작형 모듈러 데이터센터)에 공을 들이고 있다. AI 컴퓨팅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을 ‘얼마나 크게 짓느냐’에서 ‘얼마나 빨리 반복해서 지을 수 있느냐’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이달 GS건설, 자이C&A, 간삼건축, D&O CM과 ‘PMDC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통신회사와 건설·설비·설계·사업관리 업체가 한 팀을 꾸려 국내 환경에 맞는 데이터센터 표준모델을 만드는 협력체다. PMDC는 건축 구조물과 전력·냉각설비 등을 공장에서 사전에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부지와 고객 요구에 맞춰 설계부터 설비 배치까지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PMDC는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와 설비를 표준화해 공사 기간을 줄이고 프로젝트마다 품질이 달라지는 문제를 낮추는 데 목적이 있다. AI 시대에는 이 ‘시간’이 중요하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GPU는 수개월 내 확보할 수 있지만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통상 3~4년이 걸린다. AI 칩 세대와 고객 요구는 빠르게 바뀌는데 이를 담을 건물이 뒤늦게 완성되면 투자 시기를 놓칠 수 있다. 회사가 파주 AIDC에도 일부 사전 제작 구조물을 적용해 공기를 앞당기는 이유다. LG유플러스가 구상하는 PMDC 규모도 작지 않다. 얼라이언스는 100MW급 하이퍼스케일 신규 데이터센터를 염두에 둔 표준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작은 규모에서 시작해 모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기존 건물을 AIDC로 전환하는 레트로핏 모델도 함께 추진한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냉각 요구량이 커 기존 IDC를 그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반면 새 건물을 지을 경우 부지와 전력 확보, 인허가에 시간이 걸린다. 기존 건물의 구조를 살리면서 전력·냉각설비를 AI 환경에 맞게 바꿀 수 있다면 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역할도 구체적으로 나눴다. LG유플러스는 전국 데이터센터와 파주 AIDC 운영 경험을 토대로 운영 기준과 기술 요건을 정의하고 사업 방향과 모델 검증을 맡는다. 건물이 완성된 뒤 실제로 운영하기 편한지를 설계 단계부터 반영하는 역할이다. GS건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을 활용해 신규 PMDC의 공정 최적화와 EPC를 담당한다. 자이C&A는 기계·전기·배관(MEP)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레트로핏 모델과 전력·냉각 최적화를 맡는다. 간삼건축은 데이터센터 표준 설계를, D&O CM은 전체 프로젝트와 공정 관리 역할을 수행한다. 설계부터 시공, 운영까지 한 협력체 안에 묶은 셈이다. 이 구조가 자리 잡으면 LG유플러스의 AIDC 사업도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직접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공간과 전력을 제공하는 사업 비중이 컸지만 앞으로는 다른 사업자의 데이터센터를 설계하고 지어준 뒤 운영까지 맡는 DBO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자체를 하나의 ‘상품’처럼 만들어 판매하는 구조다. 파주 AIDC는 이 모델을 검증하는 첫 대형 레퍼런스 역할을 한다. 200MW 전력 공급을 확보했고 내년 6월 준공 예정인 1동은 이미 계약이 끝났다. LG유플러스는 파주를 통해 냉각과 배전, 배터리, 운영시스템을 검증한 뒤 이를 PMDC 표준모델에 반영할 수 있다. 사업 목표도 이 방향과 연결된다. LG유플러스는 2030년까지 AIDC 누적 수주 5조원과 연평균 매출 15~20% 성장을 제시했다. 파주와 평촌 등 자체 데이터센터만 늘려서는 공급 속도와 투자비에 한계가 있다. 외부 자산운용사와 고객의 부지까지 활용해 표준화된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구축하고 운영까지 맡는 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PMDC가 해결해야 할 부분도 있다. 데이터센터는 지역마다 전력 조건과 부지, 건축 규제, 고객 장비 구성이 다르다. 자동차처럼 완전히 같은 제품을 찍어낼 수는 없다. 결국 표준화할 부분과 고객별 맞춤 설계가 필요한 부분을 어디까지 나눌지가 사업성의 핵심이 된다. 그럼에도 데이터센터를 매번 새로 설계하는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는 작지 않다. AI 경쟁에서는 최신 GPU를 확보하는 것만큼 그 GPU가 들어갈 공간을 제때 공급하는 일이 중요하다. 데이터센터 건설 기간을 줄이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는 셈이다. LG유플러스가 PMDC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파주라는 대형 AIDC 한 곳을 성공시키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파주에서 축적한 설계와 운영 방식을 반복 가능한 모델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데이터센터를 잘 운영하는 통신사를 넘어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만들고 복제하는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다면 5조원 수주 목표를 뒷받침할 또 하나의 성장축이 될 수 있다. [아주경제 2026년 10월 01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10-01 09: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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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컴퓨팅의 다음 무대…Arm, '에이전틱·엣지·피지컬 AI' 정조준
