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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중동 수주 94% 급감…해외건설 '핵심 시장' 붕괴에 실적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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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1분기 중동 수주 94% 급감…해외건설 '핵심 시장' 붕괴에 실적 직격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우용하 기자
2026-04-14 08:39:35

중동 수주액 3억달러로 위축…비중 15%로 추락

전쟁 여파에 발주 사실상 중단…대형 프로젝트 지연

재건 수요 기대 있지만 단기 회복 불투명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경제일보] 중동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구조가 크게 흔들렸다. 전쟁 여파로 발주가 사실상 멈추면서 핵심 시장 실적이 급감했다. 미국·이란 전쟁 종전 후 재건사업에 대한 기대가 일부 존재하지만 휴전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1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올해 1분기 중동 수주액은 3억1622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9억5893만달러)과 비교하면 약 94% 감소한 규모다. 전체 해외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 이상에서 15.5%로 낮아졌다.
 
중동은 건설사의 해외 수주 가운데 약 절반을 차지해 온 핵심 시장이다. 하지만 이번 분기에는 아시아와 북미·태평양 지역보다도 비중이 낮아지며 주력 시장 지위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월별 흐름을 보면 수주 공백은 더 선명하다. 2월만 해도 중동 수주는 2억5292만달러로 전체의 56.1%를 차지했지만, 3월에는 2998만달러로 급감하며 비중이 3.7%까지 떨어졌다. 4월 들어서도 뚜렷한 추가 발주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발주가 급격히 식은 배경에는 전쟁 장기화가 있다.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이 2월 말 시작된 뒤 발주처들은 신규 사업 결정을 미루거나 기존 일정을 순연하고 있다. 이라크 알포항만 후속 공사 등 대형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지연 사례로 거론된다. 안전·물류·자재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발주처 입장에서 투자 결정을 서두르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전체 해외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올해 1분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20억3739만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75.2% 감소한 규모다.
 
문제는 중동 수주 감소를 다른 지역이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북미와 아시아 비중이 높아졌다고 해도 중동처럼 초대형 플랜트와 인프라 발주가 한꺼번에 몰리는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해외 실적에서 중동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에 국내 건설사들이 꾸준히 힘써왔지만 이번 분기 수치는 취약한 구조를 다시 드러낸 것이다.
 
정부 역시 대응에 나섰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추가경정예산안에 해외 인프라 시장 개척 예산 증액과 중소·중견 건설사를 위한 법률·세무 지원 확대 방안을 담았다. 중동 지역 공사 지연과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쟁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현장 애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조치다. 물론 발주 자체가 멈춘 상황에서 지원책만으로 수주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1분기 중동 건설 수주 급감 현황 사진노트북LM
1분기 중동 건설 수주 급감 현황 [사진=노트북LM]

증권가는 전쟁 이후 재건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이란을 비롯해 바레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정유시설과 인프라 복구 수요가 발생할 경우 국내 건설사에 기회가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류태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종전 이후에는 중동 재건 사업과 함께 고유가 환경하에서 중동 산유국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에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원전 및 가스발전 등의 투자까지 감안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플랜트 발주 환경은 우호적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도 “재건 발주의 경우 빠르게 정상화한 후 이익을 창출해야 하기에 손상 입은 해당 프로젝트를 지었던 EPC사를 먼저 찾을 수 있다”며 “이번 전쟁으로 손상 입은 현장들은 2014년~2019년에 한국EPC사들이 많이 지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 재건의 경우에도 경제 제재 등 풀어야 할 것 숙제가 많지만 풍부한 가스전과 유전, 그리고 파괴된 발전소를 생각했을 때 수주 기회가 많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최근 진행된 휴전 협상이 결렬됐고 재건 사업은 휴전 직후 곧바로 발주로 이어지기보다 피해 조사와 재원 조달, 기본계획 수립, 입찰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 규모와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재건 특수’를 당장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거론된다. 고유가와 고금리 환경이 고유가와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 비용 증가가 동시에 발생하며 수익성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해외 수주 감소는 중동 프로젝트가 순연되거나 이월된 영향이 크고 전쟁 영향이 해소되더라도 즉각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과거 중동 사업에서 이익을 보지 못한 경우도 많아 재건 활동이 이뤄지더라도 이제는 수익성을 고려해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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