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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파이 사태' 이준행 전 대표 무혐의…3년 끈 피해 구제
[이코노믹데일리] 3000여명의 피해자와 1000억원대 미지급금을 남긴 고팍스 '고파이 사태'의 책임 공방에서 이준행 전 스트리미 대표가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됨에 따라 지지부진했던 고파이 피해자 구제와 고팍스 정상화의 공은 이제 온전히 대주주인 바이낸스와 금융당국으로 넘어가게 됐다. 8일 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달 11일 이 전 대표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앞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역시 지난해 11월 배임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수사는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현재 바이낸스 경영진)가 창업자인 이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고소에서 시작됐다. 사측은 이 전 대표가 2023년 회사 자산인 '제네시스 채권' 833억원을 헐값에 매각해 손해를 끼쳤고 회사 소유 비트코인을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채권 매각이 이사회 만장일치로 이뤄진 합법적 경영 판단이었으며 횡령 정황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이 전 대표가 사법적 족쇄를 벗으면서 사태의 본질은 '바이낸스의 약속 이행' 여부로 좁혀진다. 2023년 2월, 이 전 대표는 고파이 부채 상환을 전제로 자신의 지분 전량을 바이낸스에 넘겼다. 당시 바이낸스는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고팍스의 부채를 떠안는 '소방수'를 자처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2026년 2월 현재까지도 고파이 피해액의 약 37%는 상환되지 않았다. 그사이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면서 원화 기준 부채 규모는 당초 600억원대에서 10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바이낸스 측은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 신고 수리가 지연되면서 자금 투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업계에서는 바이낸스 측이 이 전 대표를 고소한 배경을 두고 '책임 전가' 혹은 '인수 대금 협상용' 카드가 아니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경영권 인수 후 부채 상환이 늦어지자 창업자의 배임 이슈를 터뜨려 여론의 화살을 돌리고 잔여 지분 인수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경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이러한 전략은 동력을 잃게 됐다. 문제는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 해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고팍스는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바이낸스의 자금 수혈 없이는 자력으로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없다. 하지만 금융위원회 등 당국은 바이낸스의 사법 리스크와 지배구조 불투명성을 이유로 2년 넘게 대주주 변경 신고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와 바이낸스 간의 법적 분쟁도 확전 양상이다. 이 전 대표는 고팍스 경영진을 무고 혐의로 바이낸스 관계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또한 지분 인수대금 미지급 문제로 대한상사중재원(KCAB)에서 국제 중재 절차를 밟고 있다. 양측의 감정 골이 깊어지면서 원만한 합의를 통한 사태 해결은 더욱 요원해졌다. ◆ 바이낸스의 '엑시트'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최악의 경우 바이낸스가 한국 시장 철수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국의 규제 장벽이 높고 창업자와의 분쟁까지 겹친 상황에서 굳이 1000억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으면서까지 고팍스를 유지할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고팍스가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면 고파이 피해자들은 예치금을 영영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전북은행과의 실명계좌 재계약 여부와 당국의 제재 심의 결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팍스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바이낸스가 지분을 대폭 낮추고 새로운 국내 주주를 영입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편해 당국의 승인을 받아내는 것이 유일한 해법으로 거론된다. 이 전 대표는 "채무 상환을 위해 사재를 털었음에도 악마화됐다"며 명예 회복을 강조했다. 이제 공은 바이낸스와 금융당국에 넘어갔다. 3년간 희망 고문을 당해온 3000여명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6-02-08 14:15:05
박윤영 체제 출범 앞두고 '칼' 빼든 국민연금, 3월 주총 전운 고조
[이코노믹데일리] 국민연금이 KT에 대한 주식 보유 목적을 1년 만에 다시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오는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된 박윤영 후보 선임 안건을 두고 적극적인 검증과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는 예고장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28일 기준 KT 주식 155만6640주(0.62%)를 매도해 지분율이 7.05%로 변동됐다고 공시했다. 주목할 점은 지분율 변화보다 보유 목적 변경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2월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낮췄던 보유 목적을 1년 만에 다시 '일반투자'로 상향 조정했다. 자본시장법상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로 나뉜다. 단순투자가 의결권 행사 등 최소한의 권리만 갖는다면 일반투자는 임원의 선임·해임, 정관 변경, 배당 확대 등 경영 전반에 대해 주주 제안을 하거나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관여가 가능하다. 국민연금의 이번 태세 전환은 과거 KT 경영진 교체기마다 반복됐던 '행동주의' 패턴과 맞닿아 있다. 국민연금은 KT와 같은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명분으로 결정적인 순간마다 '캐스팅보트'를 넘어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해왔다. 2022년 12월 국민연금은 당시 연임을 시도하던 구현모 전 대표에 대해 "경선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혀 결국 사퇴를 이끌어냈다. 이어 2023년 초 등장한 윤경림 전 사장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압박해 낙마시킨 전력이 있다. 이후 2023년 8월 김영섭 현 대표가 선임되는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됐다고 판단, 지난해 2월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낮추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년 만에 다시 '일반투자'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이번 박윤영 후보 선임 과정이나 향후 경영 방침에 대해 확실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 왜 지금인가?…박윤영 후보 향한 '현미경 검증' 예고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행보를 두고 박윤영 차기 대표 후보자에 대한 '현미경 검증'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후보는 과거 KT 기업부문장(사장)을 역임한 '정통 KT맨'이다. 2019년 회장 선임 당시 구현모 전 대표와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인물로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조직 장악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국민연금 입장에선 내부 출신 인사가 다시 수장에 오르는 것에 대해 '이권 카르텔' 부활이나 지배구조의 폐쇄성 문제를 우려할 수 있다. 현재 KT의 최대주주는 지분 8.07%(현대차 4.86%, 현대모비스 3.21%)를 보유한 현대차그룹이지만 2대 주주인 국민연금(7.05%)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특히 오는 3월 주총은 단순한 CEO 선임을 넘어 KT의 향후 3년 경영 전략을 확정하는 자리다. 국민연금은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찬반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는 것은 물론 필요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나 정관 변경 요구 등 주주권 행사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현대차그룹과 보조를 맞춰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현대차그룹이 최대주주로서 경영 안정화를 원한다면 국민연금은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며 견제구를 날리는 역할을 분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일반투자 목적 변경은 주총장에서 단순히 거수기 역할만 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라며 "박윤영 후보 체제의 적격성을 따지는 과정에서 3월 주총까지 경영권 관련 노이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26-02-03 09: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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