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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MOU 임박했지만…호르무즈·핵·제재 곳곳 '지뢰밭'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하면서 중동 위기가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양측 모두 합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긴장 완화 기대를 키우고 있지만 정작 핵심 쟁점에서는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MOU 서명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이란 핵 프로그램, 제재 완화와 동결자금 해제 등 핵심 의제는 모두 후속 협상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외교적 봉합은 가까워졌지만 실제 이행 단계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이해관계가 다시 충돌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냐 ‘새 질서’냐 가장 민감한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미국은 MOU 체결과 함께 해협 통항이 정상화되고 이에 맞춰 이란 항만과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를 완화한다는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상선과 유조선의 자유로운 통항 회복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급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하루 평균 2000만 배럴의 석유가 이 해협을 통과했다. 이는 세계 석유 액체연료 소비의 약 20%에 해당한다. 해협이 막히거나 통항이 제한되면 국제유가와 해상 물류, 아시아 에너지 수급이 곧바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란의 계산은 다르다. 이란은 해협이 전쟁 이전의 상태로 단순 복귀하는 방식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란은 오만과 함께 해협의 안전과 통항 질서를 관리하는 새로운 체계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 이란 측 인사는 호르무즈 해협을 열되 이란과 오만이 정하는 조건, 이른바 통행료를 포함한 새 기준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미국이 말하는 ‘국제 항로 정상화’와 이란이 구상하는 ‘지역 관리 질서’ 사이에는 간극이 크다. MOU 문안이 이 문제를 모호하게 넘기더라도 후속 협상에서 해협의 법적 지위, 통항 조건, 통제권 문제는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핵 협상, 미국은 ‘해체’ 이란은 ‘보류’ 이란 핵 문제는 양측 해석 차가 가장 큰 분야다.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는 방향에 동의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의 폐기 또는 제거, 장기 사찰 체계 구축도 미국이 내세우는 핵심 조건이다. 그러나 이란은 전혀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은 임시 합의가 먼저 이행되지 않는 한 미국과 핵 협상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MOU가 곧 핵 해체 합의라는 미국식 해석과 거리가 있다. 이란은 핵 문제를 전쟁 종식과 제재 완화 이후 다룰 별도 협상 의제로 남겨두려는 모습이다.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도 충돌 지점이다. 미국은 이란 핵 위협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반출이나 폐기, 국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자국 내 희석 가능성을 주장하며 핵 물질의 해외 반출이나 파괴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이 문제는 60일 기술협상의 가장 큰 난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핵 문제는 국내 정치와도 맞물려 있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으로 이란의 핵 야망을 꺾었다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이란은 전쟁 속에서도 핵 주권과 체제 자존심을 지켰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같은 MOU를 두고 양측이 서로 다른 승리 서사를 만드는 이유다. ◇제재와 동결자금, ‘선이행’ 놓고 줄다리기 대이란 제재와 동결자금 해제도 순탄치 않다. 이란은 MOU 체결 직후 일부 동결자금이 풀리고 이후 단계적으로 제재 완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자국 여론에 전달하고 있다. 전쟁으로 악화한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이란 정부에는 즉각적인 경제 성과가 필요하다. 미국은 이를 ‘성과 기반 합의’로 규정하고 있다. 이란이 해협 개방, 핵 관련 의무, 국제 검증 등 약속을 실제로 이행해야만 경제적 보상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단순히 서명했다고 자금이 풀리거나 원유 제재가 완화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차이는 협상 막판까지 줄다리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란은 서명 전후의 선제적 자금 접근을 원하고, 미국은 검증 가능한 이행 뒤 보상을 고수한다. 양측 모두 국내 여론을 의식해 물러서기 어려운 구조다. 서명 장소와 방식도 아직 유동적이다. 미국 측은 유럽 지역, 특히 제네바 같은 외교 무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란은 상징성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형식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어느 쪽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지 보여주는 정치적 장면이 될 수 있다. ◇합의 이후가 더 어렵다 시장 반응은 일단 긴장 완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가능성은 국제유가와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안도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도 호르무즈 인근에서 군사적 긴장이 이어졌다는 점은 합의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이번 MOU가 체결되더라도 남은 60일은 사실상 본협상에 가깝다. 해협 통항, 핵 물질 처리, 사찰 체계, 제재 완화, 동결자금 지급, 이스라엘과 주변국 변수까지 어느 하나 쉬운 의제가 없다. 양측이 모두 ‘승리’를 말하고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합의문이 얼마나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동 위기의 출구가 열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출구가 보인다는 것과 길이 평탄하다는 것은 다르다. 미국과 이란의 MOU는 전쟁을 멈추는 문서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더 어려운 협상의 출발선이 될 수도 있다. 호르무즈의 물길이 다시 열린다 해도 핵과 제재의 매듭이 풀리지 않는다면 중동의 불안은 언제든 다시 유가와 시장, 안보를 흔드는 변수로 돌아올 수 있다.
