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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읽어야 하나"…KT 밀리의서재, AI 시대 읽기의 가치 재조명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정보를 요약하고 대신 읽어주는 시대가 열리면서 오히려 스스로 읽고 생각하는 능력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숏폼 콘텐츠 확산과 AI 기술 발전으로 '독서 위기론'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KT 밀리의서재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읽기의 미래'를 화두로 인간의 사고력과 독서 문화의 방향성을 모색한다. 22일 KT 밀리의서재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오는 9월 3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컨퍼런스 '읽는 미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읽는 미래: AI 시대의 한가운데서 비추는 읽기의 청사진'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는 AI 시대에 우리가 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사회적 차원에서 논의하기 위해 진행된다. 최근 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정보 접근성은 크게 높아졌지만, 스스로 읽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AI가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요약하고 제공하는 환경이 구축되면서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자신의 생각으로 연결하는 읽기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독서 역시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문해력과 사고력, 창의성을 기르는 핵심 역량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숏폼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깊이 있는 읽기 경험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독서를 통해 인간 고유의 사고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밀리의서재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독서를 개인의 취향을 넘어 사회적 의제로 확장하고, AI 시대 독서 문화와 출판 생태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독서 위기론을 넘어 AI가 촉발한 읽기의 변화와 인간 고유의 창조성, 읽기의 사회적 역할을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컨퍼런스는 작가와 문학평론가, 심리학자, 출판 업계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강연과 대담 세션으로 구성된다. 철학과 데이터, 인지심리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AI 시대에 필요한 읽기와 사고의 힘을 조명한다. 강연 세션에서는 김재인 철학자가 '언어력: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으로 생존하는 방법'을 주제로 발표한다. 안나 로슬링 데이터 전문가는 'AI 시대, 질문하는 독자로 살아가는 법'을 통해 AI 시대에 필요한 독자의 역할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경일 인지심리학자는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리딩 테라피'를, 박혜진 편집자는 '고전 문학에서 찾은 사랑의 언어'를 주제로 읽기의 의미를 전한다. 대담 세션에는 은희경 소설가를 비롯해 임미진 롱블랙 대표와 최인아 최인아책방 대표, 스탠드업 코미디언 원소윤과 웹툰 작가 이종범 등이 참여해 읽기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한다. AI 시대에도 인간에게 읽기가 필요한 이유와 미래 독서 문화의 방향성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밀리의서재 창립 10주년 특별 기획으로 제작된 앤솔러지 '북키퍼'를 주제로 한 북토크도 진행된다. 김초엽 소설가와 신형철 문학평론가, 홍한별 번역가 등 앤솔러지에 참여한 작가들이 작품의 기획 의도와 창작 과정을 소개하고, 자신들이 그려낸 '읽는 미래'를 관람객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밀리의서재는 향후 독서를 단순한 콘텐츠 소비가 아닌 인간의 사고력과 창의성을 키우는 경험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AI 시대에도 인간에게 필요한 읽기의 가치와 역할을 지속적으로 조명하며 미래 독서 문화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이성호 KT 밀리의서재 독서당 본부장은 "지난 10년간 축적해 온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읽기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며 "다양한 분야의 연사들과 우리가 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컨퍼런스 현장을 찾은 독자들이 미래 독서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7-22 08: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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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1.33% 상승…중저가 매매·월세 비중 늘었다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매매와 전세 모두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매매가격은 도심권과 서남권, 동북권이 상승을 이끌었고 전세가격은 동북권을 중심으로 오름폭이 컸다. 