[경제일보] 인공지능(AI) 컴퓨팅 시장의 무게중심이 데이터센터에서 엣지와 물리적 세계로 확장되면서 Arm이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AI 에이전트가 PC와 스마트폰을 넘어 자동차·로봇 등 다양한 기기에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직접 행동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저전력·고성능 컴퓨팅 생태계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Arm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클라우드 AI, 엣지 AI, 피지컬 AI 등에 대한 전략을 공개했다. 아미 바다니 Arm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이날 "에이전틱 워크로드가 데이터센터를 넘어서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에이전트가 엣지에서 실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Arm은 AI 에이전트가 클라우드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PC, 자동차, 로봇 등 엣지 기기로 확산되면서 컴퓨팅 수요가 새로운 영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에이전트가 단순히 정보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한 뒤 실제 행동까지 수행하는 형태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Arm은 자체 생태계를 통해 자사의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 Arm에 따르면 현재 Arm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개발자는 약 2200만명으로, Arm은 개발자 생태계를 기반으로 AI 컴퓨팅 수요가 엣지와 다양한 디바이스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미 바다니 CMO는 "궁극적으로 에이전트가 물리 세상에서 주변을 인식하고 조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컴퓨팅 워크로드가 어디로 가는가 생각했을 때 그 목적지들을 보면 Arm이 모두 지원할 수 있는 목적지"라고 강조했다. Arm은 모바일과 엣지 환경에서 그래픽 처리 방식도 AI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그래픽 제작 과정에 직접 활용되면서 GPU의 역할도 기존 그래픽 연산 중심에서 AI 연산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Arm은 신경망 가속기와 모션 엔진을 GPU 셰이더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그래픽과 AI 연산의 결합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저해상도로 렌더링한 이미지를 AI를 활용해 고해상도로 끌어올리는 방식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고품질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rm은 새롭게 설계한 7세대 아키텍처를 통해 기존 데스크톱 환경에서만 가능했던 고급 그래픽 기능을 모바일에서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에는 모바일 게임 개발자가 고급 그래픽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성능과 전력 사이에서 상당한 제약을 감수해야 했지만, AI와 GPU 기능이 결합되면서 이런 제약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rm은 모바일 환경에서도 최대 1000개의 레이트레이싱 적용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Arm에 따르면 불과 한 세대 만에 동일한 전력에서 모든 기능의 성능이 4배 이상 향상됐고, AI를 사용하지 않는 전통적인 게임이나 기존 벤치마크에서도 성능 개선이 나타났다. 이를 통해 Arm은 단순히 그래픽 성능을 높이는 것을 넘어 개발자가 하드웨어 제약에 맞춰 콘텐츠를 축소하기보다 게임의 그래픽과 스토리 구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크리스 버기 Arm 엣지 AI 부문 총괄 부사장은 "예전에는 개발자들이 모바일 게임을 개발할 때 첨단 기술 적용이 어려웠다"며 "이제 모바일에서는 불가능했던 1000개의 레이트레이싱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든 것들이 개발자 친화적인 시스템과 생태계 기반으로 개발됐다"며 "이제 그래픽 아티스트들은 게임을 온라인, 모바일, 전력, 예산에 맞추는 것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멋진 비주얼과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rm이 엣지 AI를 넘어 주목하는 분야는 피지컬 AI다. 현재 피지컬 AI 관련 컴퓨팅 시장이 이미 상당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향후 AI의 물리적 세계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피지컬 AI는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물리적 공간에서 AI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실제 움직임까지 수행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생성형 AI가 텍스트와 이미지 등 디지털 콘텐츠를 중심으로 확산됐다면, 피지컬 AI는 AI의 판단 결과가 실제 공간에서 움직임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새로운 컴퓨팅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Arm은 이 시장을 겨냥해 단순히 CPU 아키텍처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태계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전략이 