2026-06-13 1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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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통신업계 첫 파장…LGU+ 원청 교섭 책임 인정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통신업계 현장에 처음으로 본격 적용됐다. LG유플러스 인터넷·IPTV 설치와 유지보수 업무를 맡는 자회사·협력업체 노동자들에 대해 원청인 LG유플러스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노동위원회 판단이 나온 것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개별 노사분쟁을 넘어 통신업계 외주 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는 현장 설치·수리·유지보수 인력 없이는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상당수 업무가 자회사나 협력업체 방식으로 운영돼 온 만큼 원청의 교섭 책임을 어디까지 볼지가 앞으로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 서울지노위, LGU+ 하청노조 손 들어줘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최근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가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 신청을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통신업계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첫 판단으로 파악된다.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는 지난달 협력업체와 자회사 소속 현장 노동자들을 대표해 원청인 LG유플러스에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 측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을 냈다. 노동위원회는 심리 끝에 원청이 해당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노조의 신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노동자들은 LG유플러스 인터넷과 IPTV 설치, 수리, 유지보수 등 가입자 접점 업무를 담당한다. 보도 기준 규모는 약 125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원청이 표준공법과 작업 기준, 서비스 품질 기준을 정하고 있어 현장 노동자의 노동강도와 안전, 작업 방식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해 왔다. LG유플러스는 정식 판정문이 도착한 뒤 관련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이 판정에 불복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정식 판정문이 송달되면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교섭 의제, 향후 절차가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 핵심은 ‘고용계약’ 아닌 ‘실질 지배력’ 이번 판단의 배경에는 개정 노동조합법 2·3조가 있다. 이른바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맺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본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명확해진 셈이다. 법 시행 이후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노동위원회에는 교섭 요구 사실 공고, 교섭단위 분리, 사용자성 판단을 둘러싼 사건이 잇따라 접수됐다. 원청 기업들이 스스로 사용자성을 인정하기보다 노동위원회 판단을 기다리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시행 초기부터 현장 혼선도 커지고 있다. 이번 LG유플러스 사례는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대기업, 그것도 통신업계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통신 서비스 품질은 현장 설치와 장애 대응 속도, 안전한 유지보수 체계에 좌우된다. 원청이 고객 서비스 기준과 작업 절차를 사실상 관리한다면 그 영향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과 분리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교섭 의제는 노동안전, 작업환경, 작업방식, 복리후생,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금 인상은 당장 핵심 의제에서 제외될 수 있지만 실제 교섭 과정에서는 도급비 구조와 인력 배치, 실적 압박, 안전장비, 휴식시간 등 민감한 문제가 함께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 통신 3사 외주 구조도 시험대 이번 판정은 LG유플러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주요 통신사들은 인터넷 설치, IPTV 개통, 망 관리, 장애 처리 등 현장 업무 상당 부분을 자회사나 협력업체를 통해 운영해 왔다. 통신망은 원청 브랜드로 제공되지만 이용자와 직접 마주하는 현장 노동자는 외부 조직에 속한 경우가 많다. 이 구조는 비용 효율성과 운영 유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는 원청이 업무 기준과 성과 지표, 안전 규정, 고객 응대 절차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정하는지가 법적 쟁점이 된다. 원청이 서비스 품질을 강하게 통제할수록 사용자성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SK브로드밴드 홈앤서비스 등 다른 통신 현장 노동자들의 원청 교섭 요구도 이어질 가능성을 보고 있다. 특정 사업장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유사한 업무 구조를 가진 다른 통신사에도 선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 3사는 단순히 판정 결과를 지켜보는 수준을 넘어 자회사·협력업체 운영 방식과 노사 대응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경영계는 원청 사용자성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경우 교섭 구조가 복잡해지고 원·하청 간 계약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노동계는 실제 업무를 지휘하고 서비스 기준을 정하는 주체가 원청이라면 그에 맞는 책임도 져야 한다고 본다. 