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
-
-
-
KT, 병원 데이터를 AI 자산으로 바꾼다
KT가 연세의료원과 의료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고도화하는 협력에 나선다. 두 기관은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에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김봉균 KT Enterprise부문장(부사장)과 금기창 연세의료원장 등이 참석했다. 병원이 보유한 진료 기록과 검사 결과, 의료 영상, 연구 데이터는 AI 시대의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하지만 형태와 구조가 제각각이라 AI가 곧바로 학습하기 어렵다.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구조화해 AI가 쓸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작업이 의료기관 경쟁력을 가르는 지점이 된 이유다. 두 기관은 의료 데이터 표준화 기반 확대, 데이터 활용 인프라 고도화, AI 기반 의료 서비스 적용 방안 연구, 중장기 협력 체계 구축 등을 함께 수행한다. KT는 AX 플랫폼 역량으로 의료 데이터를 AI가 분석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고 안전한 활용 기반을 구축한다. 연세의료원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 활용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의료진 중심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역할을 맡는다. ◆ 정부, 올해 의료AI 실증과제 20개 신설 이번 협력은 정부 정책 흐름과 맞물려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의료데이터 활용 확대 방안을 내놓고 올해 의료 AI 솔루션의 성능과 효과를 검증하는 실증 과제 20개를 신설하기로 했다. 전국 43개 의료기관의 데이터 공급과 수요 매칭 비용도 정부가 지원한다. 의료데이터 중심병원을 통한 AI 모델 실증 사업도 새로 생겼다. 인프라 확충도 진행 중이다. 공공기관 행정데이터 중심이던 보건의료빅데이터플랫폼에 국립대병원 임상데이터가 연계되고 2028년까지 77만명 규모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가 구축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개방된다. 정부는 GPU를 확보해 대용량 데이터 원격분석이 가능한 분석시스템도 제공할 계획이다. 병원이 보유한 데이터를 AI가 쓸 수 있게 다듬어 두지 않으면 이런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구조다. KT의 이번 행보는 지난달 6일 박윤영 대표가 발표한 'AX 플랫폼 컴퍼니'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KT는 3년간 18조원을 투입해 보안과 네트워크에 12조원, AI 데이터센터와 해저케이블 등 인프라에 6조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기존 마이크로소프트 협력을 유지하면서 구글과 팔란티어, 국내 AI 기업으로 파트너십을 넓힌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의료는 데이터 규모가 크고 규제 요건이 까다로워 클라우드와 보안 역량을 함께 요구하는 분야다. 통신사가 강점을 주장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경쟁도 만만치 않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가톨릭중앙의료원에 협업 도구 '네이버웍스'를 공급했고 클라우드 전자의무기록(EMR) 기업 세나클소프트 지분을 확보하는 등 인프라 강화 전략을 펴고 있다. 병동 관리를 돕는 '클로바 널싱 에이전트'도 내놨다. SK텔레콤은 5G MEC 기반 저지연 네트워크와 의료 환경별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며 GE헬스케어와 의료 데이터 디지털 전환 시장에 함께 뛰어들었다. 금기창 연세의료원장은 "의료의 미래 경쟁력은 데이터와 AI 활용 역량에 달려 있다"며 "진료·연구·교육 전 영역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봉균 부사장은 "AI의 경쟁력은 결국 데이터에서 시작된다"며 "의료 데이터를 AI 활용에 최적화된 형태로 고도화하는 노하우와 AX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의료 AI 생태계 발전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편 KT와 연세의료원은 업무 협력을 넘어 의료 서비스 혁신을 위한 연구 과제도 지속 발굴하고 다른 기관과의 협력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협약은 구체적인 사업 규모나 투자액, 첫 결과물이 나올 시점이 공개되지 않았다.