지난달 거래시장에서는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다시 늘고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 거래가 전세를 웃돌며 시장 구조 변화도 뚜렷해졌다. 서울시는 한국부동산원이 공표한 5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바탕으로 집계한 거래 동향을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시는 주택 계약 전 토지거래허가 기간의 정보 공백을 줄이고 시민들이 시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올해 1월부터 실거래가격지수 동향을 매월 공개하고 있다. 3월부터는 아파트 거래량 통계도 함께 내놓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은 1.33%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3.47% 상승했다. 생활권별로는 모든 권역에서 상승했다. 도심권이 2.52%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서남권 1.53%, 동북권 1.51%, 서북권 1.27%, 동남권 0.58% 순이었다. 강남권이 포함된 동남권보다 도심·서남·동북권의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면서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넓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규모별로도 전 면적대가 올랐다.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40∼60㎡)가 1.79% 상승해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중대형(85∼135㎡)도 1.76% 올랐고 초소형(40㎡ 이하) 1.25%, 중소형(60∼85㎡) 1.15%, 대형(135㎡ 초과) 0.94% 순으로 상승했다. 대출 규제와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진입 가격이 낮은 소형 면적대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 실거래가격 역시 상승했다. 5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1.04%, 전년 동월 대비 10.88% 올랐다. 권역별로는 동북권이 2.25%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북권은 1.20%, 서남권은 0.85%의 오름세를 보였다. 동남권은 0.03%로 보합에 가까웠고 도심권은 0.39% 하락했다. 규모별로는 소형 전세 실거래가격이 전월보다 1.43% 올랐다. 중소형은 1.10%, 초소형은 0.76%, 중대형은 0.32% 상승했다. 반면 대형은 0.67% 하락했다. 전세 수요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은 중소형 이하 면적에 집중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6월 거래량은 신고기한 영향으로 일단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5일 기준 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603건으로 전월보다 48.0% 감소했다. 다만 부동산 거래 신고기한이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인 만큼 6월 계약분 신고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거래량은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 가격대별로는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확대됐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77.9%로 전월보다 5.0%포인트 높아졌다. 4~5월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고가 주택 거래가 늘며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낮아졌지만 6월에는 고가 거래 집중이 완화되고 대출 규제 영향으로 중저가 주택 중심의 거래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 비중이 전세를 넘어섰다. 6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7477건으로 전월보다 12.5% 줄었다. 반면 월세 거래량은 8819건으로 3.3% 늘었다. 월세 거래가 전세보다 1300건 이상 많았다. 6월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54.1%로 전세 비중 45.9%를 웃돌았다. 지난해 12월 이후 전세와 월세가 비슷한 비중을 유지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월세 중심 구조가 다시 강해진 것이다. 전세 거래 중 갱신계약 비중도 53.8%로 전월과 전년 동월보다 모두 높아졌다. 