이번 판정은 두 입장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첫 통신업계 사례다. ◇ 쟁점은 ‘교섭의 범위’다 앞으로의 핵심은 LG유플러스가 실제 교섭 테이블에 나설지 그리고 어떤 의제를 어느 범위까지 다룰지다. 노동위원회가 사용자성을 인정했다고 해서 모든 근로조건에 대해 원청이 곧바로 전면 사용자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개정법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용자성을 인정한다. 따라서 노사 간 쟁점은 ‘원청 책임이 있느냐’에서 ‘어떤 사안에 대해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느냐’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안전과 작업방식은 원청 통제가 비교적 분명한 영역으로 볼 수 있지만 임금과 복리후생은 도급계약과 하청업체의 경영권 문제까지 얽혀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이번 결정은 통신업계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외주화 모델에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이용자는 LG유플러스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현장에서 설치하고 수리하는 노동자는 자회사나 협력업체 소속이다. 서비스 품질은 원청 브랜드의 경쟁력이면서 그 품질을 떠받치는 노동조건은 외부화돼 있었다. 노란봉투법의 첫 통신업계 적용은 그 분리 구조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다. 통신사는 AI와 데이터센터, 플랫폼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기본은 여전히 현장의 연결 서비스다. 그 연결을 책임지는 노동의 조건을 누가 결정하고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번 판정은 통신업계 노사관계가 더 이상 과거의 외주화 관성만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신호다.
2026-06-12 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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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 후속 승부수…연내 글로벌 원빌드 띄운다
위메이드가 흥행작 ‘나이트 크로우’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워 신작 출시 준비에 들어갔다. 원작의 글로벌 흥행 경험을 바탕으로 후속 MMORPG를 연내 선보이고, 동시에 중국 시장 진출까지 추진하며 하반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위메이드(대표 박관호)는 매드엔진(공동대표 손면석, 이정욱)과 ‘나이트 크로우’ IP 기반 신작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양사는 연내 글로벌 원빌드 출시를 목표로 개발과 서비스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신작은 PC와 모바일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멀티플랫폼 MMORPG로 준비 중이다. 정식 서비스명과 세부 게임 정보는 추후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위메이드는 원작에서 검증된 전투와 성장 구조, 글로벌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나이트 크로우’ IP의 흥행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원작 ‘나이트 크로우’는 위메이드의 최근 실적과 글로벌 전략을 떠받친 핵심 IP다. 2023년 출시 이후 국내외 누적 매출 7500억원, 누적 이용자 수 1400만명을 기록했다. 한국,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앱 마켓 게임 매출 상위권에 올랐고 글로벌 최고 동시접속자 수 45만명을 돌파한 이력도 있다. 이번 신작의 의미는 단순 후속작 출시를 넘어선다. 위메이드는 2024년 말 위메이드맥스를 통해 매드엔진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며 개발 역량을 내부화했다. 원작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협업 구조가 더 밀착된 만큼 후속작 개발과 글로벌 서비스 의사결정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위메이드의 실적 흐름도 신작 기대감을 키우는 배경이다. 회사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약 1533억원, 영업이익 약 85억원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라이선스 매출이 실적을 뒷받침한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자체 IP 신작과 글로벌 서비스 확대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중국 시장도 중요한 변수다. 위메이드는 원작 ‘나이트 크로우’의 연내 중국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국내 게임사에 여전히 큰 매출 기회를 제공하는 시장이지만 판호와 현지 운영, 과금 구조, 콘텐츠 규제 등 넘어야 할 문턱도 높다. 현재 공개자료 기준으로 ‘나이트 크로우’의 중국 판호 발급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위메이드의 하반기 성과가 ‘나이트 크로우’ IP 확장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원빌드 신작은 지역별 빌드를 따로 운영하는 방식보다 빠른 확장과 운영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국가별 이용자 성향, 과금 민감도, 현지 규제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수 있다. MMORPG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부담이다. 이용자들은 더 높은 그래픽과 전투 완성도뿐 아니라 안정적인 경제 시스템, 장기 운영, 공정한 과금 구조를 함께 요구하고 있다. 원작의 흥행이 후속작의 출발선을 높여줄 수는 있지만 같은 공식만 반복해서는 글로벌 이용자의 기대를 충족하기 어렵다. 위메이드의 승부는 이제 IP의 지속성에 있다. ‘나이트 크로우’가 한 번의 흥행작에 그칠지, 글로벌 MMORPG 프랜차이즈로 확장될지는 올해 신작과 중국 진출의 결과에 달려 있다. 게임사의 체력은 신작 발표가 아니라 출시 이후 이용자와 매출을 얼마나 오래 붙잡느냐에서 드러난다. 위메이드가 보여줘야 할 것은 또 하나의 출시가 아니라 흥행 IP를 장기 성장 자산으로 키우는 능력이다.