2026-08-04 17:28:26
-
-
-
-
-
-
[편집인 칼럼] 외국인 300만 시대, 지금 필요한 것은 문을 여는 용기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지혜다
대한민국은 이제 '외국인 3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저출산과 초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산업 현장과 농어촌, 돌봄과 서비스업 곳곳에서 외국인 노동력은 더 이상 보조 인력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중요한 구성원이 되었다. 정부 역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이민청 신설과 이민정책 체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민 정책은 단순히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는 경제정책이 아니다. 그것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국가의 미래 전략이다. 숫자를 늘리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사회 안에서 신뢰를 쌓고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이민을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강했다. 일손이 부족하면 외국인을 받아들이고, 산업 현장의 빈자리를 메우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은 노동력만 제공하는 존재가 아니다. 각자의 언어와 문화, 종교, 생활방식, 가치관을 함께 가지고 온다. 결국 이민정책은 노동시장 정책인 동시에 문화정책이며 교육정책이고 지역공동체 정책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경험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민 자체가 사회 갈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준비되지 않은 사회 통합이 갈등을 키운다는 사실이다. 언어 장벽이 방치되고 지역사회와의 교류가 단절되며 서로를 이해할 기회가 부족할 때 오해와 편견은 쉽게 증폭된다. 반대로 체계적인 적응 교육과 공정한 법 집행, 주민 간 지속적인 소통이 이루어진 곳에서는 다양한 문화가 지역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우리 사회 역시 이제는 '다문화 수용'과 '사회 통합'을 같은 무게로 바라봐야 한다. 외국인 주민에게 한국 사회의 언어와 법질서, 생활문화를 이해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 공존을 위한 최소한의 투자다. 동시에 기존 국민들도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서로를 존중하는 시민의식을 키워야 한다. 통합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적응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공존의 또 다른 전제는 공정한 법치다. 법은 국적과 출신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불법 체류나 범죄에는 엄정하게 대응하되, 성실하게 일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외국인에게는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원칙 있는 법 집행은 배제가 아니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경험을 늘리는 일이다. 외국인 밀집지역을 방치하기보다 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문화센터와 도서관, 체육시설,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학교와 마을 단위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서로 얼굴을 알고 대화를 나누는 공동체에서는 막연한 두려움보다 이해와 신뢰가 자란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현재 여러 부처에 분산된 이민정책을 통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입국 이전부터 정착, 취업, 자녀교육, 귀화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지역별 산업 수요와 정주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이민정책을 추진해 특정 지역에 인구가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도 예방해야 한다. 아울러 이민정책은 정부만의 과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외국인 수용 규모와 속도, 필요한 인력의 분야, 사회통합 정책 등에 대해 국민과 충분히 소통하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감 없는 정책은 쉽게 갈등으로 이어지지만, 충분한 설명과 참여를 바탕으로 한 정책은 공동체의 신뢰를 키운다. 대한민국은 이제 더 이상 단일문화 사회라는 과거의 인식에 머물 수 없다. 그렇다고 다양성만을 강조하며 사회 통합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 다양성과 공동체는 서로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두 축이다. 외국인 300만 시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새로운 기회다. 중요한 것은 문을 얼마나 크게 여느냐가 아니라, 그 문을 통해 들어온 사람들이 기존 국민과 함께 같은 규칙을 존중하며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사회를 설계하는 일이다. 성숙한 이민정책은 인구 감소를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가 신뢰 속에서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서 비로소 그 가치를 완성한다.
2026-08-04 17:14:03
-
[프론티어 격돌] 포스코는 '마진'·현대제철은 '반등'…AI 철강서 승부