전세 매물이 줄고 신규 계약 부담이 커지면서 기존 계약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매매와 전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가운데 거래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매매는 15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옮겨가고, 임대차는 월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가격 상승세가 강남권에만 머물지 않고 도심·서남·동북권으로 확산되는 만큼 향후 대출 규제와 전세 수급 변화가 서울 주택시장 흐름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2026-07-22 0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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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대출은 막고 집값은 못 잡았다…서울은 '현금 부자 시장'이 됐다
주택담보대출 문턱은 거듭 높아졌는데 서울 아파트값은 75주째 올랐다. 7월 둘째 주 상승률만 0.30%다. 전셋값도 한 주 동안 0.28% 뛰었다. 대출을 막으면 매수세가 꺾이고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정부의 계산은 시장에서 빗나갔다. 사라진 것은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아니라 대출이 필요한 매수자였다. 정부는 주택가격에 따라 담보대출 한도를 나눴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을 넘으면 2억원까지만 빌릴 수 있다. 20억원짜리 집을 사려면 최소 16억원, 30억원짜리 집을 사려면 28억원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취득세와 중개보수까지 감안하면 필요한 돈은 더 늘어난다. 대출 한도는 원리금을 갚을 능력보다 지금 보유한 자산의 규모를 앞세운다.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는 맞벌이 부부라도 쌓아둔 돈이 부족하면 서울의 선호 주택을 살 수 없다. 반면 소득이 많지 않아도 현금 20억원을 보유한 사람은 매수할 수 있다. 대출규제가 강화될수록 소득보다 보유자산이 주택 구입을 좌우한다. 앞으로 수십 년간 원리금을 갚을 사람은 밀려나고 기존 부동산과 금융자산, 부모 돈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근로소득으로 주택을 마련하겠다는 기대는 약해지고 상속과 증여, 자산 매각이 서울 주택시장의 입장권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도 같은 현상을 확인했다. 올해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강남 3구와 용산 등 서울 핵심지에서는 현금 등 순수 자기자금으로 거래한 비중이 높아졌고 주택담보인정비율은 낮아졌다. 서울 외곽과 경기지역에서는 금융기관 대출 의존도와 주택담보인정비율이 오히려 올라갔다. 현금을 가진 사람은 핵심지에 남았고 대출이 필요한 사람은 서울 외곽과 경기지역으로 밀려났다. 대출규제가 모든 매수자에게 같은 강도로 작용한 것이 아니다. 자산가에게는 불편에 그쳤지만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시장 진입을 막는 벽이 됐다. 은행 대출이 막히자 주식과 채권을 판 돈이 서울 주택시장으로 들어왔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주식과 채권 매각대금 가운데 주택 구입에 사용된 돈은 3조7254억원에 달했다. 약 66%인 2조4000억원이 서울로 향했다. 강남구에 3700억원, 송파구에 3500억원, 서초구에 2900억원이 들어갔다. 강남 3구에만 1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지난해 서울 주택 매입에 투입된 증여·상속 자금도 4조4407억원에 달했다. 전년 2조2823억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대출이 줄어든 자리를 금융자산과 부모 자산이 메웠다. 정부가 은행 문을 좁힐수록 주식과 부동산을 가진 집안의 자녀가 유리해졌다. 같은 소득을 받는 두 사람이 있어도 부모에게 수억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서울 아파트를 사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외곽으로 밀려난다. 대출규제는 가계의 부채를 줄이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부모의 재산에 따라 자녀 세대의 주거지가 갈리는 속도를 더 높였다. 15억원이라는 대출 기준선은 가격 움직임까지 바꿨다. 올해 2월부터 5월 중순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의 81.6%가 15억원 이하 주택에 몰렸다. 15억원 이하에서는 6억원을 빌릴 수 있지만 가격이 15억원을 조금이라도 넘으면 대출 한도가 4억원으로 줄어든다. 집값이 몇천만원 오르는 순간 매수자가 추가로 준비해야 할 돈은 2억원 이상 늘어난다. 대출을 이용해야 하는 매수자는 15억원 이하 매물로 몰릴 수밖에 없다. 서울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가 15억원을 향해 오르는 이유다. 정부가 만든 기준선이 집값을 누르기보다 그 아래 가격대의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 15억원을 넘어선 주택은 현금 동원력이 있는 사람들의 거래 영역으로 넘어간다. 고가 주택시장도 오래 얼어붙지 않았다. 규제 직후에는 거래가 급감했지만 수개월 뒤 다시 살아났다. 현금 매수자는 대출금리와 한도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핵심지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산가가 신고가에 주택을 사면 그 거래가 같은 단지와 인근 지역의 시세가 된다. 