2026-06-12 17: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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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트먼 방한 연기, 가벼운 일정 아니었다…韓 AI 동맹 숨고르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일정이 연기되면서 국내 인공지능(AI) 업계의 시선이 다시 쏠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개인 사정에 따른 일정 조정이지만 당초 예정됐던 회동의 무게를 보면 단순한 의전성 방문은 아니었다.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를 잇는 이번 일정은 오픈AI의 한국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올트먼 CEO가 14~15일 예정했던 한국 방문 일정을 연기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방문 일정 전반이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측은 “한국은 오픈AI에 매우 중요한 나라이자 전략적 파트너”라며 국내 파트너들과 진행 중인 협력은 예정대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올트먼 CEO가 한국에 오려 했던 이유는 분명했다. 첫 축은 삼성전자다. 삼성과 오픈AI는 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내 생성형 AI 도입 등에서 접점을 넓히고 있다. 오픈AI가 초대형 AI 모델을 운영하려면 막대한 연산 자원과 메모리 공급망이 필요하다. 한국 반도체 기업은 이 경쟁에서 빠질 수 없는 파트너다.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예정됐던 ‘DX 인사이트 토크’도 단순 강연으로 보기 어렵다. 삼성은 최근 업무 전반에 생성형 AI를 도입하며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올트먼 CEO의 방문은 삼성 임직원에게 AI가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 설명하는 동시에 오픈AI 기술이 글로벌 제조기업 내부로 들어가는 상징적 장면이 될 수 있었다. 두 번째 축은 카카오다. 오픈AI와 카카오는 이미 한국형 AI 서비스 개발 협력을 추진해 왔다. 관심은 카카오톡과 챗GPT의 결합이다. 카카오톡은 국내 이용자의 일상 대화와 생활 서비스가 모이는 플랫폼이다. 오픈AI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챗GPT를 단순 앱이 아니라 국민 메신저와 연결된 생활형 AI로 확장할 수 있는 통로다. 네이버와의 회동도 의미가 작지 않았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AI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검색, 기업용 AI 역량을 갖춘 국내 대표 플랫폼이다. 오픈AI와 네이버는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가능한 관계다.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기업용 AI 시장에서는 협력 여지가 있지만 검색과 생성형 AI 서비스에서는 경쟁 구도도 형성될 수 있다. 이번 연기를 두고 해외 AI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오픈AI는 최근 미국 IPO를 비공개로 신청했고, 최대 1조달러 가치평가가 거론될 만큼 자본시장 이슈가 커졌다. 올트먼 CEO는 미국 워싱턴에서 AI 모델 출시 전 정부 승인 의무화에 반대하는 규제 대응에도 나선 바 있다. 오픈AI가 정책, 규제, 상장 준비, 인프라 조달을 동시에 진행하는 시점인 만큼 최고경영자의 일정 우선순위가 미국 현안과 맞물렸을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된 연기 사유는 개인 사정뿐이다. 그의 이번 방한은 중요했다. 오픈AI는 한국에 서울 사무소를 열고 국내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챗GPT 유료 이용자 기반이 크고 반도체와 통신망, 클라우드, 플랫폼, 개발자 생태계를 함께 갖춘 시장이다. 오픈AI가 한국을 전략 거점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방한 연기가 협력 차질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과의 인프라 협력, 카카오와의 서비스 협력, 네이버와의 클라우드·AI 접점은 CEO 방문 한 번으로 결정되는 사안이 아니다. 이미 실무 단계에서 이어지는 장기 의제에 가깝다. 오히려 다음 재방한 때는 단순 회동보다 구체적 성과가 요구될 가능성이 크다.