국내 철강업계 1·2위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2분기 나란히 개선된 성적표를 내놨다. 판매량과 제품 가격이 함께 오르며 불황의 저점에서는 벗어났지만 회복의 깊이는 달랐다. 포스코는 원료비 상승에도 가격 인상으로 마진을 지켰고, 현대제철은 적자 탈출에 성공했지만 이익률은 0%대에 머물렀다. 포스코는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9조4150억원, 영업이익 274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은 610억원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2.4%에서 2.9%로 상승했다. 현대제철의 별도 매출은 4조8379억원, 영업이익은 111억원이었다. 1분기 725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영업이익률은 0.2%에 그쳤다. 포스코의 별도 매출은 현대제철의 약 1.9배였지만 영업이익은 약 24.7배였다. 포스코는 가격을 올려 원가 부담을 흡수했고, 현대제철은 판매량 증가와 비용 절감으로 적자에서 벗어났다. 다만 포스코 별도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46.6% 줄었고 현대제철 연결 영업이익도 43.3% 감소했다. 양사 모두 본격적인 업황 회복보다 저점 반등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판매가 올린 포스코, 원가에 막힌 현대제철 포스코의 탄소강 평균 판매가격은 1분기 t당 92만원에서 2분기 96만2000원으로 올랐다. 판매가격 상승은 영업이익을 4320억원 끌어올렸지만 주원료 가격 상승이 3040억원, 물류·정비비 등 비용 증가가 860억원의 감익 요인으로 작용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료 가격 상승 등 원가 증가 영향이 컸다"고 했다. 판매가격을 올려 마진은 소폭 확대했지만 원료와 물류비 증가분을 모두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는 의미다. 현대제철의 2분기 판매량은 442만1000t으로 전분기보다 15만8000t 늘었다. 봉형강 판매 증가와 제품 가격 상승, 원가 절감이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그러나 매출 증가보다 원가 상승 속도가 빨라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연구개발과 생산·판매 확대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며 "회사가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원가 변수보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판매량을 늘리는 동시에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소재 기술, 현대제철은 패키지 양사의 다음 승부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전력망 등 첨단산업 인프라다. 같은 시장을 겨냥하지만 공략 방식은 다르다. 포스코는 건축 구조용 후판뿐 아니라 포스맥, 전기강판, 데이터랙 소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전력망용 강재까지 공급 대상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프로젝트와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소재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맥은 포스코 고유 기술로 개발한 고내식강이고 전기강판은 국내에서 포스코만 생산한다는 점이 경쟁력"이라고 했다. 포스맥은 부식에 강해 데이터센터 외장재와 설비 구조물에 활용할 수 있고, 전기강판은 변압기와 모터 등 전력기기의 효율을 높이는 소재다. 현대제철은 철근·형강·후판·열연·냉연을 함께 공급하는 능력을 앞세운다. 데이터센터 구조재에는 H형강과 후판, 철근, 바닥용 데크가 들어간다. 비구조재에는 전선 보호용 강관과 서버랙·서버 케이스용 냉연강판이 사용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구조재는 건물의 뼈대가 되는 강재이고 비구조재는 내부를 채우는 강재"라며 "시공사가 이를 나눠 계약하면 비용과 시간이 추가로 들기 때문에 패키지로 공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했다. 현대제철은 올해 국내 데이터센터 7곳의 철강재를 신규 수주했다. 포스코가 고유 기술과 고부가 소재를 내세운다면 현대제철은 다양한 제품을 한 번에 조달할 수 있는 편의성을 강조했다. 다만 양사 모두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과 이익 기여도는 공개하지 않았다. AI 인프라가 철강업의 새로운 성장축이 되려면 발표된 투자 계획이 실제 착공과 제품 발주로 이어져야 한다. 美 전기로, 현대제철은 주도·포스코는 물량 확보 저탄소 철강에서도 양사의 전략은 엇갈린다. 포스코는 지난 6월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t 규모 전기로를 준공했다. 고로와 전기로 쇳물을 섞어 제품을 생산한 뒤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급강까지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서 전기로와 고로 쇳물을 혼합하는 복합 프로세스를 양산에 적용했다. 기존 고로 제품보다 탄소발자국을 약 20% 낮추면서 동등한 품질을 확보했다. 북미에서는 양사가 공동 투자자로 만난다.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는 연산 270만t 규모로 현대제철 50%, 포스코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를 보유한다. 미국 공장에서는 열연과 냉연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미국 사업을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철강시장의 한계를 넘어설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은 세계에서 성장성이 높은 철강시장 중 하나"라며 "미국에서 탄소저감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현실화하고 향후 국내 공장과도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포스코는 지분에 해당하는 물량과 추가 오프테이크 물량을 확보해 현지 완성차 업체와 포스코멕시코 등에 공급할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루이지애나 사업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참여하며 자동차강판과 소재 오프테이크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대제철이 현지 생산을 주도한다면 포스코는 단독 투자 부담을 낮추면서 북미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구조다. 국내에서는 경쟁하지만 미국의 관세 장벽과 현지화 요구 앞에서는 생산과 판매망을 나누는 공동전선을 택했다. 2분기까지의 성적은 수익성을 지킨 포스코가 앞섰다. 현대제철은 이익 규모에서는 뒤졌지만 적자 탈출로 반등의 출발점을 만들었다. 앞으로의 승부는 생산량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제품과 새로운 수요처에 달렸다. 포스코는 고부가 소재와 미국 오프테이크 물량을 실적으로 연결해야 하고, 현대제철은 데이터센터 패키지 공급과 미국 현지 생산을 이익률 상승으로 증명해야 한다.
2026-08-04 17: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