거래량이 줄었다고 가격이 내려가는 것도 아니다. 대출을 쓰는 수백 명이 시장에서 이탈해도 현금 거래 몇 건이 최고가를 새로 쓸 수 있다. 매수자의 수는 줄었지만 남은 매수자의 자금력은 더 강해졌다. 서울 핵심지에서는 거래 감소와 가격 상승이 함께 나타날 수밖에 없다. 중산층이 살 수 있는 서울 아파트는 100채 가운데 8채도 되지 않는다. 올해 1분기 중위소득 가구가 구입할 수 있는 서울 아파트는 전체의 7.8%에 그쳤다. 해당 지표는 자기자금 30%와 주택담보인정비율 70%를 전제로 산출됐다. 서울에 실제 적용되는 대출규제는 더 강하다. 무주택 중산층이 체감하는 장벽은 통계보다 높다. 정부는 집값을 낮추겠다며 무주택자의 구매력부터 낮췄다. 공급은 부족하고 선호지역의 매물은 한정돼 있는데 돈줄만 조이면 집값보다 매수자의 얼굴이 먼저 바뀐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던 사람은 빠지고 대출이 필요 없는 사람이 남는다. 금융규제로 아파트를 지을 수는 없다. 직장과 교통, 교육 여건이 갖춰진 지역에 새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지 않은 채 대출만 막으면 희소한 주택은 돈 많은 사람의 몫이 된다. 서울 집값을 떠받치는 공급 부족과 선호지역 쏠림을 그대로 둔 채 금융권만 압박한 대가가 지금의 현금 부자 시장이다. 상환 능력을 따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과 주택가격만 보고 대출액을 자르는 절대 한도도 같은 잣대로 운용해서는 안 된다. 고소득 무주택자가 실거주 목적으로 처음 집을 사는 경우와 다주택자가 추가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를 똑같이 막으면 자산을 이미 가진 사람만 유리해진다. 대출이 막힌 수요는 서울 외곽과 수도권의 대출 가능 주택으로 이동했다. 해당 지역의 집값이 오르자 정부는 다시 규제지역을 확대했다. 수요는 인접 지역으로 옮겨갔고 규제는 뒤를 쫓았다. 정부가 지역을 옮겨 다니며 대출을 조이는 동안 서울 핵심지는 현금 자산가의 시장으로 남았다. 집값을 잡겠다며 대출을 막았지만 집값은 남고 무주택자만 밀려났다.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서울 주택시장의 문이 닫혔고 대출이 필요 없는 사람의 구매력은 그대로다. 주식과 채권을 팔 수 있는 사람, 부모에게 수억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 기존 주택을 처분해 거액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만 핵심지 거래에 참여한다. 서울 주택시장에서 소득이 차지하던 자리를 현금과 증여가 대신하고 있다. 대출규제가 이 흐름을 계속 강화한다면 ‘현금 부자 시장’은 뜻하지 않은 부작용에 머물지 않는다. 정부가 정책으로 굳혀 놓은 시장이 된다.
2026-07-22 08: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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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시 90달러 유가…유류세만 만지는 물가 대책으론 부족하다
국제유가가 다시 세계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이어지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20일(현지시간) 국제 원유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88.63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2.61달러에 거래됐다. 이후 브렌트유는 89.22달러, WTI는 83.2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04%까지 올라섰다. 유가 상승이 에너지 가격에 머물지 않고 물가와 시장금리, 달러 가치, 주가를 동시에 흔드는 복합 충격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유럽 금융시장의 반응은 더 예민하다. 이날 금리 파생상품 시장은 현재 연 2.25%인 유럽중앙은행(ECB)의 예금금리가 2026년 말 2.66%, 2027년 2월에는 2.73%까지 오를 가능성을 반영했다. 통상적인 0.25%포인트 인상 기준으로 사실상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셈이다. 에너지 가격이 다시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리면 금리를 낮추기는커녕 추가 인상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정학적 충돌이 유조선의 항로를 막고 오른 기름값이 채권금리를 끌어올리며 높은 금리가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을 늘리는 악순환이 재연될 조짐이다. 한국은 이런 충격에 유난히 취약하다. 국내에서 소비하는 원유를 사실상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산업 부문의 에너지 사용 비중도 주요 선진국 가운데 높은 편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한국의 에너지 구조가 화석연료와 해외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외부 공급 충격에 취약하다고 진단한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석유화학은 물론 항공과 해운, 자동차, 철강, 농수산물과 택배비까지 비용 압력을 받는다. 기업은 오른 원가를 제품 가격에 전가하고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의 장바구니로 돌아간다. 그런데도 정부의 고유가 대책은 여전히 유류세 인하와 주유소 가격 점검이라는 익숙한 처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류세를 낮추는 것은 급격한 가격 상승을 완충하는 데 필요하다. 