2026-06-12 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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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다시 울린 '대~한민국'…KT, 26년 축구 응원 동행 잇는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공식파트너인 KT가 대한축구협회, 붉은악마와 함께 2026 광화문 응원 행사를 진행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거리응원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광화문광장을 다시 시민 응원의 무대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KT는 축구국가대표팀 공식파트너로 2001년부터 대한축구협회와 인연을 이어왔다. 2027년까지 공식 파트너 계약을 연장하면서 월드컵과 국가대표 경기, 거리응원 문화 조성에 함께하고 있다. 이번 2026 광화문 응원은 26년간 축구대표팀과 국민을 연결해 온 KT의 후원 경험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광화문은 한국 축구 응원 문화에서 상징성이 큰 공간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수많은 시민이 모여 대표팀을 응원했고 이후 월드컵과 주요 국가대표 경기 때마다 기쁨과 아쉬움을 함께 나누는 시민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KT는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붉은악마와 함께 광화문 거리응원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거리응원 문화를 확산하는 데 힘을 보태왔다. 이번 행사의 특징은 시민 참여와 기술 결합이다. KT는 광화문 WEST 사옥 미디어월을 활용해 경기를 생중계하고 시민들이 현장에서 함께 응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표 콘텐츠인 ‘모두의 캔버스’는 광장에서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AI가 인식해 응원 메시지와 시각 효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관람객이 단순히 경기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의 응원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구조다. 시민들이 사전에 제작한 응원 릴스 영상과 응원 메시지도 미디어월을 통해 소개됐다. 응원은 더 이상 일방향 구호가 아니라 시민 각자의 목소리와 화면, 현장 반응이 결합되는 경험으로 확장됐다. KT가 이번 행사를 ‘새로운 응원 문화’로 강조하는 이유다. 안전 운영도 핵심이다. KT는 광화문광장 놀이마당과 가도공간, 육조광장을 활용해 시민들이 여러 위치에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대형 미디어월, 메인무대, 응원단상, 딜레이 스크린 등을 배치했다. 붉은악마 응원 프로그램과 문화공연, 체험존도 함께 운영해 현장 체류 경험을 높였다. 현장에는 진행요원, 경호·경비요원, 교통관리요원, 의료인력 등 250여명 이상의 전문 인력이 배치됐다. 앰뷸런스와 응급의료 체계, 쿨링존과 워터존, 생수 제공 등 폭염 대응 대책도 마련됐다. 대규모 거리응원이 시민 축제로 유지되려면 열기만큼 안전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KT 온마루에서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팝업 전시도 운영된다. 국가대표팀의 역사와 응원 문화를 돌아볼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월드컵 응원의 기억을 현장 경험으로 확장한다.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해 광화문 현장 밖 이용자와의 접점도 넓힌다. 김동훈 KT 홍보실 전무는 “26년간 국가대표팀을 후원하며 얻은 가장 큰 자산은 국민들과 함께 호흡해 온 시간 그 자체”라며 “대한축구협회, 붉은악마와 함께 준비한 이번 행사는 과거의 열기를 미래의 기술로 잇는 가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광화문 거리응원은 단순한 경기 관람이 아니다. 한 세대가 축구를 통해 함께 웃고 울었던 기억의 공간이며 국가대표팀과 시민을 연결해 온 문화적 장면이다. KT의 2026 광화문 응원은 그 기억 위에 AI와 미디어월, 안전 운영을 더한 새로운 실험이다. 중요한 것은 응원의 크기가 아니라 시민들이 다시 함께 모여 안전하게 같은 순간을 나누는 일이다.
