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실현손실이 출시 약 두 달 만에 2조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감사에서 도입 책임 논란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정부는 금융위원회가 최종 의사결정을 내렸다며 송구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도입 당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P가 처음 상장된 지난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서 개인투자자가 확정한 매매손실은 2조3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집계 대상은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 10곳이다.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개인투자자의 실제 손실 규모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 금액은 상품을 매도해 확정된 손실만 합산한 수치다. 아직 보유 중인 상품의 평가손실은 빠졌다. 10개 증권사 이외 중소형 증권사의 거래와 지난 8월 14일 이후 발생한 손실도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개인투자자 전체의 손실로 보기는 어렵고 미실현 손실까지 더하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한 추정치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글로벌마켓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누적 손실이 최대 약 56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실제 거래 내역을 합산한 값이 아닌 추정치여서 금감원 집계와는 조사 대상과 계산 방식이 다르다.
투자 손실이 커진 배경에는 시장 환경과 상품 구조가 함께 거론된다.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열풍에 힘입어 해당 상품 출시 직후 투자자가 대거 몰렸다. 하지만 지난 7월 반도체 정점 후 하락세(피크아웃) 우려 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하면서 손실이 대거 발생했다.
해당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개별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됐다. 기초자산이 오르면 수익이 커지지만 떨어지면 손실도 2배로 불어난다. 매일 수익률을 기준으로 다시 계산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 장기 수익률이 기초자산 등락률의 단순 2배와 달라질 수 있다.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지난 6월 23일 4만4385원까지 올랐다. 이후 지난 7월 29일 장중 6000원까지 떨어졌다. 6일 종가는 1만700원으로 지난 6월 고점보다 약 76%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손실 우려가 커지자 투자 문턱을 높였다. 금융위원회 등은 증시 변동성이 커진 지난 7월 16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 7월 31일부터는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올렸다. 최소 주문단위는 오는 11월부터 20주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출시 약 두 달 만에 확정 손실이 2조원을 넘으면서 도입 당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충분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충분한 논의를 거쳐 상품을 도입했는지도 이번 국정감사의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출시 두 달여 만에 국민의 피 같은 돈 2조3000억원이 증발했다는 것은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니라 고위험 상품의 빗장을 졸속으로 풀어버린 정책 실패의 참혹한 결과"라며 "누가 왜 이 위험한 상품의 출시를 밀어붙였는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영 재정경제부 1차관은 국정감사에서 레버리지 ETF 도입과 관련해 "금융위원회가 최종 의사결정을 내렸다"며 "국민들께 손해를 입힌 점에 대해서는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치적 고려가 있었거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해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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