정유사와 주유소가 국제유가 상승분을 빌미로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지 않는지 점검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이미 오른 가격의 일부를 세금으로 보전하고 유통 과정의 부당행위를 막는 사후 대책일 뿐이다. 원유 공급이 실제로 줄거나 해상 운송이 장기간 차질을 빚을 경우에는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정부는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세금을 얼마나 낮출 것인지보다 공급이 끊겼을 때 어떤 순서로 대응할 것인지부터 국민과 시장에 밝혀야 한다. 전략 비축유 방출의 가격·수급 기준과 규모, 민간 비축분 동원 방식, 정유사별 원유 도입 차질에 대한 대응체계를 구체화해야 한다. 비축유는 보유량 자체보다 언제,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꺼내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원유 도입선도 더 넓혀야 한다. 중동산 원유가 가격과 정제 효율 면에서 유리하더라도 특정 지역과 해협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국가경제 전체를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시킨다. 북미와 남미, 아프리카 등 대체 공급처와 장기 계약을 확대하고 유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유설비의 유연성도 높여야 한다. 평상시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공급망을 분산하는 것은 보험료와 같다. 위기가 발생한 뒤 비싼 현물 원유를 구하러 다니는 것보다 훨씬 싸다. 해상운송과 보험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이 높아지면 유조선 운임과 전쟁보험료가 급등한다. 원유가 확보돼도 배가 움직이지 못하면 국내에는 들어올 수 없다. 정부는 국적선사와 정유사, 무역보험기관이 참여하는 비상 운송체계를 점검하고 전쟁 위험 때문에 민간 보험이 사실상 중단될 경우를 대비한 한시적 보증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안보는 유전에서 정유공장까지 이어지는 운송망 전체의 문제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유류세 인하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류세를 일괄적으로 낮추면 차량을 많이 운행하고 연료를 많이 소비하는 계층이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자나 난방비 부담이 큰 저소득층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고유가가 장기화한다면 에너지바우처와 대중교통 지원, 영세 자영업자·화물운송 종사자에 대한 선별 지원을 강화하는 편이 재정의 효율성과 형평성에 맞는다. 무엇보다 재정·통화·에너지 정책의 엇박자를 막아야 한다. 국제유가 상승은 수요가 과열돼 발생한 물가와 다르다. 금리를 올린다고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거나 원유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가 상승으로 물가 기대가 확산되고 임금과 서비스 가격까지 오르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누를 수밖에 없다. 유럽에서 에너지 가격을 이유로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확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물가와 환율 안정을 위해 긴축 기조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광범위한 현금 지원과 정책대출을 늘린다면 한쪽은 브레이크를 밟고 다른 쪽은 가속페달을 밟는 꼴이 된다. 재정 지원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직접 피해를 본 계층과 업종에 집중하고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보편적 수요 부양은 자제해야 한다. 통화정책에만 물가 안정의 부담을 떠넘기지 말고 에너지 정책은 공급 충격을 줄이고 재정정책은 취약 부문을 선별 지원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눠야 한다. 국제유가가 다시 9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아직 물리적 공급 부족이 전면화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심할 때가 아니다. 최근 유가가 과거의 극단적인 전망보다 안정된 것은 미국의 생산 확대와 전략비축유 방출, 중국의 수요 감소, 일부 해상운송 재개 등이 충격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이런 완충 장치가 언제까지 작동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오를 때마다 유류세율을 조정하는 임시 처방에서 벗어나야 한다. 원유 도입선 다변화와 전략 비축유 방출 기준, 비상 운송·보험 지원, 취약계층 보호, 재정·통화정책 간 조율을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고유가 대응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 안보는 단순히 주유소 가격을 낮추는 일이 아니라 국가경제의 생명선을 지키는 일이다. 다시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나드는 유가는 정부에 묻고 있다. 다음 위기도 세금으로 버틸 것인가, 아니면 이번에는 에너지 대응의 구조 자체를 바꿀 것인가.