'Arm 토탈 디자인'이다. Arm 토탈 디자인은 반도체 설계 기업과 파트너들이 Arm 기반의 컴퓨팅 플랫폼을 활용해 특정 목적에 최적화된 칩을 보다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AI가 데이터센터에서 엣지, 로봇과 자동차 등 피지컬 영역으로 확산될수록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컴퓨팅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Arm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헨리 부사장은 "작년 피지컬 AI 분야의 컴퓨팅 전체 시장 규모가 250억 달러로 보고 있다"며 "전환이 가속됨에 따라 컴퓨팅 역사상 가장 거대한 시장 중 하나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0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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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내년에도 70% 성장 자신…AI 투자 사이클 아직 안 끝났다
[경제일보]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어난 데 이어 회계연도 2028년 매출도 약 7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다. 특히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AI가 수행하는 추론 작업이 급증하면서 GPU뿐 아니라 메모리·네트워크·전력 등 데이터센터 전반의 수요가 함께 늘어날 것으로 진단했다. 엔비디아는 26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회계연도 2028년 매출이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공급망 제약이 없다면 성장률이 70%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으로, 실적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4% 이상 상승하는 배경이 됐다. ◆ 에이전틱 AI가 ‘GPU 수요’를 다시 키운다 실제 실적은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2027년 2분기 매출은 962억2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고,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달러로 117% 급증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데이터센터가 차지한 셈이다. 3분기 매출 전망도 1080억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수요를 더 끌어올리는 변수로 엔비디아가 꼽은 것은 에이전틱 AI다. AI가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획을 세우고 외부 도구를 호출하며 여러 단계의 추론을 반복하면서 하나의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연산량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AI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데이터센터의 연산 수요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젠슨 황 CEO는 “AI가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토큰이 실제 생산성과 수익을 만들어내면서 “연산이 곧 매출”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이런 변화에 맞춰 GPU뿐 아니라 CPU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를 모두 연결한 ‘AI 팩토리’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 GPU 넘어 ‘메모리’까지…NVHBM 공개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엔비디아가 공개한 NVHBM도 주목된다. 엔비디아는 NVLink Fusion 생태계에 자체 설계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을 결합한다고 밝혔다. NVHBM은 기존 HBM4E 대비 메모리 대역폭을 최대 30% 높이고 HBM 전력 소모를 최대 15% 줄이며, XPU 다이에서 연산에 활용할 수 있는 면적도 최대 25% 확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만 엔비디아가 메모리 공장을 직접 운영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NVHBM은 여러 메모리 업체가 생산할 수 있는 표준화된 설계·검증 기술에 가깝다. 첫 협력 대상으로는 아마존의 반도체 개발 조직인 안나푸르나 랩스가 선정됐다. 아마존은 차세대 AI 인프라에 NVLink Fusion과 NVHBM을 결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엔비디아가 메모리까지 설계 영역을 넓히는 것은 AI 인프라의 병목이 GPU 연산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규모 AI 모델이 커질수록 메모리 대역폭과 데이터 이동, 전력 효율이 전체 시스템 성능과 비용을 좌우한다. 엔비디아가 GPU와 네트워크에 이어 메모리까지 최적화하려는 이유다. ◆ 공급 부족은 여전…AWS에만 2027~2028년 GPU 200만장 문제는 공급이다. 젠슨 황 CEO는 전력, 냉각, 메모리, 웨이퍼 등 데이터센터 공급망 전반에 제약이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확보한 공급량이 현재 수요의 약 70% 수준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메모리 가격 상승 역시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전망했다. 실제 수요를 보여주는 사례도 나왔다. 엔비디아와 AWS는 2027~2028년 AWS 인프라에 엔비디아 GPU 200만장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기존 공급 계획에 더해 대규모 GPU 투자가 계속된다는 의미다. 