2026-06-12 13: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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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크래프톤, 배그 e스포츠 손잡았다…치지직으로 팬덤 키운다
네이버와 크래프톤이 ‘PUBG: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콘텐츠 생태계 확장을 위해 손잡았다. 크래프톤의 글로벌 게임 IP와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커뮤니티 기반 시청 경험을 결합해 e스포츠 팬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와 크래프톤은 12일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콘텐츠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치지직과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IP를 연계해 플랫폼, 게임 IP, 스트리머 커뮤니티를 활용한 협업을 추진한다. 우선 네이버는 치지직의 스트리밍 기술과 커뮤니티형 시청 문화를 바탕으로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 중계와 리그 파트너십을 확대한다. 이용자가 단순히 경기를 시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트리머와 함께 보고, 반응하고, 참여하는 방식의 콘텐츠 경험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배틀그라운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팬덤을 보유한 크래프톤의 대표 IP다. 특히 e스포츠는 게임의 수명을 늘리고 이용자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장치다. 주요 리그와 국가대항전, 글로벌 대회가 이어질수록 게임 플레이 이용자뿐 아니라 시청자와 팬 커뮤니티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치지직의 게임 스트리밍 경쟁력을 키울 기회다. 국내 스트리밍 시장에서 게임 콘텐츠는 이용자 체류 시간과 커뮤니티 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를 치지직 안으로 더 깊이 끌어오면 스트리머, 팬, 게임사가 연결되는 플랫폼 생태계를 넓힐 수 있다. 양사는 공동 프로모션과 브랜딩 협업도 추진한다. 배틀그라운드 주요 리그와 연계해 네이버 생태계 기반 콘텐츠 노출을 확대하고 이용자 참여형 이벤트와 온·오프라인 프로모션도 진행할 계획이다. 대회 현장과 온라인 방송을 함께 연결하면 팬 경험의 밀도도 높아질 수 있다. 이번 협약은 크래프톤에도 의미가 있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글로벌 대회 중심으로 팬층을 넓혀왔지만 지역별 플랫폼과 커뮤니티 접점을 강화하는 작업도 중요해지고 있다. 치지직을 통한 중계와 스트리머 협업은 국내 팬덤을 재활성화하고 신규 시청자를 유입시키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시장 시선은 실제 콘텐츠 차별화에 쏠린다. 단순 중계권 협업만으로는 팬덤을 오래 붙잡기 어렵다. 경기 전후 해설 콘텐츠, 스트리머 합동 시청, 선수 인터뷰, 드롭스·보상 이벤트, 오프라인 팬 행사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플랫폼 협업의 효과가 커진다. 신슬기 네이버 게임 콘텐츠 제휴 리더는 “이번 업무협약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보유한 글로벌 IP 경쟁력과 치지직의 스트리밍·커뮤니티 역량을 결합해 사용자 중심의 e스포츠 시청 경험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용 크래프톤 e스포츠 실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외부 플랫폼과의 연계를 확대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이용자 접점을 넓히고 팬 기반 확대와 콘텐츠 고도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네이버와 크래프톤의 협업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를 더 넓은 커뮤니티 경험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남은 과제는 치지직 안에서만 볼 수 있는 이유를 얼마나 선명하게 만들어내느냐다.
2026-06-12 13: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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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유출 파장 CJ ONE까지…1051명 집단소송, 계정 잠금도 확산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CJ ONE 계정 보호조치와 집단 손해배상 소송으로 번지고 있다. 단순한 OTT 회원정보 유출을 넘어 CJ 계열 서비스와 연동된 통합 계정, 온라인 식별 정보인 CI·DI까지 문제가 되면서 소비자 불안이 커지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그룹 통합 멤버십 서비스 CJ ONE은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일부 회원을 대상으로 계정 보호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티빙 사고 이후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은 CJ ONE 통합회원 계정 등이 대상이다. 계정 잠금 해제를 위해서는 CJ ONE 홈페이지나 앱에서 본인인증을 거쳐 비밀번호를 재설정해야 한다. 티빙은 지난 2일 외부의 비인가 접근으로 개인정보가 저장된 데이터베이스에 접속이 이뤄졌고 개인정보 파일이 외부로 전송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사고 인지 이후 공격자 IP 접근을 차단하고 클라우드 접근 통제 정책을 변경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유출 항목은 아이디, 이름, 생년월일, 성별,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환불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CI와 DI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안의 무게가 커졌다. CI는 본인확인을 거친 이용자를 식별하기 위한 연계정보이고 DI는 서비스 내 중복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식별값이다. 이용자가 쉽게 바꿀 수 없는 정보인 만큼 다른 유출 정보와 결합되면 개인 식별과 2차 피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티빙은 11일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이용자별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조회 서비스를 개설했다. 