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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가 선택한 한국 신약…한미약품 가치 재평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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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릴리가 선택한 한국 신약…한미약품 가치 재평가가 시작됐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안서희 기자
2026-06-04 09:00:24

단장증후군에서 비만까지…글로벌 신약 강자로 도약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경제일보]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총 1조9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다시 한번 대형 기술수출 사례를 만들어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한미약품의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달 말 지속형 GLP-2 아날로그 바이오신약 ‘소네페글루타이드’에 대한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총 12억6000만달러(약 1조8973억원)로 이 가운데 선급금(업프론트) 7500만달러(약 1129억원)를 우선 수령한다. 향후 개발 및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과 별도의 판매 로열티도 받을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일라이 릴리는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 제조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한미약품은 현재 진행 중인 단장증후군(SBS·Short Bowel Syndrome) 대상 임상 2상을 내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며 이후 글로벌 임상 개발은 릴리가 주도할 예정이다.
 
소네페글루타이드는 단장증후군 치료를 목표로 개발된 GLP-2 계열 신약 후보물질이다. GLP-2는 비만치료제로 잘 알려진 GLP-1과 달리 장 점막의 성장과 회복을 촉진하고 염증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단장증후군은 소장의 상당 부분이 손실돼 영양분 흡수가 어려워지는 희귀질환으로 장기간 정맥영양 공급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받은 단장증후군 치료제는 일본 다케다의 ‘가텍스’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 약물은 매일 1회 피하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소네페글루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적용해 투여 주기를 월 1회 수준으로 늘린 것이 특징이다. 환자 편의성과 복약 순응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임상 1상에서 우수한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했으며 이러한 연구 성과가 글로벌 빅파마인 릴리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단장증후군 치료제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음에도 환자당 치료비가 높고 장기 투여 비율이 높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네페글루타이드 기술이전은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과 연구개발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은 사례”라며 “기업가치 재산정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계열 치료제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업계는 에페글레나타이드 매출이 본격 반영될 경우 한미약품의 2027년 연결 영업이익률(OPM)이 20%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연구개발(R&D) 모멘텀도 이어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근육량 보존 효과를 목표로 하는 신약 후보물질 ‘HM17321’을 개발 중이며 올해 하반기 임상 1상 단회투여(SAD)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비만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근손실 문제가 글로벌 제약업계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HM17321은 비만치료제와의 병용요법은 물론 노인성 근감소증 치료 영역까지 확장 가능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HM17321이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소네페글루타이드에 이어 또 다른 대형 기술수출 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 밖에도 지방간염(MASH) 치료제와 차세대 비만 파이프라인 등 다수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한미약품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주가는 일부 임상 일정 지연 우려로 조정을 받았지만 오히려 현재 주가 수준이 연구개발 성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이번 릴리와의 계약은 단순한 기술수출이 아니라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과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이 인정한 사례”라며 “향후 후속 기술이전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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