엔비디아는 또 아폴로·블랙록·블랙스톤·브룩필드·골드만삭스·KKR과 함께 5000억달러 이상의 제3자 자본을 AI 컴퓨팅 인프라에 동원하는 금융 플랫폼도 추진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IT 설비가 아니라 장기간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인프라 자산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엔비디아가 이번 실적에서 보여준 것은 단순한 ‘실적 호조’가 아니다. AI 모델의 추론과 에이전트 활용이 늘면서 연산 수요가 다시 확대되고, 이에 맞춰 GPU·HBM·네트워크·데이터센터 금융까지 AI 인프라의 전 영역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고객들의 막대한 자본지출이 실제 AI 서비스 매출로 얼마나 전환될지는 여전히 시장이 확인해야 할 과제다. AI 투자 사이클의 다음 승부처는 GPU 판매량이 아니라 그 연산능력이 얼마나 많은 매출과 생산성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
2026-08-27 09: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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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모두의 AI' 풀스택 승부수…국산 NPU부터 국민 서비스까지 잇는다
[경제일보] KT가 정부의 ‘모두의 AI’ 사업에 국산 AI 반도체부터 AI 모델·플랫폼, 클라우드·네트워크까지 묶은 ‘AI 풀스택’ 전략으로 도전장을 냈다. 단순히 여러 AI 기업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각사의 기술을 하나의 서비스 체계로 연결해 실제 국민이 사용하는 AI 서비스로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AI 모델 경쟁이 인프라와 서비스 운영 능력을 포함한 종합 경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KT가 통신·클라우드 사업자로서 강점을 내세운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추진하는 ‘전 국민 AI 서비스 보편적 활용 지원’ 사업은 국산 AI 모델을 기반으로 국민 누구나 AI 서비스를 쉽고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초 8월 11일까지였던 공모는 수정 공고를 거쳐 18일 마감됐으며, SK텔레콤·KT·카카오 등 6개 컨소시엄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아직 사업자가 선정된 것은 아니며, 각 컨소시엄이 어떤 서비스와 기술을 제시했는지가 향후 경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 리벨리온부터 업스테이지까지…‘국산 AI 스택’ 결집 KT 컨소시엄의 인프라 영역에는 리벨리온, 래블업, 베슬AI코리아가 참여한다. 리벨리온은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래블업은 AI 컴퓨팅 자원 운영, 베슬AI코리아는 AI 개발·운영 플랫폼을 담당한다. 여기에 업스테이지, 모티프테크놀로지스, NC AI, 솔트룩스, 액션파워 등 AI 모델·플랫폼 기업들이 합류했다. KT는 전국 통신망과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대규모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이 기술들을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KT가 이처럼 인프라부터 모델까지 한꺼번에 묶은 것은 ‘모두의 AI’ 사업의 성격 때문이다. 일반적인 기업용 AI 사업이라면 특정 모델이나 솔루션의 성능이 중요하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수많은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해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모델 성능뿐 아니라 GPU·NPU 자원 배분, 추론 비용, 네트워크 품질,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장애 대응까지 하나의 운영 체계에서 관리해야 한다. 특히 국산 NPU를 실제 대규모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시험대다. 그동안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대규모 상용 서비스에서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할 기회가 제한적이었다. 국민 대상 AI 서비스가 구축되면 국산 NPU가 실제 사용 환경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 승부처는 ‘AI 오케스트레이션’…KT가 노리는 역할 KT가 강조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은 이 컨소시엄의 차별화 포인트다. 서로 다른 AI 모델과 컴퓨팅 자원을 서비스 목적에 맞춰 조합하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AI 모델에 모든 기능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질문의 성격과 작업 난이도, 비용 등에 따라 적합한 모델과 인프라를 선택하는 구조다. 