회사는 “티빙을 믿고 이용해 주시는 회원님께 큰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피해 여부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최주희 티빙 대표는 “이용자 여러분께서 믿고 맡겨주신 정보를 지켜드리지 못했으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티빙에 있다”고 사과했다. 정부 조사도 본격화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이번 사고를 대규모 정보 유출 및 추가 피해 가능성이 있는 중대한 침해사고로 보고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했다. 조사단은 사고 원인, 침입 경로, 유출 규모, 추가 피해 가능성 등을 들여다볼 전망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성 확보 의무와 정보주체 통지 의무 위반 여부를 살필 가능성이 있다. 법적 대응도 시작됐다. 법무법인 지향은 티빙 개인정보 유출 피해 이용자 1051명을 대리해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액은 1인당 30만원이다. 지향 측은 유출 정보의 종류와 2차 피해 위험을 고려할 때 정신적 피해가 크고 향후 조사 과정에서 추가 피해가 확인되면 청구액 확대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무법인 세담도 별도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세담은 CI와 DI가 유출 항목에 포함된 점을 들어 스미싱, 피싱 등 2차 피해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티빙은 전화, 문자, 이메일 등을 통한 사칭 피싱 시도에 주의해 달라고 이용자들에게 안내한 바 있다. 이번 사태는 CJ 계열 서비스 전반의 계정 연동 구조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티빙은 자체 계정뿐 아니라 CJ ONE, 네이버, 카카오 등 외부 계정으로 가입한 이용자도 많다. 편의성을 높였던 통합 로그인과 계정 연동이 사고 발생 이후에는 비밀번호 변경, 계정 잠금, 본인인증 등 복잡한 대응 절차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업계에선 정확한 피해 규모와 보상안, 재발 방지 대책에 쏠린다. 일부 보도에서는 유출 대상이 대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재 공개자료 기준으로 최종 피해 규모는 정부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티빙이 보상안과 추가 조치를 내놓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이용자 보호책의 수준도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2026-06-12 11: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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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TPU 일부 삼성 품으로…AI칩 공급망 다변화에 2나노 시험대
구글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일부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의 첨단 공정 생산능력이 AI 수요로 빠듯해지면서 빅테크가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흐름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미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 등에 따르면 구글은 코드명 ‘아이스피시(Icefish)’로 불리는 10세대 텐서처리장치(TPU)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칩은 미디어텍과 협력해 설계 중이며 이르면 2028년 양산에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PU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가속기다. 구글 검색, 유튜브, 클라우드, 제미나이 등 대규모 AI 서비스 운영에 쓰이는 핵심 인프라다. 구글은 그동안 TPU 생산을 주로 TSMC에 맡겨왔지만 AI 모델 학습과 추론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체 칩 물량 확대와 생산 파트너 다변화 필요성이 커졌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삼성전자가 전체 칩이 아니라 메모리 입출력 다이(I/O Die)를 맡을 가능성이다. 보도에 따르면 TPU의 핵심 연산 다이는 TSMC가 1.4나노 공정에서 생산하고 삼성전자는 연산 다이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연결하는 메모리 인터페이스 부품을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AI 반도체에서 메모리 I/O 다이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대형 AI 모델은 막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쓰는 능력이 성능을 좌우한다. 연산 칩이 아무리 빨라도 HBM과의 데이터 이동이 막히면 전체 효율이 떨어진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구글의 검토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는 중요한 기회다. 삼성 파운드리는 첨단 공정에서 TSMC를 추격해왔지만 수율과 대형 고객 확보에서 줄곧 시험대에 서 있었다. 구글 TPU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2나노 공정의 제조 역량과 AI 칩 패키징 경쟁력을 동시에 입증할 수 있다. 특히 HBM과 로직 반도체를 함께 다루는 구조는 삼성의 종합 반도체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영역이다. 최근 삼성 파운드리는 대형 고객 확보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와 차세대 AI6 칩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22조8000억원대로, 삼성 파운드리 역사상 의미 있는 대형 수주로 평가됐다. 여기에 구글 TPU 일부 생산 논의까지 이어질 경우 삼성의 첨단 파운드리 신뢰도 회복에 힘이 실릴 수 있다. 구글 입장에서도 전략적 의미가 있다. AI 인프라 경쟁이 엔비디아 GPU 중심에서 빅테크 자체 칩 경쟁으로 넓어지면서 안정적인 생산능력 확보가 핵심 과제가 됐다. TSMC 의존도를 낮추고 삼성, 인텔 등 대체 파트너를 검토하는 것은 비용과 공급 리스크를 동시에 줄이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 보도 내용은 계약 확정이 아니라 논의와 검토 단계다. 실제 양산까지는 설계 변경, 공정 검증, 수율 확보, 패키징 테스트, 고객 승인 등 여러 관문이 남아 있다. 2028년 양산 목표 역시 개발 일정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이제 시장 시선은 삼성의 2나노 수율과 고객 대응력에 쏠린다. AI 반도체 고객은 성능뿐 아니라 안정적 공급, 전력 효율, 패키징 완성도, 장기 생산능력을 함께 본다. 구글이 삼성에 일부 역할을 맡긴다면 그것은 단순한 보조 생산이 아니라 TSMC 일극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신호가 될 수 있다.
