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셀트리온에서 창사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설립되면서 그동안 무노조 기조가 이어지던 제약·바이오 업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도 창사 이래 최초로 노조 파업이 단행되면서 업계 전반에 ‘노사 변수’가 부각되는 분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은 “셀트리온 노동자들이 가입한 ‘셀트리온지회’가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2002년 창사 이후 처음 설립된 노조로 지회 별칭은 ‘유니트리온’이다.
노조는 주요 요구 사항으로는 초과이익 성과급(PS) 산정 기준 공개와 협상 중심의 임금 결정 체계 도입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GMP(제조·품질관리 기준)에 부합하는 인력 충원, 순환 근무 개선, 복지 확대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회사 측은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셀트리온은 “법이 보장하는 노동조합 설립 권리를 존중한다”며 “향후 절차가 진행될 경우 법과 제도에 따라 성실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운영 안정성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임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노조 설립을 단순 개별 기업 이슈가 아닌 산업 구조 변화의 신호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연구개발(R&D) 중심 조직 특성과 성과 보상 구조를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노조 조직화가 활발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형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노동조합 움직임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노조가 설립된 이후 임금·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졌다.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 특성상 노사 갈등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긴장도가 높아진 상태다.
특히 바이오 산업은 고도의 품질관리와 안정적인 생산이 필수적인 만큼 노사 관계 변화가 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나 자동차 산업처럼 조직 규모가 커지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노사 이슈가 본격적으로 부상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성과급, 근무 환경, 인력 운영 방식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고급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보상 체계와 조직 운영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조 설립이 반드시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투명한 보상 체계와 소통 구조가 구축될 경우 오히려 조직 안정성과 장기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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