이는 AI 시장이 단순한 ‘최고 성능 모델’ 경쟁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와 서비스 경쟁으로 넘어가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 사업 역시 모델 하나를 개발하는 것보다 국민 생활과 연결되는 검색·쇼핑·주거·교육·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실제 이용환경에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KT가 공개한 컨소시엄에는 다음, 무신사, 직방, EBS, BC카드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KT 입장에서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정부 사업 수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통신사의 AI 전환 전략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 가운데 하나가 AI 기술을 실제 고객이 돈을 내고 사용하는 서비스로 연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KT는 이미 클라우드·데이터센터와 AX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모두의 AI’를 통해 국산 AI 모델과 인프라를 실제 대규모 서비스에서 운영한 경험까지 확보할 경우 향후 공공·금융·기업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결국 이번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참여 기업의 숫자가 아니다. 국산 AI 모델과 NPU를 실제 국민 서비스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돌리고, 이를 지속 가능한 비용 구조로 운영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KT가 내세운 AI 풀스택과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이 실제 서비스 품질과 운영 효율로 이어질 경우 통신사를 넘어 ‘AI 인프라·서비스 운영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진형 KT AX사업부문 AX사업본부장 상무는 “국내 AI 전문기업들의 기술력과 KT의 운영 경험을 결합해 국민 누구나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2026-08-23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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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찾은 '구글의 전설' 제프 딘…"AI 경쟁, 결국 컴퓨팅 효율 싸움"
[경제일보] 인공지능(AI) 산업의 경쟁 구도가 거대언어모델(LLM)의 성능 경쟁에서 컴퓨팅 자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구글에서 27년간 AI와 컴퓨팅 인프라의 발전을 이끌었던 제프 딘이 한국에서 던진 메시지도 여기에 집중됐다. 딘은 지난 13일 서울 AI 허브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향후 몇 년간 AI 발전의 핵심은 하드웨어와 컴퓨팅 자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더 큰 모델을 만드는 것만으로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강연은 딘이 구글을 떠난 뒤 사실상 첫 공식 행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KAIST와 국가AI연구거점의 공동 초청으로 마련된 행사에는 KAIST를 비롯해 고려대·연세대·포스텍 등 컨소시엄 대학의 연구진과 학생, 기업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고 온라인으로도 220여명이 참여했다. 딘은 1999년 구글에 합류한 이후 검색 인프라를 비롯해 구글의 AI 연구 기반을 구축한 핵심 인물이다. 분산 시스템 연구를 기반으로 대규모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발전시켰고, 텐서플로와 구글의 AI 전용 반도체인 TPU 개발에도 관여했다. 최근까지는 구글 수석과학자로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 개발을 이끌었다. 그런 그가 구글을 떠나 과학 연구를 위한 AI 스타트업 ‘디스커버리 루프’를 창업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구글과 같은 빅테크의 최고 수준 연구 환경을 떠나 새로운 회사를 선택한 만큼, 그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기술 전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 AI의 다음 병목은 ‘모델’보다 ‘연산’ 딘이 강조한 것은 AI 발전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의 변화다. 그는 학부 시절 신경망 학습을 연구했지만 당시 컴퓨팅 성능의 한계 때문에 연구 성과를 내기 어려웠고, 20여년이 지나 충분한 연산 자원이 확보되면서 당시 아이디어가 현실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5년간 AI의 발전 역시 특정한 알고리즘 하나가 등장했기 때문이라기보다 연산 능력·데이터·모델 규모가 함께 확대된 결과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발언은 현재 AI 산업의 경쟁 구도를 정확히 관통한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대중화된 이후 기업들은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더 큰 모델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경쟁해왔다. 그러나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컴퓨팅 비용도 폭증한다. 결국 AI 모델을 얼마나 잘 만드는가와 동시에 필요한 연산량을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가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글이 자체 TPU를 개발한 이유 역시 외부 반도체에만 의존하지 않고 AI 연산 구조에 맞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최적화하기 위해서였다. 딘의 경력 자체가 이를 보여준다. 