2026-06-12 09: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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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L로 다 모은 놀유니버스…AI가 여행 짜는 '초연결 플랫폼' 승부수
놀유니버스가 여행·여가·문화 서비스를 ‘NOL’로 일원화하고 ‘AI 트래블 에이전시(AI Travel Agency, ATA)’ 전환에 속도를 낸다. 숙박과 항공, 투어, 레저, 공연·전시, 여행 일정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 묶어 고객의 탐색부터 예약, 현지 경험까지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놀유니버스는 플랫폼별로 분산돼 있던 서비스를 NOL로 통합해 고객에게 초연결 경험(Hyper-connected Experience)을 제공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통합은 단순한 브랜드 정리가 아니라 야놀자, 인터파크투어, 인터파크티켓, 트리플로 나뉘어 있던 여행·여가·문화 카테고리를 하나의 이용 흐름으로 묶는 작업이다. 첫 단계로 오는 9월 NOL 인터파크투어와 NOL 티켓이 NOL로 통합된다. 이후 트리플도 순차적으로 결합된다. 각 서비스는 통합 전까지 기존 방식대로 이용할 수 있으며 통합 이후에도 기존 예약 내역은 NOL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연 마니아층이 이용해 온 NOL 티켓 유료 멤버십 ‘토핑’도 NOL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놀유니버스가 통합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여행 플랫폼 경쟁의 변화가 있다. 과거 온라인 여행사 경쟁이 숙박과 항공 예약 가격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여행 전 탐색, 공연·전시 관람, 현지 액티비티, 일정 관리, 재방문까지 이어지는 전체 경험을 누가 장악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이용자가 여러 앱을 오가며 정보를 찾고 예약하는 구조를 하나로 줄이는 것이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AI 트래블 에이전시 구상도 이 연장선에 있다. 놀유니버스는 지난해 말 대화형 AI 여행 탐색 서비스 ‘AI 노리’를 선보이며 고객 취향과 문장형 질문을 기반으로 숙소와 레저 상품을 추천하는 기능을 공개했다. NOL 통합으로 숙박, 항공, 티켓, 투어, 일정 데이터가 결합되면 AI 추천의 정교함과 개인화 수준도 높아질 수 있다. 기대효과는 교차 판매와 고객 체류 확대다. 예컨대 콘서트 티켓을 예매한 고객에게 숙소와 교통, 주변 맛집과 액티비티를 연결하고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고객에게 항공권과 현지 투어, 공연·전시 상품을 함께 제안할 수 있다. 플랫폼 내부 데이터가 하나로 쌓이면 가격 제안, 쿠폰 설계, 여행 일정 추천도 더 정교해질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확장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K팝 공연, 전시, 스포츠, 관광 상품을 한국 여행 수요와 연결하면 외국인 고객 대상 K-여행·여가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다. NOL이 단순 예약 플랫폼을 넘어 한국의 여행과 문화 소비를 연결하는 관문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통합을 기념한 고객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놀유니버스는 오는 15일부터 8월 17일까지 9주간 해외·국내 여행과 티켓 특가 상품을 할인과 쿠폰 혜택으로 제공한다. 기존 NOL 인터파크투어와 NOL 티켓 회원의 NOL 전환을 유도하고 통합 초기 이용 경험을 높이려는 조치다. 남은 과제는 서비스 이전 과정의 안정성이다. 예약 내역, 멤버십 혜택, 티켓 예매 경험, 고객센터 응대가 흔들리면 통합 효과보다 불편이 먼저 부각될 수 있다. 특히 인터파크티켓은 충성도 높은 공연 이용자층을 보유한 만큼 기존 고객 경험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철웅 놀유니버스 대표는 “고객에게 공연 관람, 항공 및 숙소 예약, 현지 일정 수립은 모두 하나의 연결된 여정”이라며 “이번 통합은 글로벌 AI 트래블 에이전시로 진화하기 위한 담대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플랫폼 통합의 성패는 이름을 하나로 바꾸는 데서 결정되지 않는다. 고객이 여행을 떠올리는 순간부터 돌아온 뒤 다음 여정을 계획할 때까지 NOL 안에서 이유 있는 연결을 경험해야 한다. 놀유니버스의 승부수는 여행 예약의 통합을 넘어 여가와 문화의 시간을 누가 설계하느냐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2026-06-12 09: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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