2026-07-21 18: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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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플레어, 캡차 넘는 AI 봇 '프리커서'…클릭·스크롤 습관으로 잡는다
사람처럼 웹사이트를 돌아다니고 캡차(CAPTCHA)까지 통과하는 인공지능(AI) 봇이 늘어나자 클라우드플레어가 이용자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방어 기술을 내놨다. 특정 순간에 사람인지 확인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마우스 이동과 입력 리듬, 페이지 체류 시간 등 전체 이용 과정에서 드러나는 차이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클라우드플레어는 행동 기반 봇 탐지 엔진 ‘프리커서(Precursor)’를 정식 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프리커서는 클라우드플레어의 기업용 봇 관리 서비스인 ‘엔터프라이즈 봇 매니지먼트’에 적용된다. 출시 배경에는 AI 에이전트의 확산이 있다. 클라우드플레어가 자체 네트워크에서 HTML 콘텐츠 요청을 분석한 결과 자동화 트래픽 비중은 약 57%로 사람의 요청을 넘어섰다. 다만 여기에는 악성 봇뿐 아니라 검색엔진과 정상적인 AI 크롤러 등도 포함되기 때문에 전체 57%를 공격 트래픽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최신 악성 봇이 실제 브라우저와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해 로그인이나 결제 단계의 일회성 보안 검증을 통과한다는 점이다. 상품 재고 선점과 가격 조작, 계정 탈취, 콘텐츠 무단 수집 등에 활용되는 자동화 도구는 짧은 순간에는 사람과 구별하기 어려워졌다. 프리커서는 웹사이트를 통과하는 HTML 응답에 경량 자바스크립트를 자동으로 삽입한다. 별도 애플리케이션 코드 수정 없이 대시보드에서 기능을 켤 수 있다. 스크립트는 마우스와 포인터 이동, 스크롤, 키보드 입력 간격, 페이지 활성 상태, 체류 시간 등을 수집해 클라우드플레어 엣지 서버로 보낸다. 서버는 포인터 움직임과 페이지 표시 상태가 일치하는지, 키보드 입력 당시 실제로 입력창이 선택돼 있었는지 등을 교차 분석한다. 사람의 마우스는 손목 움직임에 따라 불규칙한 곡선을 그리고 클릭 전 반응 시간도 일정하지 않지만 자동화 프로그램은 직선이나 반복적인 속도·간격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분석 결과는 세션 단위로 누적돼 봇 점수에 반영된다. 봇이 페이지를 새로고침하거나 캡차를 한 차례 통과하더라도 이전 행동 기록을 바탕으로 재평가할 수 있다. 정상 이용자에게 반복적인 캡차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자동화 공격자의 행동 모방 비용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실제 키보드 입력 내용은 저장하지 않고 입력 시점과 리듬만 수집한다. 행동 신호도 고객 계정이나 로그인 신원과 연결하지 않고 집계된 패턴으로 처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행동 분석이 모든 봇을 정확히 가려내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 기기와 보조공학 도구 이용자, 신체 움직임이 불규칙한 사용자의 행동을 자동화로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AI 봇이 인간의 긴 세션까지 학습해 모방하면 탐지 기술과 우회 기술의 경쟁도 계속될 전망이다. 엄격한 검증 모드를 전체 사이트에 적용하면 정상 이용자에게 추가 인증이 나타날 수 있다. 쿠키를 사용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나 서버 간 통신도 차단될 수 있어 결제·로그인처럼 민감한 경로와 일반 페이지, API에 서로 다른 정책을 적용해야 한다. ‘원클릭 설치’는 가능하지만 실제 운영에는 오탐률과 이용자 불편을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한 셈이다. 데인 크네히트 클라우드플레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신 봇은 일회성 검증을 우회할 만큼 정교해졌다”며 “프리커서는 사용자의 전체 이용 과정을 분석해 기존 보안의 사각지대를 줄인다”고 말했다.
2026-07-21 17: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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