대규모 분산 시스템을 연구하던 컴퓨터과학자가 구글에서 TPU와 AI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것은 AI가 발전할수록 모델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 한국 AI도 ‘모델 개발’ 이후를 준비해야 이번 딘의 KAIST 방문은 국내 AI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AI 전략은 그동안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와 GPU 확보에 상당한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모델을 하나 확보한다고 AI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모델을 학습시키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GPU와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저장장치, 소프트웨어 등 전체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KAIST가 추진하는 ‘AI 시스템 이니셔티브’ 역시 이 지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AI 모델 자체뿐 아니라 하드웨어와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함께 최적화해 제한된 컴퓨팅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와 KAIST의 협력이 이어지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엔비디아가 KAIST와 AI 공동연구소 및 피지컬AI센터 설립을 추진한 데 이어 구글의 핵심 AI 연구자가 직접 KAIST를 찾아 연구진과 분산 시스템과 AI 인프라를 논의했다. 이는 한국이 AI 모델 경쟁에서 단순히 해외 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AI 시스템 전체를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딘이 강연에서 “AI가 인간을 대체하느냐”는 질문에 인간과 AI가 각자의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AI를 인간의 대체재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풀기 위한 연구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창업한 디스커버리 루프가 과학 연구를 AI의 주요 적용 분야로 삼은 것도 의미가 있다. AI가 검색과 문서 작성, 코딩을 넘어 신약과 소재, 물리학 등 과학적 발견의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확장될 경우 필요한 컴퓨팅 규모는 지금보다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 딘이 한국에서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AI 경쟁의 다음 승부처는 더 큰 모델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연산 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한국이 AI 강국을 목표로 한다면 GPU 확보량이나 국산 모델 개발 성과만을 경쟁력의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분산 시스템, 모델까지 이어지는 ‘AI 풀스택’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27년간 구글의 AI 역사를 만들어온 연구자가 퇴사 직후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강조한 것도 결국 이 지점이었다. AI 시대의 진짜 경쟁은 모델의 크기가 아니라 그것을 움직이는 시스템의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
2026-08-19 07: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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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오픈AI 데이터센터에 150조원 보증…'순환금융' 논란 커진다
[경제일보] 엔비디아가 오픈AI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최대 1050억달러(약 149조원) 규모의 보증을 제공한다. 단순한 장비 공급을 넘어 고객의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금융 위험까지 떠안는 방식이다. 엔비디아는 이를 ‘순환금융’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고객의 장기 수요를 담보로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자사 인공지능(AI) 가속기 공급을 사실상 확보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파이크카운티에서 소프트뱅크 계열사인 SB에너지가 개발하는 ‘포츠파이크’ 데이터센터 캠퍼스와 관련해 최대 1050억달러 규모의 잔존가치 보증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이 시설을 20년간 임차한다. 1단계는 4.25기가와트(GW) 규모로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전체 캠퍼스는 최대 8GW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 구조를 뜯어보면 엔비디아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 SB에너지는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오픈AI는 장기간 임대료를 낸다. 엔비디아는 임대차 계약과 관련한 잔존가치를 보증하고 여기에 15억달러를 SB에너지에 직접 투자한다. 대신 엔비디아는 해당 데이터센터에 AI 가속기를 독점 공급한다. 데이터센터가 실제 가동되고 오픈AI가 임대료를 낼수록 엔비디아가 부담해야 할 잔여 위험도 줄어드는 구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논란이 불거지자 직접 반박했다. 그는 “이것은 순환금융이 아니다”라며 오픈AI가 임대료를 지급하고 데이터센터 용량이 가동되면 엔비디아의 잔여 위험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단순히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확실한 GPU 수요가 예상되는 곳에 공급망과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배치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자금의 방향보다 위험의 연결고리 다. 오픈AI가 데이터센터를 임차하고,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엔비디아는 오픈AI의 임대차 계약을 보증한다. 그리고 오픈AI가 필요로 하는 컴퓨팅 자원은 다시 엔비디아의 GPU로 채워진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돈이 한 바퀴 돌아 공급자에게 되돌아가는 순환금융은 아니더라도, 고객의 미래 수요가 공급자의 금융지원과 매출을 동시에 뒷받침하는 구조 라는 점에서 기존 반도체 사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특히 오픈AI처럼 비상장이고 전통적인 신용평가를 받는 방식이 제한적인 기업에게 엔비디아의 신용도가 금융 조달의 중요한 보강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엔비디아가 사실상 자신의 대차대조표를 활용해 오픈AI의 대규모 인프라 확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셈이다. 반대로 엔비디아가 얻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 엔비디아는 오픈AI가 2030년까지 약 12GW 규모의 자사 컴퓨팅 자원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오하이오 프로젝트의 2단계까지 확대될 경우 약 16GW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030년까지 약 6000억달러(약 850조원) 규모의 엔비디아 컴퓨팅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계산이다. 여기서 이번 거래의 본질이 드러난다. 엔비디아는 더 이상 GPU만 파는 기업이 아니다. GPU가 들어갈 데이터센터의 건설과 전력 확보, 자금조달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AI 인프라 생태계 전체를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엔비디아는 최근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회사들과 5000억달러 이상의 신규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등 자본 부담을 외부 투자자와 나누는 방식도 확대하고 있다. 전력도 변수다. 포츠파이크에는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SB에너지가 최대 10GW 규모의 발전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9.2GW는 천연가스 발전으로 추진된다. 미국 에너지부도 올해 3월 소프트뱅크와 SB에너지, 현지 전력회사와 함께 오하이오 지역에 10GW 규모의 신규 발전설비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보다 전력과 송전망을 확보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 AI 시대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텍사스 애빌린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오픈AI와 오라클은 올해 3월 애빌린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의 추가 증설 계획을 철회했다. 자금조달 협상이 길어진 데다 오픈AI의 수요 전망이 바뀐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후 미확보 용량을 메타가 임차하는 방안이 거론됐고, 엔비디아가 이 논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빌린 사례가 AI 데이터센터의 수요 예측과 자금조달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줬다면, 오하이오는 그 문제를 엔비디아의 신용보강으로 풀어보려는 실험 에 가깝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를 데이터센터 사업자 혼자 감당하는 대신 GPU 공급자가 위험을 일부 나누고, 장기 임차인이 수요를 보장하는 구조다. 다만 이 방식이 AI 인프라 시장의 표준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가장 큰 위험은 오픈AI의 장기적인 현금흐름과 AI 컴퓨팅 수요다. 20년 임대계약이 체결됐다고 하더라도 AI 모델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지거나 새로운 컴퓨팅 구조가 등장하면 현재 예상한 GPU 수요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AI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한다면 엔비디아가 선점한 대규모 인프라가 막대한 매출 기반으로 돌아올 수 있다. 결국 이번 거래는 엔비디아가 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병목인 컴퓨팅·전력·자본 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과거 반도체 기업의 경쟁이 더 빠르고 비싼 칩을 만드는 데 있었다면, 이제는 그 칩이 들어갈 데이터센터와 전력, 그리고 이를 건설할 자금까지 누가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이번 보증으로 실제 부담해야 할 금액은 최대 1050억달러 전체가 아니라 계약상 특정 조건이 발생했을 때의 잔존가치와 임대·전력 관련 위험에 한정된다. 그럼에도 단일 고객의 인프라에 이 정도 규모의 신용을 제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AI 산업의 자본 구조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준다. ‘순환금융인가 아닌가’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오픈AI의 미래 수요를 믿고 엔비디아가 자신의 신용과 자본을 얼마나 더 투입할 것인가다. 이번 오하이오 프로젝트의 성패는 엔비디아가 단순한 GPU 공급자를 넘어 AI 인프라 금융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26-08-18 14:4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